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ng-nam Oh
이집트 여행기② - 나그 함마디에서 발견된 도마복음서
이집트 여행을 하면서 내내 머리에서 떠나지 않은 생각은 카이로에서 남쪽으로 약 500 Km 떨어진 나일강 상류 ‘나그 함마디(Nag Hammadi)’라는 곳에서 발견된 ‘나그 함마디 문서’였습니다.
1945년 12월 어느 날, 무함마드 알리라는 이집트 농부가 다른 몇 사람과 함께 이곳 산기슭에서 밭에 뿌릴 퇴비를 채취하려고 땅을 파다가 땅속에 토기 항아리가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혹시 귀신이라도 있으면 어떻게 하나 무서웠지만 금덩어리라도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서 항아리를 열어 보았습니다. 귀신도 나오지 않고 금덩어리도 없었습니다. 그 대신 가죽으로 묶은 열세 뭉치의 파피루스 문서가 들어 있었습니다. 그 고문서가 들어있는 항아리가 금으로 가득한 항아리보다 더 귀중하다는 사실을 알 턱이 없었던 농부는 혹시 고문서라도 골동품으로 값이 나갈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시장에 가지고 가서 몇 가지 식료품과 맞바꾸었습니다. 그 후 우여곡절 끝에 이 고문서는 전문가의 손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4세기 초 로마제국을 통일한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제국을 통치할 통일된 종교적 이데올로기로 그리스도교를 채택하고, 그리스도교 지도자들에게 그리스도교를 ‘하나의 하느님, 하나의 종교, 하나의 신조, 하나의 성서’로 통일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는 325년 약 300여명의 그리스도교 지도자들을 지금의 튀르키예 이스탄불 서남쪽에 있던 니케아에 모이게 하여 공의회를 열게 했습니다. 여기서 예수가 인성과 신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는 것을 주장한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젊은 추기경 아다나시우스(Athanasius)가 예수의 인성만을 강조한 아리우스(Arius)파를 물리쳤습니다. 그는 그 여세를 몰아 그 당시 개별적으로 떠돌아 다니던 그리스도교 문헌 중 27권을 선별하여 그리스도교 경전으로 정경(正經)화했습니다. 그후 그는 한 걸음 더 나가 367년 자기의 신학적 판단에 따라 부적절하다고 여겨지는 문헌들은 모두 파기 처분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나그 함마디 문서는 이집트 최초의 수도원 파코미우스(Pachomius)의 수도승들이 부적절하다고 지목된 도서를 수도원 도서관에서 빼어내어 항아리에 밀봉하고 산기슭에 묻어 두었던 것이라 여겨집니다.
이 문서 뭉치들 속에는 52종의 문서가 들어가 있었는데, 이 문서들은 모두 콥트어로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콥트어 문서란 고대 이집트 말을 그리스 문자에다가 이집트에서 전해오던 글자 중 일곱 글자를 더해서 기록한 문서입니다. 이집트에는 콥트어를 쓰는 그리스도인들이 많이 있었고, 지금도 이집트 콥트 그리스도인들이 인구의 약 10% 정도라고 합니다. 이들 콥트어 문서는 본래 그리스어로 된 문서를 콥트어로 번역한 것들입니다. 이 문서들중 가장 잘 보존되고 가장 획기적인 내용을 포함한 것이 바로 도마복음서였습니다.
<도마복음>은 지금 성경에 포함된 공관복음서와 50% 정도가 평행을 이루는 내용이지만, 공관복음서와 달리 기적, 예언의 성취, 부활, 재림 등에 대한 언급은 없고 오로지 예수님의 어록 114개를 모아놓은 것입니다. 여기서 예수님은 우리 속에 빛으로 계신 하느님을 아는 것, 이것을 깨닫는 ‘깨달음(gnōsis)’를 통해 내가 새사람이 되고 자유롭게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집트의 경주라 할 정도로 유명한 룩소르(Luxor)에서 이집트 최대의 신전 카르낙 신전, 왕가의 계곡, 그 중에서도 새롭게 개방된 이집트 신왕국 제18대 파라오(바로) 아케나톤 왕의 부인 네페르티티의 무덤 등을 돌아보고 다음 날 버스로 5시간 걸려 이집트의 대표 휴양지 후루가다로 가는 길, 룩소르에서 북쪽으로 약 100 Km 떨어진 나그 함마디를 지나가면서, 저는 <도마복음> 해설서를 쓴 저자로서, 거기를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꿀둑 같았지만, 이번 여행이 단체 여행이라 그냥 지나칠 수 밖에 없어 섭섭함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그 대신 버스에서 마이크를 잠간 빌려 같이 간 분들에게 나그 함마디와 <도마복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섭섭함을 달랬습니다.
16 comments
Yeongwook Kim
저는 기독교도가 아니지만 너무 흥미로워요. 교수님책도 읽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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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춘희
비교 종교학자로써 모든 종교에서 결국 깨달음을 강조하며 여러면으로 알려 주신것 같습니다.
저또한 박사닝의 뜻에 공감하며 많이 와 닿았고 영성을 쌓아가는데 도움을 받습니다
특별히 기독교 경전으로 깨달음을 강조하고 있는 도마복음을 읽으며 현대인들의 영성에 많은 영향의 발돋음을 할수 있는 계기와 신앙생활에 도움을 줄것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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浩于禪師
비기독교인으로써 참 정말 헷갈리오.
한때는 "예수는 없다"는 책의 일부분을 인용하면서 비기독교인들에겐 예수는 실재 존재하지 않는가 보구나 . . .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전통적 기독교를 비난하는 추세이다가 또 요즘엔 다시 기울어가는 기독교를 살려야 한다는 둥. .
이 게시글처럼 기독교를 신격화, 성역화를 다시하고.. 도대체 님의 기독교에 대한 관점은 뭐요? 뭐(기독교)가 있네 . . 없네 . . 아무 실제 생산성이 없는 관념적인 논설만 하시지말고 이제 그만 현실을 즉시하는게 인생적 의미를 찾는 길이 아닐까요?
예수 백날 외쳐봐야 .. 일반 무신론자, 비기독교인들에게는 메아리일뿐이며, 현실적으로 예수가 밥먹여주는 것도 아니고, 옷 입혀주는 것도 아니고, 잠 잘곳을 공짜로 제공해주는 것도 아니잖우?
평생을 남의 것(예수)에 매달려서 보내셨음 이제는 오감(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으로 존재를 알 수 있는 '천지인'을 연구함이 더 낫지않을까요?
이 인간사회에는 가치있고 현실적인 일이 많아요. 즉, 기아구제, 고아구제, 환자구제, 기후변화/환경보전, 전쟁을 피하는 방법, 남북통일, 전염병대책, 빈부격차해소문제, 마약방지대책, 교통사고방지대책, 남녀불결혼문제, 병치료문제, 학폭예방문제 등등. 실제 뭐 의미있고 현실적인 문제해결 연구를 합시다. 차라리 한민족 역사연구, 한철학과 선도를 연구하시든가 . .
서양과 북미주에선 거의 사라지는 예수교 애기는 그만 합시다. 미국의 와싱톤수도권에서 제일 큰 '와싱톤중앙장로교'의 전임 '이원상'목사는 강대상에서 종종 ". . 영화를 지상에 쌓지말고 하늘에 쌓으라"고 목소리 높혀 외쳐대더니 자기 자신은 몰래 캐나다에 고층빌딩을 자기명의로 사놓았다가 걸려서 다시 팔았지요.
한국의 부패목사들, 해외의 부패 목사, 신부, 승들애기 백만번 해봐야 내입만 더러워지는 것 아니오? 직접 들은 이원상목사의 행태만 봐도 기독교로는 세상문제가 해결이 않되요.
차라리 유교가 좀 낳죠? 효도와 애족심을 길르니까 . . 기독교인들 부모에게 옛날 한민족들처럼 요즈음 효도하지 안하잖아요?
아니면 세속오계와 부자유친, 부부유별, 붕우유신, 장유유서, 군신유의 등 삼강오륜을 가르치는 우리 것인 '선도'가 훨씬 나을듯해요.
요즘 북미주 사람들이나 특히 현대 한국인들이 어디 사람입니까? 짐승만도 못한 사람들이 즐비하잖아요?
현실은 우리가 이 지구를 떠나게 된다는 점을 잊지말고 우리 것이나 음미해보시우그려. 약속한 재림도 안하는 예수연구한다고 더 이상 얼마 남지않은 인셍허비마시고 우리 것이아 연구하고 심신수련합시다 그려 .
옛날엔 한국인들 대다수가 얼마나 좋았수? 어디에 살든 옛날의 한국인들이 그립구려. . 당시엔 우리 것인 '삼강오륜'에 매달려서 온 한국사회가 전반적으로 그렇게 좋았던 것 아니오? 물론, 그때나 지금이나거악들이 아주 소수로 이따금씩 있었던 것은 빼고 . .
좋은 내것을 버리고 남의 것(외국 종교와 문화)에 매달리고 숭배하고 쫒아갔다가 결과가 오늘날에 한국의 정서만 완전 망가진 결과를 가져왔지 . . . 오호통재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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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중조
<도마복음서> 발견 유래와 신약성경 정경화 작업을 한, <아타나시우스> 추기경의 기독교 국교화 역사를 간단명료하게 설명해주심, 예수를 살려고 안간힘 하는 신앙고양에 큰 도움 됩니다,
교수님! 개인적으로 귀한 글, 공유하겠습니다,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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