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doi.org/10.32761/kjip.2019..56.003 인도철학 제56집(2019.8),71~113쪽
입보리행론(Bodhicaryāvatāra)에 사용된 산스끄리뜨 운율 연구
남승호*1)
Ⅰ 서론. Ⅱ 불교 텍스트의 산스끄리뜨 운율. Ⅲ 입보리행론의 산스끄리뜨 운율. Ⅳ 운율의 다른 효용성. Ⅴ 결론.
요약문 [주요어: 샨띠데바, 불교 텍스트, 구전 전통, 운율의 종류, 대승불교 입문서]
샨띠데바가 지은 입보리행론은 8세기에 인도에서 저술된 이후 인도뿐
아니라 티벳, 중국 등 대승불교권에 걸쳐 널리 전파되어 유행하였고, 오늘 날에도 서구와 유럽의 많은 언어로 번역된 후 보급 되어 연구되고 있다. 그 이유는 이 책이 대승불교 철학의 핵심을 담은 입문서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게송을 지을 때 쓰인 산스끄리뜨 운율이 텍스트 의 메시지를 담는 그릇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샨띠데바의 진리에 대 한 철학적 통찰과 진리에 이르는 실천 수행법을 전달하는 매개체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스끄리뜨 운율이 주는 리듬감과 간결성 은 어려운 경전들을 외워나가고 그 의미를 음미하고 이해해 나가는 데에 아주 효과적인 장치가 된다. 또한 간결하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소리를 내어 암기하기에도 아주 좋다.
기록 문자가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 운율학의 발전 또한 필연적이었고, 이것을 배움으로 해서 학생들은 텍스트의 철학적인 면 외에 운율을 적용해 나가는 수학적인 면과 또한 운율의 리듬이 불러일으키는 정서적인 면도 동 시에 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운율의 지식은 필사본의 교정본을 만들 경우, 글자가 지워져서 잘 보이 지 않거나, 또는 여러가지 판본들 중에서 다른 글자가 있을 때, 적합한 글 자를 결정할 때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 동국대학교 강사. namsingha@gmail.com
I. 서론
샨띠데바의 입보리행론은 8세기에 산스끄리뜨로 저술된 불교
문헌으로서 저술 당시는 물론이고 현대의 독자들도 선호하는 대 표적인 텍스트 중 하나이다. 이 문헌이 성립 당시부터 인기를 누 렸다는 것은 티벳 대장경에 텍스트와 주석서를 합해 10여개 이상 이 전해진다는 점에서1) 잘 드러난다. 또한 한글, 중국어, 힌디, 네 와리와 같은 동양권의 언어뿐만 아니라 영어, 덴마크, 네델란드, 독일, 스페인어로 번역되었다는 점에서2) 이 문헌은 시대와 지역 을 넘어 현대까지 그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
다. 아울러 달라이 라마가 이 문헌을 중요시하고 또 지속적으로 강의했던 것 역시 이 문헌의 가치를 높이는데 일조했을 것이다.
입보리행론이 유행하게 된 이유의 하나는 저자의 다른 저서 인 대승집보살학론과 함께 대승불교 입문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3) 이와 동시에 기록 문자가 발달하 지 않았던 당시 인도에서 구전 전통을 강하게 지켜오던 인도 문학 의 전통에 따라 다양한 운율을 채택하여 청중들에게 공감을 일으 킨 것이라 할 수 있다. 산스끄리뜨 운율들은 문자를 사용하지 않 은 채 텍스트의 내용을 오랫동안 전달하고 보존하고자 하는 노력 의 일환으로 발달 되었는데, 입보리행론도 그런 전통에 따라 여 러가지 운율을 사용하여 저술을 했다. 본 논문에서는 산스끄리뜨
1) 영인 북경판 서장대장경 총목록 No.5227-No.5282.
2) Gomez(2006.9) p. 264.
3) ŚS(V) p. ix. 입보리행론 5장 105게송에 대승집보살학론을 반드시 몇 번이 고 보아야 한다고 언급되어 있다. BCA p. 79.
운율이 텍스트의 내용을 담는 그릇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고, 청 중들에게 정서적 감흥을 불러 일으켜 시대가 지남에 따라 지속적 으로 전승될 수 있도록 한 것에 중점을 두어, 불교 문헌의 하나인 입보리행론에 사용된 산스끄리뜨 운율에 대한 분석을 시도하였
다.
1. 샨띠데바(Śāntideva; 寂天)
입보리행론의 저자인 샨띠데바에 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고 단편적인 것들이 주로 티벳 문헌을 통해 알려져 있다. 인도 의 대승 논사를 언급했던 중국 승려 의정(義淨)의 저서에 샨띠데 바를 언급하지 않았으므로 샨띠데뱌는, 의정이 인도를 떠난
685C.E. 이후가 생존 시기의 상한선이 될 것이다.4) 한편, 입보리행론을 티벳어로 번역한 예셰데(Ye shes sde)는 티데쏭짼(Khri lde srong brtsan; 815-838 C.E.)5)의 재세기 이전에
번역에 착수했다고 전해지므로 815-838 C.E가 생존 시기의 하한 선이 될 것이다.6) 그러므로 샨띠데바는 7세기 후반에서 8세기 초 사이에 생존 했다고 추정되어 보통 8세기 사람으로 볼 수 있을 것 이다. 샨띠데바는 사우라쉬뜨라(Saurāṣṭra) 지역에서 태어났다고 한 다.7) 그는 현재 인도의 비하르(Bihar)지역에 있던 불교대학인 날 란다 대학과 관계를 갖고 있고, 그의 학식은 아주 뛰어난 것으로
4) Brassard, Francis(2000) p. 16.
5) ŚS(B) p. V 에서는 재위기간이 816-838 C.E.으로 되어 있다. 6) 폴 드미에빌(2011) p. 290.
7) ŚSV(1960) p. viii. 이 지역은 현재의 구자라트 지역으로 추정된다.
보인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그의 또다른 저서인 대승집보살학 론에서 100권이 넘는 경전을 인용하고 있으며, 그 인용은 아주 정확한 것으로 판명되었기 때문이다.8)
전설에 따르면 그는 문수보살로 부터 비전을 받은 후 날란다 대 학으로 가서 출가를 하고 공부를 했다.9) 날란다 대학에 가서 자야 데바(Jayadeva)로 부터 그의 조용한 성품으로 인해 샨띠데바라는 이름을 받았다고 한다.10) 그는 문수보살로 부터 가르침을 받으며 성취를 이루었으나 동료 출가자들로 부터는 먹고, 자고, 싸기만 하는 게으른 승려로 비추어 졌다. 그리고 어느날 샨띠데바를 모욕 하려던 동료 출가자들에 의해 높은 단상위로 불려나와 강의를 하 게 되었는데, 이때 설법을 했던 것이 입보리행론 이라고 한다. 전설에는 전 텍스트를 즉흥적으로 읊었다고 하며, 9장 지혜품을 설법 할 때 그의 몸은 하늘로 사라졌으며, 저술의 나머지 부분은 목소리로만 설해졌다고 한다.11)
위의 모든 사실을 우리가 다 믿을 필요는 없으나 두 가지 사실 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우선 그는 높은 학식에도 불구하고 동료 승 려들에게는 지극히 평범한 또는 그 이하의 인물로 보일 정도로 겸 손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입보리행론에서 가르치는 대승 수행의 가장 기본 자세로서 그의 삶에서 겸손을 실천했다는 것을 보여 준
다. 또 한가지는 즉흥적으로 텍스트를 읊을 경우 자신의 지식을 과시하기 보다는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청중들에게 잘 전달될 필요가 있었을 것이고, 전달 수단으로서 산스끄리뜨 운율의 필요 성이 대두되게 된다. 이미 대승불교의 기본을 공부하는 동료 승려 들 앞에서 핵심 내용을 운율이라는 감동적이고도 극적인 장치를
8) ŚSV(1960) pp. vii-viii.
9) Matics, Marion L(1971) pp. 27-31.
10) Brassard, Francis(2000) p. 16.
11) Crosby, Kate & Skilton, Andrew(1995) pp. ix-x.
통해 전달함으로써 같은 내용이라도 더 큰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 입보리행론(Bodhicaryāvatāra) 문헌 연구 개요
입보리행론은 8세기에 샨띠데바가 지은 900여 개의 산스끄리 뜨 게송으로 된 불교 문헌이다. 내용은 ‘보리심’을 중심개념으로 하여, 보살이 되기 위한 대승의 중요 수행법인 육바라밀다 수행을 설명하고 궁극적으로는 보리심을 개발하여 보살이 되는데 있다. 이것은 대승불교의 가장 기본적인 내용이자 수행법이면서도 핵심 내용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대승불교의 입문서로서 적합했던 입 보리행론은 담마빠다와 반야심경 다음으로 자주 번역된 경 전이라고 한다.12) 전부 10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1) 보리심을 찬탄
2) 삼보에의 귀의와 참회
3) 보리심에 대한 맹세 (보시도 설해짐)
4) 이 맹세에 따라 노력하는 길
5) 정지(正知)를 수호할 것을 교시 (계율도 설해짐)
6) 인욕
7) 정진
8) 선정
9) 지혜
10) 제불제보살을 찬탄
12) Gomez(2006.9) pp. 262-263.
제 1장을 보면 1-3게송 에서는 부처님에 대한 예경과 저술 목적 을 얘기하고 나머지에 걸쳐서는 보리심의 종류와 보리심을 간직 하게 될 경우 얻는 공덕과 보리심을 찬탄하고 있다. 그리고 나머 지 장을 본다면 대승의 수행법인 6 바라밀다를 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입보리행론의 내용은 대승에 입문한 학생들이나 청 중들을 위해 ‘보리심’과 이것을 얻기 위한 수행법으로서의 육바라 밀다 수행을 통해 궁극적으로 보살의 길로 들어서는 것을 가르치 고 있다. 원본은 산스끄리뜨로서 이것을 이해할 만한 청중은 결국 산스끄리뜨를 알고 이에 바탕한 대승 불교를 공부하고자 하는 계 층이었거나 날란다 대학의 학생들 이었을 것이다.
입보리행론에 대한 의미있는 연구의 시작은 러시안인 미나예 프(Minayef)가 3개의 산스끄리뜨 사본을 편집해서 발표한 것이
다.13) 그후 뿌생(Louis de la Vallée Poussin)이 2개의 사본을 더 참고해서 로마자로 발표했고, 계속해서 9장까지만 주석이 있는 프 나즈냐까라마띠(Prajñākaramati)의 주석서의 데바나가리 본을 캘 커타의 아시아틱 소사이어티에서 발행했다.14) 이후 위의 연구를 바탕으로 바이디야(P.L.Vaidya)가 프나즈냐까라마띠의 주석서를 포함한 데바나가리 본을 마지막 10장까지 포함하여 캘커타 아시 아틱 소사이어티에서 불교 산스끄리뜨 시리즈 12번으로 발행했
다.15)
뿌생은 쁘라즈냐까라마띠의 제10장에 대한 주석서가 없다는 이 유로 입보리행론의 10장은 샨띠데바의 작품인지 매우 의심스럽 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바이디야는 반대 의견을 피력하는데, 그 이유로서 첫째, 위에 언급된 5개의 사본이 제 10
13) Russian Orental Journal Zapiski, IV, 1889.
14) Louis De La Vallée Poussin(ed.), Prajñakaramati's Commentary to the Bodhicaryāvatāra of Śāntideva, Bibliotheca Indica, Collection of Oriental Work. Asiatic Society of Bengal New Series. No.983, Calcutta, 1902.
15) BCA.
장을 포함하고 있고, 둘째, 마지막 장인 10장의 내용이 대승집보 살학론의 마지막 장인 19장과 유사하다는 것이다.16) 이런 이유로 바이디야는 10장 또한 샨띠데바의 저술로 간주한다.
입보리행론의 산스끄리뜨 제명인 Bodhicaryāvatāra는 티벳으 로 보급될 때 Bodhisattvacaryāvatāra(입보살행론)로 알려져 유포 되었고 티벳제명들도 이를 바탕으로 번역되었다. 북경판 서장대 장경에는 11개의 관련된 저술이 다음과 같이 실려있다. [번호: 제 목; 저자; 번역자 순]17)
1) 5227: Byaṅ-chub-sems-dpa'i syod-pa-la 'jug-pa; Śāntideva; Sarvajñādeva & dPal-brtsegs.
2) 5273: Byaṅ-chub-kyi spyod-pa-la 'jug-pa'i dka'-'grel; Prajñākaramati; Sumatikīrta (Sumatikīrti) & Dharma grags.
3) 5274: Byaṅ-chub-kyi spyod-pa-la 'jug-pa'i rnam-par bśad-pa'i dka' 'grel; Unknown.
4) 5275: Byaṅ-chub-kyi spyod-pa-la 'jug-pa'i legs par sbyar-ba; kalyāṇadeva; Śrīkumāra & dGe-ba'i blo-gros.
5) 5276: Byaṅ-chub-kyi spyod-pa-la 'jug-pa'i rtogs-par dka'-ba'i gnas gtan-la dbab-pa shes-bya-ba'i gshuṅ; Kriṣṇa-pa; Kriṣṇa-pa & Chos-kyi śes-rab
6) 5277: Byaṅ-chub-kyi spyod-pa-la 'jug-pa'i rnam-par bśad-pa'i dka' 'grel; Vairocanarakṣita; Unknown.
7) 5278: Śes-rab le'u'i dka' 'grel; Unknown; Mi-mñam khol-po & Blo-ldan śes-rab.
8) 5279: Byaṅ-chub-kyi spyod-pa-la 'jug-pa'i rnam-par bśad-pa'i; Unknown; Unknown.
9) 5280: Byaṅ-chub-kyi spyod-pa-la 'jug-pa'i don sum-cu-rtsa-drug bsdus-pa; Gser-gliṅg-gi bla-ma Chos-skyoṅ (Dharmapāla)
16) ŚS(V) p. VIII.
17) Saito(1997) pp. 79-80.
10) 5281: Byaṅ-chub-kyi spyod-pa-la 'jug-pa'i don bsus-pa; Gser-gliṅg-gi bla-ma Chos-skyoṅ (Dharmapāla).
11) 5282: Byaṅ-chub-kyi spyod-pa-la 'jug-pa'i dgoṅs-paḥi ḥgrel-pa khyad-par gsal-byed ces-bya-ba; Vibhūticandra.
Ⅱ. 불교 텍스트의 산스끄리뜨 운율
인도에서 전통적으로 베다 경전을 배우기 위한 6가지 학문, 즉 베당가(Vedāṅga)18)가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운율학이라 할 수 있는 찬다스(Chandas) 또는 브릿따(vṛtta)이다. 찬다스의 다양한 운율은 일반적으로 모음의 길이와 게송의 음절수에 의해서 그 이 름이 결정되고 또 그 종류는 원칙상 1000여 개가 넘지만 빈번한 것은 30-50개 정도이다. 이 운율학의 전통은 인도의 힌두 경전뿐 만 아니라 불교 경전의 저술에도 전승되어 그 전통을 이어왔고, 많은 불교 경전들은 특정한 한 개의 운율만을 사용해서 저술 하거 나 또는 다양한 운율들을 사용하여 저술되었다. 샨띠데바는 입보 리행론의 내용을 쉽게 전달하기 위해서, 인도에서 텍스트를 저술 할 때 쓰는 전통적인 운율을 도입하여 리듬감을 살리면서 정서적 인 호소력과 함께 내용을 전달하고자 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 장에서는 운율의 개요와 함께 운율의 관점에서 어떻게 불교 텍스 트들이 저술되었는가를 서술하고자 한다.
18) Vedāṅga는 Veda 와 aṅga가 합친 말로서 베다(Veda) 경전의 가지, 부분이라 는 뜻으로 베다를 공부하기 위한 부속 학문을 말한다.
1. 운율에 관하여
베당가는 산스끄리뜨로 된 베다 경전들을 학습하기 이전에 배
우거나 아니면 베다 경전의 학습과 더불어 공부해 왔다. 이 여섯 가지의 학문들은 음운학(Śikṣā), 문법학(Vyākaraṇa), 어원학
(Nirukta), 운율학(Chandas), 제례학(Kalpa), 천문학(Jyotiṣa) 등이 다. 처음 세 개의 학문은 언어와 관련이 있는데, 인도인들이 구전 전통을 잘 유지하기 위해서 언어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를 알 수 있다. 운율학은 베다에서 시작된 힌두 경전을 저술 할 때만 이 아니라 불교 경전과 인도의 다른 많은 철학 유파의 텍스트를 저술 할 때도 지속적인 영향을 끼쳐 현재까지 이어져 왔다.
대승불교에서는 아슈바고샤(Aśvaghoṣa, 馬鳴, A.D. 80년-160년)
가 1세기에 부처님의 생애를 지어 인도 고전 문학의 선구자로 유명하고 또한 문법학에도 능통했다고 전해진다. 아슈바고샤의 부처님의 생애는 15개 정도의 각각 다른 운율을 사용되었으며, 각각의 운율이 주는 리듬감과 산스끄리뜨 음이 조화를 이루며 청 중들에게 전달되어 정서적인 감동을 일으키게 한다. 물론 부처님 의 생애를 묘사한 내용이 중요하지만 제대로 성립된 문자가 없던 2000년 전 인도에서 이를 보급 시키고 보존 하는 데에는 운율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방법이었던 것이다.
이 장에서 다룰 입보리행론의 원전도 산스끄리뜨로 저술되었 다. 산스끄리뜨로 저술된 텍스트들은 그 특성상 처음에는 구전되 어 왔고, 이후로는 문자가 발달하면서 차츰 필사본의 형태로 보전 되어왔다. 이런 구전전통은 게송에 특정한 운율들을 사용하여 리 듬감과 정서적 호소력을 주면서 저술되었다. 이러한 운율들의 리 듬은 모음의 길이와 음절의 수로 결정된다. 예를 들어 아누쉬뚭 (Anuṣṭubh) 운율은 인도에서 가장 빈번하게 쓰이는 운율로서 8음 절 4행으로 되어 있다.19) 많은 수의 불교 문헌들은 아누쉬뚭 운율 과 다양한 운율들을 가미하여 저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본고에서 다룰 입보리행론 안에서도 아누쉬뚭 운율이 50% 이상을 차지하 고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아누쉬뚭 운율은 인도에서 가장 빈 번하게 사용되어 온 것이다.
불교 초기경전들도 많은 수가 아누쉬뚭 운율로 쓰여 왔는데, 그
이유는 배우는 입장에서 간결하고 암기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그 러나 대승 불교의 산스끄리뜨 문헌들을 보면 대체적으로 11음절 의 운율과 8음절의 아누쉬뚭 운율을 주로 사용하고 여기에 12,
13, 14, 15, 17, , 21 음절의 운율들을 가미해서 사용한다.
불교 텍스트에서 많이 쓰이는 11음절의 4행으로 된 운율로서
인드라바즈라(indravajra), 우뻰드라바즈라(upendravajra) 등이 있 는데, 모음의 장음과 단음의 배열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름도 다르 고 리듬감도 달라진다. 그리고 또 다른 11음절의 우빠자띠 (upajāti)는 인드라바즈라와 우뻰드라바즈라를 섞어서 만든 운율 이다.
이렇듯 다양한 음절수와 모음의 장음과 단음의 다양한 배열은 리듬감을 주어 되풀이하여 읽기 쉽고, 암송하기가 쉬우며 감흥을 불러 일으킨다.
2. 운율의 관점에서 본 텍스트의 저술 방법
불교 텍스트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석가모니 부처님의 사상이나
이에 대한 주석서 또는 논서들을 통한 철학적 면을 연상하게 한 다. 이런 철학적인 고뇌의 과정은 어떻게 우리 인생에 적용이 되 어 삶에서 부딪히는 많은 어려운 문제점들을 해결해야 하는 가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 이에 비해 산스끄리뜨 운율학은 인도인들이 이런 철학적 문제가 담겨있는 텍스트를 어떻게 대하면서 읽어가 는가 또는 저술하는가와 연관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용수(Nāgārjuna)의 중론송(Mūlamadhyama-
kakārikā)은 8음절로 된 아누쉬뚭 운율로만 지어졌고, 법화경은 산문과 운율을 함께 사용하여 저술하였다. 그러나 부처님의 생애
(Buddhacarita), 대승장엄경론(Mahāyānasūtrālaṅkāraḥ), 입 보리행론 등과 같이 다수의 문헌들은 여러 운율들을 함께 사용하 여 저술되었다.
운율학의 관점에서 보면 산스끄리뜨 텍스트는 한 줄이 너무 길
어서도 안되는데,20) 이것은 구전 전통으로 내려온 텍스트를 암송 해야 하는 것과 직결되어 있어서 1행이 보통 8자 또는 11자 정도 가 되는 운율이 많이 사용되었다. 물론 이 이외에도 6자, 12자, 13 자, 14자, 15자, 16자, 17자, 19자 또는 21자 가 되는 것도 종종 쓰 이지만 8자 또는 11자, 또는 12자의 운율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만약 아주 길어지거나 짧은 운율로 표현할 수 없다면 산문으로
저술하거나 산문과 운율을 섞어서 저술할 수가 있다. 운율로 저술 할 때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들은 보통 4행 안에서 의미가 완료된 다. 간혹 좀 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싶을 때는 다음의 게송과 연
20) 구전 전승의 인도 텍스트 들은 간결성을 아주 중요시 하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빠니니(pāṇini)가 저술한 문법책인 아쉬따디야이(Aṣṭadhyāyī) 이다.
계해서 서술하지만 1차 의미는 대부분 한 개의 게송 4행에서 마무 리된다. 이렇듯 산스끄리뜨 텍스트들은 운율의 관점에서 볼 때 몇 가지
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산문으로만 저술된 텍스트 우선 특정 운율이 없이 산문으로 지어진 것이 있는데, 대승문화
권에서 많이 독송하는 반야심경 약본이 대표적이다.
【예】 āryāvalokiteśvarabodhisattvo gambhīrāyāṁ prajñāpāramitāyāṁ caryāṁ caramāṇo vyavalokayati sma| pañca skandhāḥ, tāṁśca svabhāvaśūnyān paśyati sma|| ) …
2) 산문과 운율을 섞어서 저술된 것
법화경(Saddharmapuṇḍarīkasūtram)의 경우는 산문과 운율 들을 섞어서 쓰여진 것이다. 법화경 제 1장의 구성은 처음에는 설명조의 산문이 나오고, 1 게송부터 56 게송 까지는 운율로 되어 있다. 그 다음은 다시 산문이 나온 후에 57게송부터 다시 운율을 사용하여 마지막 100게송까지는 운율로 되어 있다.
<산문>
evaṁ mayā śrutam| ekasmin samaye bhagavān rājagṛhe viharati sma … atha khalu maitreyo bodhisattvo mahāsattvo mañjuśriyaṁ kumārabhūtamābhirgāthābhiradhyabhāṣata-
<운율>
kiṁ kāraṇaṁ mañjuśirī iyaṁ hi raśmiḥ pramuktā naranāyakena| prabhāsayantī bhramukāntarātu ūrṇāya kośādiyamekaraśmiḥ ||1.1||
…중략…
pṛccheti maitreyu jinasya putra spṛhenti te naramaruyakṣarākṣasāḥ| catvārimā parṣa udīkṣamāṇā mañjusvaraḥ kiṁ nviha vyākariṣyati ||1.56||
<산문>
atha khalu mañjuśrīḥ kumārabhūto maitreyaṁ bodhisattvaṁ mahāsattvaṁ taṁ ca sarvāvantaṁ bodhisattvagaṇamāmantrayate sma … atha khalu mañjuśrīḥ kumārabhūta etamevārthaṁ bhūyasyā mātrayā pradarśayamānastasyāṁ velāyāmimā gāthā abhāṣata-
<운율>
atītamadhvānamanusmarāmi acintiye aparimitasmi kalpe | yadā jino āsi prajāna uttamaścandrasya sūryasya pradīpa nāma ||1.57||
…중략…
yeṣāṁ ca saṁdehagatīha kācid ye saṁśayā yā vicikitsa kācit| vyapaneṣyate tā vidurātmajānāṁ ye bodhisattvā iha bodhiprasthitāḥ ||1.100||22)
이 예는 현재에 사용되고 있는 법화경이라는 불교 텍스트가
운율과 산문으로 혼합되어 사용된 것을 보여주는 한 예이다.23)
22) SDP pp. 120.
23) 법화경이 어떻게 형성되었는가 하는 연구는 또 다른 영역의 논의가 될 것 이다.
3. 다양한 운율을 함께 사용하여 저술 된 텍스트
부처님의 생애, 대승장엄경론, 입보리행론 등과 같이 많 은 수의 불교 텍스트 들은 산문이 없이 다양한 운율들을 함께 사 용하여 저술되었다.
1) 부처님의 생애에 사용된 운율의 예 붓다고샤가 저술한 것으로 12음과 13음절이 교차하는 뿌쉬삐따 그라(puṣipitāgrā), 12음절의 방샤스타(Vaṁśastha) 등 15개 정도 의 다양한 운율을 사용하여 저술되었는데, 이 들 중에서 자주 사 용된 것으로 4행 모두 11음절을 갖는 인드라바즈라가 있다.
【예】
tasyendrakalpasya babhūva patnī dīptyā narendrasya samaprabhāvā| padmeva lakṣmīḥ pṛthivīva dhīrā māyeti nāmnānupameva māyā ||2|| 1.2.24)
2) 대승 장엄경론에 사용된 운율 이 경전은 대체로 11자의 운율을 빈번하게 사용하며 13음절의 맛따마유라(mattmayūra), 17음절의 시카리니(śikhariṇī), 19음절 의 샤르둘라위끄리디따(Śārdūlavikrīḍita)25) 등 긴 운율을 자주 가 미하여 사용하고 있다.
대승장엄경론의 1장 1게송은 19음절의 샤르둘라위끄리디따
24) BCT p. 1.
25) 19음절의 샤르둘라위끄리디따 보다 긴 음절로서 21음절의 스락다라
(Sragdharā)가 있는데, 입보리행론의 10장의 11게송에 사용되었다.
운율로 작성되어 시작하고 있다.
【예】
arthajño'rthavibhāvanāṁ prakurute vācā padaiścāmalairduḥkhasyottaraṇāya duḥkhitajane kāruṇyatastanmayaḥ| dharmasyottamayānadeśitavidheḥ sattveṣu tadgāmiṣu śliṣṭāmarthagatiṁ niruttaragatāṁ pañcātmikāṁ darśayan||1.1||26)
이상과 같이 2개의 주요 불교 경전에서 사용되는 몇 가지의 운
율들을 소개하였고, 다음에서는 입보리행론에 쓰여진 운율들에 대해서 기술한다.
Ⅲ. 입보리행론의 산스끄리뜨 운율
1. 입보리행론에 사용된 운율의 종류
이 장에서는 8세기경에 샨띠데바가 저술한 입보리행론에 나 타난 철학적 내용과 사유를 어떤 산스끄리뜨 운율에 실어서 전달 하고자 하고자 하는 가를 보여 주고자 한다. 그리하여 구전 전통 의 특성이 강한 산스끄리뜨 텍스트가 어떤 운율과 함께 잘 보존되 어 이 운율이 텍스트의 보급에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운율의 가지수는 확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저작을 통
해 소개된 운율은 현재까지 약 1000여 가지가 되지만 보통
26) MSA p. 1.
180-200개 정도의 운율들이 저술들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다. 이 중 불교 문헌에서 자주 등장하는 운율의 수는 20여개가 있는데, 이 중 입보리행론에 사용된 14개의 운율을 제외하고 불교 경전 에 자주 등장하는 운율은 뿌쉬삐따그라, 방샤스타(Vaṁśastha), 루 찌라, 쁘라하르시니, 시카리니, 아리야, 맛따마유라, 샬리니 등이 다.
다음 도표는 입보리행론에 사용된 14개의 운율의 종류와 운
율이 사용된 각 장의 번호를 나열한 것이다.27)
번 호 운율의 이름 음절수와 휴지부 장 번호
1 쉬슈릴라(Śiśulīlā) 1,3행-11 (6+5)28)
2,4행-12 (7+5) I.1-3,8-12,34, VIII.4, X.15
2 비요기니(Viyoginī) 1,3행-10 (6+4)
2,4행-11 (7+4) I.4,35
3 인드라바즈라
(Indravajrā) 1129) (5+6) I.5,7, II.3,5,15,16, V.122, X.9
4 우빠자띠(Upajāti) 11 (5+6) I.6,13,14,36, II.1,2.4,6-14,
IV.45,48, VI.120, VI.123-127, VIII.87,91,134, X-7,8,
5 아누쉬뚭(Anuṣṭubh) 8 I.15-31, III.1-33, IV.1-44,
V. 1-109, VI.1-119,
VI. 128-134,
VII. 1-43,46-58,60-75,
VIII. 1-3,5-78,80-85,88-90,92
-133,135-186, IX.1-168,
X.1-6,16-58
6 아빠라왁뜨라 1,3행-11 I.32-33
27) 이 14개 운율의 순서는 입보리행론에 등장하는 순서대로 나열한 것이다. 모든 게송은 4행으로 저술 되어 있는데, 예를 들어 1번 쉬슈릴라(Śiśulīla)의 경우는 1과 3행에 11음절이 사용되었고, 2와 4행은 12음절이 사용된 것이다. 인드라바즈라의 경우는 4행에 걸쳐서 모두 11음절이 사용되었다.
28) 휴지부는 게송을 읊을 때 잠시 숨을 멈추거나 고르는 지점을 말한다. 1행과
(Aparavaktra) 2,4행-12
7 우뻰드라바즈라
(Upendravajrā) 11 (5+6) II.3, VI.121,
8 샬리니(Ṣālinī) 11 (4+7) IV.46,
9 샤르둘라위끄리디따
(Śārdūlavikrīḍita) 19 (12+7) IV.47
10 꼬낄라까(Kokilaka) 17 (7+10) VII.44-45
11 바산따띨라까
(Vasantatilakā) 14 (8+6) VII.59, VIII.86
12 도다까(Dodhaka) 11 (6+5) VIII.79
13 말리니(Mālinī) 14 (8+7) X.10,12
14 스락다라(Sragdharā) 21 (7+7+7) X.11,13-14
2. 입보리행론의 14종류의 운율 분석
입보리행론 전체에 사용된 운율수는 총 14개이고, 브릿따 운
율30)인데, 이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다.
1) 쉬슈릴라(Śiśulīlā) - 11음절과 12음절이 교차된 운율
이 운율은 입보리행론의 1장에서는 귀경게인 1-3 게송과
3행의 경우는 6음절 후에 휴지부를 갖고 그 후 다시 5번째 음절 즉 11음절의 마지막에서 다시 휴지부를 가질 수 있다. 2와 4행은 7음절 후에 휴지부를 가 지고 다시 그 후 5번째 음절 즉 12음절의 마지막에서 휴지부를 가진다.
29) 1게의 게송은 4행으로 되어있고, 4행 모두에 모음이 11개가 들어간 11음절로 되어 있음을 뜻한다.
30) 모음의 장음과 단음을 갯수를 바탕으로 게송의 음절수를 헤아리고, 아누쉬뚭 을 제외하고는 가나를 적용해서 운율을 정하는 범주이다. 이에는 동일운율, 교차운율, 이질운율 등 3가지가 있다. 찰스 필립 브라운(2013) p. 167
8-12게송 그리고 34게송에도 사용되었다. 또한 VII.4와 X.15 에도 사용되었다. 1행과 3행은 11음절로 이루어졌고, 2행과 4행은 12음 절로 이루어져 있다. 이렇게도 다른 음절수를 가진 행이 서로 교 차되어 사용 되었으므로 교차운율이라고도 한다.
【예】 aum namo buddhāya 부처님께 예경합니다.
sugatān sasutān sadharmakāyān praṇipatyādarato ’khilāñśca vandyān | sugatātmajasaṁvarāvatāraṁ kathayiṣyāmi yathāgamaṁ samāsāt ||1.1|| na hi kiñcidapūrvamatra vācyaṃ na ca saṅgrathanakauśalaṃ mamāsti | ataeva na me parārthacintā svamano vāsayituṃ kṛtaṃ mayedaṃ ||1.2|| mama tāvadanena yāti vṛddhiṃ kuśalaṃ bhāvayituṃ prasādavegaḥ | atha matsamadhātureva paśyed aparo ’pyenamato ’pi sārthako ’yaṃ ||1.3||31)
(가나)32)
sa(∪∪⏤) sa(∪∪⏤) ja(∪⏤∪) ga(⏤) ga(⏤) 1, 3행 sa(∪∪⏤) bha(⏤∪∪) ra(⏤∪⏤) ya(∪⏤⏤) 2, 4행 (휴지부) 1행과 3행은 6+5, 2행과 4행은 7+5
31) BCA pp. 1-4.
32) 가나(gaṇa) 라고 하는 뜻은 그룹 또는 한 덩어리 라는 뜻으로서, 모음의 배열 을 처음부터 세 개씩 한 묶음으로 해서 이름을 붙인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짧은 모음(∪) 2개가 연속해서 오고 장음 1개를 한 묶음으로 한 경우는 ‘사’ 가나가 되어 sa(∪∪⏤) 로 표시하고, 이런 가나는 8개가 있으며 이 가나의 다른 조합이 1개의 운율을 만드는 것이다. ∪는 단모음, ⏤ 는 장모음을 뜻한 다.
번역:
부처님, 보살과 함께 계신 분, 법신을 지니신 분과 예경 받으실 모든 분께 정례하오며, 보살의 율의의 전승에 대하여 경에 의거하여 간략하게 말하겠습니다. 1.1 이전에 없었던 것을 여기에 말한 것은 없습니다. 뛰어난 글 솜씨 역시 나에게 있지 않으니 그래서 다른 이를 ‘위한다’는 생각 또한 저에게 없습니다. 자신의 마음에 바른 습을 들이기 위해 이를 짓습니다. 1.2 이 글을 씀으로 해서 저의 글 솜씨의 경쟁력과 명료함의 힘이 증대될 것입니다. 저와 선연이 같은 다른 이들도
만일 이 글을 보게 된다면 이 글의 목적은 성취 될 것입니다.1.3
위의 3게송의 모음의 배열은 모든 행에 걸쳐서 모두 쉬슈릴라
운율의 가나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쉬슈릴라의 뜻은 ‘아이들의 놀 이 또는 유희’ 라는 뜻으로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상태를 연상시킨 다. 샨띠데바는 부처님께 경배 하고나서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 신의 마음에 바른 습을 들이기 위해서 이 책을 저술한다는 겸허한 목적을 말하면서 쉬슈릴라 운율을 사용하여 시작하고 있다.
2) 비요기니 (Viyoginī) - 10음절과 11음절이 교차된 운율 이 운율은 입보리행론 전체에 걸쳐 1장의 4게송과 35게송에
만 사용되었다.
【예】 kṣaṇasaṁpadiyaṁ sudurlabhā pratilabdhā puruṣārthasādhanī | yadi nātra vicintyate hitaṁ punarapyeṣa samāgamaḥ kutaḥ ||1.4||33) atha yasya manaḥ prasādameti
prasavettasya tato ’dhikaṃ phalaṃ | mahatā hi balena pāpakam jinaputtreṣu śubhaṃ tvayatnataḥ ||1.35||34)
(가나)
sa(∪∪⏤) sa(∪∪⏤) ja(∪⏤∪) ga(⏤) 1, 3행 sa(∪∪⏤) bha(⏤∪∪) ra(⏤∪⏤) la(∪) ga(⏤) 2, 4행
(휴지부) 1과 3행 - 6+4, 2와 4행 - 7+4
번역:
이 존재의 순간은 얻기가 어렵지만 일단 얻기만 한다면 인간의 목적은 성취된 것이니 만약 여기에서 이 유익함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언제 다시 이같은 순간이 오겠습니까? 1.4. 만약 어떤 이가 이러한 일에 큰 신심을 일으킨다면 그 과보는 그보다 훨씬 많이 늘어 가리니 그런 보살에게는 큰 일이 닥치더라도 죄악은 생기지 않고 선업만 저절로 늘어갑니다. 1.35.35)
이 운율은 쉬슈릴라 보다는 1음절씩 줄어들었기 때문에 쉬슈릴
라 보다 좀 더 빠르고 박진감이 더해진다.
3) 인드라바즈라 (Indravajrā) - 11음절 인드라바즈라의 운율은 11 음절로서 가나는 ta(⏤ ⏤∪), ta(⏤ ⏤), ja(∪⏤∪), ga(⏤), ga(⏤)로 이루어 지는데 이러한 형태의 모 음 배열이 4행에 걸쳐서 반복된다.
1장에서는 5게송과 7게송에 사용되었다. 그 외에 2, 5, 10장에 도 사용되었다.
33) BCA p. 4.
34) 19.
35) p. 20.
【예】
rātrau yathā meghaghanāndhakāre vidyutkṣaṇaṁ darśayati prakāśaṁ | buddhānubhāvena tathā kadācil lokasya puṇyeṣu matiḥ kṣaṇaṁ syāt ||1.5||36) kalpānanalpān pravicintayadbhirdṛṣṭaṃ munīndrairhitametadeva | yataḥ sukhenaiva sukhaṃ pravṛddham utplāvayatyapramitāñjanaughān ||1.7||37)
(가나) ta(⏤⏤∪) ta(⏤⏤∪) ja(∪⏤∪) ga(⏤) ga(⏤)
(휴지부) 5+6
번역:
마치 구름 낀 칠흑 같이 어두운 밤 순간 번개의 섬광이 모든 것을 드러내듯 이처럼 한때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이 세상의 복과 지혜는 잠시 생겨납니다. 1.5 무량한 세월동안 깊은 사유를 행하신 모든 성인들께서 이 보리심 만이 유익함을 보시고 이것으로 한량없는 중생에게
아주 쉽게 안락이 증가하여 넘치도록 하셨습니다. 1.7.38)
인드라바즈라의 뜻은 인드라의 번개로서 인드라 신이 들고 있 는 무기인 번개라는 뜻인데, 5게송의 내용에 이 운율의 의미가 사 용되고 있다. 즉 칠흑같은 어두운 밤길을 가고 있을 때 인드라의 번개가 쳐서 길을 보여주듯이 미혹한 인간에게도 가끔씩 부처님 의 가호가 내린다는 것이다.
36) BCA p. 5. 37) 6.
38) pp. 14-15.
4) 우빠자띠 (upajāti) - 11음절로 된 게송
우뻰드라바즈라와 인드라바즈라를 섞어서 사용한 운율 또는 다 른 2개의 운율을 섞어서 사용한 운율도 우빠자띠라고 한다. 이 운 율은 1장에서는 6, 13, 14, 36 게송에 각각 사용되었고, 그 외에 많은 곳에서 사용되었다.
【예】 tasmācchubhaṁ durbalameva nityaṁ balaṁ tu pāpasya mahatsughoraṁ | tajjīyate ’nyena śubhena kena saṁbodhicittaṁ yadi nāma na syāt ||1.6||39)
(가나)
1행 ta(⏤⏤∪) ta(⏤⏤∪) ja(∪⏤∪) ga(⏤) ga(⏤) 인드라바즈라
2행 ja(∪⏤∪) ta(⏤⏤∪) ja(∪⏤∪) ga(⏤) ga(⏤) 우뻰드라바즈라
3행 ta(⏤⏤∪) ta(⏤⏤∪) ja(∪⏤∪) ga(⏤) la(∪) 인드라바즈라
4행 ta(⏤⏤∪) ta(⏤⏤∪) ja(∪⏤∪) ga(⏤) ga(⏤) 인드라바즈라
(휴지부) 5+6 번역:
이처럼 선의 힘은 항상 약하고 강한 악업의 힘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러니 완전한 보리심이 아닌
그 어떤 선으로도 악을 조복 받을 수는 없습니다. 1.6.40)
인드라바즈라와 우뻰드라바즈라를 혼용할 때는 게송의 특정한
행에 특정한 운율이 와야 한다는 등의 규칙이 없이 혼용되어 사용 해도 우빠자띠가 된다.
39) 6.
40) p. 15.
5) 아누쉬뚭- 8음절로 된 4행의 게송 인도에서 힌두와 불교 문헌 모두에서 가장 많이 쓰는 운율이다. 4행이 모두 8음절로 되어 있어서 내용을 따라 외우거나 그냥 소리 를 따라 외우기에도 좋다.
일단 8 음절이면 아누쉬뚭이라고 해도 좋지만 여기에는 대 원칙 이 있다. 8음절로서 이 원칙을 지키는 것을 전부 아누쉬뚭 운율이 라고 해도 좋다. 다음의 게송은 아누쉬뚭 게송의 대 원칙을 정의 한 것이고, 게송 자체도 이 원칙에 맞추어서 지어진 것이다.41)
śloke ṣaṣṭhaṁ guru jñeyaṁ sarvatra laghu pañcamam | dvicatuṣpādayoḥ hrasvaṁ saptamaṁ dīrgham anyayoḥ ||10||42)
위 게송을 번역해 보면 다음과 같다.
“게송에서 모든 행의 6 번째 음절은 장음 이어야 하고, 다섯 번째 음절은 단음이어야 한다. 2행과 4행의 7번째 음절은 단음이어야 하고, 다른 [1행과 3행]의 7번째 음절은 장음 이다.”
아누쉬뚭의 정의를 도표화 하면 아래와 같은데, ‘∪’ 는 단음을 나타내고, ‘⏤’ 는 단음을 나타낸다. 그리고 ‘∪’ 는 단음이 될 수 도 있고, 장음이 될 수 도 있는 것을 표시한다.
∪ ∪ ∪ ∪ ∪ ⏤ ⏤ ∪
41) 아누쉬뚭에 관해서는 박영길(2015) pp. 423-469를 참조할 것.
42) ŚRB p. 5.
∪ ∪ ∪ ∪ ∪ ⏤ ∪ ∪
예로 든 위 게송에서 1-4행의 모음의 장음과 단음의 배열을 분
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모음의 배열)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즉 8개의 모음을 포함한 8음절의 단어가 4행에 걸쳐 사용되었 고 모음과 장음의 배열이 원칙을 잘 따르고 있음으로 아누쉬뚭 운 율이라고 본다.43)
이 운율은 입보리행론 1장의 중간 부분인 15게송에서부터 31 게송까지 연속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었고 나머지 2장에서 10장 에 걸쳐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된 운율이다. 이 운율은 가나를 적 용하지 않고 모음의 장단의 배열이 원칙에 맞는가 만을 보아 판단 한다.
【예】
gantukāmasya gantuś ca yathā bhedaḥ pratīyate | tathā bhedo ’nayor jñeyo yathāsaṁkhyena paṇḍitaiḥ ||1.16||44)
(모음의 배열)
43) 8음절 중에서도 아누쉬뚭에 속하지 않고 가나를 적용한 것으로 쁘라마니까
(pramāṇikā) 등이 있는데 자(ja, ∪―∪), 라(ra, ―∪―), 라(la, ∪), 가(ga, ―) 의 배열로 저술되었고, 많이 사용되지는 않는다.
44) BCA p. 12.
⏤∪⏤⏤∪⏤⏤∪ ∪⏤⏤⏤∪⏤∪⏤
⏤∪⏤⏤∪⏤⏤⏤
⏤⏤⏤⏤∪⏤∪⏤
이 모음의 배열은 위에서 설명한 아누쉬뚭 운율에 원칙에 잘 부
합하고 있다.
아누쉬뚭 운율은 특히 본격적인 가르침의 내용이 나올 때 사용 된다. 3, 5, 9 장은 아예 아누쉬뚭 운율만으로 지어졌다. 불교 텍 스트 중에서도 용수의 중론45)과 세친의 유십이십론 유십삼 십송46) 등은 오직 8음절의 아누쉬뚭 운율 하나로 저술 된 텍스트 들이다.
6) 아빠라왁뜨라 (Aparavaktra) - 11음절과 12음절이 교차된 운율 이 운율은 입보리행론 전체에서 1장의 32게송과 33게송에서
만 사용되었다.
【예】
katipayajanasatradāyakaḥ
kuśalakṛdityabhipūjyate janaiḥ | kṣaṇamaśanakamātradānataḥ saparibhavaṁ divasārdhayāpanāt ||1.32|| kimu niravadhisattvasaṅkhyayā niravadhikālamanuprayacchataḥ | gaganajanaparikṣayākṣayaṃ
45) 중론의 예) anirodhamanutpādam anucchedamaśāśvatam| anekārthamanānārtham anāgamamanirgamam ||1.1|| yaḥ pratītyasamutpādaṁ prapañcopaśamaṁ śivam| deśayāmāsa saṁbuddhastaṁ vande vadatāṁ varam ||1.2|| MMS p. 4.
46) 유십삼십송의 예) ātmadharmopacāro hi vividho yaḥ pravartate| vijñānapariṇāme'sau pariṇāmaḥ sa ca tridhā ||1.1|| TVK pp. 27-29.
sakalamanorathasaṃprapūraṇaṃ ||1.33||47)
(가나) na(∪∪∪) na(∪∪∪) ra(⏤∪⏤) la(∪) ga(⏤) 1, 3 행 na(∪∪∪) ja(∪⏤∪) ja(∪⏤∪) ra(⏤∪⏤) 2, 4 행
번역:
몇 안 되는 중생에게 계속해서 음식을 베풀고 어쩌다 한 번 보시를 하고 천시하는 [마음으로] 반나절을 배부르게 할지라도 세상 사람들은 그가 덕행을 행했다며 칭송합니다. 1.32.
한량없는 유정에게 긴 세월 동안 여래의 위없는 안락을 [얻도록] 마음의 한량없는 소원을 채워주고, 항상 베푸는 보시에 무슨 칭송의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1.33.48)
위 두 게송에서 일반인들의 보시의 덕행과 여래의 중생에 대한
보시를 대비 시키며 교훈을 주면서 말하는 느낌을 주는 운율인 아 빠라왁뜨라를 사용하고 있다. 비록 같은 11음절 계열의 운율이라 도 모음의 배열에 따라서 분위기가 상당히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7) 우뻰드라바즈라(Upendravajrā) - 11음절
【예】
mahīdharā ratnamayāstathānye vanapradeśāś ca vivekaramyāḥ | latāḥ sapuṣpābharaṇojjvalāś ca drumāś ca ye satphalanamraśākhāḥ ||2.3||49)
47) BCA p. 17. 48) 샨티데바(2004) p. 19.
49) BCA p. 22.
(가나) ja(∪⏤∪), ta(⏤⏤∪), ja(∪⏤∪), ga(⏤), ga(⏤)
(휴지부) 5+6
번역:
보석으로 장식된 수미산과 같이 숲으로 에워싼 고요하고 아름다운 대지와 늘 푸르며 꽃으로 장식된
가지마다 미묘한 열매가 달린 나무들. 2.3.50)
이 내용은 불, 보살님들께 아름다운 숲을 관상하며 공양을 올리
는 장면으로서 11음절 계통이지만 우뻰드라바즈라를 사용하여 그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다.
8) 샬리니(Ṣālinī) - 11음절
입보리행론 전체에서 4장의 46게송 한군데에서만 사용되었
다.
【예】
kvāsau yāyānmanaḥstho nirastaḥ sthitvā yasminmadvadhārthaṃ yateta |
nodyogo me kevalaṃ mandabuddheḥ
kleśāḥ prajñādṛṣṭisādhyā varākāḥ ||4.46||51)
(가나) ma (⏤⏤⏤) ta(⏤⏤∪) ta(⏤⏤∪) ga(⏤) ga(⏤)
(휴지부) 4+7
번역:
번뇌! 번뇌! 지혜의 눈에는 사라져 버리는 너는 내 마음에서 사라져 어디로 가는가?
50) 샨티데바(2004) p. 22.
51) p. 47.
너는 어디에 있다가 나를 해치러 다시 오는가? 의기소침한 나에겐 정진할 힘마저 다해 버렸구나! 4.46.52)
번뇌가 어디 있는가를 묻고 있는 이 구절에서 단 한 번 샬리니
를 사용하고 있다.
9) 샤르둘라위끄리디따(Śārdūlavikrīḍita) - 19음절 입보리행론 전체에서 4장 47에만 사용되었다.
【예】
na kleśā viṣayeṣu nendriyagaṇe nāpyantarāle sthitā nāto ’nyatra kuhasthitāḥ punarime mathnanti kṛtsnaṃ jagat | māyaiveyamato vimuñca hṛdayatrāsaṃ bhajasvodyamaṃ prajñārthaṃ kimakāṇḍa eva narakeṣvātmānamābādhase||4.47||53)
(가나) ma(⏤⏤⏤), sa(∪∪⏤), ja(∪⏤∪), sa(∪∪⏤), ta(⏤⏤∪), ta
(⏤⏤∪), ga(⏤) (휴지부) 12+7
번역:
번뇌란 놈은 대상도 없고 감각에도 없으며 그 중간이나, 그 어디에
도 없으며 이외에 다른 곳에도 없으며 어디에 머물면서 중생에게 해를 끼치는
가?
이것은 하나의 허깨비이니 두려움을 버리고 지혜를 위해 정진할 뿐
인데 쓸데없이 나는 왜 여러 지옥에서 그렇게 많은 해를 당해야 하는가?
4.47.54)
52) 샨티데바(2004) p. 49. 53) BCA p. 47.
54) 49.
앞의 4장 46에서 번뇌가 어디 있는지에 대한 대답격으로 19음
절의 긴 운율로서 설명 하고 있다.
10) 꼬낄라까 (Kokilaka) - 17 음절
7장은 전체적으로 8음절인 아누쉬뚭 운율인데, 44와 45 게송에 17음절의 긴 꼬낄라까 운율을 사용하면서 분위기에 변화를 주고 있다.
【예】
vipulasugandhiśītalasaroruhagarbhagatā madhurajinasvarāśanakṛtopacitadyutayaḥ | munikarabodhitāmbujavinirgatasadvapuṣaḥ sugatasutā bhavanti sugatasya puraḥ kuśalaiḥ ||7.44|| yamapuruṣāpanītasakalacchavirārtaravo hutavahatāpavidrutakatāmraniṣiktatanuḥ | jvaladasiśaktighātaśataśātitamāṃsadalaḥ patati sutaptalohadharaṇīṣvaśubhairbahuśaḥ ||7.45||55)
(가나) na(∪∪∪), ja(∪⏤∪), bha(⏤∪∪), ja(∪⏤∪), ja(∪⏤∪), la (∪), ga(⏤) (휴지부) 7+10
번역:
[악행의 과보로] 넓고 크고 행기롭고 시원한 연꽃의 태에 머물고 위엄은 부처님의 감미로운 말씀을 먹고 자란다. 원만한 형상은 부처님의 빛으로 연꽃이 열리며 태어나네.
부처님 앞에 여래의 보살[상속자]로 선업을 지으며 사는 것이다.
7.44.
[악행의 과보로] 저승사자가 껍질을 남김없이 벗겨서 아주 처참해지고 아주 뜨거운 불에 녹은 타오르는 구리 쇳물을 몸에 붓고
55) pp. 126-127.
타오르는 칼과 창으로 찌르고, 살은 백 갈래로 찢어지고 뜨겁게 달궈진 철판 위로 떨어지는 많은 악업에 시달린다. 7.45.56)
내용 또한 44게송에서는 선행의 과보를, 45게송에서는 악행의
과보를 말하면서 대비 시키고 있다.
11) 바산따띨라까 (Vasantatilakā) - 14 음절
7장은 거의 아누쉬뚭으로 사용되었으나, 위의 44와 45의 게송외 에 59 게송에서 14음절인 바산따띨라까를 사용해서 변화를 주고 있으며 5개의 운율이 사용된 8장에서도 86게송에 이 운율을 사용 했다.
【예】
dhanyaiḥ śaśāṅkakaracandanaśītaleṣu ramyeṣu harmyavipuleṣu śilātaleṣu | niḥśabdasaumyavanamārutavījyamānaiḥ caṃkramyate parahitāya vicintyate ca ||8.86||57)
(가나) ta(⏤⏤∪), bha(⏤∪∪), ja(∪⏤∪), ja(∪⏤∪), ga(⏤), ga(⏤)
(휴지부) 8+6
번역:
전단향의 향기가 스민 달빛 아래 시원함을 즐기며 넓고 평평한 돌집에서 기쁨을 누리리라. 고요한 숲속에서 산들바람은 불어오니
이웃의 이익을 생각하며 이리저리 거닐며 8.86.58)
12) 도다까(dodhaka) 11음절
56) 샨티데바(2004) p. 103. 57) BCA p. 154.
58) 124.
8장에 사용된 5개의 다른 운율중 하나가 이 운율이고 이 곳 한 군데서만 사용되었다.
【예】
arjanarakṣaṇanāśaviṣādair arthamanarthamanantamavaihi | vyagratayā dhanasaktamatīnāṃ nāvasaro bhavaduḥkhavimukteḥ ||8.79||59)
(가나) bha (⏤∪∪), bha(⏤∪∪), bha(⏤∪∪), ga(⏤), ga(⏤ )
(휴지부) 6+5
번역:
[재산을] 모으고 지키지만 결국에는 없어지는 고통으로 항상 재물이란 무한한 재암임을 알아야 한다. 재물을 탐하는 어리석은 사람에게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날 기회는 없다. 8.79.60)
13) 말리니(mālinī) 15음절
10장은 7개의 다양한 운율로 되어있는데 그 중 15음절의 말리 니가 10 게송과 12게송에서만 사용되었다.
【예】
patitasakalamāṁsāḥ kundavarṇāsthidehā dahanasamajalāyāṁ vaitaraṇyāṁ nimagnāḥ | mama kuśalabalena prāptadivyātmabhāvāḥ saha suravanitābhiḥ santu mandākinīsthāḥ ||10.10||61)
(가나) na(∪∪∪), na(∪∪∪), ma(⏤⏤⏤), ya(∪⏤⏤), ya(∪⏤⏤)
59) BCA II p. 153.
60) 샨티데바(2004) p. 123.
61) p. 284.
(휴지부) 8+7
번역:
불이 타오르는 급류에 빠진 사람들 살은 무너지고 하얀 뼈는 하얀 연꽃의 색깔이로다. 나의 공덕의 힘으로 천상의 몸을 받아서 하늘 신들과 함께 사뿐히 내려앉아 머물기를! 10.1062)
14) 스락다라(Sragdharā) - 21음절
입보리행론의 10장 11게송과 13, 14게송에서만 이 긴 운율을 사용하고 있다.
【예】 trastāḥ paśyantvakasmādiha yamapuruṣāḥ kākagṛdhrāśca
ghorāḥ
dhvāntaṃ dhvastaṃ samantāt sukharatijananī kasya saumyā
prabheyam |
ityūrdhvaṃ prekṣamāṇā gaganatalagataṃ vajrapāṇiṃ jvalantaṃ dṛṣṭvā prāmodyavegād vyapagataduritā yāṃtu tenaiva sārdham ||BCA 10.11||
(가나) ma(⏤⏤⏤), ra(⏤∪⏤), bha(⏤∪∪), na(∪∪∪), ya(∪⏤⏤), ya(∪⏤⏤), ya(∪⏤⏤) (휴지부) 7+7+7
번역: 어찌하여 여기는 염라의 옥졸과 무서운 까마귀, 독수리를 두려워하
는가?
어둠을 몰아내고 우리에게 기쁨과 안락을 주는 거룩한 힘은 누구의
62) 175.
것인가? 위를 올려다보니 허공 중에 빛나는 금강수 보살이 계심을 보고 솟아나는 환희심의 힘으로 죄악에서 벗어나 그와 함께 머물게 하소
서! 10.11.63)
아마도 한 게송에서 저자가 전할려고 하는 것을 모두 다 설하기
위해 이 긴 운율을 채택한 듯하다.
이상과 같이 유명한 불교 텍스트의 하나인 입보리행론에 사
용된 14개의 운율에 대해서 분석을 시도해 보았다.
IV. 운율의 다른 효용성
요즘은 활자화된 된 책으로 글을 읽어 나가는데, 이렇게 활자화 된 글이 마치 오류가 없는 확정된 것으로 무의식적으로 받아 들이 는 경향이 강하다. 산스끄리뜨 저술들은 약 3,500 여년 전 또는 그 이전부터 글자가 없이 소리로 전해 내려왔다. 그리고 2000년 전의 브라흐미 문자를 필두로 해서 A.D. 5세기 이후부터 문자가 발달되 기 시작하여 구전 전승이 싯다마뜨리까, 샤라다, 데와나가리, 벵갈 리, 까나다 등의 문자로 손으로 기록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기록 된 문자들은 세월과 함께 부분적으로 지워지거나, 아니면 완전히 없어지기도 한다. 또한 구전 전통이 다를 경우 판본마다 약간의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다른 여러 판본들을 가지고 교정 연구를 할 경우 운율 지식을 사용하여 적합한 글자를 확정 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
63) 샨티데바(2004) p. 175.
1. 판본이 다른 경우
【예 1】 atha yasya manaḥ prasādameti prasavettasya tato ’dhikaṁ phalaṁ | mahatā hi balena pāpakarma jinaputtreṣu śubhaṁ tvayatnataḥ ||1.35||
【예 2】 atha yasya manaḥ prasādameti prasavettasya tato ’dhikaṁ phalaṁ| mahatā hi balena pāpakam jinaputtreṣu śubhaṁ tvayatnataḥ ||1.35||64)
위 두 게송은 입보리행론 1장 35 게송으로서 세 번째 행의 마 지막 단어가 각각 pāpakarma 와 pāpakam 으로서 다르다. 이 경 우 어떤 글자를 최종적으로 확정해야 할지의 의문이 생긴다. 이 게송은 비요기니 운율의 변형으로서 가나가 1행과 3행은 sa, sa, ja, ga la가 되어야 하고 2행과 4행은 sa, bha, ra, la, ga 가 되어 야 한다. 앞의 35.a 게송의 세 번째 행은 1행과 같은 패턴인 sa sa ja ga la 가나를 유지 하면서 11 음절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35.b 게송은 1행은 sa, sa, ja, ga la 패턴을 잘 유지하고
있지만 세 번째 에서는 sa, sa, ja, ga로 패턴이 깨어지고 음절수 도 10 음절로 줄어든다. 이럴 경우 같은 운율과 음절수을 유지하 는 35.a 의 pāpakarma를 최종적인 글자로 확정 할 수 있고, 실제 인도인들은 이런 식으로 텍스트의 오류를 기본적으로 점검한다.
64) BCA p. 19.
2. 비사르가와 아누스와라가 지워진 경우
필사본을 연구할 때 어떤 글자가 뚜렷이 보이지 않을 경우가 있 다. 인도 글자의 데와나가리로 표현되는 글자 위에 표현되는 아누 스와라 (・ 또는 ṁ) 와 오른쪽 옆에 두 점으로 표현되는 비사르가 (: 또는 ḥ) 라고 불리는 것이 있다. 이것이 있으면 장음이 되고 없 으면 단음이 되기 때문에 세월과 함께 이 점이 사라지고 없는 경 우는 운율의 지식을 사용하여 점이 있었는지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점이 없는 글자일지라도 부분적으로 지워졌을 경우에는 게 송의 전 후 행의 음절수와 어떤 운율 이었는지를 판단하여 원래 글자 모습을 추측할 수 있다.
또한 여러가지의 필사본을 대조할 때 글자가 다른 경우, 운율의
배열에 맞추어 합당한 글자를 먼저 선택할 수 있고, 최소한 글자 가 장음 인지 단음인지를 판단하여 이에 맞는 글자를 선택하는 데 도 쓰일 수 있다.
【예 1】 na hi kiṁcidapūrvamatravācyaṁ na ca saṁgrathanakauśalaṁ mamāsti | ataeva na me parārthacintā
svamano vāsayituṁ kṛtaṁ mamedaṁ ||1.2||65)
【예 2】 na hi kiṁcidapūrvamatravācya na ca saṁgrathanakauśalaṁ mamāsti | ataeva na me parārthacintā svamano vāsayituṁ kṛtaṁ mamedaṁ ||1.2||
65) BCA p. 3.
위 게송의 운율은 11음절과 12 음절이 교차된 쉬슈릴라이고 가
나는 1행과 3행은 sa, ja ga ga를, 2행과 4행은 sa, bha, ra ya를
유지해야 한다. 한데 예 1)의 첫행의 마지막은 일정 패턴을 유지하 지만 예 2)의 첫행의 마지막은 아누스와라(ṁ)가 사라지고 없다. 이것은 로마자로 ṁ 로 표현되지만 발음을 할 때는 모음을 비음화 하는 것으로서 야(ya) 발음을 비음화 시키는 것이다. 인도 데와나 가리 글자로 표현 할 때는 ya 라는 글자위에 한 점() 으로 표시될 뿐이기 때문에 세월이 지나면서 어떤 접촉이나 온도차에 의해 점 차로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즉 예2)의 첫 번째 게송은 그 패턴이 sa, ja, ga, ga 되지 못하고 sa, ja, ga, la가 된다. 이럴 경우 쉬슈
릴라 운율의 패턴을 적용하면 장음인 la 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한 점인 아누스와라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있다.66) 당연히 세월과 온전한 글자도 때로는 희미해 그룹지고 부식 되거나 사라지기도 하는데, 이 경우 문법을 적용해서 따져 보기도 해야 하지만 운율 을 적용 시키는 예를 들어 보았다.
V. 결론
샨띠데바가 지은 입보리행론은 8세기에 인도에서 저술된 이
후 인도뿐 아니라 티벳, 중국등 대승불교권에 걸쳐 널리 전파되어 유행 하였고, 오늘날에도 서구와 유럽의 많은 언어로 번역된 후 보급 되어 연구되고 있다. 그 이유는 이 책이 그의 또다른 저서인 대승집보살학론과 함께 대승불교 철학의 핵심을 담은 입문서로
66) 아누스와라가 있으면 장음이 된다.
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였기 때문이다. 내용은 보리심과 이것 을 깨닫기 위한 실천 방편으로서의 육바라밀다 수행을 설하고 있 는데, 이 보편적 종교적 가치가 동, 서양을 막론하고 공감을 얻었 기 때문이다.
또한 게송을 지을 때 쓰인 산스끄리뜨 운율이 텍스트의 메시지 를 담는 그릇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샨띠데바의 진리에 대 한 철학적 통찰과 진리에 이르는 실천 수행법을 전달하는 매개체 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샨띠데바는 그가 깨달은 세계에 대해서 청중들이 경험하게 하거나 적어도 고양되 게 하기 위해서는 내용에 따라 적절한 운율을 사용했던 것으로 판 단된다. 그 이유는 산스끄리뜨 운율이 주는 리듬감과 간결성은 어 려운 경전들을 외워나가고 그 의미를 음미하고 이해해 나가는 데 에 아주 효과적인 장치가 되고 또 간결하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소 리를 내어 암기하기에도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베다 시대의 사색의 산물인 우빠니샤드 문헌들을 말할 때, 우빠
니샤드의 문자적 해석은 ‘가까이 앉는다’ 라는 것이다. 즉 스승의 가까이 앉아 스승이 전수하는 구전 전통의 게송들을 듣고, 따라하 고서 그 의미를 배운 후 되새김 하며 암송 해 나가는 것이다. 기록 문자가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 인도에서 발전된 구전 전통안에 서 운율학의 발전 또한 필연적이었고, 이것을 배움으로 해서 학생 들은 텍스트의 철학적인 면 외에 운율을 적용해 나가는 수학적인 면과 또한 운율의 리듬이 불러 일으키는 정서적인 면도 동시에 접 할 수 있게 된다.
운율의 지식은 필사본의 교정본을 만들 경우, 글자가 지워져서
잘 보이지 않거나, 또는 여러가지 판본들 중에서 다른 글자가 있 을 때, 적합한 글자를 결정할 때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본고 에서 이론적으로 운율이 다루어졌지만 실질적으로 이 운율을 배 워 낭송하다보면 만뜨라의 효과와 같이 내용에 대한 감흥을 불러 일으킴으로써 또 다른 차원에서 텍스트와 그 의미를 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상과 같이 일반적으로 철학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던 불교 텍
스트를 운율의 관점에서 접근하여 입보리행론을 분석해 보았다. 불교 철학을 공부할 때 흔히 문, 사, 수의 관점에서 말 하는데, 운 율은 가르침을 듣고 또한 반복적인 독송이나 암송을 하는 매개체 로서의 역할을 하면서도 사색의 단계로 이끌어 주는 중요한 역활 도 해왔다. 인도에서 산스끄리뜨로 된 텍스트를 공부한다는 것은 내용과 함께 그에 따르는 운율도 함께 듣고 배우고 낭송하게 됨으 로써 자연스럽게 인도인의 문화적인 한 면을 온전하게 흡수하게 되는 과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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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A Study of Sanskrit Meters in Bodhicaryāvatāra
Nam, Seung Ho
(Dongguk University)
Bodhicaryāvatāra of Śantideva is dated around 8 C.E. and since then it has been a very popular Mahāyāna text both in the country of origin ― India and in distant China. Once it reached Tibet it came to be accepted as a standard text deliberating on the basic tenets of Mahāyāna Buddhism. Over the years it remains a much-acclaimed work that promulgates Mahāyāna principles in a mellifluous and poetic style. A lot of research has been done on the text especially in Europe and in America.
Another reason for its enduring popularity is the author’s skillful use of diverse meters in Sanskrit. Perhaps he adopted this ornamental style to grip the attention initially of the listener and later the reader and make their first interaction with the text an unforgettable experience. The varied meters only enhance the sublime content of the book and not detract it. In the hands of this master craftsman the meters become an effective means to help the followers, monks and lay people of the mundane world, to emotionally connect with the profound truth of Bodhicitta and the 6 Paramitas. Virtues which one need to practice to attain the level of perfect Buddhahood for the sake of suffering sentient beings. In my article, the area of focus is the Chanda or Sanskrit prosody used by Śantideva.
In India, to study the Vedas one must study the 6 limbs of the Vedas called the 6 vedāṅgas as they help one to accurately understand the holy texts. One of the 6 vedāṅgas is Meter or Prosody(Chandas). Buddhist scholars, following the Sanskrit tradition also used meters(Chandas) in their works which enhanced the musical and aesthetic appeal of their compositions. I shall discuss the kinds of Meters used by Śāntideva in his text Bodhicaryāvatāra. My purpose is to establish how Sanskrit prosody or meter assisted in the oral transmission of the Bodhicaryāvatāra. To show how the Chandas add to the efficacy in transmission of the Buddhist knowledge. It will also be my attempt to show how knowledge of meter can be useful in determining the correct meaning of the words in a text when one is working with various manuscripts (pertaining to a particular text) in order to compose a critical edition of the text.
Keywords: Śāntideva, Buddhist Text, Types of Meters, Oral transmission
투고 일자: 2019년 8월 4일 심사 기간: 2019년 8월 8일~21일 게재 확정일: 2019년 8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