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13

알라딘: 아름다움의 진화

알라딘: 아름다움의 진화






아름다움의 진화 - 연애의 주도권을 둘러싼 성 갈등의 자연사
리처드 프럼 (지은이),양병찬 (옮긴이)동아시아2019-04-17원제 : The Evolution of Beauty (201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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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일반 주간 33위, 과학 top1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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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100자평(11)리뷰(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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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2쪽

편집장의 선택
"가려진 진화사의 절반 혹은 이상을 찾아서"
진화 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다윈이고, 다윈 하면 떠오르는 이론은 자연선택이다. 생존에 적합한 생명이 살아남고, 같은 방향으로 진화가 이루어진다는 설명 말이다. 그런데 진화가 정말 이렇게 기능적으로만 이루어졌을까? 평생 새를 연구해온 리처드 프럼은 핀치의 부리뿐 아니라 공작의 화려한 깃털에도 눈길을 돌리자고 말한다. 다윈이 제시한 두 가지 방향, 즉 ‘자연선택에 의한 적응적 진화’와 ‘성선택에 의한 미적 진화’를 균형 있게 바라봐야만, 진화의 아름다움과 아름다움의 진화를 함께 이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점은 새들의 화려한 모습과 다채로운 성선택 방식을 설명할 뿐 아니라, 아름다워지려는 생명의 욕구와 이를 판단하고 선택하는 성적 자율성을 바탕으로 진화의 흐름에서 '자유와 선택'의 의미를 되살린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더불어 이러한 진화역학을 인간에게 적용하여 그간의 가부장제와 이를 바꾸려는 시도와 도전을 바라본다면, 성적 욕구와 성적 주체를 새롭게 이해하여 성적 자율성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전망에 이른다. 인간, 사회 그리고 생명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동시에 우리와 모두의 아름다움을 만끽하자는 새로운 이야기가 더없이 반갑고 궁금하다.
- 과학 MD 박태근 (2019.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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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017 《뉴욕 타임스》 올해의 책. 2018 퓰리처상 최종후보작. ‘적응주의’ 이론에 따르면 아름다움을 선호하는 동물들의 ‘성선택’은 결국, 적자생존의 법칙에 기초한 ‘자연선택’의 부수적인 곁가지에 불과하다. 심지어 생물학자들 사이에까지도 이러한 믿음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정작 자연선택과 성선택 개념을 처음 제시한 다윈은 결코 성선택을 자연선택보다 낮춰 보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저자인 리처드 프럼은 30여 년 동안 수리남과 안데스산맥 등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새들이 선보이는 갖가지 아름다움을 관찰하고 연구해왔다. 그리고 이 모든 자연의 경이와 아름다움이, 결코 “자연선택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성선택은 결코 자연선택의 시종이 아니다.


목차


『아름다움의 진화』에 쏟아진 찬사들
프롤로그
1. 다윈의 정말로 위험한 생각
2. 이 세상에는 별의별 아름다움이 다 있다
3. 춤추고 노래하는 마나킨새
4. 일생을 탕진하는 퇴폐적 아름다움
5. 백악관을 뒤흔든 오리의 페니스
6. 데이트 폭력은 이제 그만!
7. 로맨스 이전의 브로맨스
8. 사람에게도 별의별 아름다움이 다 있다
9. 이 세상에는 별의별 쾌락도 다 있다
10. 섹스 파업이 불러온 평화
11. 호모 사피엔스의 호모-섹슈얼리티
12. 아름다움을 위한 아름다움
감사의 글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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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첫문장
'자연선택에 의한 적응'은 과학사史에서 가장 성공적이고 영향력 있는 생각 중 하나다.




P. 44 다윈의 성선택 이론에서 가장 두드러지고 진취적인 점은, 미학적 성향이 뚜렷하다는 점이다. 그는 자연계에 나타난 아름다움의 진화적 기원을 ‘아름다워지고자 하는 동물적 욕구의 결과’로 파악했다. 이 생각이 급진적인 이유는, 생명체(특히 암컷)를 종 진화의 능동적 주체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자연선택은 경쟁?포식predation?기후?지리 등의 외력external force이 생명체에 작용하는 데서 비롯하지만, 이와 달리 성선택은 생명체가 스스로 담당하는 독립적이고 자기 주도적self-directed인 과정이다. 다윈은 암컷을 ‘미적 취향을 가진 존재’와 ‘심미적 존재’로, 수컷을 ‘배우자를 매혹하려 노력하는 존재’로 서술했다.

_44쪽. ‘프롤로그’ 중에서 접기
P. 60 우리는 이 구절에서 적응주의adaptationism가 탄생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적응주의자들은 ‘자연선택에 의한 적응’을 가장 강력하고 보편적인 힘으로 내세우며, 그것이 진화과정을 늘 지배할 거라고 믿는다. 또는 월리스가 단언한 것처럼, “자연선택은 엄청난 규모로 끊임없이 작용하므로, 다른 모든 진화적 메커니즘을 중화한다”라고 믿는다.
월리스는 다윈의 ‘비옥하고 창의적이고 다양한 지적 유산’을 ‘지적으로 빈곤하고 획일적인 이론’으로 변형시켰는데, 오늘날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다윈주의는 후자에 가깝다. 그즈음 월리스의 행동 중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할 것은, 독선과 고집이라는 적응주의적 논증 특유의 스타일을 확립했다는 것이다.

_60쪽. ‘다윈의 정말로 위험한 생각’ 중에서 접기
P. 129 어떤 경우든, 대칭가설은 청란의 날개깃과 꽁지깃에 나타난 패턴과 같은 복잡한 장식물의 진화를 부분적으로 설명할 수밖에 없다. 설사 그런 측면이 존재하더라도, ‘완벽하게 대칭적인 신호에 대한 자연선택’으로는 청란의 깃털과 과시형질에 무수히 숨어 있는 특이적이고 복잡한 세부사항을 단 하나도 설명할 수 없다.

_129쪽. ‘세상에는 별의별 아름다움이 다 있다’ 중에서 접기
P. 266 배우자선택의 자유를 파괴하려는 폭력적 시도가 곳곳에 깔려 있지만, 암컷의 배우자선택이 우 위를 유지하는 한 아름다움은 계속 발전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암컷의 성적 자율성은 ‘수컷에 대한 권력 행사’의 형태로 나타나는 게 아니라, 단지 배우자선택의 자유를 보장받기 위한 메커니즘에 불과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암컷 오리는 수컷에게 성적 주도권을 행사하지 않으며, 자신이 선호하는 배우자에게 언제든지 바람을 맞을 수 있다. 암컷은 성폭력에 맞대응하여 수컷을 지배하도록 진화하지 않았으며, 단지 자신의 선택의 자유를 보장받기 위해 진화했다.

_266쪽. ‘백악관을 뒤흔든 오리의 페니스’ 중에서 접기
P. 309-310 바우어는 미적인 건축물일까? 절대적으로 그렇다. 바우어는 (암컷을) 보호할까? 정말로 그렇다. 바우어가 미적으로 복잡하고 다양하게 진화한 것은, 바로 그것의 보호 기능 때문이다. 본질적으로, 바우어의 진화적 기능은 미적 평가를 위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며, 이러한 환경은 암컷을 데이트 강간date rape에서 보호한다. 바우어 덕분에 일단 선택의 자유를 확보하면, 암컷은 좀 더 다양하고 복잡한 형태의 아름다움에 대한 미적 선호를 자유롭게 추구할 수 있다.

_309~310쪽. ‘데이트 폭력은 이제 그만!’ 중에서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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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글

저자는 새를 비롯한 동물들의 아름다움과 배우자선택을 맛깔나게 설명한다. 새들이 배우자를 얻기 위해 온갖 별난 행동을 일삼는다는 사실을 알면, 독자들은 아마 소스라치게 놀랄 것이다.
- 재레드 다이아몬드 (캘리포니아주립대 지리학과 교수, 『총, 균, 쇠』, 『문명의 붕괴』의 저자)

프럼은 진화에 대한 새롭고 흥미로운 관점으로 무장하고, 동물계를 회오리바람처럼 휘젓는다. 그의 여행은 온통 경이로움과 지적 자극으로 가득하다.
- 프란스 드 발 (에모리대 심리학과 석좌교수, 《침팬지 폴리틱스》 저자)

새에 관한 그의 서술은 세세하면서도 우아한 관찰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지적으로 깊은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 부드럽고 관능적이기까지 하다.
- 뉴욕 타임스

리처드 프럼은 『아름다움의 진화』에서 독자들을 ‘즐거움이 넘치는 세상’으로 안내하여, 그들의 마음 속에 ‘생명사의 한복판에는 아름다움이 버티고 있다’라는 매혹적인 아이디어를 심어줄 것이다.
- 칼 짐머 (『바이러스 행성』·『기생충 제국』 지은이)

자연의 작동방식을 제대로 알고 싶다면,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책이다.
- 데이비드 로텐버그 (『새는 왜 노래하는가』저자)

이 창의력 넘치는 책은 박진감 있고 열정적이고 재치 있는 모닝콜로서, 독자들에게 ‘성선택이 새와 (인간을 포함한) 다른 동물들의 신체와 행동에 얼마나 강력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일깨워준다.
- 대니얼 리버먼

다윈 본인이 이를 보더라도 높이 평가했을 것임에 틀림없다!
- 워싱턴 포스트

프럼이 독자를 지적 파트너로서 유혹하기 위해 선보이는 춤은 아름답다. 아름답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
- 뉴 사이언티스트

이는 생물의 주관적 경험을 생물학의 중심으로 복권시키고 과학에 아름다움을 다시 가져오기 위한, ‘아름다운 반란’이다!
- 더 애틀랜틱

얼핏 읽기에는 개인적인 기록 같지만 들여다보면 성명서처럼 논쟁적이고, 조류학에 대한 저자의 열정이 번득인다.
- 사이언스

저자는 그동안 부당한 취급을 받아왔던 ‘아름다움을 위한 아름다움’이라는 강력한 아이디어를 단호하고 도발적인 필치로 복권시켰다.
- 소어 핸슨

어떤 생물학자라도, 이 책을 읽고 나면 ‘적응이 모든 형질을 설명할 수 있다’라는 생각에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월 스트리트 저널

과학이나 예술이나 성性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건 사실상 모든 사람을 뜻한다) 이 책을 읽고 싶어 할 것이다.
- 엘리자베스 콜버트 (퓰리처상 수상작가,『여섯 번째 대멸종』저자)




저자 및 역자소개
리처드 프럼 (Richard O. Prum) (지은이)


예일대학교 조류학과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동시에 피바디 자연사박물관의 척추동물 수석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매카서 펠로십과 구겐하임 펠로십을 받았으며, 공룡의 깃털과 그 색깔을 밝혀내는 데 기여했다. 저명한 조류학자인 그는 『아름다움의 진화』에서, 주도면밀한 연구 결과와 한평생의 조류관찰을 통해 수집한 사례들을 총동원하여, 독자들을 전율 넘치는 지적 탐험의 세계로 안내한다.
『아름다움의 진화』는 각양각색의 새들이 아름다움을 뽐내는 숲속에서 시작하여, 종래에는 인간의 진화와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방법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2017년 《뉴욕 타임스》가 선정한 ‘올해의 책’ 10권 중 유일한 과학 책이며, 2018년 퓰리처상 논픽션 부문 수상 후보로 올랐던, 흥미진진하고 매력 만점인 걸작이다. 접기


최근작 : <아름다움의 진화> … 총 2종 (모두보기)

양병찬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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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대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에서 약학을 공부했다. 약사로 활동하며 틈틈이 의약학과 생명과학 분야의 글을 번역했고 지금은 생명과학 분야 전문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또한 포항공과대학교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바이오통신원으로 〈네이처〉와 〈사이언스〉 등 해외 과학 저널에 실린 의학 및 생명과학 관련 글을 번역하여 최신 동향을 소개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유리우주》 《모든 것은 그 자리에》 《의식의 강》 《센스 앤 넌센스》 《자연의 발명》 《물고기는 알고 있다》 《핀치의 부리》 《내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 《경이로운 생명》 《오늘도 우리 몸은 싸우고 있다》 《크레이지 호르몬》 등이 있다. 《아름다움의 진화》로 번역 부문 한국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접기


최근작 : … 총 49종 (모두보기)




최근작 : <뉴노멀의 철학>,<남극이 부른다>,<코로나 리포트>등 총 188종
대표분야 : 과학 3위 (브랜드 지수 413,466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2017 《뉴욕 타임스》 올해의 책
2018 퓰리처상 최종 후보작

‘아름다움’을 과학의 영역으로 복권시키는
진짜 다윈주의자의 아름다운 반란!


2017 《뉴욕 타임스》 올해의 책 ? 2018 퓰리처상 최종후보작
성선택과 동물의 아름다움이 펼쳐지는 생생한 현장으로의 초대

2013년 프린스턴대학교 졸업식에 참석한 밴 버냉키(당시 연방준비제도 의장)는 “제군들은 이 점을 명심하세요. 신체적 아름다움은 다른 사람들이 장내 기생충을 많이 갖고 있지 않음을 확인하는 진화적 방법이에요”라는 말을 남겼다. 이것은 외형의 아름다움이 육체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정직한 신호라는 믿음에 기초한다. 이러한 ‘적응주의’ 이론에 따르면 아름다움을 선호하는 동물들의 ‘성선택’은 결국, 적자생존의 법칙에 기초한 ‘자연선택’의 부수적인 곁가지에 불과하다. 심지어 생물학자들 사이에까지도 이러한 믿음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정작 자연선택과 성선택 개념을 처음 제시한 다윈은 결코 성선택을 자연선택보다 낮춰 보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이 책의 저자인 리처드 프럼은 30여 년 동안 수리남과 안데스산맥 등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새들이 선보이는 갖가지 아름다움을 관찰하고 연구해왔다. 그리고 이 모든 자연의 경이와 아름다움이, 결코 “자연선택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성선택은 결코 자연선택의 시종이 아니다.
이 책의 저자는 “단언하건대, 우리는 진짜 다윈을 모릅니다.”라고 말하며, ‘성선택’이라는 다윈의 잊힌 이론을 전면으로 내세운다. 그는 30년 이상의 조류관찰 과정에서 놀랍도록 다양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고, 은폐되었던 다윈의 아이디어에 깊이 매료되어 이 책을 써냈다. 저자가 처음으로 펴낸 책이지만, 이 책에 담긴 풍성하고 매혹적인 발상은 단번에 수많은 사람을 사로잡았다. 2017년에 《뉴욕 타임스》가 올해의 책으로 선정한 10권의 책 중에, 유일한 과학 책으로 당당하게 자리를 잡았으며, 2018년에는 퓰리처상 논픽션 부문에서 최종후보에 올랐다. 적응주의와 자연선택만을 맹신해온 이들에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불편함을 안겨줄, 실로 ‘발칙한’ 문제작이다. 그러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갈망하던, 순수하게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는 그 이상의 통쾌함을 선사할 책이기도 하다.

만국의 피메일(Female)이여, 단결하라!
모든 동물의 역사는 젠더 투쟁의 역사다

“인간과 비인간 동물은 엄연히 다르다. 비인간 동물들 사이에서 자행되는 강제교미와 인간의 강간을 같이 취급하는 것은, 인간의 강간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맥락을 가려버릴 수 있는 위험이 있다”라는 것이 지금까지 동물행동학자들 사이에서 널리 퍼져있던 생각이다. 그러나 역으로, 이러한 ‘구분 짓기’가 동물의 강제교미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함의와 생물학적 시사점에서 눈을 돌리게끔 만들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그런 편견 때문에 오바마 정부 시절, 예일대학교의 ‘오리의 생식기 연구’에 정부 예산을 투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덕페니스게이트(Duckpenisgate)’라는 조롱이 쏟아지기도 했다. 오리의 생식기와 성 문화 연구가, 오바마 정부 예산 낭비의 대표주자로 꼽힌 것이다. 하지만 오리의 생식기 연구는 결코 예산 낭비가 아니다. 오히려 이것은 생물 진화에 대한 새로운 시사점으로 가득한 보고다.
어떤 종의 오리는 몸길이가 평균 30센티미터밖에 되지 않지만, 수컷의 페니스 길이는 암컷의 전체 길이를 훌쩍 뛰어넘는 최장 42센티미터에 달한다. 반면 암컷의 생식기는 구불구불하고, 험난하여 나아가기 어렵다. 이것은 강제교미를 자행하려고 하는 수컷과, 이를 어떻게든 막아내려고 했던 암컷의 치열한 군비경쟁의 결과다. 오리만이 아니다. 침팬지 암컷은 강압적인 우두머리 수컷을 피해, 자신이 고른 수컷과 달콤한 밀월여행을 떠난다. 구애행동을 위해 수컷이 무대를 만드는 바우어새의 경우, ‘비상탈출구’가 마련되지 않은 무대에는 암컷이 얼씬도 하지 않는다. 강압적으로 일어나는 데이트 폭력을 회피하기 위해서다. 이토록 놀랍고도 다양하게 성 갈등 양상이 펼쳐지는데, 이들의 사회적 맥락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인간만이 아니라 모든 동물이 성적 자기결정권과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나름의 전장에서 싸우고 있다! 현존하는 동물들의 신체에는 그 지난한 싸움의 역사가 ‘진화’라는 형태로 아로새겨져 있다. 동물의 진화사는 젠더 투쟁의 역사다.

양성 간의 ‘차이’는 생물학적으로 자연스러운 것이다?
서로의 차이를 좁히고 평등해지는 방향으로 우리는 진화해 왔다

가부장제의 수호자들은 흔히 페미니즘이 ‘자연발생적이고 생물학적인 차이를 부인하며, 남성의 지위를 끌어내리고 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양성의 차이를 ‘차별’이 아닌 ‘차이’로 인정하라는 목소리는, 일견 생물학적?과학적 사실에 입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페미니즘이 정말 그렇게 ‘만들어진 허상’에 불과하다는 업신여김에, 리처드 프럼이 정면으로 맞선다. 바로 그 ‘과학’을 기초로 말이다. 정말 페미니즘이 허상이라면, 각자 나름의 ‘성적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선택하고, 진화해온 각종 동물들의 진화사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또, 같은 영장류?유인원 조상에서 갈라져 왔음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다르게 나타나는 인간의 신체적 조건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인간과 가장 가까운 유인원인 보노보와 침팬지의 경우 암수의 몸집 차이가 25~35퍼센트 가량 차이나지만, 인간의 경우 남성의 체구는 여성보다 고작 16퍼센트 가량 클 뿐이다. 다른 영장류에 비해 유난히 작은 송곳니를 보라! 인간은 물리적인 강압과 폭력의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바로 ‘여성의 선택’을 통해서 말이다. 이것을 지금 흔히 사용하는 의미로 ‘페미니스트’라고 표현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양성 간의 평등과 성적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싸움은 까마득한 옛날부터 이어져 내려온, 범동물적이고 과학적인 현상이다. 리처드 프럼은 이 책을 통하여 그야말로 ‘과학적 페미니즘’의 새로운 근거를 제시한다.
사회운동가도, 사회학자도 아닌 순수한 조류학자의 연구와 관찰이 ‘성적 자율성’이라는 개념에 도달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이는 새들의 생태와 진화론, 다윈의 미학을 연구한 끝에 자연스럽게 도출된 이야기다. 저자의 추론에 따르면, 성적 강제와 물리적인 억압이 성행하던 시절에는 ‘아름다움’이란 아무런 의미가 없었을 것이다. 조류와 영장류를 불문하고. 왜냐하면 ‘아름다움’에는 어떠한 실질적인 쓸모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물이 성적 자율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면서, 비로소 ‘아름다움’에 의미가 생겼다. 이제 데이트 폭력을 행사할 수 없게 된 바우어새 수컷은 암컷을 맞이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무대를 꾸미고, 수컷들끼리 군무를 준비한다. 인간 또한 성별을 불문하고 서로의 마음에 들고자, 아름다움의 기준과 신체 자체를 진화시켜나가고 있다. 한 종 안에서 양성의 성적 자율성이 담보될 때, 배우자선택의 기준으로 남는 것은 결국 순수한 ‘아름다움’인 것이다. 생존에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퇴폐적인 아름다움 말이다!

새들이 선보이는 진화적 역동성을 통해 인간을 들여다보다
30여 년의 현장 연구에서 우러나오는 깊이 있는 통찰!

한때 생물학계에서는 연구실에서 이론이나 수학에 천착하는 사람과, 답사를 나가 직접 발로 뛰는 현장 생물학자를 구분 짓는 기류가 흘렀다. 매트 리들리의 비유를 들어 말하자면 ‘컴퓨터에 탯줄이 연결된‘ 사람과 ’턱수염을 기르고 장화를 신은‘ 사람들이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런 이분법적인 시선을 “가당찮다”라는 한 마디로 일축해버린다. ’새 덕후‘로서 30여 년 동안 현장을 답파하며 새의 생태를 관찰해온 리처드 프럼의 연구 성과는, 실험실에서 쌓아올린 이론을 기반으로 하여 공고한 체계를 구축하는 데 이르렀다. 섬세한 세밀화와 함께, 새들이 부르는 세레나데 마냥 조곤조곤 이어지는 이야기는 더할 나위 없이 환상적이다. 저자의 이야기는 현존하는 새들의 생태, 서식지, 구애행동만이 아니라 그들의 조상 이야기에까지 다다르며, 나아가서는 유인원 그리고 종래에는 인간 사회의 문화와 섹슈얼리티까지도 두루 섭렵한다. ’조류관찰 이야기‘의 재미에 빠져서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상상하지 못했던 곳에 이른다.
<창세기>에서 여호와가 이브를 만들 때 사용한 것은 정말 아담의 ‘갈비뼈’일까? 왜 인간은 다른 영장류와 비교했을 때 몸집 대비 ‘엄청나게 거대한’ 페니스를 발달시켰을까? ‘이성애자 여성-동성애자 남성 간 우정’은 흔히 소비되는 이미지인데 왜 ‘이성애자 남성-동성애자 여성 간 우정’은 낯설게 느껴질까? 오리, 바우어새 등 다양한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인간 또한 여성의 선호를 통해 형질을 진화시켜왔다. 그리고 인간은 ‘빈번하게 영아살해를 일삼는 잔인한 영장류’에서 ‘사회적 지능을 갖추고 배우자유대 관계를 형성하는 돌봄이’로 거듭났다. 그러나 수백만 년에 걸친 이 장대한 진화사에서 결코 오해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이 지난한 군비경쟁은 결코 여성이 우월적 지위를 획득하기 위해 일어났던 싸움이 아니라는 점이다. 신체적?물리적으로 성적 강제와 폭력, 억압에 시달리기 쉬웠던 여성이 ‘평화’를 도모해온 결과가 지금 인간의 신체다. 이는 역사시대 이전부터 내려오는 장구한 정전협정이다.

섹슈얼리티와 아름다움, 다윈의 미학에 바치는 찬가
아름다움에는 죄가 없다, 마찬가지로 공도 없다!

찰스 다윈이라고 하는 이름과, 그 이름이 생물학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렇게 유명한 존재지만, 진짜 다윈의 사상은 두터운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누구나 『종의 기원』은 알지만, 다윈의 후기 저작인 『인간의 유래와 성선택』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심지어 ‘성선택’의 개념조차 낯설다. 그저 자연선택의 시종으로서의, 반쪽자리 성선택만이 남았다. 다윈의 죽음 이후, ‘다윈주의자’를 참칭하며 ‘자연선택’만을 남기고, ‘성선택’을 배제해버린 신다윈주의자들이 바로 그 범인이다. ‘적응주의’라고 하는, 자연의 모든 신비를 기능적으로 해석하고자 하는 맹신만이 남아 맹위를 떨치고 있다. 그러나 자연에서 나타나는 아름다움은, 자연선택과 적자생존의 개념만 가지고는 결코 오롯이 설명해낼 수 없다.
저자가 말한 바에 따르면, 이러한 도그마는 “자연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강력한 단일이론이나 과정으로 설명될 수 있어야 한다”라고 하는 구태의연한 일신론에서 비롯된 것이다. 빅토리아 시대에 종교적 일신론에서 탈피한 게 아니라, 단순히 ‘유물론적 진화론’이라는 유일신교로 ‘개종’했을 뿐인 ‘지적 전도단’의 계보가 아직도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자연은 누군가가 짜 맞춘 것처럼 완벽하게 하나의 이론으로 구축되어 있지 않다. 도저히 하나의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아름다움의 방식이 제각기 진화해왔다. 자연에는 쓸모없는 아름다움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찬란하게 빛난다. 아름다움은 그저 아름다움을 위해 아름다운 것이다. 아름다움 자체가 목적이다. 그리고 이 책은 어떤 단일한 신이나 이론이 아닌, 지금까지 셀 수 없이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났으며 지금도 어딘가에 보지 못한 채 숨겨져 있을, 이 세상 모든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새 시대의 찬가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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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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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재밌게 읽은 책이지만 그림이 많고 글들이 적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약간 아쉽다.
후애(厚愛) 2019-05-31 공감 (2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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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정도 읽었다. 다윈의 성선택 이론에 대해 각성하게 된 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제 값을 했다. 적응이론이 아니라면 도대체 이토록 다양한 취향의 효용은 무엇일까? 암컷의 변덕? 앞으로 읽어나가면 좀 알게 되겠지..모든 것을 생존 효용으로 이해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일까?
테레사 2019-06-17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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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론에 대해 새롭게 생각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Micca.Kim 2019-08-29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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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아름다움의 진화


“과학적 획일성에 대한 욕구가 현대의 과학적 설명 속에 숨어 있는 ‘일신론monotheism’의 망령에 불과한 건 아닐까?” 이 말은 정말 명치를 때린다. 토드 로즈가 지적한 ‘평균주의‘ 상황과도 비슷하지.과학 안팎에서 스트리트 파이팅이 활발해야 한다. 안다며 누르고 몰라서 넘어가는 일이 없도록.
AgalmA 2019-09-16 공감(1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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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책을 읽는 이유


과학을 하는 것이 "...결국은 세상에서 자아를 탐구하는 방법이며, 자기표현 및 의미찾기경로"라는 작가의 성찰은 곧바로 내가 과학책을 읽는 이유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나는 누구이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하는 오래되고도 근원적인 질문말이다.
진화의 원동력이 적자생존뿐만은 아니다라는 그의 주장은 새롭지만(내게)설득력이 있다.성선택에 의한 진화의 추동은 다윈도 제시한 주장이나 다윈 후의 진화론자들의 선택적 묵살이 거의 150년 넘게 이어져 왔다는 사실은 놀랍다.
여성의 심미적 배우자선택이라니..그것이 남성을 오늘날과 같은 남성으로 진화시킨 또다른 한축이었다니!
이 책은 진화에 대한 기존의 내 얄팍한 지식에 새롭고도 흥미진진한 그러나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인식의 새장을 제공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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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 2019-08-11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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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아름다움의 진화


제목만 보고 응, 그냥 공작의 꼬리깃 나오는 예의 그 흔한 진화심리학의 성선택 얘기구나 하며 (어쨌든 재밌는 이야기니까) 읽기 시작했는데 웬걸, 진화심리학에 투사된 성차별적 편향을 지적 하는데 있어 ‘나는 과학이 말하는 성차별이 불편합니다’나 ‘테스토스테론 렉스’ 같은 본격적인 제목의 책들보다 훠얼씬 설득력 있었다. 사실 위 두권의 책들을 읽으며 뭐랄까 고개가 시원히 끄덕여 지지 않는 찜찜함이 있었는데 이제야 비로소 진화심리학을 떠나 보내고 난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 듯하다. 올 상반기의 베스트로 꼽겠다.

+종종 과학책을 읽을 때만이 느낄 수 있는 희열 같은게 있는데 책 읽다 이게 대체 뭔소리지 한참 헤매다가 귀류논증인걸 깨닫고 이마를 탁 칠 때, 모든게 짜릿하게 선명해지는 그 순간이 과학책을 읽게 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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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hugh 2019-08-15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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