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11

알라딘: 우리의 타자가 되는 한국 - 요모타 이누히코



알라딘: 우리의 타자가 되는 한국

우리의 타자가 되는 한국
요모타 이누히코 (지은이),양경미 (옮긴이)삼각형북스(삼각형M&B)2001-01-01





새상품 eBook 중고상품 (4)
판매알림 신청 출간알림 신청 8,000원


332쪽
148*210mm (A5)
432g
책소개
이 책은 지은이가 20여 년 전 스물 다섯 살 때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고 일 년 동안 한국의 대학 초빙 강사로 있으면서 한국에서 받았던 인상들을 글로 써두었다가 책으로 묶어낸 것이다.

당시 한국은 정치적 혼란이 정점에 달한 시기였으며 그 뒤숭숭하던 분위기는 끝내 한 나라의 대통령이 측근에 의해 암살 당하는 사건으로까지 이어진다. 대통령 암살 사건은 한국인은 물론 외국의 젋은이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이었을 것이다.

그 혼란스러운 시기에 지은이는 낯선 나라 수도인 서울의 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자신과 별로 나이차가 나지 않는 동시대의 젊은이들과 어울려 탈춤을 관람하고, 막걸리를 마시고, 남대문 시장도 둘러보며 이국의 낯선 문화와 정서를 체험한다.

지은이는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서 함께 분노를 느끼며,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일본의 태도를 비판하고 당시 붐을 일으켰던 기생관광을 오는 일본인들을 조소한다.


목차


미친 여자(狂女)

나는 왜 한국을 이야기하는가

I

서울 동대문의 보에티우스

탈춤에서 마당극으로

 
II

박대통령이 암살되던 날

김치! 김치!

서울의 우아한 일본인

울고 잇는 여자

한국 사람이 좋아질 때

 
III

찬란한 아침의 나라에서

한국 여행에 대한 지나치게 조급한 추상

이두용 혹은 한국 영화에서의 신파와 쿵푸의 결합

가면의 교훈

최인호 혹은 자조의 연명에 대하여

현대 한국 문하의 고래잡이들 - 최인호·정일성·배창호 인터뷰

윤홍길 혹은 모욕적인 모친에 대하여

박흥용의 희망과 절망

한국에서 첫 일본 영화 상영에 참석하여

 
IV

김소운에 대한 추억

나는 어찌하여 일본어를 공부했는가

세번째 김소운

 
V

한국 영화와 만화로 보는 재일영웅 - 장본훈과 오야마 마스타츠

족보와 쵸쿠보 - 한국에서 영화화된 카지야마 토시유키

일본인은 어째서 재일(在日)이 되는가

 
작가 후기

해설 - '동시대'의 한국 우카이 사토시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요모타 이누히코 (四方田犬彦) (지은이)

1953년생. 메이지가쿠인明治學院대학 교수로 오랫동안 영화학을 가르쳤고, 콜롬비아대학, 볼로냐대학, 중앙대학교(서울) 등에서 객원교수·연구원을 역임했다. 한국 관련 저서로 <우리가 ‘타자’인 한국われらが「他者」なる韓國>, <서울의 풍경―기억과 변모ソウルの風景―記憶と變貌> 등이 있다.


최근작 : <일본영화 전통과 전위의 역사>,<대화를 위해서>,<가와이이 제국 일본> … 총 107종 (모두보기)

양경미 (옮긴이)
1955년 서울 출생. 전문번역가이자 ‘됴한글 번역연구회’ 리더로 활동 중이며, 일본어 번역연구회 ‘아지사이(Ajisaii)’ 대표로 있다. 옮긴 책으로는 《라블레의 아이들》 《사무라이》 《태공망 1, 2, 3》 《진주부인 1, 2》 《우리의 타자가 되는 한국》 《천축으로 가는 좁은 길》 《하루가 떠나면》 《심리 경영》 《보딩 스쿨》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하라》, 아동문학으로 《노란 코끼리》 《열한 살 인생수업》 《한 송이 꽃》 《내일의 바람》 외 다수가 있다.


최근작 : … 총 31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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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모타 이누히코(지은이)의 말

독자가 지금 들고 있는 이 책에는 아마도 여러 가지 사실과 다른 점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외국인일 수밖에 없는 저자의 시각의 한계가 원인이 될 수도 있겠거니와 80년대라고 하는 집필 시기가 갖는 시대적 제약에도 그 원인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번에 번역본을 펴내면서 그런 것들을 굳이 정정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 글들은 잘못된 판단도 포함되어 모두가 내가 그 당시 실제 피부로 느꼈던 체험이며 살아 있는 사고(思考)였기 때문이다.

*울고 있는 여자
머리카락에 모래를 끼얹으며 열심히 가슴을 쥐어뜯었던 저 여자는 자신의 감정을 온 몸의 육체적 운동을 통하여 표현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그것은 감상도 멸망의 미학도 아니다. 그것은 강도 높은 퍼포먼스이다. 그리고 이러한 순간과 맞딱뜨리게 되었을 때 사람은 새빨갛게 성이 난 종기와도 같은, 세계의 뜨거운 핵을 만지고 있는 것이다. 사람은 자신이 자기 동일성이 위태로워지는 지점에 이르게 되면 예상도 하지 않았던 ‘타자(他者)’를 만자게 되는 것이다. 내게 한국이란 거대한 타자의 집합이다.

*한국 사람이 좋아질 때
‘내가 졌다. 할 수 없다. 오늘은 휴강이다.’ 그 말을 듣자 학생들은 거미 새끼가 흩어지듯 교실 밖으로 나가버렸다. 한국 사람이 갑자지 좋아질 때는 이런 때이다. 그들의 강한 동료의식. 그리고 도리에 어긋난 일이라고 생각하면 그 대상이 권력자라 하더라도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는 강인함. 그것은 스승에 대한 예의를 다하는 행동과는 모순된 것이지만 실로 표리일체의 행동이다. 서울에서는 아주 사소한 행동을 마음을 훈훈하게 해줄 때가 종종 있다. 예를 들어, 만원 버스 안에서 서 있는 사람의 가방을 앉아 있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받아주는 것을 목격했을 때가 그렇다.



타자의 시선으로 본 타자의 메시지


이 책은 70년대 말에서 80년대로 넘어가는 시기에 한국에 잠시 머물렀던 저자의 눈에 비친 한국의 정치적 상황과 한국인의 정서와 문화 등을 회고하며 적은 글이다. 유신 말기의 대학가를 중심으로 벌어졌던 투석전과 최루탄으로 얼룩졌던 당시의 시대 상황, 대통령 암살 사건과 시민들의 반응, 광주 항쟁에 대한 외국인으로서 느끼는 충격과 분노 등.

또한 이 책은 이제는 우리에게는 잊혀지고 경시되어가는 지난 시절의 역사와 우리 문화의 가치들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기도 한다. 한때는 우리에게 민족적 자긍심을 갖게했던 야구 선수 장훈 (장본훈)의 이야기며, 역도산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일제의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창씨개명에 응하지 않고 꼬장꼬장하게 자존심을 지켰던 영화 <족보>의 설노인에게서는 대쪽같은 우리의 선비 정신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당시의 우리 젊은이들에게는 저항 정신의 지주였다고 할 수 있는 시인 김지하의 이야기며 일본에서 더 많이 알려진 시인 김소운에 대한 평가의 글, 젊은 나이로 아깝게 생을 마친 하길종 감독에 대한 아쉬움과 당시의 젊은이들의 상을 대변하던 최인호의 <바보들의 행진> <병태와 영자>와 같은 영화를 보며 느꼈던 회고의 글에서는 한동안 잊고 지냈던 옛 시절을 돌아보게 한다. 물론 짧은 기간이라는 시간적인 제약때문일수도 있겠지만 조금은 수박 겉핥기 식의 한국보기 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지금은 너무도 달라진 현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아울러 이 책은 유신 말기의 암울했던 그 시절을 알지 못하는 젊은 세대에게는 기성 세대의 옛 모습을, 그리고 그 시절을 살아냈던 중년에 들어선 세대에게는 옛 추억을 상기시켜 주는 타인의 메시지와도 같은 책이라 할 수 있다.

김소운에 대한 추억 중에서...

'요모타 군이라고 했던가. 자네가 지금 있는 이 나라는 한국어로 어떻게 발음하나?'
'대한민국입니다. 선생님.'
'맞았네. 조금은 공부를 한 것 같군. 그럼 일본어로는 대한민국을 어떻게 읽지?'
'다이칸민코쿠'
'아하하, 자네도 역시 틀렸네. 그건 아니야. 하긴 자네와 같은 젊은 세대는 알 수 없을걸세. 원래 일본어에서는 대 (大)라고 하는 한자는 읽는 법이 두 가지 인데 '타이'와 '다이'는 엄밀하게 구분되어 쓰이지. 육체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아무리 적고 빈약해도 그 정신적인 것만큼은 탁월한 경우에는 타이, 반대로 정신적으로는 타락했는데 영토와 질량이 거대한 경우는 다이, 라고 읽는다네. 그런 이유로 대한민국이라는 아시아의 자그만 반도는 '타이칸민코쿠'라고 발음해야 하네.'
'(아연하여)...'
'말이 나온 김에 한마디 더 할까.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대영제국 (大英帝國)은 '다이에이테이코쿠'이며 대일본제국 (大日本帝國) 역시 '다이닛뽕테이코쿠'라고 발음하지.'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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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1-03-23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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