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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와 그 아류들의 저급한 사고(思考)
저는 나이가 60이 넘은 사람입니다. 요즘말로 하면 60대 노인...얼마 안 있으면 노령연금을 받아야 할 나이...흐흐흐.
사변(우리네 나이 사람들은 한국전쟁을 그냥 ‘사변’이라고 함)끝나고 얼마 안 된 시기에 초등학교 들어간 또래들...우리 마을에 제 초등학교 동기가 8명이었는데 그 중 2명이 중학교를 갔습니다. 제 위로는 한 기수에 한 명 정도 갔거나 아예 못 간 기수도 많죠. 물론 우리 앞 세대인 현재 70대는 이보다 더 했죠.
이는 비단 우리 마을 만은 아니었을 겁니다. 당시 우리나라는 농촌인구가 전체인구의 80%가까이 차지했던 농경사회, 다시 말해 이 농경사회의 시골 농촌에서 1930~40년대 출생자(현재 기초연금 대상자)의 최소 70% 이상이 초등학교 졸업자, 곧 대상자가 될 연령들인 1950년대 초중반(1955년까지)출생의 60% 이상이 초등학교 졸업자...이는 제가 통계를 확인하지 않았더라도 국가 공식적 통계와 비슷할 것입니다.
이 초등학교 졸업자들의 10대 때는 근로기준법, 최저임금, 청소년 노동착취, 이런 말은 아예 없던 시절입니다. 사내든 계집이든 초등학교 졸업하면 대처로 나가서 ‘입’ 하나 더는 것으로 효도를 해야했습니다. 밑으로 줄줄이 있는 동생들 도시락 싸는 것도 버거운 부모에게 ‘입’하나 덜어드리는 효도, 거기다 혹여 월급이라도 받을 수 있는 직장에 들어가면 그보다 더한 효도는 없었습니다. 중국집, 한식집, 이발소, 양복점, 철공소, 정비소 이런 곳의 ‘꼬마’... 트럭조수, 버스조수...이건 사내애들이 가는 곳이었고, 애보기, 식당주방, 식모, 버스차장, 양장점, 미용실의 보조, 이건 계집애들이 가는 곳이었습니다.
이런 곳에서 기술을 배울 때까지 먹여주고 재워주면 좋은 주인이었죠. 월급은 당연히 없었죠. 그냥 노는 날 극장비 좀 후하게 주면 좋은 주인이었습니다. 명절에 옷 한 벌 해주면 좋은 주인이었습니다. 그럼 극장 안 가고 공원에서 쉬는 날을 보냈지요. 그리고 그 돈 모아서 안 쓰고 집에 보냈습니다. 또 명절에 집에 갈 차비, 부모님께나 동생들에게 줄 선물비로 썼습니다.
그렇게 나이 들어가면서 기술 배우고 자립하고 배우자 만나서 결혼하여 살림을 차리면 당연히 신접살림집은 단칸방 월세집이었습니다. 죽어라고 벌어서 애들 키우고 방 늘려가며 전세, 내집, 그렇게 해서 애들 대학 들어가면 세상 모두를 잡은 것 같은 희열을 느끼며 살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늙었습니다. 애들 결혼하는데 최소 1억이 필요하답니다. 둘이면 2억...그 애들도 그렇죠. 아버지가 가난했으니 대학 등록금 제대로 못 받았으므로 대출로 대학 다녔고 알바로 용돈 벌었죠. 군대 마치고 졸업하고 바로 취직이 되어도 최소 3년은 대출금 갚아야 하니 자기 결혼자금 차곡차곡 모을 시간도 없었겠죠.
그런데 젊은 남녀가 결혼해서 같이 살려면 집은 있어야죠. 우리네처럼 달동네 방 한 칸이 아니라 요즘말로 원룸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게 전세값이 평균 1억대...결혼식 비용이니 뭐니는 자기들 벌어 놓은 돈으로 한다 쳐도 집은 부모가 마련해줘야 하는 것...이게 지금 우리네 나이 노인들 처지입니다.
애들 키워 중고등 보내고 과외 시키고 대학 보내느라 뼈골 빠졌는데 결혼시키려면 또 근근히 장만한 집 담보로 대출을 받던지, 아니면 팔아서 전세로 옮기든지 해야 합니다. 이렇게하여 아이들 둘 결혼시키는 세대...참 서글프지 않습니까?
그런데 말입니다.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라는 기관의 위원장이라는 사람이 “나이가 들어서 65세가 돼 기초연금을 받게 된다면 인생을 잘못 사신 겁니다”라고 합니다. 그래서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가 뭐하는 곳인지 알아봤더니 5년마다 국민연금의 장기 재정전망과 운용계획을 짜는 보건복지부 산하 위원회이더군요. 즉 국민연금의 전체적인 로드맵을 구상하고 연금의 안정적 운용을 위해 설립된 기구였습니다. 이 위원회의 위원장이 박근혜 사기극의 구원투수로 등장, 제대로 된 망발을 한 것입니다.
김용하 위원장의 저 발언은 현재 65세 이상 소득하위 70%의 노인들(박근혜가 차등지급이지만 어쨌든 기초노령연금을 지급하겠다고 한 노인들)에게 “인생을 잘 못 산 사람들”이라고 질타한 것입니다.
좋은 부모 만나서 어려움 없이 좋은 대학 나오고 좋은 직장 들어가서 제 앞가림 하면 인생 잘 산 거고, 위에 장황하게 언급한 대로 농촌 가정에서 태어나 어렵게 자식들 공부시키고 결혼시켜 자립하게 한 뒤, 그나마 근근히 전세라도 사는 노인들에게 인생 잘못 산 것이라고 하는 고위 공직자가 바로 박근혜 정권의 공직자 인식이란 겁니다.
오늘 저는 라디오에서 나오는 저 소리를 듣고 참 서글펐습니다. 저 위원장 나이가 52세라니 저 나이에 저 자리까지 갔으면 공부를 많이 했을 것입니다. 그럼 부자 부모를 만났거나 특별히 공부를 잘했거나 둘 중 하나겠지요. 부자 부모를 만난 사람이라면 부모도 부자고 자기도 부자이니 가난하고 못 배운 사람 삶을 알 수가 없죠. 그러니 저딴 소리를 말이라고 하는 겁니다. 부모는 부자가 아닌데 공부를 잘해서 장학금 받고 공부하여 저리 출세했다면 자기출세를 위해 주변은 전혀 돌아보지 않은 아주 ‘싸가지 없는’ 학생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저토록 ‘싸가지 없는 말’을 자연스럽게 하는 것입니다.
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의료, 반값등록금, 노령연금 같은 거로 ‘보편적 복지’라는 말을 하면 자칭 우파라는 치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이건희에게도 월 20만원 국가가 주고, 이건희 손자에게도 밥 공짜로 주고 유치원비 대줘야 하나?” 그러면 이 말이 곧 금과옥조가 되어 보편적 복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답이 궁합니다. 참 한심합니다.
나 같으면 “이건희가 회장으로 있는 회사에 깎아 준 세금, 이건희가 내야 할 종부세 등 부유세 깎아 준 것, 그거 깎아주지 말고 제대로 거둬, 이건희도 주고 이건희 손자도 주고, 못 사는 사람도 주면 된다. 그러면 이건희 말고도 못 사는 사람 수십만 명 더 줄 수 있다. 이건희가 받는 것은 월 20만 원이지만 이건희에게 깎아 준 세금은 수백억이다. 수백억 법대로 거둬서 이건희에게도 일반 노인들과 동일하게 월 20만 원 주는 것이다. 그게 보편적 복지다.”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즉 이처럼 알아듣기 쉽게 설명하면 되는 것을, 법인세가 어떻고 부자감세가 어떻고, 그 금액이 얼마고 하는 것으로 헛갈리게 하니까 ‘이건희도 공짜로 주냐?’며 간결하게 치고 들어오는 어거지를 제압하지 못하는 것이지요.
65세 이상으로 나이 먹어서 소득상위 30%안에 들어가지 못하면 ‘인생을 잘못 산 사람’....이 세상에 부모를 자기 맘대로 선택하여 온 사람 없습니다. 이 세상에 가난하게 살고 싶은 사람 없습니다. 이 세상에 공짜로 남의 것 탐하는 사람 많지 않습니다.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해 살았어도 어떻든 70%는 소득하위 70%란 계층으로 분류됩니다. 이 때문에 소득에 관 관계없이 다 지급하는 보편적 복지가 진짜복지인 것입니다. 박근혜와 우파들...그들 중에도 소득하위 70%는 태반인데, 그들도 세상을 잘못 산 사람들이지요. 제발...말들 좀 가려서 하세요. 왜 이 정부는 대통령부터 시작하여 한 자리를 차지하기만 하면 그리 속내를 다 내 보여서 사람 속을 긁는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