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27

알라딘: 영원에서 영원으로- 불필스님 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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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에서 영원으로


영원에서 영원으로 - 불필스님 회고록 

불필 (지은이)김영사2012-09-21


책소개

성철스님 탄생 100주년, 딸이며 제자인 불필스님이 처음 밝히는 큰스님 이야기. 처음으로 밝히는 성철스님의 가족사에서 인간의 한계를 넘나드는 선지식들의 수행까지, 제자들을 뜨겁게 품은 은사 인홍스님부터 온 대중들을 감화시킨 큰스님들의 법거량까지, 책갈피마다 한국불교의 역사가 은은하게 묻어나고 스님들의 아름다운 향기가 깊은 무늬로 아로새겨진다.

그동안 불필스님이 개인적으로 소장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성철스님의 법문과 편지, 사진 자료들이 실렸으며, 과거에 가필된 형태로 발표되었던 성철스님의 친필 법문 노트를 원문 그대로 담겼다. 불교 수행자들에게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증도가', '신심명', '토굴가' 등 여러 자료들을 채록해 실어 초심자들이 불교를 공부하는 지침서로서도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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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성철스님 출가시 : 나 홀로 만고의 진리를 향해

책을 펴내며 : 어디로 가고 있는가



1장 인연 :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까


나의 고향 묵곡리

아버지 성철스님을 처음 만나다

생명의 무상함을 느끼게 한 전쟁의 체험



2장 출가 : 영원한 행복과 일시적 행복

“영원한 행복이란 무엇일까?”

출가 전야

할머니의 성스러운 모정

가슴에 묻은 어머니의 꿈



3장 친필 법문 노트 : 자기가 본래 부처이거늘 그것을 모르니

수행자는 가난부터 배워야

큰스님께서 써주신 수행자 교과서

수도팔계, 희생에서 고행까지



4장 행자 시절 : 단발머리 행자들의 초발심

내일은 없다

상기가 나다

“아만이 센 공양주야!”

토굴가와 순치황제 출가시

꿈속에서도 화두가 성성하면

깨달음의 노래

이성을 경계하라



5장 석남사 : 가지산 호랑이를 은사로 모시다

하필과 불필

정진도량으로 찾아가다

온 대중이 놀란 큰스님들의 법거량

100명이 함께하는 발우공양

3천 배 수행으로 친구의 불치병을 치유하다

절구통 수좌가 졸지 않는 비결

삼칠일 기도로 살려낸 은사 스님

어머니, 일휴스님이 되시다



6장 수행 : 영원한 대자유인의 길을 찾아서

10년의 침묵을 깨고 사자후를 토하시다

사력을 다한 심검당 3년 결사

용맹정진, 의자에 기대서도 안 된다

화합을 위한 소임살이

어른 스님들의 천진한 동심

가지산 여름 꽃에 취하다



7장 해인사 : 지혜와 자비의 도량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받은 큰스님의 편지

출가 풍경

절하다 죽는 사람은 없다

가족이 함께하는 수행



8장 영원한 시간들

열반의 종소리

나의 원력은 움직이지 않을 것입니다

시공을 떠난 곳 겁외사

1997년 음력 3월 꽃피는 봄날

영원에서 영원으로

여기에 큰스님의 시비를 세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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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영원에서 영원으로 가는 대자유인의 길을 이끌어주신 성철 큰스님.

나는 지중한 인연으로 큰스님의 딸로 태어났지만 단 한 번도 아버지라 불러보지 못했다. 그리고 열일곱 살에 안정사 천제굴에서 뵌 순간부터 큰스님은 내게 아버지가 아니라 스승일 뿐이었다. 그럼에도 주변 분들은 나를 큰스님의 딸로서만 바라보는 듯하다.

나... 더보기

묘관음사 입구에 도착하니 어느덧 해질 무렵이었다. 바다가 보이는 산기슭을 따라 한참 올라갔더니 우둘두둘 무섭게 생긴 스님이 보였다. 상상 속에 그려왔던 아버지의 모습은 아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아버지의 도반인 향곡스님이었다. …… 아버지 큰스님은 아마 우리가 올 것을 알고 어디론가 피해 계셨던 것 같다. 조금 있다가 향곡스님과... 더보기

한번은 큰스님이 계신 범어사 원효암으로 찾아갔더니 동화사 금당선원에 있다가 은혜사, 운부암을 거쳐 금강산으로 갔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큰스님이 금강산 마하연에서 정진했던 해가 1940년이었으니 출가한 지 4년쯤 지났을 때였다. 할머니가 천리 길을 물어물어 온갖 고생을 감내하면서 금강산 마하연까지 찾아갔는데 큰스님은 “이렇게 먼 ... 더보기

당시 성전암에는 행자 세 명이 큰스님을 모시고 있었는데, 그중 한 사람이었던 동업행자(천제스님)에게 들은 이야기다.

“인기척이 나서 밖으로 나가보니 웬 젊은 부인이 스님 뵙기를 청해요. ‘큰스님께선 지금 아무도 안 만나주시니 그냥 돌아가주십시오’라고 했는데도 스님을 만나야 한다는 말만 반복해요. 해질 무렵이 되자 그분이 어... 더보기

지금 읽어봐도 큰스님의 법문은 명철하면서도 현대적인 언어로 쓰여 있어 귀에 쏙쏙 들어온다. 1950년대, 그러니까 큰스님의 연세 40대 중반에 작성하신 것인데 어쩌면 그렇게 내용이 일목요연하고, 문장 또한 군더더기 하나 없이 논리정연한지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



부처님께서 도를 깨치시고 처음으로 외치시되 “기이하고 기이하다. 모든 중생이 다, 항상 있어 없어지지 않는〔常住不滅〕 불성(佛性)을 가지고 있구나! 그것을 모르고 헛되이 헤매며 한없이 고생만 하니, 참으로 안타깝고 안타깝다”고 하셨다.

이 말씀이 허망한 우리 인간에게 영원불멸의 생명체가 있음을 선언한 첫 소식이다. 그리하여 암흑 속에 잠겼던 모든 생명이 영원한 구제의 길을 얻게 되었으니, 그 은혜를 무엇으로 갚을 수 있으랴. 억만 겁이 다하도록 예배드리며 공양 올리고 찬탄하자.

영원히 빛나는 이 생명체도, 도를 닦아 그 광명을 발하기 전에는 항상 어두움에 가리어서 전후가 캄캄하다. 그리하여 몸을 바꾸게 되면 전생(前生)일은 아주 잊어버리고 말아서, 참다운 생명이 연속하여 없어지지 않는 줄을 모른다.

-<큰스님께서 써주신 수행자 교과서> 중에서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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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불필 (지은이)



1937년 지리산 자락 아름다운 경호강 굽이에 안겨 있는 묵곡리에서 성철스님의 딸로 태어났다. 봄이면 뒷동산에 올라가 진달래꽃을 꺾고, 여름이면 맑은 개울에서 물장난을 치고, 가을이면 밤나무 숲에 들어가 친구들과 알밤을 줍는 천진무구한 유년 시절을 보내다가, 갑작스럽게 언니의 죽음을 맞았다. 이후 ‘사람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라는 생각에 빠져 있던 중 아버지 성철스님으로부터 영원한 행복의 길에 대한 말씀을 듣고 출가를 결심한다. 1956 진주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성철스님이 직접 쓰신 법문 노트를 받아 수행의 지침서로 삼았다. 1957년 가지산 호랑이라 불리던 인홍스님을 은사로 석남사에서 출가하여, 자운스님을 계사로 사미니계를 수지했다. 1961년 통도사 금강계단에서 비구니계를 수지하고, 석남사 심검당에서 100일 동안 눕지 않는 장좌불와를 한 끝에 3년 결사를 회향했다. 출가 이후 자유로운 운수납자(雲水衲子)로 해인사 청량사, 태백산 홍제사, 문경 대승사 윤필암, 묘적암, 해인사 국일암, 지리산 도솔암, 대원사, 오대산 지장암 등 제방선원을 다니며 공부했다. 1993년 성철스님께서 열반하신 후 지금까지 석남사 심검당에서 수행 정진하고 있다. 접기

최근작 : <영원에서 영원으로> … 총 2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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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고의 진리를 향해 나 홀로 걸어가노라!”

성철스님 탄생 100주년, 딸이며 제자인 불필스님이 처음 밝히는 큰스님 이야기!



처음으로 밝히는 성철스님의 가족사에서 인간의 한계를 넘나드는 선지식들의 수행까지, 제자들을 뜨겁게 품은 은사 인홍스님부터 온 대중들을 감화시킨 큰스님들의 법거량까지, 책갈피마다 한국불교의 역사가 은은하게 묻어나고 스님들의 아름다운 향기가 깊은 무늬로 아로새겨지는 책이다.

성철스님의 유일한 혈육인 불필스님은 이 책에서 조부모님과 어머니 등 가슴 절절한 가족사에서 향곡스님, 법전스님, 인홍스님 같은 선승들의 성자 같은 삶, 봉암사 3년 결사에서 현재에 이르는 한국불교사를 씨줄과 날줄로 엮어낸다. 또한 그동안 개인적으로 소장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성철스님의 법문과 편지, 사진 자료들이 실었으며, 과거에 가필된 형태로 발표되었던 성철스님의 친필 법문 노트를 원문 그대로 담았다. 그리고 불교 수행자들에게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증도가>, <신심명>, <토굴가> 등 여러 자료들을 채록해 실어 초심자들이 불교를 공부하는 지침서로서도 손색이 없다.

불필스님은 지난 동안거 결제 한 철 동안 손가락에 굳은살이 박이도록 이 책을 썼다. 처음에는 산속에서 살아온 선승인 자신이 책을 내는 일이 옳은 일인가 싶어 여러 차례 출간 제안을 거절했지만, 아버지 성철스님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큰스님의 법대로 석남사 대중들과 참되게 수행해온 바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어달라는 청을 차마 물리치지 못했다. 불필스님은 “이 책으로 큰스님의 가르침을 받아 한 사람이라도 영원한 진리의 삶을 살 수 있다면 감사할 뿐이다”라며 출간의 소회를 밝혔다.



가슴 먹먹해지는 가족 이야기에서 우리 시대 선지식들의 삶까지

이 책에서 성철스님은 가장 가까운 존재이면서도 가장 멀리 있어야 했던 불필스님의 눈을 통해 가장 철저했던 동시에 너무나 자비로웠던 참모습을 드러낸다. 성철스님이 머물던 해인사에 하루는 초로의 보살이 찾아왔다. 사연을 들어보니 베트남전에 참전한 아들이 살아 돌아오지 못할까 전전긍긍하는 것이었다. 성철스님은 일단 보살에게 쌀을 가져다 밥을 지어 부처님 전에 올리라고 말했다. 그리고 일을 마치자 이번에는 한 번에 3천 배 기도를 하고 가라고 명했다. 처음에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하고, 일이 끝나자 신심을 키울 수 있도록 더 큰 일을 시킨 것이었다. 보살은 3천 배를 다 마친 후 기다시피 하며 나왔지만, 이후에는 스스로 백련암에 찾아와 기도하게 되었다. 보살은 남들이 다 하는 능엄주를 하고 싶은데 한글을 읽을 줄 몰라 고민하다가, 시골집에서 동네 아이들을 불러 사탕을 사주면서 능엄주를 읽게 하고 한 줄 한 줄 외웠다고 한다.

성철스님을 한 번도 아버지라 불러보지 못한 불필스님의 고백 또한 절절하다. 불필스님은 성철스님이 열반하신 후에도 영결식과 다비식에 나가지 못했다. 신문에서 불필스님의 이름에 담긴 뜻, 즉 ‘필요 없다〔不必〕’는 의미를 석가모니의 아들 라훌라(장애)와 비슷한 뜻으로 해석하여 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불필스님은 다비식 날 늦은 오후 금강굴 위 다비장에서 사그라지는 불꽃을 바라보며 절을 올렸다. 과거, 현재, 미래 삼세를 다 합해서 다시 만나 뵐 것을 약속하는 아홉 번의 절이었다. 불필스님은 “생사의 바다에서 마음의 눈을 바로 떠서, 영원한 대자유인으로서 성철스님을 다시 만날 것”이라고 다짐한다.

이 책에는 인홍스님, 법전스님, 향곡스님, 묘엄스님, 법정스님 등 대가들의 성자 같은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한 예로 11대 조계종 종정을 지내신 법전스님은 해인사에 있을 때 선방에 앉으면 미동도 하지 않아 ‘절구통 수좌’로 불렸다. 일주일 동안 잠을 자지 않는 해인사 전통의 용맹정진 때도 유일하게 졸지 않은 사람이 법전스님이었다. 졸지 않는 비결을 묻는 후학들에게 법전스님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화두 떨어지면 죽는다고 생각하면, 졸 수 있는가?” 이처럼 철저한 정신과 수행이 법전스님을 우리 시대의 대승(大僧)으로 만들었다.

성철스님과 불필스님의 가슴 찡한 가족사는 이 책에서만 만날 수 있는 귀중한 이야기이다. 불필스님이 출가를 결심했을 때 어머니는 딸의 출가를 막기 위해 지아비 성철스님을 찾아갔다. 철조망을 두른 채 정진하는 성철스님을 종일 기다린 어머니는 스님이 시자실에 온 틈을 타 문을 부수고 들이닥친다. 성철스님은 시자들에게 큰 소리로 당장 쫓아내라며 펄펄 뛰었고, 어머니는 지아비 성철스님에게 “스님, 내가 할 말이 있어 왔소!”라며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어머니는 시자들에게 끌려나오고 말았고, 결국 아무것도 말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남편과 딸이 절로 떠나보낸 어머니는 그 불연(佛緣)을 어쩔 수 없었는지 쉰일곱의 나이에 출가하여 스님이 되었다.



마음속 인간다움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지금 우리 사회는 물질적으로는 풍요를 구가하는 듯 보이지만 정신적으로는 깊은 병이 들어 있다. 자신의 마음속 인간다움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비극이다. 불필스님은 책의 말미에 “자기를 바로 봅시다”라는 성철스님의 법어를 인용하면서 독자들에게 진정한 메시지를 전한다. 사람은 본래 구원되어 있는 존재이며 이미 부처이다. 그러나 우리는 순금 같은 존재인 자신을 바로 보지 못하여 잡철로 착각하며 살아간다. 만약 욕심을 버리고 힘을 다하여 남을 도울 수 있다면, 자신을 바로 보고 깨달은 부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올해는 우리 곁에 왔던 부처 성철스님이 탄생하신 지 10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다. 딸이며 제자인 불필스님의 떨리는 듯 생생한 육성을 들으며 큰스님의 삶과 유산에 대해 재음미해보자.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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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바로 봅시다.˝ 불필스님께서 큰스님의 시비(詩碑)를 세우는 마음으로 쓰신 글을 읽으며 책장을 덮는다. 표지그림의 제목처럼 <지혜-환희>의 책. 인연따라 이 책을 읽게 되어 감사하다.  구매

appletreeje 2012-10-07 공감 (1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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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심이 무얼까? 깊이 깨닫게 하는 책. 쉽게 읽히나 그 깊이는 심오한 좋은 책...  구매

청보리 2012-09-26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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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측이나 선입견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반성하면서 감사한 마음으로 다시금 초심으로 돌아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구매

으로 2012-10-15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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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영원에서 영원으로

이 책은 불필스님의 회고록이다. 올해는 성철스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라고 한다. 그래서 성철스님의 딸이지만 한 번도 아버지를 아버지라 불러보지 못했다던 불필스님이 여러 차례 거절 끝에 정진수행 해온 바를 여러 대중들과 나누기 위해 이 책을 쓰셨다고 한다. 1937년 생이니, 불필스님 나이도 적지 않다. 올해로 일흔 일곱 되시는가. 희수로구나. (희수(喜壽): 77 - '희(喜)'자를 '칠'로도 썼기 때문에 喜壽는 77세)

불필 스님이 불필이라는 이름을 받고 “하필(何必) 왜 불필(不必)입니까?”하자, 큰스님께서는 “하필을 알면 불필의 뜻을 안다.”고 하셨다. 세상에 아주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야 비로소 도를 이룰 수 있다는 의미인가, 불필스님은 법명을 ‘아주 바보 등신처럼 공부만 하라’는 뜻으로 새기면서 살아오셨다고 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애들은 봄방학을 맞았다. 그래서 주말에 뮤지컬 공연을 보여주려고 부산시민회관을 찾았더랬다. 그런데 소극장의 1,2층 한슬 갤러리에서 ‘성철스님 탄신 100주년 기념특별전’을 개최하고 있는 게 아닌가.

나는 무교인지라 기독교니, 불교의 행사에 무관심하게 살아왔는데, 마침 <영원에서 영원으로>라는 책을 읽는 도중 만나게 된 성철스님인지라 퍼뜩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책에서 불필스님의 목소리로 성철큰스님의 모습을 어렴풋이나마 짐작하여 그 향기를 맡고 있을 뿐이었는데, 이런 기회를 맞닥뜨릴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이것도 다 인연의 힘이려니...(불교신자인 양^^)하며 전시회장 문을 밀고 들어섰다. 갤러리 전시 모습을 잠시 소개한다.

1층의 입구에 나를 마중하듯 정중하게 걸려 있는 스님의 누더기 두루마기. 가까이 다가가 보니 말 그대로 누덕 누덕 기운 흔적이 역력하다. 두루마기 밑에는 검정 고무신. 이것 역시도 고무에 덧대어 뒤축을 댄 것이 보인다. 하다 못해 덧신과 양말마저도...




<성철스님 오도송>
황하수 곤륜산 정상으로 거꾸로 흐르니
해와 달은 빛을 잃고 땅은 꺼지는도다
문득 한 번 웃고 머리를 돌려 서니
청산은 예대로 희구름 속에 섰네
      성철스님 오도송-1940년


 이 날, 산도 울고 물도 울었다는 성철 큰스님의 다비식 장면이다.

다비 후에 남은 스님의 사리. 아이들에게 사리에 대해 설명해 주자, 아주 진지한 눈으로 바라본다. ‘진짜 저 스님 몸에서 나온 거야? 사람 몸에서 나온 거 맞아?’하는 듯이.

전시회장 한 구석에는 <금상산 마하연> 이야기가 짧은 애니메이션으로 상영되고 있었다. 불필스님 회고록에도 나오는 이야기인 터라 반가웠다. 아! 유명한 일화였구나-.


할머니는 때로 몸이 약한 아들을 위해 계절 따라 음식과 의복을 준비해서 큰스님이 공부하는 곳으로 찾아갔다. 그러나 큰스님은 얼굴 한 번 보여주지 않았다. 한 번은 천 리 길을 물어물어 금강산 마하연까지 찾아갔는데 “이렇게 먼 길을 왜 오셨소!”하니, 할머니께서는 “아니, 난 니를 보러 오지 않았다! 하도 금강산이 좋다고 해서 금강산 구경하러 왔제!”할머니로 인해 선방 전체 회의가 열렸고 다음 날부터 큰스님은 점심 도시락을 준비하여 할머니를 모셨다. “아들 등에 업히기도 하고 떠밀리기도 하고 험한 곳에서는 손과팔을 잡혀 이끌리기도 하믄서 보낸 일주일이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서질 않았는기라.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제. 하도 좋아서 극락 세계가 따로 없다는 생각까지 했는기라.”

만폭동, 보덕암, 묘길상, 장안사, 삼불암, 표훈사, 정양사 등의 내금강과 신계사, 옥류동, 법기암,구룡폭포, 상팔담, 만물상 등의 외금강까지...고집스럽게 혈육을 멀리했던 출가한 아들과 잠시라도 함께할 수 있었던 어머니.

짧은 애니메이션이라 자세한 이야기는 구구절절 표현되지 않았지만 그 어려웠던 시절, 일제 강점기에 금강산 마하연에서 맞닥뜨린 출가승과 어머니의 마음은 충분히 전해지고도 남는다.


다시 책으로 돌아오자.

비록 일찍 세상을 떠났지만 출가를 꿈꾸었던 언니, 평생 화두를 여의지 않은 채 불교에 귀의하여 임종을 앞두고 삭발한 후 세상을 떠나신 할머니, 완고한 유학자였으나 돌아가실 때는 “이놈들아, 나는 성철스님에게로 간다”고 말씀하시면서 눈을 감으신 할아버지, 오십 대 중반에 세속의 모든 것을 버리고 출가한 어머니. 이러니 ‘우리 집안은 전부 전생의 스님들이온 것 같다.는 내 생각을 누가 틀리다고 하겠는가. -85


할아버지, 할머니의 품에서 막내 손녀로 애지중지 키워진 ‘아만이 센’ 불필스님. 천진무구한 유년 시절을 보내다가 , 갑작스럽게 언니의 죽음을 맞았다. ‘사람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화두를 가슴에 품고 살다가 진주 사범학교에 다니던 어느 날 천제굴로 아버지 성철스님을 찾아갔다. 천제는 ‘부처조차 될 수 없는 존재’, ‘불성을 갖지 못한 존재’라는 뜻으로 ,부처조차 될 수없는 천한 사람이되어야 도를 닦을 수있다는 철학이 담겨 있는 이름이다.

 “그래, 니는 무엇을 위해 사노?”라는 질문으로 시작된 문답에서 일시적 행복과 영원한 행복에 대한 말씀을 듣고 출가를 결심하게 되었다.

출가 이후 자유로운 운수납자(雲水衲子)로 해인사국일암, 지리산 도솔암, 대원사, 오대산 지장암 등 제반 선원을 다니며 공부했고 1993년 성철스님께서 열반하신 후 지금까지 석남사 심검당에서수행 정진하고 있다.

<영원에서 영원으로>라는 책에는 참선, 발우공양, 하근기, 도반, 하안거, 동안거 등 알아볼 수 있는 말도 있는 반면에 중근기, 상근기, 시봉, 상좌, 법전수좌, 가피, 회향, 장좌불와, 능엄주, 대참회, 용맹정진 등 불가에서만 쓰는 말들도 있어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도 있었다.

불자의 삶은 이만치도 일상인과 동떨어져 있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젊은 시절부터 출가하여 공부를 업으로 삼고 이 절에서 저 절로 다니며 “만고의 진리를 향해 나홀로 걸어가노라!”하시며 살아 오신 불필스님.

나로서는 그 삶이 언뜻 짐작하기에도 어려웠고, 잘 이해되지도 않았다.

요즘 생각 같아서는 진주 사범 학교 졸업하면 선생님이 되어서 별 걱정없이 살 수 있지 않나?

여자로서 최고의 직장, 최고의 신붓감이라 할 정도로 교사라는 직업은 사회적으로 대우받을 것이고, 결혼도 무난하게 하여 재미있는 삶을 꾸려갈 수 있을 텐데.

하지만 어린 나이에 평생을 지고 갈 화두를 얻었고, 한 순간의 후회도 없이 용맹정진하며 한 길로 매진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성철스님을 아버지로 두었기에 그런 것이 아니었나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우리는 살면서 어려운 일이 닥치면 “에잇. 머리 깎고 중이나 되지. 이 더러운 세상. 왜 여기서 안달복달 하면서 사나.”하는 말을 쉽게 내뱉는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 그런 말을 쉽게 할 수가 없다. 중노릇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평생을 바쳐 전심전력 해야 겨우 법문의 한 귀퉁이에 겨우 닿을까 말까 할 정도로 큰스님 되기는 어려운 것이다. 장좌불와 수행을 할 때도 머리에 열이 솟구쳐 상기가 날 정도가 되어야 겨우, ‘조금 노력했구나.’ 소리를 듣는다. 생사를 넘나드는 고행의 참선을 통해 수행을 이어나가는 불필스님의 수행과정과 가지산 호랑이라 불렸다는 스승 인홍스님의 이야기, 대중들을 감화싴시킨 큰스님들의 법거량까지를 읽고 나면 “중이나 되지”라는 말은 내가 언제 그랬냐는 듯 쑥 들어가고 말 것이다.

나는 그저 드라마나 보면서 가끔 인생사의 도를 깨우치는 정도밖에 안되는구나, 하고 마음을 비우게 된다.

일례로, 요즘 인기리에 방영 중인 <내 딸 서영이>를 들어보자.

서영이는 아버지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 차 살아 있는 아버지를 죽었다고 속이고 재벌가에 시집을 간다.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보다 미움이 더 컸던 것이다. 사업 실패로 엄마와 가족을 버리고 혼자만 살 길을 찾아 꼭꼭 숨어 나타나지 않았던 아빠로 인해 엄마는 돌아가시고 서영이와 동생 상우는 고생을 하며 살아갔던 것이다.

그러나, 결혼과 성공을 손에 쥐었지만, 모든 게 다 들통나고 마음을 비우게 된 서영이는 아버지를 용서하려는 마음이 싹트는데, 그 때 회상하는 장면이란, 어린시절 아버지와 등산 갔던 일, 초콜릿을 챙겨주던 아버지, 보물찾기로 지구력을 길러주려 했던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좋은 일만 생각하면 좋은 쪽으로 일이 풀리고, 나쁜 일만 생각하면 나쁜 쪽으로 일이 풀리는 것이다.

한 마디로 인생사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것, 불교에서 말하는 하심-마음 내려놓기와 통하는 맥락이 아니겠는가. 하면서 불가의 비의를 전수받은 듯 나는 드라마를 보면서 깨달았다고 자위하는 것이었다.

이 책의 앞 부분에 성철스님이 두 번째로 딸을 만난 자리에서 거두절미하고 물으신 것.

“그래, 니는 무엇을 위해 사노?”

불필 스님은 단번에 “행복을 위해 삽니다.”라고 대답했다.

나는 아직 그 대답을 찾지도 못했다. 정답인지 아닌지는 차치하고라도 당장에 내놓을 대답이 없는 것이다.

말문이 막혀 묵묵부답이겠지.

이 책을 읽었으니, 이제부터 생각해 보겠다.

오랫동안 내 가슴을 찌르르 울리는 나만의 화두를 심어 놓겠다.

남희돌이 2013-02-24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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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불을 위해서는 일체를 희생하라 

<영원에서 영원으로>는 현대 한국불교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성철 스님의 딸 불필 스님의 회고록이다. 성철 스님의 딸로 태어나 어린 나이에 출가하여 어느새 한국 비구니계의 원로가 된 불필 스님의 생애를 통해 그의 생부였던 성철 스님과 그의 은사인 인홍 스님의 면모를 살펴 볼 수 있는 귀중한 책이다.


개인적으로 한참 세속의 번뇌로부터 벗어나 깨달음의 피안을 구하던 이십대 후반 성철 스님의 <백일법문>을 비롯하여 처음으로 백련암에서 3천배를 하고 불명과 화두를 받았다. 그 후 성철 스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한 재가 단체에서 참선 수행을 한 이력도 있으니 성철 스님은 내 공부의 첫 출발점이 되는 셈이다.


지금도 가끔 백련암 법당에서 대중들과 3천배 하던 날 밤이 떠오른다. 암자 마당에 있던 기암괴석, 주위의 낙락장송과 아침 공양으로 먹은 연자죽. 끊어질 듯 허리가 아팠던 아비라 기도, 백팔예참. 원택 스님에게 세뱃돈도 타고, 해인사 선원 유나였던 원융 스님을 뵈었던 일... 모두가 어젯밤 꿈 속이 일인듯 어슴프레 가물가물하다.

이 공부 길에 대한 신심과 원력이 일상의 업력에 매몰되어 갈 즈음 서릿발처럼 정신이 번쩍 나게 해 주는 장군죽비와 같은 책이었다. 겸양 탓인지 당신이 해 온 공부 살림살이는 거의 내놓지 않아 아쉽지만... 이 두꺼운 책의 내용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한 구절은 다음과 같다.


"성불을 위해서는 일체를 희생하라."


나무 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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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지 2012-09-23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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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진리, 자유를 찾아서 

  불필스님을 통해 다시 영원한 자유인의 길을 홀로 걸어가셨던 성철 스님을 만났다. 스님이 밝힌 세상의 빛이 너무나도 컸기에 스님의 글들을 쫓아가면서도 마음이 밝아짐을 느낀다. 오래 전 사서 읽고는 책꽂이에 꽂아두었던 성철스님 시봉이야기도 다시 읽어보았다. 그 때의 느낌보다는 새로웠다. 그리고 발원하게 되었다. "세세생생 선지식 만나 마음 더욱 밝아져 부처님 전에 복 많이 짓기를 발원" 하고....선지식을 만나는 데에는 수많은 생애의 인연이 필요하리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인연을 지금 한 마음부터 지어가야겠다는 마음이 올라왔다.


  "자신을 바로 봅시다."라고 하는 큰 스님의 말은 언제나 읽어도 새롭다. 불필스님의 책을 읽어가면서 정말 치열하고 큰 마음가짐이 아니면 어찌 진리에 가까이라도 갈 수 있겠는가 하는 마음이 일었다. 위법망구의 자세없이 어찌 설렁설렁 공부해서 생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에 내 자신이 많이 초라해보였다. 내 마음 속에 있는 이러한 중생심마저도 부처님 전에 바치고 공부 열심히 해서 세상에 도움 되기를 발원....

  자신의 공부가 되지 않고 세상에 사람들과 맺는 관계는 업밖에 되지 않는다는 큰스님의 말씀이 가슴에 와닿는다. 자신을 바로 알고 나서야 비로소 사람들과의 관계에 도움될 수 있다는 말씀에 의지해 지금 내 모든 사량과 생각은 그리고 생활과 삶은 그저 업덩어리일 뿐임을 느낀다. 적어도 이 책을 읽고 내 스스로에 대한 분한 마음과 큰 스님이 가리킨 진리에 대한 신심이 올라오는 것을 보니 나같은 어리석은 중생의 마음에도 현현하시는 부처님이 있는 줄 알겠다.

  이 책을 읽고서 내 나름대로의 다음 길이 생겼다. 우선 빈 노트에 신심명과 증도가를 큰스님 현토와 풀이말을 옮겨적고 "납자에게 주는 열가지 당부"를 옮겨 적었다. 매일 한 번씩 읽으면서 마음을 경책하려고.. 그리고 한산시란 책을 주문하려고 찾아놓았고 이미 책꽂이에 꽂혀 있는 "돈오입도요문론 강설" 과 "선문정로", "백일법문"을 다시 간추려 놓았다.

  2013년의 시작을 성철큰스님의 책과 더불어 시작하니 마음이 새롭게 세워진다. 올 한해 부지런히 공부해서 마음 더욱 밝아져서 내 업장 조금씩 옅어져 부처님 전에 복많이 짓기를 발원....해본다. 공부인연 제대로 만들어 인생 낭비하는 일 없었으면 한다. 그것이 부처님을 믿는 마음이며 큰 스님이 남긴 대중을 향한 자비며 불필스님이 이 책을 쓰신 까닭일 것이다. 불자라 얘기할 수도 없는 한 사람의 무명인으로서 공부인연 짓기를 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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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13-02-11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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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모정에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책.. 

진리를 위해서 일체를 희생하는 스님 책에서 나는 뜨거운 모정에 눈물이 흘렀다.

산청에서 금강산까지 성철스님을 찾아가신 불필스님의 할머니... 그 옛날 먼길을 물어물어 스님이 된 아들을 찾아가는 그 마음이 어떠했을까. 성철스님은 집착을 끊고 공부를 해야하니까 어머니를 냉정하게 대하셨을 것이고.. 참으로 대단한 분들이다. 배울 점이 많다.

불필스님도 대단하시지만, 역시 독고다이 수행 성철스님이 대단하시다. 그리고 성철스님보다 더 대단하신 분이 성철스님의 어머니이시다.

나는 불필스님이 하신 말 중에서 '청상과부가 외아들이 벼락에 맞아죽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각오가 있어야 이 공부할 수 있다'고 하신 말씀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마음공부하는데 엄청난 공력이 들어가는구나.. 그 경지를 넘어가신 성철스님은 정말 일생을 공부에 불살랐구나싶었다. 나도 마음공부하는 그 노력을 배워야겠구나 싶다. 불필스님은 참 복인이시다. 성철스님을 아버지로 만났고, 거룩하신 할머니를 만났고.. 평생 공부를 하셨고. 그 복이 이생에서 다 지어진 것이 아니리라. 나도 이 무엇인가라는 생각으로 항상 깨어있으면서, 나의 마음을 순간 순간 알아차리며 내가 주인이 되어 내 인생을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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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ood 2012-11-14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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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성철스님 탄생 100주년, 딸이며 제자인 불필스님이 처음 밝히는 큰스님 이야기. 처음으로 밝히는 성철스님의 가족사에서 인간의 한계를 넘나드는 선지식들의 수행까지, 제자들을 뜨겁게 품은 은사 인홍스님부터 온 대중들을 감화시킨 큰스님들의 법거량까지, 책갈피마다 한국불교의 역사가 은은하게 묻어나고 스님들의 아름다운 향기가 깊은 무늬로 아로새겨진다.

그동안 불필스님이 개인적으로 소장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성철스님의 법문과 편지, 사진 자료들이 실렸으며, 과거에 가필된 형태로 발표되었던 성철스님의 친필 법문 노트를 원문 그대로 담겼다. 불교 수행자들에게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증도가', '신심명', '토굴가' 등 여러 자료들을 채록해 실어 초심자들이 불교를 공부하는 지침서로서도 손색이 없다.
목차
성철스님 출가시 : 나 홀로 만고의 진리를 향해
책을 펴내며 : 어디로 가고 있는가

1장 인연 :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까
나의 고향 묵곡리
아버지 성철스님을 처음 만나다
생명의 무상함을 느끼게 한 전쟁의 체험

2장 출가 : 영원한 행복과 일시적 행복
“영원한 행복이란 무엇일까?”
출가 전야
할머니의 성스러운 모정
가슴에 묻은 어머니의 꿈

3장 친필 법문 노트 : 자기가 본래 부처이거늘 그것을 모르니
수행자는 가난부터 배워야
큰스님께서 써주신 수행자 교과서
수도팔계, 희생에서 고행까지

4장 행자 시절 : 단발머리 행자들의 초발심
내일은 없다
상기가 나다
“아만이 센 공양주야!”
토굴가와 순치황제 출가시
꿈속에서도 화두가 성성하면
깨달음의 노래
이성을 경계하라

5장 석남사 : 가지산 호랑이를 은사로 모시다
하필과 불필
정진도량으로 찾아가다
온 대중이 놀란 큰스님들의 법거량
100명이 함께하는 발우공양
3천 배 수행으로 친구의 불치병을 치유하다
절구통 수좌가 졸지 않는 비결
삼칠일 기도로 살려낸 은사 스님
어머니, 일휴스님이 되시다

6장 수행 : 영원한 대자유인의 길을 찾아서
10년의 침묵을 깨고 사자후를 토하시다
사력을 다한 심검당 3년 결사
용맹정진, 의자에 기대서도 안 된다
화합을 위한 소임살이
어른 스님들의 천진한 동심
가지산 여름 꽃에 취하다

7장 해인사 : 지혜와 자비의 도량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받은 큰스님의 편지
출가 풍경
절하다 죽는 사람은 없다
가족이 함께하는 수행

8장 영원한 시간들
열반의 종소리
나의 원력은 움직이지 않을 것입니다
시공을 떠난 곳 겁외사
1997년 음력 3월 꽃피는 봄날
영원에서 영원으로
여기에 큰스님의 시비를 세웁니다

책속에서



  • 영원에서 영원으로 가는 대자유인의 길을 이끌어주신 성철 큰스님.
    나는 지중한 인연으로 큰스님의 딸로 태어났지만 단 한 번도 아버지라 불러보지 못했다. 그리고 열일곱 살에 안정사 천제굴에서 뵌 순간부터 큰스님은 내게 아버지가 아니라 스승일 뿐이었다. 그럼에도 주변 분들은 나를 큰스님의 딸로서만 바라보는 듯하다.
    나... 더보기
  • 묘관음사 입구에 도착하니 어느덧 해질 무렵이었다. 바다가 보이는 산기슭을 따라 한참 올라갔더니 우둘두둘 무섭게 생긴 스님이 보였다. 상상 속에 그려왔던 아버지의 모습은 아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아버지의 도반인 향곡스님이었다. …… 아버지 큰스님은 아마 우리가 올 것을 알고 어디론가 피해 계셨던 것 같다. 조금 있다가 향곡스님과... 더보기
  • 한번은 큰스님이 계신 범어사 원효암으로 찾아갔더니 동화사 금당선원에 있다가 은혜사, 운부암을 거쳐 금강산으로 갔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큰스님이 금강산 마하연에서 정진했던 해가 1940년이었으니 출가한 지 4년쯤 지났을 때였다. 할머니가 천리 길을 물어물어 온갖 고생을 감내하면서 금강산 마하연까지 찾아갔는데 큰스님은 “이렇게 먼 ... 더보기
  • 당시 성전암에는 행자 세 명이 큰스님을 모시고 있었는데, 그중 한 사람이었던 동업행자(천제스님)에게 들은 이야기다.
    “인기척이 나서 밖으로 나가보니 웬 젊은 부인이 스님 뵙기를 청해요. ‘큰스님께선 지금 아무도 안 만나주시니 그냥 돌아가주십시오’라고 했는데도 스님을 만나야 한다는 말만 반복해요. 해질 무렵이 되자 그분이 어... 더보기
  • 지금 읽어봐도 큰스님의 법문은 명철하면서도 현대적인 언어로 쓰여 있어 귀에 쏙쏙 들어온다. 1950년대, 그러니까 큰스님의 연세 40대 중반에 작성하신 것인데 어쩌면 그렇게 내용이 일목요연하고, 문장 또한 군더더기 하나 없이 논리정연한지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

    부처님께서 도를 깨치시고 처음으로 외치시되 “기이하고 기이하다. 모든 중생이 다, 항상 있어 없어지지 않는〔常住不滅〕 불성(佛性)을 가지고 있구나! 그것을 모르고 헛되이 헤매며 한없이 고생만 하니, 참으로 안타깝고 안타깝다”고 하셨다.
    이 말씀이 허망한 우리 인간에게 영원불멸의 생명체가 있음을 선언한 첫 소식이다. 그리하여 암흑 속에 잠겼던 모든 생명이 영원한 구제의 길을 얻게 되었으니, 그 은혜를 무엇으로 갚을 수 있으랴. 억만 겁이 다하도록 예배드리며 공양 올리고 찬탄하자.
    영원히 빛나는 이 생명체도, 도를 닦아 그 광명을 발하기 전에는 항상 어두움에 가리어서 전후가 캄캄하다. 그리하여 몸을 바꾸게 되면 전생(前生)일은 아주 잊어버리고 말아서, 참다운 생명이 연속하여 없어지지 않는 줄을 모른다.
    -<큰스님께서 써주신 수행자 교과서> 중에서  접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