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echang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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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눈뜨면서 생명감각에 공감파동으로 다가오는 이해인 수녀시인의 시 한수:
고독을 위한 의자
홀로 있는 시간은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호수가 된다.
바뿌다고 밀쳐두었던 나 속의 나를
조용히 들여다 볼 수 있으므로
어럿 속에 있을 땐
미처 되새기지 못했던
삶의 깊이와 무게를
고독 속에서 헤아려 볼
수 있으므로
내가 해야할 일
안 해야할 일 분별하며
내밀한 양심의 소리에
더 깊이 귀기울일 수 있으므로
그래
혼자 있는 시간이야 말로
내가 나를 돌보는 시간
어럿 속의 삶을
더 잘 살아 내기 위해
고독 속에
나를 길들이는 시간이다
*** *** **
나이 들어 가면서 홀로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홀로 있음이 견디기 어려워 안간 힘을 쓰고 있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나도 문득 홀로 있음의 외로움이 뼈 속까지 스며들 때가 있다.
그러나 3년전 뇌를 크게 다치고 가슴뼈가 부러지는 큰 사건을 당해
응급치료실에서 긴급치료를 받고 겨우 목숨만은 되찾았으나
극심한 통증을 겪으면서 상처가 아물때까지 입원생활을 계속하는 동안에
사람삶이란 삶의 막다른 경지에서도 결코 홀로 있음이 아니고
보다 크고 보다 넓은 숨힘이 나 자신의 숨힘을 바쳐주고 있어서
언제나 어디서나 숨힘의 함께함이 나날의 삶살이를 이어갈 수 있게 해준다는
생명의 실상을 체감하게 되었다.
삶은 결코 홀로삶이 아니라 함께삶이다. 함께숨쉼이다.
생사를 넘나드는 절대고독의 순간들을 여러번 겪으면서
의사와 간호사들의 정성드린 치료와 간호가 있어 겨우 간신히 숨힘되돌림이 이루어지고
삶살이가 원상복귀됨을 실감했을 때,
의사와 간호사들의 정상회복을 축하받았을 때,
바로 그 때 그 곳에서 삶이란 홀로삶이 극에 이르렀을 때와 곳에서 오히려 함께삶이요 새삶엶이라는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삶과 죽음 사이를 헤매고 나서 다시 삶살이가 회복되었을 때
새삶새엶의 아름다움에 그저 감사감동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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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수녀 “아픈 뒤에야…제 위로가 건성이진 않았나 싶더군요”
동아일보
업데이트 2023-06-12
이진구 기자 구독
제26회 한국가톨릭문학상 본상 수상
“아픈 뒤에야, ‘전에 했던 내 위로가 혹시 건성은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난달 중순 이해인(클라우디아) 수녀가 제26회 한국가톨릭문학상 본상을 받았다. 수상작은 지난해 출간한 ‘꽃잎 한 장처럼(샘터)’. 그는 8일 부산 수영구 올리베따노 성베네딕도 수녀회 해인글방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작은 위로, 작은 기도, 작은 희망 등 일상의 삶에 대한 사랑과 감사, 기쁨 등에 관한 내용”이라며 “힘든 사람들, 특히 아픈 이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라고 말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올가을과 수녀회 입회 60주년인 내년에도 아픈 이들을 위한 시선집을 연이어 내신다고 들었습니다.
“주변에 아픈 분들이 많아서 병문안을 자주 가요. 기도와 함께 제가 쓴 시를 읽고, 배경 설명도 해주는데 의외로 많이들 우시더라고요. 작가가 하니까, 또 제가 아픈 걸 아니까 더 진정성 있게 다가왔나 봐요. ‘아직은 시가 주는 역할이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조금 더 많은 분들이 위로를 받았으면 해서…. 마침 어제도 새 책 ‘인생의 열 가지 생각(마음산책)’이 나왔는데, 위로에 관한 얘기에요.”
※그는 2008년 대장암이 발견돼 수십 차례의 항암치료를 받았다. 양쪽 다리에는 인공관절을 넣었고, 류머티즘으로 몇 개의 손가락에 변형이 왔다. ‘꽃잎 한 장처럼’에도 이런 내용이 나와 있다.
―내가 아픈데 남을 생각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제 암 투병에 관한 시를 읽고 한 독자가 ‘항암 치료가 무서워서 안 받겠다던 어머니가 수녀님 시를 읽고 치료받기로 마음을 바꿨다’고 편지를 보내왔어요. 그때 알았죠. 병도 축복의 기회로 삼을 수 있구나. 내가 아직도 사람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구나. 그리고…제가 아프고 보니까, 전에 했던 위로가 혹시나 건성은 아니었는지 싶더라고요. 이제는 더 진심을 담아 위로해줄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겼지요. 하하하.”
―책을 보니 몰래 사탕을 먹었다가 주치의에게 혼나셨다고요.(“…단 것을 절제하라는/ 의사의 충고도 무시하고/ 초콜릿 하나 살짝 챙겨 먹고/ 쑥스럽게 웃는 나/ 이리도 말 안 듣는 내가/ 스스로 한심하지만/ 그래도 어떻게 하나/ 변명할 궁리를 하며/ 웃음만 나오는/ 어느 날의 병실에서…”, ‘꽃잎 한 장처럼’ 중 ‘병상일기’에서)
“제가 허브 사탕, 조각 초콜릿을 좋아해서…. 하하하. 당뇨약을 먹으면서도 절제가 안 돼 걱정이죠. 긴 시간을 투병하다 보니 약을 충실하게 먹는 게 쉽지 않아요. 의사에게 자주 혼나지요.”
인터뷰 전날(7일)은 마침 이해인 수녀의 생일이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가는 기자를 꼭 안아주며 “이제 안아만 주기에도 인생이 모자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해인 수녀 제공
인터뷰 전날(7일)은 마침 이해인 수녀의 생일이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가는 기자를 꼭 안아주며 “이제 안아만 주기에도 인생이 모자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해인 수녀 제공
―수녀님처럼 사람을 사랑하고 싶지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혹시 그 믿음이 흔들리신 적도 있으신지요.
“수도 생활을 50년이 넘게 했어도 정말 힘든 게 인간관계고, 사랑인 것 같아요. 저도 사람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흔들린 적이 더러 있어 괴로웠지요. 그때마다 ‘나도 누군가에게 어려움을 줬겠지? 인간의 한계와 약점을 받아들이는 것이야 말로 큰 사랑이겠지?’하는 믿음과 신앙으로 버틴 것 같아요. (수녀님이 누군가를 아프게 했을 거라는 게 상상이 안 갑니다만….) 저도 사람이니까… 상대가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왜 없겠어요.”
―책에 국내외 사건·사고에 관한 언급이 많아서 의외였습니다.
“우리 같은 수도자들이 관념적인 삶을 살기가 쉽잖아요. 저는 매일 아침에 신문 4개를 봐요.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서죠. 그래야 기도가 추상적이지 않고 구체적일 것도 같고. 그렇다고 제가 어떻게 해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마음만은 슬픈 이들을 향해 있어야 할 것 같아서요.”
―독자들이 보낸 선물을 대부분 다른 사람들에게 주신다고 하던데요.
“저는 선물은 돌고 돌아서 그것이 꼭 필요한 이들에게 가는 게 더 빛이 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대부분 그 물건이 필요해 보이는 분들에게 드리죠. 단지 처음에는 생각을 못 했는데, 주신 분이 서운해할 수 있겠다 싶어서 지금은 먼저 물어보고 허락받아요. 최근에 한 동료가 제게 마치 선물의 집 같다고 했는데, 그 말이 참 기쁘더라고요.”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이해인 李海仁
작가 정보
본명 이명숙
출생 1945년 6월 17일(78세)
대한민국 강원도 양구군
국적 대한민국
직업 수녀
수필가
시인
종교 천주교 (수도명: 클라우디아)
장르 시문학
수필문학
웹사이트 이해인 - 공식 웹사이트
이해인(한국 한자: 李海仁, 본명 : 이명숙[1], 1945년 6월 17일~)은 천주교 수녀이자 시인이다.
학력[2]
서울창경초등학교 (졸업)
풍문여자중학교 (졸업)
성의여자고등학교 (졸업)
필리핀 성 루이스 대학 영문학과 (졸업)
서강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 (졸업)
생애
강원도 양구에서 이대영, 김순옥의 1남3녀 중 셋째로 출생하였다. 태어난지 3일만에 가톨릭 세례를 받았다.[3]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하면서, 아버지가 납북되었다.
1964년에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에 입회하였다. 세례명은 벨라뎃다 (벨라데따), 수도자 이름은 클라우디아이다[4][5]. 입회한 이후부터 '해인'이라는 필명으로 천주교 발간 잡지《소년》에 작품을 투고하기 시작했다. 1968년에 첫 서원을 하였고, 1976년에 종신서원을 하였다[6]. 한국 천주교 중앙협의회에서 경리과 보조 일을 하였다.
1976년에 첫 시집인《민들레의 영토》를 발간하였다.
1992년에 수녀회 총비서직을 맡게 되었다. 비서직이 끝난 1997년에 '해인글방'을 열어두고 문서 선교를 하기 시작했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 부산 가톨릭대학교의 교수로 지산교정에서 '생활 속의 시와 영성' 강의를 하였다.
그녀의 작품 중 하나인 《말의 빛》은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언어 영역 읽기 교과서에 실려 있다.
활동[7]
시집
민들레의 영토(1976, 가톨릭출판사)
내 혼에 불을 놓아(1979, 분도출판사)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1983, 분도출판사)
시간의 얼굴(1989, 분도출판사)
엄마와 분꽃(1992, 분도출판사)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1999, 열림원)
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1999, 열림원)
작은 위로(2002, 열림원)
작은 기쁨 (2007, 열림원)
엄마(2008, 샘터)
희망은 깨어있네(2010, 마음산책)
작은기도(2011, 열림원)
이해인 시전집1.2(2013, 문학사상)
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2014, 마음산책)
꽃잎 한 장처럼(2022, 샘터)
인생의 열 가지 생각(2023, 마음산책)
산문집
두레박(1986, 분도출판사)
꽃삽(1994, 샘터)
사랑할 땐 별이 되고(1997, 샘터)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2002, 샘터)
기쁨이 열리는 창(2004, 마음산책)
풀꽃 단상(2006, 분도출판사)
사랑은 외로운 투쟁(2006, 마음산책)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2011, 샘터)
고운 마음 꽃이 되고 고운 말은 빛이 되고(2018, 샘터)
기다리는 행복(2018, 샘터)
선집
사계절의 기도(1993, 분도출판사)(2001, 개정판)
고운새는 어디 숨었을까(2000, 샘터)
눈꽃 아가(2005, 열림원)
꽃은 흩어지고 그리움은 모이고(2006, 분도출판사)
나를 키우는 말(2013, 시인생각)
번역서
모든 것은 기도에서 시작됩니다(1999, 황금가지)
마더 데레사의 아름다운 선물(2001, 샘터)
영혼의 정원(2003, 열림원)
우리는 아무도 혼자가 아닙니다(2003, 황금가지)
마지막 선물(2003, 보보스)
마음속의 샘물(2004, 계림북스쿨)
마법의 유리구슬(2005, 분도출판사)
우리가족-최고의 식탁(2008, 샘터)
교황님의 트위터(2014, 분도출판사)
수상
1981년 제9회 새싹문학상
1985년 제2회 여성동아 대상
1998년 부산여성 문학상
2006년 천상병 문학상
각주
“'뉴스룸' 이해인 수녀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이름은 밝을 '명' 맑을 '숙'"”.
“이해인 수녀님 홈페이지”. 2018년 3월 13일에 원본 문서에서 보존된 문서.
“이해인 수녀님 홈페이지-계단 오르기”. 2018년 6월 25일에 원본 문서에서 보존된 문서.
“[김석종이 만난 사람]이해인 수녀 “미운 사람도 사랑하는 것이 예수님 부활의 가르침이죠””.
“'국민 이모' 이해인 수녀의 새해인사 "막말 난무하는 시대, 정의를 외칠 때도 예쁜 말로 했으면.."-이해인 수녀”.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 홈페이지”.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해인글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