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영혼 - 로마에서 아시시까지, 강금실의 가슴으로 걷는 성지순례
강금실 (지은이)웅진지식하우스2011-01-24
전자책
9,100원
양장본248쪽
책소개
전 법무부장관 강금실의 신작. 가톨릭 신자라면 평생에 한 번 꼭 가고 싶어 하는 로마와 바티칸 시티를 비롯하여 수비아코, 피렌체, 시에나, 아시시의 아름다운 성지를 찾아다니며 쓴 성지 순례기이다. 우리 시대의 가장 주목받는 정치인이자 변호사로서, 종교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이 땅의 현실을 가슴 아파하며 쏟아내는 그의 고즈넉하면서도 강한 목소리는 우리의 가슴을 울린다.
하느님을 본 적이 없다고 고백한 김수환 추기경과의 만남, 흔들리는 신앙심으로 인해 괴로워하는 동지와의 추억을 되새기고,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을 그린 고독한 천재 미켈란젤로, 평생을 엄격하게 그리고 순결하게 살아온 베네딕도 성인과 프란치스코 성인들의 소박한 삶을 생생하게 소개한다. 성지순례 길에 만난 아름다운 풍경과 고요한 성당의 모습, 그리고 조토와 카라바조 등 대가의 그림들이 같이 어우러진다.
목차
1 로마의 방랑자, 기도하다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과 광장
베드로의 무덤 위에 세운 교회/세 개의 신성한 순례 길/대성당 꼭대기에 늘어선 사도들
2 바티칸으로 날아온 뜻밖의 소식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나는 하느님을 만난 적이 없다/핍박받고 소외된 사람들 옆에
3 고독한 천재, 미켈란젤로를 만나다
-바티칸 박물관과 시스티나 경당
하느님의 세계로 들어가는 시간 여행/흰 연기, 검은 연기/<천지창조>와 아담의 손가락/심판의 구원과 슬픔/살가죽에 그려진 미켈란젤로의 자화상
4 세속에서 성스러운 공간으로
-로마의 성 바오로 대성당
세 분수 성당의 전설/예리한 쌍날칼을 든 바오로 사도/사흘 동안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았다/완성의 시작과 끝
5 사랑과 배반, 그리고 용서
-성 알폰소 성당
포승줄에 묶인 예수/<영원한 도움의 성모> 이야기
6 정돈된 영혼과의 만남
- 이연학 신부와 다니엘 김영춘의 인연
아말피로 가는 길/25년 만의 해후/다니엘의 정치 행로/성경은 읽는 이와 함께 자란다
7 어지러운 세상에 동굴 속에서 홀로 앉아
-성 베네딕도의 수비아코 성지
천국의 문턱인 ‘거룩한 동굴’ 속으로/어두운 시대, 한 사람이 있었으니/기도하고 일하라/‘예수의 동굴’에서 미사를 드리다
8 정성을 다하여 기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피렌체와 시에나
건물이 주인인 도시, 피렌체/거대한 꽃, 두오모/이 많은 사람들이 아이에게 거는 기대는.../시에나 캄포 광장에 앉아서/카타리나 성녀와 <향수>
9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몬탈치노에서 와인을 즐기다
허기진 나그네의 배를 채워주는 맨살의 술맛/“얘야, 술 떨어졌다”
10 아이는 천사와 함께 떠났고, 개가 그 뒤를 따라갔다
-아시시와 성 프란치스코
영혼의 마을, 아시시 가는 길/부와 명예의 길을 마다하고/얼마나 크면 이렇게 작아질 수 있는가/가난을 완성한 여인, 성녀 글라라/우주 만물이 형제임을 알 때/지금 바로 여기 이 땅에 평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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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 12p 들어가는 말
힘들었지만 책을 쓰기 위해 뒤척이며 고민했던 그 시간이 내게 의미 있었다. 첫 산문집을 쓸 때 세례 받은 과정을 밝힌 적이 있지만, 가톨릭에 입문하게 된 이유가 나의 내면을 다스리는 데 신앙생활이 필요했을 뿐 아니라, 이 지상의 권력에 대한 깊은 회의에서 자연 예수의 죽음에 관심이 쏠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가톨릭 생활을 하면서 성당 미사와 피정에서의 성경 묵상 등이 아직 많이 부족한 내게 마음을 다스려 나가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또한 인간 사회에 대한 나의 근원적인 의문을 해결하고자 하는 관점에서도 여전히 예수와 사도들의 이야기에 대해 더 공부할 필요를 느낀다. 접기
-1장 23p
요즘에 와서, 특히 한국에서 기독교 교회와 기독교인의 독선적 처신에 대한 비판이 자주 일어나는 이유도 그 근본에서는 이러한 기독교의 본질에 해당하는 죽음과 부활의 의미를 깊이 성찰할 기회가 점점 없어지기 때문인지 모른다. 인간 세상에서 죽음은 자꾸 지워지고 삶에 자리를 내어놓는다. 그리스도교뿐 아니라 이 세계 전체의 문화와 역사가 앞서 산 사람들의 헌신적 희생과 그 무덤 위에 세워져 있는 것임에도, 산 자의 일상에 죽음은 거의 지워지고 없다. 접기
-2장 41p
믿음은 보이는 사람, 보이는 사물에 대한 자세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신과 세계에 대한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부정하거나, 보이는 것만을 있다고 믿는 것은 있음과 없음을 인간의 지각에 의존하여 판단하는 것이 된다. 지각을 넘어선 보이지 않는 신에 대해 의심을 버리고 무조건 순종하며 따르는 것이 믿음의 본질이다. 기독교는 구도의 종교가 아니라 순종의 종교이다. 이 도마 일화는 그 예시로 자주 거론되곤 한다. 하느님을 보지 않고서도 그 말씀을 무조건 따르는 게 신앙의 본질이라곤 하지만, 바로 그걸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접기
-3장 68p
이미 죽었거나 지금 살아 있거나 간에 이 지구상에서 인간으로 태어났던 존재 모두, 과거와 현재, 미래의 역사 모든 것이 최후의 심판대 앞에 모인다. 이것은 ‘신 앞에 선 인간’이라는 명제로 인류를 정의하고 인류사 전체에 하나의 공감과 연대와 동일한 비전의 이야기를 제시하는 것으로 다가온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냥 혼자인 것이 아니라 삶과 죽음으로 이어져온 인류 역사 전체 속에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이 연대를 깨닫게 하는 것이 바로 종교의 역할이다. 살아 있는 동안 작은 선을 실천하고 가장 외롭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정의와 선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접기
-4장 84p
바오로 사도가 사도들의 시대에 가장 큰 공적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이룬 업적이 지대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그의 극적인 반전과 확고한 믿음이 난공불락의 강력한 힘으로 공감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바오로의 다마스쿠스에서의 회심은 매우 유명한 일화이다. 인간이 어떤 극적인 계기를 통해 회심을 하는 것도 쉽사리 있는 일이 아닌데, 그것도 단 한 번의 만남으로 사흘 만에 그 사건이 일어났다니, 어떻게 그런 기가 막힌 반전이 가능했다는 것일까. 나는 바오로의 회심을 생각하며 마음이 뒤척이고 오래 머물러, 앞으로 더 나가기가 힘들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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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신문
- 한겨레 신문 2011년 1월 28일 잠깐 독서
저자 및 역자소개
강금실 (지은이)
1957년 태어났다. 1983년 9월부터 1996년 1월까지 판사로 재직했고, 2000년 4월부터 2003년 2월까지 법무법인 지평 대표를 맡았다. 2001년 5월부터 2003년 2월까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의 부회장으로 일했으며, 2003년 2월부터 2004년 7월까지 법무부 장관, 2006년 열린우리당 서울특별시장 선거 후보, 2008년 1월부터 7월까지 민주당 최고위원을 역임했다. 『서른의 당신에게』, 『오래된 영혼』 등의 책을 썼으며, 현재 법무법인 원의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첫 여성 로펌 대표, 첫 여성 법무부 장관, 첫 여성 서울시장 후보 등 여성에게 허락되지 않았던 영역을 스스로의 힘으로 개척해온 저자의 여정에는 늘 ‘처음’이라는 타이틀이 붙는다. 최고의 엘리트 코스를 성공적으로 걸어온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정치권에서 법조계로 복귀한 뒤 돌연 공부를 시작했다. 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에서 종교와 과학, 생명과 영성, 그리고 생태와 여성 등의 주제들을 공부하면서, 오랜 기간 화두로 잡고 있었던 권력과 여성에 대한 그간의 생각들을 보다 폭 넓고 깊이 있는 차원으로 다듬어냈다. 여기에 그동안 법조계와 정치 영역에서 일하며 여성으로서 겪은 무수한 체험들을 함께 녹여, 첫 정치 에세이 『생명의 정치』를 세상에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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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지구를 위한 법학>,<김근태 당신이 옳았습니다>,<생명의 정치> … 총 9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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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2021 작심삼일력>,<언카피어블>,<의학의 미래>등 총 268종
대표분야 : 철학 일반 1위 (브랜드 지수 224,761점), 심리학/정신분석학 2위 (브랜드 지수 259,515점), 경제학/경제일반 4위 (브랜드 지수 256,286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로마의 방랑자’ 강금실, 걷고, 기도하고, 생각하다
우리 시대의 대표적 사유하는 지식인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이, 2008년 당시 통합민주당의 18대 총선 선대위원장을 끝으로 정치권에서 변호사로 복귀한 뒤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은 무엇일까? 다름 아닌 ‘공부’였다. 사회적으로 점점 더 비중 있는 발언과 행동이 요구됐으나, 젊은 시절 습득한 행위 패턴이 반복되는 좁은 틀 안에 계속 갇혀 있다는 답답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 일환으로 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에서 강의를 듣기 시작했고, 종교와 과학, 생명과 영성, 우주·문명·영성 등 일련의 생명문화 강의를 들으면서, 오랜 기간 한국의 정치사회 구조의 틀에 갇혀 있던 사유의 범주를 우주와 전 지구적 차원으로 확대해서 좌표를 재설정해야 하는 필요에 공감할 수 있게 됐다.
공부 커리큘럼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문화탐방 프로그램이었는데, 가톨릭 신자라면 평생에 한 번 꼭 가고 싶어 하는 로마와 바티칸 시티를 비롯하여 수비아코, 피렌체, 시에나, 아시시에 남아 있는 아름다운 성지를 찾아, 예수와 사도가 걸은 죽음의 길, 그리고 성인들이 갈구한 구도의 길을 직접 보고, 걷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가볍고 어지러운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종교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이유, 포승줄에 묶인 채 피 흘리며 죽어가면서도 “저들을 용서해 달라”고 기도한 예수의 마음, 과연 진정한 버림과 헌신, 믿음과 용서란 무엇이며 어찌 하면 불멸에 이를 수 있는가, 예수를 의심한 도마의 자존심,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린 베드로, 가장 나쁜 적이었으나 예수를 보고 회심한 바오로, 그리고 예수를 배신한 유다에 대해 근원적인 의문을 던지며, 그 상징들이 던지는 메시지에 고민하고 밤새 뒤척인 흔적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았다.
“저들을, 용서하소서,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
또한 늦깎이 세례를 받으며 가톨릭으로 개종할 수밖에 없었던 괴로움, 역대 최고의 사제로서 하느님을 본 적이 없다고 고백한 김수환 추기경과의 만남, 흔들리는 신앙심으로 인해 괴로워하던 김영춘 위원과의 추억을 되새기고,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을 그린 고독한 천재 미켈란젤로, <영원한 도움의 성모 이야기> 같은 이콘의 전설, 그리고 건물마다 보이는 조각상이나 이탈리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두오모 등에 대한 순수한 지적 호기심을 드러낸다. 평생을 엄격하게 그리고 순결하게 살아온 베네딕도 성인과 가난과 작은형제의 상징 프란치스코 성인들의 소박한 삶 역시 성지의 현장에서 생생하게 소개한다.
우리 시대의 가장 주목받는 정치인이자 변호사로서, 종교가 소외된 ‘사람’뿐 아니라 소외된 ‘자연’도 함께 염려해야 하며, 인간과 인간의 관계, 인간과 자연, 우주만물의 관계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며 하나의 사랑으로 서로 끌어안아야 한다는 깨달음, 지상의 권력에 대한 깊은 회의에서 예수의 죽음에 대해 쏟아내는 그의 관심은 고즈넉하면서도 강한 울림으로 우리의 가슴에서 메아리친다.
성지순례 길에 만난 아름다운 풍경과 때론 화려하고 때론 고요한 성당의 모습, 그리고 조토와 카라바조 등 대가의 그림들이 풍경화처럼 잘 어우러졌기에, 그 울림이 더욱 증폭되는 깊고도 단아한 가톨릭 성지순례 방랑기. 가톨릭 신자에게는 신에 대한 더 진실된 믿음을, 일반 대중에게는 종교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화두를 던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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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숨결을 따라 성지순례를 떠나보자!
wkdgpfls 2011-01-18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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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다 새창으로 보기
이탈리아는 언젠가 꼭 가보려고 마음먹고 있는 나라이지만 몇 년 전에 학회 참석차 밀라노를 잠시 구경한 것이 전부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려 노력을 하고 있지만, 종교 분야는 선뜻 시작하기 어려운 것이 그 범위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에 대하여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이탈리아를 제대로 구경하려면 가톨릭을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오래된 영혼>은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께서 정치를 그만 둔 다음에 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에서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문화탐방프로그램으로 다녀온 이탈리아의 성지를 돌아본 기행을 정리한 것이라 해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로마와 바티칸, 수비아코, 피렌체와 시에나, 몬탈치노, 아시시 등지를 돌아보았는데 특히 사제님들이 직접 인솔하셨을 뿐 아니라 이탈리아에서 체류하고 계신 사제님들께서도 합류하여 강론은 물론 성지에 얽힌 이야기까지 곁들였기 때문에 가톨릭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적었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저자가 쓴 초고의 감수까지 맡아 내용이 충실하도록 했다니 가톨릭을 믿는 분들이 읽으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가톨릭을 믿지 않는 저도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생명대학원이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황우석교수의 인간배아줄기세포실험의 진위로 나라 안팎으로 떠들썩하였던 것도 계기가 되었다고 하는데, 가톨릭의 입장에서는 인간이 인간의 생명을 어디까지 다룰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윤리문제에 대한 깊은 고민에서 나온 것이라고 합니다. 사실 줄기세포는 인간배아줄기세포 말고도 성체줄기세포와 탯줄줄기세포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꼭 윤리적 문제를 배태하고 있는 인간배아줄기세포를 고집할 이유는 없다고 하겠습니다.
저자는 성지순례 이외에도 순례기간 중에 듣게 된 김수환추기경님의 선종과 관련한 단상은 물론 동행한 김영춘 민주당 최고위원과의 인연으로 만나게 된 이연학신부님과의 만남 등에 대해서도 적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부활과 영생에 대한 저자의 생각도 풀어내고 있습니다. “무한인 사랑과 용서를 통해서만 죽음은 삶과 만난다. 사랑과 용서 속에서 삶은 죽음을 넘어가고 죽음 후에도 살아 있는 불멸에 이른다. 이 원리가 다시 생애 속으로 돌아와서 우리 삶 전체를 비추는 의미로 작용할 때, 그렇게 내 안에 체화되어 살 수 있게 될 때, 그것이 부활이며 영원한 생명으로 살아 있음이다.(105쪽)”
이탈리아는 온 나라가 예술품이라고 할 정도로 예술작품이 넘쳐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저자는 성지에서 만나는 건물, 조각은 물론 미술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예술작품을 사진을 곁들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뒤에 방문할 기회가 되면 참고가 될 것입니다. 예술작품 뿐 아니라 좋은 경관 역시 사진과 함께 설명을 곁들이고 있습니다. 그 설명이 참 멋있습니다. 나폴리를 지나 베수비오 화산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바다는 묵직한 침묵 속에 서서히 움직이며 누워 있다. 바다에서 불러일으킨 물기 때문인지, 변화무쌍한 날씨 탓인지 축축이 젖어 있는 공기를 숨 쉬면서 아주 오래 전 탄생의 역사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바다에 구애하듯 뻗어 있는 절벽과 해안 사이에 구태여 몸을 도사려가면서 요새처럼 서 있는 집들에는 세월의 때가 켜켜이 내려앉았다. 이 해안도로의 바다와 절벽과 거기에 어우러진 사람의 집들은 낡고 편안한 모습으로 거대한 장관을 이룬다. 헌함 절벽 지형 속으로 파고들어 힘들게 집을 지을지언정, 길을 넓히거나 편편히 펴거나 하지 않는다. 자연 앞에서 사람이 감수해야 하는 불편함의 아름다운 인내를 이 나라 사람들은 잘 알고 있는 것 같다.(113쪽)”
토스카나 지방의 몬탈치노에서는 이 고장의 자랑인 와인에 대하여 설명과 함께 성경에 나오는 포도주에 관한 구절도 인용하여 해설하기도 합니다. 저도 자주 경험하는 것입니다만, 여행을 다니면서는 금세 글로 정리될 것 같지만 막상 시작하면 생각들이 서로 엉켜들기 시작하기 쉬워서 마무리가 수월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여행지의 정보와 느낌들을 잘 정리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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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처럼 2014-11-16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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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인 강금실의 구도여행 새창으로 보기
강금실 전 판사/법무장관/서울시장후보는 천주교인이다. 모태신앙이 아닌 약 7년 정도된 '햇병아리' 신자이다. 그러나 이분의 구도행은, 나이들어서 시작하는 많은 것들이 그러하듯이, 매우 치열하고 진지하다. 나이가 들기 전, 사고가 형성되기 전에 배우는 많은 것들은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반면, 진지한 어떤 고찰은 시간이 많이 지난후에야 찾아오는데, 어떤 관념이 형성이 된 상태에서는 그 관념을 깨거나, 또는 관념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의 '념'으로 정립하기위한 성찰이 필요한 것이 특히 신앙이 아닌가 싶다.
이 글은 저자가 성지순례단의 일원으로 이탈리아 일대의 천주교 성지들을 순례하면서 느낀 매우 조용하고 잔잔한 내면의 이야기들로 꾸며져 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로마의 명물부터 지방의 작은 성당까지, 그녀는 어떤 생각을 품고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보냈을까? 책에 쓰인 이야기들 말고, 진짜 내면의 소리는 무엇이었을까? 2009년 노대통령의 '순교'같은 서거이후 같은 노선을 걸었던 사람으로서 예수라는 믿음의 선지자와 정치의 선지자의 동기화는 그녀로서는 필연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예수는 세상으로부터, 사람들로부터, 그리고 심지어는 제자들로부터까지 버림받은 사람이었다는 그녀의 독백에서 이를 보았다면 과장일런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다행스럽게도 이 책은 대필은 아닌 것 같다. 일단 강금실 변호사는 글을 쓸 줄 아는, 꽤나 잘 쓰는 사람인 것으로 알고 있고, 진지한 내용은 살짝 'dry'할때도 있을만큼, 흥미거리를 유발하는 유머나 구성, 이런 것들 하고는 거리가 멀기에 나는 그녀가 이 책을 직접 썼다고 믿는다.
어제의 산란한 마음이 아니었다면 조금 더 잘 읽혔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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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1-09-27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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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물음에 따라가다. 새창으로 보기
<오래된 영혼 >
강금실 변호사가 책을 냈다. (이제는 그녀를 변호사로 불러야 할 것 같다. 지금 법무 법인 원 변호사로 재직 중이기도 하니까)그녀의 책이 에세이집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달랐다. 그녀가 종교를 마음에 담으면서 세례를 받고 이탈리아 기행을 하면서 쓴 책이다.
책 표지도 마치 어떤 이에게 잘 포장을 해 만든 것처럼 종이로 만든 책이 아니다. 붉은 면으로 표지를 만들었다. 마치 성경을 읽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종교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 않다. 종교를 믿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종교가 내게 주는 영향들에 아직 반갑게 다가설 자신이 없다. 물론 신은 존재한다는 생각은 한다. 그의 선택으로 내가 어렵고 고달픈 현실에 있다고 한들 그의 존재를 부정해 본적은 없다. 그렇다고 그의 존재를 믿으며 나를 구워 해 달라고 말 한적도 없다. 나는 그저 종교에서 좀 자유로워진 영혼이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 이유로 그녀의 이탈리아 성지 순례의 이 기행문을 읽고 싶었던 것은 그녀가 모태 신앙을 가진 사람이 아니고 세례를 받은 것도 몇 년 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녀가 선택한 종교의 의미를 알고 싶었다. 무엇보다 그녀가 선택한 나라는 이탈리아다. 내가 그토록 가고 싶었던 산티아고는 아니었지만 언젠가 가고 싶은 나라 중 하나였기에 끌렸다.
그녀는 로마를 시작해서 바티칸 시티, 아말피, 수비아코, 피렌체, 시에나, 몬탈치노, 아시시로 7개의 도시에 있는 성당을 순례했다. 장화 모양의 이탈리아 지도에 그려진 그녀의 행로를 보니 지중해의 햇빛이 너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떠났던 일정 그대로 답습을 하고 오고 싶을 만큼 이탈리아의 사진에 매혹 되어 버렸다.
아무래도 로마의 바티칸 광장과 성당 내부의 모습이 가장 화려하고 멋진 사진들도 많았다. 그 오랜 시절 사람이 만들어 낸 건물과 동상, 모든 피조물들이 어쩜 저렇게 견고할 수 있을까 감탄스럽다. 사진으로 보는 내가 이런데, 가서 본 그녀는 더욱 그녀의 종교에 감흥을 받았을 것 같다.
“나는 바티칸 광장을 어슬렁거리며 잠깐이나마 성 베드로의 무덤으로 가는 길을 걷는 로마의 발랑자 느낌을 맛보았다. 거기에서 사람의 아들 예수의 제자였긴 하나 우리와 결코 다름없는 사람, 그러면서 보통의 삶을 뛰어넘은 순교의 삶으로 이처럼 거대한 종교의 길을 일군 사도들의 이야기를 음미해 보았다. 현지에서의 느낌은 참으로 생생했다.” P25
바티칸 성당의 천장에 그려진 <천지창조>를 그린 미켈란젤로의 얘기에 어찌나 마음이 쓸쓸하던지. 그가 삼년동안 그림을 그리고 나서 병이 들었다는 그의 얘기는 그런 그림을 그리고 그럴 수밖에 없었겠구나! 이해가 된다. 아, 예술가란...
종교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나이지만, 그의 <천지창조>는 감동 할 수밖에 없는 그림이다.
“고생한 덕택에 나는 앓는 고양이처럼 형편없게 되어버렸다. (중략)배가 나오고, 수엽은 거꾸로 서고, 머리는 어깨에 파묻혀 들어갈 정도다. 가슴은 괴조 하피처럼 괴상하다. 붓에서 물감이 떨어져 얼굴은 모자이크 마룻바닥같이 헐었고, 허리가 구부러져서 걸음걸이도 흔들거린다.”P58
몇 년을 천장에 매달려 그림을 그린 그의 노고로 화려한 성당이 지어졌다. 안쓰러운 면서 마음이 아프고 그저 감상을 할 수 밖에 없는 (가서 보지도 못하는 나이지만...) 현실이 참, 안타깝기만 할 뿐이다.
바티칸 성당이 웅장했다면, 성 바오로 대성당은 화려함의 극치다. 마치 태국의 금 사원을 보는 것 같다.
<대지의 기둥>을 읽으면서 성당을 짓기 위한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세월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했었는데, 두 성당을 짓기 위해 애쓴 많은 사람들이 먼저 생각이 들었다. <대지의 기둥>에서도 성당을 위해 희생된 많은 사람들의 얘기가 가장 가슴 아팠었는데 화려한 내부의 사진을 보고 있으려니 더욱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가서 봤다면...이런 생각을 했을까 싶기는 하다. 그저 감탄만 하지 않았을까.
가장 소시민적인 사원 같다는 생각이 들고, 가장 마음의 안정이 들었던 장소는 베네딕도의 동굴이었다. 베네딕도가 동굴에 기거하는 내용도 내용이었지만 그 속의 내부에 장식되어 있는 초라한 모습에 마음이 더 끌린 것도 있다. 동굴 생활을 3년 동안이나 지속하면서 아무도 만나지 않고 나오지도 않고 오로지 로마누스 수사가 밧줄로 내려주는 음식을 공급받으면서 지낸 그의 일화가 어디쯤에서 나오는 성인들의 고통의 한 일면이었지만 성인이 겪어야 할 일이라는 생각에 그저 그의 일화가 가슴에 잠시 남았다 사라졌다.
책을 통해 마치 성경의 구절들을 다 만나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성경을 잘 모르는 나이지만 말이다.
그녀의 행로가 끝나면서 책은 종결을 맺는다. 그녀의 기행에 참가한 듯 생생한 여행기는 가톨릭 신자들에게 더 없는 기쁨을 줄 것 같다. 나처럼 그쪽이 이쪽도 아닌 사람에게는 더 없는 정보를 주었다.
그녀의 얘기에 나도 생각을 해 본다. 신이 있는 것일까.
[ “넌 정말로 신이 있다고 믿는 거냐”고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내 대답은 간다하다. 신 없이는 도저히 살기가 불안하고 힘들다. 사랑은 춥고 배고픈 존재가 비로소 위로받을 수 있는 마지막 거처이다.]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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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즈음 2011-03-24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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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소가 2011년 2월에 읽고싶은 책 새창으로 보기
1월은 언제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지나가버렸고 벌써 2월의 중순을 향해 가네요.. 새해 맞은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의 중반이라니...세월의 무상함을 느낍니다. 2011년 1월에도 많은 책이 출간됐는데 이상하게 눈에 띄는 책은 없습니다. 이번엔 세권만 추천드리고 다른분들의 안목을 지켜봐야할것 같아요~ 책 소개는 알라딘에서 퍼옵니다. 죽음을 앞둔 아빠의 두 딸을 위한 부탁 "당신이 내 아이들의 아빠가 되어주지 않겠습니까?" 당신이 저 대신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겠습... + 더보기
아빠소 2011-02-11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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