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전파의 원동력은 『용담유사』
중앙일보
입력 1981.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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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은 당시 민중 가운데 일어나는 불만과 불안을 모두 해소시켜줄 수 있는 가르침이었으며 그 원동력은 바로 수운 최제우가 지은 「용담유사」였다]
25일(하오2시) 서울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한국사상학술발표회(천도교중앙총부주최)에서 고려대 정재호교수(국문학)는 이렇게 주장했다.
정교수는 『동학가사의 형식과 사상』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수운이 지은 그대로의 『용담유사』 원본은 전해지지 않고 현전의 최고본은 계미판 동경대전 이후에 나온 것으로서 앞으로 연구틀 더하여 정본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용담유사』는 1909년 수운이지었다는 천도교포교용의 가사집으로, 서양세력이 동양을 침략해 들어옴에 대해, 이에 대항하기 위한 정신적 자세로서 동학을 일으키자는 내용. 용담가·안심가·교훈가등 9편의 가사가 실려있다.
정교수는 사대부가 한학자의 후예인 수운이 한문으로 된 『동경대전』외에 한글로 된 이런 가사를 지어 부른 것은
▲가사가 시대적으로 보편화되고
▲한국인의 감흥은 역시 한국어로 나타내야 적절하며
▲그 대상을 우리말을 아는 부녀자와 일반 서민층으로 삼고 있다는 점등을 들었다.
그는 『용담유사』의 형식은 일반이 읽고 외기에 편리하게 율조가 있으며 서두가 웅장하고 종결이 여운이 있도록 되어있다고 설명했다.
정교수는 이 가사의 내용을, 무엇을 얼마만큼 노래했냐하는 양적 고찰과 구체적으로 무엇을 노래했는가하는 질적 고찰로 나누어 보았다.
그는 양적 고찰에서『용담유사』는 종교적 가사이되 직접적인 교훈은 4분의1밖에 되지않아, 그 교훈이나 설교방법이 어떤 교리의 체계적 설명이나 논리의 전개보다도 득도과정의 신비한 체험, 자기생애에 관한 것을 노래하여 일반을 설득, 감화시키려한 가사라고 주장했다.
또 내용의 질적 고찰에서는
▲스스로의 위대함을 노래하여 당시 서민들에게 경애의 대상이 될수 있는 인물로 부각됬다.
▲득도로 조화를 얻었음을 노래하여 신통력과 같은 능력에대한 일반의 간절한 욕망에 부합하였다.
▲새시대의 개관을 예언하여, 세도정치의 타락으로 고난에 헤매는 서민들에게 복음으로 들려주었다.
▲동학에 입도한 그날부터 군자가 될 수 있다고 하여 당시의 엄격한 계급사회에 짧은 이 한마디로 만인평등의 의지를 뿌렸다.
▲질병으로부터 해방을 약속하여, 질병퇴치의 묘방이 없던 당시 정신이 육체적 질병치료에 큰몫을하게 하였다.
▲수도하는 방법의 간편함을 노래하여, 만사를 삼가고 조심하는 유교적 교훈에서 풀어주었다.
▲국운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지고 있음을 노래하여, 뒷날 동학은 나라의 위기를 구하려한 것이다.
▲외세에 대하여 철저히 비판하여, 당시 민중의 생각을 대변하였다.
따라서 당시 고난속을 헤매던 민중들이 동학을 따라 짧은 기간에 널리 퍼질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용담유사』의 가사였다고 정교수는 결론지었다. <이근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