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26

Kang-nam Oh 틱낫한 스님의 기본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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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 스님의 기본 가르침
오늘 원불교 원음방송 <둥근 소리 둥근 이야기> 프로그램에서 틱낫한 스님에 대해 인터뷰하자고 해서 인터뷰 끝냈습니다. 거기서 한 이야기를 다 옮길 수는 없고 틱낫한 스님의 기본 가르침 네 가지를 간단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첫째, 평화운동입니다. 베트남 전쟁이 한창일 때 옆에서 폭탄이 터지고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혼자 앉아서 참선하고 염불하고만 있는 것이 의미없다고 생각하고 평화운동에 뛰어들었습니다. 불교도 현실에 참여하여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이루어 내야 한다는 의미에서 “Engaged Buddhism”(참여불교)라는 말을 만들고, 1960년대 중엽 미국으로 건너가 베트남 전쟁 종식을 위해 애쓰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평화의 귀중함을 일깨워주었다. 그가 펼치는 평화운동이 베트남 정권의 비위를 거슬려 베트남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망명생활을 하다가 결국 프랑스 서남쪽에 Plum Vellage라는 수행처를 마련했지요. 플럼이란 자두 혹은 오얏이라는 뜻인데, 저는 이를 ‘오얏골’이라 번역했습니다. 일단 거기를 거점으로 하고 세계 여러 곳을 다니며 평화의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한국에 왔을 때도 남과 북이 형제임을 인식하고 평화롭게 살 것을 희망한다고 했습니다.
둘째, 그리스도교와 불교의 협력입니다. 그는 프랑스 식민지였던 베트남을 그리스도교화하려는 시도 때문에 그리스도교를 좋지 않게 보았는데, 미국으로 건너가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에서 그리스도교를 공부하고, 그 유명한 토마스 머튼이나 그를 노벨 평화상 후보자로 추천한 마틴 루터 킹 목사 등을 만나면서 그리스도교를 깊이 이해하게 되어 부처님과 예수님은 인류 역사에서 피어난 두송이 아름다운 꽃이라고 하고 이 두 분의 신상을 그의 제단에 함께 모실 정도였습니다.
셋째, 영어로 “interbeing”이라고 하는 말을 만들었습니다. 화엄의 상입(相入) 상즉(相卽), 법계연기인 셈입니다. 세상 만물과 만사가 서로 연관되고 서로 의존된다는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I am a boy.”라고 말하면 내가 소년인 것은 나 혼자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내가 소년이 되기 위해서는 소녀라는 말이 있어야 하고, 나아가 나의 부모, 내가 먹은 밥, 공기, 햇빛 등 모두가 내가 소년이란 말에 다 들어가 있다는 것입니다. 영어로 I am a boy이는 결국 I interam a boy이라는 뜻이라는 것입니다. 영어로 interdependence, interrelatedness, interpenetration, mutual identification 등의 말보다 훨씬 알아듣기 쉬운 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담: 얼마전 정청래 의원이 어느 연설에서 “여러분이 신고 있는 구두를 만드는데 몇 사람이 필요했겠는가”하는 질문을 했습니다. 어느 분은 세 사람, 열 사람, 백 사람 등등 대답했습니다. 정청래 의원은 구두 만든 사람은 물론 가죽을 만드는 사람, 가죽을 실어다 주는 사람, 트럭 운전사, 트럭 만드는 사람, 길을 만드는 사람, 구두 밑 고무는 고무 나무에서 고무를 체집하는 사람, 배로 실어오는 사람, 배 만든 사람 등등 무한한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실 사람들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소도 필요하고 소가 먹는 풀도 필요하고 풀이 자라도록 하는 비나 흙이나 공기나 햇빛 등등 다 필요한 것입니다. 정 의원이 의식했는지 모르지만 사실 이것은 화엄사상의 골자인 셈입니다. 구두 하나에 온 우주가 들어있는데, 불교에서는 이를 一微塵中含十方이라 하지요. 이렇게 화엄불교를 쉽게 풀이하여 준 정 의원을 지금 불교 일부에서 비난을 한다니 아이러니네요.)
넷째, 그의 가르침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 챙김”입니다. 영어로 mindfulness라고 합니다. 사제팔정도 중 정념(正念)을 그렇게 번역했습니다. 우리가 지금 여기서 하는 행동 하나하나에 온 정신을 집중하라는 뜻입니다. 그렇게 되면 매 순간이 평화요 극락이요 천국이 되는 것이라 봅니다.

틱낫한 스님의 가장 큰 공헌은 불교를 대중화했다는 것입니다. 불교의 기본 가르침을 종교의 경계를 넘어 어느 종교에 속했든 누구나 이해하고 실천하기 쉽도록 제시했다는 것입니다. 그를 따르던 사람들은 불자 뿐 아니라 이웃 종교인들, 일반인들이 많았습니다.
이제 95세로 입멸하셨지만 영어로 된 100여권의 책으로 그의 가르침은 계속되고 그 영향력은 오래 갈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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