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외면하는 젊은층... 종교 없는 인구 절반 넘었다
종교 외면하는 젊은층... 종교 없는 인구 절반 넘었다
이영창 기자
입력 2016.12.1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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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국민의 56%가 무교
10~30대 신자 10% 이상 줄어
젊은층 전도 개신교만 교세 확장
불교 제치고 신자 규모 1위 올라
아무 종교도 믿지 않는 무교(無敎) 인구가 처음으로 종교가 있는 인구를 앞질렀다. 지난 10년간 유일하게 개신교만 신자(信者)를 늘리면서 불교를 제치고 국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종교 자리에 올랐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표본집계 결과(인구ㆍ가구ㆍ주택 기본특성항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한국인 중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은 2,749만9,000명으로 전체 국민의 56.1%에 달했다. 무교 비율은 2005년 조사에서 47.1%였지만, 10년만에 9%포인트가 급증하며 50%를 훌쩍 넘어섰다.
지난해 종교를 가진 사람 수는 2,155만4,000명(43.9%)으로 2005년(2,452만6,000명ㆍ52.9%)에 비해 297만2,000명이 줄었다. 불교 인구가 2005년 1,058만8,000명에서 지난해 761만9,000명으로 무려 300만명 가까이 감소했고, 천주교 인구 역시 501만5,000명에서 389만명으로 크게 줄었다. 원불교(12만9,000명→8만4,000명), 유교(10만4,000명→7만6,000명)도 교세가 약해진 종교였다.
주요 종교 중 유일하게 교세를 확장시킨 종교는 개신교였다. 개신교 신자는 2005년 844만6,000명이었는데, 지난해 그 인구가 967만6,000명으로 14.6% 증가했다. 10년 새 개신교가 불교를 제치고 가장 신자가 많은 종교가 된 것이다.
지역별 종교 특성을 보면 동쪽(영남)에서 불교가 강하고 서쪽(호남ㆍ수도권) 지역에서 기독교(개신교)가 센 동불서기(東佛西基) 현상이 두드러졌다. 전체 지역주민 대비 불교인구 비중이 높은 시ㆍ도는 울산(29.8%) 경남(29.4%) 부산(28.5%) 경북(25.3%) 등이었고, 개신교 비중이 높은 곳은 전북(26.9%) 서울(24.2%) 전남(23.2%) 등이었다. 천주교 비중은 서울이 10.7%로 가장 높았고, 광주는 무교 비율(61.1%)이 가장 높았다.
연령별로 보면 젊은 층의 종교 외면 현상이 더욱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중에서 종교를 가진 이들의 비율은 2005년 50.5%에서 지난해 38.0%로 줄었고, 같은 기간 20대(47.9%→35.1%)와 30대(47.9%→38.4%)의 비율도 크게 줄었다. 반면 60대(63.3%→57.7%)와 70세 이상(63.0%→58.2%)의 감소폭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개신교가 교세를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젊은 층에 대한 전도에 힘쓰며 10ㆍ20대 청년층을 끌어들이려는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10년 전 조사와 비교해 다른 종교는 젊은 층 비율이 크게 하락한 반면, 유독 개신교는 젊은 층 비율이 크게 줄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만혼(晩婚)과 비혼(非婚)이 흔해지면서, 20~40대 중 결혼하지 않은 미혼 인구의 비율이 5년 새 크게 늘었다. 지난해 인구주택총조사에서 20대 미혼비율은 91.3%였는데, 이는 2010년 86.8%에 비해 5년새 4.5%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30대(29.2%→36.3%)와 40대(7.9%→13.6%)의 미혼 비율도 크게 늘었다. 남성은 학력과 미혼 비율에 상관 관계가 별로 없었던 반면, 여성은 학력과 미혼 비율에 비례 관계가 뚜렷이 나타났다. 대학원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15세 이상 여성의 23.4%가 미혼인 반면, 중졸 여성의 미혼 비율은 2.7%, 고졸은 7.7%, 대졸은 16.3%였다.
또한 60세 이상 고령자 중 생활비를 스스로 마련하는 비율이 2010년 44.6%에서 지난해 49.7%로 증가했다. 60세 이상 인구가 5년새 761만명에서 932만명으로 늘었음에도, 자녀가 주는 생활비로 사는 고령자는 191만명에서 152만6,000명으로 오히려 줄었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