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13

이미령 박사 저 ‘시시한 인생은 없다’

시시한 인생은 없다 - 이야기로 풀어 쓴 경전 에세이 

이미령 (지은이)담앤북스2020-03-31



268쪽



책소개



자칭, 타칭 경전이야기꾼 이미령이 삶의 고단함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쓴 책 <시시한 인생은 없다>. 2,600년 전 붓다의 메시지를 고스란히 담은 경전에는 삶의 진리, 인생의 깨달음이 담겨 있지만 온통 어려운 말로 쓰인 경전을 찬찬히 읽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상윳따 니까야>, <경율이상>, <법구경>, <앙굿따라 니까야>, <숫따니빠따> 등의 경전 속 이야기를 찬찬히 들여다보고 가만히 음미하고, 곱씹으며 읽을 수 있도록 이야기로 풀어냈다.



저자는 인생의 가치, 노력, 진리, 믿음, 깨달음을 경전에서 찾아 독자와 같이 사유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써 내려갔다. 모든 인생의 희노애락은 경전에 있다며, 부처님의 말을 들여다보자며, 그 속에서 깨달음을 얻자며 말이다.

목차

글을 열며



제1장 가치

잠자다: 욕심과 성냄의 처방전

돈을 벌다: 덧없는 재물로 가치 있는 삶을 사는 법

나이를 먹다: 나이든다는 것의 열다섯 가지 비유

복을 짓다: 베푸는 마음을 연습하기

시작하다: ‘발심’에 담긴 의미



제2장 노력

가난하다: 종교적 가난을 침묵하는 당신에게

부끄러워하다: 나를 망칠 수 있는 마음

부자로 살다: 유혹의 이끌림

노력하다: 노력해야 하는 이유 두 가지

기다리다: 세상에 ‘같음’은 없다

격려하다: 생명을 다시 살게 해 주는 일



제3장 진리

다가가다: 마음을 열게 하다

바라보다: 세상을 바라보는 당신의 눈길

말을 하다: 때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웃다: 일단 미소 짓고 웃어 보기

걷다: 한 걸음 더하기 한 걸음 더

집에 가다: 자기만의 방을 찾아서



제4장 믿음

말을 잘하다: 침묵이 능사는 아니다

행운을 바라다: 행복과 불행은 한몸이다

옷을 입다: 당당하고 아름답게

졸다: 졸음도 수행이라면

절교하다: 모든 이가 친구는 아니다

믿다: 의외의 순간에서 발견한 믿음




제5장 깨달음

비워내다①: 법정 스님의 무소유는 차라리 쉬웠다

비워내다②: 보편적인 번뇌에 빠지지 않기

약속하다: 침묵하면 달라지는 것들

결혼하다: 시시한 인생은 없다

덧없다: 울지 마라, 원래 그런 법이니

울다: 살면서 흘린 눈물은 바다보다 많다



끝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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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P. 28 어차피 덧없는 인생, 덧없는 재물입니다. 하지만 재물을 가지고 어떤 삶을 사느냐에 따라 우리 삶의 가치는 달라진다는 것이 부처님 입장입니다.

P. 46 발심이란 깨달음을 얻겠다고 마음을 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때의 깨달음은 단순히 ‘지혜’를 뜻하지 않습니다. 웬만한 성자의 지혜보다 훨씬 차원이 높은, 부처님의 경지인 가장 완전한 깨달음을 말합니다. 부처님 지혜를 아뇩다라삼약삼보리(위없이 바르고 완벽한 깨달음)라고 부릅니다. 발심은 아뇩다라삼약삼보리를 얻겠다고 마음을 내는 것이요, 한 마디로 말해서 ‘부처가 되겠다는 마음’을 낸다는 것입니다.  접기

P. 60 무엇이 선인지, 무엇이 악인지도 모르는 사람. 잘못을 저지르고도 뉘우칠 줄 모르고, 부끄러운 줄 모르는 사람. 종교적 차원에서 가난한 사람은 바로 이런 사람입니다.

P. 168 부처님은 수도 없이 말씀하십니다. “선업을 지으십시오”라고요. 물론 선업을 짓기 전에 먼저 살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선 악업부터 멈추는 일입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선업인지 악업인지 잘 살펴서 그것이 악업이라면 그것부터 멈추어야 하며, 그리고 선업을 지어야 한다고 부처님은 말씀하십니다. 일곱 부처님께서 공통으로 당부하시는 노래인 칠불통계게(七佛通誡偈)에도 분명히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모든 악은 짓지 말고, 모든 선은 힘써 행하며, 그 마음 스스로 맑게 하라.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접기

P. 178 『대반열반경』에서 두 번째로 등장하는 남자를 ‘가난한 집’이라고 설정한 경전 표현이 의미심장합니다. 여기서의 가난은 재물이 아닌, 지혜가 없는 것을 말합니다. 지혜가 없기에 아무 것이나 덥석 잡고, 자기 좋은 쪽으로 해석하고 집착합니다. 좋은 점만 보고, 좋게만 생각하는 것도 살아가는 나름의 지혜일 수 있지만 불교에서는 이런 사람을 ‘가난하다’고 말합니다. 좋은 면만 보고 가겠다며 굳이 그 이면의 실상에는 눈을 감는 어리석은 중생입니다. 지혜가 없어 가난한 사람은 결국 행운의 이면에 숨어 있는 불행에 덜컥 발목이 잡혀 울부짖게 마련이라는 것입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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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이미령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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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에서 불교를 전공했다. 사람들은 불교가 어렵다고 하는데 경전을 읽어보니 오히려 재밌기만 했다. 그래서 경전을 읽고 또 읽으며 경전 속 이야기를 칼럼으로 쓰거나 강의에서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면서 경전번역가에서 경전이야기꾼으로 타이틀을 바꿔 쓰려고 고민 중이다. 동국역경원에서 역경위원으로 일한 경험도 큰 도움이 되었고, 고익진 교수님에게 사사한 것은 더 할 수 없는 값진 보약이었으며, 수많은 사찰에서 불교강의를 하면서 대중과 만나 불교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공부 밑천을 삼고 있다.

2020년 현재는 BBS불교방송에서 [멋진 오후 이미령입니다]를 진행하고 있고, 다양한 불교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불교교양대학에서 강사로 활동 중이며 책읽기 모임과 경전 읽기 모임을 이끌고 있다. 지금까지 쓴 책은 《이미령의 명작 산책》, 《타인의 슬픔을 마주할 때 내 슬픔도 끝난다》, 《붓다 한 말씀》, 《그리운 아버지의 술 냄새》, 《고맙습니다 관세음보살》, 《간경수행입문》 등이 있고, 공저로는 《붓다의 길을 걷는 여성》, 《절에 가는 날》 등이 있으며, 동국역경원에서 낸 《대당서역기》, 《직지》를 비롯한 다수의 번역서가 있다. 접기

최근작 : <붓다에게는 어머니가 있었다>,<시시한 인생은 없다>,<이미령의 명작 산책> … 총 23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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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삶을 돌아보게 해 주고, 내 하루를 보듬어 주는

경전이야기꾼 이미령의 경전 에세이



“칭찬이 밖에서 주어지는 찬사라면, 격려는 내면에서 힘을 내게 하여 그가 하려는 일을 완성하게 해 줍니다. … 요즘처럼 자존감이 바닥까지 추락했다는 사람들이 많을 때 이 격려의 한 마디가 갖는 힘은 큽니다.” _본문 중에서



자칭, 타칭 경전이야기꾼 이미령이 삶의 고단함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쓴 책 ??시시한 인생은 없다??. 2,600년 전 붓다의 메시지를 고스란히 담은 경전에는 삶의 진리, 인생의 깨달음이 담겨 있지만 온통 어려운 말로 쓰인 경전을 찬찬히 읽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상윳따 니까야』, 『경율이상』, ??법구경??, 『앙굿따라 니까야』, ??숫따니빠따?? 등의 경전 속 이야기를 찬찬히 들여다보고 가만히 음미하고, 곱씹으며 읽을 수 있도록 이야기로 풀어냈다.

저자는 인생의 가치, 노력, 진리, 믿음, 깨달음을 경전에서 찾아 독자와 같이 사유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써 내려갔다. 모든 인생의 희노애락은 경전에 있다며, 부처님의 말을 들여다보자며, 그 속에서 깨달음을 얻자며 말이다.



“내가 너무 시시한 존재 같아서

저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 숨 쉬기가 두렵다고들 합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이 될 때 들여다보는 책



불자로서 경전을 탐독해 봐야겠다는 생각 혹은 불자는 아니지만, 부처님의 지혜를 보려 경전을 읽어보고 싶었던 마음이 있던 독자는 주목해야 한다. 읽고 싶지만 쉽게 읽을 수 없던 경전을 누구보다 쉽고 이상적이게 또 친숙하게 풀어냈다. 일상생활과 나 자신을 집어삼키는 ‘분노’, ‘탐욕’, ‘부끄러움’ 등 부정적인 감정에 대해 경전에서는 어떻게 말하고 있을까? 부처님은 불같이 화를 내는 사람에게 “분노의 뿌리에는 독이 있지만, 꼭지에는 꿀이 묻어있다”고 이야기한다. 화를 내는 것은 꿀처럼 달콤하지만, 그 감정의 뿌리에는 결국 독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분노는 죽이면 슬프지 않다”고 다독인다.

이처럼 저자는 사람들의 내면, 그 내면의 시시함에 주목했다. 우리가 쉽게 가질 수 있는 부정적인 감정과 그로 인해 인생마저 시시해 지고 있는 현시대에 대해 고민한 것이다.



“그런 분들에게 붓다의 메시지를 한 번 만나보시기를 권합니다”

지금과 다르지 않은 2,600년 전 부처님의 이야기

오늘날의 위로가 되다



그런가 하면 부처님은 또 중생을 늘 격려했던 분이기도 하다. 법문을 들으러 온 사람들에게 “위로하고 격려하고 고무시켰다”는 문장이 수많은 경전에 나오기도 한다. 스스로의 잘못에 너그럽지 못하고, 잘못을 두려워하며 어리석음에 떠는 사람들에게 법문을 들려주기도 했다. 그 법문을 들은 수많은 중생들의 마음에 기쁨과 용기를 북돋아 준 것이다.

세상에 깔린 시시한 감정, 진부한 하루, 짙은 혐오, 갈등하는 마음속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살아가고 서로를 돌본다. 부처님을 따르는 불자도, 아닌 사람도 인생의 지혜를 갈구하는 심정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세세생생 살아가는 세상의 진리를 붓다의 메시지가 녹아 있는 경전에서 찾아보길 바란다. 

불교에서 익히 들어온 보시, 수행, 발심 등의 의미를 일상적인 삶과 관련지어 현실적 지침이 될 수 있게 알려주고, 부모로서 어른으로서 선생으로서 어찌 살면 좋을지 부처님이 행하신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알게 해준다. 저자는 자신의 소개대로 이 시대의 진정한 ‘경전 이야기꾼‘이다.  구매

picturebook 2020-04-14 공감 (0) 댓글 (0)

   

[불교명상] 스물 아홉 편의 붓다 이야기 새창으로 보기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편리해져 가고 있는데 사람들은 자꾸 힘들다고 합니다. 내가 너무 시시한 존재 같아서 저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 숨 쉬기가 두렵다고들 합니다. 그런 분들에게 붓다의 메세지를 한 번 만나보시기를 권합니다. 이 책이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글을 열며' 중에서

스물 아홉 편의 붓다 이야기

이 책의 저자 이미령은 번역가, 책 칼럼니스트로 동국대학교에서 불교를 전공했으며, 사람들이 어렵다고 말하는 불교 경전을 읽고 또 읽으며 경전 속 이야기를 칼럼으로 쓰거나 강의에서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면서 경전번역가에서 경전이야기꾼으로 타이틀을 바꿔 쓰려고 고민 중이다. 동국역경원에서 역경위원으로 일한 경험과 수많은 사찰에서 불교강의를 하면서 대중과 만나 불교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공부 밑천으로 삼고 있다.

현재는 BBS불교방송에서 [멋진 오후 이미령입니다]를 진행하고 있고, 다양한 불교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불교교양대학에서 강사로 활동 중이며 책읽기 모임과 경전 읽기 모임을 이끌고 있다. 저서로는 <이미령의 명작 산책>, <타인의 슬픔을 마주할 때 내 슬픔도 끝난다>, <붓다 한 말씀>, <그리운 아버지의 술 냄새>,  <고맙습니다 관세음보살>, <간경수행입문> 등이 있고, 공저로는 <붓다의 길을 걷는 여성>, <절에 가는 날> 등이 있으며, 동국역경원에서 낸 <대당서역기>, <직지>를 비롯한 다수의 번역서가 있다.

2,600년 전 붓다의 메시지를 고스란히 담은 경전에는 삶의 진리, 인생의 깨달음이 담겨 있지만 온통 어려운 말로 쓰여 있기 때문에 읽고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저자는 <상윳따 니까야>, <경율이상>, <법구경>, <앙굿따라 니까야>, <숫따니빠따>등의 경전 속 이야기를 쉽게 풀어서 우리들에게 인생의 가치, 노력, 진리, 믿음, 깨달음 등 총 5장에 걸쳐 이를 소개하고 있다.


가치

부처님은 재가불자在家佛者에게 가난을 칭송하거나 무소유를 주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부지런히 땀 흘려 자신의 힘으로 돈을 벌어서 부유하고 행복하게 살라고 권한다. 이렇게 살면 자신이 떳떳하게 살아오고 있음에 자부심을 느끼면서 이로 인해 커다란 행복을 느끼게 된다. 나아가 가정을 여유있게 꾸려 나가면 이로 인해 또 행복을 느낄 것이며, 재물의 여유로움으로 다음 생까지 챙긴다면 행복은 세 곱절이 될 것이다.

어차피 덧없는 인생, 덧없는 재물입니다. 하지만 재물을 가지고 어떤 삶을 사느냐에 따라 우리 삶의 가치는 달라진다는 것이 부처님 입장입니다. (26쪽)


발심發心이란 깨달음을 얻겠다고 마음을 내는 것이다. 이때의 깨달음은 단순히 '지혜'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 웬만한 성자의 지혜보다 훨씬 차원이 높은, 부처님의 경지인 가장 완전한 깨달음을 말한다. 부처님 지혜를 아뇩다라삼약삼보리(위없이 바르고 완벽한 깨달음)라고 부르는데, 발심은 아뇩다라삼약삼보리를 얻겠다고 마음을 내는 것이자, '부처가 되겠다는 마음'을 각오한다는 뜻이다.

노력

불교는 심오한 진리를 말하며 해탈의 경지를 일러준다. 물론 이 경지는 웬만한 수양으로 도달할 수 없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이같은 해탈의 경지에 아예 관심을 갖지 않고 그동안 세속에서 살아온 방식을 최선이라고 여긴다. 초기경전 <앙굿따라 니까야>에선 이런 사람들을 위해 무엇이 선하고 악한 것인지를 분간하라고 촉구한다.


문제는 사람이 선업만 짓고 살 수 없고 잘못을 저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부처님은 보통사람들이 악업을 지은 뒤의 행동에 대해 지적을 하고 있다. 즉 잘못을 저질렀더라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이들을 질책한다. 잘못을 저질렀다면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고 뉘우치며 새롭게 선업을 지으면 된다. 



무엇이 선인지, 무엇이 악인지도 모르는 사람. 잘못을 저지르고도 뉘우칠 줄 모르고, 부끄러운 줄 모르는 사람. 종교적 차원에서 가난한 사람은 바로 이런 사람입니다. (60쪽)







진리







부처님은 지혜와 방편이 원만구족하신 분이다. 원만이란 '완벽하다'라는 뜻이며, 구족具足이란 말은 '갖추었다'라는 뜻이므로 원만구족이란 '완벽하게 갖추었다'라고 풀이할 수 있다. 부처님은 지혜와 방편을 완벽하게 다 갖추신 분이다. 방편이란 사람들이 깨달음의 경지로 다가설 수 있는 방법을 가르킨다. 좋은 예를 살펴보도록 하자.







<출요경出曜經>은 법구경을 중심으로 하여 여러 경전에서 게송과 비유를 가려 뽑아 주제별로 정리한 경전인데, 제12권의 이야기를 여기서 소개해 본다. 옛날 사위성에 최승崔勝이라는 장자가 살았는데, 그는 엄청난 부자로 코끼리와 말 등 많은 동물과 창고엔 금은보화가 넘쳤다. 그런데, 너무나 인색해서 절대로 자신의 재물을 남에게 베푸는 법이 없었다.







반면 부처님은 형편이 부족한 이웃들에게 보시를 하면서 공덕을 쌓기를 권한다. 이에 그에게 다섯 가지 보시를 가르쳐준다. 첫 번째 보시는 살아 있는 생명을 해치지 않는 일, 두 번째 보시는 주지 않은 것을 빼앗지 않는 일, 세 번째 보시는 그릇된 이성 관계를 멈추는 일, 네 번째 보시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 일, 다섯 번째 보시는 사람을 취하게 하는 술과 같은 것에 빠지지 않는 일임을 교화하자 최승장자는 부처님께 고마움의 표시로 난생 처음 고품질의 천을 공양하겠다는 발심을 했다.







이처럼 많이 가진 자일수록 더욱 더 자신의 것을 지키려는 본능이 발동하기 마련인데, 부처님은 탐욕스런 부자를 교화하기 위해 없는 말을 지어내진 않았다. 사실 그대로 일개워줌으로써 최승장자는 스스로 깨달음의 경지에 도달, 그동안 꽁꽁 닫았던 탐욕의 문을 열고 스스로 보시에 나설 수 있는 마음을 갖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믿음



부처님은 수도 없이 말씀하신다. "선업을 지으십시오"라고 말이다. 물론 선업을 짓기 전에 먼저 살펴야 할 것이 있다. 우선 악업부터 멈추는 일이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선업인지 악업인지 잘 살펴서 그것이 악업이라면 그것부터 멈추어야 하며, 그리고 선업을 지어야 한다고 부처님은 말씀하신다. 일곱 부처님께서 공통으로 당부하시는 노래인 칠불통계게(七佛通誡偈)에도 분명히 이렇게 쓰여 있다.







"모든 악은 짓지 말고, 모든 선은 힘써 행하며, 그 마음 스스로 맑게 하라.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대승경정인 <대반열반경>에서 두 번째로 등장하는 남자를 '가난한 집'이라고 설정하고 있다. 여기서의 가난은 재물이 아닌, 지혜가 없는 것을 말한다. 지혜가 없으므로 아무 것이나 덥석 잡고, 자기 좋은 쪽으로 해석하고 집착한다. 좋은 점만 보고, 좋게만 생각하는 것도 살아가는 나름의 지혜일 수 있지만 불교에서는 이런 사람을 '가난하다'고 말한다. 좋은 면만 보고 가겠다며 굳이 그 이면의 실상에는 눈을 감는 어리석은 중생이다. 지혜가 없어 가난한 사람은 결국 행운의 이면에 숨어 있는 불행에 덜컥 발목이 잡혀 울부짖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깨달음







"그대의 도움으로 나 석거모니는 세상의 교화를 마치고 반열반에 드니,



이제 그대의 시간이다. 쉬지 말고 정진하라. 곧 아라한을 이룰 것이다"







부처님은 자신을 한마음으로 모셔온 제자를 내버려두지 않았다. 아라한이란 경지는 당시 제자들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경지였다. 모든 번뇌를 완전히 벗어 버린, 훌륭한 성자의 경지이다. 따라서 부처님의 제자들은 모두 누구나 아라한이 되기 위해 정진한다. 그런데, 부처님을 모시는 일 때문에 이에 뒤쳐진 제자를 대할 때마다 마음이 어떠했겠는가.







아난다 존자는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시기 위해 아라한이라는 해탈열반의 경지를 조용히 미뤄왔다. 수많은 도반들이 자신보다 앞서 높은 경지에 속속 이르지만 그는 여전히 낮은 자리에서 공손히 두 손을 모으며 부처님을 모셨다. 부처님은 그런 제자에게 마지막 선물인 수기授記를 주셨다.







제자의 깨달음을 예고하는 것을 수기라고 한다. 여전히 공부해야 할 것이 남아 있어서 인간적 정리에 흐느껴 우는 제자의 눈물을 닦아주며 건네는 그 든든한 위로, 이런 제자의 눈물과 이런 스승의 선물이 있는 곳이 바로 불교인 것이다.





















스물 아홉 편의 경전 이야기







책은 총 29가지 이야기를 우리들에게 전한다. 어느 한 편이라도 소홀히 할 수 없을 소중한 이야기이다. 책을 늘 곁에 두기를 권한다. 그리고 천천히 읽으며 그 뜻을 되새긴다면 나 자신을 위한 더 없이 좋은 성찰의 시간이 될 것이다. 모든 이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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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0-04-20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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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한 인생은 없다[서평] 
<시시한 인생은 없다>는 일반 대중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불교경전을 체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풀어 낸 경전 에세이다. 저자는 동국대학교에서 불교를 전공하였다. 사람들이 어렵다고 하는 경전이 자신에게는 재밌게 느껴진다는 특이체질의 소유자로 능력을 십분 발휘하여 경전 속 이야기를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는 경전 이야기꾼으로 활동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그녀의 이력 중에 낯익은 이름이 보인다. '고익진 교수님에게 사사'라는 것이다. 과거 도올 선생이 고익진 교수를 최고의 불교학자로 소개 했는데 그때 고익진 교수의 이름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당시 고익진 교수가 쓴 <아함법상의 체계성 연구>도 소개되었는데 그 책을 읽어보고 싶어 찾았으나 오래전에 절판되어 읽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실력있는 스승에게 배운 작가라니 뭔가 더 기대 되었다.

성경이든 불경이든 소위 바이블이라는 책을 읽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글고 딱딱하고 말도 어렵고 어떨 때는 허풍도 이런 허풍이 있나 싶기도 하고 이해도 잘 안된다. 이는 성경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불경이든, 성경이든 '강해', '이해' 라는 꼬리가 달린 주석집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그런데 그런 책 조차도 종교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아니고서야 쉽게 손이 가질 않는다. 이 책은 여러 경전에서 사람들이 흥미로워할 만한 이야기들을 모아 피부에 와닿는 교훈들을 '채집'해 놓았다. 그래서 저자는 일반인들이 '만만하게' 읽을 수 있도록 책을 만들었다. 하지만 책이 주는 교훈만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또 이미 불교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 할 지라도 새삼 반짝이는 일깨움을 느껴 볼 수 있는 책이다. 좋은 책, 좋은 글은 볼 때마다 느껴지는 바가 다르다.

이 책을 읽으며 인용된 경전을 세어 보았다. 상윳따 니까야, 디가 니까야, 숫따니빠따, 맛지마 니까야, 살레야카 숫따, 앙굿따라 니까야, 법구경, 대반열반경, 불설마하가섭도빈모경, 대방등대집경, 증일아함경, 승가나찰소집경, 본생경(자타카), 불본행집경, 출요경, 잡보장경, 부사의광보살소설경, 불설이수경, 수행본기경... 여기에 적지 않은 경들도 더 있다. 책을 읽다가 마음에 드는 이야기가 있다면 그 출저가 되는 경전을 직접 찾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참고로 저 중 <대반열반경>은 제목 그대로 열반, 부처님의 마지막 이야기가 담긴 경전인데, 죽음 앞에선 한 성인과 그 옆을 지키는 제자들의 모습을 통해 많은 교훈을 배울 수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 <대반열반경>이 많이 인용되어 있다.

다른 소리를 너무 많이 한 것 같다. 이젠 내용을 좀 살펴보자. 무소유에 대한 이야기에서 '탐욕이란 것은 거창하고 값비싼 것을 바라는 욕심만이 아니라, 무엇이든 버리지 못하는 마음, 무엇이든 채워 넣으려는 마음이다'라는 말에 공감한다. 우리는 '욕심은 더 많은 것을 소유하려는 마음'만 생각하기 쉽지만 '버리지 못하는 마음 또한 욕심'이라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하다못해 이미 문닫아버린 동네 치킨집의 쿠폰도 시원하게 버리지 못하더라는 이야기는 나를 뜨끔하게 했다. 나도 뭔가를 잘 버리질 못한다. 최근들어 집 안의 불필요한 짐을 줄이고 단조롭게 만드는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나도 그런 가치에 동의하여 불필요한 것들은 나눠주고 쓰임새가 없는 것들을 버리려고도 하지만, 참 가지고 있는 것을 내놓는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음을 느낀다. 이는 물질적인 것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영역에서도 적용된다. 마음 속에 꿈쳐둔 원망, 서운함, 분노, 미움 같은 것들도 '미니멀라이즈'되어야 할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것들(물질)부터 하나씩 비워내는 연습을 해야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번뇌)도 하나씩 비워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부처님의 이복동생인 난다의 깨달음 이야기도 영원한 행복이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여기서 난다를 혹 아난다와 헷갈리면 안된다. 아난다는 부처님의 사촌동생으로, 출가하여 십대 제자 중 한사람이 되었으며, 55세의 부처님이 80세 열반에 들기까지 곁에서 시자로 모신 분이다. 위에서 언급한 <대반열반경>에서도 등장한다. 불교경전의 시작은 항상 '이와 같이 들었습니다.'(여시아문)으로 시작한다. 거기서 '내(아)가 들었다고 말하는 그 사람이 바로 '아난다'다. 지금 이야기하는 것은 아난다가 아니라 '난다'라는 스님의 이야기인데, 난다는 부처님의 이복동생이다. 참고로 밝히면 부처님의 이복형제를 포함해서 사촌형제들까지 형제랑 형제는 시점만 다르지 다 출가한다. 그는 천상의 선녀가 내새에 그가 태어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오로지 천상에 태어나기 위해 열심히 수행하는 '속물 수행자'였다. 하지만 어느날 지옥에서도 그를 위해 불가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리를 듣고는 충격을 받는다. 현세에 지은 복으로 죽어 천상에 태어나지만 좋은 복이 다하고 나면 다시 지옥에서 태어나 지은 죄값을 치르게 된다는 것이다. 천상에 태어날 것만 생각했지 그 복이 소진되면 지옥에 갈 것은 생각을 못한 것이다. 결국 행복이라는 것이 영원할 수 없고 유한하다는 이야기다.


이는 책에 실려있는 공덕천과 흑암천 이야기에서도 나온다. 쾌락과 즐거움을 상징하는 공덕천과 괴로움과 불행을 상징하는 흑암천은 늘 함께 다닌다는 것이다. 동전의 앞면만 취하고 뒷면은 버릴 수 없듯이 항상 행과 불행은 함께 하는 것이다. 따라서 즐거움에서 곧 괴로움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즐거움이 다하면 곧 괴로움이 올 것임을 알면 좋은 일 앞에서도 오만하거나 집착하지 않고 나쁜 일 앞에서도 슬픔에 빠져 허우덕 거리지 않을 수 있는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마음의 평안 만이 영원한 행복 가져다 주는 열쇠가 된다.


화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우리가 화를 내는 이유가 화가 맛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부처님은 이와 관련하여 '분노의 뿌리에는 독이 있지만, 꼭지에는 꿀이 묻어 있습니다'라고 하셨단다. 화를 낼 때를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된다. 화가 날 때 화를 내는 것이 쉽고 당장 시원하다. 이것이 붓다가 말하는 꿀이다. 하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그 결과는 후회와 손해로 돌아온다. 이것이 독인 것이다. 꿀과 독은 우리를 중독시킨다. 화를 내는 것을 꿀이 묻어 있지만 뿌리엔 독이 있는 것으로 비유한 것이 재치있으면서도 공감간다. 그리고 분노를 죽이면 슬프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분노든 슬픔이든 그 뿌리는 뜻대로 되지 않음에서 나오는 것이기에 하나만 해결하면 나머지도 자연히 해결되는 것을 말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그리고 성자의 일곱가지 재물(칠성재)과 가진 것이 하나도 없어도 남을 도울 수 있는 일곱가지(무재칠시)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경전에는 마음의 작용과 삶의 이치에 대한 이야기 외에도 현실적인 이야기도 담겨있다. 십대 제자 중 한 사람인 목련존자가 졸음에 빠지자 부처님이 졸음을 이기는 법에 대해 가르침을 주는 이야기가 나온다. 잡생각에 빠지면 졸음이 온다며 잡념을 버리라는 말씀이나 세수하고 귀를 지압하고 걸으라는 현실적인 팁도 나온다. 그 중에서 밖에 나가서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라는 충고는 낭만적으로 들리기까지 한다. 또한 말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바른 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때에 맞게 해야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사실이고 진실하고 듣는 사람에게도 유익하고 듣는 사람이 좋아할 만한 말이라고 하더라도 때가 아니면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바로 그 때라는 것이 언제이냐는 생각이 들텐데, 이 부분에서 '아' 하는 소리가 나와버렸다. 바로 그 때란 '듣는 사람이 들으려고 할 때, 상대가 마음의 문을 열고 귀를 기울일 때'라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말이라 할지라도 '제 때'를 위한 기다림이 없다면 무용을 넘어 손해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그래, 잊지말자.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때에 맞는 말을 해야하는 것이다.

경전에 있는 이야기 뿐만 아니라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요정 사이렌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인간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이지만 동시에 감정적이고 충동적이라 유혹에 대한 절제가 어렵더라는 말도 공감간다. 어떤 선택을 할 때 나름 잘 한다고 했는데 그 결과가 다른 이에게 손해를 끼치고 결국에는 나에게도 불이익이 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의 습관이란 참으로 무섭다. 또 비슷한 상황이 닥치면 그렇게 후회해놓고 과거에 어리석은 선택을 똑같이 하곤 한다. 그렇기 늘 어리석은 선택의 반복을 막고 유혹에 절제하는 것을 연습하고 훈련해야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사람들이 불교에 관심을 갖는 이유 중 하나가 참선, 명상일 것이다. 여기서도 경전에 실린 참선에 대한 부처님 말씀이 나온다. "참선은 지금 여기에서 행복하게 머무르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 참선으로 온갖 잡념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저자도 말했지만 흔히 사람들은 잡념을 없애기 위해서나 마음의 평안을 위해서 참선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선후가 바뀐 것이다. 참선을 해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편안히 하는 것이 참선이라는 말이다. 나는 이런 식의 화법이 마음에 든다. 조금 확대해 볼까. 사람들은 흔히들 종교에 대해 그것을 믿으면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믿어서 구원받는 것이 아니다.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 모든 어리석음에서 자신을 구원하고 나아가 타인을 구원하는 것이 믿음이다. 즉 그러해서 완성된 것이 아니라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그리되는 것이다.

불교경전을 다룬 것이라, 종교적인 이유로 불편해 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알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 무슨 종교가 있을까.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는 단순히 2500년 전 살았던 한 성인의 보편적이고 일반론적인 삶에 대한 지혜만 있을 뿐이다. 어떠한 종교적 강요도, 허황된 사후 세계의 약속도 없다. 대단한 종교적 비밀이나 기복적 횡재를 바라고 이 책을 보는 사람이 있다면 실망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시시하고 당연한 것들을 우리는 얼마나 실천하며 살고 있던가 돌아보게 해준다.


개인적으로 나는 종교와 관련된 책을 좋아해서 많이 읽는다. 고백하자면 한번 씩 그런 생각도 든다. 다 뻔한 좋은 말과 바이블에 나오는 명구절을 돌려막기 하듯 채운 내용에 식상함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마음이 느껴질 때 나를 돌아보면 대게 내 마음이 뭔가 삐뚤어져 있다. 그런 시기에 나는 사람들에게도 예민하게 대하고 생각도 부정적인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누군가 그랬다. 술은 기쁠 때 마시면 기쁜 맛이나고 슬플 때 마시면 슬픈 맛이 난다고. 이런 책도 그와 같아서 거울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책을 읽으며 혹 기분이 좋지 않거든 책이 그런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에 뭔가 그것을 야기하는 원인이 있지는 않나 살펴보면 미쳐 몰랐던 중요한 것을 발견할수도 있다. 나도 이 책을 읽는 동안은 사소한 갈등을 잘 넘길 수 있었다.

엄마 잔소리가 듣기 싫고 식상하더라도 엄마 잔소리 치고 틀린 말은 없다. 그리고 엄마의 잔소리는 자기가 잘못하고 있을 때 더 듣기 싫은 법이다. 여러 경전을 현대인의 이야기로 쉽게 풀어 쓴 이 책을 자신의 마음을 비추어 보는 거울로 삼아보면 어떨까. 우리 각자의 인생은 시시하지 않고 소중하니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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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부시향덕 2020-04-15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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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고단하다면 이 책에서 힘을 얻으라” - 한국불교신문

 김종만 기자 승인 2020.04.23


이미령 박사 저 ‘시시한 인생은 없다’

나약한 존재들이 내뱉는 한탄에 주목

부처님 메시지 통해 새로운 인식 환기

경전 이야기꾼으로 불리는 이미령 박사가 삶의 고단함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또 하나의 책을 썼다. 삶을 돌아보게 하고, 내 하루를 보듬어주는 책의 표제는 『시시한 인생은 없다』<사진>다.


2천 6백년 전 붓다의 메시지를 고스란히 담은 경전에는 삶의 진리, 인생의 깨달음이 농익어 있지만 온통 어려운 말로 쓰여 있어 경전을 천천히 읽어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저자는 이를 감안해 『상윳따 니까야』『경율이상』『법구경』『앙굿따라 니까야』『숫따니빠따』등의 경전 속 이야기를 찬찬히 들여다보고, 가만히 음미하고, 곱씹으며 읽을 수 있도록 이야기로 풀어냈다.



“칭찬이 밖에서 주어지는 찬사라면, 격려는 내면에서 힘을 내게 하여 그가 하려는 일을 완성하게 해줍니다.…요즘처럼 자존감이 바닥까지 추락했다는 사람들이 많을 때 이 격려의 한 마디가 갖는 힘은 큽니다.”



본문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저자는 인생의 가치, 노력, 진리, 믿음, 깨달음을 경전에서 찾아 독자와 함께 사유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써내려갔다. 책에서도 이들 가치, 노력, 진리, 믿음, 깨달음은 각각 하나의 장으로 구분했다. 모든 인생의 희노애략은 경전에도 있다. 따라서 부처님의 말씀을 들여다보자며, 그 속에서 깨달음을 얻자며 저자는 독자들을 책 속으로 안내한다.



“내가 너무 시시한 존재 같아서 저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 숨 쉬기가 두렵다고들 합니다.”



저자는 세상의 나약한 존재들이 내뱉는 푸념과 한탄에 주목하며 이 책을 구성했다. 그래서일까?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이 될 때 들여다보기에 딱 맞는 책이다.



또 불자로서 경전을 탐독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거나, 불자는 아니지만 부처님의 지혜를 배우기 위해 경전을 읽고자 하는 독자들이 주목하면 좋은 안내서 구실을 한다.



무엇보다 경전을 읽고 싶지만 쉽게 읽을 수 없었던 경전을 누구보다 쉽고 이상적이게 또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글을 풀어냈다.



일상생활과 나 자신을 집어 삼키는 ‘분노’, ‘탐욕’, ‘부끄러움’ 등 부정적인 감정에 대해 경전에서는 어떻게 말하고 있을까? 부처님은 불같이 화를 내는 사람에게 “분노의 뿌리에는 독이 있지만, 꼭지에는 꿀이 묻어 있다”고 이야기 한다. 화를 내는 것은 꿀처럼 달콤하지만, 그 감정의 뿌리에는 독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분노는 죽이면 슬프지 않다”고 다독인다.



이처럼 저자는 사람들의 내면, 그 내면의 시시함에 주목했다. 우리가 쉽게 가질 수 있는 부정적인 감정과 그로 인해 인생마저 시시해 지고 있는 현시대에 대해 고민한 것이다.



지금과 다르지 않은 2천 6백년 전 부처님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어느덧 큰 위로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부처님은 중생을 늘 격려했던 분이다. 법문을 들으러 온 사람들에게 부처님은 위로와 격려로 대하셨다. 때로는 환희에 찬 감격에 빠질 정도로 고무적인 장면을 만들기도 하셨다. 스스로의 잘못에 너그럽지 못하고, 잘못을 두려워하며 어리석음에 갇혀 있는 사람들에게 부처님은 법문으로 그들을 깨우쳐 주셨다.



“아난다 존자는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시기 위해 아라한이라는 해탈열반의 경지를 조용히 미뤄왔습니다. 수많은 도반들이 자신보다 앞서 놓은 경지에 속속 이르지만 그는 여전히 낮은 자리에서 공손히 두 손을 모으며 부처님을 모셨습니다. 부처님은 그런 제자에게 마지막 선물인 수기를 주셨지요. 제자의 깨달음을 예고하는 것을 수기라고 합니다. 여전히 공부해야 할 것이 남아 있어서 인간적 정리에 흐느껴 우는 제자의 눈물을 닦아주며 건네는 그 든든한 위로, 이런 제자의 눈물과 이런 스승의 선물이 있는 곳이 불교입니다.”(본문 p254~255)



붓다의 메시지를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내는 저자의 글은 책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령 저/담앤북스/값 15,000원



-김종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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