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07

[나의 이야기] "하늘의 뜻" - 우연인가, 하늘의 뜻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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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하늘의 뜻" - 우연인가, 하늘의 뜻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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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와 나의 결혼은 중매 결혼도 아니고, 연애 결혼도 아니다. 살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인지, 우연인지, 쉽게 설명을 해 주는 그런 적당한 카테고리가 없다. 어머니 일선님은 아들 용수가 1992년에 태어나자, 너희들은 용수를 낳으려고 만난 것이라고 하신다. 나는 본래 결혼할 생각이 없었다. 그 뿐 아니라 자식을 가질 생각도 없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났고, 어머니는 우리는 그 아이가 세상에 나오기 위하여 우리가 만난 것이라고 하신다.

- 내가 아내를 만난 것은 우연이라면 우연인데, 나의 (여성)친구를 통해서 였다. 내가 토론토에서 물리학 박사과정에 있을 때 였다. 어떤 여자를 알게 되었는데,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이를 먹고 카나다에 와서 대학을 다시 다니는데, 화학을 전공하는데 힘이 든다는 것이다. 내가 카나다에서 물리학으로 학부를 했고, 물리학으로 대학원을 하고 있으니, 카나다의 대학에서 처음으로 과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힘들어 하니, 좀 도와주라는 것이다. 단지 그것 만이 이유가 아니었다. 이 여자는 카나다에 이미 이민하여 와 있던 약혼자와 결혼하려고 카나다로 왔는데, 결혼 한지 6개월 만에 남자가 류키미아로 죽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여자는 혼자서 살려고 풀타임으로 일하며, 또 무언가 할 것을 찾아서 카나다에서 대학을 시작했는데, 너무 힘들어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카나다에서 과학 전공으로 대학에서 공부하는 것에 조언을 해 줄 수 있다면 부탁한다는 것 이었다. 내가 기꺼이 하겠다고 한 것이 아내와 만나게 된 것 이었다.

- 나는 이렇게 시작하여 정기적으로 정순님과 만나게 되었다. 처음에는 공부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만 이야기 하였으나, 점차로 더 일반적인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 당시에 내가 차를 가지고 있어서, 쇼핑하는데 차가 필요한 경우, 내가 도우게 되었다. 그러다가 일과 공부하는 것 만으로 된 정순님의 생활에서 정순님을 조금 끄집어 내려고, 내가 보려는 영화보러 같이 가자고 하기 시작하였다. 그런 식으로, 의도하지는 안았는데 데이트 비슷한 것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만나는 횟수도 많아지고 만나서 하는 것은 공부하고 전혀 관계없는 것 만이었다. 친구 사이 같은 이야기도 하지만 때로는 싸우기도 한다.내가 그녀의 생활에 너무 참견을 한다는 것이다.

- 그러다가 내가 정순님에게 우리 서로 외로우니 같이 살면 어떤가, 라고 제안을 하게 되었다. 아내는 전 남편의 어머니와 형제가 같은 도시에 살고 있는데 크리스천으로서 결혼을 하지 않고 동거하거나 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렇다면 결혼 하자고 한 것이 내가 결혼을 하게 된 이유였다. 결혼은 시청에 가서 했다. 아이를 가지게 된 것도 그런 식이었다. 나는 생각이 없었는데, 아내가 원하게 되었다. 그래서 정순님이 원한다면, 하지요, 한 것이 아이가 생긴 이유였다.

- 우연인가, 하늘의 뜻 인가? 어머니는 퍼즐과 같이 우리는 모르지만 하늘의 divine design 이 있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나의 손자가 생긴 것을 보시기 전에 돌아 가셨지만, 증손자를 보았다면 또, 하늘의 뜻이라고 하셨을 것이다. 그 divine design이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었을 것이다.

- 지난 수요일에는 결혼한 아들 친구 부부가 저녁 식사를 대접한다고 하여 아들 가족과 우리 부부를 초청하여 그 집에 가서 3 시간 정도를 보내고 왔다. 아들 친구는 어릴때 호주 부모에 의해 입양되어 백인 처럼 자랐는데, 고등학교 8학년 때 우리 아들과 같은 학교를 다니게 되어 지금까지 친구이다. 아마도 한국 성이 "이"씨 였나본데 호주에서는 퍼스트 네임이 "리"가 되어 버렸다. 리는 상당히 엄한 부모밑에서 자랐는데, 고등학교 11학년 때 집을 나와 버렸다. 처음에는 친구들 집의 이집 저집에서 한두달씩 살다가 나중에는 어딘가 혼자 전기도 없는 빈집에서 살았다고 한다. 우리 집에서도 한달 정도 살았는데, 나는 고등학교를 꼭 마처야 한다고 말해주었다. 그러나 리는 학교를 그만 두고 일을 시작하였다. 그러다고 정부에서 혼자사는 젊은이가 받는 수당을 받기 시작하여, 고등학교를 다시 다니기 시작하였다. 리는 이 때 부터 거의 풀타임으로 일을 하면서 대학을 다니기 시작하여 결국 biotechnology의 전공으로 졸업을 하였다. 리는 식당에서 쭉 일을 하여 와서 처음에는 간단한 일만 하다가 나중에는 쉐프가 되었다. 그래서 사실은 대학 학위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호주에서라면 쉐프로 일하는 것이 수입도 괜찮고 일도 더 재미있을 수도 있다. 장래성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나중에 자기 식당을 가지게 되면 중류이상의 생활을 하게 되는 것이다.

- 나는 대학에서 아시아학과에서 일본사회에 대해가르 치고 있어서 한국인계 입양아들을 계속 만나왔다. 내가 가르치고 있던 애들레이드 대학에서는 한국어나 한국분야가 없어서 한국인계 입양아들도 아시아학과에서는 일본이나 중국관계의 과목을 택하여 공부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우리 대학에는 한국에 대한 과목은 없었지만 한국정부에서 한국대학 관계의 광고를 보내기는 했다. 그래서 그 광고들이 아시아학과 벽에 붙어있 곤 했다. 리가 대학을 졸업을 하였을 때, 우연히 한국 정부에서 입양아 들을 위한 한국문화 소개 프로그람을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마도 2 주 정도의 프로그람이었던 같은데, 한국쪽에서의 비용은 전부 무료이니 지원자가 여비만을 대어 신청하라는 것 이었다. 이 광고를 보았을 때 나는 아들 친구 리를 생각하였다. 리는 부모를 찾아 보려고 하는 다른 입양아들에 비해 한국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으나, 이런 프로그람으로 한국과의 관계을 맺으면 뭔가가 인연이 또 생기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나의 생각이었다. 그래서 우리가 여비를 델테니, 한번 가보라고 제안을 했다. 리는 마침 대학을 졸업하였고, 다음 진로를 생각하는 단계였고, 자기에게 돈이 들지 않는 것이어서, 뭐 한번 해 보지, 하는 식으로 하게되었다.

- 그런데 한국에 가서 보낸 2 주일은 리에게 상당히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그것은 한국과의 연결이라기 보다, 우선 여러 나라에서 온 다른 입양아들과의 연결이 생긴 것이었다. 모두 자기와 비슷한 배경의 젊은이들과 만나 아주 강한 넷워크를 형성하게 되었던 모양이었다. 그리고 물론 한국에 대한 관심도 늘었다. 그래서 이 프로그람을 하고 호주로 돌아 온 후에 얼마 되지 않아, 원어인 영어강사로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리고 몇년 후에는 영어를 가르치는 학원에서 만난 매네저로 일하는 여성과 결혼을 하게 된다.

- 우리 아들도 리보다 2년 후에 한국에서 원어인 영어교사를 하게 되었는데, 리가 일하던 학원으로 가게 되었다. 아들은 엔지니어링을 2년하다가 자기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하여, 경영학과로 다시 시작하여 대학을 졸업하고, 카나다 시민 권이 있는 덕분에 카나다에서 일을 찾아 본다고 카나다로 갔었다. 2년 정도 일을 찾으며, 이것 저것을 하다가 은 직장을 찾지 못해, 호주로 돌아오기로 하였다. 그럴 때 내가 나이가 더 먹으면 하지 못할 테니까, 젊을 때 영어가르치며 한국서 한 번 살아 보라고 제안을 하였다. 그래서 호주로 돌아오지 않고 한국으로 가게 된 것이었다. 친구 리가 영어학원에서 가르치고 있던 것이 도움이 되었다. 리는 나중에 다른 곳으로 옮겼지만 리가 가르치던 학원으로 가게 되었다. 그곳에서 아이들을 일년 반 정도 가르치다가 질려서 성인반을 가르 치는 다른 학원으로 옮겼다. 거기서 대학 졸업반의 현재의 며누리를 만나게 되었다.

- 리는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일을 하다가 리크루트먼트 일로 옮겨하다가, 한국 여성과 결혼을 하고, 나중에는 서울 대학에서 바이오테크놀로지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하게 되었다. 박사학위가 끝나고 한국대기업에서 일을 하다가, 그 동안 태어난 아이 둘 중의 위의 아이가 만 5살이 되자, 가족을 대리고 몇 개월 전에 호주에서 정착하기로 하고 와 버린 것이다. 우리 부부는 그들에게 일종의 아저씨, 아주머니 인 것이다. 리의 한국과의 관계는 완전히 우연은 아니다.

- 어릴 때 일본에 살은 경험이 있어 한국보다 일본을 좋아하는 우리 아들이 한국여자와 결혼을 하게 된 것도 완전히 우연은 아니다. 그러고 보면 손자의 존재도 완전히 우연도 아니다. 리의 아이들의 존재도 우리 부부와의 관계에서 완전히 우연이 아니다. 우리가 리에게 한국에 가는 것을 제안하지 않았다면 리는 한국에 가질 않았을 테고, 한국 사람과 결혼을 하기 보다 호주의 베트남계의 여성과 결혼을 했을 확율이 높고, 우리 아들이 한국에 가게 된 것도 리가 한국학원에 있어서 였고, 한국인과 결혼 한 것, 그리고 아들이 생긴 것, 전부 우연이 아니라 어떤 복잡한 관계에서 생긴 것으로 보인다.

- 그 복잡한 관계를 간단히 "하늘의 뜻", "divine design"으로 부른다고 해서 무리는 없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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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 리의 5살난 딸인데, 자기가 퍼즐그림을 맞추고 있는데 내가 지켜보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Image may contain: people sitting, table and indoor
이소, 정혜경 and 37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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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연+인연=신의 섭리' 이런 공식은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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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많은 장소, 나라, 관계와 관계속에서 끊을 수 없는 인연으로 맺어진 사람들... 인생은 참으로 신비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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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선생님 가족은 파란만장하게 사는 유전자를 가지고 계신가 봐요. 박선생님 할아버지 어머니 형제 분들 그리고 아드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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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담히 쓰신 글, .잘 읽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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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모님을 어찌 만나셨나 궁금했는데 ㅋㅋ 그리고 아들도 그 정도면 훌륭하고요^^
    이런것을 기독교는 섭리라하고
    불교에선 인연이라하는 것 같습니다.
    섭리는 우리의 뜻과 상관 없이 하늘의 뜻으로 일어나는 것이고
    인연은 직접적인 원인과 간접적인 원인들이 모여 일어나는 결과로 이것을 연기라고하는 것 같고요.
    기독교에선 우리의 뜻보단 하늘의 뜻에 의해 삶이 이뤄진다는 것이고
    불교는 우리의 뜻과 하늘의 뜻이 합하여 삶이 이뤄진다고 하는 듯합니다. 저는 후자에 가까운 듯 한데 세진님(이렇게 불려지기를 원하신듯하여)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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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가 말하는 "하늘의 뜻"은 어머니가 쓰던 말인데, 기독교적인 의미가 아니고 "에미서리"라는 영성 그룹의 "divine design" 성스러운 설계?라는 의미랍니다. 세진님이 좋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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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든걸 '디바인 디자인'이라고하면 운명론자가 되기 쉽지않나 생각되기도하고 세상에 슬픈일이 너무 많기도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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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 운명론적인 것은 아니에요. 특히 수동적으로 아는 운명을 받아드리는 것이 아니라, 모험가 처럼 능동적으로 "운명"을 풀어간다고도 볼 수 있지요. 어머니는 운명이아니라 퍼즐이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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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의 수선재 선생님께서는 저희들이 가족에 대해서 어떤 불평을 하면 '다 사인하고 왔으면서 불평을 해!"라고 애매모호한 말씀을 하시다가 설명 대신에 '월컴투지구별'이란 책을 소개해주셨어요. 거기에는 태어나기 전에 서로의 필요에 의해 만나도록 한다는 내용이 나오지요. 그 후론 가족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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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떤 책인가 궁금하군요. 찾아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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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제는 "Your Soul's Plan"이고 Robert Schwartz입니다. 저의 선생님께서 하시고자 하시는 말씀을 전부 담은 것은 아니지만 대충은 일치하는 바가 있어서 소개하셨던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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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의 취향과는 다른데, 호기심에서 책을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전자책이 있는데, 오디오 북도 있어서 오디오로 사기로 했습니다. 서평이 거의 400개가 달려 있군요. https://www.amazon.com/.../ref=cm_cr_arp_d_product_top...
      Your Soul's Plan: Discovering the Real Meaning of the Life You Planned Before You Were B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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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 y
    • Sue Roh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설명을 구구하게 하기 싫어하시기 때문에 그 책을 소개 하시는 것으로 대신하신 면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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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 y
    • Pdf version 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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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 y
    • 링크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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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 올려 놓았습니다 님의 페북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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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1장 만이에요. 그래도 있으면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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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글 써 놓고 너무 제 주장 같아 후딱 지웠는데 그 새 글 남겨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님의 추천 책 링크 세진님 타임라인에 올려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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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 y
    • 인간의 자유의지는 인간을 진화시키기도 하고 타락시키기도 하는 거 같습니다. 수선재에서는 이 자유의지를 중요하게 여기지요. 자유의지로 열심히 진화하고자 노력하길 바라지만 그 자유의지로 제 자리를 지키면 운명대로 사는 것이고, 그 자유의지로 자기 인생을 어찌 어찌 하면 타락할 수도 있는 것이죠. 이 자유의지는 조물주도 어찌하지 못한다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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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의지 투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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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의 중력을 벗어나지 못하면 지구에서 계속 태어나면서 벗어날 수 있도록 진화해야겠지요. 그런면에서 윤회는 당연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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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 y
  • C. S. Lewis 가 생각납니다. "Shadow Land" 라는 영화 아직 안 보셨다면 두 분 함께 보시면 어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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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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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선재 명상의 목적은 진화입니다. 주어진대로 살면 운명에 묶여 사는 것이고 거기에 벗어나려고 노력하며 영적인 진화를 추구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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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希修

    제가 이해하는 불교 업이론은 이렇습니다.

  • '업'이라는 것은 결국 '과거의 선택 + 현재의 선택'입니다. 과거 선택의 영향/결과만 강조하기에 필연/운명과 비슷하게 들리지만 실은 과거의 선택도 '선택'이었기에, 사실 불교의 업이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유의지'입니다. 일단 지은 과거 업의 영향이 현재의 내게 오더라도 그것을 재료로 어떤 요리를 만드는가는 여전히 현재의 선택인 것이죠. ^^


    한 사람이 과거/전생에서 지은 업=원인은 못 보지만 그 업들의 축적된 결과로 인한 증상은 보는 것이 바로 점성술입니다. 축적된 과거 업들의 결과로 형성된 '셋팅'을 파악하는 점성술은, '해당 자동차 (삶)는 동북쪽으로 시속 300킬로로 달리는 모멘텀을 현재 갖고 있구나'라는 진단과도 비슷합니다. 별다른 작동을 안 하면 그 모멘텀대로 계속 달릴 테고, 남서쪽으로 방향을 바꾸려면 적잖은 노력과 시간이 들겠죠.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든 문제에 있어 자신에게 가장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선택을 한다는 건 바로 그 '모멘텀' (제 생각으론 이 '모멘텀'의 다른 이름이 바로 '운명', '팔자' 혹은 'divine design'인 것 같습니다)을 따라간다는 얘기이고, 이것이 점성술이 chance 확률 이상의 '적중률'을 갖는다고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하지만 awareness를 갖고 새로운 선택을 하다 보면 그 모멘텀을 얼마든지 바꿀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좀더 건강하고 좀더 바람직한 모멘텀을 갖기 위해, 이 순간 느껴지는 모멘텀이 건강한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지 아닌지 파악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 바로 수행이구요. 사실 업이론은 '운명 결정론'보다 '운명 개척론'에 더 가깝습니다. 제가 이해하기로는 이렇습니다. 그렇기에 역학자들도 "사주, 관상, 수상, 족상보다 결국 心相"이라는 얘기를 하는 것이죠. 여기서 '心'은 사고방식이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