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08
19 Yoo Jung Gil <미래세대에게 미래는 있는가>
(3) Yoo Jung Gil
Yoo Jung Gil
7 October 2019 ·
<미래세대에게 미래는 있는가>
유정길 (불교환경연대 운영위원장)
(세계 4위의 기후악당국가가 된 한국)
지난 5월1일 영국은 ‘기후변화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이어서 아일랜드, 캐나다,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도 기후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기후위기는 현재 기대한 것보다도 너무도 심각해 지금의 정상적인 정책으로 해결될 수 없기 때문에 실질적이고 위급한 조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기후위기에 관한한 우리는 한참 뒤쳐져 있다. 한국은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7위의 국가이며,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뉴질랜드에 이어 4번째 ‘기후악당’ 국가로 선정될 정도이니 말이다.
현재 지구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에 비해 1도가 상승했다. 여기서 0.5도가 더 오르면 더 이상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마지노선이다. 따라서 세계는 1.5도 상승에서 멈추기 위해 긴급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환경시민단체 ‘멸종저항(Extinction Rebellion)’은 영국 런던에서 몇주간 옥스퍼드, 피카디리서커스, 마블아치, 워털루브릿지, 의회광장 등 주요 장소의 교통을 막으며 시위를 했고, 9월23일 기후정상회담에 맞춰 세계의 시민단체들은 기후파업을 결의해 2000여 곳에서 동시에 시위가 진행됐다.
(어떻게 감히 그럴수 있나요? )
또한 노벨 평화상후보로까지 거론된 스웨덴 16살 소녀 그레타 툰베리의 행동에서 시작돼 3~5월 전 세계 수백개 도시에서 청소년들이 앞장서 매주 금요일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 for Future)’이라는 구호로 ‘기후를 위한 결석시위(School Strike for Climate)’를 벌였고 수십만명이 동참했다. 한국에서도 9월21일 대학로에서 대규모 기후위기 비상행동을 전개했고, 664명이 기후위기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지식인 선언문을 발표했으며, 27일에는 청소년 기후행동에서 결석시위를 벌였다.
UN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툰베리는 미래세대를 대표해 현 세대에게 강력한 절규이자 항의의 뜻을 담은 연설을 했다. “지금 사람들이 고통 받고 죽고, 생태계가 무너져 내리며 대멸종이 시작되는데 당신들은 그저 돈 이야기와 끝없는 경제성장만 이야기하고 있다.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는가?” “기후위기가 과학적으로 분명한데도 어떻게 현재의 조치가 충분하다고 믿고 해결책을 아무도 제시하지 않는가, 기성세대는 미래세대를 배신하고 있으며 만일 제대로 행동하지 않으면 여러분은 악마가 될 것이고, 만일 실망스러운 선택을 한다면 결코 우리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기후위기 비상사태선언을 해야한다)
1.5도 기후상승의 마지노선인 2030년까지는 불과 10년밖에 남지 않았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하면 그래도 되돌릴 수 있는 시간이 10년이 남아 있다. 2003년생인 툰베리가 100살이 되는 2103년까지 과연 살 수 있을지 모른다. 설령 산다고 해도 부모세대가 흥청망청 소비하고 폐기해 발생된 수많은 재앙 속에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 만일 지구평균기온이 2도 상승하면 이미 되돌 수 없는 파국에 이른다. 따라서 인류는 1.5도까지 묶어두는 것을 목표로 180여 국가가 2030년까지 탄소배출을 2010년 대비 45%를 줄이고 2050년 이후에는 탄소 순배출을 제로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시민단체는 3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첫째 지금 영국에서 시작돼 확산되고 있는 ‘기후변화 비상사태’를 선언해야 한다. 둘째 온실가스 배출제로 계획을 수립하고 기후정의에 입각한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셋째 기후위기대응을 위한 독립적인 범국가기구를 구성해야 한다.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개인적인 노력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국가정책의 가장 우선적인 시행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스님을 비롯한 종교인들이 신도들에게 전환의 실천을 독려하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동시에 시민들에게 깊은 경각심을 주는 메시지를 통해 사회적 전환의 합의에 이르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우리는 국내 정쟁 사안의 블랙홀로 인해 이와 같은 위급한 사안에 관심도 쏟지 못하고 있는 것이 통탄스러울 뿐이다. 미래세대는 말한다. “우리는 그저 태어났을 뿐이다. 왜 우리는 공포 속에 죽어야 하는가.”
유정길 불교환경연대 운영위원장 ecogil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