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세춘씨, 동양사상 새로읽기 시리즈 4권 발간
기자명 기호일보
입력 2002.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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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기 성리학자 기대승(奇大升)의 후손으로 재야에서 활약중인 동양철학자 묵점(墨店) 기세춘(奇世春.65)씨가 '신세대를 위한 동양사상 새로 읽기' 전 7권 중 유가와 묵가, 도가, 주역을 다룬 4권을 선보였다.
화남출판사에서 나온 이 시리즈는 유가에 대한 '공자는 왜 소정묘를 죽였는가'를 필두로 '인류 최초의 반전평화운동가는 동이족의 목수철학자'(묵가) '일곱번째 구멍을 뚫으면 도가 죽는 까닭'(도가) '고을은 바뀌어도 우물은 바뀌지 않는다'(주역)로 구성돼 있다.
이번 시리즈 발간을 위해 저자는 7년을 투자했다고 한다. 기세춘씨는 고전 연구와 더불어 '사월혁명운동회' '국민화합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를 통해 사회운동을 병행하고 있다.
시리즈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이 이 책들은 철저히 '한글세대 젊은이'를 겨냥하고 있다. 한데 자기주장을 펼치는 과정에서 도올 김용옥씨가 주된 공격대상으로 설정되고 있다.
특히 도올이 TV 공개강연을 통해 화제를 일으킨 '논어'와 '노자'에 대해서는 비판의 강도가 높다. 저자에 따르면 도올에게는 번역의 맹점과 그 허구성이 허다하게 발견되며 견강부회한 해석이 많다는 것이다.
예컨대 도올은 대부이면서 사(士) 출신인 공자를 천민인 도(盜) 출신이라고 오도했으며 공자의 보수성을 '진보'로 호도했다는 것이다. 또 공자가 반출세주의자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출세주의자였다고 반박하고 있다.
공자가 기원전 496년 노나라 대사구(大司寇)가 되어 섭정을 맞자마자 변법(變法)을 주장하던 대부 소정묘(少正卯)를 죽인 까닭은 도올의 설명처럼 공자가 법가적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공자가 법가를 싫어했으며 특히 제자 대부분을 소정묘에게 빼앗긴 악연이 작용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노자의 경우 실존인물이 아니며 「도덕경」을 전국시대 여러 무명작가들의 작품으로 본다. 때문에 노자를 난세에 절망한 몰락귀족과 민중의 생존을 위한 저항성으로 해석한다.
각권 400쪽 안팎. 각권 1만3천원.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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