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19

최준영 농대나온 남자.. 최고의 동남아 농업전문가이신 남재작 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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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대나온 남자..
저는 조경학과를 나왔습니다. 조경학과는 대학마다 다르지만 서울대학교의 경우 농과대학, 지금의 농업생명과학대학에 속해 있습니다. '종합과학예술'이라는 조경을 전공하는 학과가 왜 농대에 있는지 오랫동안 궁금했습니다.
지금은 관악으로 이전했지만 제가 학교를 다닐때는 수원 서둔동에 캠퍼스가 있었습니다. 위로 전투기가 날아다니고, 학교주변은 앞쪽에는 낙후된 동네와 넓은 논이 자리잡고 뒤편으로는 목장과 수목원으로 이루어져 있는 그런 곳이 었습니다. 오래되고 낡은 건물들은 잘 가꾸어진 울창한 나무들과 참 대조적으로 우중충했습니다. 도서관 옆 수의대 근처에는 커다란 이불만큼 옆구리를 꿰멘 소들이 보이곤 했습니다. 학부와 대학원을 다니면서 수원캠퍼스도, 농대도 참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더 근본적으로는 '농업'이라는 사양산업과 함께 있다는 것이 싫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학위를 받고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묘하게 농업이라는 분야에 대해 관심과 애정이 커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생각해봐도 특별한 계기도 없었는데 가랑비에 옷 젖듯이 그렇게 농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학창시절 애써 거리를 두고 무시했던데 대한 마음의 빚이었을까요?
지구본연구소에서 미얀마 이야기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쌀'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모작과 기작도 구별 못하냐', '쌀농사가 아니라 벼농사라고 해야한다'..등등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농대나온 남자로서 기분이, 자존심이 팍 상하더군요. 그러다 곰곰 생각해보니 정작 제대로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아는 최고의 동남아 농업전문가이신 남재작 소장님께 연락을 드렸습니다. 취지를 말씀드렸더니 선뜻 응해주셨습니다. 그렇게 해서 때아닌 '동남아 쌀농사'편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준비를 해 주셨는데 처음으로 진행을 하다보니 준비해주신 만큼의 내용을 잘담아내지 못한것 같아 녹화후에 계속 마음이 찜찜했습니다. 그렇지만 남재작 소장님께서 차분차분 풀어내 주신 이야기가 풍부하고 좋았기에 많은 분들께서 열광적으로 호응해 주셨습니다. (댓글이 풍년입니다. 얼쑤~)농사와 농업에 대해 이렇게 관심이 많을줄은 몰랐습니다. 남 소장님과 함께 앞으로 여러차례 더 이야기를 해야할 것 같은 분위기 입니다.
농대나온 남자로서 마음 저 구석에 있던 빚을 조금이나마 갚은 것 같습니다.
Okjin Park, YoonSeok Heo and 679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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