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결 강의 ‘마음 닦는 길’ 다시 펴내 : 대한불교 조계종 송광사 서울분원 법련사
수심결 강의 ‘마음 닦는 길’ 다시 펴내
2020-08-11
조회수 352
글쓴이 : 불일출판사
작성일 : 2008-10-08 오후 8:42:23
강건기 교수 “수심결은 자기회복 메시지 던져줘”
보조스님 수심결 강의록 ‘마음 닦는 길’ 다시 펴내
1990년 제1회 불교출판문화상 대상을 받고 9쇄 까지 펴내는 등 큰 인기를 끌었던 강건기 (전북대 철학과) 명예교수의 강의본 <마음 닦는 길> 이 새로 나왔다. 보조스님의 <수심결>(修心訣)을 강건기 교수가 풀어 쓴 책이다.
참마음과 상통하는 공적영지, 개정판서 보강
일상 생활인의 든든한 ‘삶의 지표’ 전해줄 것
책이 나온 과정이 재미있다. 인연이란 묘하다는 느낌을 새삼 받는 출간 뒷 이야기는 이렇다. 1979년 뉴욕대학 유학시절 박성배 교수와 함께 수심결을 매주 읽고 토론하기로 했다.
박 교수는 강의로 바빠 제1장 1절만 참여하고 빠지는 바람에 강 교수 혼자 독해를 주도했다. 귀국 후 5~6년 지나 출판사 세 곳에다 원고를 보냈는데 모두 거부했다, 그 중에는 국내 굴지의 출판사도 있었다. 강 교수는 그 뒤 당시 조계총림 방장 일각스님과 함께 동남아불교 성지순례를 간 자리에서 강의본 이야기를 했다. 그렇게 3~4년이 흐른 어느 날 갑자기 당시 송광사 주지 현호스님과 법정스님에게서 연락이 왔다. 방장스님께 이야기를 들었는데 책을 내자는 것이다.
<사진> 강건기 교수의 〈수심결〉 강의본 〈마음 닦는 길〉이 20여년만에 새롭게 나왔다. 아래는 ‘마음 닦는 길’ (원저 지눌, 강의 강건기/불일출판사) 표지 사진.
송광사는 보조스님 종재와 효봉스님 기일을 맞아 매년 책을 한권씩 냈는데 그 해는 예정작이 없었다. 강 교수는 출판사 세 군데서 퇴짜를 맞아 자신도 없는데다 대학노트에다 공부하며 쓴 것이라 다시 고치고 타이핑도 해야 한다며 불가능하다고 거절했다. 하지만 두 스님은 여름방학 동안 마무리 하라며 일방적으로 출간을 못박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여름방학을 거의 다 보내고 약속한 원고 제출일이 임박해 마음이 조급해져 있을 때였다.
불지사 김형균 실장이 우연히 놀러왔다가 이야기를 듣고는 원고를 타이핑 해줄테니 노트를 달라고 했다. 설마 했는데 며칠 뒤 깨끗하게 정리된 원고를 보내왔다. 우여곡절 끝에 나온 책은 불교신문이 제정한 불교출판문화대상 첫해 대상작으로 선정됐다. 9쇄까지 찍는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지난 3일 송광사 탑전에 머물던 강 교수가 서울 법련사에 왔다. 보조사상연구원 창립 회원들이 모여 연구원 활성화를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개정판 이야기도 들을 겸 강교수를 만났다. 강 교수는 처음본과 개정본은 완전히 다른 책이라는 말부터 꺼냈다.
“세 가지가 다르다. 우선 이름 그대로 보조스님의 <수심결>은 마음에 관한 이야기다. 그런데 초판본에 마음에 대한 설명이 미흡했다. 지눌은 ‘육체는 다시 불로 돌아가고 바람으로 돌아가지만 한 물건은 길이 신령스러워 하늘을 덮고 땅을 덮는다’했는데 ‘하늘을 덮고 땅을 덮는다’는 말은 참 마음을 나타낸다. 그것은 우주와 둘이 아닌 하나(不二)인 바탕을 가리킨다. 즉 우리들 마음의 참 모습이 허공과 같아서 하늘 땅을 뒤덮는 하나의 바탕인 것이다.” 강 교수의 이 설명은 초판본에는 없다. 초판에서는 “하늘을 덮고 땅을 덮는 마음이란 과연 어떤 마음이며 어디에 있으며 어떻게 알 수 있을까”하고 묻는다. 30년 전에 묻고 30년 뒤에 스스로 답한 것이다.
“두번 째 다른 점은 돈점논쟁이다. 성철스님은 돈오점수를 비판하며 <수심결>을 대표적으로 꼽았다. 하지만 돈점 문제에 대해 지눌은 <육조단경>의 입장 즉 돈문(頓門)에 서 있다. 그러나 당시 고려 불교 현실을 볼 때 돈오돈수를 몇이나 받아들이고 따랐겠는가. 돈오하는 즉시 더 닦을 것 없는 사람을 위해 자상하게 가르치고 철저하게 지도할 필요가 있는가. 지눌은 돈문을 주체적으로 받아들여 현실에 반영한 것이다. 깨침과 닦음의 문제에 대해 지눌은 돈오돈수 역시 길게 보면 돈오점수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만큼 보조의 사상은 핵심을 담고 있으면서 또 대단히 창조적이다”
초판본이 점수(漸修)입장을 옹호하고 단순히 설명하는데 치중했다면 개정본은 <수심결>의 바탕이 결코 <단경>과 다르지 않음을 적극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세번째는 공적영지지심(空寂靈知之心)에 관한 내용을 보강했다. ‘공적’은 텅비었다는 말이고 ‘영지’는 환히 밝다는, 풀어 쓴다면 ‘텅빈 충만’인데 서로 모순된다. 공존할 수 없는 상태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경험적 영역이다. 공적영지란 ‘하늘을 덮고 땅을 덮는 바탕’ 즉 우리의 참 마음과 상통한다. 그것은 본래의 원천으로 밝은 바탕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수심결이 현재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가. 강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현대 우리는 자기 상실 속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본래 나를 돌이켜 볼 수 있는 기회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수심결은 직접 자기회복 메시지를 던져준다” 법정스님도 “수심결은 수행자들만의 수행 지침서에 그치지 않고 이 풍진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기 하나의 무게를 어쩌지 못해 앓고 있는 일상 생활인들에게 든든한 삶의 지표가 될 수있다. 온갖 모순과 갈등의 요인이 어디에 있는지 그 요인들을 어떻게 극복하여 본래 자기 모습을 되찾을 것인지를 낱낱이 지적하면서 가르쳐주고 있다”고 했다.
보조사상연구원 이사장인 현호스님은 책을 5000권 찍어 1000권만 시중 서점에 내보내고 나머지는 법공양으로 돌렸다. “불교는 사람마다 본래 구족하고 있는 마음 자리를 알고 깨닫고 잘 쓰는 수심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수심결 법문을 접하는 모든 이들이 본래 청정한 마음 자리를 깨달아 안심입명하기를 삼보전에 간절히 발원합니다” <연락처 : 불일출판사 : 02-733-5322(서울 법련사 내)>
- 불교신문 박부영 기자 chisan@ibulgy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