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04

조선의 아이 사랑이 선교사 부인이 구한 조선의 아이들 [ 양장 ] 로이스 H.스와인하트 저

조선의 아이 사랑이 - YES24

조선의 아이 사랑이 선교사 부인이 구한 조선의 아이들 [ 양장 ]
로이스 H.스와인하트 저 / 송창섭 역 | 살림출판사 | 2010년 10월 11일


출간일 2010년 10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186쪽 |

책소개
『조선의 아이 사랑이』의 저자 로이스 H.스와인하트는 남편을 따라 한국에 와서 1911년부터 1937년 사이에 광주 지역을 배경으로 선교활동을 펼쳤다. 이 이야기는 저자가 선교활동을 하던 당시에 '사랑이'라는 아이로 상징화되는 당대 조선의 신분이 비천한 여자아이가 어떤 고난을 거치며 성장해야 했는지, 또 선교사들이 이런 가운데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역사적인 기록이자 문학이다. 저자는 남편을 도우며 조선 여성들의 교육에 힘썼는데, 이러한 체험을 바탕으로 한 세 편의 선교 문학 작품 중 한권이 이번에 출간되는 『조선의 아이 사랑이』이다.

무당의 딸로 태어난 사랑이는 어머니가 무당이라는 이유로 또래 사이에 놀림과 기피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궁핍한 환경은 그녀의 어머니로 하여금 사랑이를 기생집에 팔기로 하는데 우연히 길에서 마주친 저자는 사랑이를 구출하기로 마음먹는다. 우여곡절 속에서 저자는 혼란스러운 조선 말기 사회에서 버림받은 아이들 모두 하나님 앞에서는 하나하나 소중한 꽃들임을 알려주며 그들을 보살핀다. 이 기록을 통하여 과거 우리의 옛 모습을 외국인 선교사의 시각으로 바라볼 때 어떠한 문제점이 있었는지 좀 더 객관적으로 살펴보며, 우리의 할머니, 혹은 할머니의 어머니였을 그 많은 소녀들의 삶을 형상화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1. 옛날 나라 한국의 꽃 한송이
2. 올가미
3. 사랑이 구출
4. 김 씨
5. 막둥이
6. 산에서
7. 수도승의 집
8. “가장 작은 것 하나”

저자 소개
저자 : 로이스 H. 스와인하트 Lois Hawks Swinehart
남편인 마틴(Martin Luther Swinehart, 1874-1957, 한국명 '서로득'과 함께 미국 남장로교 소속의 선교사로 1911~1937년 사이에 광주 지역을 무대로 선교와 봉사활동에 힘썼다. 남편 마틴은 교회 및 학교 건축과 교육 활동에 종사하고, 로이스는 간호학교를 비롯해 주로 여성과 아동의 복지를 위해 노력하였으나 신사 참배 문제 등으로 일본 당국과 부딪쳐 강제로 귀국하였다. 1920년대에 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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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송창섭
경희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으며 고려대학교 대학원을 거쳐 노던 일리노이 대학교 대학원에서 셰익스피어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희대학교 영어학부 교수로 있다. 주요논문으로는 「『햄릿』과 셰익스피어 비극의 정치성」, 「한국영문학 속의 비교문학, 비교문학 속의 한국영문학」 외 다수가 있다.


책 속으로
유서 깊은 나라 한국에서 여자 아이 사랑이가 용의 해에 태어났다. 애 아버지는 아이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자신의 첫 애가 여자 아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노발대발하며 집을 나가 먼 촌 구석으로 사라진 뒤 다시는 소식을 알려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랑이 엄마는 남편한테 버림받은 뒤, 돈 많은 남자들의 변덕과 욕정에 얽매인 창부이자 무희가 되었다. 이들은 잔치나 명절 때 그녀를 집으로 불러 손님들의 흥을 돋우었다. 아름다웠던 자태가 시들면서 그녀는 귀신 불러내는 일을 시작했는데, 점도 치고 굿도 벌여 밑바닥 세계의 사람들한테서 먹고 살 돈을 뜯어냈다. 그들은 이를테면 그녀의 밥줄이었다. 그녀는 기만과 타락의 삶 속으로 깊이깊이 빠져들었고, 결국 술, 아편 그리고 나쁜 무리의 친구들이 어미에게서 아이에 대한 정을 송두리째 앗아가 버렸다. --- pp.10-11

“나리, 전 애를 좀 전에 만났답니다. 이 아이 엄마가 앨 유곽집 주인한테 팔았답니다. 저 애는 나한테 보호해달라고 사정을 했죠. 이렇게 난처한 때 조선의 법은 어떤지요”
“우리 유서 깊은 제국의 법이 여자에 대해서 할 말이 뭐가 있단 말이오” 지방관은 대답했다.
“성인이라면 여자로 인해 왈가왈부하지 않소.”
“하오나 이 애를 구할 아무런 방도가 없단 말씀인가요”
“먹고 입을 게 그득할 터인데 그런 곳에서 아이를 누가 일부러 데려가겠소이까”
이처럼 투박한 물질주의와 야만적 인생관에 서부인은 혐오스럽다는 반응을 몸으로 보이며 돌아섰다.
“허나 아이는 앞으로 노예보다 나을 게 없고 아이가 발 디딜 인생은 바로 지옥이죠.”--- p.23

외국 여자는 다시 목이네에게 아이를 보호할 책임을 맡기고 작은 방의 문을 닫은 뒤에 밤길을 나섰다. 신령나무의 그림자 속에서 그녀는 초가지붕을 머리에 얹은 나지막한 오두막을 되돌아보기 위해 걸음을 멈췄다. 오두막은 희미한 별빛 아래 잿빛을 띠고있었다.
“난 아이를 늑대로부터 살려냈다.” 그녀는 혼자 말했다. “하지만 내 아인 아냐. 아직 엄마를 그리워하고 있어. 아침에 잠을 깨면 엄마를 만지려고 따스하고 보드라운 손을 내밀겠지. 난 그 여자가 정말 싫어.”--- p.34

“마리안네 학교 아이들은 활기가 넘치는 게 분명해.” 부인이 말했다. “사랑인 기숙사에 넉 달 있었을 뿐인데 방림 학교 남학생들을 산수를 아는 것만큼 잘 알고 있더라니까.”
“맞아, 틀림없어.” 교장이 대답했다. “한국은 요즘 활기가 넘치는 게 분명해. 여기 엄마들은 딸들에게 이렇게 말한다는 거야. ‘지금 시대는 우리 어릴 때와 다르다. 결혼하고서도 닷새가 지나기까지 난 네 아빠 이름도 몰랐다. 닷새 뒤에 집에 가서야 대문에 이름이 쓰여 있는 걸 처음 보았지.’ 시대가 바뀌어서 그 엄마의 마음이 몰래 좋아 흥얼거리는 걸 모르지는 않겠지? 자기 딸 스스로 결혼할 남자를 고를 수 있게 되어서이기도 하고, 딸이 시어머니한테 노예가 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기도 하고 말이야. 살아서 세상을 이렇게 더 좋은 쪽으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는 게 기쁘지 않아? 나는 기뻐.” --- p.157

“난 아줌마가 날 찾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어. 그 사람은 죽었어. 점석이도 죽었어. 난 소나무와 등불이 달린 그 집을 찾아 헤맸지. 하지만 마을은 잊어버렸고 발은 아프고 더 이상 걸을 수가 없어. 달이 좀 있으면 뜨겠지. 여기 남아서 얘기 좀 들려줘. 낙타를 타고 별을 쫓아갔나”
“막둥아, 그랬단다. 그 여행은 이제 끝나고 보고 싶던 걸 찾았단다. 김 씨가 지게에 널 지고 옮기기 위해 여기 올 때까지 이 벽에서 움직이지 마라. 넌 오늘 밤 병원에 가는 거야. 네가 나으면 얘기를 더 나누자꾸나. 네가 들을 첫 번째 이야기는 ‘가장 작은 것’을 오래 전에 얘기한 그분에 관한 거란다. 그분은 막둥아, ‘너’같은 사람을 두고 말씀하신 거란다.”
--- pp.169-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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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문학으로 형상화된
20세기 초 조선 아이들의 삶

희귀한 장르인 선교 문학의 한 사례

『조선의 아이, 사랑이』는 엄밀한 역사적 기록이 아니다. 이야기 속에서 ‘서 부인’이라고 불리는 미국인 선교사가 자신이 체험한 것과 들은 이야기를 문학적으로 형상화시킨 기독교 선교 문학의 한 가지 사례인 것이다. 하지만 사랑이라고 불리는 조선의 한 여자아이의 배경과 출생, 그리고 성장과 역경에 대한 이야기는 당대(1920년대)의 조선에서 신분이 비천한 여자아이가 어떤 고난을 감당해야 할 운명이었는지, 그리고 선교사들이 조선에 와서 전파시킨 새로운 감수성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어떤 역사적 기록보다 더 생생하게 전달해주는 소중한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