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13

알라딘: 인류세

알라딘: 인류세
인류세 - 거대한 전환 앞에 선 인간과 지구 시스템   
클라이브 해밀턴 (지은이),정서진 (옮긴이)이상북스2018-09-25원제 : Defiant Earth: The Fate of Humans in the Anthropocene (201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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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45억 년 된 지구에 현생인류가 등장해 살아온 지 20만 년이 지나 역사상 현 시점, 즉 '인류세(Anthropocene)에 도닥했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암중모색하는 책이다.

인간의 힘이 너무 강력해져 지구 시스템 전체의 기능을 교란할 정도가 되어, 급기야 새로운 지질학적 시대인 인류세를 초래했다고 본다. 문명이 번성할 수 있었던 홀로세의 온화한 조건들은 사라지고 있으며, 인류는 '깨어난 거인' 앞에 움츠러들고 있다.

폭염과 폭우, 세계 곳곳의 여러 이상현상과 불가항력적 사태를 일으켜 인류를 괴롭히며 마치 반격을 가하는 것처럼 보이는 지구에서 인류는 앞으로도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 인간과 지구의 미래에 대한 과학적·철학적 고찰과 전망을 쓴 책이다.
목차
저자 서문: 깨어난다는 것

제1장 ‘인류세’라는 균열
지구 역사의 균열 │ 자연의 의지 │ 지구 시스템 과학 │ 그릇된 과학적 해석 │ 에코모더니즘의 허울 │ 이름을 둘러싼 논란

제2장 새로운 인간중심주의
모든 것을 의심할 것 │ 인간중심주의의 귀환 │ 인류세의 이율배반 │ 새로운 인간중심주의 │ 세계를 만드는 존재 │ 신인간중심주의 vs 에코모더니즘 │ 기술을 찬양하며

제3장 친구와 적
다시 부활하는 거대서사 │ 포스트휴머니즘 이후 │ 자연의 이상현상 │ 잘못된 존재론적 전회 │ 우주론적 감각 되살리기?

제4장 행성의 역사
인간의 중요성 │ 역사에는 의미가 있을까? │ 계몽적 우화 │ “정치는 운명이다”

제5장 인간의 흥망성쇠
자유는 자연에 엮여 있다 │ 책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 유토피아 없이 살아가기

주 │ 찾아보기

책속에서
첫문장
먼저 과학부터 살펴보자.
P. 28~29 ‘인류세’는 오독, 오해, 이념적 포섭에 빠르게 휩싸여 이 개념을 처음 접하는 대다수가 심각하게 오도되기 쉽다. ‘인류세’는 자연경관에 미치는 인간의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확산되거나 생태계를 변형시키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만든 용어가 아니다. 인류세는 ‘지구 시스템 전반의 기능에 생긴 균열’을 설명하는 용어라는 것과 이 균열로 인해 현재 지구가 새로운 지질학적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접기
P. 48 인류세를 개탄하거나 두려워할 게 아니라 축복해야 할 사건으로 바라보는 무리 중 가장 눈에 띄는 이들은 주로 미국에 집중되어 있는 자칭 ‘에코모더니스트’(ecomodernist)라고 하는 환경운동가들이다. 이들이야말로 주류 경제·정치 체제의 생각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전형이라 할 만하므로, 이들의 세계관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재계와 정계의 권력 정점에 있는, 세계경제포럼이 열리는 다보스에서 모일 거라 추정되는 이들이 인류세에 대한 견해를 피력하고자 한다면, 바로 이 에코모더니스트들에게서 힌트를 얻을 것이다.  접기
P. 85~86 인류세에서 “우리 공동의 터전은 우리를 안아주기 위해 두 팔을 벌리는 아름다운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함께 살아가는 자매와 같다”고 믿는 것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 로마 교황의 회칙처럼 세계를 “남자와 여자들에게 맡긴” 것으로 보는 관점은 홀로세에서는 그럴듯한 작업가설이었다. 그러나 더 이상은 아니다. 오늘날 어머니 지구가 두 팔을 벌린다면, 우리를 안으려는 게 아니라 으스러뜨리기 위해서다. 우리의 목표는 “자연을 구하는” 게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서, 그리고 자 연으로부터 우리를 구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지구 시스템을 교란하는 모든 행위가 우리를 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낮춘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말이다.  접기
P. 90 우리는 지구에 대한 지배권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지구 시스템을 통제하려는 것(이를테면 행성 규모의 지구공학 기술을 통해)은 어리석은 시도다. 하지만 뒤로 물러나 모든 것을 혼란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고자 희망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우리가 지구 시스템에 초래한 혼란 중 일부는 현재 되돌릴 수 없으며, 그로 인한 영향은 수천 년간 지속될 것이다. 홀로세로 돌아가기 에는 너무 늦었다  접기
P. 185 만약 인간이 지구의 심원한 시간 중 불과 20만 년을 살다가 종말을 맞이한다고 해도 강한 의미에서 인간 없이 지구는 존재할 수 없다. 이것은 분명한 사실로 남아 있다. 인간이 없다면, 지구의 존재는 생각조차 할 수 없다. 물론 인간이 없는 지구를 상상할 수는 있지만, 오직 지적인 존재만이 머릿속에 상상할 수 있다. 인간만이 지구상에서 세상을 만들며, 지구가 하찮은 우주적 존재로 전락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오직 인간만이 지구를 우주적 이해의 중심지로 거듭나게 할 것이다. 지구에서 인간의 소멸은 우주적 의미를 갖는 비극이 될 것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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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글
“클라이브 해밀턴은 인류세의 개념에 관한 논쟁에서 독창적이고 중요한 의미를 갖는 뚜렷한 목소리를 내왔다. 이 책은 인문학에서 인류세 개념을 둘러싼 각기 다른 해석들 사이의 거리를 좁혀주는 다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한 전 지구적 기후변화의 시대에서 인간으로 살아가는 의미에 대해 아주 독자적인 통찰력을 보여준다. 우리 시대의 필독서라 할 만하다.” - 디페쉬 차크라바르티 (역사학자, 시카고대학 교수) 
“지나치게 뜨거워진 행성 지구를 떠나 로켓을 타고 새로운 세계로 이주하거나 대기에 황 입자를 가득 뿌려 태양광을 차단하자는 생각에 열광하는 이들에게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우리의 진정한 책임에 대해 매우 설득력 있게 서술한 이 책을 소개한다.” - 빌 맥키븐 (《자연의 종말》(The End of Nature)의 저자)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동아일보 
 - 동아일보 2018년 9월 22일자 '새로 나왔어요'
한겨레 신문 
 - 한겨레 신문 2018년 9월 21일 교양 새책
연합뉴스 
 - 연합뉴스 2018년 9월 25일자 '신간'
저자 및 역자소개
클라이브 해밀턴 (Hamilton, Clive)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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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캔버라의 찰스스튜어트 대학교 공공윤리 담당 교수. 호주국립대학교에서 역사학·심리학·순수수학, 시드니 대학에서 경제학 학위를 받았다. 1986년에는 영국 서섹스 대학 경제발전연구소에서 “한국의 자본주의적 산업화”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 지구적 현상인 성장 이데올로기를 치밀하고 예리하게 비판하는 경제학자이자 기후변화와 복지, 민영화 등 공공정책 분야에서도 진보적인 이론을 수립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실천하는 지식인이다.
국내에 소개된 《성장숭배》(Growth Fetish, 바오출판사), 《누가 지구를 죽였는가》(Requiem for a Species, 이책) 외에도 Earthmasters(2013), What Do We Want? The story of protest in Australia(2016), Silent Invasion: China’s Influence in Australia(2018)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접기
최근작 : <인류세>,<누가 지구를 죽였는가>,<성장숭배> … 총 36종 (모두보기)
정서진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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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 번역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대지의 아이들 1부: 동굴곰족》《신이 토끼였을 때》《스카이 섬에서 온 편지》《미식 쇼쇼쇼》《우리가 몰랐던 도시》《문명과 식량》《인류세》 등이 있다.
최근작 : … 총 22종 (모두보기)
출판사 소개
이상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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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삶의 어느 순간, 걷기로 결심했다>,<신분피라미드사회>,<한 알의 모래에서 세계를 본다>등 총 47종
대표분야 : 환경/생태문제 21위 (브랜드 지수 4,579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점점 더 예측불가해지는 지구에서 앞으로 인류는 어떻게 살아갈까?
인간과 지구의 미래에 대한 과학적/철학적 고찰과 전망

해마다 기록을 갱신하며 우리를 괴롭히는 폭염과 폭우, 또 세계 곳곳의 이상기후 현상들을 접할 때마다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이 지구에 뭔가 문제가 생기고 있음을 상기한다. 게다가 얼마 전에는 ‘북극 최후의 빙하마저 녹기 시작했다’는 뉴스까지 전해졌다. 마지막 빙하기였던 약 2만 년 전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그린란드 북쪽 지역 빙하의 면적이 1980년대와 비교해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여러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추정한 결과 약 2030년 정도면 북극 빙하가 완전 소멸될 것이라는 말도 들린다. 빙하가 녹는 것은 지구 도처에서 일어나는 이상기온 현상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이 책은 45억 년 된 지구에 현생인류가 등장해 살아온 지 20만 년이 지나 역사상 현 시점, 즉 ‘인류세’(Anthropocene)에 도달했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암중모색하는 책이다. 암중모색(暗中摸索)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우리에게 닥친 변화가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빠르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두서너 세대는 족히 지나야 온전히 이해가 가능한 변화가 순식간에 일어났다. 우리 시대 최고의 과학자들은 지구의 생명유지 시스템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정도로 훼손되는 엄청난 재앙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아직 국제층서위원회에서 인류세를 공식 도입하지는 않았지만, 많은 지구과학자들이 홀로세가 끝나고 인류세가 시작되었다고 믿는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급격히 증가했고, 그로 인해 지구 시스템(Earth System) 전반에 미친 엄청난 영향력 때문이다.
인간의 힘이 너무 강력해져 지구 시스템 전체의 기능을 교란할 정도가 되어, 급기야 새로운 지질학적 시대인 인류세를 초래했다. 문명이 번성할 수 있었던 홀로세의 온화한 조건들은 사라지고 있다. 인류는 ‘깨어난 거인’ 앞에 움츠러들고 있다. 여러 이상현상과 불가항력적 사태를 일으켜 인류를 괴롭히며 마치 반격을 가하는 것처럼 보이는 지구에서 인류는 앞으로도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 우리 모두에게 길게 드리워진 인류세의 그림자를 똑바로 인식하고 나아갈 길을 모색해야 할 절박한 시점이다. 이미 지구 시스템은 돌이키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늦기 전에.


인간 vs 지구

과학계에서는 인간의 힘이 매우 강력해져 자연의 거대한 힘들과 겨루어 행성의 경로를 변화시킬 정도가 되었다고 말한다. 다른 일각에서는 홀로세 동안 잠들어 있던 자연의 힘들이 깨어나 더 위험하고 더욱 통제가 어려워지는, 장기간 지속될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고 말한다. 인간은 이제까지 결코 지금처럼 강력했던 적도, 자연에 대해 지배력을 행사했던 적도 없다.
그러나 현재 우리 인간은 거대한 빙상이 마침내 물러나 인구가 번성하는 데 적합한 온대기후의 방대한 대지가 펼쳐진 이후 최소 1만 년 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자연의 힘 앞에 취약하게 놓인 상태다. 기후 시스템은 점점 강력한 힘을 발휘해 더 많은 폭풍과 들불, 가뭄, 폭염을 일으키고 있다. 기술이 인간으로 하여금 강의 흐름을 바꾸고 원자의 힘을 활용하게 이끌었지만, ‘가이아(Gaia)가 격노해’ 극심한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그 앞에서 우리 인간의 힘은 보잘것없어 보인다. 유력한 생물의 손아귀에서 기술이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한 것과 마찬가지로, 자연의 잠재된 힘들이 분출되어 더욱 예측하기 어렵고 더 위험해졌으며, 결정적으로 인간의 지배를 덜 받게 되었다.
인간은 더 강해졌다. 자연도 더욱 강해졌다. 이 둘을 합쳐 생각하면 지구상에는 더 강력해진 힘이 작용하고 있다. 인간과 지구 사이의 힘겨루기가 진행 중인 것이다. 이 줄다리기에서 인간 은 지구를 우리의 영향권 안으로 끌어당기려 애쓰고 있다. 지구는 우리를 자신의 영향권으로 잡아당기고자 한다. 일부 철학적 입장은 지구의 강력해진 힘만을, 다른 입장은 인간의 강력해진 힘만을 인정한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두 힘 모두를 인정하지 않는다. 지구와 인류의 이런 힘겨루기에서 단순하게 낙관 또는 비관하기보다 지구와 인간의 힘 모두를 인정할 때 인류가 직면한 새로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 클라이브 해밀턴은 인류세를 ‘우리가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하도록 요구하는 시대’로 규정한다. ‘깨어난 거인’ 지구의 도전과 그 앞에 선 인류의 운명을 이제 냉정하고 엄밀하게 반추해야 할 시간이다.

[미디어 소개]
☞ 매일경제 2018년 9월 28일자 기사 바로가기
☞ 연합뉴스 2018년 9월 25일자 기사 바로가기
☞ 동아일보 2018년 9월 22일자 기사 바로가기
☞ 한겨레 2018년 9월 21일자 기사 바로가기
☞ 부산일보 2018년 9월 28일자 기사 바로가기
☞ 세계일보 2018년 9월 29일자 기사 바로가기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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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대를 열어버린 인류, 책임질 수 있을까 새창으로 보기
      우선 제목부터 설명해보자. 인류세란 인류에게 부과된 세금(稅)을 말하는 게 아니라, 인류로 인해 시작된 새로운 지질학적 시기(世)를 말한다. 학창시절 생물학에서 ‘종-속-과-목-강-문-계’라는 이름으로 생물들을 분류하는 기준을 외웠듯이, 지질학에서도 그 규모에 따라 ‘절-세-기-대-누대’의 순서로 지질학적 시대를 구분한다고 한다. 그 중에서 ‘세(世, Epoch)'는 절보다는 조금 더 큰 지질학적 변화를 가리킨다.

 

     현재 우리는 홀로세(Holocene), 혹은 현세(Recent)를 살고 있는데, 저자를 비롯한 한 무리의 학자들은 우리가 이미 새로운 지질학적 시대인 ‘인류세’로 접어들었다고 말한다. 책의 상당 부분은 이 ‘인류세’의 정의가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데 할애되고 있다. 그 이유는 제법 학식이 있는 학자들 가운데서도 이 용어의 정의에 대해 혼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때문에 저자는 그런 ‘잘못된 인식’들과의 대조를 통해 좀 더 정확한 정의를 내린다.

 

     언뜻 최근 많이 언급되는 기상이변이나, 자연파괴 같은 용어들이 떠오르지만, 인류세란 단지 인간이 지구의 자연환경에 미친 큰 영향력 정도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이는 산업혁명 즈음의 급격한 화석연료 사용증가로 초래되었고, 지구 시스템 전반에 걸친 지대한 충격과 이로 인한 급격한 변화(책에는 ‘균열’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를 가리키는 말이다.(‘인류’라는 용어가 지나치게 서구중심적이라고 바꾸려는 사람도 있고, 그냥 인간의 등장 자체가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보는 관점이나 아예 인간 자체에 별다른 중요성을 두지 않는 학파들―이쪽은 ‘운동’이라고 불러야겠지만―도 있다. 누가 뭐 하나 주장하면 거기에서 틈을 찾아 자기 생각을 끼워 넣으려는 ‘지식인들’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듯)

 

 

     책의 나머지 부분은 이 새로운 시대의 도래가 어떤 인문학적, 세계관적 함의를 지니는지를 설명하는 데 할애된다. 이 관점은 인류가 지구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요인, 나아가 중심임을 주장함으로써, 인간의 행위성을 축소하려는 신유물론자 등의 주장의 반대편에 선다. 또, 인류세라는 거대한 이야기 안에 국지적인 다양한 요소들이 모두 포함된다는 면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의 파편성을 되돌린다. 물론 이 개념은 인간이 지구를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큰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사실 이 부분은 약간 지루하게 이어지는데다가, 앞서 나왔던 내용들도 계속 반복되는 느낌이다. 학계에 새로운 개념 하나를 도입하는 것이 얼마나 큰 노력이 필요한지를 느끼게 하는 부분이긴 하지만, 애초에 기대했던 내용과는 좀 다른 방향이었던지라 눈에 잘 들어오지는 않는다.(책을 읽기 전 내 기대는, 인류세가 무엇인지를 설명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들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나타났는지를 묘사하면서, 그 전망을 예측하는 식의 구성이었다)

 

 

     인류의 발자국이 지구의 시스템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주장이 굉장히 무겁게 다가온다. 핵융합으로 인공태양을 만들고, 인공강우 실험까지 추진되고 있는 상황은 과연 발전하고 있는 걸까. 심지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인류에게 지구 차원의 변화를 일으킬 힘이 없다고 굳게 믿고 있고(지구가 스스로 회복할 것이라는 식의 베리에이션도 꽤나 인기를 끄는 듯하다), 변화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고까지 하고 있으니...

 

     여러모로 우리는 대전환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문제가 이렇게 (전 지구적으로) 커지면 그 대처방식도 달라져야 할 텐데, 이게 쉽게 가능할 것 같지도 않고. “피조물이 다 이제까지 함께 탄식하며 함께 고통을 겪고 있”다는 성서의 진단(롬 8:22)이 문득 떠오른다. 온갖 이해관계가 뒤섞인 상황에서 인류는 과연 이 변화에 어떻게 대처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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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가방 2019-12-05 공감(6)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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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간중심주의의 반휴머니즘 새창으로 보기 구매
이 책의 저자인 클라이브 해밀턴의 주장을 집약한 것이 인류세 시대 신인간중심주의의 반휴머니즘이라 할 수 있다.
지질학적인 '인류세'라는 진단은 지구 시스템 자체가 인간과 자연의 관계 속에서 운용되고 있고 그 긍정과 부정이 동시에 드러난 시대가 인류세라는거. 특히 부정적인 기후재난과 지구 파멸의 미래가 강조되는 것은 물론이다.
인류세라고 진단하는 구체적인 부정적인 문제들은 인류세와 관련된 다른 책들(예를 들어 <<사피엔스가 장악한 행성>>, <<2050 거주불능 지구>>, <<인류세의 모험>> 등)이 더 상세하고 이 책은 그런 것에 관심을 두고있지 않다.
오히려 이 책은 인류세가 자연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바꿔 지구 시스템 자체를 교란하는 시대에 들어섰기 때문에 인간과 자연의 상호 관계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남성-이성중심주의에 대한 비판으로서 등장한 에코모더니즘이나 포스터휴머니즘 등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되고 있지만 이 책은 오히려 인류세 문제의 책임회피에 관여한다고 진단한다.
물론 각각의 비판적 의미는 분명히 있지만 인간 중심의 유토피아도 디스토비아도 해결의 방법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어떤 방향이 인류세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일까?
문제의 정확한 인식과 직면이다.
이와 같은 인류세는 인간 중심이 아니라고 하는 것으로 해결될 수가 없다. 오히려 인간 중심이기 때문에 이루어진 시대다. 따라서 이 책은 새로운 인간중심주의, 즉 지구 시스템의 주체로서 책임을 가지는 새로운 인간중심주의에서 이 인류세의 문제를 극복하자고 주장한다. 
이 주장은 형용모순처럼 보이지만 지구 시스템의 중요한 주체인 인간과 자연을 모두 중심에 두고 기존의 휴머니즘도 인간외 다양성을 주장하는 포스터휴머니즘도 아닌 반휴머니즘의 측면에서 지구 역사를 바라보고 책임감을 지닐 것을 주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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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 2020-09-16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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