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스터디 - 미국대학 교양교육 핵심과정과 한국에서의 인문학 공부안내
마크 C. 헨리 (지은이),강유원,지주형,이명훈,서민우,손세정,양유성 (엮은이)라티오2009-01-15원제 : A Student's Guide to the Core Curricul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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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반양장본
160쪽
128*188mm (B6)
160g
Students Guide to Core Curriculum: Core Curriculum Guide (Paperback) Paperback
책소개
깊고 넓은 인문학의 세계로 안내하는 교양공부 매뉴얼. 미국의 권위있는 대학연구소 ISI에서 미국 명문대학 교양교육 과정을 종합하고, 각 분야 한국 소장 학자들이 한국 인문학 공부의 현실을 반영하여 완성한 교양공부 핵심안내서다.
한국 인문학 교육의 제도적 한계를 느끼는 사람, 보편성을 매개하는 순수 인문학을 공부하고 싶은 사람, 미국대학 입학을 준비하는 사람, 어떤 이유에서든 교양공부를 해야하는데 그 시작이 막연한 사람 등이 각자의 수준과 목적에 따라서 다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안내서에 나오는 핵심 교양교육 과정은 지금까지 대부분의 미국 대학에서 개설된 교과목 중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여겨지는 과목들을 종합 정리한 것이며, 여기에 한국에서 인문학을 공부하는 데 필요한 내용을 수정 보완하였다. 이러한 커리큘럼은 좀더 전문적으로 연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포괄적인 체계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교양공부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도록 기본체계를 제공할 것이다.
목차
Ⅰ 문학.예술
1. 고전문학 혹은 고전학
2. 근대 문학
3. 예술학
읽어야 할 도서 목록
Ⅱ 철학.정치
1. 고대 철학 입문
2. 근대 철학
3. 법과 경제
읽어야 할 도서 목록
Ⅲ 역사학
1. 고대 로마사
2. 1865년 이전의 미국 역사
3. 19세기 유럽 지성사
4. 과학의 역사
읽어야 할 도서 목록
Ⅳ 기독교 사상
1. 성서
2. 1500년 이전의 기독교 사상
읽어야 할 도서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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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이제 '근대의 기획'을 언급한다. 근대 정치철학자들은 우주와 사회에서 인간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파악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그들은 인간이 살아가는 세계의 모습을 바꾸려고 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근대 정치철학은 고대와 중세의 사상 체계에서 모두 벗어났다. 근대인들은 기독교 정치사상과 고대의 정치사상에 반발해 정치적 공동체에 대한... 더보기
관련성을 인식하고 전체 유형을 파악하는 철학적 태도는 학생이 수강한 과목이 아니라 바로 학생의 인격에 있다.…대학 교육에서 가장 큰 성과를 거두고자 한다면 두 가지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바로 스승과 친구다.-27쪽 - legows
그러나 고대철학에는 더 긴급한 문제가 있다. 일부 교수들이 근대의 분석적 기법을 고대의 원전에 적용하고, 그 원전의 논리적 결함을 찾아내고자 한다는 점이다. 그런 시도는 기껏해야 ‘현란한 실수’일 뿐이다.-71쪽 - legows
마음을 어지럽히는 텍스트에 맞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 있다. 바로 여러 번 읽고 비판적으로 읽는 일이다.…시간의 편협함을 피하라. 다시 말해 최신 사유라고 해서 최신인 것은 아니다. 또 솜씨 좋아 보이는 이론은 지혜와 무관한 경우가 많다.-123쪽 - legows
저자 및 역자소개
마크 C. 헨리 (Mark C. Henrie)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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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트머스 대학을 졸업하고, 케임브리지 대학과 하버드 대학 대학원에서 학위를 받았다. 현재 수석 편집자이며 ISI(Intercollegiate Studies Institute) 연구소의 부소장이다.
최근작 : <인문학 스터디> … 총 7종 (모두보기)
강유원 (엮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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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철학을 공부하여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철학, 역사, 문학, 정치학 등에 대한 탐구 성과를 바탕으로 공동 지식과 공통 교양의 확산에 힘써 왔다. 오랫동안 개인 플랫폼에서 ‘책읽기 20분’을 진행했으며, CBS ‘라디오 인문학’과 KBS 제1라디오 ‘책과 세계’ 등 방송에서도 전문 서평가로 활동했다. 《책》 《책과 세계》 《주제》 등의 서평집과 《인문 古典 강의》 《역사 古典 강의》 《철학 古典 강의》 《문학 古典 강의》 《숨은 신을 찾아서》 《에로스를 찾아서》 등을 썼으며, 《경제학 철학 수고》 《철학으로서의 철학... 더보기
최근작 : <책 읽기의 끝과 시작>,<에로스를 찾아서>,<문학 고전 강의> … 총 42종 (모두보기)
지주형 (엮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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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영국 랭카스터대학교에서 사회학과 정치경제학을 공부하고〈위기에서 배우기: 한국의 정치경제, 시공간성, 위기관리, 1961~2002년〉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7년 영국에서 공부를 시작한 직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IMF 위기와 한국 사회의 변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후 한국의 자본주의와 국가 및 지구 정치경제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왔다. 연세대학교 국가관리연구원 연구교수를 거쳐 서강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연구교수, (재)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자문위원, 랭카스터대학교 문화정치경제연구센터 객원연구원... 더보기
최근작 : <발전국가 : 과거, 현재, 미래 (반양장본)>,<공공공간을 위하여>,<강남 만들기, 강남 따라 하기> … 총 12종 (모두보기)
이명훈 (엮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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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아리스토텔레스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대 그리스의 고전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일에 관심을 쏟고 있다. 역서로 자클린 드 로미이 『왜 그리스인가?』, F. M. 콘퍼드 『쓰여지지 않은 철학』, 마크 C. 헨리 『인문학 스터디』(공역) 등이 있다.
최근작 : <인문학 스터디> … 총 4종 (모두보기)
서민우 (엮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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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에서 물리학과 수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18세기 영국 과학기술사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케임브리지대학교 과학사·과학철학과 박사과정에서 에너지 개념을 중심으로 한 18세기 이후 과학사와, 19세기 이후 과학철학의 역사를 연구하고 있다.
최근작 : <21세기 교양 과학기술과 사회>,<인문학 스터디> … 총 4종 (모두보기)
손세정 (엮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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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지적 재산권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회적 현실과 법적 제도의 관계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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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유성 (엮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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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응용화학을 공부하고 고분자 물리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관련 분야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인문학을 공부하고 있다. 특히 17~18세기 계몽주의 시대의 과학과 문화에 관심이 많다. 역서로 『인문학 스터디』(공역)가 있다.
최근작 : <인문학 스터디> … 총 3종 (모두보기)
Editor Blog
[교양] 다윈, 촘스키 그리고 예수! <다윈 이후>와 몇 권의 책 l 2009-01-21
'해리엇'이 세상을 떠난지도 어느덧 3년이 지났다.당시 그의나이 176세. 공식적인 세계 최장수 기록이었다. 문득 그가 아직 살아있다면 어떨까,생각하게 된다. 다윈 탄생 200주년을 맞아, 179세가 되었을 그 늙은 거북은, 자신을 문명세계로 데려온인간을 어떻게 기억할지 몹시 궁금해진 것이다.황량하고 또 다채로웠을 갈라파고스 군도에서유년기를 보낸 후,다섯 ...
출판사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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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책 읽기의 끝과 시작>,<에로스를 찾아서>,<문학 고전 강의>등 총 13종
대표분야 : 철학 일반 18위 (브랜드 지수 19,144점), 고전 32위 (브랜드 지수 39,916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깊고 넓은 인문학의 세계로 안내하는 교양공부 매뉴얼 !
미국의 권위있는 대학연구소 ISI에서 미국 명문대학 교양교육 과정을 종합하고, 각 분야
한국 소장 학자들이 한국 인문학 공부의 현실을 반영하여, 제대로 된 교양공부 핵심안내서가 완성되었다.
한국 인문학 교육의 제도적 한계를 느끼는 사람, 보편성을 매개하는 순수 인문학을 공부하고 싶은 사람, 미국대학 입학을 준비하는 사람, 어떤 이유에서든 교양공부를 해야하는데 그 시작이 막연한 사람 등이 각자의 수준과 목적에 따라서 다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안내서이다.
흔히 한국에서도 인문학은 여러 학문의 기본이요, 그에 따라 각 학문 분과에 통일성을 부여할 수 있는 학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막상 인문학을 공부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인문학에 해당하는 학문분과는 어떻게 나뉘며, 각 학문 분과의 핵심지식과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들을 유기적으로 통합할 만한 방법적 연구는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제대로 알아내기가 쉽지 않다. 이에 비교적 고등교육 커리큘럼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해오고 지금도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는 미국대학들을 본보기로 삼아, 한국 소장학자들이 한국의 현실과 입장을 반영하여 체계적인 인문학 공부 안내서를 만들었다. 이 안내서에 나오는 핵심 교양교육 과정은 지금까지 대부분의 미국 대학에서 개설된 교과목 중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여겨지는 과목들을 종합 정리한 것이며, 여기에 한국에서 인문학을 공부하는 데 필요한 내용을 수정 보완하였다. 이러한 커리큘럼은 좀더 전문적으로 연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포괄적인 체계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교양공부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도록 기본체계를 제공할 것이다.
■ 편역자 서문 중에서
" 이 책의 원제는 '학생들을 위한 핵심 커리큘럼 안내'(A Student's Guide to the Core Curriculum)이다. 저자는 미국의 일반대학에서도 고전과 서구문명을 공부하는 데 어려움이 있음을 직시하고 학생들이 교과과정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되게 하려고 이 책을 썼다. 이를 위해 '대학연구소'(Intercollegiate Studies Institute)는 미국의 모든 공사립 대학의 강좌들을 조사하고 다양한 전공분야에서 유명한 학자들의 자문을 받았다. 그렇게 해서 저자는 미국의 대학들에 개설되어 있는 8개의 과정을 정리하였다. 그런데 우리는 이 과정을 살펴보고 한국에서 인문학을 공부하려는 이들의 현실과 부합되지 않는 부분이 적지않음을 발견하였다. 그에 따라 원서의 내용과 순서를 지금의 목차에서처럼 재배열하고 그것에 해당하는 내용 또한 다시 편집하였으며, 그렇게 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실정에만 해당하는 내용을 정리하고 한국의 상황에 걸맞도록 수정 보완하였다. 또한 원저자가 추천하는 각 과정별 도서목록들이 영어원서로만 구성되어 있으므로 그것은 본문에 그대로 두되, 한국어로 된 고전 번역본과 참고도서들을 따로 정리해서 독자들의 필요에 부응할 수 있게 하였다.
앞서 언급했듯이 한국에서의 인문학 공부는 제도적인 도움을 받는 일이 어렵다. 그러나 혼자서 하는 것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가장 주요한 것은 과연 어디서부터 시작하여 어느 정도 공부를 해야 기본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는가, 즉 그 범위에 해당하는 어려움이다. 이 책은 우선 그 점을 고려하여 문학?예술학/ 철학?정치학/ 역사학/ 기독교 사상의 큰 범주들을 두었다. 이 책을 가지고 공부의 안내를 삼으려는 이들은 이 범주들 중에서 자신이 관심가는 부분부터 참조하면 될 것이다. 먼저 본문을 꼼꼼하게 읽어 그 영역이 왜 중요한지, 그 영역에서 제기되는 주요한 논제들은 무엇이 있는지 등을 파악하여 자신이 탐구하고자 하는 세부적인 영역을 정하면 되리라 본다. 그런 다음 그에 해당하는 고전들은 무엇인지를 '원전 번역서' 목록에서 확인하여 곧바로 고전읽기에 도전하거나 '참고도서' 읽기에 착수하면 될 것이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참고도서는 개괄이 잘된 입문서에서 세부적인 주제를 다루는 책 순서로 나열되어 있으므로, 초심자라면 위쪽에 거론된 책들을, 어느 정도 기본지식과 소양이 갖추어진 이라면 아래쪽에 들어있는 책들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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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공부를 위한 시작점. 반드시 두 번 이상 정독해야 하는 책!
동수 2010-02-08 공감 (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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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공부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책!
자하(紫霞) 2010-07-11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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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히 서양위주의 교양서. 지식의 불균형.
일년열두달 2009-09-20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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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가이드북으로 쓰려고 샀는데 가이드는 안될것 같습니다. 제 수준이 미달인지
투덜이스머프 2009-03-04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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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학을 제외한 서양학의 체제를 배우기에 적합한 인문학 길라잡이
windwave21 2011-07-31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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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균형감각은 교양교육을 받은 인간이 얻을 수 있는 위대한 열매다.
문예창작 고등학교, 인문학 특성화 고등학교를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요즘 특목고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정말 특수한 목적을 가진 고등학교가 있나 싶다. 과학 영재를 위한 과학고를 시작으로 외국어고, 자립형 사립고 등이 수월성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또 다시 그들만의 리그를 구성하고 있다.
모 대학이 2009학년도 2학기 수시전형에서 보여준 무원칙, 무논리, 무소신은 대학의 자율성을 스스로 훼손했다.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아무도 납득할 수 없는 말만 되풀이 하고 상식을 벗어난 결과들이 많은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현 정부를 흉내 내고 있는 것 같아 입맛이 쓰다.
대한민국의 교육 과정은 대학 입시를 정점으로 맞추어져 있다. 초, 중, 고등 학교에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원하는 교육은 명확하다. 내 자식만 원하는 대학에 보내 달라. 그러기 위해서 사교육이 필요하고 학교는 부화뇌동 그들의 눈치를 살핀다. 교사들도 소신 없이 복지부동하거나 승진을 위한 점수 따기에 혈안이 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왜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인지, 무엇을 공부할 것인지, 어떻게 공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모든 것이 점수로 환산되어 수치로 나타난다.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그 경쟁은 온 국민에게 내면화되고 살아남기 위해 오늘도 치열한 전쟁이 계속된다.
대학에 입학해서도 마찬가지다. 취업 기관으로 전락해 버린 대학의 기능을 논하는 것은 적어도 대한민국에서 우습게 여겨진다. 대기업의 이름을 따서, 재벌의 이름을 붙인 건물들이 들어서고 그들의 요구에 따라 맞춤형 인간이 배출된다. 단 한 순간도 냉혹한 자본주의 현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러하다. 대략.
이런 현실에서 인문학을 거론하는 것은 때로 철지난 유행가를 부른다고 생각하거나 현실 감각이 없는 사람으로 취급되기 쉽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마크 C. 헨리의 <인문학 스터디>는 강유원 외 편역자들의 노고가 고스란히 배어있다. 분야별 참고 도서 목록을 선정하고 한국에서의 인문학 공부에 대해 적절하게 안내하고 있는 이 책은 적어도 내게는 꼭 필요한 책이다.
나는 어쩌면 매년 대학 신입생의 마음으로 새해를 시작한다. 도대체 세상은 어떤 곳이며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무엇이 옳고 그른지. 그 판단 기준은 무엇이며 지금 여기에 서 있는 나는 누구인지. 타인과의 관계는 어떠해야 하며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의 상황은 어떠하며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노력은 올 해도 계속될 것이다. 가장 적절한 안내서 한 권을 만났으니 그 기쁨은 말할 수 없이 크다. 150페이지 분량의 작은 책이지만 그 내용은 결코 작지 않다. 어쩌면 보잘 것 없는 안내서로 보이지만 내게는 그렇게 읽히지 않았다. 미국대학 교양교육에 대해 통렬하게 비판하고 그 핵심과정을 정확하고 날카롭게 정리한 이 책을 강유원을 비롯한 편역자들은 한국적 상황에 맞게 적용시키고 있다. 특히 영역별로 수록되어 있는 도서 목록과 참고도서들은 앞으로 책을 선택하고 체계적으로 읽어나가는데 대단히 유용한 지침서가 될 것 같다.
작년에 강유원의 <서구 정치사상 고전읽기>를 통해 한 수 배웠던 공부에 대해 다시 마음을 가다듬게 되었다. 그래서 강유원이나 남경태 등 몇몇 사람들의 책은 저자 혹은 번역자의 이름만 믿고 사도 후회하는 법이 없다. 개인적으로 매우 고마운 책을 오랜만에 만나 기쁘다.
이 책은 문학 · 예술, 철학 · 정치, 역사학, 기독교 사상 등 크게 네 개 영역으로 구분되어 있다. 이 책의 원제는 ‘학생들을 위한 핵심 커리큘럼 안내’(A Student's Guide to the Curriculum)이다. 미국의 일반 대학에서도 고전과 서구문명을 공부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해 이 책을 썼을 것이다. 당연히 우리나라 실정이나 인문학을 공부하려는 사람들과 무관한 내용이 있었을 것이다. 편역자들을 이것들을 다시 정리하고 편집하여 이 책을 만들어냈다. 적절하고 고마운 부분이다. 책꽂이에 두고 책을 구입할 때마다 참고할 만하다.
<아이네이스>가 가진 커다란 장점은, 고등학교 문학 시간에 가지게 되었을지도 모르는 잘못된 관념을 깨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문학이란 근본적으로 개인과 사회의 투쟁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 P. 40
이런 식으로 고전이 지닌 의미나 해석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충고하기도 하며,
문학 공부에서 초심자가 접하는 가장 심각한 오류가 있다. 전문적인 강의에서 교수의 텍스트 해석이 학생들을 압도해버린 나머지, 학생들이 다르게 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닫아버리는 것이다. 각자 견해가 있으면서도 학생들은 교수의 해석을 앵무새처럼 따라하게 된다. 이러한 경향을 극복하는 좋은 방법은 텍스트의 여러 다른 번역판을 참조하면서 거기에 실린 해제들을 읽는 것이다. - P. 41
철학적 탐구에서 아주 중요한 사실은 진리를 발견할 가능성이 늘 열려있다는 점이다.
플라톤에 대한 가장 좋은 입문서는 바로 플라톤의 저작이다. 플라톤에 관해 쓴 다른 저자의 책, 즉 2차 문헌을 거치지 말고 먼저 원전을 읽는 것이 좋다. - P. 72
동일성을 부여하려는 시도는 차이를 찾아내려는 노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다.
초인적 신의 지배에서 벗어난 근대의 인간은 다양한 시각과 통로로써 세계를 보려 하였으나 그러한 시도들은 대체로 ‘이성 중심주의’로 귀결된다. - P. 76
이와 같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주의 사항을 지적하기도 하고 태도와 마음가짐에 대해 조언하기도 한다. 문학이나 철학 서적을 대할 때 우리의 자세는 달라져야 한다.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독자의 입장이 아니라 나를 중심으로 텍스트를 재해석하고 그 의미를 궁구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 책은 그 과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인문학에 대한 체계적인 독서를 위한 안내서가 필요한 사람이나 고전이나 서양 문화의 기원에 대해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두께와 표지, 디자인이 아니라 책은 여전히 꼼꼼하게 그 내용을 살피고 구입하고 아껴두고 읽고 싶어야 한다.
이 책은 나에게 의미 있는 자극제가 되었다. 또 다시 힘내고, 가열차게 달아오를 준비를 해야겠다. 어쩌면 책을 읽는 이유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해준 책이다. 대학 신입생 수준에서 교양 교육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된 책이겠지만 제대로 된 교양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 대한민국의 대학 졸업자의 비애를 확인한 책이기도 하다. 대학원에서 조차 전공을 심화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자괴감은 더 깊어만 간다. 얄팍한 이 한 권의 책에서 이 한마디가 오래 가슴에 남는다.
지적 균형감각은 교양교육을 받은 인간이 얻을 수 있는 위대한 열매다. - P. 123
09021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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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의힘 2009-02-10 공감(1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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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의 굵은 줄기
하도 듣보잡 이론들과 학자들이 많아서인지, 인문학 공부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내가 전혀 모르는 또 다른 분야는 편협되지 않게 어떻게 접목시켜야 할지 인문학도로서 늘 고민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인문학의 본령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든다. 얇지만 인문학 공부의 正道와 기본에 충실한 안내서라고나 할까. 무엇보다 오랫동안 인문학 커리큘럼을 고민해 온 미국대학들의 대학 과정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했고, 이에 더하여 한국 편역자들의 제한된 노고에 믿음이 간다. 물론 페미니즘 등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그렇지만 페미니즘 운동에 대해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오래된 고전들을 이런 좁은 렌즈로 들여다 보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담겨 있지만, 이 책은 고전이라 이름 부를 만한 것은 무엇인지, 인문학이란 것이 본래 인류에게 어떤 의미이고 그 목적은 무엇인지에 대해 핵심적으로 짚어주는 부분이 많았다.
원저자의 말대로 "시간의 편협함"에 시달려 최근 동향에만 치중해서 공부하다 보면 최근 이론들에 대해서 비판적인 시각조차 제대로 갖기 어려울 것이다. 최근 이론이라 하더라도 그 뿌리는 최소한 19세기 이전 사상들에 근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에서 제시하는 길이 유일하거나 만만한 길은 아니다. 그러나 21세기를 사는 현대인으로서, 지금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와 저서들을 지적 균형 감각을 가지고 바라보기 위해서라도,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인문학의 굵은 줄기부터 잡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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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후사 2009-01-22 공감(9)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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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무엇을 읽을 것인가?
책을 읽어나갈수록 책 선택이 쉬운 일이 아님을 알게 된다. 좋은 책을 고르는 안목을 습득하기 위해선 연습이 필요하다. 몇번의 실패를 해보아야만 모든 사람에겐 책을 고르는 안목이 자리잡게 된다. 그때까지 부단히 읽어야 하고, 무수한 책들과 만나봐야 한다. 독서가 중요하단 얘기를 많이 한다. 요즘 학생들은 예전보단 책을 많이 읽는다. 사회 전체적인 분위기도 어린 학생들에게 책읽기의 효용을 적극 홍보하고 권장하는 분위기다. 대학 입시에서 논술 점수를 올리기 위해, 요즘 고등학생들은 좋은 책을 많이 읽고 또 글도 많이 써볼 것이다. 예전보단 그런점에서 학생들의 교양 수준도 높다. 그러나 근시안적인 목적을 위해 책읽기를 권장하는 사회 분위기는 결코 오래가지 못하고 올바른 방향도 아니다.
대학에 들어간 후, 대개 이러한 독서열은 식어버리기 일수이기 때문이다. 대학 입학후엔, 논술이란 말은 쏙 들어가 버린다. 대신 그 자리를 토익이나 토플같은 것들이 차지해 버린다. 우리나라 성인 인구의 독서열은 미국,일본,프랑스는 말할것도 없고 후진적이라 생각하는 중국보다 더 떨어진다는 보도가 있었다. 한마디로 학교를 졸업한 어른들은 책에서도 영원히 졸업한다는 얘기다. 한달에 책 한 권 읽질 않는 어른들이 성인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한다고 하는데, 정말로 심각한 문제다. 직장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가정 주부들도 책을 읽지 않는다. 만약 가정주부들이 일일드라마에 쏟아붓는 시간과 열정을 책에 쏟는다면, 아마 그 파급효과는 상당할 것이다. 책을 읽는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본인의 의식이 깨어 있게 마련이다. 세상이 돌아가는 방향이 최소한 잘되고, 잘못된 것 정도는 파악할 수 있다. 주부들의 독서열이 높아진다는 것은 나라 전체의 교양수준이 높아진다는 것이고, 그것은 아이들과 남편들에까지 옮아갈 것이다.
모름지기 주위에서 교양교육에 대한 언급을 많이 한다. 교양교육을 받았다는 것은 대학 교육을 받고, 대학원을 이수해서 학벌이 좋다는 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과정으로만 교양 있는 인간을 논할 순 없다. 교양인을 양성하기 위해선 제도화된 교육만으론 부족하다. 교양 있다는 것은 지적 균형 감각을 가졌다는 얘기인데, 그러면 지적 균형 감각은 어떻게 생기는가 ? 보다 많은 이론과 지식, 그리고 실천적인 성품까지를 갖고 있어서 자신의 지식과 이념 자체를 맹목적으로 신봉하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하나를 알고 있는 사람은 하나만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둘을 알고 있고, 그 둘의 차이를 비교할 수 있는 시야를 갖고 있는 사람은 자신의 지식과 견해만을 신앙하지 않는다. 그래서 보다 관대하고, 관용적이고, 생각이 열려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우리 사회에 독서인구가 적다는 것은 그만큼 편협한 인간들이 넘쳐난다는 것이고, 그것은 그 사회 전체가 건강하지 않다는 얘기일 수도 있다.
요 며칠전 인터넷 서점을 서핑하다 메인 화면에서 눈에 확 띄는 신간 하나를 발견했다. <인문학 스터디>란 책이다. 부제는 "미국대학 교양교육 핵심과정, 한국에서의 인문학 공부안내"다. 책을 읽는것도 중요하지만, 책을 선택하고 고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단 생각이 든다. 옛말에 악서를 읽는것은 시간낭비라고 하질 않았던가. 책을 읽어나갈수록, 그 앞서 내가 읽어야 할 책을 선택하는 독서의 예비적인 행위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어느정도, 이젠 책의 제목이나 분위기만 보아도 그 책을 내가 읽어도 후회가 없을거란 느낌이 들고, 요즘엔 어느정도 그 예감이 맞아 떨어진다. 그러나 항상, 제대로 된 인문학 공부를 위해 어떤 책을 우선적으로 읽어야 하는가, 라고 하는 의문은 있었다.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그같은 갈증을 해소해줄 좋은 책을 발견한 듯한 느낌이 든 것이다.
이 책은 마크 C. 헨리라는 현대 미국의 학자가 쓴 것으로, 미국 대학에서 "서구 문명 커리큘럼"을 이해하고, 습득할 수 있도록 대학 신입생을 위한 가이드를 목표로 집필되었다. `한국에서의 인문학 공부 안내'라는 부제가 붙은건, 이 미국적인 인문학 공부 방향에 수명의 한국 편역자들이 개입함으로써, 한국 실정에 맞는 인문학 학습 방법을 독서목록으로 따로 정리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인문학의 학습 영역을 크게 4가지로 구분해 놓았다.
첫째, 문학 예술이다. 이 분야는 고전문학과 고전학, 근대문학과 예술학으로 이어진다. 둘째, 철학과 정치 분야다. 다시 이 분야는 고대 철학 입문과 근대 철학, 법과 경제 편으로 나뉜다. 세번째 역사학에선 고대 로마사, 19세기 유럽 지성사, 과학의 역사를, 그리고 마지막 네번째 영역인 기독교 사상 편에선 성서를 기반으로 한 1500년 이전의 기독교 사상을 다뤘다.
특기할만한 것은 이 책이 서구문명에 기준을 둔 인문학 공부 방향을 설정한 책이란 점이다. 동양고전 문학과 철학은 여기서 제외되었다. 이것은 이 책의 한계이지만, 보편적인 세계 시민을 기준으로 한 교양인의 양성이란 측면과 인문학이 서양적인 학문으로 인식해 왔음을 주지한다면 그리 큰 문제가 될 것은 없다. 어차피 인문학 공부라고 하는 것은 인간에 대한 학문이며 공부가 아닌가? 인간이란 무엇이며, 삶은 무엇인가? 라는 근본적인 물음은 동양과 서양의 질문법만 다를뿐, 같은 의문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우리가 인문학을 공부하려고 하는 것은 이 세상을 보다 나은 세상으로 만들어가기 위한 것이며, 그 공부의 기본적인 원전도 고전을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여기에 추가로 동양 철학과 문학 작품에 대한 독서목록을 추가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랬다면, "한국에서의 인문학 공부안내"라는 이 책의 부제에 더 적합했을 것이다.
"키케로는 풍자적 재능이 매우 뛰어난 철학자인 소크라테스를 가리켜 '철학을 하늘에서 끌어내려 아테네로 스며들게 한' 장본인이라고 했다. 소크라테스 이전의 철학자들은 생물학, 자연학, 천체의 운행 같은 자연(physis)의 움직임을 알고자 했다. 반면 소크라테스는 인간을 알고자 했다. " p.63 <인문학 스터디>, 마크 C. 헨리
이 책은 체계적인 인문학 공부에 전념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좋은 가이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각 장의 끝부분에는 한국어로 번역된 인문학 필수 원전과 그에 따른 참고도서 목록이 잘 정리돼 있어서, 그 분야에 깊이 있는 독서를 위한 책의 선택에 길잡이 역할을 한다. 따지고보면, 책읽기를 좋아하는 모든 이들은 어떤면에서 인문학 공부를 이미 시작한 것이나 다름없다. 실용서나 특정 전공의 이론서의 독서를 제외하곤 대개 잡식성 책읽기를 즐기는 사람들은 인문학적 독서를 하고 있는 것이다. 나또한 그런 면에서 언제나 독서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과 책의 선택에 항상 고민하고 어려움을 느껴왔다. 대개 많은 책을 읽고자 하는 욕심이 앞서왔지만, 이 책읽기에 체계가 없다는 생각을 늘 해왔기 때문이다. 이 책에 소개된 원전과 참고도서들은 그 양이 매우 방대하다. 그리고 실제로 이 책들이 비록 한국어로 번역돼 있다 하지만, 실제 읽어낼 수 있는 독자의 역량이란 측면에서는 전혀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겠단 생각도 든다.
대표적으로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이나 쇼펜하우어의 주저인 <의지와 표상으로의 세계>, 혹은 스피노자의 <에티카> 같은 서적에 도전할 수 있는 독자는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단계를 밟아갈 필요가 있고, 인문학 공부의 체계가 필요한 법이다.
"마음을 어지럽히는 텍스트에 맞서는 가장 좋은 방어 방법이 있다. 바로 여러번 읽고 비판적으로 읽는 일이다. " p.123 , <인문학 스터디>, 마크 C. 헨리
노숙인과 제3세계 시민들에게 인문학 정규과정을 습득할 수 있도록 클레멘트 코스를 만들어, 수많은 이들이 인문학을 공부하고 그 세계를 경험할 수 있게 시스템을 구축한 얼 쇼리스라는 세계적인 학자가 있다. 그의 저서 <희망의 인문학>은 인문학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겐 너무나 잘 알려진 책이다. 이 책에서 얼 쇼리스가 클레멘트 코스를 시작하게 된 사연을 얘기한적이 있다. 소설가로부터 사회비평가, 언론인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지고 있던 그가 이 독특한 과정을 시작하게 된 것은, 미국의 한 중범죄자 여자교도소에서 한 여성수감자와 만나면서부터다.
그 여성수감자는 감옥에서 고등학교 과정을 거쳐 철학을 전공으로 대학과정까지를 끝낸 사람이다. 어느날 그녀와 면담하면서 얼 쇼리스는 한가지 질문을 그에게 했다. "사람들이 왜 가난한 것 같습니까 ?" 그녀는 이렇게 답한다. "우리 아이들(거리의 아이들)에게 시내 중심가 사람들(부유한자들)의 정신적 삶을 가르쳐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그들은 결코 가난하지 않을 겁니다" 이 답변속에서 얼 쇼리스는 클레멘트코스에 대한 영감을 얻는다. 이 여성이 말하고자 한 것은 사실, 가난한 자들, 못배운 자들, 그리고 사회에서 소외된 자들에게도 인문학을 가르쳐서 그들이 정신적으로 깨어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수감여성의 답변이 독특한 것은, 가난을 경제적인 이유들에서 찾지 않고 그들의 인문학적 교양의 부족에서 찾은 것 때문이다. 원인을 그들의 가정환경이나 악한 기질 등에서 찾질 않고, 인문학적 교양과 학습의 부족에서 찾은 것은 얼 쇼리스가 클레멘트코스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는데 기여했다. 그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했던 연설 한 대목은 인문학 공부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가장 설득력 있는 답이 될 것 같다.
"우리는 가난한 이들에게 인문학을 가르칩니다. 인문학이야말로 가난한 사람들을 `위험한'사람들로 변화시키고, 그들로 하여금 합법적이고 정당한 `힘'을 갖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합법적인 힘이라든지, 민주주의와 같은 것들은 언제나 위험한 것으로 간주되어 왔습니다만, 그런 종류의 위험은 기꺼이 감수할 가치가 있습니다." <희망의 인문학>의 저자 얼 쇼리스, 2006년 1월 한국 방문 강연에서
소크라테스나 공자 말씀이 우리 삶에 어떤 보탬이 될까? 예수의 말씀과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칸트나 니체의 철학이 우리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그들이 논한 것은 밥벌이나 돈벌이, 즉 실용적인 학문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인간으로서 존엄을 지키고, 존중받고, 모두가 평화롭고 행복하게 이 세상에서 잘 살아가는 법칙과 세상의 근본이 되는 진리를 깨닫는 방법론에 관한 성찰이다.
요즘 대학에서 더이상 인문학은 인기가 없다. 실용적인 학문,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에 도움이 되는 학문, 평생 잘 먹고 잘 살아가는데 보탬이 되는 학과에 학생들이 모인다. 그래서 인문학의 사망선고가 대학내에서 선포되고 있다. 인류는 과학기술과 경제적인 진보를 이루어냈고 사람들의 삶은 보다 편리해지고 윤택해 졌다. 그것은 실용학문이 현실에 기여한 덕분이다. 문명은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냈지만, 그 결과 실용적이지 않는 모든 것은 소외되었다. 대학에서 철학이나 문학을 전공하는 이들은 훗날밥먹고 사는 것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다.
그러나 지금 현재 우리들의 문명은 행복해 졌을까? 우리 세상은 보다 살기좋아 졌을까? 과도한 개발은 환경재앙을 불러왔다. 얼마전 수많은 희생자를 낸 중국 쓰촨성 대지진은 인근의 댐 건설에 따른 지반의 약화에서 기인했단 보도가 나왔다. 지금도 북극과 남극의 얼음은 녹고 있고, 지구 기온은 수십년간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 문명의 진보란 넓게 보면 생태의 파괴란 말이다. 이 모든 것은 인간의 삶을 단순히 편리와 윤택에 두는 실용적인 태도 때문이다. 실용적인 학문으로만 무장한 지식인들을 양성해 내는 대학은 영혼이 없는 개발업자나 장사꾼만 세상으로 흘려 보내고 있다.
영혼없이 살아가던 노숙자를 주체적인 인간으로 변화시켰던 얼 쇼리스의 클레멘트 코스를 교훈으로 삼는다면 아직 인문학엔 희망이 있다. 마크 C. 헨리의 <인문학 스터디>란 책은 왜 읽어야만 하는가? 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제기하면서 궁극적으로 무엇을 읽어야만 하는가? 라는, 독자의 고민에 체계적인 독서 목록을 제시하는 것으로 인문학 공부의 시작을 돕는다. 인문학 공부를 시작하려는 이는 각자의 책장에서 어떤 책을 꺼내들까? 즉, 무엇을 읽을 것인가? 하는 문제의식을 먼저 가져야 한다. 책읽기가 행복한 모든 이들의 영혼은 지금 이 시간 신선하다. 그들의 영혼은 타락한 세계에 물들지 않으며, 결국엔 부패하고 부덕한 세계에 희망을 공급할 것이다. 건강한 개인, 행복한 가정, 올바른 사회로 나아가는 길은 인문학 공부에 있다.
2009.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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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츠비 2009-02-10 공감(6) 댓글(2)
다소 독단적인 저자의 선택
원제는 'A Student's Guide to the Core Curriculum'이라고 되어 있다. 원래 이런책에 관심이 있고, 알라딘 편집장 추천도서이고, 또 역자도 믿을만한 사람이라서 선택하게 되었다. 번역은 좋은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 저자의 '인문학'이라는 것의 범위와, 해당 범위 내에서의 도서 목록 선택이 아쉽다.
사실 이런 책을 한명의 저자가 쓴다는 것에서도, 조금은 물음표를 갖게 했는데 (반면 역자는 각 분야를 전공하거나 전문으로 하는 무려 6명의 역자가 맡았다. 보통 저자가 여럿이라도 역자는 개념등 번역의 통일성 때문에 그 보다 적은 경우가 많은데, 역자가 6배인 것이다.) 읽다보니 역시나이다.
물론 이 책을 읽기 전 "미국대학 교양교육 핵심과정 한국에서의 인문학 공부안내"라고 되어 있으니 사전기대가 너무 컸던 것도 사실이다. 내용을 들어가보면, 한명의 저자라는 장점으로는 일관된 입장하에 책들의 목록을 뽑고 해당 주제에 대해 논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저자'가 한명이기 때문의 그의 정치색이나 세계관이 너무 많이 반영되어 있다. 이를 인문학에 처음 입문하는 학생들이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일까봐 걱정이 된다. 맑스주의에 대해 비판적이고, 기독교 신학에 대해서는 '신앙'의 측면에서만 논의하고 역사주의적 접근을 비판하는데, 그 근거도 납득하기 힘들다.
분야는 문학예술(고전문학 혹은 고전학/근대문학/예술학), 철학정치(고대철학입문/근대철학/법과 경제), 역사학(고대로마사/1865년 이전의 미국 역사/19세기 유럽 지성사/과학의 역사), 기독교 사상(성서/1500년 이전의 기독교 사상)이다.
'미국'대학의 특성, 저자가 한명이고 조금 bias되어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읽어야 하고, 책의 분량도 160페이지가 채 못되고 매우 조그마한 판본이다. 지하철에서 편하게 넘기며 읽으며 되겠다. 인문학에 대한 전반적인 안내로 읽기보다는, 이 '마크 C. 헨리'라는 한 저자가 파악하는 인문학의 범위와 해당 분야에서 읽을만한 책들을 정리해놓은 것을 잘 번역된 한국어로 읽을 수 있다, 정도로 읽으면 될 것 같다.
*사족. 이 글의 저자에 대해, 자신의 세계관에 대해 조금 더 설명이 있었다면, 읽는 입장에서 무엇을 가려서 읽어야 할지 알수 있을 것 같은데, 저자에 대한 설명이 전무해서 아쉽다.
*사족 2. 이 서평을 쓴 사람은 대학 국문학 박사과정에 다니고 있으니, 이래저래 낑긴 입장인 듯 하다. 학부생도 아니고, 그렇다고 '연구자'라고 하기에는 뭐하고. 어쨌든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을 보았을때 위와 같이 아쉬운 점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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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인 2009-02-01 공감(2) 댓글(12)
언제나 스승과 친구가 필요하다
고전문학, 과학사, 기독교 에 관한 참고문헌이 필요해서 구입하게 된 책이다. 책의 차례를 보면 알수 있겠지만 이 자그만한 책이 다루고 있는 주제는 문학, 철학, 역사, 그러니까 인문학의 전분야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제목과 서문이 씌여있듯 이 책의 목표가 이 모든 것들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겠다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158쪽 분량에 어떻게 인문학의 모든 것을 알려 줄 수 있으랴!
그렇다면 이 책의 목표는? 단지 가이드(GUIDE) 하는 것, 평범한 관광 가이드 처럼 판에 박힌 풍경을 보여주고, 그보다 더 판에 박힌 설명을 하는 것인가. 우선 결론 부터 얘기하자면 꼭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다. 우선 앞서 지적했던 것처럼 적은 분량의 책에 너무나 많은 주제를 다룬 책이다 보니 목표를 설정하는 법과 각 분야에 속한 거대한 흐름에 관한 저자들의 통찰이 돋보이는 부분이 있다. 예를 들면, 고전문학에 대한 설명에서 '비극'이라는 장르가 르네상스 시대의 산물이라는 것과 중세시대에는 비극이 없었다는 것, 셰익스피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를 그리스비극의 작가들과 비교해야하고, 그들과 어떤 점이 비슷하고 어떤 점이 다른지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학사에 관한 언급에서는 신학과 과학의 관계가 갈등과 전쟁의 관계만은 아니었다는 지적이 인상적이다. 기독교 신학에 관한 부분에서는 신학을 공부하는 것은 신앙에서 시작하는 것이지, 믿지않음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른 분야에 관한 글들도 모두 읽었으나 워낙 관심밖의 분야라서 기억에 남는 것이 별로 없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전하는 내용 중 가장 가슴에 와닿았던 것은 전혀 엉뚱한 부분이었다. 저자들은 서문에서 대학교육에서 가장 큰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스승과 친구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스승에 관한 것은 전적으로 동감한다.
사실 우리가 무슨 공부를 하든 역할모델을 삼고 조언을 구할 스승과 같이 공부할 수 있는 친구만 있다면 뭐가 더 필요할까 싶다. 저자들이 인용한 공자의 얘기가 참 인상적이다. 사제관계가 다섯 가지 기본적인 인간관계중 하나래나 뭐래나......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이 책은 어느 정도 '스승'과 '친구'의 기능을 하고 있다. 하긴 어떤 책이든 스승이면서 동시에 친구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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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oo71 2009-06-14 공감(2)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