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03

Kang-nam Oh <포도원의 품꾼들> - 그 종교적 의미

Kang-nam Oh


<포도원의 품꾼들> - 그 종교적 의미

며칠 전 예수님이 말한 “포도원의 품꾼들” 비유를 어떻게 읽으면 좋을까 하는 것을 고용문제 중심으로 생각해보는글을 올렸습니다. 지금은 그 비유에서 어떤 종교적 메시지를 얻을 수 있을까 알아볼까 합니다.

예수님의 비유를 요약하면 어느 포도원 주인이 이른 아침에 장터에 나가 품꾼들을 구해 일당 1데나리온을 주기로 하고 자기 포도원에 와서 일하게 했습니다. 주인이 그 후 몇 번 다시 장터에 나가 보니 일거리를 구해지 못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다 포도원에 와서 일하게 했습니다. 심지어 오후 다섯 시까지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서성이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도 포도원에 와서 일하라고 했습니다. 일을 끝내고 품삯을 주는 데 저녁 늦게 온 사람에게 먼저 1데나리온을 주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일한 사람들은 자기들은 더 받을 거라고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는데 자기들도 1데나리온을 받고 불평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예수님은 천국이 이와 같다“고 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일한 사람이 왜 불평을 했을까요? 자기들은 하루 종일 더위를 견디며 일을 했는데 어찌 한 시간밖에 일하지 않은 사람들과 같은 임금을 받아야 하는가 하는 이유였습니다.

신앙인들 중에도 이런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기들은 한 평생 예수를 믿느라 이런 저런 일로 고생고생하면서 살아왔는데, 세상에 재미있는 일 다 하다가 죽기 직전 예수를 믿은 사람과 똑 같이 하늘나라에 간다면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왜 하필 일찍부터 믿게 되어 이 고생을 하는가? 나도 죽기 직전에 믿을 걸 하는 마음입니다. 이런 사람에게 제일 부러운 사람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렸을 때 그 옆에 함께 달려 있던 강도입니다. 이 사람이야말로 할 짓 싫건 하다가 죽기 직전에 예수님으로부터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눅23:43)는 약속을 받아냈기 때문입니다.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될까요. 

종교를 보상과 형벌(reward and punishment) 중심으로, 좀 전문적인 말로 하면, 율법주의적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종교에서 정해 준 율법을 잘 지켜서 그 덕택으로 하늘나라에 들어간다든가 어떤 보상을 받게 된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니 하루하루가 율법에 어긋나지 않게 살려고 노심초사하게 됩니다. 종교가 하나의 짐입니다. 일생이 짐을 지고 사는 힘겨운 삶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일한 사람들이 일하는 것을 오로지 노역의 보상을 위한 것으로만 생각하면 일하는 시간이 고달프게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이 사람도 생각을 달리해서 자기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까 하는 불안감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일할 수 있다는 특권을 깨닫는다면, 더욱이 자기가 따서 모은 포도가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훌륭한 포도주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에 보람을 느낀다면, 일하는 시간이 그렇게 지겹거나 고생이라 생각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종교도 보상과 형벌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면 새로운 경지가 열릴 수 있습니다. 신학자 폴 틸리히(Paul Tillich)가 말한 대로 예수님이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마11:28)고 했을 때 이것은 예수님이 새로운 종교를 주려는 것이 아니라 그 당시 율법주의적인 종교로부터의 해방과 자유를 약속하신 것입니다.

종교적 삶이 하늘 가느냐 지옥 가느냐 하는 율법주의적 관심에서 벗어나 하루하루가 우주와 내 주위, 그리고 내 속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성찰을 통해 삶의 새로운 경지를 깨달아 가면서 무릎을 칠 수 있는 변화(transformation)의 체험이 연속되는 삶이라면 그 삶은 고달픈 삶이 아니라 즐거운 삶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경우 삶의 말년에 가서야 겨우 믿음을 갖게 된 사람들을 부러워할 것이 아니라 이렇게 일찌감치 즐거운 삶을 살기 시작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





Jeong Yul Kim

맨 마지막에 온 자에게도 똑같은 혜택을 주어야 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동체 정신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Like
·
Reply
· 1 h



김명현

나를 거의 마지막에 온 경우라고 생각하면 이것은 얼마나 큰 은혜일까 생각합니다. 항상 나를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면 불평 불만은 어느정도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 되는데요.


Like
·
Reply
· 50 m



Michael Choi

천국 비유이죠. 지상에서 일어나는 고용과 임금지급 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이야기로 읽었습니다. 즉 천상의 일을 지상을 언어로 설명할 뿐입니다. 율법주의 적 신앙을 경계하는 말도 아닐 겁니다. 한 데나리온은 지상의 화폐단위가 아니고 천상의 커런시로 읽습니다. 그 가치는 무한대 이고. 그 것으로 지상에서 일한 공력을 나누게 되면 모든 공력이 제로가 됩니다. 천상의 화폐가치 앞에서는 일한 자는 논 자나 평등한 지점에 서게 됩니다. 천국 화폐를 소지한 사람은 지상의 모든 가치를 무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는 메시지 갖습니다. 만일 품군이 억울하게 느낀다면 그는 천상의 화폐를 받아 본 적이 없는 사람이 됩니다.


Like
·
Reply
· 40 m



상일김

한국사회애선 꼴찌는 언제나 꼴찌. 예수님 말씀을 두고 개천에 용난다 해도 될런지요.


Like
·
Reply
· 39 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