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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당신이 틀린 것 같군요 < 기획 < 뉴스 < 기사본문 - 남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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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당신이 틀린 것 같군요

기자명 장우석 기자 wsjang99@kjtimes.co.kr
입력 2002.10.07 

▲공자·노자 등 해석상 오류 찾아내
▲재야 철학자의 동양사상 새로 읽기


동양사상 새로읽기(총 7권) / 기세춘 지음 / 화남 刊 /값 각권 1만 3천원
“옛것이 새로운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먼저 옛 그대로 이해해야 한다”
‘사월혁명연구회’와 ‘국민화합운동연합’ 등에서 활발한 사회 활동을 벌이고 있는 재야 철학자 기세춘씨(65)가 ‘신세대를 위한 동양사상 새로 읽기’시리즈를 펴냈다.
총 7권 분량으로 1차분으로 4권이 먼저 출간됐다.


유가(儒家)사상을 집대성한 제1권 ‘공자는 왜 소정묘를 죽였는가’, 묵가(墨家)사상을 모은 2권 ‘인류 최초의 반전 평화운동가는 동이족의 목수 철학자’도가(道家) 사상을 소개한 ‘일곱번째 구멍을 뚫으면 도가 죽는 까닭’, 주역 64괘를 번역하고 자신이 지은 역시(易詩)를 담은 4권 ‘고을은 바뀌어도 우물은 바꾸지 않는다’이다.
이번 시리즈는 동양사상을 손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주제별로 정리해 핵심을 집어주는 해설로 한자문화 보다 한글 문화에 친숙한 신세대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특히 저자는 도올 김용옥이 그동안 방송 등을 통해 공자와 노장 사상을 말하면서 당시의 치열한 시대적 고민과 사회구성체의 성격, 그리고 지배 구조에 대한 진지한 성찰 없이 단순 흥미위주의 신변잡기식 강의로 중국철학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우선 ‘공자는…’에서 도올이 공자의 출신 성분과 그 사상에 대해 제기한 쟁점 부문을 정반대로 해석하고 있다고 공격의 포문을 연다.

저자는 공자가 당시 대인(大人)이라 불리는 고위공직자 신분이었는데도, 도올은 공자를 천민을 의미하는 ‘도(盜)’로 해석해 수도사로 각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공자는 도울이 주장하듯 진보주의자가 아닌 세속적인 출세 지향적 인물이었다고 덧붙인다.
도올은 공자가 소정를 죽인 것은 행실이 불량해 법가의 엄형주의에 의해 처형한 단순 법률사건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당시 대인파와 소인파로 나뉘어 있어 대부로 승진돼 군자가 된 공자가 소인파의 우두머리를 처형한 정치적 사건이었다고 비판한다.

이어 3권 ‘일곱번째…’에서는 노자(老子)를 놓고 도올과 논쟁을 다시 벌인다.

도올이 노장사상을 형이상학으로 해석하며 유고와 결합시켜 단순 인생론으로 풀어가고 있는 반면 저자는 기존의 노예적 도덕을 부정하는 저항적 담론으로 보고 있다. 즉 도올이 노장이 당시 처해 있던 정치적 위치와 시대적 한계를 해석에 담아내지 못해 오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도올에 대한 극단적인 논란이 그의 강의 방식에 따른 인상 비평의 틀을 벗어나기 힘들었던 반면 이번 시리즈를 통해 도올의 저서와 강의에서 나타나는 오류를 찾아 분석하고 있는 특징을 찾을 수 있다.
원뜻을 살리기 위해 원문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읽기가 쉽지는 않아 보이지만, 원전을 읽는다는 또다를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장우석 기자 wsjang99@kjtimes.co.kr webmaster@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