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29

권호용 씨 역학공부 6년 만에 정역 책 출간 - 디트news24

권호용 씨 역학공부 6년 만에 정역 책 출간 - 디트news24

권호용 씨 역학공부 6년 만에 정역 책 출간

임연희 기자
승인 2016.09.22 17:14
댓글 3

‘정역 수지상수’… 주역 이론에 대한 새로운 해석 주목




대전 출신 권호용(46)씨가 역학 공부를 시작한 지 6년 만에 정역에 관한 책을 출간했다.

역학자들에 따르면, <주역(周易)>이 복희씨 문왕(文王) 공자(孔子)에 의해 지어졌다면 <정역(正易)>은 주역을 토대로 한국에서 130여 년 전에 만들어진 역학(易學)이다. 후천개벽 사상을 담고 있는 정역은 논산 출신 일부(一夫) 김항(金恒·1826~1898)이 만들었다.

시인 김지하는 정역에 대해 “세계역(易), 후천 한국역(易), 민중적 개벽역(易), 여성과 혼돈 중심의 생명역(易)”이라고 말한다. 김지하는 그러나 “주역은 알아도 정역은 잘 모른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정역을 특정 종교의 원리로만 치부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으나 정역 이론을 이해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버지 권영원 선생에게 정역 배워




권호용 씨의 부친 한학자 권영원 선생.

대전 출신 권호용(46)씨가 역학 공부를 시작한 지 6년 만에 정역에 관한 책을 내 주변을 놀라게 했다. 경기도 일산에서 영어학원을 운영하는 권 씨는 대전시사편찬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낸 한학자 권영원 선생(89)의 3남이다. 2009년부터 아버지한테 주역과 정역 공부했다고 한다. 현재는 성균관대(유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권영원 선생은 청년 시절, 충남대 총장을 지낸 이정호 선생에게 주역과 정역을 배웠다. 그는 스승으로부터 배운 수지상수에 평생토록 천착했으나 전해줄 제자가 없는 점이 안타까웠다. 아버지의 걱정을 알게 된 아들은 자신이 공부를 해보기로 결심하고 역학 공부에 매달렸다. 어떤 때는 침식을 잊을 정도가 되면서 공부가 깊어졌고 책까지 내게 되었다.

아버지는 처음엔 “이 공부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며 손사래 쳤다. 하지만 아들은 이제 아버지의 믿음직한 제자가 되어 역학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권 씨가 낸 책은 <정역 수지상수(正易 手指象數)>다. 수지상수는 왼손을 펴고 오므려 생기는 손가락의 여러 모양으로 주역을 설명한다. 일부가 발견해낸 역학 공부법 중 하나로 알려져 있지만 배우기가 쉽지 않다. 정역을 공부한 사람들조차 수지상수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고 한다. 권 씨는 이 책에서 주역 건곤괘(乾坤卦) 문장에 수지상수를 대입시켜 풀이했다.

그러나 권 씨는 수지상수를 통해 자신이 찾아낸 ‘주역 건곤괘의 효사(爻辭)가 만들어진 원리’에 더 의미를 부여한다. 그는 “주역 건괘 6개 효(爻)는 각각 자신이 아닌 다른 5개 효의 성분을 받아서 만들어졌으며 이와 달리 곤괘 6개 효(爻)는 건괘의 영향을 받아서 만들어졌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를 증명하는 도표까지 만들었다. 주역 이론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다. 학계에 받아들여진다면 권 씨는 주역 이론에 커다란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권호용 “정역은 주역 작용원리 설명하는 수(數)와 상(象)의 놀음”





정역 수지상수(正易 手指象數)

주역은 서경(書經) 시경(詩經)과 함께 4서 3경의 3경에 드는 최고 동양 고전이지만 점서 정도로만 아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권 씨는 단 한 번도 주역 점을 쳐본 일이 없다고 한다. 그는 “정역은 점보는 책이 아니며, 주역도 점서라기보다는 우주만물이 만들어지고 운행되는 이치에 관한 학문”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책에서 “주역이 만물 만사의 변화와 형세에 대한 중첩된 우환의 암시를 담고 있다면 정역은 그 이면의 작용원리에 대해 설명하는 수(數)와 상(象)의 놀음”이라고 말하고 있다.

운전하면서도 주역을 암송하고 잠들기 전까지 주역을 손에서 놓지 않는 권 씨는 "어릴 적부터 늘 아버지의 공부하시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공부하는데 어려움은 없다"면서 "이번 책을 낸 후에도 주역 계사전(繫辭傳)에서 많은 실마리를 찾아냈는데 앞으로도 계사전을 더 연구하고 주역과 정역 공부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