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9

변선환 신학 — 토착화에서 종교다원주의와 ‘종교해방신학’으로

일아(一雅) 변선환(邊 публикации, 1927~1995) 박사의 신학적 핵심 주제와 이에 대한 신학적·역사적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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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변선환 신학의 주요 주제

변선환의 신학은 서구 중심의 배타적 교의학을 탈피하고, 한국과 아시아의 다종교적·역사적 삶의 자리(Sitz im Leben)에서 복음의 참뜻을 재해석하려는 일관된 여정이었다.

<1> 토착화 신학과 아시아적 영성의 탐구 변선환은 서양의 옷을 입고 들어온 기독교 신학이 한국의 토양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한국의 전통 종교·문화와 깊은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고 보았다. 그는 유교, 불교, 동학 등 동양 사상을 복음을 담아내는 ‘비어 있는 그릇’이나 준비 단계로 보는 단순한 접근을 넘어, 동양 종교의 심오한 영성 자체와 신학적으로 직접 맞부딪쳤다.

<2> 종교다원주의와 종교 간 대화 (불교와의 대화) 그의 사상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영역은 단연 종교다원주의와 불교-기독교 대화이다. 변선환은 그리스도교 밖에도 하나님의 구원 섭리와 은총이 작용하고 있음을 긍정하였다. 특히 불교의 ‘공(空, śūnyatā)’ 사상과 기독교의 ‘케노시스(비움, kenosis)’를 비교하며, 종교 간 대화는 단순한 비교종교학적 지적 유희가 아니라 자기 종교의 절대화를 내려놓는 종교적 회개(metanoia)의 과정이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교회 밖에도 구원이 있다”는 그의 유명한 명제는 그리스도의 절대성을 부인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교회의 제도적·배타적 독점을 비판하고 하나님의 보편적 은총을 선언하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되었다.

<3> 종교해방신학 (종교 간 대화와 사회적 해방의 결합) 변선환의 종교다원주의는 관념적인 상아탑 신학에 머물지 않았다. 그는 폴 니터(Paul Knitter)나 알로이지우스 피어리스(Aloysius Pieris)의 아시아 신학과 호흡을 같이하며, “대화 없는 해방은 맹목적이고, 해방 없는 대화는 공허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아시아의 핵심 현실인 ‘극심한 가난(민중의 고통)’과 ‘깊은 종교성(다종교 전통)’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품어 안는 ‘종교해방신학’을 지향하였다.

<4> 우주적 그리스도론과 신중심주의적 전환 전통적인 교회중심주의(ecclesiocentrism)와 협소한 예수중심주의(Christomonism)를 넘어서고자 하였다. 역사적 예수의 배타적 절대화 대신 모든 피조세계와 타종교 안에서도 활동하시는 ‘우주적 그리스도(Cosmic Christ)’를 강조하였으며, 궁극적으로는 하나님 중심주의(Theocentrism)로 지평을 넓혀 생태계와 모든 피조물의 구원을 사유하였다.

2. 신학적 평가

<1> 긍정적 평가: 한국 신학의 지평 확장과 아시아 신학의 선구

  • 주체적 한국 신학의 정립: 서구 신학의 무비판적 수입과 답습에 안주하던 한국 교계 풍토에서, 한국인의 문화적 토양과 고난의 역사 속에서 신학을 일구어 낸 자생적 신학의 거두로 평가받는다.

  • 아시아적 탈식민 신학의 개척: 식민지적 기독교 우월주의를 걷어내고, 불교를 비롯한 타종교와의 공존 및 상호 배움의 길을 텄다. 그의 사상은 이후 ‘제3세대 토착화 신학’, ‘동서 종교 대화’, ‘생태신학’ 및 ‘이후(以後) 신학’ 흐름으로 확장되었다.

  • 예언자적 용기: 교회의 기득권화와 교조주의적 폐쇄성을 고발하며 진정한 복음적 개방성을 몸소 실천한 행동하는 신학자로 기억된다.

<2> 비판적 평가와 한계: 정통주의와의 충돌

  • 전통적 구원관 및 기독론과의 긴장: 복음주의 및 보수 교단(기독교대한감리회 교단 재판 포함)에서는 그의 주장이 요한복음 14장 6절(“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이나 사도행전 4장 12절 등 성서의 핵심적 구원 유일성을 훼손하고 신앙의 정체성을 혼란에 빠뜨렸다는 비판을 가했다.

  • 1992년 감리회 종교재판의 비극: 1992년 서울연회 특별재판위원회에서 ‘교회 밖 구원론’ 등의 사유로 출교(파면) 처분을 받았다. 이는 한국 기독교 역사에서 교조주의적 교단 권력에 의한 신학적 사상의 자유 탄압이라는 오명을 남긴 동시에, 다원주의 신학이 한국 교회의 전통적 신앙 정서와 형성해야 할 대화와 설득의 간극이 얼마나 깊었는지를 드러낸 사건이었다.

  • 보편성과 역사적 특수성의 조화 과제: 우주적 그리스도와 보편적 은총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역사적 예수의 십자가 사건이 갖는 배타적 고유성이 다소 희석된 것이 아니냐는 학문적 쟁점이 상존한다.

3. 총평

변선환은 배타주의와 기복신앙, 교권주의에 매몰되어 가던 한국 교회에 “기독교 신앙이란 무엇인가”, “아시아의 다종교적 현실 속에서 하나님의 은총은 어떻게 작용하는가”라는 가장 본질적이고도 급진적인 질문을 던진 신학자였다.

비록 당대 교단 권력에 의해 출교라는 비극적인 고초를 겪었으나, 그가 던진 종교 간 평화 공존, 아시아 민중의 해방, 그리고 생태적 전환의 화두는 오늘날 다종교·다문화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 신학과 한국 사회에 여전히 강력한 성찰과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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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선환 신학 — 토착화에서 종교다원주의와 ‘종교해방신학’으로

첨부하신 자료는 변선환 자신의 저작·전집과 그에 관한 연구서 등 28종을 한꺼번에 보여주는 목록입니다. 본문 논문이나 책 내용 전체가 들어 있는 자료는 아니지만, 저작 제목만 보아도 그의 신학이 어디에 집중했는지는 상당히 선명합니다. <한국적 신학의 모색>, <불교와 기독교의 만남>, <종교간 대화와 아시아신학>, <그리스도론과 신론>, <현대 문명과 기독교 신앙> 등이 전집의 주요 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변선환' 총 28건

변선환(1927–1995)을 단순히 “교회 밖에도 구원이 있다고 주장한 종교다원주의자”라고 규정하면 그의 신학의 마지막 단계만 떼어내 보는 셈입니다. 그의 신학 전체를 관통하는 질문은 좀 더 근본적입니다.

서구에서 형성된 기독교를 아시아인이 어떻게 자기 자신의 종교로 받아들이고, 다른 종교들과 함께 살아가면서도 기독교적 신앙을 유지할 수 있는가?

저는 변선환 신학의 핵심을 여섯 주제로 나누어 보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1. 출발점은 종교다원주의가 아니라 <토착화>였다

변선환은 감리교 토착화신학의 중요한 제2세대 인물입니다. 한국 토착화신학의 계보를 크게 보면 윤성범에서 변선환을 거쳐 이정배 등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있습니다. 연구자 이한영은 변선환의 특징을 “비서구화의 출발점을 다원주의로 발전시키고, 토착화신학과 민중신학을 접속하여 종교해방신학을 모색한 것”으로 요약합니다. KCI

여기서 <토착화>란 단순히 예배에서 한복을 입거나 한국적 음악을 사용하는 문화적 적응이 아닙니다.

변선환에게 토착화란 훨씬 급진적인 문제였습니다.

서구 기독교가 이미 완성된 진리를 가지고 한국·아시아에 와서 그것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의 종교와 문화 속으로 들어가면서 기독교 자체도 새롭게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방향이

<서구 기독교 → 아시아>

라는 일방통행이 아니라

<기독교 ↔ 아시아 종교문화>

라는 상호변형의 관계가 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토착화신학은 자연스럽게 종교간 대화로 발전합니다.

첨부 자료에서도 그의 전집 가운데 제3권이 <한국적 신학의 모색>, 제2권이 <불교와 기독교의 만남>, 제1권이 <종교간 대화와 아시아신학>으로 편집되어 있습니다. 그의 신학적 발전경로를 압축해 보여주는 배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변선환' 총 28건

평가

이 점에서 변선환의 중요한 공헌은 “한국적 색채를 가진 기독교”보다 더 깊은 질문을 제기했다는 데 있습니다.

<왜 한국인이 기독교 신학을 반드시 서구인의 철학적 언어로 생각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입니다.

오늘날에는 비교적 당연하게 들리지만, 1960~80년대 한국 개신교에서는 상당히 급진적인 문제제기였습니다.


2. 불교와 기독교의 대화 — 타종교는 ‘선교 대상’만이 아니다

변선환 신학에서 가장 독창적인 부분은 불교와의 만남입니다.

그에게 불교는 기독교가 극복해야 할 “우상종교”가 아니며 단순한 비교종교학의 대상도 아니었습니다.

불교를 만나면 기독교 자신이 무엇인지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의 저작 목록에 <불교와 기독교의 만남>이 독립된 전집 한 권을 차지하고 있으며, 아베 마사오의 <선과 현대철학>도 변선환 번역으로 출판되었습니다. '변선환' 총 28건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불교의 <공(空)>과 <불이(不二)>입니다.

변선환 신학 연구자인 신익상은 그의 사상을

<실존주의 → 불이적 사유 → 불이적 종교해방신학>

이라는 경로로 해석합니다. 신익상은 변선환의 초기 실존주의적 관심과 프리츠 부리, 야스퍼스 등의 영향을 검토한 뒤, 불교와의 만남을 통해 그의 사고가 <불이적 사유>로 발전했다고 봅니다. 예스24

<불이>는 차이가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기독교와 불교가 똑같다는 주장이라기보다

<서로 다르지만 궁극적으로 철저히 분리되어 존재하지 않는다>

는 관계적 사고에 가깝습니다.

평가

저는 여기에서 변선환의 장점과 위험이 동시에 나타난다고 봅니다.

장점은 분명합니다.

타종교와의 대화를 위해 상대방을 미리 “불완전한 종교”로 규정해 놓고 대화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문제가 생깁니다.

기독교와 불교 사이의 실제 차이, 예를 들어

  • 인격적 하나님
  • 창조
  • 죄
  • 십자가
  • 부활
  • 구원
  • 무아와 공

같은 개념들의 차이가 너무 빨리 “궁극적 일치” 속으로 흡수될 위험이 있습니다.

진정한 종교간 대화는 공통점을 찾는 것뿐 아니라 <끝까지 남는 차이를 인정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3. 예수 그리스도는 유일한 구원자인가 — 변선환 신학의 가장 첨예한 문제

이 문제 때문에 변선환은 결국 교단과 정면충돌했습니다.

그가 던진 질문은 단순합니다.

하나님이 사랑이라면, 역사적으로 예수를 알지 못했거나 기독교 밖에 있는 수십억 인간은 구원에서 제외되는가?

변선환은 전통적 기독교의 배타주의에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즉,

<그리스도를 명시적으로 믿어야만 구원받는다>

는 입장을 거부합니다.

그렇다고 그의 초기 단계부터 곧바로 “모든 종교가 똑같다”고 말한 것은 아닙니다.

연구자 김진희가 흥미롭게 지적하듯, 변선환의 종교간 대화에는 크게 두 사상적 축이 있었고, 그 중심이 일본 신학자 야기 세이치(八木誠一)에게서 존 힉(John Hick)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KCI

이 이동은 매우 중요합니다.

야기 세이치의 영향 아래에서는 예수 사건의 실존적·동양사상적 재해석이 중요한 문제였다면, 존 힉으로 갈수록 질문이

<기독교와 다른 종교들이 궁극적 실재에 이르는 복수의 길일 수 있는가>

라는 본격적인 종교다원주의 문제로 바뀝니다.

1990년 발표한 <불타와 그리스도>는 이러한 발전을 상징하는 논문이 되었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는 변선환이 1977년부터 “교회 밖에도 구원이 있는가”를 둘러싸고 논쟁했고, 1982년 <불교와 기독교의 대화>, 1984년 <타종교와 신학>, 1990년 <불타와 그리스도> 등을 통해 종교다원주의를 본격적으로 전개했다고 정리합니다. EncyKorea


4. ‘우주적 그리스도’와 역사적 예수의 문제

변선환을 둘러싼 논쟁에서 특히 중요한 것이 <역사적 예수>와 <그리스도>의 관계입니다.

전통적인 교회 신앙에서는

<나사렛 예수 = 하나님의 그리스도 = 유일한 구원자>

라는 동일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종교다원주의가 가능하려면 이 동일성을 어느 정도 재해석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불교나 힌두교 등 다른 종교의 독자적 구원적 의미를 인정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변선환은 이런 문제를 두고 <우주적 그리스도> 개념을 재검토했습니다.

그의 비판자들은 바로 여기에서 기독교의 핵심이 무너진다고 봅니다. 개혁주의적 관점에서 변선환을 연구한 한 논문은 그의 핵심 논점으로 종교간 대화, 한국적 토착화, 종교간 동등성, 배타성 극복, 우주적 그리스도, 휴머니티 회복,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을 열거하면서, 그것이 결국 기독교 복음의 유일성을 상대화한다고 비판합니다. DBpia

이 비판은 신학적으로 가볍게 볼 수 없습니다.

변선환 신학의 가장 어려운 질문은 결국 이것입니다.

기독교가 타종교를 진정으로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예수 그리스도”를 신앙의 중심으로 유지할 수 있는가?

변선환은 가능하다고 보았지만, 그 관계를 완전히 해결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5. 선교의 전환 — 개종에서 대화로

이것은 변선환의 가장 현대적인 문제의식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는 전통적인 선교가 종종

<나는 진리를 가지고 있고 당신은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내가 당신을 바꾸겠다>

는 구조를 갖는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아시아의 식민지 경험을 고려하면 이런 선교는 종교와 제국주의가 결합한 형태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는 개종을 전제로 하는 일방향적인 선교 대신 <대화적 선교>를 강조했습니다. 한국신종교사전은 그가 서구적 종교차별, 배타적 교회중심주의, 종교적 제국주의를 비판하고 종교다원주의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정리합니다. 신종교사전

여기서 변선환은 상당히 앞서갔습니다.

오늘날 다종교 사회에서는

<상대방의 종교를 소멸시키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으면서 진정한 대화를 할 수 있는가?>

라는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변선환의 답은 사실상 “어렵다”였습니다.

그러나 한계도 있습니다

대화를 지나치게 강조하면 반대 문제가 생깁니다.

기독교가 무엇을 증언해야 하는지 불분명해질 수 있습니다.

선교를 모두 대화로 바꾸어버리면

<기독교가 실제로 주장하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이 남습니다.

따라서 오늘날에는

<강압 없는 증언 + 개종을 강요하지 않는 대화>

라는 형태가 변선환의 문제의식을 이어가면서도 좀 더 균형 잡힌 방향일 수 있습니다.


6. ‘종교다원주의’보다 더 중요한 개념 — 종교해방신학

변선환을 단순한 종교다원주의자로만 보는 것이 특히 아쉬운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후기 변선환의 관심에는 <종교해방>이라는 문제가 들어 있습니다.

이한영은 변선환이 토착화신학과 민중신학을 결합하려 하면서 <종교해방신학>으로 나아갔다고 평가합니다. KCI

이 말에는 두 가지 해방이 동시에 들어 있습니다.

첫째는 인간을 억압하는 종교에서 인간을 해방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종교 자체를 폐쇄성과 독선에서 해방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변선환에게 종교간 대화는 단순히

“기독교와 불교가 친하게 지내자”

는 문제가 아닙니다.

종교가 자신의 절대성을 주장하면서 인간을 배제하고 억압할 때, 종교 그 자체도 해방되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신익상이 변선환 신학의 최종형태를 <불이적 종교해방신학>으로 읽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예스24

이 점은 변선환을 오늘 다시 읽어야 할 중요한 이유입니다.


7. 의외로 중요한 중심 — ‘사랑의 휴머니즘’

변선환 하면 흔히 종교다원주의부터 떠올리지만, 신익상은 그의 사상의 출발점을 <사랑>으로 잡습니다.

<에로스와 아가페>, 실존주의, 불이사상, 종교해방신학이 서로 단절된 단계가 아니라 “인간을 살리는 종교”라는 관심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예스24

이렇게 보면 그의 신학이 더 잘 이해됩니다.

그가 반대한 것은 단지 기독교 교리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그가 문제 삼은 것은

<교리가 인간보다 앞서는 종교>

였습니다.

변선환에게 참된 신학의 기준은 교리적 폐쇄성보다

<사랑·자유·인간성·해방>

쪽에 있었습니다.

바로 여기 때문에 그의 신학이 “휴머니즘적으로 기독교를 해석했다”는 평가와 “기독교의 고유성을 인간주의로 환원했다”는 비판을 동시에 받게 됩니다.


8. 1992년 종교재판 — 단순한 개인적 사건이 아니다

변선환 신학을 이야기하면서 1992년 사건을 빼놓기는 어렵습니다.

그와 홍정수 교수는 감리교회에서 신학적 견해를 이유로 재판을 받았고, 변선환은 1992년 출교 판결을 받았습니다. 당시 재판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가 종교다원주의와 그리스도의 유일성이었습니다. 당시 보도에서도 재판위원회가 그가 그리스도의 유일한 구원성을 부정한다고 판단했음이 확인됩니다. 서울신문

첨부하신 자료에는 이 사건을 다룬 <1992년 기독교대한감리회 종교재판 백서> 3권 세트와 각 권이 첫머리에 자리합니다. '변선환' 총 28건

따라서 변선환 연구에서는 그의 사상과 1992년 사건을 떼어놓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두 문제는 구분해야 합니다.

<변선환의 신학이 옳은가?>

와

<그 신학을 이유로 신학자를 출교시키는 것이 적절했는가?>

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변선환의 종교다원주의에 신학적으로 반대하면서도 학문적 논쟁을 교단징계로 처리한 방식에는 비판적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1992년 이후 이 사건은 한국 개신교에서 <신학 연구의 자유와 교단 권력의 한계>라는 문제를 상징하는 사례가 되었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도 이 사건이 한국교회의 진보·보수 신학갈등을 크게 드러냈다고 평가합니다. EncyKorea


9. 변선환 신학의 가장 큰 공헌

저는 다음 세 가지를 특히 중요하게 봅니다.

첫째, <한국 기독교의 서구 중심성을 문제 삼았다>는 것입니다.

복음을 서양문명과 동일시할 수 없다는 문제를 일찍 제기했습니다.

둘째, <타종교를 신학의 진정한 대화 상대자로 인정했다>는 것입니다.

불교를 단순한 선교대상이나 비교연구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기독교 자신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상대자로 보았습니다.

셋째, <종교의 자기비판을 신학의 과제로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우리 종교가 참인가?”만 묻지 않고

<우리 종교가 다른 사람에게 폭력적으로 작용하고 있지는 않은가?>

를 물었습니다.

이 질문은 오늘날에는 오히려 더 중요해졌습니다.


10. 그러나 변선환 신학의 가장 큰 약점도 분명하다

첫째, <그리스도론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다른 종교를 진정한 구원의 길로 인정한다면 예수 그리스도는 정확히 어떤 의미에서 결정적인 존재인가 하는 질문이 남습니다.

둘째, <종교의 차이를 지나치게 빨리 화해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기독교의 하나님과 불교의 공, 그리스도와 불타, 구원과 해탈은 단순히 다른 표현으로 같은 것을 말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셋째, <사회구조에 대한 분석이 상대적으로 약했습니다.>

이 문제는 특히 중요합니다.

변선환은 후기에 민중신학과 결합하여 <종교해방신학>으로 나아가려 했지만, 그의 신학의 중심은 여전히 종교·문화·철학적 대화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래서 토착화신학 전체에 대해 “가난과 억압의 현실에 충분히 정치적으로 대응했는가”라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KCI

이 지점에서 민중신학과 변선환의 종교다원주의 사이에는 상당한 긴장이 있습니다.


종합평가

변선환은 한국 기독교의 주변적 이단 논쟁 인물이라기보다, <한국 기독교가 아시아의 종교적 현실 속에서 어떻게 존재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가장 집요하게 밀고 간 신학자 가운데 한 사람이라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그의 신학 여정을 압축하면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서구신학
→ 실존주의 신학
→ 한국적 토착화
→ 불교와의 대화
→ 아시아신학
→ 종교간 대화
→ 종교다원주의
→ 종교해방신학

그런데 제가 보기에 이 과정의 중심에 있는 질문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였습니다.

<기독교는 자기 절대성을 버리지 않고 타자를 사랑할 수 있는가?>

변선환은 결국 “기독교가 자기 절대성을 상당 부분 내려놓아야 진정한 사랑과 대화가 가능하다”고 대답한 사람입니다.

바로 여기에 그의 신학의 위대함과 문제점이 동시에 있습니다.

그는 한국교회에 <타자를 정복하지 않고 만나는 법>을 가르쳤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그렇다면 기독교만이 말할 수 있는 고유한 복음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충분히 명료한 답을 남기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변선환은 완성된 체계를 남긴 신학자라기보다, 한국 기독교에 아직도 끝나지 않은 질문을 남긴 신학자라고 평가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첨부하신 28종 가운데 다음 단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변선환 신학 연구>(신익상)와 <변선환 신학 새로 보기>, 그리고 <1992년 종교재판 백서>입니다. 

이 세 축을 함께 읽으면 <변선환 자신의 신학 → 후대의 재해석 → 교권과의 충돌>을 한꺼번에 볼 수 있습니다. '변선환' 총 2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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