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28

알라딘: [전자책] 불교는 왜 진실인가 로버트 라이트 (Robert Wright) (지은이)

알라딘: [전자책] 불교는 왜 진실인가

불교는 왜 진실인가 - 진화심리학으로 보는 불교의 명상과 깨달음  epub 
로버트 라이트 (지은이),이재석,김철호 (옮긴이)마음친구2019-01-25 
원제 : Why Buddhism is True: The Science and Philosophy of Meditation and Enlighte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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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페이지수 416쪽,

책소개

인간이 괴로움을 겪는 근본 원인이 세계를 있는 그대로 명료하게 보지 못하는 미망 때문임을 진화심리학의 렌즈로 살핀 뒤, 미망을 걷고 괴로움을 줄이는 실제적 처방으로 불교의 마음챙김 명상에 주목한다. 그밖에 공과 무아, 열반과 깨달음 등 불교의 주요 주장에 담긴 진리성을 형이상학과 도덕, 인간 행복의 차원에서 살핀다.

진화심리학에 관한 로버트 라이트의 기념비적 저작인 『도덕적 동물』(1994)에서 시작해 그 스스로 명상 수행을 실천하면서 세계의 명상가, 과학자와 교류해온 과학적.영적 여정의 정점에서 얻은 결과물이다. 
불교를 종교적 신앙이 아닌 심리학과 철학, 과학 등 합리적 탐구의 대상으로 접근하려는 이, 
명상이 어떻게 우리를 삶의 미망과 고통에서 구할 수 있는지, 
또 어떻게 우리를 조금 더 행복하고 조금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지 궁금한 이를 위한 책이다.


목차
일러두기
1장 ‘빨간 약’을 먹다
2장 명상의 역설
3장 느낌은 언제 환영인가
4장 극락감, 황홀경, 그리고 명상을 하는 더 중요한 이유들
5장 자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과연 진실인가

6장 나를 다스리는 주인은 어디에도 없다
7장 우리의 삶을 움직이는 정신 모듈
8장 생각은 어떻게 스스로 생각하는가
9장 ‘자기’ 통제에 관하여

10장 형상 없음과의 만남
11장 공이 가진 좋은 면
12장 ‘잡초’가 사라진 세상

13장 모든 것이 하나로 보이다
14장 간략히 살펴보는 열반
15장 깨달음은 정말 우리를 깨닫게 하는가
16장 명상과 눈에 보이지 않는 질서

[부록 A] 불교적 진실의 목록 
[부록 B] “붓다가 다윈을 만났을 때”

옮긴이의 말?

책에 사용한 용어에 관하여?
감사의 말?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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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
인간이 처한 상황을 다소 과장하는 위험은 있지만 이런 이야기를 해보자.

P. 16 붓다의 가르침의 핵심은 결국엔 일시적일 수밖에 없는 감각 쾌락에 강하게 끌리는 인간 내면의 일반적 역동이다. 우리가 구하는 쾌락은 빠르게 사라지며 결국엔 더 큰 쾌락을 갈망하게 된다는 것이 붓다가 전하는 메시지다. 

P. 27 불교 명상은 그 바탕에 깔린 철학과 더불어, 인간이 처한 곤경을 놀랍도록 직접적이고 포괄적인 방식으로 다룬다. 불교는 문제를 명료하게 진단하고 그에 대한 처방을 내놓는다. 이 처방은 행복을 가져다줄 뿐 아니라 명료한 시야를 제공한다. 여기서 명료한 시야란 사물과 현상의 실제적 진실을 본다는 의미다. 아니면 적어도 사물과 현상에 관한 우리의 일상적 관점보다는 훨씬 ‘진실에 가깝게’ 본다는 의미다.  접기

P. 318 나만 특별하다고 여기는 자연선택의 첫 번째 가치에는 맞서 싸워야 하지만 생명의 소중함이라는 자연선택의 두 번째 가치는 존중해야 한다. 다행히도 이러한 태도에 딱 맞는 활동이 있으니 바로 마음챙김 명상이다. 게다가 마음챙김 명상은 덤으로 우리를 진실에 더 가까이 데려간다.

P. 366 과학이 인간이 처한 곤경의 근본 원인을 밝히기 2천 년도 더 전에 불교가 이를 파악했다는 사실은 불교가 오늘날에 지닌 적절성을 보여준다. 만약 붓다가 오늘날 살아 있었다면 인간이 어떻게 해서 미망과 그에 따르는 고통을 당하게 되었는지 설명해준 다윈에게 고마워했을 것이다. 그리고 다윈이 아직까지 살아 있었다면 (그리고 마음챙김 명상 운동에 동참했다면) 인간이 빠진 미망과 고통의 문제에 대처하는 법을 가르쳐준 붓다에게 감사했을 것이다.  접기

짝 구하기 모드에서 유동적으로 변하는 심리적 특징에는 시간 할인 외에도 또 있다. 그것은 사람들의 직업적 포부에 관한 것이다. 아마 당신은 직업적 포부가 매순간 급격히 바뀐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물론 시간의 흐름과 함께 어느 정도 바뀔 수는 있겠지만). 그러나 이런 생각과 달리 사람들의 직업적 포부는 실제로 ‘매순간‘ 바뀐다고 한다. 어느 연구에서 심리학자들이 남성들에게 자신의 커리어 플랜에 관한 설문지를작성하도록 했다. 어떤 남성들은 여성들과 함께 있는 장소에서 작성하도록 했고, 어떤 남성들은 남성들만 있는 장소에서 작성하도록 했다. 그 결과, 여성들과 함께 설문지를 작성한 남성들은 남성들만 있는 장소에서 작성한 이들보다 부의 축적을 주요 목표로 설정하는 성향이 더 크게 나타났다.(직업적 포부와 짝 구하기 모드에 관한 연구: Roney 2003)  접기 - 로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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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로버트 라이트 (Robert Wright)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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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스턴 대학에서 공공문제와 국제관계, 그리고 진화심리학의 전신인 사회생물학을 공부했다.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진화심리학, 역사, 종교, 전쟁, 기술 등의 주제로 대중과 소통하는 저널리스트의 경력을 쌓아왔다. 
<뉴요커> <애틀랜틱> <타임> <뉴리퍼블릭> 등 주요 잡지에 칼럼을 기고했으며 
<사이언스> 기자로 근무하며 쓴 과학, 기술, 철학에 대한 칼럼으로 ‘미국 잡지상’을 수상했다.

  1.  첫 번째 저서인 『세 과학자와 그들의 신』(1989)이 ‘전미 도서비평가 협회상’을 수상하며 주목받는 저술가로 부상했다. 
  2. 그의 두 번째 책 『도덕적 동물』(1994)은 12개 국어로 번역되면서 진화심리학을 대표하는 지식인으로 자리를 굳혔다. 
  3. 그 밖에 『넌제로』(2001) 『신의 진화』(2009) 등의 저서가 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 심리학부와 프린스턴 대학 종교학부에서 가르쳤으며 프린스턴 대학에서는 <불교와 현대 심리학Buddhism and Modern Psychology>이라는 일련의 온라인 강의를 진행한 바 있다(코세라와 유튜브에서 시청 가능). 

또 정치, 세계문제, 철학, 과학 등의 주제를 다루는 비디오 블로그 <블로깅헤드Bloggingheads.tv>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뉴욕에 있는 유니언 신학대학의 과학 및 종교 객원교수이며 뉴저지 주 프린스턴에서 아내와 두 딸과 함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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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불교는 왜 진실인가>,<신의 진화>,<넌제로> … 총 122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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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석 (옮긴이) 

서울대학교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출판저작권 에이전시와 출판사에서 일했다. 위빠사나 명상을 통한 몸-마음 치유에 관심이 있으며 보리수선원, 서울불교대학원 심신치유학과에서 공부했다. 옮긴 책으로 『불교는 왜 진실인가』 『조셉 골드스타인의 통찰 명상』 등이 있다.

blog.naver.com/anljs
최근작 : … 총 46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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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호 (옮긴이) 

경인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2009년 이후). 한국학중앙연구원(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성리학에서의 도덕추론(2000, 석사)과 선악론(2006, 박사)을 공부한 후, 전통도덕교육론의 구도, 주희의 자연관, 경(敬)의 도덕교육적 의미 등, 전통 사상을 현대도덕교육에 접목시키기 위한 공부를 이어갔다. 그러는 와중에 경을 일종의 명상(도덕적 명상)이라 생각하게 되면서 불교 명상과 현대의 마음챙김 명상에로 관심을 확대하게 되었다. 

지은 책으로는 <도덕교육의 체계적 이해>(공저)가 있고, 논문으로는 [마음챙김 명상의 도덕·인성교육적 의미와 적용 방안], [도덕적 명상으로서의 경(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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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도덕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도덕교육의 체계적 이해> … 총 6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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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고통 완화와 인간 깨달음을 향한 붓다와 다윈의 합작 프로젝트!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20개국 번역 출간!

“우리가 고통을 겪는 이유는 세계를 명료하게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불교의 핵심 주장은 간단하다. 우리가 고통을 겪는 (그리고 다른 존재에게 고통을 안기는) 이유는 세계를 명료하게 보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나 자신을 포함한) 세상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것, 이것을 불교에서는 무지, 무명, 어리석음이라고 하며 저자는 이것을 미망이라고 부른다. 
이런 차원에서 불교 수행의 요체는 명상을 통해 미망을 걷고 세계를 명료하게 보는 것이다. 세계를 명료하게 볼 때 더 깊은 차원의 행복, 도덕적으로 의미 있는 행복이 가능하다는 것이 불교의 처방이다.

이 선구적인 책에서 로버트 라이트는 
  • 명상 수행이 내건 이와 같은 급진적 전망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때 실제로 우리 삶이 크게 변화할 수 있음을 보인다. 
  • 명상을 통해 불안, 후회, 증오가 휘두르는 영향을 누그러뜨리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알아보는 눈과 타인에 대한 공감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 또 저자는 뇌과학과 심리학의 최신 이론에 인간 진화에 관한 통찰을 바탕으로 진실을 향한 길이 곧 인간의 행복을 향한 길과 다르지 않음을 보인다. 
  • 인간의 고통에 대한 불교의 진단과 처방은, 거기에 현대 과학이라는 빛을 비추었을 때 완전히 새로운 타당성을 획득한다.


진화심리학을 통해 본 인간 미망의 기원

진화심리학은 인간의 마음이 왜 지금과 같은 마음을 갖게 되었는지를 생물 진화의 관점에서 이해하려는 학문이다. 
로버트 라이트는 『도덕적 동물』에서 진화심리학을 이렇게 설명한다. 
“진화심리학은 인간의 뇌가 인간을 잘못 이끌고 심지어 노예 상태에 빠지도록 자연선택에 의해 만들어진 방식을 탐구한다.” 
여기서 ‘인간을 잘못 이끈다’는 말은 인간이 미망, 즉 불교에서 말하는 무명, 무지, 어리석음에 빠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생명체가 환경에 적응하도록 해준 자연선택이 어떻게 해서 인간을 잘못 이끌어 미망에 빠지게 했다는 것일까?

그 답은 자연선택의 최종 목적생명 개체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전하는 것이라는 데 있다. 자연선택은 의식적인 설계가 아니라 맹목적인 과정으로 오랜 진화 과정에서 유전자 전파에 유리한 유전적 특징은 살아남은 반면 그렇지 않은 특징은 중도에 사라졌다. 
유전자 전파라는 시험대를 통과한 특징에는 인간의 신체적 특징뿐 아니라 정신적 특징도 있다. 여기서 정신적 특징이란 인간의 뇌에 깊이 새겨져 일상의 경험을 빚어내는 정신 구조와 알고리즘을 말한다. 

그렇다면 ‘어떤 종류의’ 지각과 생각과 느낌이 인간의 일상을 빚어내는가? 

  • 그것은 실재에 대한 정확한 그림을 제공하는 지각과 생각과 느낌이 아니다. 
  • 그것은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전하는 데 유리한 지각과 생각과 느낌이다. 
  • 그 결과 인간의 지각, 생각, 느낌이 실재에 관한 부정확한 그림을 그리는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 이렇게 인간의 뇌는 인간을 미망에 빠트리도록 ‘처음부터’ 만들어졌다.

인간이 미망에 빠진 기본 논리를 더 자세히 설명하면 이렇다. 
우리는 우리 조상들이 자신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전하는 데 유리했던 행동을 하도록 처음부터 자연선택에 의해 설계되었다. 
  • 이런 행동에는 예컨대 먹기, 섹스, 사람들의 존경을 얻는 것, 경쟁 상대를 제압하는 것 등이 있었다. 
  • 유전자를 되도록 많이 퍼뜨리는 생명체를 설계하는 것이 자연선택의 목표라면 여기에는 최소한 세 가지 기본적인 설계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 첫째, 목적을 달성했을 때 쾌락을 느껴야 한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동물은 쾌락을 느끼는 행위를 더 열심히 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 둘째, 쾌락이 영원히 지속되면 안 된다. 만약 쾌락이 일시적이지 않고 끝없이 지속된다면 다시는 그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다. 
  • 셋째, 쾌락이 곧 사라질 거라는 사실보다 목적 달성에 쾌락이 따른다는 사실을 더 크게 인식해야 한다. 

이 세 가지 설계 원칙을 합하면 붓다가 진단한 인간의 곤경에 대한 설명과 일치한다. 붓다는 말하기를 쾌락은 일시적이며 이런 사정 때문에 우리는 계속해서 불만족한 상태에 처하게 된다고 했다. 조금 가혹한 얘기처럼 들린다. 
그런데 자연선택의 임무는 유전자를 퍼뜨리는 기계를 설계하는 것뿐이다. 유전자를 퍼뜨리기 위해 어느 정도의 환영을 인간의 뇌에 프로그래밍 해야 한다면 인간은 환영을 가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진화심리학에서 마음챙김 명상으로

자연선택의 관점에서 보면 왜 인간에게 이런 환영이 심어졌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목적이 실제로 환영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면 진화심리학이 던지는 빛은 제한적인 의미밖에 갖지 못한다. 
진화심리학을 통해 인간이 처한 상황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된다 해도 그 자체로 우리의 삶이 더 행복해지는 건 아니다. 
어쩌면 진실을 알게 된 다음은 진실을 알기 전보다 나쁠 수 있다. 
왜냐하면 인간이 쾌락의 쳇바퀴에 갇힌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된 데다 그 ‘덤으로’ 인간이 처한 부조리한 상황의 근거까지 알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쾌락의 쳇바퀴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없을까? 
진화심리학이 보인 진리를 무지와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데 사용할 수는 없을까? 
인간의 본성과 인간이 처한 조건에 관한 과학적 진실을, 인간이 빠져 있는 환영을 설명하고 정당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환영에서 벗어나는 데 사용할 수 없을까? 
저자는 불교와 불교 명상이 그 방법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로버트 라이트가 말하는 불교 명상은 마음챙김 명상이다. 
마음챙김(mindfulness)이란 지금-여기에서 일어나는 자기 내면과 외면의 현상을 주의를 기울여 ‘알아차리는’ 것이다. 평소 덧씌워져 있는 갖가지 정신적 혼미함을 걷어낸 채로 지금 일어나는 일을 분명하고 직접적으로 경험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마음챙김 명상은 호흡에 주의를 집중함으로써 마음을 고요하게 안정시켜 지금 일어나는 일을 명료하고 차분하게, 덜 반응적인 방식으로 관찰한다. 
이때 ‘지금 일어나는 일’이란 자신의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체의 현상을 가리킨다. 
통증 등 신체적 감각뿐 아니라 슬픔, 걱정, 짜증, 안도감, 기쁨 같은 느낌이 일어날 때 평소와 다른 관점에서 경험하고자 시도한다. 
좋은 느낌에 집착하지 않고, 나쁜 느낌으로부터 도망가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경험하면서 관찰한다. 
이런 변화된 관점은 느낌과의 관계에서 근본적이고 지속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출발점이 된다. 그리고 이런 훈련을 충분히 하면 느낌의 노예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

마음챙김 명상에서 깨달음으로

마음챙김 명상은 무엇보다 일종의 마음 훈련이다. 
  • 명상 방석에 앉아 자신의 느낌을 마음챙김으로(mindfully), 즉 깨어있는 마음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하면 실제 생활에서 느끼는 느낌도 더 잘 관찰할 수 있다. 
  • 이것은 우리의 삶을 잘못 인도하는 비생산적인 느낌에 덜 지배당한다는 의미다.
  • 마음챙김 명상이 가진 또 다른 장점은 주변의 아름다움에 더 잘 감응하게 된다는 점이다. 
  • 이 효과는 명상 수련회에서 특히 잘 나타나는데, 왜냐하면 명상 수련회에서는 현실 세상으로부터 일정 정도 단절되어 걱정과 기대, 후회가 많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 명상 수련회에서는 걱정, 기대, 후회 등의 원료를 집어넣지 않기 때문에 지금 현재 순간을 직접적으로 경험하는 경험 모드에 머물기가 더 수월하다. 
  • 일상의 감각에 깊이 몰입할 때 우리의 의식도 극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

마음챙김 명상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사물과 현상의 본질에 대한 심오한 깨달음에 이르러 자유와 행복에 다가갈 수 있다. 
  • 다시 말해,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등 치료 목적으로 시작한 마음챙김 명상이 철학적이고 영적인 시도로 승화할 수 있다. 
  • 이것이 마음챙김 명상이 가진 세 번째 장점이다. 
  • 즉 마음챙김 명상은 우리가 빠져 있는 삶의 ‘매트릭스’라는 환영에서 벗어나 실재의 참된 본질을 꿰뚫어보게 한다. 
  • 불교 경전들은 우리가 꿰뚫어 보아야 하는 실재의 참된 본질을 존재의 세 가지 특상(特相), 즉 삼법인(三法印)으로 제시하고 있다. 
  • 무상(無常)·고(苦)·무아(無我)가 그것이다. 
  • 그중에서도 특히 무아가 과연 삶의 실상에 부합하는 진실인지를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 살필 수 있다.


무아는 진실인가 – ‘마음에 관한 모듈 모형’의 관점에서

불교의 주장 가운데 진화심리학에 의해 유력하게 뒷받침될 수 있는 것으로 무아(無我)가 있다. 불교의 무아 주장은 일반적으로 ‘나, 너, 우리’라고 할 때의 ‘나’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개념적으로 ‘나’로 알고 있는 것이 실은 색(色), 수(受), 상(想), 행(行), 식(識)이라는 오온(五蘊)의 조합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우리는 대개 의식하는 자아(conscious self)가 있어 그것이 나를 통제하고 다스린다고 생각한다. 또 나의 자아는 시간상으로 어느 정도 일정하게 지속된다고 여긴다. 
그러나 궁극적 실재(ultimate reality)의 차원에서 살피면 ‘나’라는 존재는 의식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무엇이며, 시간의 흐름에서 고정적 실체를 갖지 않았다는 것이 불교의 주장이다.

의식하는 자아가 나를 다스리는 주인이 아니라면 우리의 행동은 어떤 식으로 결정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해 진화심리학에서 흔히 내놓는 답은 마음이 모듈(module)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마음에 관한 모듈 모형’(modular model of mind)이라고 하는데, 이 모형에서는 인간의 마음은 자신이 처한 특정 상황을 평가하고 판단해 그에 대처하는 수많은 특화된 모듈로 구성되어 있을 뿐, 본질이라고 할 만한 의식하는 자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다. 우리의 행동을 결정하는 주체는 의식하는 자아가 아니라, 많은 부분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모듈끼리의 상호작용이라는 것이다. 붓다가 무아 개념을 처음 제시하고 2천 년이 지난 지금, 과학이 과학자들을 무아 개념에 다가가도록 안내하고 있다.

불교와 현대 심리학은 우리의 삶을 다스리는 단 하나의 자아, 의식적인 주인은 없다는 데 생각이 일치한다. 매순간 번갈아가며 우리의 삶이라는 쇼를 연출하는—쇼의 통제권을 일시적으로 위임 받은—‘자아들’의 집합이 존재할 뿐이다. 그리고 이 자아들의 집합이 쇼를 연출하는 방법은 ‘느낌’을 통해서다. 그렇다면 쇼에 변화를 주는 한 가지 방법이 일상에서 느낌이 하는 일을 변화시키는 것이라는 점은 타당해 보인다. 그리고 일상의 삶에서 느낌이 하는 역할을 변화시키는 방법으로 마음챙김 명상보다 효과적인 것은 없다는 것이 로버트 라이트를 비롯한 많은 명상 수행자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진화심리학에서 불교에 이르는 과학적‧영적 여정

이 책은 진화심리학에 관한 로버트 라이트의 기념비적 저작인 『도덕적 동물』(1994)에서 시작해 그 스스로 명상 수행을 실천하며 세계의 명상가, 과학자와 교류해온 과학적‧영적 여정의 정점에서 얻은 결과물이다. 그의 글은 재미가 있을 뿐 아니라 적지 않은 깨달음을 선사한다. 라이트 특유의 위트와 명료함, 우아함까지 갖춘 이 책은 종교가 점점 의미가 없어지는 이 세속의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영적인 삶을 꾸릴 수 있는지, 또 지금과 같은 기술 격변과 사회 분열의 시기에 우리가 어떻게 한 개인으로서, 그리고 인간이라는 종(種)으로서 우리 자신을 구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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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에 현미경 비추기

우울증과 번아웃에 운동도 더이상 약발이 먹히지 않자 그 다음으로 고개를 돌리게 된 것이 마음챙김이었다. 여러권의 책에서 운동 다음으로 가장 많이 언급된 해결책이었기에, 지금은 덜할지라도 충분히 운동이 내게 유효했던 것이 사실이었던만큼 마음챙김의 미심쩍은 신비주의적 냄새에 대한 의심은 일단 접어두자는 생각이었다. 

결국에는 마음챙김의 배경인 불교의 무아 개념과 접하게 되면서, 생각보다 마음챙김이 내 삶의 더 많은 것에 연관되어 있다는 데까지 생각이 확장되고(정확히는 내가 원하는 마음챙김의 제대로 효과를 보려면 내가 가지고 있던 기존의 많은 생각이 바뀌어야함을 알게되고), 예상치 못하게 이 책을 읽기까지 이르렀다. 그리고 나는 나를 이 예상치 못한 독서여정으로 이끈 호기심에 감사하다. 산발적으로 보였던 내 관심사들이 사실은 한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는 것을 이 책은 볼록렌즈처럼 수렴해 보여준며 하나의 세계관으로 만들어준다. 이 책을 읽기 위해 이제까지 그 여러 책들을 읽었던가 싶을 정도로 읽는 동안 여러권의 책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경험을 했다. 내가 기대하지 않았던 공백들을 메꿔주는 책이고, 이제까지 마음챙김에 대한 흐릿한 인식의 해상도를 맑고 뚜렷하게 높여주는 책이다. 자신에게 주의력결핍장애가 있다는 작가의 말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이 책은 문제를 맹렬하게 쫓는 힘이 있다. 

저자의 날카로운 비판의식이 가장 빛났던 부분은 5장 "자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과연 진실인가" 였다.  내가 마음챙김 책들을 읽으면서 무아의 개념에 대해 너무 문제의식 없이 순순히 안이하게 받아들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다른 대상의 무상성을 인식하는 의식 자체도 없을 수 있는지, 그 무상성을 판별하는 주체가 없을 수 있는지에 대해 주류불교의 주장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고, 이제까지의 불교 전파 과정에서 덧붙여졌을 해석들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붓다 최초의 설법에 대한 해석에 집중하는 독립적 학자들의 주장을 둘러보게 해준다. 결국에는 무아라는 개념의 난해함에 크게 개의치 말고 초기부터 불교 전통의 일부라고 누구나 동의하는 자아개념만 자신에게 유용한만큼 받아들이라고 하지만 진지하게 무아의 개념을 염두에 두고 마음챙김을 받아들이려고 했다면 언젠가는 맞딱뜨려서 혼란이 생겼을 문제에 미리 선을 그어줘서 고마웠다.

그러나 붓다의 말과 의도에 관한 많은 의견 불일치에도 불구하고, 초기부터 불교 전통의 일부라고 누구나 동의하는 주제는 있다. 그 중 하나가 우리가 가진 자아 개념은 실제의 진실과 크게 동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대개 자아가 ‘통제‘와 ‘시간상 견고한 지속‘ 이라는 속성을 지녔다고 믿지만 면밀히 살피면 나라는 존재는 내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 많으며 시간의 흐름에서 고정적 실체를 지니지 않은 유동적인 존재이다. - P102

이것이 내가 공의 교리를 이해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이것은 실제로 불교 학자들이 널리 인정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여기서 공은 모든 사물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존재한다고 여겼던 사물의 본질이 실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공을 지각한다는 것은 데이터의 중심에 있는 특정 대상에 관한 이론을 세워 그것을 ‘본질‘이라는 말로 요약하지 않고 날것의 감각 데이터만을 지각하는 것을 말한다. - P201

레몬밤 2019-10-09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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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페이퍼  불교는 왜 진실인가

불교와 뇌과학(뇌과학으로 보는 불교)을 다룬 책은 몇 권 되는데, 불교와 진화심리학을 주제로 책은 생각나지 않는다. 로버트 라이트의 <불교는 왜 진실인가>(마음친구)가 처음이지 않을까 싶다. ‘진화심리학으로 보는 불교의 명상과 깨달음‘이 부제.

익숙한 저자여서 놀랐는데 로버트 라이트는 <3인의 과학자와 그들의 신>(정신세계사)을 필두로 하여 진화심리학 소개서 <도덕적 동물>(사이언스북스)로 널리 이름을 알린 과학 저널리스트이다(이후에 <넌제로>와 <신의 진화>도 번역되었다). 

그가 불교에 관심을 갖고서 프린스턴대학에서 일반 대중을 상대로 ‘불교와 현대심리학‘을 강의했고 책은 그 결과물이다.

˝인간이 괴로움을 겪는 근본 원인이 세계를 있는 그대로 명료하게 보지 못하는 미망 때문임을 진화심리학의 렌즈로 살핀 뒤, 미망을 걷고 괴로움을 줄이는 실제적 처방으로 불교의 마음챙김 명상에 주목한다. 그밖에 공과 무아, 열반과 깨달음 등 불교의 주요 주장에 담긴 진리성을 형이상학과 도덕, 인간 행복의 차원에서 살핀다.˝

도올 선생의 불교 강의를 유튜브에서 보다가 불교 관련서도 몇 권 장바구니에 넣고 부모님 댁을 찾으며 이 책도 손에 들었다. 주말에는 책이사도 해야 하는데 책장을 비우기 전에 마음부터 비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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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2019-02-04 공감 (3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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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적 포부와 짝 구하기 새창으로 보기
<불교는 왜 진실인가>에서 예상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진화심리학 연구 성과로 참고할 만하다. ‘직업적 포부와 짝 구하기 모드‘. 한데 결과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군.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진화적 무의식‘을 지식의 영역으로 끌어낸 정도라고 봐아겠다.
로쟈 2019-02-04 공감 (29)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