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gok Lee
fStS23 epitMaorhcha 2dnsuhu019osroedf ·
어제 서울 ‘정의 연구모임’에 다녀 왔다.
새벽 5시 집을 나서 집에 돌아온 시간이 오후 5시였다.
역시 나에겐 강행군이었다.
그래도 가는 것은 벗님들과의 만남과 정의 연찬에 대한 끌림이 있어서다.
어제는 조성택 교수의 “소통적 정의(Communicative Justice), 화쟁”이라는 주제의 발제에 이어 연찬이 이루어졌다.
잘 정리된 발제였고, 나는 거의 동감하였다.
나는 내가 발견한 논어의 공자와 통하는 점을 이야기하였다.
본격적 발제에 앞서 조 교수는 혁명의 시간이 있고, 변혁의 시간이 있는데 지금은 혁명(revolution)의 시기라기보다 변혁(transformation)의 시간이라는 말을 했다.
혁명이 변혁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결국 모든 혁명이 배반되는 역사의 경험들을 생각하게 한다.
지금 우리의 경우를 잘 지적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어제 연찬 중에 여러 생각들이 진지하게 검토되었다.
특히 원효의 개시개비(皆是皆非)의 화쟁이 악한 세력의 자기합리화로 이용될 위험성에 대한 지적이 있었고, 그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시간이 짧을 수밖에 없는 안타까움이 있지만, 대단히 지금의 현실에서 중요한 연찬이었다고 생각한다.
누구 말인지는 잊어버렸지만, 우리 현실이 어려운 원죄(原罪)로
- ‘일제의 지배’
- ‘한국전쟁’
- ‘독재’의 세 가지를 이야기한데 대해
중앙일보 양선희 선생의 지적이 나에게는 크게 다가왔다.
그 세 가지 이전에 ‘조선조 500년을 지배한 유교(성리학)의 폐단’이 보다 더 원죄(原罪)가 아닌가 하는 취지였다.
나라를 넘겨주고, 동족 간의 전쟁을 하게 만든 그 원죄(原罪)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을 반성시키거나 참회하게 할 수는 없다.
반성은 스스로 할 수 밖에 없다.
조 교수의 발제문 마지막 문장이다.
“정의로운 싸움을 위해서는 늠름한 적(敵)을 선택해야 하고 적을 늠름하게 대해야 한다”
싸울 때는 적을 잘 골라야 한다는 취지다. 싸우면서 적과 닮아가기 때문이다.
좋은 말이다.
내가 덧붙였다.
“지금은 늠름한 적(敵)을 발견하기 힘들다. 내가 먼저 늠름하게 되어, 늠름한 적(敵)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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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최선영
선생님, 원죄의 맥락에서 일제의 지배라는 (일반적인) 표현대신에 '조선의 식민지화'라고 대체하는 것은 어떨지 조심스럽게 여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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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gok Lee
최선영 저도 그런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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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수정
어제 마을활동가 교육에서 "storytelling"에 대한 강의가 있었습니다.
"storytelling"의 예로 어느 회사 광고와 광고를 만드는 과정을 동영상으로 봤습니다.
저는 그 광고를 보는 동안 가슴과 머리가 따로였습니다.
광고의 소재가 아기의탄생여서 가슴 찡함이 있었지만 머리로는 광고의 목적이 돈이라는 생각에 동영상을 보는 동안 농촌마을활동가교육에는 적합하지 않은 동영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광고, storytelling들이 사실을 바탕으로 하는 허구라고는 하지만 저는 마을 활동을 하면서 기업적 허구가 과연 필요한 것일까?!..
마을활동에는 사실을 바탕으로한 진실이면 된다는 생각입니다.
교육이 끝나고 동료들과 얘기 나누는 자리에서 저의 의견을 말했는데 다른 의견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동료들의 다른 의견을 듣는 동안 마음이 불편해졌습니다.
문제는 동영상이 아니라 대화에 임하는 저의 모습이었습니다.
말로는 의견이라고 했지만 의견으로 포장한 주장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서 '연찬'이라는게 있었지~~
'연찬'일상의 대화방식으로 해가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 아침에 무거운 물음일까봐 조심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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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gok Lee
엄수정 솔직한 말이 좋습니다.
주장도 당연히 해야지요.
다만 내 생각이 틀릴 수 있다는 자각을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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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수정
이남곡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자각을 빠트렸습니다. 연습해 보겠습니다..^^
명쾌한 답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