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17

Sunghwan Jo [개벽일지 2019.08.01] 번역의 근대 vs 창조의 근대

(1) Facebook



Sunghwan Jo
[개벽일지 2019.08.01] 번역의 근대 vs 창조의 근대


다산 정약용을 읽다가 혜강 최한기를 읽으면 누구나 당황하게 된다. 난생 처음 보는 개념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다산까지는 주자학의 개념으로 이해가 되지만 혜강부터는 그것이 통하지 않는다. 둘 다 주자학에는 비판적이었는데 틀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최한기는 '기학'이라는 자체적인 틀을 만든 사람이다.

개벽파도 크게 다르지 않다. 비록 최한기 정도까지는 아닐지라도, 그들만의 독특한 개념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기화, 천인/천민, 경물, 향아설위, 한울, 공개인, 세계일가, 천지공사(天地公事), 사은(四恩), 삼동윤리 등등.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개념이 '개벽'이다. 그래서 한국의 근대는 '번역의 근대'라는 종래의 틀로는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 아니 개벽이라는 말부터가 번역어가 아니다. 기존의 개념을 탈구축한 새로운 개념이다. 개벽파는 한편으로는 전통 개념을 탈구축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서양과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개념을 창조하였다.

이렇게 보면 “한국의 근대는 일본의 근대를 번역한 ‘중역의 근대’”라는 종래의 학설은 근본적으로 재고되어야 한다. 개화만을 근대로 보고 개벽은 근대로 보지 않은 소치이다. 작년의 8.15 학술대회가 “개벽도 근대로 보자”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번 8.15 학술대회에서는 그 근대가 “어떤 점에서 창조적이었는지”를 어필하고자 한다.

Comments

유상용

수백 수천만 ...의 사람이 창안眼자, 창세世자, 창조자로 되게 하는 개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