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4

북리뷰 - 이야기 인도 신화 -김형준

연구원 북리뷰 - 이야기 인도 신화 -김형준

이야기 인도 신화 -김형준目录删除修改
정보 보기
이야기 인도 신화

   - 김형준 지음 / 청아출판사

 

▣ 저자에 대하여

김형준

1956년 부산에서 태어났으며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한 뒤 인도 델리 대학교에서 철학박사학위(1993)를 받았다. 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 요가학과 강의전담교수를 역임했으며 2008년 현재 건국대, 한경대, 한국외대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한국외대 남아시아연구소 전임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불교와 인도사상』, 『학파로 보는 인도사상』, 『동양종교와 서양사상』 등을 옮기고, 엮은 책으로는 『이야기 인도사』, 『이야기 인도신화』가 있고 공저로는 『논쟁으로 보는 불교철학』 등이 있다.


이 책은 1994년에 나와 2001년에 6쇄를 찍고 절판되었다. 저자에 대해서도 그의 번역서와 엮은 글로만 힌두신화에 얼마나 밟은지 짐작할 뿐 다른 단서를 찾기 힘들었다. 이 것보다 더 좋은 힌두신화 책을 찾아보았으나 이 만큼 재미있게 이야기로 풀어낸 책을 찾이 못했다. 전래동화 처럼 이야기로 풀어 놓아, 재미 있어서 빨려 들었다.  



▣ 내 마음에 무찔러 드는 글귀

엮은이의 말

신화에 대한 우리 일반적인 생각은 그것이 고대인의 환상적이고 신비한 상상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비록 겉으로 들러나는 모습은 그렇다 할지라도 보다 자세하게 그 내용을 음미해 본다면 그것이 결코 단순한 허구의 상상에 대한 나열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엘리아데가 지적했듯이 신화는 항상 실재에 관여하고 있기 때문에 ‘참된 이야기’이며 또한 ‘진정한 역사’의 한 부분이기로 하다.[3]

 

신화는 고대인들의 정신이 보다 비과학적이고 비합리적인 환상의 형태고 구체화된 것이라고 해서 그들의 물음마저도 비본질적이라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신화 속에 나타난 고대인들의 물음의 주제는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거의 변함없이 그대로 지속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오늘날에도 우리가 여전히 신화적 사유에 관심을 갖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왜냐하면 인류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우리의 근본적인 물음의 주제는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4]

 

인도 신화의 특이한 점은 인간의 운명과 그에 대한 극복의 과정에 기울인 심오한 노력이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인도인들은 기본적으로 신과 인간, 그리고 그 밖의 피조물들 사이의 관계를 죽음이라는 분명한 한계선을 그어놓고 서로 대립시키고 있다.[4]

 

영원히 죽지 않는 불사의 존재로서의 신과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일단은 죽을 수 밖에 없는 존재로서의 인간과 다른 피조물들 사이의 극단적인 대립은 바로 인간 자신이 스스로 느낄 수밖에 없는 한계상황이기도 하다.[5]

 

인간은 끝없는 자신의 불사를 추구 하고 신은 끈질기게 그러한 노력을 좌절시키는 인도 신화의 내용은 이러한 두 가지 의미가 신과 인간 혹은 악마 사이의 끝없는 머리 싸움으로 이어진다. 그 속에서 초기의 인도인들은 인간의 거역할 수 없는 운명을 자각하게 되고 그것을 곧바로 카르마(업)라고 독특한 사상으로 발전시킨다. 그리하여 세계는 바로 이러한 카르마에 의해 끝없이 지속되며 그 속에서 인간 역시 무한히 계속되는 생의 반복을 겪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5]

 

그들은 카르마에 의한 윤회의 삶 속에서 그것 자체를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한다. 결국 해탈이라는 독특한 인도 사상으로 나타난다.[6]

 

인도 신화는 오늘날 우리가 인도에서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풍습의 기원을 설명하고 있기도 하다. 계급에 의한 신분인 카스트 제도와 남편의 죽음을 아내가 뒤따르는 사티 제도 그리고 요가 수행자들이 온몸에 재를 바른 채 화장터에서 수행하는 이유 등이 신화에 다소 신기한 이론을 가지고 설명하고 있다. [6]

 

무엇보다도 인도의 사상이나 풍습 등을 이해하는 핵심이 신화 속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7]

 

1. 창조신화

인도의 우주 창조에 관한 신화는 생식적인 창조 또는 희생제에 의한 자기해체적인 창조, 그리고 철학적이고 관념적인 창조의 형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들 모두의 공통점은 창조가 창조주 자신의 자기분화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서 창조 행위 속에서 창조주가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 속에 이미 담겨져 있던 것을 내놓을 뿐이다.[13]

 

이러한 관점으로 본다면 인도의 신화에는 서양의 기독교적 전통에서 나오는 것과 같은 무로부터의

창조라는 개념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우주에 드러난 모든 존재는 비록 구체적인 모습이 아닌 기능적인 씨앗의 형태로 이미 창조주 속에 내제해 있었기 때문이다.[13]

 

창조주의 중성적 형태는 만물을 여성의 형태로 자신으로부터 내놓기 시작하면서 남성으로 변한다. 남성으로서의 창조주는 자신에게서 나온 여성을 짝으로 삼아 모든 신들과 인간, 동물, 그리고 심지어 악마들조차 만들어 낸다. 이러한 창조설은 인간의 생식에 의한 출산 과정을 연상케 한다.[14]

 

이러한 창조설은 도덕적 문제를 야기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물음은 우파니샤드 이후의 이성을 통한 철학적 물음에서 창조를 인격성을 배제한 순수하게 비인격적인 창조 원리 혹은 법칙의 개념으로 해석하면서 겨우 해결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게 된다.[15]

 

가.   프라자파티의 창조

프라자파티는 많은 자손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고행(요가)을 수행했다. 고행을 통하여 그의 몸은 파타스(요가중 나는 열)되었다. 그러자 그이 몸에서 불, 바람, 해, 달, 그리고 여성인 새벽이 창조되었다. 그는 그들에게 말했다. “너희들도 나처럼 고행을 하여라”그들도 엄격한 수행을 하고 있을 때 새벽이 아름다운 천상의 여인으로 나타나 육체적인 욕망에 넋을 빼앗겨 고행의 일념은 여지없이 무너져 버렸다. 그들은 곧 후회했다.

 

“아저씨, 우리들은 욕정에 눈이 멀어 씨앗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제발 그 것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해 주소서.” 간청에 프라자파티는 주발을 만들어 그들의 씨앗을 담아다.  그러자 그 속에서 일천 개의 눈과 일천 개의 발, 그리고 일천 개의 적중하는 화살을 가진 신이 나타났다.  그는 프라자파티를 붙잡고 이름을 지어달라 했다. 이름이 없으면 음식을 먹을 수 없다고 하면서. 그러자 그는 “너는 브하마(존재)이니라”고 답했다. 이리하여 이 세상에 존재라는 이름이 처음 발생하였다. 이 존재라는 이름을 통해서 세상의 모든 사물이 창조 되고 또 존재하게 되었다.[15]

 

나.   푸르샤의 창조

푸르샤는 일천 개의 손과 일천 대의 다리를 가진 신이다. 푸르샤 자신은 이미 있었던 것과 앞으로 있을 것의 전체이다 그는 불사의 주인이며 또한 음식으로 성장하는 모든 것들의 주인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그의 위대함이면서도 그는 이보다 더 위대하기 조차 하다.

 

그로부터 바라즈(원초적 존재)가 태어났고 비라즈로부터 또 푸르샤(인류의 조상)가 출생했다. 이미 태어난 그는 대지라는 공간을 넘어 현재뿐만 아니라 과거와 미래에까지 두루 퍼졌다. 신들은 푸루샤를 제물로 삼아 희생제를 지냈다.모든 것이 제공된 그 희생물로부터 정제된 버터가 얻어졌다, 신들은 정제된 버터를 가지고 공중과 숲, 마음에 사는 짐승을 만들었다. 그리고 시와 찬가, 운율과 제사형식이 나왔다. 계속해서 말이 태어났으며 한 쌍의 앞니를 가진 동물들, 즉 암소, 염소, 양이 나왔다. 그의 입은 브라흐만(사제), 팔은 크샤트리야(무사)가, 넓적다리는 바이샤(상인)가 발은 수드라(노예)가 되었다. 또한 달은 그의 마음이었으며 해는 그의 눈이었다. 그이 입으로부터 인드라와 아그니가, 그의 숨결로부터는 바람이 탄생했다. 그의 두 다리로부터 대지가, 그리고 귀로부터 하늘이 나왔다. 이와 같이 신들은 세상을 치장했다.

 

다.   아트만의 창조

 태초에 이 우주에는 오직 자아(Atman)만이 인간의 형태로 존재했다. 어느 날 그는 주위를 둘러 보고 자신 이외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때 그는 처음으로 ‘나는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나’라는 단어가 태어났다.

아트만은 오직 자기 혼자만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두려워했다. 이 때문에 모든 사람은 홀로 있을 때 자연적으로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두려움이 오직 두렵다는 생각일 뿐 진실로 그가 두려워해야 할 구체적인 대상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아트만은 자신의 짝을 원했다 그는 만성과 여성이 꼭 껴안고 있는 그만한 크기였다. 그는 자신을 두 조각으로 나누었다. 그 결과 아트만으로부터 남편과 아내가 태어 났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야즈냐발캬는 ‘인간은 반쪽’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그는 빈 공간은 여성으로 채워졌다. 그는 그녀와 결합했으며 이로부터 인류가 태어났다.

 

그녀는 의구심이 들었다. “어떻게 그는 자신이 만든 나를 취해 결합할 수 있을까? 부끄러운 일이다. 그러면 잘못을 피하기 위해서는 내가 숨어버리는 게 낫겠다.” 그리하여 그녀는 자신을 암소로 변화 시켰다. 그러자 아트만은 수소가 되어 그녀와 결합하고 이로부터 모든 가축이 태어났다. 그녀는 다시 암말이 되었다. 그러자 그는 수말이 되어 그녀와 결합했다. 이로부터 발굽을 가진 동물이 태어났다. 그녀는 다시 암 염소가 되었다. 그러자 그 또한 숫염소가 되었다. 계속해서 그녀가 암양으로 변하자 그는 숫양이 되어 그녀와 결합했다. 이로부터 염소와 양이 출연했다. 이렇게 하여 그는 개미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루의 생물을 창조했다.

 

아트만은 이 모든 것을 자신이 창조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따라서 이러한 사실을 올바로 아는 자는 곧 그와 창조 속에서 태어났다. 그는 입으로부터 불 구멍을, 손으로 불을 창조했다. 그렇기 때문에 입 속과 두 손바닥에는 턱이 없게 되었다.

 

진실로 이 모든 것은 바로 아트만의 창조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자신이 곧 모든 신이다. 습기 있는 모든 존재는 바로 그의 정액으로부터 창조되었다. 그의 정액은 또한 소마이다. 이 우주는 모든 음악과 음식을 먹고자 되어 있다. 소마가 바로 그 음식이고 아그니가 음식을 먹는 자이다.

 

라.   브라흐마의 창조

스스로 존재하는 브라흐마는 다크샤에게 자존을 창조하도록 가르쳤다. 그리하여 댜크샤는 비바스와트의 아들인 마누가 존재한 기간 동안 움직이거나 정지해 있는 모든 존재를 창조했다. 다크샤는 네 가지 형태로 자손을 창조하도록 했는데 첫째는 허물을 벗으면서 태어나는 존재이고 둘째는 알에서 태어나는 존재, 셋째는 싹에서 나오는 존재, 넷째는 습기에서 나오는 존재이다.

 

다크샤는 천 년 동안 극단적인 고행을 실행했다. 그 결과 오가의 힘에 의하여 다크샤는 그들을 생성할 수 있었다. 그는 형태나 힘, 그리고 에너지가 자신과 똑 같은 신을 창조했다. 그래서 그의 마음으로 성자들, 신들 간다르바들(하늘나라의 음악가), 인간, 뱀, 야차들, 귀신들, 새, 가축, 야수 등의 모든 존재를 만들었다.

 

2. 죽음의 발생

창조의 기나에 불 같은 에너지로 가득한 브라흐마 신은 살아있는 생명체를 창조해다. 이들 생명체들은 세월이 지남에 따라 그 수가 점점 증가하여 그 수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만들어졌다. 불멸의 창조주인 브라흐마 신으로부터 창조되었기에 그들 중 누구 하나도 죽지 않았다. 천상과 지상 그리고 공중으로 구성된 우주 전체는 숨쉴 틈조차 없이 생명체로 꽉 차게 되었다.

브라흐마는 어떻게 하면 그들을 없앨 수 있을 까 고민했다. 적절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자 화가 난 브라흐마의 신체의 각 구멍에서 불이 뿜어 나왔다. 그 불은 하늘의 모든 지역을 불 태워 버렸다. 신의 분노에서 나온 불은 천상과 지상, 그리고 공중과 더불어 모든 우주를 태워버렸다.

 

그때 베다 희생제의 주이면 적들의 힘을 파괴하는 신이며 갈 색의 헝클어진 머리를 한 신인 루드라가 브라흐만 신에게 구원을 요청했다. 그가 생명을 살리고자 소망을 가지고 거기 왔을 때 브라흐마 신의 그의 소원을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창조된 생명체를 위하여 더 이상 분노를 말아 달라고 하였다. 그리고 모든 생명체들이 완전히 파괴되지 안하고 대신 삶과 죽음을 반복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다.

 

루드라의 간곡한 애원을 듣고 난 브라흐마 신은 자신의 말과 마음을 조절하여 모든 에너지를 자신 속으로 되돌렸다. 성스러운 브라흐마 신이 자신의 분노에서 나온 불길을 억눌렸을 때 그이 모든 신체기관으로부터 어두운 빛깔의 여인이 나타났다. 그녀는 붉은 옷을 입고 붉은 눈과 붉은 손자다, 붉은 발바닥을 지녔으며 신성한 귀걸이와 장식품으로 자신을 치장하고 있었다. 브라흐마 신은 그녀를 불러 말했다.

“너는 이제부터 죽음이라고 불릴 것이다. 죽음의 여신이여, 가서 생명체들에게 죽음이라는 것을 맛보게 하여라.”

이 결과 모든 것은 주기적인 움직임(탄생)과 정지(죽음)을 만들었다.

 

3. 불사의 감로수

옛날 황금의 시대에 신들이나 의부형제들, 그리고 악마들 모두가 죽음 앞에서 속수 무책이었다. 다른 생명체들과 마찬가지로 그들도 나이가 들고 결국은 죽도록 운명 지워져 있었다.

악마의 저주로 신들이 힘이 약해져 세상이 혼란해지자 신들이 비슈누 신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비슈누신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가서 우유의 바다를 휘저어 거기서 나온 불사의 감로수(amrita)를 마시도록 하라. 그것을 마신 자는 누구든지 결코 죽지 않을 것이다.”

원래 선과 악마는 둘 다 아버지는 같지만 어머니가 다른 이복형제들이었다. 악마가 형으로, 신이 동생으로 태어났다.

 

우유의 바다는 광대하여 신들은 그것을 휘저을 수 있는 막대기를 쉽게 구할 수 없었다. 비슈누는 그들에게 만다라 산을 옮겨다 뒤집어 바다를 휘저으라고 충고했다. 독수리 가루다에 의해 만다라 산은 무사히 옮겼으나 우유의 바다를 젖기 위해 긴 끈이 필요했다. 비슈누 신은 거대한 뱀인 바수키에게 산을 둘러싸도록했으니 우유의 바다에 빠뜨려 버렸다. 비슈누 신은 스스로 커다란 거북의 모습으로 변하여 그 산을 자신의 등 위에 올려놓고 악마와 신들로 하여금 바다를 휘젖도록 하였다. 신들은 바수키의 꼬리를 잡고 악마는 바수키 머리를 잡은 채 천 년 이상 도안 우유의 바다를 휘저었다.

 

신들의 의사인 단완타리가 손에 병을 들고 나타났다. 그 병 속에는 그들이 목메게 바라던 감로수가 들어 있었다. 공평하게 나누자던 약속을 잊어 버린 채 신들과 악마가 병을 먼저 차지하기 위해 몇 날을 싸웠다. 마침내 악마들이 그 병을 차지하고 말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자신들이 싸우기 시작했다. 비슈누는 아름다운 여인으로 모히니로 변신해 신들과 악마들을 세워놓고 똑 같이 나누어주었다.

신들 사이에 선 악마 라후를 보고 태양의 신 수르야와 달의 신인 소마가 비슈누게 알려주었다. 비슈누는 원반을 던져 그의 목을 베었으나 입에 감로수를 담은 상태였는지라 머리부분만을 죽지 않았다.

 

머리만 불사의 존재가 된 라후는 끈질기게 태양과 달을 쫓아다니면서 그들을 삼켜버리려고 하였다. 라후는 태양을 삼켰으나 너무 뜨거워서 뱉어내고 달은 너무 차가웠다. 그런데도 라후는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도 그들을 삼키려고 쫓아다니고 있다. 우리가 일식과 월식이라고 부르는 자연현상은 바로 이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인도인들은 말한다.[40]

 

5. 인드라 - 신들의 왕

인드라는 신들이 거주하는 하늘나라의 왕인 동시에 전쟁의 신이며 또한 비의 신이기도 하다. 그는 주로 네 개의 팔을 가지고 있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 중 두 손으로 창을, 나머지 한 손에는 번개를, 나머지 손들은 빈 체로 있다. 그의 몸에는 온몸에 천 개의 눈을 가지고 있어서 우주의 모든 일을 상세히 파악하고 있다. 그는 소마주스를 즐겨 마시면서 우유의 바다에서 나온 코끼리 아이라바타을 타고 다닌다.[47]

 

신들은 말 희생제를 통해 바쳐진 소마 주스를 마셔야만 신비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신들은 이러한 사실을 오직 자신들만이 알고 있는 비밀로 간직하고 있었다.[48]

 

트와스트리라는 브라흐만 사제가 살고 있었다. 그는 일상적인 의미의 브라흐만이 아니라 신비한 힘을 가진 자로서 모든 존재의 주이며, 신들의 우두머리라고 불렸다. 그는 인드라의 권위를 빼앗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어 아들을 창조했다. 이 아들은 세 개의 머리를 가졌으며 각각의 머리는 저마다 특별한 일을 실행했다. 첫 번째 머리는 베다를 암송하고 두 번째는 음료수를 마시고 세 번째는 온 세상을 삼킬 듯이 강력한 눈빛을 발했다. 그는 성장하면서 철저한 고행을 통하여 더욱 강력한 힘과 온화하고 순결한 마음을 가졌다. 그리하여 모든 존재들을 압도했다. 그의 모든 감각은 욕망을 이미 넘어서 있었기에 아름다운 여인들을 불러 그를 유혹할 수도 없었다.

 

인드라는 자신의 번개로 그를 죽이기로 결심했다. 그는 인드라의 번개에 살해되었음에도 몸에서는 여전히 환한 빛이 나와 온 세상을 비추었다. 인드라는 나무꾼에게 시켜 그이 목을 자르라고 했다. 브라흐만 사제를 헤치는 일이 모든 죄악 중에 가장 큰 잘못이기에 그는 듣지 않았다. 인드라의 고행을 통해 씻어낼 것이라는 말에 사냥꾼은 세 개의 머리를 잘라냈다. 그러자 잘린 머리와 목과 입에서 수많은 비둘기, 참새, 그리고 앵무새들이 나와서 하늘로 날아갔다.

 

자신의 아들의 죽음을 알아차린 브라흐만 사제는 극도의 슬픔과 분노 속에는 인드라에게 복수하리라 맹세했다. 그는 브리트리라는 이름이 힘센 악마를 창조하였다. 그 악마는 인드라를 잡아 입 속에 넣고 삼켜 버렸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다른 신들은 하품을 창조하여 악마에게 던졌다.  악마가 하품을 하기 위해 입을 크게 벌리자 갇혀있던 인드라는 자신의 몸을 작게 만들어 빠져 나왔다.

 

<인드라와 악마의 왕>

신들과 악마의 전쟁이 끝임 없이 계속되던 어느 날 악마의 왕이 불쑥 신들이 사는 나라로 찾아왔다.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인드라는 알 수 없는 공포감을 느꼈다. 신들은 꼼짝도 않고 제자리에 앉아 도리어 그가 다가오면 일어나 경의를 표했다. 그 강력한 빛에 인드라 조차도 알지 못하는 힘에 이끌려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조용히 옥좌를 내려왔다. 그리하여 악마는 신들이 사는 하늘 나라의 왕이 되었다. 인드라는 악마가 지닌 신비한 힘의 정체를 알기 위해서 브라흐만 신이 살고 있는 숲으로 다려갔다.

 

며칠 후 악마가 왕으로 있는 신들의 궁전에 젊은 브라흐만 사제가 찾아 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숲 속에서 수행하고 있는 수행자로서 당신의 명성을 듣고 제자가 되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제발 저를 제자로 받아들여 가르침을 내려 주십시오” 이 말을 들은 악마는 기뻐하며 제자로 삼았고 젊은 이는 그날부터 온갖 정성을 다해 스승으로 섬겼다. 어느 날 정원을 산책하다 젊은 이가 공손하게 물었다.

“스승이시여, 당신은 도대체 어떤 힘을 지니고 있기에 온 우주와 신들을 이길 수 있었습니까? 저는 당신께서 어떻나 방법을 사용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나는 신비하고 무한한 힘은 바로 나의 스승이신 슈크라차르야에 대한 의심 없는 복종에서 나온다. 나의 모든 행동은 전적으로 그의 가르침에 기초하고 있다.”

이 말을 들은 젊은 이는 다시 악마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당신은 스승의 말에 한번도 거역한 적이 없단 말입니까? 만일 그가 당신이 원하는 일과 다른 명령을 내린다면 그래도 복종하시겠습니까?”

“물론 비록 그렇더라 하더라도 나는 스승의 말에 절대 복종할 것이다. 나는 스승이 명령하신 일에 대해서는 어떠한 개인적인 의심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그분이 하시는 일은 모두 나를 위한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대해서 한번도 화를 낸 적이 없겠군요?”

“물론이다. 나는 이미 분노와 사심을 극복한 지 오래이다. 나의 감정은 철저하게 자제되어 자신에 대한 조절이 가능하다.”

“그러나 그것이 당신에게 무슨 도움이 됩니까?”

“나의 스승에 대한 절대적인 복종은 나의 감정과 자아를 조절하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된다. 이에 따라 나의 행동은 자연히 올바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와 같은 올바른 행동의 결과로 힘과 행운을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당신이 온 우주와 신들마저도 지배할 수 있는 까닭은 바로 당신의 올바른 행동 때문이군요? 저 또한 앞으로도 당신의 말씀에 한치의 의심도 없이 절대적으로 복종하면서 행동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말을 들은 악마는 기뻐하며 그에게 다음같이 말했다.

“너의 그 맹세는 나를 매우 흡족하게 만들었다. 너의 소원을 말해보아라. 나의 기쁨의 표시로 네가 원하는 소원을 들어주도록 하마.”

젊은이는 순간적으로 눈을 번쩍이며 그에게 깊은 감사의 절을 올렸다.

“스승이시여, 저는 당신의 티없는 행위가 바로 제 것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 네가 말한 대로 될 것이다.”

젊은이가 돌아간 뒤 악마는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자신을 감싸는 것을 느꼈다. 그때 별안간 몸 안에서 한 형상이 빠져 나왔다. 깜짝 놀란 그가 물었다.

“너는 누구냐?”

“나는 바로 당신의 티 없는 행위입니다.”

“너는 무슨 이유로 나의 몸에서 빠져나가려 하느냐?”

“당신은 자신이 제가에게 한 말을 잊으셨습니까? 나는 이제 당신이 그에게 약속한 대로 그의 몸 안으로 들어가야만 합니다.

 

잠시 후 또 그의 몸에서 다른 형상이 빠져 나왔다.

“너는 누구냐?”

“나는 올바름이고 정의입니다. 나는 티 없는 행위가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는 제대로 살 수 없습니다. 그가 떠나간 곳으로 저도 함께 가야만 합니다.”

이처럼 정의가 사라지자 곧이어 또 다른 형상이 나타났다.

“나는 진실입니다. 당신은 정의를 잃어버렸습니다. 이제 나는 당신을 떠나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정의가 존재하지 않는 진실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그의 몸에서 선한 행위가 빠져 나왔다.

“선한 행위는 반드시 진실 속에서만 나올 수 있습니다. 지금 진실을 잃어버린 당신의 몸에 내가 머물러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것으로 모든 일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자신이 한 일을 돌이켜 볼 겨를 도 없이 앉아있는데 힘과 행운이 빠져 나왔다.

“나는 행운입니다. 힘의 임무는 선한 행위를 돕는 것이며 저의 임무는 바로 그 힘을 도와주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들도 선한 행위를 따라 젊은 브라흐만 사제에게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악마는 별안간 그들을 불러 나의 몸에서 나온 모든 덕들이 찾아가는 젊은 브라흐만 사제의 참된 정체는 무엇인지 물었다.

그러자 여인의 형상을 한 행운이 웃으며 말했다.

“그는 바로 당신이 쫓아낸 신들의 왕 인드라입니다. 그는 당신의 제자가 되어 당신의 신비하고 무한한 힘이 오지가 당신 자시의 행위에 의존해 있다는 비밀을 알아냈습니다. 당신은 누군지도 모른대 기쁨에 들떠 제자로 받아들이고 소원을 들어주었습니다. 이제 그가 신들의 왕이 되어 우주의 평화를 되찾을 것입니다. 당신은 깨달아야만 합니다 모든 덕은 결코 자신만의 만족을 위해서 사용되어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비록 그가 일시적인 기쁨을 얻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결국에는 반드시 스스로 파멸되고 마는 것입니다.”

말을 마친 행운은 힘과 함께 인드라 신에게 달려갔다. 이리하여 브라흐만 신의 도움을 받은 인드라는 다시 신들의 왕이 되고 우주도 자연히 질서를 되찾게 되었다.

 

7. 아디티

여신 아디티는 리그 베다에서 신들이 어머니로 간주되고 있다. 그녀는 어린아이와 가축에게 축복을 내리는 여신이며 바루나 신을 비롯한 열두 명의 신들의 어머니기도 하다. 아디티의 원래 의미는 무한함으로 지상의 유한성에 대비한 하늘의 무한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녀는 무한 한 우주와 만물을 포괄하는 자연이고 존재이다.[80]

 

8. 불의 신-아그니

신들에게 바치는 공물의 전달자인 아그니를 다크샤의 딸인 스바하가 아그니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녀는 아그니가 성자들의 부인들을 사랑하는 것을 알고 먼저 앙기라스이 부인이 쉬바의 모습으로 다가갔다. 그리하여 당신의 마음을 다 아노라고, 그녀 또한 아그니를 원하며 하나되기를 소망하노라고 말했다. 아그니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녀와 하나가 되어 그녀의 손에 자신의 씨앗을 흘리고 말았다.

쉬바하는 재빨리 자신의 손에 있는 아그니의 씨앗을 황금병 속에 담아 누구도 감히 올라오기 힘든 수많은 악마와 일곱 개의머리를 가지 독사가 있는 숲으로 덮인 흰 산의 정상에 갖다 놓았다. 그리고 나서 그녀는 다른 성자들의 모습으로 변하여 차례로 아그니와 합하고 그때마다 아그니의 씨앗을 황금 병에 담아 두었다.

시간이 흘러 황금 병에 담긴 아그니의 씨앗에서 스칸다라는 이름의 아들이 출현했다. 그는 여섯 개의 머리와 무수한 귀, 열두 개의 눈과 손, 그리고 다리를 잦고 있었디. 태어난 지 사흘 만에 어른이 된 그의 손에는 악마들을 물리칠 수 있는 거대한 활이 들려 있었다. 나머지 열 개의 손에도 모든 악마들을 죽음으로 몰아 넣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제각기 들여 있었다. [93]

 

11. 마르트 - 폭풍(바람)의 신

디티는 악마들의 어머니이다. 그녀의 남편은 위대한 힘을 가진 성자였다. 어느 날 그녀는 자신의 아이들을 죽인 인드라엑 복수하리라 맹세했다. 그녀는 자신의 남편인 카샤파에게 달려가 울며 호소했다.그는 슬픔과 분노에 찬 그녀에게 인드라를 죽일 수 있는 힘센 아들을 낳도록 허락했다.

“여인이여, 절대로 순수한 몸과 마음가짐을 정확히 천 년 동안 고행을 하도록 하여라. 만일 네가 그와 같은 고행을 하기만 한다면 그렇게 태어난 아기는 반드시 인드라를 죽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삼계(천상, 공중, 지상의 세계) 마저도 파괴할 수 있을 것이다.”

 

허락을 얻은 그녀는 기쁨에 쌓여 숲으로 가서 천 년 동안의 고행을 시작했다. 그녀의 소망은 오직 인드라를 죽여서 자식에 대한 복수를 하는 것뿐이었다. 이 사실을 알아차린 인드라는 계획을 막기 위해 변장하여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의 고행에 도움이 되는 모든 일을 손발처럼 거들었다. 그의 헌신적인 행위에 감격한 그녀는 그를 자신의 양자로 삼았다.

정해진 일천 년이 되기 위해서 이제 겨우 몇 십 년밖에 남지 않았을 때 그녀는 매우 즐거워하며 곧 자신의 아들이 태어나면 가장 뛰어난 영웅의 동생을 둘 것이며 동생이 획득한 승리를 함께 하면서 삼계를 정복한 기쁨을 누리게 하겠다고 말했다.

말을 마친 디티는 해가 중천에 떠서 강렬한 빛을 그녀에게 쏟아내고 있었고 피곤을 느낀 그녀는 무심결에 머리가 놓여 있어야 할 위치에 발을 두고 누웠다. 그 장소는 바로 그녀가 반드시 피해 야할 불결한 위치였다. 바로 그때 인드라는 그녀가 이와 같이 운명적인 잘못을 저지르는 것을 똑똑히 목격하고 기회가 왔음을 알아차렸다. 그는 즉시 자궁으로 들어가 태아를 일곱 조각으로 잘라 버렸다. 그녀가 모든 사실을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모든 일이 끝난 뒤였다.

인드라에 의해 자신의 태아가 일곱 조각으로 잘렸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디티는 절망감에 사로 잡혀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렸다. 얼마 동안의 시간이 지나자 그녀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인드라에게 잘려진 태아들이 일곱 영역을 지키는 신들이 되어 모든 방향으로 다닐 수 있게 해달라고 인드라에게 간청했다.

인드라는 그녀의 간절한 애원을 기꺼이 들어주었다. 그리하여 그녀의 잘려진 태아들은 바람(폭풍)의 신 마루트라고 알려지게 되었다.[111]

 

12. 야마- 죽음의 신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에너지를 가진 비바스와트는 자신의 힘(태양의 에너지)으로 천상, 공중, 지상의 세계 모두를 뜨겁게 만들었다. 그의 아내 삼즈냐가 처음 그의 둥근 형태를 보았을 때 도저히 그의 강력한 힘을 견뎌낼 수가 없다고 느꼈다. 그리하여 그녀는 자신의 그림자를 쳐다보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지금부터 이 집에서 도망가련다. 그렇지만 너는 나의 모습을 취한 채 여기에 남아 있도록 하여라. 너는 이 일을 절대로 주인에게 말하지 말아라.”

그녀는 홀로 남편의 집을 떠나 아버지의 집에 머무르다 암말의 형상을 취한 채 북쪽 쿠루 지방으로 더욱 도망 가 고행을 닦아 나갔다.

비바스와트는 그림자가 자신의 부인인 삼즈냐라고 생각했고 세 아이를 얻었다. 삼즈냐의 그림자는 삼즈냐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에게 같은 애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구박을 끈기 있게 참아냈지만 삼즈냐의 첫째 야마는 견딜 수 없었다. 불행을 느낀 야마는 운명에 따라 발로 삼즈냐의 그림자를 차버리겠다고 위협했다. 그러자 화가 머리끝까지 난 그림자는 앞으로 네가 사랑하는 여자에 의해 반드시 너의 발이 잘리고 말 것이라고 저주를 퍼부었다. 어머니의 저주에 실망한 야마는 아버지께 사실을 고백했다. 아버지 비바스와트는 어머니의 저주를 완화하여 주었다.

비바스와트는 그림자를 찾아가 물었으나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스스로 명상에 잠겨 모든 것을 파악했고 부인 삼즈냐를 찾아 떠났다. 삼즈냐의 아버지 비슈와카르만은 그를 달래며 말했다.

“당신의 형상은 너무나 지나친 열의 에너지 때문에 우리들이 견디기 힘들다. 삼즈냐 역시 그것을 견딜 수 없어 당신을 떠나 숲 속에서 고행을 닦고 있다. 그곳에 간다면 당신은 위대한 고생을 닦고 있는 정숙한 아내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원한다면 지금 당신의 형상을 다듬어 사랑스럽고 부드러운 형태로 만들어 주겠다.”

비바트와트는 그것을 허락했다. 비슈와카르만은 곧 그의 과도한 에너지를 깎고 다듬어서 부드러운 형태를 만들기 시작했다. 우선 그는 태양 에너지 가운 1/16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잘라내어 버렸다.

 

그의 잘려진 에너지로 비슈누의 원반, 쉬바의 삼지창, 쿠베라(풍요)의 신의 마차, 죽음의 신의 지팡이, 스칸다 신의 창을 만들었다.

비바스와트는 말의 형상을 하고 삼즈냐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삼즈냐는 다른 남성인줄 알고 도망가려 실랑이를 벌이던 중 비바스와트의 씨앗이 그녀의 코로 들어가 그녀의 입으로 나샤티야와 다스라라는 의술의 신들을 낳았다. 계속 흐르던 비바스와트의 정액이 멈추자 레반타가 태어났다. 비바스와트의 형상을 본 삼즈냐는 훌륭하게 변한 것을 라고 기뻐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비바스와트는 아들 야마에게 조상들의 거주지인 죽음의 나라를 지배하는 신이 되도록 임명하였다. 그리하여 이때부터 야마는 죽음의 세계를 다스리는 신이 되었다.[117]

 

13. 트와스트리 - 건축의 신

트와스트리는 신들 중의 건축가로 하늘 나라의 왕궁을 만든 신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아그니의 강철도끼나 인드라의 번개 등과 같은 강력한 무기도 만들어 주기도 하였다. 그는 그리스 신화의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벌컨)와 유사한 역할을 맡고 있다.

 

트와스트리에게는 비슈와루파라 불리는 아들이 있었다. 그는 세 개의 머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각각 소마를 마시는 자, 술을 마시는 자, 음식을 먹는 자라고 불렀다. 그는 공공의 장소에서는 신들만이 희생제를 받을 수 있다고 하면서 일단 사적이 자리로 돌아오면 악마들 도 그것을 나누어 받아야 한다고 말하였다. 만일 악마들이 희생제를 받는다면 신들의 모든 질서가 무너지고 말 것이라는 사실은 불을 보듯 뻔했다. 누구보다도 이 사실을 두려워한 인드라는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번개를 던져 비슈와루파의 머리를 잘라 버렸다.

 

잘린 그의 세 개의 머리 가운데 소마를 마시는 자는 자고새가 되었다. 왜냐하면 소마의 색깔이 갈색이었기 때문이다. 술을 마시는 자는 사람들이 술에 취하면 대부분 쓸데없이 말이 많아지기 때문에 참새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음식을 먹는 자는 다양한 빛깔을 지닌 메추라기가 되었다.

 

자신의 아들이 인드라에게 살해되었다는 것을 안 트와스트리의 몸은 분노로 점점 커져만 갔다. 그는 신들을 위한 희생제을 거행했다. 당연히 인드라신만 초대하지 않았다. 그 사실을 안 인드라는 몰래 희생제에 잠입하여 소마가 든 잔을 마셔버렸다. 화가 난 트오스트리는 즉시 희생제를 멈추고 저주의 주문을 읊어 나갔다. 불행히도 온통 분노와 복수심에 정신을 빼앗긴 그는 순간의 실수로 주문의 구절을 잘못 읽고 말았다. 인도에서는 제식주의에서 중요한 점은 올바른 순서를 쫓아 제사의식이 행해지기만 한다면 그가 원하는 결과를 반드시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에 비례해서 만일 제사의식이 약간의 실수라도 발생한다면 그에 따른 역효과 또한 매우 엄청나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제사의식은 자연히 전문가의 도움을 필요로 할 수 밖에 없으며 그들이 바로 브라흐만 사제들이다.

결국 트와스트리의 사소한 잘못은 도리어 자신이 인드라신에게 죽음을 당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121]

14. 소마

 소마는 인도의 바커스 신으로 소마라는 식물에서 취기와 환각 작용이 있는 음료수를 만들어 내는 신이다. 베다에서는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이 소마는 신이다. 그는 인간이 겪는 가장 큰 아픔조차도 쉽게 치료한다. 그는 모든 병을 치료하고 슬픔을 즐거움으로 바꾸며 모든 두려움을 없앤다. 그들 통해 우리는 영원히 성장하며 신들이 알고 있는 모든 빛 속으로 들어간다. 죽음이나 적들도 결코 우리를 해치지 못한다. 그의 자비를 통하여 우리는 하늘 높이 날아 오른다.”

 

이 소마 주스는 특히 인드라 신이 즐겨 마시는 음료이기도 하다. 이 소마는 또한 달과 별의 신이 되기도 한다. 그리하여 다음과 같은 기도가 그에게 주어진다.

“오, 자비로운 소마 신이시여, 우리가 달이라고 부르는 신이여, 부디 우리를 자유롭게 하소서.”

“소마는 달이며 신들의 음식이다.”

“태양은 아그니의 본질이고 소마는 달의 본성이다.”

15. 브라흐마 - 창조의 신

인도의 성전인 베다 속에는 브라흐마는 ‘자라다, 성장하다’를 의미하는 동사 어근에서 파생된 단어로서 기도 또한 신성한 말 속에 포함된 신비한 힘을 의미한다. 절대자로서의 브라흐마는 그로 인해 다른 모든 존재들이 생성될 수는 있어도 자신은 결코 무엇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스스로 존재하는 신이다.

 

어느 날 절대자는 자신의 몸 속에서 모든 창조물들을 만들어 내려는 소망을 갖게 되었다. 제일 먼저 나르흐라고 불리는 물을 창조하여 하나의 씨앗을 그 속에 담아 두었다. 그 씨앗이 점점 자라 태양처럼 빛나는 황금알이 되었다. 그 알 속에서 절대자인 모든 세계의 창조자인 브라흐마로 태어났다.

브라흐마는 일 년 동안 황금알 속에 그대로 머물렀다. 브라흐마는 자신의 순수한 몸에서 사타루파, 사비트리, 사라르와티, 가야트리 등의 이름으로 찬양된 여성을 창조했다.

 

17.비슈누-유지의 신

비슈누는 힌두교의 삼신 중 두 번째로서 브라흐마에 의해 창조된 우주를 유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오늘날의 인도종교(힌두교)는 크게 두 가지, 즉 비슈누을 숭배하는 바이슈나비즘과 쉬바를 주신으로 믿는 쉐이비즘의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히란야카쉬푸는 정성 어린 기도와 고행 통하여 브라흐마 신으로부터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그리하여 그는 신들이나 다른 악마들 또한 동물들이나 인간들 중의 어느 것에 의해서도 정복되거나 살해당하지 안 하는 뛰어난 능력을 갖게 되었다. 그는 곧바로 신들과 전쟁을 하여 하늘나라의 왕이 되었다. 모두 그에게 복종하였으나 오직 한 명 그의 아들 프라흐라다만이 복종하기를 거부했다.

 

그의 아들은 비슈누 신을 찬양하는 것이었다.  화가 난 아버지는 클 벌을 내리겠다고 하나 두려움 없이 떳떳하게 말했다. 그리고 그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해랄 수 없었다.

 

다시 스승의 집으로 돌아온 프라흐라다는 최상의 진리에 대해서 배우기 시작했다. 그는 세상에 모든 살아있는 존재는 반드시 죽을 수 밖에 없으며 결국 젊음과 패가하는 무기도 늙음과 쇠약으로 향한 과정 중에 잠시 주어진 기쁨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괴로움은 모든 존재가 겪어야 할 필연적인 과정이다. 그런데도 어리석음 때문에 우리는 감각적 욕망이 괴로움을 없애는 길이라고 잘못 알고 있다. 그러한 욕망은 오직 우리들의 배고픔을 목마름만을 충족시켜 줄 수 있을 뿐이다. 우리들은 진실을 알지 못한다. 우리가 추위에 떨고 있을 때는 당연히 불이 필요하다. 또한 목마를 때는 물을 마셔야만 갈증을 풀 수 있다. 음식은 배고픔을 없애준다. 우리는 이러한 사실들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근본적인 괴로움을 해결할 방법은 전혀 알지 못한다. 그것을 위해서는 우리의 무지를 제거함으로써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상황을 전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어둠에 가진 자는 결코 괴로움을 벗어날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은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그것은 오직 자신들의 욕구가 충족된 이후에만 행해지고 있을 뿐이다. 그렇게 때문에 진실로 그들의 행위는 남을 돕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불쌍한 사람들의 삶을 비웃으며 값싼 동정을 던지는 것일 뿐이다.

또한 인간들은 많은 제물을 자기 곁에 쌓아둠으로써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로 쌓여진 재물의 높이만큼, 오히려 그보다 더 그이 불안과 고통은 가중될 뿐이다. 살아있는 자들은 괴로움을 결코 벗어날 수 없다.

 

모든 존재는 결코 적이 될 수 있으며 오직 사랑의 대상이 될 뿐이다. 우리가 미워해야 할 대상은 우리의 적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 자신이 미워하는 바로 그 마음이다. 우리의 적은 우리에게서 더 큰 사랑을 받아야 한다.

 

건강, 부, 쾌락 등은 값싼 순간적인 요소들일 뿐이다. 그러나 지혜의 나무에서 얻은 열매는 어떻나 값으로도 살 수 없는 귀중한 보물이다.”

 

“친구도 적도 없습니다. 위대하신 비슈누 신은 모든 존재 속에 내제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너와 내가 다르다고 말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모든 대상을 둘로 나누어 보는 것, 그것이 바로 무지이며 괴로움의 원인입니다. 둘 아닌 하나임을 깨달은 자에게는 재물이나 권력, 그리고 명예 등에 대한 욕망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는 오직 그 이상의 행복은 절대로 추구될 수 없는 그러한 해탈만을 구할 따름입니다. 그 외의 모든 행복은 오지기 일시적인 감각적 요소만을 만족시킨 뿐입니다.”

 

이런 모습을 본 악마 왕은 프라흐라다를 산 밑에 가두어버렸다. 오랜 기간 동안 갇혀 있어야 했던 그는 수행과 명상이 더욱 깊어져 자신이 비슈누 신과 동일해지는 경지에 도달하였다.

그의 철저한 믿음과 무한한 사랑에 감동한 비슈누는 그를 죽음에서 벗어난 불사의 존재로 만들어 주었다.

 

집으로 돌아온 아들과 아버지는 어느 날 비슈누의 보편성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그때 비슈누는 신체 중의 한 쪽은 모든 생명체 중에서 가장 현명한 존재인 인간의 형상을, 다른 한쪽은 동물중의 가장 강한 사자의 모습을 하고 나타났다. 그의 목은 사자의 갈기로 뒤 덮여 있었으며 활활 타오르는 불길처럼 붉은 눈, 커다란 입, 두 갈래로 갈라진 칼날 같은 혀, 그리고 거친 숨을 몰아 쉬는 코를 갖고 있었다. 그의 모리는 하늘까지 닿았으며 그의 몸은 온통 누런 색의 털로 덮여 있었고 백 개의 팔에는 하나하나마다 무시무시하고 강력한 무기가 들려 있었다. 이 광경을 본 다른 악마들은 놀라 도망을 쳤다. 그러나 왕은 아무런 두려움 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왕은 자신만만 하게 사자와 인간이 합쳐진 형상을 하 비슈누 신에게 달려 들었다. 왜냐하면 왕은 자신이 결코 신이나 악마 또는 인간이나 동물 중에 어느 하나에 의해서도 죽지 않는다고 약속을 브라흐마에게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의 앞에 나타난 존재는 신이라고도 악마라고도 인간이라고도 동물이라고도 할 수 없는 존재의 모습이었다. 비슈누화신의 무시무시하고도 거대한 이빨은 그이 몸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결국 아들의 끊임없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자만심으로 가득 찼던 왕은 스스로를 파멸로 이끌고 말았다.[164]

 

<비슈누의 화신 –라마찬드라>

열 개의 머리를 갖고 무서운 힘을 가진 악마 라바나 왕은 엄격하고도 심한 고행을 닦았다. 그는 일만 년 동안 어떠한 음식도 입에 대지 않았고 천 년마다 자신의 열 개의 머리 가운데 하나씩을 희생제의 제물로 바쳤다. 그가 마지막 열 번째 머리를 희생제에 바치려 했을 때 창조주인 브라흐마 신이 나타나 소원을 물었다.

“내가 그렇게 엄격한 고행을 닦는 이유는 무엇인가?”

“저는 영원히 죽지 않는 불사의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네가 지금 말한 소원은 비록 내가 우주의 창조주라 하더라도 불가능한 일이다. 그것은 오지기 신들에게만 주어진 권한이다. 신이든 인간이든 심지어 악마라고 하더라도 만일 그가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하여 끊임없이 기도 와 제사의식의 수행 등을 정성으로 실행 하다면 그에 의해 지적된 신은 반드시 나타나 그의 소원을 들어 주어여 한다. 비록 신이라 하더라도 해줄 수 없는 일이 있다. 네가 지금 바라는 소원이 바로 그것들 중 하나이다. 그러니 너는 다른 소원을 말하도록 하라.”

“그렇다면 제가 전쟁에서 신이나 악마 어느 쪽에 의해서도 결코 정복당하지 않게 해주십시오.”라바나의 이와 같은 소원을 브라흐마 신은 기꺼이 들어주기로 약속했다. 뿐만 아니라 지성을 드린 기도의 감사하는 뜻으로 희생제에서 바친 아홉 개의 머리도 모두 돌려 주었다. 그리하여 결코 패배 당하지 않는 강력한 힘을 소유하게 되었다.

라바나는 전쟁에서 신들과 싸워 죽지 않았으며 비슈누 신과도 싸움을 벌었다. 비슈누는 그를 죽일 수 있었으나 그와 약속한 브라흐마의 개입으로 살려주었다. 모든 신들이 그와 싸울 수 없는 상황이 되자 브라흐마 신이 괴로움의 근본원인임을 알고 라바나를 물리칠 수 있는 묘책을 간청했다.

“그는 이미 나와 약속에 의해 어떤 신이나 악마에 의해서도 죽지 않는다. 그를 죽일 수 있는 존재는 오직 인간뿐이다. 너희들 중 누군가가 인간의 모습으로 태어나 그를 물리쳐야만 한다.” 그의 말에 모든 신들은 오직 유자자인 비슈누만이 그를 물리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비슈누는 제안을 수락하고 조건을 갖춘 인간을 찾기 시작했다. 북인도 지방의 태양족의 왕이 피운 희생제에 내려가 쌀과 우유, 그리고 설탕으로 가득 찬 잔을 들고 나타나서 왕에게 말했다.

“브라흐마 신께서 너의 기도를 들어주어 나를 이렇게 보냈느니라. 이제 나는 너에게 이 잔을 주겠다. 너는 이 잔에 든 내용물을 너의 세 부인에게 나누어 먹이도록 하여라. 그러면 그들이 각각 아들을 낳게 되리라.”

왕은 즉시 세 명의 왕비를 불러 첫 번째 왕비에게 우선 그 내용물의 반을 먹여 비슈누의 신성의 반을 취한 라마찬드라가 태어났다. 다른 두 왕비에게 반씩 먹였다. 한 왕비는 쌍둥이를 낳았고 또 다른 왕비는 신성의 1/4을 부여 받은 아들을 출산하였다.

비슈누가 이처럼 라마찬드라의 모습으로 세상에 태어나자 부인이던 락쉬미도 대지의 어머니인 다라니의 딸 시타로 환생했다.

 

비슈누의 화신인 라마는 역시 그의 본래의 부인이던 락쉬미의 화신인 시타와 지상에서도 변하지 안 하는 사랑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 라마와 시타, 락시라마는 신에 대한 기도와 명상을 수행하면서 숲 속에서 즐겁게 생활해 나갔다. 라바나는 라마의 늠름한 모습에 반한 동생에 의해 그들이 거기 있음을 알았고 라마나는 시타에게 마음을 빼았겼다. 이후 라마나는 비슈누 화신인 인간에 의해 죽음을 당했다.

 

21. 브라흐만 사제계급

인도의 사성제라고 하는 계급 제도에 의해 모든 인간들이 신분이 결정된다. 그러한 계급제도는 우리에게 카스트 제도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브라흐만이라는 사제계급과 크샤트리야라는 왕족계급, 상인들을 나타내는 바이샤와 마지막 노예계급을 지칭하는 수드라라는 계급 분류는 원래 바루나라고 불린다. 그러나 오늘날 넓고 개략적인 의미에서 양자 모두를 카스트 제도라는 이름으로 통칭하고 있다. 인도의 신분제도는 엄격하게 출생에 의해 결정된다. 인도에서는 카르마(업) 이론에 의해 설명한다. 다시 말해서 그러한 환경에 태어난 것은 그가 전생에 지은 행위의 결과이다. 아울러 그가 그러한 환경에 태어난 것은 자신이 전생에 지은 행위의 결과를 풀어나갈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조건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이 이 땅에 이러한 모습과 조건으로 태어나는 것은 어떤 우연이나 외부의 절대자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일 뿐이다. [301]

 

베다는 모든 우주의 법칙과 신성한 진리를 담고 있는 절대자의 계시서이다. 베다에 대한 학습은 오직 브라흐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또한 모든 베다에 통달한 사람을 진정한 브라흐만이라고 부른다.

 

24, 바다를 마셔버린 성자.

인도인들에게 종교는 바로 그들 삶의 핵심적인 요소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도 사상 속에서는 종교와 철학과 삶이 결코 분리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종교의 소멸은 곧바로 철학과 삶의 파괴를 의미하며 바대로 그들 중 어느 한 가지에 헌신 하는 것은 곧바로 나머지 것들에 의 한 사랑과 일치한다. 아울러 이러한 이유 때문에 신들과 인간들 또한 결코 서로 떨어질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를 형성한다. 인간의 신에 대한 존경과 예배는 인간 자신들의 삶의 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인 동시에 우주가 존재하기 위한 핵심적인 원인이기도 하다.

 

어느 날 신들과 악마들 사이에 커다란 전쟁이 발생했다, 그 전쟁에서 악마들은 신들에게 패하여 모두 바닷속으로 숨어 버리고 말았다. 바다 속으로 들어간 악마들은 그곳에서 육지로 불과 칼을 던져 지상의 모든 선함과 종교에 관한 지식들을 파괴하기 시작했다. 악마들은 밤이면 몰래 육지로 올라와 성자와 사제를 차례로 죽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마음은 점차 공포로 휩싸여만 갔다. 더 무서운 일은 자신에 대한 죽음의 공포가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해치게 만드는 도덕적 타락현상을 일으켰다는 사실이었다.

모든 두려움의 원인이 바로 신들과의 싸움에서 패한 악마들의 소행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천상의 존재들도 인간과 똑 같은 두려움과 걱정에 잠겨 있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인간들의 도덕적 타락이란 곧바로 자신들의 존립근거를 잃게 하는 결과를 낳는 것과 같았다. 신들은 만일 자신들이 남아있는 브라흐만 사제들의 생명을 구하지 못한다면 전체 우주의 파괴를 막을 길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신들은 하늘의 왕인 인드라 신을 재촉하여 우주의 유지의 신인 비슈누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비슈누 신은 그 들이 바로 그들의 형제인 신들이 바다 깊은 곳으로 쫓아버린 악마라는 것을 알려 주었다. 바다 깊숙한 곳에 숨어 있는 그들을 잡을 방법은 오직 바다의 모든 물을 비우는 수 밖에 없었다. 그런 능력을 보유한 신은 없었다. 마침내 그들은 성자 아가스티야가 모든 것을 삼켜버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성자는 바닷물을 삼켰으며 숨어 있는 악마들을 발견하였고 치열한 싸움 끝에 신들은 승리의 기쁨을 맛보았다. 그 중 살아 남은 악마들은 더 깊숙한 곳으로 숨어버렸다. 그곳은 바로 땅속에 있는 지옥이었다. 모든 일이 끝난 다음에 자신의 뱃속에 있던 바닷물을 토해 내었다. 바다는 다시 물로 채워지게 되었다.


 

▣ 내가 저자라면

내가 가보고 싶은 나라 중에 하나가 인도이다. 인도 신화를 읽으니 더 인도를 여행하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해졌다. 신화는 그 민족의 철학과 종교, 예술의 바탕이라고 한다. 인도의 거리를 걸으며, 사원과 문화를 체험하며 신화 이야기를 떠올려 보고 싶다.

인도는 오랜 전통과 역사를 가진 나라, 불교가 만들어진 나라인 만큼 신화의 이야기도 풍부하다. 인도 신화를 읽는 내내, 나라는 존재가 우주의 한 조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독립된 별개의 인간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어떤 끈으로 연결되어 있는 느낌. 이 순간이, 나의 존재가 천상과 닿아 있다는 느낌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을 때와는 다른 느낌이다. 그것은 아마도 인도 신화에 지상세계에서의 인간이 카르마(업)에 의해 천상에서의 자신과 연결되어 나타난다는 색체가 강하게 깔려 있기 때문인 듯 하다.

 

인도 신화는 왜 힌두 신화라 말하는가?

인도신화가 힌두신화라는 말도 더 많이 쓰인다. 그것은 종교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그 이유는 인도인들은 대부분 힌두교를 믿기 때문이다. 인도는 매우 종교적인 나라로 불교의 발생지 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교가 번창하지 못하고 힌두교가 더 번성한 것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었다. 그 이유는 원래 인도에는 브라흐만교라는 종교가 있었는데 그것은 신분이 높은 사제들이나 왕족 중심의 종교였다. 그래서 평민들이 믿을 수 있는 종교가 생겼는데 그것이 자이나교와 불교이다. 이들 종교가 점차 세력이 커지자 브라흐만교에서 평민을 위한 종교를 설파했는데 이것이 바로 힌두교라 한다. 인도인들은 브라흐만에 익숙하고 그것을 갈망하기에 힌두교를 받아들인 것은 당연한 듯하다. 신화에 등장하는 브라흐마, 비슈누, 쉬바는 힌두교에서 숭배하는 중요한 신들이다. 힌두 신화에 바탕을 둔 종교가 힌두교임은 분명하다.

 

힌두 신화가 종교가 되어 인도인들의 삶 속에 아직도 녹아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이 출생에 의해 신분이 결정되는 사성제라고 하는 계급 제도일 것이다. 현대 시대에는 매우 불합리해 보이는 이 풍습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기 위해서는 신화를 읽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신화 속에 브라흐만이라는 사제계급과 크샤트리야라는 왕족계급, 상인들을 나타내는 바이샤와 마지막 노예계급을 지칭하는 수드라라는 계급 분류는 신화에 근원을 두고 있다. 요즘 법적으로는 이러한 제도가 사라졌지만 사회 문화적으로 여전히 전해지는 것이 이 엄격한 계급의식이다. 전생의 업에 인한 탄생으로 지상에서 잘 살면 죽어 천상에서는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윤회사상이 바탕이다. 그게 정말 그럴까?  이런 사상이 깔린 사회에 사는 사람들은 더 열심히 살게 될까, 아니면 더 좋은 삶을 위해 노력하기를 포기하고 안주하게 될까?

윤회의 관점에서 남편과 아이를, 주변 사람들을 바라보니 참 새롭다. 우리라는 개념보다 더 각자 독립된 존재로 인식된다. 우린 하늘나라에 살다가 각자 자신의 업에 의해, 어떠한 임무를 띠고 이 세상에, 여기에 태어났단 말인가? 보이지 않는 세계가 궁금해진다. 인식하지 못하는 공간에 가보고 싶다.  

 

내가 본 인도 신화의 특징

그리스 로마 신화가 담긴 <변신이야기>를 읽은 나로서는 인도 신화를 읽으면서 그것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더 흥미로웠다. 첫 번째, 특히 신기 했던 것은 신들도 고행을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더 많은 힘을 얻기 위함이며 원하는 바를 성취하기 위함이다. 신들임에도 전지 전능하지 못하며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두 번째, 모든 것은 자신 안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인도 신화 중 창조신화를 보면 절대자는 자신의 씨앗을 꺼내 창조의 신 브라흐마를 만들고 브라흐마는 자신의 순수한 몸에서 여성을 창조한다. 절대자는 자신 신체의 왼쪽 부분에서 유지의 신인 비슈누를 만들고 중간부분에서 종말의 시대에 우주를 파괴하는 신인 쉬바를 창조해 냈다. 그래서 그들은 셋이지만 결국은 하나인 것이다.

 

세 번째, 인도 신화는 창조보다 질서 있게 유지하는 데 중점을 준 신화이다. 선한 신과 악마가 끊임없이 전쟁을 하지만 우주를 유지하기 위한 규칙이 있으며 그것은 절대적으로 지켜진다.

그 규칙들을 살펴보면

> 신들에게 바치는 희생제를 주관하는 브라흐만 사제는 절대 해치면 된다.

> 누구든 제사 의식을 순서대로 잘 치르면 원하는 소원을 이루지만 그 반대로 실수가 있을 경우 크나큰 저주가 내린다.

> 고행을 통해 얻은 힘은 창조주 브라흐만 조차도 어찌하지 못한다.

> 지성으로 고행을 하면 해당 신이 찾아와 소원을 들어 주어야 한다.

> 한번 약속한 것은 무조건 지켜야 하며 번복할 수 없다.

 

네 번째, 신이 인간으로 변신해야 할 경우에는 인간으로 환생하여 태어난다는 것이다. 인간은 죽어야만 하늘 나라로 갈수 있을 뿐 살아서는 가지 못한다. 다섯 번째, 그리스 신화에 비해 신들이 매우 점잖으며 통찰이 깊다. 부부 사이도 돈독하며 서로 존중한다. 신들은 자신의 일시적인 감정보다 명분에 의해 움직인다. 여섯 번째, 인도 신화의 신들이 생김새가 더 무시 무시하고 다재 다능한 능력을 지녔으며 캐릭터가 분명하다.

 

그래선지 동양의 신화인지라 적응이 쉬워서 인지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다. 천상과 공중, 지상의 삼계를 무대로 펼쳐지는 SF영화를 본 느낌이다. 내가 인도 신화, 즉 힌두신화를 읽은 이유도 그런 판타지적인 요소를 보기 위함이었다. 신화 속에는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서 얻을 수 있는 소재와 이야기 거리가 무궁무진하며 그러하기에 요즘에도 신화에 관심을 두는 이유를 다시 한번 깨닫는다.


나만의 천상의 골짜기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영감을 떠오려야 한다. 더 세분화하여 구조를, 캐릭터를 봐야겠다.




Share on Facebook!Share on Twitter!Share on C Log!
将把此主题..
IP *.12.20.92

评论1 건
댓글 닫기
프로필 이미지
수희향
2010.01.25 13:51:55
*.11.53.182
네게 인도신화는 네 책 뿐이 아니라 내면에도 많은 걸 비추는 것 같네.
인도인들의 사상과 캐릭터 모두를 네 책에 접목시킨다면 정말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아.
느낌 좋다, 뽕공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