고사성어
知 天 命
알 지
하늘 천
명령 명
하늘의 명을 알았다는 뜻으로, 나이 50세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2. 상세
"나는
나이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吾十有五而志于學),
서른에 뜻이 확고하게 섰으며(三十而立),
마흔에는 미혹되지 않았고(四十而不惑),
쉰에는 하늘의 명을 깨달아 알게 되었으며(五十而知天命),
예순에는 남의 말을 듣기만 하면 곧 그 이치를 깨달아 이해하게 되었고(六十而耳順),
일흔이 되어서는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
(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
공자가 논어 위정편에서 나이 쉰에 천명(天命)을 알았다고 한 데서 연유해 50세를 가리키는 말로 굳어졌다. 여기서 '천명을 안다'는 건 하늘의 뜻을 알아 그에 순응하거나 하늘이 부여한 최선의 원리를 안다는 뜻이며, 마흔까진 주관적 세계에 머물렀으나, 50세가 되면서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세계인 성인(聖人)의 경지로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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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gok Lee
1 h ·
불혹不惑을 지나 지천명知天命으로.
천명을 안다는 말을 인간의 인식이나 의지 너머의 '무엇'을 안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아집을 극대화할 위험이 크다.
전제군주나 독재자 또는 혹세무민(詐欺)하는 사이비 종교인이나 도사에게만 아편과 같은 말이 되는 것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과대망상이나 아전인수의 몽환으로 작용할 수 있다.
나는 지천명을 자기 분수分數를 아는 것으로 본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공자도 불혹을 지나 겨우 도달한 세계로 말하고 있다고 본다.
요즘 말로 하면 'n분의 1'을 자각하는 것이다.
물론 이 '1' 속에는 'n'을 공통분모로 하는 속성이 있다.
그래서 n=1이라는 형이상학적 담론도 많다.
그러나 잘 못 나가면 앞에 말한 위험에 빠지기 쉽다.
자기 분수를 안다는 것은 인간의 인식과 의지를 넘어서는 그 '무엇'이 있다하더라도 미지로 남겨두고,
안분자족安分自足하는 자유로운 삶으로 이끈다.
불혹이 뜻을 세우고(志) 자립(立) 하는 과정을 거치며 중심을 잡아가는 강剛의 단계라면, 지천명은 유柔로 접어드는 성숙의 단계다.
이순과 종심소욕불유구로 이어진다.
공자가 스스로 쓴 이력서를 나는 이렇게 보고 있다.
이 이력서에 대한 나의 이해도 여러 차례 변했다.
공자의 진의와는 별개로 결국 나의 관점이 변한 것일 뿐이다.
앞으로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다.
치매가 오기 전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