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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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피즘 : 이슬람 신비주의자들
Realize 2021. 2. 22.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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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1/23, 11:00 PM 달빛정화 :: 수피즘 : 이슬람 신비주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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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피즘
이슬람 신비주의자들
A. J. 아베리
이서하 옮김
제1장 서론
신비주의자들이 무슨 종교를 신봉하든 간에, 신비주의란 본질적으로 하나이며 동일한 것이라는 견해는 진부한 것이 되어 버
렸다. 즉 신비주의는 신과 인격적으로 만나고자 하는 인간 영혼의 보편적 갈망으로, 지속적이고 보편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하나의 신비주의가 여타의 신비주의에게서 어떠한 영향을 받았는지를 밝히려는 많은 노력과 지적 작업이 있었다. 이렇듯 파
악하기 어려운 문제에서는 흔히 그렇듯이, 그 증거를 찾기가 어렵거나 불가능하기조차 하지만, 어떤 종교적 운동이든지 기존
의 다른 신앙이나 종교 집단과 무관하게 생겨나거나 발전할 수 없고, 그 기존의 신앙이나 단체는 새로운 사상이나 열정을 창
조하는데 반드시 그 족적을 남긴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인정된 사실이다.
수피즘, 즉 이슬람 신비주의를 가장 간단하게 설명하기 위해서는, 위의 두 가지 전제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그
러므로, 수피들이 많든 적든 그들의 언행을 기독교, 유대교, 영지주의, 신플라톤주의, 연금술, 조로아스터교, 불교 등에 힘입
고 있다는, 1세기 이상 계속된 주장을 반복하거나 재론하는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다. 이슬람과 수피즘이 발생하고 꽃
피어 난 지역은 여러 다른 신앙들이 각기 고유한 신비주의를 지닌 채 발생하고 번영하고 몰락했음을 말해주는 곳임을 지적하
면서, 우리는 이 사실이 스스로 말하도록 두어두고자 한다. 그리고 수피즘이 마치 독립된 현상인 듯이 설명하는 데 우리의 관
심을 한정시킬 것이다. 그래서 명백히 수피즘의 성장을 결정지어 온 위와 같은 다른 요소들이 없었던 것처럼, 단지 이슬람이
라는 측면에서 내부로부터 이 운동을 조망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수피즘이 하나의 별개의 신비주의로서 인식될 수 있
도록 묘사하려는 것이다. 단일한 믿음과 의식(儀式)에서 발전한 이 별개의 신비주의를 묘사하고 나서야 다른 신앙의 신비주
의와 비교, 대조할 수 있을 것이고, 그래야 정말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신비주의는 보편적이
고 항구적인 현상임에 틀림없지만, 그것은 신비주의자들이 속해 있는 여러 종교체계에 따라, 분명히 나름대로 특징을 지니고
다양하게 형성되어 있음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다양한 신비주의 가운데 수피즘은 비타협적 일신교 신비주의 운동으로 규
정할 수 있다.
이슬람의 가르침에서 핵심이 되는 것은 하나님은 한 분이시라는 교리이다. 그 분과 전능하심을 나누어 갖거나, 그 분과 전능
하심을 겨룰 만한 상대자나 맞수는 없다. 그 분은 자신의 명령을 바꾸거나 자신의 심판을 중재할 어느 누구의 권리도 인정치
않으신다. 이슬람은 화육한 신이나 구세주를 인정하지 않는다. 모든 문제는 전능하신 주님(rabb) 알라와 그의 피조물이자 종
('abd)인 모든 인간 사이의 직접적인 것이다. 소수의 사람들이 하나님의 예언자로 불리움 받았으나, 아담에서 무함마드 (마호
멧, 이 책에서는 아랍어 발음을 따라 모두 무함마드로 적는다 - 역주)까지 그 예언자들의 의무는 단지 하나님께로 인간을 부
르는 것이다. 그들은 하나님의 메시지를 인간에게 전하는 단순한 매개체들이며, 이러한 사실은 어느 시대나 어느 민족에게나
변하지 않는다. 예언자들은 하나님이 특별한 은총이나 은혜를 주시지 않는 한,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인간들이다. 예언자가
아무리 대단한 존경을 받고 타의 모범이 된다 하더라도, 그가 예배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은 물론이다. 그것은 다신교(Shirk)이
자 신성모독(Kufr)이 되기 때문이다. 그는 하나님의 사자가 되도록 하나님께 부름받고 선택된 사람일 뿐이다.
이슬람교도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은, 그 때마다 인간 무함마드에게 전해진 계시의 책, 코란에 완전히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은
이미 보존된 하나님의 말씀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확증해 준다. 비록 그것이 유대인들과 기독교인들의 성경 속에서,
타락하고 왜곡된 전통을 지니고 있다 하더라도. 따라서 코란은 이슬람 신비주의자들이 안내와 확증을 위해 기대는 최고의 권
위이다.
무함마드에게 코란이 계시된 방식은 당연히 수피들의 큰 관심거리였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말씀하셨다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증거가 없지 않은가? 수피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자 하는 불같은 열망이 있었기 때문에, 이슬람의 창설자가 어떻게
창조주와 끊임없이 교통하며 끝까지 예언자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특권을 부여받게 되었는지 관심사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러므
로 수피들은 무함마드의 생애를 연구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이는 무함마드의 행동규범(sunna)을 이해하고 전통(hadīth)에
수피즘 -이슬람 신비주의자들 : 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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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하려는 것이었다. 이것들은 처음에는 구전으로, 나중에는 문서로, 여러 세대를 거쳐 전해 내려 온 것이었으며, 수피들이
깨달음을 위해 의지할 수 있는 것으로, 코란에 이어 두 번째 기둥이었다.
이슬람이 시작된 이래, 예언자[무함마드]는 자신의 모범을 따라 하나님과 인간 앞에 의롭고 겸손하게 살고자 하는 신심깊은
추종자들에게 부족함이 없는 인물이었다. 그 추종자들의 행위가 의롭고 완전히 경건했으므로 창조주는 매우 흡족하였으며,
그 분은 자신의 무한하신 선함으로 그들을 “친구들”(auliyāʼ, 단수는 walī)로 택하셨다. 이 “친구들”이란 용어는 후에 기독교의
“성인”이란 말과 거의 동의어가 되었다. 그런 친밀함과 특권을 향유하기를 간절히 갈망하는 수피들은, 이 성인들의 모범을 세
번째 기둥으로 삼았다.
끝으로, 하나님의 뜻에 진실하게 복종하며, 하나님의 말씀과 예언자의 삶, 그리고 성인들의 모범에 인도함을 받아 소박하고도
명상적인 삶을 산 수피들은, 그 자신이 하나님이 허락하신 은혜의 표시를 받은 자들이 되었다. 여러 상태(ahwāl, 단수는 hāl)
와 단계(maqāmāt, 단수 maqām)를 거치는 영적 순례를 통해, 수피들은 하나님과 맺는 특별한 관계(karamat, “은총“)에 대한
증거를 접하게 된다. 이 개인적 체험이 의로움의 성전(聖殿)을 이루는 네 번째 기둥이 된다.
그러한 인도와 은총 속에서, 이슬람 신비주의자들은 이 유한한 생애에서도 자아를 벗어나서(fana̅̓) 하나님 안에 산다는 의식
(baqa̅̓)으로 들어가 영생을 엿볼 수 있기를 바랄 수 있는 것이다. 수피들은 죽음과 심판 이후에 전능하신 하나님 가까이에서
축복 가운데, 천사들과 에언자들과 성인들과 구원받은 자들과 함께 영원히 거하기를 바라는 것이다.1)
제2장 하나님의 말씀
아랍 역사가들에 의하면, 꾸라이쉬(Quraish) 의 귀족가문에 속한 아브드 알라('AbdAllah)와 아니마(Anima)의 아들인 무함마
드(Muhammad)는 서기 571년에 메카(Mecca)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당당한 가문의 사람들로, 귀족이었으나 영락한 사
람들이었다. 아버지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아이가 6살쯤 되었을 때 세상을 떠났다. 무함마드는 처음
에는 할아버지인 아브드 알 무탈리브(̒Abd al-Muttalib)에게 양육되었으나, 그가 돌아가시자 삼촌인 아부 탈리브(Abu Talib)
에게 양육되었는데 그는 상인이었다. 어린 시절, 무함마드는 가족의 양떼를 돌보며 메카 근처의 언덕들을 돌아다녔다. 이렇듯
그는 일찍부터 고아의 외로움과 메마른 아라비아 들판의 쓸쓸함에 익숙해졌다. 25살에 그는 나이가 15살이나 많은 부유한 과
부 카디자(Khadija)와 결혼했으며, 평생 다른 배우자를 얻지 않았다. 그는 처음으로 생활의 안정을 얻었으며, 신중하고도 정
직하게 아내의 사업을 함께 했다.
일하면서 틈틈이 그는 가난한 소년 시절 그렇게도 잘 알고 있던 언덕으로 가 있곤 했다. 전하는 바로는, 그는 거기서 아라비아
사막을 피로 물들이는 잔인한 부족전투와 시끌벅적한 도시에 만연해 있는 우상숭배와 방종에 대해 깊은 생각에 잠기곤 했다.
40세가 다 되었을 때, 그는 이상한 만남을 겪게 되었는데, 이것은 그가 예언자로서 일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 히라(Hira)
의 동굴에서 생각에 잠겨 있을 때, 그는 자신에게 명령하는 어떤 목소리를 들었다. “네 주의 이름을 외우라” (코란 96:1, 여기
에 나오는 코란의 장과 절은 한글판과 다른 경우가 많다 - 역주 ). 그리고 그가 사람들에게 예언을 하도록 부름 받았다는 사실
을 믿도록 하는 간단한 메시지가 있었다. 그는 다소간 유대교 전통에 익숙해 있었기 때문이다(유대교에서는 비천한 사람들이
하나님의 예언자로 부름받은 경우가 많다 - 역주). 그 후 얼마 동안은 아무런 계시가 없다가 (이 때문에 그는 회의와 불안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그는 이윽고 더욱 분명한 메시지를 받았다. 극도의 흥분상태에서 급히 집에 돌아온 그는 카디자에게 망
토를 덮어 달라고 했다. 진정되어 안정상태가 되자, 그는 전과 같이 급박한 목소리를 들었다. “오, 그대 망토에 싸인 자여, 일
어나 경고하라 !”(코란 74;1). 그 후 서기 632년 지상의 생을 마감하기까지, 그는 정기적으로- 가브리엘 천사의 목소리라고 인
정되는 - 그 목소리를 들었다. 그는 무슨 말을 듣든지 자기 친족들과 추종자들에게 그것을 전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 일
련의 계시는 한 권의 책으로 묶여 코란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코란이라 “암송”(recitation)을 뜻하는 말로 그가 처음 들은, 하
늘에서 내려온 말씀 (“네 주의 이름을 외우라(recite)"는 말 - 역주)과 같은 어근에서 나온 말이다.
코란은 다양한 요소들로 구성된 한 권의 경전이다. 그 영역은 묵시록적 교훈-천국과 지옥의 모습, 회개할 때를 놓치지 말라는
부름-에서 이전의 예언자들의 예언활동들에 대한 서사시적 묘사와 제의적, 율법적 계명에까지 이른다. 그것은 하나님이 예언
자들에게 하신 계시를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확증하는 것이다. 이전의 예언자들이란 메카의 성전(ka̒ba)을 지은 아브라함과
유대인의 율법을 준 모세,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이자 마리아의 아들인 예수를 말하는데, 예수는 기독교인들이 주장하듯이 하
나님이 그를 대신하여 세운 상징인 십자가에서 죽은 것이 아니다.
이슬람 경전은 신자들에게 부여되는 종교적 의무를 상세히 규정하고 있고, 하나님의 종이자 신앙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그들의
행위를 정해 놓고 있지만, 여기서 당장 코란의 이러한 내용을 요약하는 것은 우리의 관심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에게 관심이
있는 것은 수피들이 사랑한 이러한 구절들이 하나님의 본성과 특성 및 가브리엘이 무함마드에게 전한 하나님의 계시를 증거
하는지 검증하는 일이다. 이러한 신비한 본문들이야말로 수피들이 자신들도 하나님과 교통할 수 있다고 믿는 데 큰 용기를 주
고 정당성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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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코란에서 줄곧 전능하신 유일의 주님, “심판 날의 주”(코란 1:3), 인간의 이해를 넘어 계시므로 “인간은 그 분이 아시
는 어느 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전지자(全知者)” (2:256)로서 나타나 있지만, 하나님은 그의 종들에게 그 분의 활동을 숙고하고
그 분의 피조물을 묵상하라고 끊임없이 명하신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 분이 하나님이심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그들은 낙타
를 보지 못하느냐? 그것들이 어떻게 창조되었느냐?” (88:17) 하나님은 다시 물으신다. “그들은 하늘에서 하나님께 순종하는
새들을 보지 못했더냐? 하나님이 아니면 누가 그들을 주장(主掌)하겠느냐? 여기 믿는 자들을 위한 징표가 있다”(16:81). 꿀벌
은 “사려 깊은 자들에게 징표를” 충분히 보게 해 준다(16:71). 아름다운 한 구절에서 하나님은 말씀하신다. “하늘과 땅의 모든
피조물 속에, 밤과 낮의 바뀜 속에, 사람에게 필요한 물건을 싣고 바다를 항해하는 배들 속에, 죽은 땅에 생명을 주고, 온갖 가
축 떼 위에 쏟아지도록 하나님이 내리시는 비 속에, 하늘과 땅 사이를 오가는 구름 속에, 이 모든 것들 속에 지각있는 자들이
볼 수 있는 징표가 분명히 있다”(2:159). 이렇듯 가장 위대하고 큰 피조물에서 가장 작고 낮은 피조물에 이르기까지, “실로 하
나님은 각다귀까지라도 내시기를 부끄러워 않으신다”(2:24).
하나님은 무함마드에게 명하셨다. “나의 종들이 나에 대해 묻는다면, 보라! 나는 가까이에 있도다”(2:182). 진실로 그 분은 “사
람의 목의 핏줄보다 그 사람에게 더 가까이 계시도다”(50:15). 만일 사람이 하나님의 놀라우신 작품을 보고자 한다면, “땅을
여행하여 그 분이 어떻게 피조물들을 내셨는지를 보도록 하라”(29:19). 이 구절은 이슬람 방랑수도사들이 자신들의 생활방식
을 변호하는데 인용했던 것이다. “너희가 어디로 향하든지, 거기에는 하나님의 얼굴이 있다”(20:109). 어떤 구절보다도 가장
사랑받은 이 구절은 많은 훌륭한 담화와 시에 영감을 주었다. 아마도 모든 구절 가운데 가장 유명한 구절은 이른 바 “빛의 구
절”과 그 뒤의 몇 구절들일 것인데, 이 구절들은 계속 명상과 주석의 주제가 되었다.
“하나님은 하늘과 땅의 빛이시라. 그 분의 빛은 반짝이는 별과 같은 유리 속에 든 등잔인 놓인 벽감(壁龕)과 같도다. 그 불은
축복의 나무에서 옮겨 붙었고, 그 기름은 동방에서 온 것도 서방에서 온 것도 아니나, 불이 닿지 않아도 잘 빛나도다. 그것은
빛 중의 빛이라. 하나님은 원하시는 자를 자기 빛으로 인도하시며, 그에게 비유를 베푸시니, 그 분은 모든 것을 아심이라. 하
나님이 세우도록 허락하시고, 자기 이름을 기억하게 하신 성전에서, 아침 저녁에 그 분을 찬양케 할찌어다. 그들이 하나님을
기억하고 기도시간을 준수하고, 심장이 뛰고 눈동자가 구르는 날(심판의 날 - 역주)을 두려워하여 정해진 자선을 행했으므로,
그들은 상품이나 거래에서 속지 않으리니, 그들이 행한 훌륭한 일로 인해 하나님이 그들에게 보상하시고, 그 분의 풍성하심으
로 그들을 더욱 풍요케 하시기 때문이라. 하나님은 자기가 기뻐하시는 자들에게 한량없이 베푸시는 분이시라. 그러나 믿음이
없는 자들의 일은 들판의 아지랑이 같으리니, 목마른 자들이 마실 물로 여겨 달려가나 아무것도 찾지 못하고 하나님만 계심을
알리라.하나님은 그들에게 그 몫을 주시리니 하나님은 계산에 빠르시니라. 또한 믿음이 없는 자들의 일은 깊은 바다 속의 어
둠과 같으니, 큰 물결이 첩첩이 덮은 위에 어둠이 구름처럼 겹겹이 있으리라. 사람이 손을 내밀어도 도무지 볼 수 없도다! 하
나님이 빛을 주시지 않으시리니 그는 결코 빛을 얻지 못하리라. 너는 하늘과 땅의 만물이 어떻게 하나님을 찬양하는지 보지
못했느냐? - 새들조차도 그 날개를 펼 때 하나님을 찬양함을 보지 못했느냐? 모든 피조물은 기도와 찬양을 알며, 하나님은 그
들이 행하는 것을 아시는도다. 하늘과 땅의 왕국은 하나님께 속했으니, 모든 것은 마지막에 하나님께 돌아가리라”(24:35-42).
하나님은 오래 전부터 여러 예언자들에게 말씀하셨으며, 각 예언자는 자신이 특별히 받은 은총에 따라 예언했다. “모세와 아
론에게는 각성과 빛과 하나님을 두려워하라는 경고를”(21:49), “아브라함에게는 갈 길을 일렀으니, 이는 그가 자격 있음을 우
리가 앎이라"(21:52). “또 솔로몬에게는 통찰력을 주었고, 둘(다윗과 솔로몬)에게는 지혜와 통찰을 주었으며, 산들과 새들도
다윗이 우리를 찬양하는데 동참케 했으며, 솔로몬에게는 강풍조차 복종케 하였으니, 그가 명하매 바람이 우리가 축복한 땅으
로 불었느니라”(21:79, 81). 하나님은 불붙는 가시덤불의 기적을 통해 모세에게 말씀하셨다(20:8-14). “모세가 우리가 정한 시
간에 왔을 때, 주께서 그와 말씀하셨다. 모세가 말하기를, ‘주여 제가 볼 수 있도록 저에게 당신을 나타내소서’ 하니, 주께서
가라사대, ‘너는 나를 보지 못하리라. 그러나 저 산을 보라. 만일 그것이 그 자리에 견고히 있으면 너는 나를 볼 것이니라’ 하
시고, 하나님이 그 산에 자신을 나타내시매 그 산이 먼지로 화한지라. 모세가 혼절하니라” (7:139).
무함마드 또한 때가 되어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놀라운 표지를 받게 되었을 때, “하나님은 그 분의 종을 밤에 (메카의) 거룩한
성전으로부터 우리가 그 경계(境界)를 축복한(예루살렘에서) 멀리 떨어진 성전으로 옮기셨으니, 거기서 우리는 그에게 우리
의 징표를 보여 주었도다”(17:1). 이 기적적인 여행에 대하여는 수많은 경건한 전설이 생겼으나, 이것은 후에 언급할 것이다.
지금은 코란의 다른 한 구절을 언급하는 것으로 족한데, 대개 그 구절은 방금 위에 인용한 것과 같은 간단한 암시가 있고, 무
함마드가 두 번 가브리엘의 환상을 체험한 것을 다룬 것이라고 한다. “그것은 단지 계시일 뿐이나, 엄청난 능력자가 지혜를 받
아 그에게 그것을 가르쳤다. 지평선의 가장 높은 곳에 그 분(가브리엘- 역주)이 가만히 서 있었다. 그리고는 점점 다가와 활
두 바탕이나 어쩌면 그 이상 가까운 거리에 멈추었다. 그리고 그는 그의 종(무함마드-역주)에게 계시의 내용을 보여 주었다.
무함마드의 가슴은 자신이 본 것을 놓치지 않았다. 너희들은 그가 본 것에 대해 그와 논쟁했는가? 그는 가브리엘을 한 번 더
보았다. 그것은 경계를 표시한 시드라나무 곁에 서 였는데, 그 옆에는 안식의 정원이 있었다. 시드라 나무가 무엇인가로 뒤덮
였을 때, 그의 눈은 허튼 곳을 보거나 헷갈리지 않았다. 그는 주님의 징표 중 가장 위대한 그 징표를 똑바로 보았기 때문이
다”(53:4-18). 어떤 주석가들은 이 신비한 구절이 하나님의 실제 모습을 묘사한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이 문제는 심각한 신학
적 문제들을 포함하고 있다. 더 주의깊은 견해는, 이 구절이 천사나 또는 한 장의 순금(純金)을 묘사한 것이라고 본다. 무함마
드가 이 경이로운 일을 보았을 때, 그가 육체 상태였는가? 아니면 영혼의 상태였는가는 심각한 논쟁거리로 남아 있다. 앞서의
놀라운 일이 사람들 가운데 특별한 권한을 부여받은 이들이라고 정의되는 예언자들 - 무함마드는 예언자들의 인장(印章)(the
Seal of the Prophets) 이요, 그 이후 아무도 같은 방식으로 하나님의 은총을 받으리라고 기대하지 못할 것이다 - 에게만 주어
지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코란에는 모든 사람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말씀이 있다. 인간은 아담의 후예인 덕으로 천사들보
다 높이 창조되었다. 모든 피조물은 인간을 위해 창조되었다. “너희를 위하여 지상의 모든 것과 하늘의 모든 것을 지으신 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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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분이시니, 그 분은 칠층천의 모든 것을 지으셨고, 그 분은 모든 것을 아시느니라. 주께서 천사들에게 ‘진실로 내가 나 대신
에(khalīfa) 땅 위에 한 사람을 둘까 하노라’ 하셨을 때, 그들이 말하기를 ‘당신께서는 우리가 당신을 찬양하고 당신의 거룩하
심을 찬미할 때, 땅 위에서 악을 행하고 피를 흘릴 자를 거기에 두려하십니까?’ 하였느니라. 하나님이 가라사대, ‘진실로, 나는
너희가 모르는 것을 아노라’ 하셨고, 아담에게 모든 것의 이름을 가르치신 후, 모든 것을 천사들 앞에 데려와 말씀하시되, ‘너
희가 지혜가 있으면 내게 이것들의 이름을 말하라’ 하시니, 그들이 가로되, ‘주여, 찬양 받으소서! 우리는 당신께서 우리에게
알게 하신 것 외에 아무 것도 알지 못하나이다. 주여, 당신은 지혜있는 분이시요, 모든 것을 아시는 분이시나이다’ 하였느니
라. 하나님이 가라사대, ‘오, 아담아 네가 저들에게 저것들의 이름을 알려 주어라’ 하시니, 아담이 천사들에게 그 이름들을 가
르쳐 주매, 주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너희에게 이르지 않았더냐? 나는 천지의 숨겨진 일을 알고, 너희가 드러낸 것과 너희
가 감춘 것을 모두 아느니라’ 하셨노라. 우리가 천사들에게, ‘아담에게 절하고 경배하라’ 하니, 그들이 모두 경배했으나 에블리
스(Eblis) 만은 아니더라. 그는 경배하기를 거부하고 자만에 가득 차 불신자 중의 하나가 되었느니라 ! ”(2:27-32).
인간은 지상에서 하나님의 대리 지배자가 되기 위해서만 창조된 것은 아니다. 인간이나 그 밖의 다른 피조물들이 지어지기 전
에도, 인간은 하나님을 유일하신 주로 예배하는 영원한 계약(mīthāq)을 맺은 것이다. “너의 주께서 아담의 자손들의 허리에서
후손들을 내시어 자신들에 대한 증인으로 세우셨을 때, 그 분은 ‘내가 너희의 주가 아니냐’ 하고 물으셨으며, 그들은 ‘그렇습니
다. 우리가 그것을 증언합니다’ 라고 말했느니라” (‘주’와 ‘자신들’이란 표현이 모순되지만, 구약성서와 코란에는 하나님을 복
수로 표현한 이런 구절이 많다. 이는 신학적 논쟁거리 중 하나이다 - 역주) (7:171). 우리는 이 구절이 나중에 어떻게 영원 이
전의 사건을 지칭하는 말로 해석되었으며, 정교한 신학에서 핵심적인 내용이 되었는지를 보게 될 것이다.
“경배하고 가까이 오라”(96:19). 이것은 최초의 계시에서 무함마드가 들은 목소리가 말한 마지막 말이다. 코란의 다른 곳에서
는, 인간의 모든 신성한 행위에 앞서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은총의 행위가 있다고 써 있다. “그 때 그 분은 그들이 돌아설 수
있도록 그들을 향해 돌아섰다”(9:119). 무함마드의 직접적인 제자들 중 회개한 세 명의 배교자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는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하나님은 그들로 인해 흡족해 하셨고, 그들은 하나님으로 인해 흡족해 했다”(5:119). 하나님은 천국에
있는 성자들을 이렇게 묘사하신다. “하나님은 그들을 사랑하시고, 그들은 하나님을 사랑한다”(5:59). 이 마지막 구절은 사랑
(mahabba)에 대한 수피의 가르침을 뒷받침하고, 사랑하는 자와, 사랑받는 자와, 사랑의 삼위일체라는 개념에 궁극적인 권위
를 부여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무관심한 채 멀리 있는 우주의 주권자라는 신 개념은, 강력한 사랑의 법에 의해 자기 피조물 중
가장 뛰어난 피조물인 인간을 자기에게 이끌기 위해 언제나 먼저 그들에게 다가가는 자비로운 알라라는 개념에 의해 완전히
뒤집혔다.
더욱이, 바드르(Badr) 전투의 승리에 대한 이야기 중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구절이 있다. “그들을 죽인 것은 너희가 아
니라 하나님이시다. 너희가 이겼을 때, 이긴 것은 너희가 아니라 너희 하나님이시다”(8:17). 끊임없는 명상을 통해 수피들은,
이 말씀이 하나님은 인간이 그의 도구가 될 만하다고 여기시면, 인간을 도구로 하여 활동하신다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생각했
다. 바드르에서 하나님이 메카인들 앞에 흩어 버린 자갈과 먼지의 기적이 믿음과 불신 사이의 투쟁이라는 문제에 결정적인 영
향을 준 것과 똑같이, 하나님은 참된 종교의 본질을 입증하기 위해 성자들을 통해 이적을 행하실 수 있으며, 언제나 그럴 준비
가 되어 있으시다는 것이다.
위의 인용구들은 수피들이 신비한 의미를 부여하여 읽은 코란구절들 중 일부이다. 그밖에도 많은 구절들이 있지만, 인용하기
에는 너무 많고, 보통의 방식으로는 이해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설득력이 별로 없다. 이러한 구절들은 수피들이 자신들의 가르
침에 대한 증거로서 인용하고 있어서 수피들의 책에서는 도처에서 발견할 수 있다. “하나님을 자주 기억하라”는 구절은 코란
에 끊임없이 나온다. 문맥상 그 의미는 명백하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수피들은 이 말을 특별한 방식으로 해석하여,
“기억”(dhik)이란 말은 곧 아주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되었다. “지상의 모든 것은 사라지나 그 분의 얼굴을 그렇지 않도
다”(55:26). 이 말은 글자 그대로의 의미 외에는 다른 의미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구절이 수피들에게는, 신과 합일
을 통해 인간의 특성이 사라진다(fanā')는 독특한 가르침을 펼칠 계기가 되었다. 신비가들은 이렇게 신과 합일을 통해 하나님
안에서 영적인 생명의 영속성(baqā')을 얻는다.
수피들이 경전의 아주 단순한 언어에서 비밀한 의미를 읽어 내는 데 어느 정도의 능력을 지녔는지를 이해하려면, 코란이란 책
이 큰 소리로든 속으로든 외우도록 되어 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신비가들은 아무런 방해 없이 경전을 명
상할 수 있는 상태에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만일 다른 경우라면 특별한 주의를 끌지 못하고 지나쳤을 많은 구절들이, 이미 충
분히 깨어 있는 그들의 주의를 사로잡았으며, 이미 내적인 진지함과 엄격함을 훈련함으로써 계발된 그들의 상상력을 촉진시
켰다. 천부적으로 예민한 이 사람들은 - 아랍인들과 페르시아인들이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로티누스의 뛰어난 제자들이었음은
입증된 사실이다 - 아무 어려움 없이 플로티누스가 모세오경을 철학화했던 방법을 코란에 적용할 수 있었다. 끝으로, 이슬람
경전의 문체 자체 - 음유 시적이며, 예민하고, 서사시적인 - 가 상식을 뛰어 넘는 그러한 해석에 이상적이라는 것이 입증되었
다. 또한 정통적인 해석가들이 사전적인 지식을 과시할 수 있는 풍부한 기회를 주었던 경전의 애매성이 신비주의적 열정이라
는 불에 기름을 끼얹었다. 코란을 밀교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수피들의 혹독한 수련에서 핵심적인 내용이 되었다.
제3장 예언자의 생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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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가 이슬람 창시자의 생애에 대해 알고 이는 것은, 코란에 나와 있는 약간의 암시를 제외하고는 초기의 여러 추종자
들 중 몇 사람을 통해 여러 세대를 거쳐 전해 내려 온 일화들과 “전승”(傳承, had̄ıth: 영어 tradition을 문맥에 따라 ‘전통’ 또는
‘전승’으로 번역했다. ‘전통’은 관습과 문화를 나타내고, ‘전승’은 전해진 가르침의 내용을 의미한다-역주)으로 제한되어 있다.
이 새로운 신앙(이슬람-역주)의 두 번째 세기에 들어서야 비로소, 심히 변형되고 흩어진 자료들을 수집해서 성문화하려는 진
지한 시도가 있었다. 이슬람 신학과 종교적 율법이 초기부터 열띤 토론과 심각한 논쟁의 주제였으므로, 코란의 불충분한 권위
를 보강할 수 있는 증거자료를 더욱 필요로 하게 되자, 전승은 더욱 중요하게 되었다. 이제 종교는 파벌로 사분오열되었고, 분
열된 각 파의 대표자들의 관심이란 자기들의 주장을 지지해 줄 예언자의 인가(認可)를 주워 모으는 것-상대편은 재빨리 이를
‘발명해 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었다.
3세기(기독교인들의 계산으로는 9세기)에 이르자, 방대한 전승모음집, 그 중에서도 특히 알 부카리(al-Bukhārī: 256/870 사망
; 이슬람력과 서구 기독교력은 약 6세기의 차이가 있어 둘 다 표기한 것임-역주)와 무슬림(Muslim; 261/875년 사망)의 전승집
이 편찬되었다. 공인된 신학자들과 율법학자들은 이 전승집들 속에 모든 전승이 망라되어 있다고 여겼다. 이 전승들의 진실성
은 학문적 연구라는 시험과정을 통해 역사 속에서 입증되었는데, 그 연구는 정통성을 추구하는 확고한 열정으로 행해진 것이
었다. 이때에는 수피운동도 확고히 자리를 잡았으며, 신비가들도 정경(正經)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자신들의 관점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여러 전승들을 수집하고 있었다. 물론 이 말이 수피들이 공인된 전승집에 별로 의존하지 않았다는 말은 아니다. 그
러나 대다수 사람들은 언제나 괴상한 일에만 관심을 갖는 법이어서, 후에 수피즘이 자신들의 가르침과 수행의 건전성을 의심
하는 적대자들과 만나게 되었을 때, 수피들은 전통에 약하다는 비난을 받곤 했다.
수피들이 무함마드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는 가르침과 일화들을 검토해 보면, 부카리와 무슬림은 많은 양의 중요한 이야기
들을 받아들이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그러나 이것이 그렇게 당황스러운 일은 아니다. 부카리는 “페르시아, 알 이라크(alʻIraq), 시리아, 알히자즈(al-Hijaz), 이집트 등지를 16년간 여행하고 노동하면서 1천명의 족장들에게서 수집한 60만개의 전승
중에서 7275개만을 선택했다.”1)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이슬람 학문에서는 수피들에게 근본적
으로 중요한 이 자료들을 의심스러워 한다는 점도 기억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앞 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우리는 인용
문이 정말 무함마드의 말이냐의 여부는 차치하고, 수피작가들과 옹호자들이 자신들의 가르침을 여러 면에서 정당화해 주는
것으로 자주 입에 올리는 몇가지 특징적인 전승의 예를 들어 보겠다. 우리는 자료를 두 부분, 즉 수피즘의 금욕적 경향과 신학
적(theosophical:이는 ‘신지학적’[神智學的]이라고 번역해야 하지만, 내용상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신지학과 혼동할 우려
가 있으므로 ‘신학적’이라 번역했다. 뒤에도 이런 경우가 많다-역주) 경향으로 나누어 봄으로써, 정통파들에게는 “금욕적” 전
통이 “신학적” 전통보다 훨씬 덜 의심받고 있음을 보여 주려 한다.
“가난은 나의 자부심이다.” 무함마드의 이 말은 후에 수피교단의 표어가 되었는데, 이슬람의 창시자가 평생 가난하고 겸손하
게 살았으며, 수년 간의 포교 후 그에게 생긴 커다란 권력과 부의 증가도 그의 엄격한 습관을 바꾸지 못했다는 통설을 반영하
고 있다. 예언자는 이렇게 기도했다고 한다. “오 하나님, 제가 낮은 자로 살고 낮은 자로 죽어서, 낮은 자들 가운데서 부활하게
하소서.” 그는 또 말하기를, “부활의 날 하나님께서 ‘내가 사랑하는 자들을 내게로 데려 오라’ 하시면, 천사들이 ‘누가 당신이
사랑하시는 자들입니까?’ 하리니, 하나님께서 대답하시되, ‘가난하고 궁핍한 자들이니라’ 하시리라” 했다고 한다.2) 세속의 재
물을 축적하는 것은 하나님을 불쾌하시게 한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코란에 풍부한 근거가 있다. “이 세상의 삶은 유희이며 놀
이이며, 싸구려 장식품이며, 너희들끼리나 으시대는 일일 뿐이다”(코란 57:19). 무함마드에게는 최후의 심판이 가까운 현실이
었기 때문에, 그는 끊임없이 추종자들에게 하늘에 보화를 쌓기 위해 물질적 즐거움을 멀리 하라고 가르쳤다. “너희 중의 몇몇
에게 우리가 베풀어주고 있는 좋은 것들에 눈을 현혹당하지 말아라. 그것들은 현세의 싸구려 장식품이며 그들을 시험하기 위
한 것이다”(20 :131). 부는 하나님이 소수의 사람들에게 주시지만, 그들이 더 가치 있거나 더 은혜를 입어서가 아니라, 그들의
믿음을 시험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한 천사가 하나님의 메시지를 가지고 하늘에서 예언자에게 내려와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것들은 지상 보물창고의 열쇠들이다. 금이든 은이든 그것은 모두 너의 것이다. 너는 부활의 날까지 그 속에서 살아도
되며, 그로 인해 하늘에서 네게 쌓여 있는 보화가 줄어드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예언자는 이렇게 제공된 부를 거
절하면서 말했다. “나는 배고플 때도 있고 배부를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는 이 제안을 하나님께로부터 온 시험이며 시련이
라고 여겼다.3)
가난은 두 가지 덕을 낳는다. 가난은 절제를 키워 주고 불법적인 쾌락을 피하게 해 주며,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갖게 한다. 언
젠가 예언자가 뛰어난 동료인 하리타(H̅aritha)에게 물었다. “오 하리타여, 그대는 오늘 어떻게 지내는가?" 하리타가 대답했
다. “오 하나님의 사자시여, 진실한 믿음 가운데 지내고 있습니다.” 예언자가 물었다. “그러면 너의 믿음의 진리는 무엇이냐?”
하리타가 대답했다. “저는 영혼을 이 세상에서 떠나게 했습니다. 그래서 낮에는 갈망하고 밤에는 주의 깊게 살폈더니, 나의 주
님의 보좌가 오시는 것을 보는 것 같았고, 천국에 있는 사람들이 함께 기뻐하고, 지옥에 있는 사람들이 함께 신음하는 것을 보
는 것 같았습니다.” 예언자가 말했다. “하나님께서 마음을 밝혀 주신 신앙인이로다. 너는 깨달아 알았으니 굳게 지켜라.”4)
신자가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여 자신의 모든 일을 하나님 손에 맡기는 신앙이 없으면, 신앙은 무가치하다. 예언자는 이렇게
말했다. “너희가 해야 할 바대로 하나님을 신뢰하면, 하나님은 아침에 굶주린 채 나갔다가 저녁이면 배부르게 먹고 돌아오는
새를 기르시듯이 너희를 양육하시리라.”5) 죄인의 가슴 속에 당연히 있는 두려움을 하나님의 용서에 대한 충만한 희망으로 바
꾸는 것은 진실한 신뢰이다. 신앙은 신자를 역경 가운데서 붙들어 주며, 영화로울 때 겸손하게 하여, 평생토록 쉬지 않고 하나
님을 기쁘시게 만드니, 이것이 코란에서 하나님이 그 종을 기뻐하신다고 하는 상태이다(5:119). 예언자는 천국에 대한 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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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하나에서, 축복 받은 자들이 하나님의 참된 기쁨을 얼마나 간청하고 있는지를 말하고 있다. 그때 하나님은 이렇게 대
답하신다. “너희를 내 집에 거하게 하고, 나의 축복을 얻게 하는 것이 나의 참된 기쁨이다.”6)
신앙이 사람을 만족(rid̅a)으로 이끌어 하나님과 영적인 교감을 하게 하듯이, 신앙은 또한 하나님을 사랑하는 더욱 숭고한 정
서로 인도하는데, 이는 역시 하나님 편에서 그와같은 사랑을 먼저 베푸시기 때문에 생기는 상태이다(코란 5:59). 예언자는 이
렇게 말했다.“하나님의 말씀이시다. 나의 종이 내가 그에게 부과한 의무를 수행하는 것만큼 나에게 가깝게 오는 길은 달리 없
다. 나의 종은 공덕을 쌓는 일을 통해 계속 나에게 가까이 와서, 마침내 내가 그를 사랑하기까지 그렇게 한다. 내가 그를 사랑
할 때, 나는 그의 귀가되어 그는 나에 의해 듣고, 나는 그의 눈이 되어 그는 나를 통해 보며, 내가 그의 혀가 되어 그는 나를 통
해 말하며, 내가 그의 손이 되어 그는 나에 의해 잡느니라.”7) 이 유명한 전승은 후기 수피들의 글에서 신비주의 신학의 정교
한 구조를 이루는 기초가 된다. 진실로 사랑은 금욕가와 명상가를 합일의 삶으로 인도하는 문이다.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은 모든 피조 세계에서 인간이 독특함을 말해 준다. 예언자가 전한 하나님의 말씀에, “나의 땅과 나
의 하늘이 나를 포용하지 못하나, 내 신실한 종의 마음은 나를 포용하도다”8)라고 있다.또한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기록되어 있다. “나는 숨겨진 보물이니 알려지기를 원하는도다. 그러므로 나는 나를 알리기 위해 피조물을 지었느니라.”9) 수
피들은 이 유명한 구절이 하나님의 사랑의 대상인 인간을 말한 것으로 본다. 물론 이상적 인간 말인데, 이렇듯 인간은 하나님
의 속성을 비추어 볼 수 있는 거울인 것이다. 무함마드는 이렇게 선언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나를 본 자는 하나님을 보았느니
라”10) 모든 인간 안에는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무엇이 있으므로, 신비가는 끊임없이 자신을 검증하여 진실로 자기 자신을 알
아야만 한다. “누구든지 자신을 아는 자는 하나님을 아는 것이다.”11) 예언자는 제자 중 하나에게 말했다. “네 마음과 의논하
라. 그러면 너는 마음 속의 지식이 선포한 하나님의 비밀한 법을 듣게 되리니, 이것이 참된 신앙이요, 거룩함이니라.”12) 또
다른 때 그는 이렇게 말했다. “진정한 신자의 통찰력을 존중하라. 그는 하나님의 빛으로 보기 때문이다.”13) 하나님을 사랑하
고 앎으로써, 믿는 자는 초자연적 능력을 깨닫게 된다. 예언자는 이렇게 말했다. “너희가 하나님을 올바로 알면, 너희는 바다
위를 걷게 될 것이며, 너희가 부르면 산들이 옮기우리라.”14)
우리는 위에서 무함마드의 밤의 여행(isrā') 에 대해 언급했다. 수피들은 이것을 예언자의 초신비적 경험으로 규정하고 자신
들이 따라야 할 모범으로 여겼다. 그러므로 아랍어로 수피즘에 대한 가장 유명하고 권위 있는 글을 쓴 아불 까심 알 꾸샤이리
(Abu'l-Qāsim al-Qushairī; 465/1074년 사망)가 이 주제에 대한 별도의 글을 쓰고 이 상승(上昇, Ascent, mī'rāj)을 다룬 몇
가지 판본을 모아, 이 불가사의한 사건에 대한 유명한 수피들의 주석을 함께 실은 것은 의미 없는 일이 아니다. 이 전설은 전
승집에 아주 상세하게 다시 다루어져 있지만, 수피들의 아름다운 신비주의적 해석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어느 날 저녁 무함
마드는 “비몽사몽 간에” 부라끄(Buraq)라고 불리는 날개 달린 말에 들리워 칠층천과 하나님 면전으로 갔다고 한다. 그는 여행
의 마지막 부분만 제외하고는 모든 과정에서 가브리엘과 함께했다. 도중에 그는 예전의 예언자들을 만났는데, 그들은 한결같
이 그의 뛰어남과, 그의 집단이 다른 어떤 집단보다도 뛰어남을 인정해 주었다.마침내 그는 보좌에서 나오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특권을 얻었다. 그가 “오 하나님, 저는 당신을 어떻게 찬양할지 알지 못하나이다”하고 말하자, 하나님께서 대답하시기
를, “오, 무함마드, 만일 네가 말하지 않으면 내가 말하리라. 만일 네가 나를 찬양할 자격이 없다면, 나는 온 우주를 너의 대리
자로 삼아 그 모든 원소가 너의 이름으로 나를 찬양케 하리라.”15) 하셨다. 어떤 이들은 이날 밤에 무함마드가 실제로 하나님
을 보았다고 주장하기까지 했으나, 이러한 견해는 예언자가 사랑하신 아내 아이쉬아(̒Ā'isha)에게 거부당했으며, 하나님은 이
세상에서 결코 나타내 뵈이신 일이 없다는 정통설을 견지하는 다수의 수피들도 이를 거부했다.16)
예언자는 이 기적적인 경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너희 중 누구와도 같지 않다. 진실로 나는 나의 주와 함께 밤을 보내
고, 그 분은 내게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주신다.” 또 어떤 때에 그는 말했다. “나는 어떤 케루빔(cherubim: 천사, 구약성서에는
‘그룹’이라고 번역되어 있음-역주)이나 에언자와도 비교할 수 없는 상태에서 하나님과 함께 하고 있다.”17) 지극한 축복의 황
홀경 속에서 무함마드는 하나님께 기도 했다. “저를 고통스런 저 세상(여기서는 이 세상을 말함. 하늘나라에서 볼 때 저 세상
임-역주)으로 보내지 말아 주소서! 저를 본능과 열정의 흔들림 아래로 던지지 말아 주소서.” 그러나 하나님은 대답하셨다. “네
가 종교의 계율을 세우기 위해 세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나의 뜻이니라. 이는 내가 여기서 네게 준 것을 거기서 네게 주기 위함
이니라.” 세상에 돌아 왔을 때, 그는 높은 마음 상태에 대한 갈망을 느낄 때마다 이렇게 말하곤 했다. “오, 비발(Bibal : 제자의
이름-역주)이여, 기도로 위안을 얻자!” 이렇게 그는 기도할 때마다 상승을 통해 하나님께 다시 가까워짐을 경험했다.18)
제4장 금욕가들
내 이제 옛날 이야길 하마
신앙이 처음에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신앙이 어떻게 완전하게 되었는지
그래, 내 말해 주지, 그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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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이 어떻게 시들었는지
어떻게 빛바랜 외투처럼 되어 버렸는지
내 말에 귀 기울이면, 내 너에게
정말 얻을 수 없는
값진 지식을 주마
마음의 때와 녹을 깨끗이 벗겨
맑고 밝게 해 줄 풍부한 지식을.
내 지식은 참되고 명쾌하고 감동적이며
값비싼 진주와 루비처럼 소중해
하나님께 직접 배운 진리를
하나님 은총에 힘입어 가르쳐주마
내 이 때문에
참 괴기하고 잔인하고 끔찍한
한 시대를 살았지
이 시대에 우린 절박하고 또 절박하게
신앙고백이 필요하고
지적인 신앙논의가 필요해
이슬람은 가장 높이 찬양받을지니
애도하는 자들이 사랑하는 죽은 이를 찬양하듯이!
이 시는 140/757년에 와시트(Wasit:이라크)에서 태어나 215/830년에 다마스커스에서 죽은 안티오크의 아흐마드 이븐 아심 알
안타키(Ahmad b. ̒Āsim al-Antākī)가 쓴 것이다. 여기에는 압바시드 왕조 초기에 살았던 종교적 인물들의 느낌이 아주 잘 나
타나 있다. 1세기 이슬람의 광범위한 정복활동으로 거대한 부와 권력이 예언자 가문이 아닌 사람들 손에 들어가자, 그들은 방
대한 영토에 대한 지배권을 휘두르며, 궁전에서는 안일하고 사치스런 삶을 보내, 순진한 영혼들의 마음을 실족케 했다.
경건한 전설 속에 나오는 무함마드의 직접적인 동료들과 추종자들은 이 무절제와 무관한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들은 특권
적인 지위를 누렸지만, 예언자에게서 배운 단순하고도 위엄있고 진실한 태도를 견지했다.
아부 바크르(Abu Bakr)가 지배권을 계승하여, 비천한 그에게로 온 세상이 넘어 왔을때, 그는 그 때문에 거만해지거나 허식을
부리지 않았다. 그는 한 벌의 외투 밖에 없었는데 그것을 핀으로 꽂았으므로, ‘두 개의 핀을 지닌 사람’이라고 알려졌다. 우마
르 이븐 알 카탑(̒Umar b. al- Khattab)도 온 세상을 지배했으나, 빵과 올리브 기름만 먹고 살았다. 그의 옷은 온통 꿰맨 것이었
고, 그나마 몇 군데는 가죽으로 꿰맸다. 그러나 그에게는 황제의 보물창고가 열려 있었던 것이다. 우트만(̒Uthman)의 경유를
보면, 그는 의복과 외모에서 노예와 같았다. 그에 대해 이런 이야기가 있다. 그가 자기 정원에서 어깨에 장작더미를 메고 나오
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이유를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내 영혼이 이 일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지 어떤지를 알고 싶
었다.’ 알리(̒Ali)가 왕권을 계승했을 때, 그는 4 디르햄(dirham:은화-역주)에 허리띠 하나를 사고 5 디르햄에 셔츠를 하나 샀
다. 그런데 옷 소매가 너무 긴 것을 알고는 상인에게 가서 칼을 집어 손가락 끝에 맞춰 소매끝을 잘랐다. 그러나 바로 이 사람
이 세상을 둘로 나누었다.1)
3/9세기의 유명한 신비가인 알 카라즈(al-Kharrāz)에게는 “의로운 칼리프들”이 그렇게 보였다. 그들의 경건함에 대한 그의 기
록은 널리 인정받았다. 교활한 무아위야(Mu̒āwiya; 661-80년 사망)가 왕권을 계승한 이후에는 상황이 일변했다. 세속적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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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식이 영적 갈망을 대신하여 정치 권력의 기반이 되었다. 무아위야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야지드(Yazīd; 690-3년 사망)는 상
습적인 주정뱅이였다. 메카에서 다마스커스로 수도를 옮긴 것 자체가 경건성의 퇴조를 나타낸 것이었다. 시리아의 유약함이
아라비아의 금욕적 강건함을 대신했다. 얼마가 지나서 아랍어가 거의 제2의 언어인 옛 페르시아 제국의 폐허 위에 호화스런
새 수도 바그다드가 세워졌을 때는, 몰락의 길이 활짝 열려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종교적인 사람들은 명백히 몰락의 길에 서 있는 세속사회에서 더욱 더 물러나는 수 밖에 없었다. 예언자를
본 많은 사람들은 말년에 이 길을 택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것이 상류층의 타락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었다. 몇몇 사람들은 자신들이 올바름을 확신하여 주저하지 않고 탄핵하고 하나님의 진노가 임박했음을 선언했다. 그로 인해
경건한 집단들은 고대의 신심 깊은 사람들의 웅변적인 탄식소리를 다시 듣게 되었다.
칼리프들의 타락한 정치에 존경할 만한 예외가 하나 있었으니, 그는 우마르 이븐 아브드 알 아지즈(‘Umar b. ̒Abd al-̒Azīz)였
다. 그는 개인적인 덕행으로 뿐 아니라, 알 하산 알 바스리(al-Hasan al Basr̅ı; 110/728년 사망)와 나눈 친교로도 칭송받았다.
경건함과 금욕주의로 이름난 초기의 고명한 신학자인 알 하산 알 바스리는 수피들이 최초의 가장 뛰어난 수피라고 주장하는
인물이다. 알 하산의 가르침은 초기 금욕주의자들의 전형적인 가르침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후기 수피즘에서 발전된 것과 같
은 신학적 요소는 전혀 없다. 그 가르침의 내용을 그가 뛰어난 후견인(우마르-역주)에게 쓴 편지의 문구에서 볼 수 있다.2)
이 세상을 아주 주의 깊게 경계하십시오. 그것은 뱀과 같이 미끄러워 잡기 어렵지만, 그 독은 치명적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서 당신을 기쁘게 하는 모든 것에서 벗어나십시오. 당신은 거기서 친구를 찾기 어려울 것입니다. 세상의 근심을 벗어 버리십
시오. 당신은 그것이 갑작스레 찾아온 우연임을 보았고, 거기서 떠날 것을 분명히 아시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어려움을 굳게
견디십시오. 이윽고 편안함이 찾아 올테니까요. 세상이 당신을 기쁘게 하면 할수록 더욱 더 경계하십시오. 이 세상 사람이 세
속의 기쁨을 확실히 느낄 때마다, 세상은 그를 불쾌함으로 몰고 가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 사람이 세상에 속한 것을 얻어 그
위에 웅크릴 때마다 세상은 갑작스레 그를 내팽개칩니다. 다시 말씀드리건대, 이 세상을 경계하십시오. 그 희망은 거짓이요,
그 기대는 환상이며, 그 안락함은 모습을 가리운 고역일 뿐입니다. 세상에서 당신은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덧없는 행복 아니
면 갑작스런 재난이거나, 끔찍한 고통이거나 결정적인 파멸이 있을 뿐입니다. 인생은 근심한다 해도 힘들고 안락하다 해도 위
험하니, 재난에 항시 주의하고 궁극적 운명이 죽음임을 확실히 아십시오. 하나님께서 세상에 그 뜻을 전혀 선포하시지 않고,
세상을 위해 하나님의 모습을 비슷하게라도 드러내시지 않고, 사람들에게 세상에서 벗어나라고 하시지 않았더라도, 세상 자
체가 잠자는 자를 깨우고 부주의한 자를 일깨울 것입니다. 하물며 하나님께서 친히 우리를 보내시어 세상에 대해 경계하게 하
시고, 그에 대해 훈계하심을 알고서이겠습니까! 이 세상은 하나님께는 무가치한 것이니, 세상이란 그토록 하잘 것 없고, 작은
돌이나 흙덩이처럼 하나님께는 사소한 것입니다. 제가 들은 바로는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보다 자신에게 더 혐오스런 것은 지
으신 일이 없으시답니다. 그 분은 세상을 창조한 그날부터 그것을 돌아보지도 않으셨을 만큼 그것을 혐오하십니다. 이 세상은
그 모든 보고(寶庫)와 열쇠와 함께 우리의 예언자께 주어졌으며, 그는 이로 인해 하나님 앞에서 하루살이 날개만큼도 작아지
지 않았으나, 이 세상을 받기를 거부하셨습니다. 아무 것도 그가 이 세상을 받아 들이는 걸 막을 수 없었지만 - 하나님 앞에서
그를 작아지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으니까요- 그는 하나님이 무엇을 미워하시면 자신도 그것을 미워했고, 하나님이
무엇을 경멸하시면 자신도 그것을 경멸했고, 하나님이 무엇을 비천하게 여기시면 자신도 그것을 비천하게 여겼던 것입니다.
그가 세상을 받아들였다면, 그것은 세상을 사랑했다는 증거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창조주께서 미워하시는 것을 사랑하
거나 창조주께서 비천하게 여기시는 것을 추앙하는 일을 당치 않게 여겼습니다. 무함마드는 배고플 때 배에 돌을 묶었으며,
모세는 배고픔 때문에 뱃가죽이 풀처럼 파래 보였습니다. 모세는 피할 곳을 얻었을 때, 먹을 음식 외에 하나님께 아무 것도 구
하지 않았습니다. 모세에 대하여는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모세야, 너는 가난이 닥
쳐오거든, ’의로움의 표지여, 어서 오라‘고 말하고, 부유함이 닥쳐오거든, ’보라! 죄악이 벌을 받았도다‘ 라고 말하라.’ 만일 당
신이 원하시면 세 번째 인물로 성령과 말씀의 주님(예수)을 들 수 있습니다. 그 분의 일 속에는 기적이 있습니다. 그 분은 이
렇게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나의 매일의 식사는 굶주림이요, 나의 휘장은 경외심이요, 나의 옷은 양털이며, 나의 산이 나의
발이요, 밤에 나의 등불은 달이요, 낮에 나의 불은 태양이며, 나의 과일과 향기론 약초는 땅이 들짐승과 가축을 위해 내는 것
들이다. 나는 밤새 아무 것도 지니지 않았으나, 나보다 더 부유한 자는 없도다!’ 만일 당신이 원하시면, 네 번째 인물로 다윗을
들 수 있습니다. 그는 이 분들처럼 훌륭하셨습니다. 그는 자기 방에서 보리빵을 먹고, 가족들에게는 밀기울을 먹였으나, 백성
들은 좋은 곡식을 먹게 했습니다. 밤이면 그는 삼베옷을 입고 손을 목에 매고 새벽까지 곡을 했습니다. 거친 음식을 먹고 머리
털을 뒤집어 쓰고 말입니다. 이 모든 이들은 하나님이 미워하시는 것을 미워했으며, 하나님이 경멸하시는 것을 경멸했습니다.
그 이후 의로운 자들은 그들의 길을 따랐으며, 그들의 발자취를 가까이 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중요한 수피이론이 이미 확립되었음을 보는데, 그것은 가난과 절제는 예언자들 자신이 실천한 것이라는 주장
이다. 흥미있는 것은 알 하산 알 바스리가 수피고행자들의 분명한 특징이 된 엄격한 수행과 심지어 양털 옷까지, 그 근원을 예
수와 다윗에게서 찾고 있다는 것이다. 이븐 시린 (Ibm Sīrīn; 110/728년 사망)은 알 하산과 동시대의 유명한 학자였으며 여러
가지 면에서 알 하산의 가르침을 논박했는데3), 특히 양털(Suf)을 입는 것이-이것은 이미 어떤 수행자들의 영향을 받은 것이
었다-예수를 모방한 것이라고 한 점을 비난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솜옷을 입으신 우리 예언자를 따르기를 더 좋아했
다.”4) 수피라는 별명이 양털이라는 아랍어(Sūf)에서 나온 것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160/776년 경에 죽은 쿠파의 아부하쉼 아
트만 이븐 샤리크 (Abū Hāshim ʻUthmān b. Sharīk of Kufa) 라는 고행자에게 처음 적용되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9/3세기 중
엽이 되기까지는 금욕수행자들에 대한 일상적 호칭이 되어 있었고, 4/10세기에는 신학적인 의미까지 얻었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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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라(Basra)와 쿠파(Kufa)에서 시작한 금욕운동은 이슬람의 전세계에 퍼져서 코라산(Khorasan)에 이르러 유명해졌다. 코
라산은 2/8세기 후반 정치적, 종교적 활동의 중요한 중심지가 되었다. 우마이야드 왕조(Umayyads)를 전복시키고 압바시드
(Abbasid) 칼리프 왕국을 세우려는 음모가 시작된 곳도 코라산이었다. 한때는 불교의 중심지로 번창했던 이 먼 지역은 유명
한 발크(Balkh)의 왕자 이브라힘 이븐 아담(Ibrāhīm b. Adham; 160/777년 사망)의 지배 하에 있었다. 그가 금욕생활로 돌아
선 이야기는 후기 수피들이 즐겨 말하는 주제가 되었고, 종종 고타마 붓다의 이야기와 비교되는 일도 있었다.
이브라힘 이븐 아담은 이렇게 말했다고 전한다. ‘내 아버지는 발크의 왕이섰고, 코라산의 왕들 중 한 분 이셨네. 그 분은 부유
했으며 나에게 사냥을 사랑하게 가르치셨네, 어느 날 내가 개를 데리고 말을 타고 밖에 나갔을 때, 산토끼인지 여우인지가 달
아났네. 나는 말에 박차를 가했지. 그때 나는 뒤에서 이렇게 말하는 목소리를 들었네. ’네가 창조된 것은 이런 일을 위해서가
아니다. 네가 해야 할 일은 이런 일이 아니다.‘ 나는 멈춰서 좌우를 둘러 보았지만 아무도 볼 수 없었네. ’망할 놈의 악마!‘ 하고
나는 말했지. 그리고는 다시 말에 박차를 가했네. 그런데 그 소리가 전보다 더 분명히 들렸어. ’오, 이브라힘! 네가 창조된 것
은 이런 일을 위해서가 아니다. 너에게 부여된 일은 이런 것이 아니다.‘ 나는 멈춰서서 말했다네. ’나를 일깨워 주셨도다! 온 세
상의 주님께서 내게 경고를 하셨도다. 주님이 나를 보호하시는 한, 진실로 내 오늘부터 앞으로 하나님께 불순종하지 않으리
라.‘ 그리고 나는 사람들에게 돌아와 말을 버렸지. 나는 아버지의 양치기에게로 가서 그의 옷과 외투를 갖고 내 옷을 그에게
입혔네. 그 후 나는 이라크로 가서 이곳 저곳을 방황한 거라네.’6)
이 이야기는 계속 되어 그가 “율법에 맞게”(lawfullyy) 사는 법을 배우기 위해 어떻게 이곳 저곳을 헤매였으며, 마침내 하루하
루 끼니를 때우기 위해 시리아의 정원사로 일한 일까지 있다는 것을 묘사한다. 그러나 이윽고 그는 자신이 갈 길을 발견했고,
그래서 사막으로 살러 갔다. 거기서 그는 기독교인 은둔자를 만났으며 그에게서 하나님에 대한 참 지식을 배웠다.
그는 한 제자에게 말했다. “나는 교부 시므온이라는 수도승에게서 영지(靈知, gnosis, ma̒rifa)를 배웠다. 나는 그의 방으로 찾
아가 말했다. ‘시므온 교부님, 당신은 이 방에서 얼마나 계셨습니까?’ ‘70년이라네’ 하고 그가 대답했어. ’음식은 무엇을 드셨습
니까?‘ 내가 물었지. 그 분은 말씀하시기를, ‘오 하니피테(Hanifite)야, 너는 왜 나에게 그걸 묻느냐?’ 하셨지. ‘알고 싶어서입니
다.’ 하고 내가 대답했더니, 그 분은 ‘매일 밤 이집트 콩 한 개야’ 하셨어. ’당신의 마음에 무슨 일이 있길래 그 콩 하나로 충분
하십니까?‘ 하고 내가 물으니, ’사람들이 해마다 하루 나를 찾아와 내 방에 경배하고는 방 주위를 줄지어 걷는다네. 그렇게 해
서 내게 경의를 표하는 거지. 내 영혼이 예배하기에 피곤해질 때마다 나는 그 시간을 기억한다네. 그 1시간 때문에 1년의 수고
를 견디는 거지. 오 하니피테, 너는 영원의 영광을 위해 1시간의 노고를 견디어라’ 하셨어. 그 때 영지가 내 마음 속으로 내려
왔단다.”7)
한 제자가 이브라힘 이븐 아담에게 봉사의 의미를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봉사의 시작은 하나님을 기억함(dhikr)을 위해
서가 아니라면 명상하고 침묵하는 것이다.”8) 또 다른 때에 어떤 사람이 문법을 공부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그는 이렇게 말했
다. “그 사람은 침묵을 공부하는 것이 훨씬 더 필요하다.”9) 그는 이렇게 기도했다고 한다. “오, 하나님, 저에게는 천국이 하루
살이 날개보다 가치가 없음을 당신께서 아시나이다. 당신께서 저를 기억하시어 저를 선대(善待)하시고, 당신 사랑으로 저를
지키시고, 제가 기꺼이 당신께 복종토록 하신다면, 당신의 천국은 원하시는 사람에게 주소서.”10) 동료 고행자에게 쓴 편지에
서 그는 이렇게 쓰고 있다.11)
나는 당신께 하나님을 경외하라고 권고합니다. 그 분은 복종하지 않을 수 없는 분이며, 그 분 안에만 당신의 희망이 있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하십시오. 그 분을 경외하는 자는 위대한 권능을 얻어, 배고픔은 사라지고 갈증이 해갈될 것이며, 그의 마음은
세상보다 높이 오를 것입니다. 진실로, 그 사람의 몸은 이 세상 사람들 속에 거하는 것 같으나, 그의 마음은 내세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눈이 이 세상의 사랑을 보게 되면, 마음의 눈은 빛을 잃습니다. 그러므로 이 세상의 부당한 일을 죽도록 싫어하고,
그 욕망을 피해야 합니다. 그러면 그런 사람은 허리를 동이고 알몸을 가릴 약간의 물건 외에는 정당하고 깨끗한 것이라도 삼
갈 것입니다. 그 사람은 하나님을 위해 수고하고 진력하여, 몸이 다하도록 애써 눈이 쑥 들어가고 갈비뼈가 튀어나올 것입니
다. 그에 대해 하나님은 그의 지성을 키워 주시고 마음에 힘을 주심으로써 보상해 주시며, 그 밖에도 내세에 그를 위해 모든
것을 저장해 놓으셨습니다. 그러니 세상을 박차 버리십시오. 나의 형제여, 세상에 대한 사랑은 사람을 귀먹고 눈멀게 하며, 노
예로 만듭니다. ‘내일’이나 ‘모레’라고 말하지 마십시오. 멸망한 자들은, 언제나 미래로 미루어, 주의하지 않고 고집을 피우고
있어도 갑자기 진리가 찾아오리라고 여겼기 때문에 망해 버렸고, 그들은 일가 친척에게 버림받아 어둡고 좁은 무덤으로 옮겨
졌습니다. 회개하는 마음과 확고한 결심으로 하나님께 귀의하십시오. 안녕하시기를!
금욕주의의 코라산 학파는 이브라힘 이븐 아담의 제자인 발크의 샤끼끄(Shaqīq of Balkh; 194/810sus 사망)에게 이어졌는데,
권위있는 학자들은 그가 하나님에 대한 믿음(tawakkul)을 신비적인 상태(ha̅l)로 규정한 최초의 인물이라고 한다.12) 그의 손
자가 이야기하는 그의 회심 이야기는 당시 이슬람과 다른 종교의 접촉을 다시 보여 주고 있어 흥미를 끈다. 그러한 접촉은 수
피즘의 발전에 영향을 주었음을 볼 수 있다.13)
나의 할아버님은 와쉬기르드에서 살해되셨는데, 그 때 300개의 마을을 소유하고 계셨다. 그러나 그 분은 매장하실 때 필요한
수의 한 벌도 없으셨다. 그 분은 모든 것을 버리셨기 때문이다. 그 분의 외투와 칼은 지금까지도 벽에 걸려 있어서 사람들이
축복을 받으려고 그것들을 만진다. 그 분은 젊어서 장사를 하려고 사람들이 쿠수시야(Kusu̅sı̅ya)라고 부르는 터어키 땅으로
가셨는데, 그들은 우상을 숭배하고 있었다. 그 분은 그들의 사원에 들어가서 그들의 스승을 만나는데, 그는 머리와 수염을 삭
발하고 진홍색 가사를 입고 있었다. 샤끼끄가 그에게 말했다. ‘당신이 하고 있는 이 일은 거짓된 것이오. 이 사람들과 당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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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피조물들에게는 한 분의 창조주가 계시며, 그 분과 비견할 만한 자는 아무도 없소. 이 세상 뿐 아니라 다음 세상도 그 분
께 속하였소. 그 분은 전능하시며 모든 것을 공급해 주시는 분이시오.’ 하인이 그에게 말하기를, ‘당신 말씀은 당신 행동과 맞
지 않습니다.’ 했다. 샤끼끄가 ‘왜 그러냐?’ 하자, 그 하인이 말하기를 ‘당신은 모든 것을 공급해 주시는 전능하신 창조주가 계
시다고 주장했습니다만, 생활비를 벌려고 이 먼 곳까지 오셨습니다. 만일 당신 말씀이 사실이라면, 여기서 당신의 필요를 채
워 주시는 분은 거기서 당신의 필요를 채워주시는 분과 같은 분이십니다. 그러니 이 고생을 그만 하십시오.’ 샤끼끄는 ‘저 터
어키 하인의 비판으로 인해 나는 자기 부정(zuhd)을 하게 되었구나’ 하고 돌아와 모든 소유를 가난한 자들에게 주어 버리고
구도의 길에 들어섰다.
샤끼끄의 가르침은 후세의 저자들에 의해 많이 보존되어 있는데, 거기서 우리는 정연한 자기 수련체계가 그에게서 시작되었
음을 알아 볼 수 있다. 그것은 3/9세기 수피들에 의해 더욱 발전되었다. 그의 제자인 하팀 알 아삼(Hātim al-Asamm; 237/852
년 사망)은 다음과 같이 그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14)
만일 어떤 사람이 200년을 살고도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일을 모른다면, 그 사람은 (하나님의 뜻에 따라) 지옥을 면치 못할 것
이다. 첫째는 하나님에 대한 지식(maʻrifa)이요, 둘째는 자신에 대한 지식이요, 셋째는 하나님의 명령과 금지에 대한 지식이
요, 넷째는 하나님의 적대자와 자신의 적대에 대한 지식이다. 하나님에 대한 지식이란 무엇이냐 하면, 무엇이든지 주시고 안
주시고 해롭게 하시고 이롭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 외에 아무도 없음을 당신의 마음 속에서 아는 것이다. 자신에 대해 안다고
하는 것은, 당신은 해롭게도 이롭게도 할 수 없으며, 전혀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힘이 없으며, 아울러 자신을 거역할, 즉 하나
님께 복종할 힘도 없음을 아는 것이다. 하나님의 명령과 금지를 안다고 하는 것은, 하나님의 명령이 당신을 지배하며, 당신의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이 하나님께 달려 있음을 아는 것이다. 하나님의 적대자를 안다고 하는 것은, 당신에게 적이 있음을 아는
것이요, 하나님은 투쟁의 결과가 아닌 한 당신에게서 아무 것도 받지 않으신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마음의 투쟁은 적에 대해
싸움을 걸어 힘써 분투하여 적을 무력하게 하는 것이다.
금욕주의의 페르시아 학파에서 전형적인 인물은 메르브의 아브드 알라 이븐 알 무함마드(ʻAbd Allah b. al-Mubārak of Merv;
181/797년 사망)이다. 수피들은 그를 자기들의 일파라고 주장했으며, 그는 자기 부정에 대한 책(Kitāb al-Zuhd)을 썼는데, 지
금까지 남아 있다.15) 이 책은 절제에 관한 전승모음으로 되어 있는데, 그런 특별한 모음집으로 최초의 것이라는 점 때문만이
아니라, 고행자들이 예언자의 삶에서 증거를 모으고 자신들의 생활을 정당화하려 했음을 보여 주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약
간 뒤에 메르브의 본토박이로 비쉬르 이븐 알 하리트 알 하피(Bishr b, al-Hārith al-Hāfī : “맨발”이란 뜻임 ; 227/841년 사망)
라는 인물이 있었다. 그 자신의 말에 의하면 하나님의 부름을 받기 전에는 “깡패”였다.16) 그는 남의 견해에 무관심할 것을 가
르쳤다. 이는 후에 수피즘에서 발전되어 악평을 받은 얻은 말라마티야(Malāmatīya)운동을 예고하는 것이었다. 비쉬르는 “네
악행을 감추듯이 덕행을 감추어라”17), “남들이 너를 도둑놈이라고 여길만한 상황에 있을 수 있거든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렇
게 되게 하라”고 말했다고 한다.18) 그는 한 제자에게 다음과 같이 썼다.19)
너에게 가까이 있는 길로 돌아서라. 즉 너의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라. 네 마음이 네가 사는 시대 사람들의 칭찬이나 비난에 솔
깃하지 않도록 해라. 마음이 생명으로 빛나는 의로운 자들 외에 두려움 속에 있는 자들은 진실로 죽을 것이다. 너는 죽은 자들
이 있는 곳, 진실로, 살았으나 내세에 대해 죽은 자들, 그 발자국이 길에서 모두 지워질 자들의 무덤 가운데 사는 것이다. 이들
이 네가 사는 시대의 사람들이다. 그러니 하나님의 빛이 비추지 않는 곳에서 피하라. 누가 너를 버리더라도 상관하지 말라. 그
를 잃는 것에 낙망하지 말라. 그들이 네 가까이 있는 것보다 멀리 있는 것이 네겐 훨씬 다행스런 일이다. 하나님이 너를 충만
케 하시니, 그 분을 너의 친구로 삼고, 그 분으로 그들을 대신하게 하라. 네 시대의 사람들을 경계하라. 사람들이 칭찬하는 자
들과 함께 사는 것은 좋지 않고, 사람들이 비난하는 자들과 함께 사는 것도 좋지 않다. 그렇게 사는 것보다 혼자 죽는 편이 낫
다. 누군가 악과 유혹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피할 길은 없다고 알려 주어라. 네가 사람들에게 너를 지배할
힘을 준다면 그들은 너를 부추겨 죄를 짓게 할 것이고, 네가 그들을 피한다면 그들은 너를 잡을 덫을 놓을 것이다. 그러니 스
스로 선택하여 사람들을 피하라. 오늘 나의 최고의 조언은 혼자 지내라는 것이다. 그럴 때에만 안전하며 안전함은 충분한 이
익이 되기 때문이다.
비쉬르의 극단적 비관주의는 그의 것으로 여겨지는 다음의 싯귀가 웅변적으로 입증하고 있다.20)
내 맹세컨대
비천한 눈길과 찌푸려진 이마를 구해 (남의 칭찬을 비유함-역주)
- 자 이제 보상을 받아야지! -
영혼엔 탐욕을 담고
손엔 모자 들고 서 있느니
가슴의 짠 눈물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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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을 찢어 버리는 게
훨씬 고상한 일이로다
그럼 절망으로 만족하리라
영혼을 즐겁게 하는 것은
무엇보다 큰 부일지니
절망은 훌륭하고 숭배 할만 하며
하나님 경외함이 진실로 고상함일세
욕망은 치욕으로 이끄나니
이 세상 오늘은 그럴 듯 하나
마침내 너를 습격해 죽이리라.
그 동안 이라크에서는 유사하게도 금욕주의 운동이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었다. 비쉬르 이븐 알 하리트의 격렬한 반사
회적 태도는 알 후다일 이븐 이야드(al-Fudail b. ʻIyād ; 187/803년 사망)의 정서와 완전히 맞아 떨어졌다. 그는 나면서부터
코라산 사람이었으며 여러 해를 쿠파와 메카에서 살았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진실로 오늘날 지구의 거주자들 중 가장 고상
한 사람들의 아수라장 속에 사느니, 차라리 이 먼지나 이 벽이 되고 싶다. 당신은 죽음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당신이 정말 죽
음을 두려워하는가? 당신이 내게 죽음을 두려워한다고 말해도 나는 그 말을 믿지 않는다. 당신이 정말 죽음을 두려워 한다면,
먹고 마시고 이 세상 무엇을 소유하는 것은 당신에게 아무 도움이 못될 것이다. 당신이 진실로 죽음을 알았다면, 당신은 결코
결혼하거나 아이를 갖고 싶어하지 않았을 것이다”21)
한 제자는 알 후다일을 30년 동안 모셨는데, 그의 아들인 알리가 죽던 날만 빼고는 한 번도 알 후다일이 웃거나 미소짓는 것을
본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제자가 이 예기치 않은 변화의 까닭을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전능하신 하나님이 어떤 일을 원
하시면, 나 또한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을 원한다.”22)
이보다는 좀 덜 우울하지만 똑같이 진지한 이야기가 바스라의 유명한 여자 신비가인 라비아(Rābiʻa: 185/801년 사망)의 말 중
에 나온다. 그녀는 수많은 경건한 남자들이 청혼을 했으나 이를 모두 거절하고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결혼이란 현상적인 존
재(a phenomenal existence)를 지닌 사람들에게나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내게는 그런 존재가 없다. 나는 존재하기를 그만
두었으며 자아에서 빠져 나왔기 때문이다. 나는 하나님 안에 존재하며 완전히 그 분의 것이다. 나는 그의 명령의 그림자 속에
산다. 결혼은 나에게가 아니라 하나님께 요청해야 한다.”23) 라비아는 하나님이 가까이 현존해 계시다는 의식에 완전히 사로
잡혀 있었다. 한 번은 병이 났는데, 문병객이 무슨 병이냐고 묻자,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천국이 제 눈 앞에 펼쳐졌다는 것과
제가 마음 속에 천국을 갈망했다는 것외에는 진실로 저는 제 병의 원인을 모릅니다. 주님이 저를 질투하셔서 이렇게 꾸지람하
시는 것 같습니다. 그 분만이 저를 행복하게 하시니까요.”24) 그녀의 유명한 기도문은 이 말과 분위기가 비슷하다. “오 하나
님, 제가 지옥이 두려워 당신을 경배한다면, 저를 지옥불에 태워 주십시오. 또한 제가 천국을 바래서 당신을 경배한다면, 저를
천국에서 추방하십시오. 그러나 제가 당신 자신을 위해 당신을 경배한다면, 당신의 영원한 아름다움을 거두지 마소서.”25) 하
나님의 사랑이라는 가르침이 수피즘에서 최초로 공표된 것은 일반적으로 그녀의 이름과 관게되어 있다. 이 가르침은 나중에
수피즘의 주요내용이 되었다. 이 주제에 대한 그녀의 짧은 시는 수피문학에서 가장 자주 인용되는 것 중의 하나이다.
당신을 사랑하는 두 가지 길 있으니
하나는 이기적인 길
다음은 당신께 합당한 길
온갖 생각으로 당신만 생각하고
6/11/23, 11:00 PM 달빛정화 :: 수피즘 : 이슬람 신비주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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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엔 아무 것도 하지 않음은
이기적인 길이요
당신을 경모하는 제 눈 앞에
당신이 베일을 걷어 주실 때
이는 지순한 사랑이오니
이것이나 저것 속의 칭찬
내 것 아니요
이것 저것 모두의 찬양
당신 것임을
내가 아나이다.26)
우리는 이 장의 초두에서 안티옥의 아흐마드 이븐 아심의 시를 인용했거니와, 다시 그의 글을 가지고 초기 고행자들에 대한
개괄을 맺고자 한다. 왜냐하면 그는 수피즘에 변화가 시작되었음을 잘 보여주는데, 이 변화는 그의 시대 이후로 점점 수피즘
의 특성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귀족사회에 범람한 세속적 타락에 대한 저항으로서, 하나의 생활태도로 시작된 수
피즘이 실존에 대한 이론과 신학체계로 전환한 것을 말한다. 그 자신이 유명한 고행자인 아부 술라이만 앗 다라니(Abū
Sulaimān al-Dārānī)27)의 제자였으나, 그는 특성상 진실로 신비가였다기보다는 작가였으며, 아직까지 남아 있는 그의 글들
은 아주 초기에 속하는 것이다. 이렇듯 그는 3/9세기의 위대한 수피 저술가들의 선구자였다.28) 그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그의 제자 사이의 대화를 통해 영적 교사인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런 모습은 수피즘에서 점차 중요성이 높아져 가고 있
다.29)
문 : 다른 사람과 의논하는 걸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답 : 믿을만한 사람과 의논한 것이 아니라면 그런 것을 믿지 말라.
문 : 충고하는 일은 어떻습니까?
답 : 먼저 그 말이 너를 구원할 수 있는 말인지를 생각하라. 만일 그렇 다면 그 말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요, 너는 존경과 신뢰
를 얻으리 라.
문 : 다름 사람과 사귀는 건 어떻습니까?
답 : 사려 깊고 믿을만한 사람이라면 사귀어라. 그 나머지 사람들은 들 짐승을 피하듯이 피하라.
문 : 어떻게 해야 하나님께 가까이 가는 최선이 됩니까?
답 : 내면의 죄를 떠남으로써이다.
문 : 왜 외부의 죄가 아닌 내면의 죄입니까?
답 : 내면의 죄를 피하면, 외부의 죄는 내면의 죄와 함께 사라지기 때 문이다.
문 : 가장 해로운 죄는 무엇입니까?
답 : 네가 죄인 줄 모르는 죄이다. 이보다 더 해로운 죄는, 분명히 죄 인데 덕(德)인 줄로 생각 하는 것이다.
6/11/23, 11:00 PM 달빛정화 :: 수피즘 : 이슬람 신비주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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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 어떤 죄가 가장 이로운 죄입니까?
답 : 그 죄를 직시하여 내가 세상에서 떠나기까지 끊임없이 그것을 애 통해함으로써, 다시는 그런 죄를 짓지 않을 죄니라. 그
것이 ‘진실 한 회개’이다(비교. 코란 66:8).
문 : 무엇이 가장 해로운 덕행입니까?
답 : 네 악행을 잊게 하는 덕행이니라. 그것을 언제나 기억하고 자만하 여, 네가 잘못에 빠졌을 때도 자만심 때문에 네가 저지
른 악행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는 덕행이다.
문 : 어디 있을 때 제가 저를 가장 숨깁니까?
답 : 네 방, 네 집 안에 있을 때이다.
문 : 제 집에서도 지는 안전하지 않단 말씀입니까?
답 : 정욕이 너를 사로잡지 않고, 유횩이 너를 에워싸지 않는 곳이라야 안전하다.
문 : 어떤 은총이 제게 가장 이롭습니까?
답 : 하나님이 너를 하나님께 대한 불복종에서 보호하셔서 하나님께 복종케 도우실 때이다.
문 : 요약해서 분명히 말씀해 주십시오.
답 : 좋다. 하나님이 네게 세 가지로 도우실 때이다. 네 정욕의 갈구를 벗어나 네가 만족할 이유를 주시고, 너의 무지 대신 네
가 만족할 지식을 주시고, 네게서 가난의 두려움을 몰아낼 자기 만족을 주실 때이다.
제5장 신비가들
그 후, 첫 번째 사람이 자신의 저작을 통해 무난히 두 번째 사람을 불렀고, 앞 사람이 뒷 사람을 이런 식으로 불렀다. 그래서
언어가 필요 없어졌다. 그러나 그 후 욕
망이 줄어들고 목적이 시들해졌다. 이와 함께 수많은 질문과 답변, 책과 논문이 쏟아져 나왔다. 글을 쓴 사람들은 그 내적 의
미를 알았고, 책을 읽은 사람들은 그 의미를 받아들이고 이해했다.1)
아라비아, 이라크, 시리아, 코라산은 일찍이 금욕주의 운동의 발전에 가담했다. 우리는 대부분의 정통 이슬람 신학자들이 찬
양한 덕(德)인 자기부정(Zuhd)이-그래서 네 개의 순니(Sunni) 법률학파 가운데 가장 엄격한 학파를 세운 유명한 아흐마드 이
븐 한발(Ahnad b. Hanbal: 241/855년 사망)은 「자기 부정의 책」(Kita̅b al-Zuhd)을 썼다2)- 점차 아주 다른 것으로 변해 가
는 것을 살펴 보았다. 즉 세속적 부와 야망에 대한 전체적 부정이 고양되어 완전한 하나님 경외로 되더니, 경배로, 마침내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변했던 것이다.
고행 자체를 위한 고행은 도리어 우주에 대한 무감각하고 부정적인 태도가 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영적 감동이 부여되
자, 그것은 고난을 기뻐하고 자아 없음(ecstasic experience)을 즐기는 뜨거운 열정으로 변모되었다. 그리고 사변적 이성(理
性)의 빛에 비추어지면서, 그것은 논리적 신학에 필요한 서곡이 되었다. 이 마지막 발전이 이루어진 곳은 바그다드였는데, 그
곳은 예전에도 문학과 신학, 법학과 철학의 중심지였던 것처럼, 지금도 수피즘의 중요한 중심지가 되어 있다. 짧기는 했지만
놀라운 관용의 시기에, 기독교인들과 이슬람교도들 사이의 자유로운 토론이 압바시드 왕궁에 활기를 불어 넣었고, 플라톤, 아
리스토텔레스, 그리고 후기 희랍 철학자들의 저작이 아랍어로 번역되어 수피즘의 이러한 발전을 자극하느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여러 신조와 여러 교파 사이의 경쟁이 첨예해지게 됨에 따라 학식있는 종교인들의 마음은 점차 신의 단일성(tauhı̅d)에
대한 교리로 훈련이 되었으며, 수피들이 이슬람 신학의 이 핵심적인 논점을 자신들의 고유한 해석으로 발전시킨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흥미있는 문제를 검토해 보는 일은 이 책에서 우리에게 허락된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다.
최초의 탁월한 수피작가는 알 하리트 이븐 아사드 알 무하시비(al-Hārith b. Asad al-Muhāsibī)인데, 현존하는 그의 저작은
실로 상당한 정도로 후대의 모든 사상에 일정한 정형을 부여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165/781년에 바스라에서 태어났으나, 일
찍이 바그다드로 와서 오랜 세월을 보내고, 243/837년에 압바시드 왕조의 수도에서 죽었다. 전통을 예리하게 연구한 그는 자
신의 가르침에 사도(使徒)적 권위를 부여하는 데 극도의 관심을 기울였다. 그러나 아흐마드 알 한발이 그가 “정통주의라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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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어려운(weak)” 전통주의자들에 근거해 있다고 정죄하자, 그는 잠시 바스라로 피할 수 밖에 없었다. 그의 제자 중 한 사람
이 유명한 알 주나이드(al-Junaid)였는데, 그는 자신과 스승의 관계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를 하고 있다.3)
스승 알 하리트 이븐 아사드 알 무하시비는 내 집으로 찾아와 말씀하시곤 했다. ‘나오너라. 나와 함께 갈 데가 있다. 공부하자
꾸나.’ 그러면 나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 ‘스승님은 저를 고독과 영적 안정에서 끌어내서, 큰 길로 나가 온갖 정욕에 물든 것들
을 보고 유혹받게 하시렵니까?’ 그러면 그 분은 이렇게 대답하셨다. ‘따라오너라. 너는 두려워할 것 없다.’ 그래서 내가 그 분
과 함께 어떤 곳에 이르면, 그 분은 거기 앉으시어 내게 말씀하셨다. ‘나에게 질문을 해라.’ 내가 ‘질문할 것이 없습니다’ 하면,
그 분은 마음에 떠오르는 것은 뭐든지 질문해라‘ 하셨다. 그러면 내게 질문이 마구 떠올라 그 분께 질문을 했고, 그 분은 즉시
답변을 해 주시곤 했다. 그리고 나면 그 분은 거처로 돌아가셔서 그것을 책으로 쓰셨다.
여기서 우리는 당시 학식 있는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제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자신의 근본적인 작품을 쓰는 수피 스
승의 모습을 본다. 알 무하시비의 저서들의 구조를 보면 이 묘사와 완전히 일치하는데, 특히 그의 대표작인 「하나님께 합당
한 것에 대한 고찰」(al-Riʻāya li-huqūq Allah)가 그렇다.4) 무하시비의 대부분의 저작은 자기 훈련에 관한 것이다. 그의 이
름은 자기 검증(muhāsaba)과 관계가 있다. 그리고 이「고찰」(al-Ri'āya)은, 특히 저 유명한 알 가잘리(al-Ghazālī)가 「종
교학의 부흥」(Ihyā̓ ̒ulūm al-dīn)을 저술할 때 큰 영향을 주었다. 가잘리의 이 책은 뒤에서 다룰 것이다. 무하시비의 Kitāb alWasāyā(또는 al-Nasā̓ih)는 주로 고행의 주제에 대한 설교이다. 이 책의 서론은 성격상 자서전적인 것인데 물론 가잘리가 유
명한 「오류에서 구원하신 분」(al-Munqidh mim al-dalāl)을 쓸 때 마음에 두고 있었던 책이다. Wasāyā의 출판되지 않은 사
본에서 발췌한 다음의 글은 그 특성을 보여준다.5)
우리 시대에 이 사회는 70개 이상의 종파로 나뉘게 되었다. 그 중에 오직 한 종파만이 구원의 길에 들어서 있다. 그 나머지에
대해서는 하나님이 가장 잘 아실 것이다. 나는 내 생애의 한 순간도 멈춤없이 이 사회가 빠져 있는 서로 간의 차이점을 깊이
고찰했고, 명백하고 진실한 길을 추구했다. 나는 그 길을 이론과 실천 모두를 통해 추구했고, 내세로 가는 길의 지침으로써 신
학자들의 가르침을 탐구했다. 나는 전능하신 하나님의 가르침을 율법학자들의 해석과 함께 충분히 연구했고, 우리 사회의 다
양한 상태에 대해 고찰했으며, 우리의 그 다양한 가르침을 숙고해 보았다. 이 모든 일에 대해 나는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만큼
은 충분히 이해했다. 나는 그 분열상이 깊은 바다와 같아서 수 많은 사람들이 거기 빠져 죽었으며, 작은 한 집단만이 거기서
빠져 나왔음을 알았다. 나는 또한 그 모든 종파가 자기들을 따를 때만 구원을 얻을 수 있으며, 반대하는 자는 멸망한다고 주장
하는 것을 알았다. 나는 여러 집단을 고찰해 보았다. 그 중 내세의 성격을 잘 알고 그것을 소중히 여기는 약간의 사람들이 있
었다. 그들 중 어떤 사람들은 이것에 대해 전혀 무지했으며 은혜는 그들과는 먼 것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이를 아는 자들 같이
보였으나 현세와 사랑에 빠져 있었고 그것을 더 좋아했다. 어떤 사람들은 내세에 대한 불확실한 지식을 가지고 존경과 출세를
추구했으며, 내세에 대한 주장을 가지고 세속적 부를 얻고자 했다. 어떤 사람들은 지식은 있었으나 그 지식을 해석할 줄 몰랐
다. 어떤 사람들은 경건해 보였으며, 선한 사람들과 공통점이 있는 것 같았으나, 그들은 단지 자신 안에 힘이 없었다. 그들의
지식은 통찰력이 결여되어 있었고, 그들의 판단은 믿을 수가 없었다. 어떤 사람들은 지성과 지식을 소유하고 있었으나, 경건
성과 덕이 부족했다. 어떤 사람들은 몰래 욕망을 채웠으며 세속적 부를 얻고자 했고, 세상 사람들의 지배자가 되고자 했다. 어
떤 사람들은 인간의 탈을 쓴 악마들이었다. 그들은 내세에 등을 돌리고 현세의 깃을 추구해 미치듯이 내달았으며, 탐욕에 빠
져 세 속의 부를 얻고자 했다. 그들은 살아 있다고 하지만 죽은 자들이었다. 그들에게는 덕이 혐오스런 것이었으며 악행이 미
덕이었다. 이런 모든 류의 사람들 가운데서 내가 추구하는 바를 찾았으나 발견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정직과 진실과 인도
함을 찾아, 올바르게 가신 이들의 안내를 구했다. 나는 깊이 생각하고 오래 숙고하여 지침이 되는 지식을 찾았다. 그러자 하나
님의 책과 예언자의 행적과 신자들의 공통된 의견을 통해 내게 분명해진 것이 있었다. 그것은 욕망을 추구하면 올바른 방향을
보지 못하고, 진리의 길에서 멀어져 무지 가운데 오랫동안 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마음 속에서 욕심을 몰
아내기 시작했다. 나는 신앙공동체의 분열 앞에서 멈춰 서서 구원의 집단을 간절히 추구했고, 멸망할 수밖에 없는 분열과 분
파를 피하고자 애를 썼다. 나는 빛을 발견하기 전에 죽을까 두려웠다. 나는 온 마음을 다해 구원의 길을 찾았다. 그리하여 나
는 하나님의 계시의 책에 대한 신자들의 공통된 견해를 통해, 구원의 길은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 계명을 지키는 데 있음을 알
았다. 그것은 하나님이 합법이라고 하신 것과 불법이라고 하신 것을 모두 삼가고, 하나님에 대한 진실한 복종과 예언자의 모
범을 따르는 일 같이 하나님이 정하신 모든 것을 따르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하나님의 계명과 예언자의 행적과 성인들의
경건한 삶을 알고자 했다. 그들 사이에는 공통점도 있고 차이점도 있었으나, 모두 다 동의하고 있는 점은, 하나님을 알고 하나
님에 대해 알아 그 분을 기쁘시게 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계명을 준수하고 예언자의 행적을 따라야 한다는 것임
을 알았다. 그래서 나는 우리 사회 내에 있는 사람들 가운데 이러한 사람들을 찾아 그들의 행적을 따르고 지식을 얻고자 했다.
그렇게 하여 나는 그런 사람들이 거의 없으며, 그런 지식이 완전히 사라졌음을 알았다. 예언자가 ‘이슬람은 이방인이 되었도
다. 그것이 시작되었을 때처럼 다시 이방인이 되리라’ 하신 것과 같았다. 내가 안내자로 삼을 만큼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가 없
음을 알았을 때, 나의 고통은 컸다. 내 인생이 아직 혼란 가운데 있는 사이에 갑자기 죽음이 찾아올까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나는 긴장을 풀지 않고, 묻기를 중단하지 않으면서, 내가 어떻게든 알아야만 할 것을 인내를 가지고 계속 탐구했다. 그 때 자
비로우신 하나님께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해 주셨다. 그들은 경건의 모범이며, 이 세상보다 내세를 더 존중하
는 분들이었다. 그들은 고난과 역경에서 인내하며, 운명에 따르고, 받은 축복을 감사하라고 가르쳤다. 그들은 사람들을 하나
님의 사랑으로 인도하여 하나님의 자비와 자애를 기억케 하고 그 분께 회개하게 하고자 노력했다. 그들은 종교적 행위의 본질
을 상세히 설명해 주었고, 경건을 위한 규율을 정했다. 그것들은 내가 따르기 벅찬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종교적 행위와 진정
한 경건은 바다와 같아서, 나 같은 사람은 빠져 죽을 수밖에 없으며 결코 탐구할 수 없는 것임을 알았다. 그때 하나님께서 내
눈을 열어 지식을 주셔서 위에 말한 것이 분명히 사실이며 결단을 해야 함을 알게 하셨다. 그래서 나는 누구든 이 지식을 가까
이하여 자신의 것으로 삼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는 희망을 가졌다. 그리하여 나는 이 지식을 받아들이고 계명을 지키는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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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나는 가슴 속에 그것을 받아들이고 마음 속에 그것을 간직했으며, 그것을 내 신앙의 기초로 삼았다. 나
는 그 위에 내 행위를 세웠으며, 내 모든 일을 그 속에서 행했다. 나는 그로 인해 하나님께서 나를 축복하시어 속히 그것을 감
사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기도했다. 또 그 분이 나를 가르치신 계명을 지키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그러나 나는 이 일에 내가
부족함을 잘 알며, 하나님께서 내게 행하신 모든 것에 대해 하나님께 이루 다 감사할 수가 없다.
알 무하시비의 「상상(想像)의 책」(Kitāb al-Tawahhum)은 죽음과 최후의 심판에 대한 두려움이 풍부한 상상력과 예술성을
가지고 표현된 작품인데, 그것은 복된 환상에 대한 웅장한 묘사에서 절정에 이른다. 그러나 그의 가장 독창적인 사상은 “사랑
에 대한 글”(fasl fi 'l-mahabba)에 포함되어 있다. 이 글은 우리에게 인용귀절들로만 남아 있는데, 다음의 발췌문은 그 글의
정교함과 독창성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보여 준다.6)
문: 근원적인 사랑(Original Love)이란 무엇입니까?
답: 신앙의 사랑이다. 하나님께서 믿는 자의 사랑에 대해 말씀하셨다. ‘믿음이 있는 자들은 능력 있으신 하나님을 진정으로 사
랑하는 것이다’(코란 2:160). 사모의 빛은 사랑(mahabba)의 빛이다. 사모함이 흘러 넘침은 애정(widād)의 빛에서 나오기 때
문이다. 하나님이 자기 종의 가슴속에 그 등불을 켜시면, 그것은 가슴의 틈 속에서 격렬히 타올라 그 사람을 불타게까지 한다.
그 등불은 그 종이 자기 행위를 자기 만족의 눈으로 보지 않는 한 결코 꺼지지 않는다. 만일 사람이 자신의 행위가 적(사탄)의
악의로부터 안전하다고 느끼면, 그 사람은 (하나님의 은혜를) 빼앗길 것에 대한 아무런 두려움 없이 자기 행위를 과시할 것이
다. 그리하여 자만심이 그 마음을 사로잡으면, 그의 영혼은 허식 속으로 마구 달려가고, 하나님의 분노가 그 위에 내릴 것이
다. 어떤 사람이 하나님의 신뢰를 얻어 그 사랑을 받았는데, 자기 영혼의 고삐를 자만의 손에 넘겨준다면, 그 사람이 신속히
(하나님의 은총을) 잃어버리고 파멸해 버리는 것은 당연하다. 언젠가 한 경건한 여인이 말했다. ‘아, 하나님만이 당신을 사모
하는 자들에게 그러한 상태를 주시나니, 만일 그들이 그것을 잃으면 영원한 축복을 빼앗기리라.’ 어떤 사람이 그 여인에게 ‘그
런 상태란 것이 어떤 것입니까?’ 하고 묻자, 여인은 이렇게 대답했다. ‘자신의 수많은 덕을 하찮은 것으로 여기고, 자신의 가슴
이 어떻게 하나님의 은총을 받게 되었는지 놀라와하는 것이다.’ 어떤 경건한 사람에게 누군가가 물었다. ‘당신의 주님에 대해
얼마나 사모하시는지 우리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당신 마음에 그것이 얼마나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까?’ 그가 대답했다. ‘나
에게 그런 일을 묻는가? 나의 자아(the soul)가 나타나 있을 때가 아니면 내 마음에 중요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마음이 하나
님께 가까이 있음을 즐기고 있을 때 자아가 나타나면, 그 기쁨은 즉시 방해를 받고 곤궁해진다.’ 무다르(Mudar)에게 누군가
물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에게 경외심과 사모함 중 어느 것이 더 좋습니까?’ 그가 대답했다. ‘이것은 대답할 수 없는 질문
이다. 자아(The soul)가 바라보는 것은 무엇이든지 더럽혀진다.’ 아브드 알 아지즈 이븐 아브드 알라(ʻAbd al-ʻAzīz b. ʻAbd
Allah)가 같은 주제에 대한 다음과 같은 싯귀를 내게 읊어 주었다.
죄인이 기도 중에 하나님께 돌아설 때
가장 슬퍼하고 두려워하게 하라
오직 사랑 속에서 순종하는
순수한 마음만이 안전히 거하리라
그러나 덕 있고 지혜로운 자들은
사모하는 눈빛으로 하나님을 바라보도다
이런 이유로 사랑은 사모함이라 했으니, 사람은 사랑하는 자가 아니면 사모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모함이 원천적인 사랑의 한
가지(枝)일 때, 사랑과 사모함 사이에는 아무 구별이 없다. 마찬가지로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들의 몸과 말에서 그 증거를 볼
수 있으며, 서로 끊임없이 합일하는 데서 느끼는 커다란 기쁨으로 알 수 있다고 한다. 하나님이 사람을 사랑하실 때, 그들에게
은총을 주신다. 이 은총이 내려질 때, 그들이 하나님을 사랑한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사랑 자체는 그 특성과 모습을 나타내
기 위해 어떤 모양새도 취하지 않으나, 사랑하는 사람은 알 수 있으니, 사랑이 그 인격에 나타나고, 하나님이 다정하게 그를
인도하시어 그의 혀 위에 수많은 은총을 내려 주셨음을 볼 수 있고, 그의 마음에 계시를 주신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
한 은총의 뿌리가 그 마음에 굳게 뿌리내리면, 그 혀는 그 은총의 가지에서 나오는 말을 하게 된다. 이렇듯 하나님의 사랑은
그 분을 사랑하는 자들의 마음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가장 분명한 표시는 끊임없는 명상으로 극도로 창백
해지고, 두려운 죽음이 닥쳐오기 전에 빨리 서둘러 완전한 복종으로 계속 밤샘기도를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사랑하는 자는
자기에게 내린 하나님의 빛만큼 사랑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하나님의 사랑의 표시는 하나님이 자신의 사랑을 주시
려고 선택하신 사람들의 가슴 속에 하나님의 은총이 내재하는 것이다. 학식 있는 어떤 사람이 이 주제에 대해 다음의 시구를
인용하고 있다.
주님은 소수의 사람 뽑으시어
진실로 주님 사랑할 힘 주셨네
6/11/23, 11:00 PM 달빛정화 :: 수피즘 : 이슬람 신비주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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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시대에
그렇듯 분명히 뽑으셨네
주님은 그 은혜 증명하시려고,
당신 사랑의 도구 되게 하시려고,
그들을 뽑으셨네, 아니
그들을 지어내셨네
둔 눈(Dhu 'l-Nūn ; 246 / 861년 사망)은 이집트 사람으로 알 무하시비와 동시대인이었는데, 기자(Giza)에는 그의 묘비가 아
직도 남아 있다. 그는 일반적으로 영지(gnosis, ma'rifa)개념을 수피즘에 소개한 사람이라고 믿고 있지만, 이것은 정확하지 않
은 것 같다. 그 개념이 그 이전의 고행자들의 단편들 속에 분명히 나오기 때문이다. 수피들의 전기에는, 둔 눈이 반은 신비가
이고 반은 연금술사인 거의 전설적인 인물이며, 연금술의 지혜에 숙달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 있다. 수많은 종류의 짦은 글
들이 그의 것이라고 되어 있지만, 그 진위는 극히 의심스럽다. 그것들 중 보존이 되어 있는 그의 시와 기도문들은 그의 사상에
대해 올바른 이해를 하게 해 준다. 그의 사상은 범신론적 경향이 강하다.
오 하나님, 저는 동물들이 우짖는 소리나 나무들이 스치는 소리나, 물이 출렁이는 소리나, 새들의 노랫소리나, 바람이 윙윙 부
는 소리나, 천둥이 우르릉거리는 소리를 한 번도 듣지 못했나이다. 저는 이 모든 것 속에서 당신이 한 분(wahdānīya)이시라
는 증언만을 듣고, 당신의 비할 데 없으심에 대한 증거만을 보았나이다. 당신이 어디에나 계시며, 무엇이나 아시며, 무한히 지
혜로우시며, 언제나 정의로우시며, 언제나 참되심을 보았나이다. 당신 안에는 패배도 무지도 어리석음도 불의도 거짓도 없으
심을 보았나이다. 오 하나님, 당신이 손으로 하신 일과 당신의 행위가 증거하므로, 저는 당신이 계심을 아나이다. 오 하나님,
제가 고요하면서도 확고하게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을 기억하여, 저의 만족이 당신의 만족이 되고, 아버지가 자식에게서 기쁨
을 얻듯이 당신께서 저로 인해 기쁨을 얻으시게 하소서.7)
바스라의 라비아가 이미 그보다 먼저 그랬듯이, 둔 눈은 자신의 시에서 헌신적인 연인의 정열적인 언어를 쓰고 있다. 그리하
여 그는 뒤에 수피문학의 유명한 특징을 이루는 전통을 확립하는 데 기여했다.
저는 죽어도
당신께 대한 제 안의
사랑의 열정 죽지 않으니
제 유일한 목표인 당신의 사랑조차
제 영혼의 열병
누그리지 못하셨나이다
제 영혼은 당신께만 부르짖사오니
제 모든 바람 당신께 있나이다
제 작은 사랑 빈곤하나
당신의 부요하심 훨씬 크나이다
간구함 속에 당신께 돌아가
당신 안에서 마지막 안식 얻고자 하오니
6/11/23, 11:00 PM 달빛정화 :: 수피즘 : 이슬람 신비주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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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나큰 애통 당신께 전해져
제 은밀한 생각 속에 당신 거하시나이다
이 지긋지긋한 병고,
저의 아픔 아무리 길어도
당신께서 제게 지우신 짐
남들에게 떠벌이지 않겠나이다
제 가슴의 무거운 짐
당신께만 내어놓사오니
넘치는 제 고통
친척도 이웃도 전혀 모르나이다
제 가슴 밑엔 정열이 타올라
온 몸을 구석구석 황폐케 하오니
제 힘과 인내는 파괴되었고
제 영혼 깨어지고 흩어져 버렸나이다
제 짐에 지친 말몰이꾼에게
당신께서 길 안내 않으시나이까?
방황하는 여행자
죽음의 절벽에서 구원치 않으시나이까?
안내서가 옳음 알았으나
깜박이는 희미한 횃불 하나
손에 들지 않은 자들 위해
등대의 불 밝히지 않으시나이까?
오, 당신께서 깊은 정성으로
6/11/23, 11:00 PM 달빛정화 :: 수피즘 : 이슬람 신비주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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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생의 은총 주시오니
제 빈궁이
당신의 평안으로 압도되나이다8)
범신론적 언어를 훨씬 대담하고 과격하게 구사한 사람은 비스탐의 아부 야지드(바야지드)(Abū Yazīd of Bistam[Bāyazīd])9)
이었다. 그는 이른 바 “취한‘(intoxicated: 항상 망아상태에 있음을 말함-역주) 수피들 중 최초의 인물로서, 신비적 정열에 취
해 자신의 영혼 속에서 하나님을 발견하고는, “나에게 영광을! 나의 존엄함이여! 놀랍도다!” 하고 절규하여 정통주의자들을 분
개하게 했다. 그가 망아상태에서 한 말들(shathīyāt)은 좀 더 “제 정신인” 동료들을 몹시 당황하게 만들었으나, 마침내 그들은
그의 말들을 해석하는 방법을 개발하여, 그것이 그 상태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분명히 신성모독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신성
모독과 관계없음을 밝혔다. 예컨대 알 주나이드(al-Junaid)는 매유 명석하고 섬세한 사상가였으며 결코 “주정뱅이”가 아니었
지만, 자기 재능을 발휘하여 아부 야지드의 말에 대한 주석을 썼다.10) 아부 야지드는 또한 예언자의 상승(mi'rāj)을 자신의 신
비체험을 표현하는 주제로 삼은 최초의 인물이었는데, 후에 다른 사람들이 이 방식을 따랐다.11)
나는 내 영혼이 하늘에서 태어나는 것을 보았다. 천국과 지옥이 그 앞에 펼쳐졌으나, 내 영혼은 아무 것도 보지 못했으며, 거
기에 아무 주의도 기울이지 않았다. 내 영혼은 모든 현상과 베일에서 벗어났기 때문이었다. 다음에 나는 새가 되었다. 그 몸은
만유와 하나였고,그 날개는 영원이었다. 나는 절대의 허공을 계속 날아서 마침내 정화(淨化)의 영역으로 들어갔으며, 무한의
들판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거기서 만유일체의 나무를 보았다. 내가 보니 내가 그 모든 것이었다. 나는 외쳤다. ‘오 주여, 저의
이기심을 가지고 저는 당신께 이를 수 없나이다. 그런데 저는 저라는 생각(selfhood)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저는 어찌해야
합니까?’ 하나님이 말씀하셨다. ‘오, 아부 야지드야, 너는 나의 사랑하는 자(즉 무함마드)를 따름으로서 너라는 생각(thouness)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의 발에 묻은 훍을 네 눈에 바르고 끊임없이 그를 따르라.’
아부 야지드의 말이라고 하는 다음 이야기에는 비슷한 의미가 담겨 있다.12)
언젠가 하나님이 나를 들어 올려 당신 앞에 서게 하시고는 말씀하셨다. ‘오, 아부 야지드야, 나의 피조물들이 진실로 너를 보
기 원해 한다.’ 내가 말했다. ‘저를 당신의 일체성(一體性)으로 꾸며 주시고, 당신의 참 모습(Thy Selfhood)으로 옷 입히시며,
당신의 합일(Thy oneness)에 까지 끌어 올려 주소서ㅡ그리하여 당신의 피조물들이 저를 볼 때, 우리가 하나님을 뵈었다 하
게 하소서. 그러면 거기엔 당신만 계시고 저는 전혀 없을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아부 야지드의 시대 이래로 수피이론 구조의 중심을 차지하게 된, 하나님 안에서 사라짐(fanā')이라는 교리가
이미 완전하게 발전된 것을 볼 수 있다. 결국 하나님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이는 세상은 덧없는 것이며, 오직 하나님을 섬기
는 것만이 신자가 마음에 둬야 할 올바른 우선 과제라는, 극단적 금욕주의 가르침이 낳은 논리적 귀결이다)는 주장에서, 세상
뿐 아니라 자아까지 버리면 신비가는 하나님 안으로 사라진다는 주장으로 나아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 대담하지만 논리적인 발전을 하나님의 단일성(the Divine Unity, tauhid)이라는 정통교리와 화해시킨 영예는 아흐마드 이
븐 이사 알 카라츠(Ahmad b. ʻĪsā al-Kharrāz; 286/899년 사망)에게로 돌아간다.13) 그러나 그의 저작 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진리의 책」(Kitāb al-Sidg)은 사상의 수준을 좀 낮게 잡고 있지만, 이 작은 책은 신비주의 학도에게는 매우 흥미 있고 중요
한 책이다. 저자는 모든 옛 예언자들이 수피들이 도달하려한 생활양식을 따르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려고 애를 썼다.14) 그 글
은 하나님과 친밀한 상태를 웅변적이고도 믿을만하게-그렇게 보인다-묘사하고 있는 데서 정점에 이른다.15)
진실함을 추구하는 제자는, 자신의 마음과 목적과 행위를 쉬지 않고 관찰하고 검토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는 가운데 모든 일을
행한다는 것을 알라. 그는 자신과 무관한 것이 자신의 목적 속으로 들어오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육체적 동기가 자신을 다소
라도 부족하게 하지 않도록 부주의함을 경계하고, 그의 마음 속으로 들어오는 다른 목적들이 그의 유일한 목적을 교란시키지
않도록 오직 한 목적에만 집중한다. 이렇듯 그는 아무리 정당하고 타당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런 모든 동기에서 스스로를 자
유케 한다. 왜냐하면 그 마음은 오직 하나님을 기억하는 것이 그의 영원하고 유일한 목표이기를 바라는 간절한 욕망으로 압도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가 계속 이렇게 하면, 그의 마음은 신속한 이해력을 얻게 되고, 그의 생각은 맑아지며, 빛이 그 마음에
머물게 된다. 그는 하나님께 가까이 다가가고, 하나님이 그의 마음과 목적을 압도해 버린다. 그런 다음 그가 말을 하게 되면
그의 가슴은 하나님에 대한 기억으로 넘실거린다. 하나님의 사랑이 그의 마음 깊은 곳에서 깊이 잠재해 있고, 그의 마음에 굳
게 연결되어 결코 떠나지 않는다. 그 다음엔 그의 영혼은 하나님과 즐거이 은밀한 대화를 하느라 바쁘니, 열정적으로 연구하
고 정열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그는 먹고 마시고 자고 (깨고) 하는 모든 행위 속에서 그렇게 된다. 하나님께서 가까이
계심이 그 사람 마음을 사로잡을 때, 그 사실이 그 밖의 모든 것, 내면에 목적이 생기고 외적으로 몸이 움직이고 하는 모든 것
을 압도해 버리기 때문이다. 그 후 그 사람은 오고가고 주고받고 하는 일들을 계속 하지만, 그의 내면에는 그 마음을 지배해
온 오직 한 가지 목적, 즉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그의 가까우심만이 넘친다.
믿을만한 사실(史實)에 의하면, 사라짐(fanā')의 교리를 신학의 본질적인 일부로 훌륭하게 체계화시킨 사람은 알 무하시비의
제자였던 바그다드의 알 주나이드(al-Junaid of Baghdad; 298 / 910년 사망)인 듯하다. 그는 후에 “교단의 샤이크”16)라고 불
리웠으며, 당대 수피 중 가장 독창적이고 통찰력 있는 지성인이었다. 그와 그 시대 이전의 다른 수피들이 번득이는 통찰력으
6/11/23, 11:00 PM 달빛정화 :: 수피즘 : 이슬람 신비주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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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영적 고지(高地) 한 두 개를 붙잡으려 한 데 대해, 그는 분석적 사고의 최고봉에 서서, 그의 발 아래 펼쳐진 신비주의적 사
색의 전 광경을 포괄적 시야에 잡아, 예술가의 안목으로 단 하나의 캔버스 위에 그것들을 포용하여 통일시켰던 것이다. 겨우
최근에야 빛을 보게 된 그의 편지들과 소책자들 속에서17) 그는 깊이 명상한 사람의 아주 섬세한 언어로 이슬람 신학의 체계
를 일관성 있게 묘사하고 있다. 이는 확실히 지금까지 아무도 넘어선 일이 없는 것이며, 그 후의 모든 지적 작업의 핵심을 이
루고 있다.
전통(tauhīd)에 대한 알 주나이드의 고전적 정의는 후대의 저자들에 의해 그대로 인용 되었는데, 전통은 “때가 되어 나타나게
된 여러 현상에서 영원한 것을 떼어낸 것”이라는 것이다.18) 그는 인간이 영원 이전에 하나님과 맺어 코란에 기록된 계약을
(수피들의 해석에 따르면 그렇다. 코란 7:166-7) 출발점으로 삼아, 역사의 전 과정을 그 계약을 성취하여 원래의 자기 상태로
돌아가려는 인간의 탐구과정이라고 보고 있다. 저 먼 옛날 인간과 하나님 사이에 있었던 대화에 대한 주석에서 알 주나이드는
이렇게 말했다.19) “그 구절에서 하나님은 그들이 (즉 아담의 후손들이) 그 분 안에서는 존재했지만 현실로는 존재하지 않았
던 시기에 그들에게 말씀하셨다고 하신다. 이 존재 방식 (existence)은 보통 하나님의 피조물이 존재한다고 하는 그런 류의
존재 방식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님만이 아시고 깨닫고 계시는 그런 존재 방식이다. 하나님은 그들의 존재를 아시고 그들을
온통 포용하신 채, 그들이 존재하지 않았고 미래에 이 세상에 존재하리라는 것도 아지 못했던 태초의 그들의 모습을 보고 계
신다. 이 존재는 시간을 넘어선(timeless)존재이다.” 다른 곳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이 구절에서 하나님은 그들이 형태를
입은 존재가 아니었던 때에 그들에게 말씀하셨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그들이 영적 존재상태에 있을 때 그들을 아시므로 이것
이 가능한 것이다. 이 영적 존재는 그들이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개체성을 인식하지 않고도 하나님을 영적으로 안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알 주나이드에 의하면, 우주에서 인간이라는 분리되고 개별적인 존재방식(existence)은 하나님의 의지가 계획적으로 작용한
결과이지만, 동시에 하나님은 자신의 존재를 유출시킴으로써 인간의 존재방식을 “극복하기”를 원하신다. “내가 그를 사랑하
면, 나는 그의 귀가 되어 그가 나로 인해 듣고 운운”하는 잘 알려진 하디트에 대한 주석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그러면 그
에게 힘을 주시는 분은 하나님이시고, 그가 이것을 성취케 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시며, 하나님께서 자신이 원하시는 방식으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 주시는 분도 하나님이시니, 그 사람은 올바름을 성취하고 진리와 일치하는 것
이다. 그러면 이는 그 안에서 하시는 하나님의 행위이며, 그에게, 오직 그에게만 주시는 하나님의 선물이다. 이는 분명히 예배
자의 공이 아니니, 이것이 그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정의를 내리면서, 그는 수피즘(tasauwuf)을 “하나님께서 네가 자신에 대해서는 죽고 하나님에 대해서는 살게 하셔야 한
다”는 뜻이라고 표현했다.20)
이 “자아에 대해 죽는 것”을 주나이드는 파나(fana̅')라고 불렀다(이는 “하나님의 얼굴 외에는 모든 것이 사라진다[fānin]"는
코란 구절을 생각나게 하는 말이다. 코란 55:26). 그리고 “하나님 안에서 삶”은 바까(baqā':영속성)라고 불렀다. 자아가 소멸
된다고 해서 신비가가, 존재의 진정한 의미에서, 한 개체로서 존재하기를 멈추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양도할 수 없는 하나님
의 선물인 개체성은 하나님을 통해, 하나님 안에서 완전해지고 변형되며 영원성을 얻는다. 동시에 계속 자기 존재로 돌아간다
는 것은 시련(balā')과 고통의 원천이다. 사람은 아직도 하나님에게서 분리되어 있고 가리워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알 주
나이드는 애인을 갈망하지만 떨어져 있는 고통에서 진한 기쁨을 느끼는 연인의 비유를 사용한다. 하나님 안에서 사는 체험을
신비적으로 새롭게 느끼고서 물질세계로 돌아오는 것이다. - 그들이 하나님과 합일을 체험한 후에, 하나님은 그들을 자신에
게서 떠나 보내신다(그리하여 그들에게 다시금 그들의 개체성을 허용한다). 하나님은 그들이 당신과 합일할 때 (이 세상에서)
그들을 사라지게 하시고, 그들을 당신에게서 떠나보내실 때 (이 세상에) 그들이 존재하게 하신다-그 후 “하나님을 안 이 영
혼들은 푸르른 들판과 아름다운 경치와 연녹색의 정원”과 이 물질세계에서 사랑스런 모든 것을 추구한다. 하나님의 손길로 지
어진 피조물들이 예술가 자신이(하나님-역주) 아니 게신 데 대해 느끼는 슬픔을 위로하려는 것이다. 알 주나이드가 아래의 짧
은 시에서 말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합일과 분리라는 이중의 느낌인 것이다.21)
오 주여, 제 마음 속에 있는 것을
저는 이제야 알았나이다
은밀히 이 세상을 떠나
저의 입술은 당신과 이야기했나이다
그렇게 우리는 합일하여
하나가 되었나이다
그게 아니라면, 분리가
6/11/23, 11:00 PM 달빛정화 :: 수피즘 : 이슬람 신비주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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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영원한 몫이나이다
제 눈길 깊숙한 곳에서 나온
깊은 두려움 당신을 가리지만
놀랍고 황홀한 은총 속에
당신께서 제 내면에 닿으심 느끼나이다.
알 주나이드가 이렇게 인간이 하나님이라고 설교하는 치명적 위험에서 성공적으로 벗어나고 있을 때, 동시대인인 그의 후배
알 할라즈(al-Hallāj)는 존재의 수수께끼를 해석하면서 그리 운이 좋지 못해 신성 모독으로 단죄받았으며 309/922년에 십자가
에 처형당했다. 그가 최고의 신비적 체험에서 하나님과의 합일을 본 데까지는 알 주나이드와 같았으나, 그는 더욱 나아가 인
간을 하나님 자신의 화육으로 볼 수 있다고 가르쳤으며, 사람들이 생각하는 바와 달리 무함마드가 아니라 예수를 그 예로 들
었다. 그를 처형당하게 한 “내가 곧 진리다”(anaʼl-haqq)라는 말이 재판관들에게는 그런 뜻으로 보였겠지만, 그는 자신이 하
나님이라고 주장하지는 않았다. 이 놀라운 역설은 그의 「조언의 책」 (Kitāb al-Tawāsīn)22)에 나온다.23)
만일 당신이 하나님을 인정하지 못한다면, 적어도 그 분의 표적(sign)은 인정하라. 내가 그 표적이다. 내가 창조력을 지닌 그
진리(anaʼl-haqq)이다. 절대적 진리(the Truth)를 관통하여 내가 영원한 진리가 되었기 때문이다. 나의 친구들과 스승들은 이
블리스(Iblis)요 파라오(Pharaoh)이다. 이블리스는 지옥불로 위협당했으나 자기 말을 철회하지 않았다. 파라오는 바다에 빠
뜨려 죽임 당했으나 자기 말을 취소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과 하나님 사이에 어떤 거리도 인정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
나는 비록 십자가에서 못 박혀 죽고, 손과 발이 잘리지만,-나는 결코 내 말을 취소할 수 없다.
알 할라즈에게서 우리는 아부 야지드보다도 훨씬 더 극단적으로 ‘취한’ 수피의 최고의 예를 본다. 하나님의 뜻을 섬기는데 대
한 그의 몰두는 그토록 완전했다. 그는 그렇게 하는 것이 그에 따른 결과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임을 인식하고 있었는데, 그의
경우 그것은 분명히 재난이었다. 그의 죽음에 대한 전설은 그에게 특별한 고귀함을 부여했다. 그것은 그를 고문한 자들이 그
를 죽이려 할 때 마음에 당연히 품고 있었을 기독교의 십자가형 이야기와 비교하게 만들었다.
그는 십자가형을 받으러 끌려가서 십자가와 못(釘)들을 봤을 때, 군중을 향해 돌아서서 기도를 했는데, 그 기도는 이런 말로
끝난다. ‘그리고 당신의 종교에 대한 열심으로, 당신의 은총을 얻으려는 욕심으로, 저를 죽이려는 당신의 종들이 여기 있사오
니, 오 주여, 저들을 용서하시고 저들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진실로 당신께서 저에게 알려 주신 것을 저들에게도 알려 주셨다
면, 당신께서 저들에게 감추신 것을 저에게도 감추셨다면, 저는 이 시련을 겪지 않았을 것입니다. 당신께서 무슨 일을 하시든
지, 당신께 영광을 돌리나이다. 당신께서 무슨 일을 원하시든지 당신께 영광을 올리나이다.’24)
알 무하시비와 알 주나이드와 알 할라즈를 낳은 시대는 수피들이 매우 많았다. 그들은 오직 상대적인 의미에서만(앞의 세 사
람과 비교해서만-역주) 중요성이 덜했을 뿐, 모든 이슬람 신비주의의 구조를 형성하는 데 각각 특별한 기여를 했다. 그 중에
서 중요한 인물은 알 하킴 앗 티르미디(al-Hākim al-Tirmidhī; 280/893년 생존)인데, 그는 수피즘의 심리학자로, 유실된 그의
저서 「성자들의 인장(印章)」(Khatm al-wilāya)에서, 예언자들 뿐 아니라 성자들도 “표시”(印, Seal)를 지니고 있다고 주장
하여, 그 책 때문에 생명을 걸고 도피해야 했다. 이 책은 후에 이븐 아라비(Ibn 'Arabī')의 성자론과 예언자론의 근거가 되었
다. 그러나 이런 글에서는 주요한 인물들에 대한 개관을 하는 것 이상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는 아부 야지드의 페르시아
출신 동료인 라이의 야히야 이븐 무아드(Yahyā b. Muʽādh of Raiy; 258/871년 사망)와 알 주나이드의 동료인 바그다드의 아
불 후사인 안 누리(Abu'l-Husain al-Nūrī of Baghdad; 295/907년 사망)의 글 몇 구절을 인용하는 것으로 이 장을 맺고자 한
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수피의 삶에서 신비적인 글귀가 점하는 중요한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 초기 수피들의 많은 일화는 그
들이 사랑의 시를 얼마나 즐겨 인용하는지를 말해준다. 이것은 먼저 인간적인 애정의 시인 경우가 많은데, 그들은 그 시를 자
신들의 열정적인 영성과 일치하게 비유적으로 해석했다. 우리는 이미 라비아나 둔 눈 같은 성자들이 독창적인 싯귀를 어떻게
지었는지를 보았지만, 그것들은 때로 아주 높은 수준이었고, 거기서 그들은 솔직하게 에로스적인 이미지를 통해 자신들의 감
정을 표현했다. 수피즘의 후기의 시, 특히 페르시아 학파의 시를 충분히 이해하려면 (실은 이븐 알 파리드와 이븐 아라비 같은
작가도 같은 특성이 있지만), 수피의 사상에서 이 사랑의 비유가 얼마나 중요한지, 또 그들의 마음에서 인간적 이미지와 신적
이미지가 얼마나 쉽게 교환될 수 있는지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야히야 이븐 무아드는 이렇게 쓰고 있다.
사랑하는 이 연인과 더불어
6/11/23, 11:00 PM 달빛정화 :: 수피즘 : 이슬람 신비주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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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속에 머물길 기뻐하나
이상한 말이지만 어떤 이들
사랑을 비난한다네
내 목숨 붙어 있는 날 동안
나 하나님 사랑 찾아 배회하노니
죽는 날 까지
그 분의 완전한 애인이고파25)
또 다른 시에서 그는 우리에게 수피들의 흥미있는 춤의식의 일단을 보여 주는데, 이 의식은 이미 일찍이 수피들의 진지함을
키우려고 시작되었으며, 후에는 그들의 영적 생활에서 본질적인 부분이 되었다.26)
우리 진리를 찾지 못해
춤추며 땅을 치나이다
당신 찾아 미친 듯 방황하니
제가 이리 춤추는 일 잘못이나이까?
당신의 골짜기 가운데서 헤매이니
우린 이렇듯 땅을 치나이다
바이람(Bairam) 축제 날 저녁, 한 사람이 아불 후사인 안 누리에게 와서 내일 무슨 옷을 입을 것인지 물었다. 그는 이렇게 대
답했다.27)
사람들 소리쳤네
‘내일이 축제예요! 뭘 입으실래요?’
난 대답했네
‘주님이 주시는 옷이 내 입을 옷
주님 내게 수많은 고통 부어 주셨으니
가난과 인내 내 옷 되어
축제 때마다 사랑하는 님 뵙게
내 마음 덮어 준다네
님께서 빌려 주신 옷 말고
님 찾아 뵈올 더 좋은 옷 없네
내 사모하는 님이시여
당신께서 곁에 안 계시니
6/11/23, 11:00 PM 달빛정화 :: 수피즘 : 이슬람 신비주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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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순간이 근심과 두려움의 세월이나
당신 뵙고 당신 목소리 들을 땐
저의 온 생애 기쁨 뿐이요
제 인생이 곧 축제입니다!‘
또 다른 때 안 누리는 이렇게 읊었다.28)
내 사랑 이토록 깊어
맘 속에 끊임없이 당신 모습 간직하고파
허나, 오 나를 태우는 황홀경
내 생각을 살라 버리고
내 기억 마비시키네!
아! 놀랍고 놀라워라
그 황홀경마저 사라지네
이제 내 님
멀리 계신 듯, 가까이 계신 듯,
희망과 두려움 속에
내 기억 모두 사라졌네.
안 누리의 다음 시구는 알 주나이드가 가르쳤다는 교리를 아주 잘 설명하는 것 같다.29)
제 자아 떠나 집중에 몰입하면
당신께 이르는 길 환히 밝히리라 생각했더니
아아! 당신이 정하신 길 외에
아무 피조물도 당신께 갈 수 없는 듯 하옵니다
주님, 저 이제 당신 없이 살 수 없으니
어디에나 당신의 손길 있어 피할 수 없나이다
어떤 이들 희망 품고 당신께 가고자 하니
당신께서 그들 맘에 높은 계획 지으셨나이다
6/11/23, 11:00 PM 달빛정화 :: 수피즘 : 이슬람 신비주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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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소서! 저는 제 모든 생각 잘라 버렸고
자신에 대해 죽었으니, 당신 것이니이다
언제까지입니까? 내 마음의 님이시여
긴 세월 헛되이 보냈으니
더 이상 이 헤어짐 견딜 수 없나이다.
제6장 수피이론가들
4/10세기 수피즘에는 창조적인 사상가들이 적지 않았다. 알 주나이드의 제자인 바그다드의 아부 바크르 아쉬블리(Abū Bakr
al-Shiblī of Baghdad; 334/946년 사망)가 있었고, 파르가나의 아부 바크르 알 와시티(Abū Bakr al-Wāsitī of Farghana;
331/942년 사망)가 있었으며, 무함마드 이븐 아브드 알 잡바르 안 니파리(Muhammad b. ʻAbd al-Jabbār al-Niffarī; 350/961
년 생존)와 쉬라즈의 이븐 알 카피프(Ibn al-Khafif of Shiraz; 371/982년 사망)가 있었다. 호기심을 끄는 인물은 안 니파리인
데, 그는 망아상태에서, 아마도 자동서기(自動書記)로 하나님께로부터 받았다고 하는 일련의「계시록」(Kitāb al-Muwāqif
와 Kitāb al-Mukhātabāt)1)을 남겼다. 이것은 대부분이 짧은 문장으로 되어 있고, 일반적으로 고도의 전문용어와 문체로 쓰여
있어, 이해를 하려면 주석서가 필요하지만, 어떤 구절들은 참으로 아름답고, 진실한 신비체험의 여운을 담고 있는 것 같다. 저
자는 자신을 이러저러한 영적 상태에서 하나님 앞에 서서(mauqif; 아마 원래는 최후의 심판을 묘사하는 데서 빌려온 말인 듯
함) 하나님이 그에게 말씀하시는 것을 듣는 자로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설정은 분명히 아부 야지드에게서 빌려 온 것이
지만,-우리는 위에서 이러한 결론으로 이끄는 예를 인용했다-그것을 다루는 논법은 새롭다.
그 분은 나를 죽음 가운데 두셨다. 나는 모든 행위 하나하나가 악함을 보았다. 나는 공포가 지배하고 있음을 보았다. 나는 부
(富)가 불로 변해 불길 속으로 들어감을 보았다. 나는 원수인 가난이 증거를 끌어댐을 보았다. 나는 모든 것이 다른 것에 대해
아무 힘도 행사하지 못함을 보았다. 나는 이 세상이 미혹일 뿐이며 천국도 망상임을 보았다. 그래서 나는 외쳤다. ‘오 지식이
여!’ 그러나 그것은 내게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모든 것이 나를 버린 것을 알았다. 나는 모든 피조물이 내게서 도망쳤음을 알
았다. 나는 홀로 남았다. 그 때 행위가 내게로 왔다. 나는 그것 안에서 비밀한 능력을 보았다. 그 비밀한 부분은 영속하는 것이
었다. 내게는 주님의 자비 외에 아무 것도 소용이 없었다. 그 분이 내게 말씀하셨다. ‘네 지식이 어디 있느냐?’ 그때 나는 불을
보았다. 그 분이 말씀하셨다. ‘네 영적 지혜가 어디 있느냐?’ 그때 나는 또 불을 보았다. 그 분이 나를 위해 유일무이함
(Uniquenesss)에 대한 영적 지혜를 열어 주시니, 그 불이 사그라졌다. 그 분이 내게 말씀하셨다. ‘나는 네 친구다.’ 그러자 내
가 확실해졌다. 그 분이 내게 말씀하셨다. ‘나는 너의 영적 지혜다.’ 그러자 내가 말을 했다. 그 분이 내게 말씀하셨다. ‘나는 너
의 구도자(求道者)다.’ 그래서 나는 나왔다.2)
그러나 안 니파리의 시대는 무엇보다도 수피즘의 조직기요 건설기였다. 5/11세기 중엽에 저술활동을 한 페르시아인 후즈위리
는 적어도 12개의 수피“교단”을 들고 있는데, 그 중 10개는 “정통”이고 2개는 “이단”이라고 했다.3) 이 “교단들”은 1개만 제외
하고는 자기들의 유명한 창설자의 이름을 따라 교단 이름을 지었으며, 각자의 교리체계를 그가 만들었다고 했다. 후즈위리를
번역한 박식한 학자4)는 저자(후주위리-역주)가 (수피즘의 역사의-역주) 체계화를 위해 단순히 이론을 만들어 냈다고 볼만한
“적절한 이유가 현재는 없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부언은 하고 있다. “각 학파의 창설자들이 만든 것이라고 하는 독특
한 교리에 대한 설명에서, 그는 종종 해당 주제에 대한 자기 견해를 표현하면서 그것과 원래의 교리를 혼동하는 것 같다.”5)
후즈위리 외에는 어떤 저자도 이러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 않아서, 그의 증거를 당연히 의심해 봐야 한다. 그러나 전반적인
문서고증을 통해 우리의 가정이 정당하다면, 우리가 다음과 같이 가정하는 것은 충분한 타당성이 있다는 것이다. 즉 위대한
수피 스승들에게서 배운 일단의 제자들이 자기 스승들의 가르침을 기억할 수 있는 대로 잘 보존하여 자기 제자들에게 다시 전
했으며, 이와 같이 해서 진정한 의미에서 “교단”은 아니지만 적어도 기초가 튼튼한 각각의 수피학파를 형성했다는 환상은 만
들어 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좋은 비교는 가르침이 내리 전달된다는 것인데, 이것은 수피즘을 포함해 여러 주제를
다룬 고대 아랍서적 사본이 이미 그렇게 되어 왔다.
4/10 세기 동안 수피 스승들의 가르침을 보존하고 전수하는 일은 급속히 진행되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제 처음으로 체계화
되고 문서화된 수피즘의 “역사들”을 접하게 된다는 것인데, 이는 수피즘의 형성작업이 완성되고 그 운동이 기록과 논의를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확립되고 조직화 되었다는 분명한 표시이다. 이 작업을 하게 된 또 하나의 매우 절박한 동기는, 알 할라
즈의 처형에서 정점에 이르게 된 수피즘에 대한 비방 때문이었다. 수피들은 대단히 장기간 동안 편협한 정통파의 공격에 시달
려 왔으며, 알 무하시비 이래 저명한 수피 스승 중 그 누구도 ‘찐디끄’6)라는 비난을 거의 피하지 못했다. 이 ‘찐디끄’(zindiq)
라는 말은 이단이라고 의심되는 수많은 사람들을 싸잡아 비난하기 위해 열광적 신자들이 쓰던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편리한 말이 있다. 그래서 이 자유롭지 못한 시기에 살아 남아 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세력으로 있으려면, 수피운
6/11/23, 11:00 PM 달빛정화 :: 수피즘 : 이슬람 신비주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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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 명예를 회복하는 일이 시급히 필요했다. 그 필요성이 사람들을 낳고, 그 사람들이 그 목적에 아주 적합한 책들을 낳았던
것이다.
이 일에 뛰어든 최초의 인물은 아부 사이드 이븐 알 아라비(Abū Saʻīd Ibn al-Aʻrābī)였는데, 그는 박식한 법학자요 전통주의
자(Traditionist)였으며 알 주나이드의 제자였다. 그는 94세의 나이로 341/952년에 메카에서 죽었다. 그가 쓴 「경건한 자들의
계보」(Tabaqāt al-nussāk)7)는 불행히도 남아 있지 않지만, 인용문을 통해 우리가 아는 바로는 저자가 위대한 수피스승들
의 삶과 가르침을 아주 완전하게 기록했음이 분명하다. 우리가 또 애석하게 여기는 것은 아부 무함마드 알 쿨디(Abū
Muhammad al-Khuldhī; 348/959년 사망)의 「성자들의 이야기」(Hikāyāt al-auliyā')인데, 다행히도 이 책은 후대의 작가들
이 광범위하게 인용하고 있어 그 내용이 완전히 소실되지는 않았다.
수피즘에 대한 전반적 기술로 현재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되고 여러 측면에서 가장 가치 있는 책은 아부 나스르 앗 사라즈(Abū
Nasr al-Sarrāj ; 378/988년 사망)의 「간단한 소견의 책」(Kita̅b al-Luma̔)이다.8) 이 위대하고도 본질적인 저작은 다행히 훌
륭한 판본과 영어판 요약본을 구할 수 있는데, 이븐 알 아라비와 알 쿨디의 전기식(傳記式) 스케치와는 달리, 신학논문 형식
을 더 많이 따라 수피들의 교리와 수행을 서술하고 분석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또한 수피운동의 전문용어에도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데, 이는 당시까지 매우 다양하고 복잡했던 것이다. 이 책에서는 한 절(節) 전체가 “예언자를 본
받아”에 할당되어 있고, 또 한 절은 예언자 동료들의 거룩함을 증명하는 데 바쳐져 있다. 앗 사라즈는 특별한 성자들에게 주어
진 기적을 설명하고, 어떤 수피학파들을 구분하는 교리의 차이점도 논하고 있다. 그는 마침내 여러 수피 신비가들이 “망아상
태에서 한 말”(Shathīyāt)을 변호하고, 특히 아부 야지드의 말들을 변호하면서 알 주나이드의 해석을 글자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 그는 몇몇 수피들이 범한 이론과 실천상의 “오류”를 길고도 자세하게 밝히면서 이 책을 맺고 있다. 「간단한 소견의
책」은 정말 예외적으로 자료가 잘 구비되어 있어, 신비가들의 어록과 시 뿐 아니라 서신에서까지도 풍부하게 인용하고 있다.
저자는 알 무하시비와 알 주나이드가 살던 황금기에서 그리 멀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었으며, 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
못지않게 진실하기도 했다는 인상을 준다.
앗 사라즈에게서 우리는 알 주나이드의 심정을 계승한 사상가를 만나게 되는데, 그는 수피즘의 수행보다도 신학에 더 직접적
인 관심이 있었다. 그런데 그와 같은 시대의 인물인 아부 탈리브 알 마키(Abū Tālib al-Makkī; 386/996년 사망)는 알 무하시
비를 더 생각나게 하는 것 같다. 그는 신학과 전통에 굳건한 기반을 두고서 수피의 교리와 수행의 정통성을 입증하는데 대단
한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그의 유명한 저작인 「마음의 양식」(Qūt al-qulūb)의 구성은 종교법리학의 표준적인 입문서를 생
각나게 하는데, 이는 이슬람의 의식(儀式)을 상세히 논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의식을 신비주의적 입장에
서 다루고 있다. 그는 전문적인 신학자들의 비판에 답변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적진 속으로 싸움을 걸어 들어간다. 그는
수피들의 생활양식과 사고방식이야말로 예언자의 가르침의 진실한 전통이며, 알 하산 알 바스리가 처음 전했고, 이어 스승들
에 의해 아주 온전하게 유지되어 온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교의신학(敎義神學)에 대한 저술이라는 것은 그 자체가 새로운 고
안물이며 더구나 나쁜 고안물이라고 주장한다.9)
그들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서 교훈을 전수받아 조심스럽게 간직했으니, 이는 그들의 마음이 조금도 의심이 없고 세속의
집착에서 자유로왔으며 정욕에 더럽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의 목표가 드높고, 의지는 강렬하고, 의도가 탁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200년이 지나고 300년이 지나자, 이 통탄할 4세기에, 학문적 신학(kalām)에 대한 편찬서적이 처음 등장했고
학문적 신학자들이 사견(私見)과 이성과 분석에 따라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제 경건한 이들의 교훈(‘ilm)은 사라졌고, 건실한
신앙에 대한 통찰력 있는 지식(maʻrifa)은 없어졌다. 경건에 대한 가르침과 정직과 믿음의 영감이 끝난 것이다. 이렇게 상황은
꾸준히 하락하여 현재에 이르렀다. 이제 학문적인 신학자들이 박식하다(ʻulamāʼ)라고 불리고, 단지 공상가들을 영지주의자들
(ʻārifīn)이라 칭하고, 말재주꾼과 수다쟁이가 배운 이가 되어 있다. 그러나 그들은 종교적 가르침에 아무런 진실한 기초도 없
으며, 신앙에서 나오는 참된 각성도 없다.
저자가 극단적인 견해를 피하려고 대단한 주의를 기울였지만, 그의 저서가 엄격한 순니파에게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
다는 것은 아마 그리 놀랄 일은 아닐 것이다.
그 세기의 말엽에, 수피즘에 관해 본질적이지만 훨씬 짧은 세 번째 저서가 나왔다. 저자는 아부 바크르 알 칼라바디(Abū Bakr
al-Kalābādhī; 390/1000년 사망)인데, 그는 또한 전통에 대한 책도 한 권 썼다. 그의 저서인 「수피학파의 지식의 책」(altaʻarruf li madhhab ahl al tasauwuf)10)는 알 마키보다 훨씬 더 솔직하게 변증론(辨證論)적이다. 저자는 「더욱 위대한 지식
II」(al-Fiqh al-akbar II)이라고 알려진 “신조”에서 거의 말 그대로를 인용하면서, 이슬람 신학의 근본요소를 하나하나 다루고,
차례로 그 하나하나가 위대한 수피들에 의해 확고하게 견지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기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인용문을 끌
어왔다. 이 명예회복의 과제를 완수한 후, 알 칼라바디는 한 항목씩 수피즘의 특징적인 신비교의를 간략히 서술하면서 기적에
대해 몇 단락을 기술하고 이 작은 책을 맺고 있다. 이 소책자는 후대에 매우 존중되어 그에 대한 주석들이 나왔는데, 그들 중
에는 페르시아의 유명한 신비가 안사리(Ansārī; 481/1088년 사망)와 꼬나위(Qonawi; 729/1329년 사망)가 있다. 이 책은 이집
트의 신비가 잘랄 앗 딘 앗 수유티(jalāl al-Dīn al-Suyūtī; 911/1005년 사망)도 폭넓게 인용하고 있다.
알 칼라바디보다 약간 뒤에 아부 아브드 아 라흐만 앗 술라미(Abū ʻAbd al-Rahmān al Sulamī; 421/1021년 사망)가 저술 활동
을 했는데, 그는 어휘가 풍부한 작가였으며, 그가 쓴 수피들의 전기 「수피들의 계보」(Tabaqāt al-Sūfīyīn)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11) 그 진정한 가치에 비해 분량이 적은 이 책은, 주로 안사리가 페르시아의 헤라트 방언으로 쓴 「수피들의 계보」
6/11/23, 11:00 PM 달빛정화 :: 수피즘 : 이슬람 신비주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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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aqāt al-Sūfīya)의 기초가 된 것으로 관심을 끌었는데, 안사리의 이 책은 그 다음으로 유명한 시인인 자미(Jāmī;
898/1944년 사망)가 「기쁨의 향기」(Nafahāt al-uns)를 쓰는 데 기초가 되었다. 아마도 더욱 중요한 것은, 앗 술라미가 수피
의 관점에서 코란에 대한 주석도 썼다는 것인데, 이 책은 아직까지 충분히 연구되지 않았으나, 신비가들이 이 근본적인 이슬
람 학문에 착수했음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매우 가치 있는 것 같다. 그가 “수피들의 오류”에 대해 쓴 글은 극단적인 교파인 말
라마티야(Malāmatīya)에 대한 최고의 정보원(情報源)이다.12) 말라마티야는 하나님에 대한 진정한 예배는 수행자가 동료에
게서 당하는 모욕에서 가장 잘 증명된다고 주장했다. 이 논법에 따라, 그들은 이슬람의 종교규범뿐 아니라 가장 터무니 없는
죄를 범하는 것까지도 인간의 의견과 판단을 개의치 않는 것에 대한 증거라고 정당화했다. 이렇듯 “취한”(druken) 수피즘이
불미스럽게 발전하여 후에 많은 사람들에게 악평을 받았으며, 전체 수피운동의 평판을 나쁘게 했다.
5/11세기에 수피즘은 확고한 기반을 마련했으며 모든 이슬람 세계에 널리 퍼졌다. 이 시기 초엽에 뛰어난 역사가인 아부 누아
임 알 이스바하니(Abū Nuʻaim al-Isbahānī; 430 /1038년 사망)가 수피들의 전기와 각 수피들의 가르침에 대해 가장 중요하고
가치 있는 방대한 작품 「성자들의 목걸이」(Hilyat al-auliyā')를 저술했다. 10권으로 되어 있는 이 진정한 백과사전은 무함마
드의 수많은 동료들과 그의 추종자들-“의로운” 칼리프들도 포함하여-뿐만 아니라 순니 법률학파의 창시자 4명도 “성자”의
범주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 책은 대부분 수피즘의 신학적 측면보다는 고행자들에 관한 것이지만, 마지막 세 권, 특히 마지막
두 권은 9세기와 10세기의 신비주의에 대한 가장 신중한 자료들로 가득차 있다. 「성자들의 목걸이」(Hilyat al-auliyā')는 본
질적으로 필요한 사항을 찾아보기 위한 책이며, 다른 모든 전기적 사전들처럼 체계는 좀 불충분하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아불
까심 알 꾸샤이리(Abūʼl-Qāsim al-Qushairī; 465/1072년 사망)의 저 유명한 「서간」(Risāla)이 있으니, 이 책은 수피즘의 이
론구조에 대한 포괄적인 저술로, 구성이 신중하고 내용이 감탄할 정도로 완벽하다. 중간 크기 정도의 이 책은 이 주제에 대해
아랍어로 된 책 중 가장 높이 평가되는 가장 널리 알려진 책이며, 수피즘이 이슬람 “학문” 중의 하나로 인정되게 되었을 때,
후대의 모든 학자들이 주로 연구한 책이다. 이 책에 대한 주석은 여러 사람들에 의해 씌여졌는데, 그 중에는 저 박학한 카이로
의 자카리야 알 안사리(Zakarīyā' al-Ansārī of Cairo; 916/1511 또는 926/1521년 사망)도 있다. 앗 술라미처럼 알 꾸샤이리도
코란에 대한 주석을 썼으나, 예언자의 승천(Ascension)에 대한 논문을 포함한 다른 많은 책들과 마찬가지로 이 책은 아직까
지 충분히 연구되어 있지 못하다. 그러나 그의 명성은 주로, 그리고 당연히 「서간」에 근거한 것이다. 이 책은 수피교리에 대
한 가장 상세하고 가장 권위있는 설명을 하고 있어, 우리가 다음 장에서 5/11세기부터 만개하여 널리 받아들여진 신비주의 체
계를 개관할 때 이용할 것이다.
알 꾸샤이리와 거의 동시대에 속하는 책은, 페르시아어로 쓰인 가장 오래되고 공식적인 수피즘 연구서인 후즈위리(Hujwɪ̅rɪ̅;
450/1057 생존)의「감추인 것을 드러냄」(Kashf al-mahjūb)이다. 우리가 이미 위에서 인용한 이 중요한 저서는 「서간」과
비슷한 형식을 하고 있으나 탁월하게 독특한 점도 몇 가지 있는데, 이미 훌륭한 영역(英譯)판이 나와 있어 여기서 더 이상 설
명할 필요는 없다.13)
우리는 초기 이론가들에 대한 이 소묘를 당시의 뛰어난 인물 중 또 한 사람을 거론하는 것으로 끝맺고자 한다. 그는 헌신적인
실천적 신비가이자 이론가였던 페르시아인 아브드 알라 알 안사리(‘Abd Allah al-Ansārī; 481/1088년 사망)인데, 페르시아에
서는 그의 시인 필명인 피리 안사르(Pir-i Ansar)로 더 알려져 있다. 우리는 이미 그가 페르시아 방언으로 수피들에 대한 전기
작품을 썼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그가 아랍어로 수피이론에 대해 쓴 아주 간략한 글인 「마나질 앗 사이린」(Manāzil alsā'irīn)과 함께 유명한데, 이 책은 수많은 주석의 주제가 되어 왔다. 그는 페르시아어로 시를 쓴 훌륭한 시인이었으나, 그의
시 중 많은 분량이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지는 못하다. 그는 또한 페르시아어로 많은 경건한 작품을 썼으며, 그 중 특히 좋은
것은 그의「친밀한 대화」(Munājāt)인데 운(韻)을 맞춘 산문과 시가 섞인 기도문이다.14) 다음은 그 시의 첫 부분을 번역한
것으로 까잘(ghazal; 서정시)로 시작하어 루바이(rubāʻɪ̅; 4행시)로 끝나는데, 여기서 이 매력적인 작은 책의 특성을 잘 볼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의 숨결은 하염없이 고뇌하는 영혼에게
감미로운 향기요
당신께서 사랑하는 자들 기억하시매
훌륭한 모든 이들 평안을 얻나이다
수많은 이들 모세처럼 비틀거리며
땅의 먼 곳 향해 외치니
“오 주여, 보여 주소서!” 시끄럽게 떠들며
당신 얼굴 보고자 애쓰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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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자들, 고뇌하는 자들, 그 많은 수
아무도 세어 본 일 없으니
고뇌의 길 위에서 넘어지고 쓰러지며
“알라여! 알라여!” 크게 부르나이다
헤어져 있음 안타까와 애간장이 녹고
가슴 타는 듯하니
그들의 눈은 안식 주지 못하는 사랑을 찾아
흐느낌으로 젖었나이다
당신 사랑하는 자들이 전투의 함성 하늘까지 외치니
“가난이 나의 자랑이다”하고
사람들 조소 기꺼이 받으며, 세상의 모든 것
관심조차 없나이다.
피리 안사르가 겪는 이 정열의 불길은
라일라(Laila)의 연인이 황폐한 세상으로 괴로워하듯
피리 안사르를 괴롭히나이다
오, 관대하시도다! 풍성히 주시는 분
오, 지혜로우시도다! 죄를 사하시는 분
오, 영원하시도다! 우리 감각이 다가갈 수 없는 분
오, 유일하시도다! 본질에 짝할 이 없으신 분
오, 전능하시도다! 신성이 어울리시는 분
오, 창조주시여! 헤매이는 모든 자들에게 길을 보여 주시는 분
내 영혼에 당신의 흠 없으심 내려 주소서
내 눈에 당신의 광명 내려 주셔서
우리에게 당신의 풍성하심과 선하심 중 가장 좋은 것을 주소서
당신 자신이 당신의 유물(遺物)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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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주여, 내 영혼을 살려 주시고
인내를 허락하사 아픔을 탄식치 말게 하소서
내 어찌 무엇이 가장 좋은 줄 알리이까?
당신께서 아시니, 당신이 아시는 것을 주소서
이것은 페르시아 수피즘에서 모든 경건한 문학의 원형이다.안사리는 동시대의 자기 선배인 아부 사이드 이븐 아빌 카이르
(Abu̅ Saʻīd b. Abiʼl-Khair; 440/1049년 사망)와 함께 사상과 표현의 형식을 창조했으며, 이것이 후에 사나이(Sanā'ī), 앗타르
(‘Attār), 루미(Rūmī), 사디(Saʻdī), 하피즈(Hāfiz), 자미(Jāmī) 및 동이슬람의 크고 작은 수많은 시인들의 작품에서 널리 유명
해졌다.
제7장 수피이론과 실천의 구조
4/10세기 말까지는 수피즘이 아주 엄밀하고도 분명하게 정의할 수 있는 생활양식과 사상체계가 되었다. 알 꾸샤이리가
438/1046년에 「서간」(Risāla, “수피들에게 보내는 편지”- 원저자 주)을 썼을 때, 그는 참고할 수 있는 초기의 개설서가 몇
권 있었다. 실제로 우리는 그가 앗 사라즈와 앗 술라미의 글을 자유자재로 인용하고 있음을 본다. 수피들이 언제나 주장해 온
바에 의하면, 신비적 측면에 대한 수피교의의 고전적인 형태는 알 꾸샤이리가 최종적으로 완성했다고 한다. 그리고 수피교의
를 정통 순니신학 및 종교법과 화해시키고 동화시킨 것은 저 위애한 아부 하미드 알 가잘리(Abū Hāmid al-Ghazālī: 505/1111
년 사망)의 업적이었다. 그는 엄청난 숫자의 비교적 작은 책을 단계적으로 써서 이 일을 완수했으며, 그것을 확고하게 하고 완
성한 것은 그가 492/1099년과 495/1102년 사이에 쓴 ‘종교학의 부흥’ (Ihyāʼ ʽulūm al-dīn)이었다.
말라마티야의 지나친 도덕폐기론에 의해 악평에 빠진 수피즘을 구하려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쓰여진 「서간」은, 간략한
서문에 이어 수피교의가 결코 정통신학과 모순되지 않는다는 주장으로 시작된다. 저자는 뛰어난 수피들의 간략한 전기를 씀
으로써 이러한 주장을 예증하고 정당화하는데, 이 전기 목록은 이브라힘 이븐 아담(Ibrāhīm b. Adham)으로 시작된다. 그는
이브라힘 이븐 아담 이전에는 절제가(zahid)란 말이나 헌신자(‘ābid)란 말이 성스런 사람들에게 일반적으로 쓰였으나, 분파
들이 나타난 후에는 정통파(순니파) 중의 경건한 사람들은 수피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구별되었다고 주장한다.1) 이 전기 목록
중에는 아부 아브드 알라 아 루다바리(Abū ʽAbd Allah al-Rūdhabārī; 369/980년 사망)도 포함되어 있다.
그 다음에는 수피문학에 널리 쓰이는 전문용어를 설명하는 부분이 나온다. 그는 마깜(maqām, station: 경지)과 할(hāl, state:
상태)을 근본적으로 구별하고 있는데, 마깜은 수행자가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도정에서 얻는 영적 성취의 경지인데, 이는 신비
가가 개인적 노력을 한 결과요, 반면에 할은 신비가가 아니라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영적인 상태(mood)이다. "상태(hāl)는 하
나님의 선물이요. 경지(maqām)는 인간의 성취이다“라고 알꾸샤이리는 말한다.
(1) 첫 번째 경지는 회심(回心: tauba)이다. 이는 수피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견해인데,2) 수피들의 이 말은 물론 이슬람에
대한 형식적인 고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성인(成人)인 이슬람교도가 자신의 세속적인 삶을 포기하고 하나님을 섬기는데
헌신하고 의식적으로 결단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후에 보겠지만, 이는 알 가잘리가 율법학자와 신학자로서 위대한 명성
을 얻은 후에, 공식적인 종교적 연구를 떠나 회심을 체험하고 자신을 수피라고 선언한 것과 같은 의미에서다. 그 후 알 가잘리
는 다음과 같은 방식에 따라 회개한 자가 걸어야 할 여로(旅路)를 가게 된다.
(2) 무자하다(Mujāhada): '신비적인 삶에 대한 간절한 추구’를 의미하는 지하드(jihād: 이른바 聖戰)의 부수적인 형태. 이는
‘우리를 간절히 추구하는 자들을 우리는 분명히 우리의 길로 인도하노라’(코란 29:69)는 코란 본문에 근거한 것이다. 전승에
의하면 예언자는 “위대한 전쟁”(al-jihād al-akbar)을 “작은 전쟁”(al-jiha̅d al-asghar, 즉 불신앙에 대한 전쟁)보다 위에 놓았
으며, “위대한 전쟁”을 “세속적 영혼과 진정으로 투쟁하는 것”(mujāhadat al-nafs)이라고 설명했다.3)
(3) 고독과 은둔(Khalwa wa-ʽuzla): 신참 수행자는 동료들로부터 떨어져 홀로 사는 훈련을 함으로써 나쁜 습관을 제거해야
한다.
(4) 하나님을 경외함(Taqwā): 결단을 강화하여 하나님의 징벌을 피함.
(5) 절제(Waraʽ): 불필요하고 부적당한 모든 일을 자제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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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포기(Zuhd): 허락된 즐거움까지 포기함.
(7) 침묵(Samt): 예언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누구든지 하나님과 최후의 심판을 믿는 자는 선한 말을 하든지 아니면 침
묵하라.” 침묵이란 글자 그대로 말하면 자기 혀를 통제하기를 배워야 한다는 뜻이며, 비유적으로 말하면, 하나님이 명하시는
것은 무엇이나 침묵으로 받아들이는 마음 자세를 뜻한다.
(8) 두려움(Khauf): 자신의 악행이 미래에 좋지 않은 결과를 낳지 않도록 두려워하는 것.
(9) 희망(Rajā'): 미래에 바라던 일이 일어날 가능성을 바람.
(10) 슬픔(Huzn): 지난 죄에 대한 슬픔
(11) 배고픔, 식욕의 부정(jũʽ, tark al-shahwa): "우리는 두려움과 배고픔으로 분명히 당신을 따르겠으며... 인내하는 자들에
게 기쁜 소식을 전하겠습니다“(코란 2:150)라고 한 코란 구절에 근거함.
(12) 경건함, 겸손(Khushũʽ, tawāduʽ)
(13) 그 악을 기억하여 세속적 영혼에 반대함(Mukha̅lafat al-nafs wa-dhikr ʽuyũbihā): 특히 두 가지 악이 있다. (가)시기
(hasad), (나)비방(ghība)
(14) 만족(Qanāʽa): 예언자는 “만족은 불멸의 보화다”라고 말했다.
(15) 하나님을 신뢰함(Tawakkul): “누구든지 하나님을 믿는 자는 하나님이 만족을 주신다”고 하나님이 말씀하셨다(코란
65:3).
(16) 감사함(Shukr):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가 감사하면, 나는 너희에게 더 충만히 주리라”(코란 14:7).
(17) 굳건한 믿음(Yaqīn)
(18) 인내(Sabr)
(19) 하나님을 끊임없이 인식함(Murāqaba): 전통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의로움은 네가 하나님을 뵙는 듯이 예배하는 데
있다. 네가 그 분을 뵙지 못할지라도, 그 분은 너를 보시기 때문이다.
(20) 자족(Ridā) : 어떤 수피들은 이것이 “경지”의 마지막이며 “상태”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코란에 “하나님이 그들을 흡족해
하셨고, 그들도 하나님으로 인해 흡족했다”고 한 바와 같이, 하나님께서 사람으로 인해 흡족해 하심은 인간이 하나님으로 인
해 흡족하게 되는 전제조건이라는 것이다.4) 알 꾸샤이리에 의하면, 코라산 학파는 자족(Ridā)이 하나님을 신뢰함(tawakkul)
에서 발전한 하나의 경지라고 주장했으나, 이라크 학파는 그것을 상태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그 자신은 둘 사이를 중재하여,
자족의 처음은 경지이고 그 결론은 상태라고 하고 있다.
이 마지막 경지 다음은 아래와 같다.
(21) 종됨 (ʽUbũdīya): 진정한 의미에서 완전히 주(Rabb) 하나님께 복종함.
(22) 바람(Irāda): 개인적인 바람 없이 하나님이 바라시는 것만 추구하기를 바람.
(23) 의로움(Istiqāma): 하나님의 은총이 항상적으로 되는 “상태”. 하나님을 섬김이 완전함을 의미한다.
(24) 진실함(Ikhlās): 하나님께 복종하는 모든 행위에서 오직 하나님만을 구함.
(25) 참됨(Sidq): 생각과 행위가 참됨
(26) 부끄럼(Hayā'): 예언자가 “신앙(īmān)의 일부”라고 밝힌 것. 진실함이 부족했음을 발견함에서 오는 부끄럼
(27) 대범함(hurrīya): 후르(hurr), 즉 “자유인”의 특성으로, 자신의 이해보다 남의 이해를 앞세우고, 물질적인 것에 “노예”가
되지 않음.
6/11/23, 11:00 PM 달빛정화 :: 수피즘 : 이슬람 신비주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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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기억(Dhikr): 생각과 마음에 끊임없이 하나님을 모심.
(29) 의협심(Futũwa): 자기를 완전히 낯춤으로써,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종이 이슬람 형제들의 곤궁을 돕는 한 그 종을 반드
시 돌보신다”는 전통의 말을 성취하는 것.
(30) 통찰력(Firāsa): “믿는 자의 통찰력을 존중하라. 그는 하나님의 빛으로 보기 때문이다”라는 예언자의 말과 같다.
(31) 도덕적 성품(Khulug): 하나님께서 예언자를 칭찬하셨던 최고의 품성. “진실로 너는 고귀한(‘azīm)성품을 지녔구나”(코란
68:4).
(32) 관대함(jūd, sakhā'): 예언자의 말씀대로, “관대한 사람은 하나님께 가깝고, 사람에게 가깝고, 천국에 가깝고, 지옥에서
멀리 있다.”
(33) 질투(Ghaira): 하나님을 섬기는 것 외에 어떤 다른 생각도 마음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질투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하나님
자신의 특성으로, 하나님께서는 자기의 종이 어떤 죄도 범치 못하도록 질투하신다.
(34) 하나님의 보호 속에 있음. 거룩함(Wilāya): "진실로 하나님이 보호하시는 자(auliyā')는 두려움도 근심도 없도다”(코란
10:63)라는 코란구절에 근거함.
(35) 기도(Duʽāʾ): 하나님께 끊임없이 호소함. 하나님께서 “나에게 기도하라. 내가 응답하리라”(코란 40:62) 하셨기 때문이다.
(36) 가난(Faqr): 예언자께서 “가난한 자들이 부자들보다 500년 먼저 천국에 들어가리라” 하셨기 때문이다.
(37) 순결(Tasauwuf): 알 꾸샤이리는 여기에서 이 단어를 sūf(양털)라는 어근에서보다 sfw(순결한)라는 어근에서 끌어내기
를 더 좋아한다.
(38) 예의바른 태도(Adab): 예언자께서 “하나님은 예의로 나를 대하셨고, 나에게 훌륭한 예의를 가르치셨다”라고 말씀하셨듯
이, 이는 곧 종교적인 행위를 말한다.
(39) 여행(safar): 한 곳에서 평생을 머무는 것보다 언제나 이동하며 사는 것의 장점과 유리함을 말함.
(40) 동료와 사귐(suhba).
(41) 한 분 하나님에 대한 진정한 믿음(tauhīd).
(42) 고상한 죽음.
(43) 영지(靈知: Ma'rifa): 이는 “경지”에서 “상태”로 완전히 옮아감을 나타내는 것 같다. 이 지식은 신비가가 마음의 모든 움
직임을 멈추었을 때, 하나님께로부터 마음 속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44) 사랑(Mahabba):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의 결과임.
(45) 갈망(Shauq): 하나님과 지속적으로 함께 하기를 갈망함.
알 꾸샤이리가 신비가의 도덕적, 심리적 진보를 분석하는 데 매우 신중을 기하긴 했지만, 그는 후기의 이론가들이 경지
(maqām)와 상태(hāl) 사이에서 보았던 차이점을 항상 신중하게 살피지는 못했다. 그는 그의 선배인 앗 사라즈(al-Sarrāj)와
도 다르다. 앗 사라즈는 7개의 경지(회심, 절제, 포기, 가난, 인내, 하나님을 신뢰함, 자족)와 10개의 상태(명상, 하나님께 가까
움, 사랑, 두려움, 희망, 동경, 부끄럼, 안정, 관조, 확실함)만을 열거한 바 있다.5) 그러나 알 꾸샤이리의 분석은 분명하고 빈
틈이 없어서, 아마도 이 방면의 수피이론에서는 최고의 수준일 것이다.
수피즘은 발생 후 초기 4세기 동안, 진실성과 거룩함과 직관력이 뛰어난 수 많은 인물을 배출했다. 그러나 훗자트 알 이슬람
(Hujjat al-Islām : “이슬람의 증거”)인 아부 하미드 무함마드 이븐 무함마드 알 가잘리(Abū Hāmid Muhammad b.
Muhammad al-Ghazālī)가 스스로 수피즘의 옹호자임을 선언했을 때보다 더 중대한 전과를 얻은 일은 없었다. 알 가잘리는
451/1059년에 코라산의 투스(Tus)에서 태어나, 수많은 천재적 신비가들을 배출한 북 페르시아의 이 지방에서 어린 시절을 보
냈다. 그는 정통주의 신학자와 법률가가 되도록 학교교육을 받았고, 당대의 지도적인 순니신학자가 되어, 484/1091년 바그다
드의 니자미야 마드라사(Nizāmīya Madrasa)대학의 신학교수로 임명되었다. 그러나 그의 명성과 권위에도 불구하고-특히 법
률가로서 그의 활동은 그를 앗 샤피이(al-Shafi'i) 이후 최대의 앗 샤피이 법률학자로 불리게 했다-그는 종교에 대한 지적, 법
학적 접근에 만족하지 못했으며, 더욱 개인적으로 하나님을 경험하고픈 갈망을 느꼈다. 488/1095년 그는 교수직을 포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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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간 은퇴생활을 했다. 그가 수피즘으로 입장을 바꾸게 된 유명한 이야기는 그의 자전적인 글 「오류에서 구하신 이」(alMunnqidh min al-dalāl)에 기록되어 있다.6)
그때 나는 수피의 길로 관심을 돌렸다. 나는 수피즘의 가르침과 수행을 모르고는 그 길의 종점에 이를 수 없다는 것과, 그 교
리의 핵심은 육체의 욕망을 극복하고 악한 기질을 제거하여 마음을 하나님 외의 모든 것에서 깨끗하게 하는 데 있음을 알았
다. 그리고 마음을 꺠끗케 하는 방법은 디크르 알라(dhikr Allah), 즉 하나님을 기억하여 그 분께 모든 생각을 집중하는 것이었
다. 내게는 교리를 배우는 것이 수행보다 쉬웠으므로, 나는 책과 샤이크들(Shaykhs)의 말씀에서 가르침을 배웠다. 그리하여
마침내 나는 그들의 길에 대해 공부하고 듣는 것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을 충분히 얻었으나, 그때서야 그들에게만 있는 가장 특
별한 것은 공부로 알 수 없고, 오직 직접적인 체험과 무아상태와 내적인 변형에 의해서만 도달할 수 있음을 분명히 알았다. 내
가 공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피즘에 대한 지식은 모두 얻었다고 나는 확신했다. 그 나머지에 대하여는 신비가의 삶을 사는
것 외에 도달할 수 있는 길이 없었다. 나는 당시 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았다. 세속적 관심이 모든 면에서 나를 둘러
싸고 있었다. 내가 하고 있는 최고의 일인, 교수로서 나의 활동조차도, 그 이후의 삶이란 점에서 보면 중요치 않고 쓸모없는것
같았다. 내가 교수일을 하는 의도를 숙고해보니, 오직 하나님을 위해 그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영광과 명성에 대한 욕
망 외에 다른 동기가 아님을 알았다. 나는 절벽 끝에 서 있으며, 삶의 방식을 고치지 않으면 지옥불에 떨어지고 것임을 깨달았
다. 나의 가련함을 깨닫고 나의 의지를 모두 내 던진 채, 빠져 나갈 길 없는 심각한 고통에 빠진 한 인간으로서 나는 하나님께
의지했다. 하나님께서 내 기도에 응답하셔서 나는 쉽게 명성과 부와 처자와 친구를 떠나게 되었다.
이 은퇴 때부터 505/1111년에 죽기까지, 알 가잘리는 신비가로서 단순한 삶을 살며 오직 연구와 일련의 책을 저술하는 데만
힘썼다. 이 책들에서 그는 수피즘의 도덕적, 형이상학적, 신비적 체계를 여러 측면에서 밝혔으며, 그러한 체계 속에서 수피즘
과 이슬람 정통주의를 화해시키고, 이슬람교도가 유일하신 하나님께 헌신하는 삶은 수피의 길을 따르지 않고는 완전히 이루
어질 수 없음을 입증하고자 했다. 그의 소책자 중 어느 것도 소홀히 할 만한 것은 없으며, 몇 권은 특별한 가치가 있는 매우 중
요한 것들이지만, 그의 대작이며 여러 가지 면에서 이슬람 교도가 쓴 가장 위대한 책은 방대한 「종교학의 부흥」이다.7)
이 유명한 책의 개요를 분석해 보면, 이 책이 한편으로는 정통신학과 종교적 율법에 관련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실천적이
고 명상적인 신비주의와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네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각 “부분”은 일련의 “책들”의 형
태로 나뉘어져 있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A. 예배
(1) 지식(ʻilm)의 본질 - 인식론과 신학
(2) 신앙의 기초
(3) 정화(淨化)의 내적 의미
(4) 기도의 내적 의미 -- 의식(儀式)과 정경(正經)의 율법
(5) 자선의 내적 의미
(6) 순례의 내적 의미
(7) 코란의 암송에 대하여
(8) 하나님을 기억함과 기도--경건한 행위
(9) 정해진 시간에 하는 기도
B. 개인적 행위
(1) 먹는 일
(2) 마시는 일 --종교적 계율
(3) 생계를 유지하는 일
(4) 율법에 맞는 일과 어긋나는 일
(5) 동료와 사귀는 일
(6) 성 품
(7) 고 독
(8) 여 행 --신비적 수행
(9) (음악, 시낭송) 듣기, 망아(ecstasy)
(10) 좋은 대화
(11) 생활과 예언자 정신
C. 죽을 죄
(1) 마음의 놀라운 본성
(2) 자기 훈련
(3) 탐식과 음란
(4) 언어의 악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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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분노, 원한, 질투, --심리학과 영적 수련
(6) 세속적 소유물
(7) 부와 탐욕
(8) 높은 지위와 위선
(9) 교만과 독선
(10) 자 랑
D. 구원의 길
(1) 회심(tauba)
(2) 인내(sabr)와 감사(shukr)
(3) 두려움(khauf)과 희망(rajā')
(4) 가난(faqr)과 자기부정(zuhd)
(5) 유일하신 하나님에 대한 믿음(tauhīd)과 신뢰(tawakkul) --영적 체험
(6) 사랑(mahabba), 동경(shauq), 부끄럼(uns), 자족(ridā)
(7) 결단(nīya), 진실함(sidq), 진지함(ikhlās)
(8) 관조(murāqaba)와 자기시험(muhāsaba)
(9) 명상(tafakkur) --종말론
(10) 죽음을 기억함
알 가잘리와 성 어거스틴을 비교하는 일이 자주 있었다.
“성 어거스틴의 회심이 기독교에 중요했던 것만큼 가잘리의 회심은 이슬람에 중요했다. 가잘리의 회심이 이슬람에 중요했다
는 것의 특징을 간단히 말하면, 그가 공식적인 이슬람 신앙 안에 신비적이며 명상적인 신앙태도를 법률가들의 율법주의와 신
학자들의 지성주의와 나란히 자리잡게 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8) 공인된 종교적 학문에 대한 깊은 학식 덕분에, 알 가잘
리는 정통주의자들 중 편협하기 짝이 없는 자들을 제외하고는 모든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 율법과 신학에 대한 훈련 덕택
에, 그는 수피즘에 도움이 되는 작업을 하면서 날카롭고 섬세한 지성과 지혜롭고 창조적인 마음을 활용할 수 있었다. 그는 마
음 속에 철학자들과 신학자들의 모든 용어를 통달하고 있었다. 이 지적 재능에 이론적 지식과 수피생활이라는 개인적 체험이
더해지자, 알 가잘리는 아부 탈리브 알 마키와 알 칼라바디와 알 꾸샤이리가 그렇게도 이루려고 했던 작업을 완성할 준비와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그 이후 수피즘, 적어도 “술 취하지 않은” 유형의 수피즘은 이슬람 학문의 하나요, 합리적이고 칭찬
할만한 생활양식으로 받아들여졌다.
제8장 수피교단들
우리가 보아 온대로, 이슬람 신비주의 운동은 금욕주의에서 시작되어, 그 초기에는 도시에서든 사막에서든-그러나 특히 사막
에서지만-하나님만을 섬기고 하나님의 은총의 기쁨만을 체득하는 데 온 몸을 바친 남녀 개인들의 인격으로 대표되었다. 이
시기 다음에 이론과 실천이 함께 하는 시대가 왔다. 스스로 경건했던 유명한 샤이크들이 수피즘 초기의 가르침을 제자들에게
단독으로나 집단으로 전했다. 5/11세기에 저술활동을 한 페르시아 이론가 후즈위리는 스승들의 가르침을 전한 몇 개의 신비
주의 학파를 열거하고 있다. 다른 수행단체에 흔히 있는 사제 관계는 이윽고 수장(首長; shaikh, pīr)과 제자(murīd, shāgird)
라는 독특한 수피적 관계로 발전했다. 수도원(ribat, khanqah)들이 세워져 그들에게 주어졌으며, 거기서 유명한 성자가 일단
의 제자들과 머물렀다. 제자들은 장기간 또는 단기간 동안 그의 지도 하에 그와 함께 하나님을 예배했다. 수피의 신비수행에
입문하면 그 표시로 특별한 옷을 입게 되는데, 이는 그 사람이 예언자 무함마드에게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전통을 받아들였고,
동시에 그 전통에 받아들여졌음을 상징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부 사이드 이븐 아빌 카이르(Abū Saʻīd b. Abi'l-Khair: 357/967
사망 )는 앗술라미(al-Sulamiī)와 아불 압바스 알 깟삽(Abu'l-'Abbās al-Qassāb)에게서 계속해서 그 옷을 이어 받았다.1) 여
기서 지적할 중요한 것은, 수피 수도원에 거주하는 것은 결코 독신생활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대부분의 유명한 수피들은
결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전통의 기원이 무함마드에게 있다고 해석했으므로, “이슬람에는 수도원
(rahbānīya)이 없다”고 말한다.
6/12세기가 되자 거대한 수피교단들(tarīqa, 글자대로 하면 ‘길’)이 세워졌다. 그때까지 수도원들은 세속적 생활이라는 사막
속에 있는 고립된 오아시스와 같았다. 그런데 그 수도원들이 공동의 스승을 모시고 공동의 수행과 의식(儀式)을 행하는 신비
가들과 광범하게 맺어지는 시기가 온 것이다. 이런 교단들 중 첫 번째는 무히 앗 딘 아브드 알 까디르 이븐 아브드 알라 알 질
리(Muhyī al-Dīn ʻAbd al-Qādir b. ʻAbd Allah al Jīlī, 보통 그냥 알 질라니[al-Jīlānī]라 함)가 만든 교단이었다. 페르시아의
질란(Gilan)에서 471/1078년에 태어난 아브드 알 까디르는 17세때 한발리(Hanbalī)파의 법학2)을 공부하러 바그다드로 이주
했다. 회심을 경험한 그는 521/1127년에 거룩한 삶에 대해 정기적으로 설교를 하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가 행했다는
기적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의 설교를 들으러 모였다. 561/1166년 그가 죽을 때까지는 그의 영향이 매우 커져서, 여러 곳의
수도원들이 그의 권위를 인정했으며, 수피들은 그의 이름을 따라 자신들을 까디리스(Qādirīs)라고 불렸다. 아브드 알 까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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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의 저서들 중 많은 설교문과 기도문이 지금까지 남아 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책인 「알 꾸냐 리 딸리비 따리끄 알 하
끄」(al-Ghunya li-tālibī tarīq al-haqq)는 수세대에 걸쳐 사랑받는 교훈서였다. 까디리교단은 이슬람 세계의 여러 곳에서 추
종자들을 얻었는데, 인도에서 특히 세력이 컸다. 인도에는 오늘날까지도 그 영향이 광법하게 퍼져 있다. 이러한 교단과, 다른
비슷한 교단들이 성공한 결정적 요인은 종교적 율법과 정통주의 수행을 철저히 고수하고 도덕폐기론 및 화육설(化肉說)의 경
향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기 때문임이 분명하다. 위의 책 「꾸냐」(Ghunya)는 가장 극단적인의 “순결주의자들”이 아니고는
아무에게도 비판받을 내용이 없다. 그 가르침은 코란과 전통에 굳건하게 기반을 두고 있어, 이 책이 권유하는 종교적 수행은
반대할만한 것이 없다.
두 번째로 세워진 대교단은 수흐라와르디야(Suhrawardīya)인데, 이는 시합 앗 딘 우마르 이븐 아브드 알라 앗 수흐라와르디
(Shihāb al-Dīn ʻUmar b. ʻAbd Allah al-Suhrawardī; 539-632/1144-1234)의 이름을 따라 그렇게 불리웠다. 이 사람은 같은 지
방 이름을 가진 세 명의 유명한 신비기 중 가장 연소자이다. 그의 삼촌인 아브 나지브(Abū Najīb; 563/1168년 사망)는 한 때
나자미야 아카데미(Nizāmīya Academy)의 학장이었으며, 전통에 대한 상당한 권위자였다. 그는 시합 앗 딘에게 전통을 가르
쳤다. 그는 또한 초보자를 위해 수피즘에 대한 소책자인 「초보자를 위한 책」(Ādāb al-murīdīn)을 썼다. 그와 동향인인 아불
후투(Abuʼl-Futūh: 587/1191년 사망)는 독특한 페르시아 문체로 방대하고 상상력이 넘치는 글을 쓴 작가인데, 범신론적인 비
유를 많이 써서 사형선고를 받고 이단으로 처형당했다. 시합 앗 딘의 경우는 좀 더 행운이 따랐다. 그는 정통적인 중용의 모범
으로 인정되어 칼리프들과 왕자들의 신뢰와 보호를 입었으며, 그의 강의와 설교를 들으러 멀리서 많은 추종자들이 몰려들었
다. 628/1231년 메카 순례를 하면서, 그는 위대한 이집트의 신비시인 우마르 이븐 알 파리드(ʻUmar b. al-Fārid)를 만났으며,
그의 제자들 중 더욱 유명한 페르시아 시인인 사디(Saʼdi; 691/1292년 사망)를 만났다. 시합 앗 딘은 크고 작은 많은 책을 썼
으나, 가장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책은 「영지(靈知)에 대한 지식」(ʻAwārif al-maʻārif)인데, 이 책은 그 교단의 기본적인 교
재가 되었다. 그의 가르침은 물탄의 바하 앗 딘 자카리야(Bahāʼ al-Dīn Zakarīyāʼ of Multan)에 의해 인도에 전해졌으며, 거기
서 즉시 받아들여졌다. 수흐라와르디라는 이름은 현대 벵갈과 동 파키스탄 정치운동에서는 유명하다.
세 번째 교단은 그 초창기에 마그리브(Maghrib: 서부 이슬람 학자)인 누르 앗 딘 아흐마드 이븐 아브드 알라 앗 샤딜리(Nūr
al-Dīn Ahmad b. ʻAbd Allah al-Shādhilī: 593-656/1196-1258)에게서 영감을 얻었다. 이븐 마쉬쉬(Ibn Mashīsh; 625/1228년
사망)의 제자였던 앗 샤딜리는 투니스 지방에서 너무 많은 추종자가 생겨 당국에서 그를 두려워했다. 그러자 그는 알레산드리
아로 피하는 것이 신중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집트에서 그는 신속하게 놀라운 성공을 거두어, 그가 가르친 수행과 의식(儀
式)을 따라 독특한 교단이 생겼는데, 그의 이름이 교단이름이 되었다. 샤딜리야 교단은 아라비아나 시리아 등지에서 뿐 아니
라 이집트와 북아프리카에서 특히 성공적이었다. 앗 샤딜리의 기도문(ahzāb, 단수 hizb)은 오늘날까지도 보존되어 그의 추종
자들의 기도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 교단의 매우 영향력 있는 일원이었던 알렉산드리아의 이븐 아타 알라(Ibn ʻAtā' Allah of
Aiexandria; 709/1309년 사망)는 「수피들의 금언집」(al-Hikam al-ʻAtāʼiya)을 써서 놀라운 호응을 얻었는데, 이 책에 대한
허다한 주석서가 이를 입증한다. 이 책은 문체와 내용에서 9세기 바그다드 신비가들의 말씀들을 생각나게 한다. 아래 인용문
에서 괄호 안의 말은 주석가들의 해석이다.
(종교적) 행위(의 효험)에 의존하고 있다는 표시는 (하나님의 의지에 대한 불순종과 같은) 잘못이 발생했을 때, (하나님의 용
서에 대한) 소망이 감소한다는 것으로 알 수 있다. 하나님이 그대에게 (부차적인) 목적 가운데 있게 하실 때, (세속적인 일에
서) 벗어나 (하나님 하고만 있으)려고 하는 욕망은 (개인의 영광을 구하는) 은밀한 정욕에서 나오는 것이다. 하나님이 그대에
게 (거기서) 벗어나 있도록 하실 때, (부차적인) 목적을 (지니려는) 욕망은 (하나님과 연합하는) 높은 목적에서 타락한 것이
다.
(현상의 흐름을) 통제하고자 하는 (인간) 의지(의 작용)은 (주어진) 운명의 벽을 꿰뚫지 못한다. (단지 그 자체가 신의 의지의
결과이다)
(인간사를) 통제하려는 (노력)을 쉬라. 너 아닌 다른 이 (즉 하나님)가 (하려고) 맡으신 일을 네 스스로 맡으려고 하지 말라.
그 분이 네게 보장해 주신 것을 (스스로 얻으려고) 추구하는 너의 노력과, 그 분이 네게 요구하신 것을 (이루지 못하는) 너의
실패는, 너의 (영적인) 눈이 먼 증거이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시기가 늦춰진다고 해서, (그 분께) (네가) 집요하게 기도하는 것을 소홀히 말며, 낙담치도 말라. 그 분
은 네가 스스로 선택한 방식이 아니라 그 분이 너를 위해 선택한 방식으로, 또 네가 원하는 시간이 아니라 그 분이 원하시는
시간에, (네 요구에) 응답하시기로 약속하셨기 때문이다.
이 매력적이고도 웅변적인 소책자는 아직 (영어로-역주) 번역되지는 않았는데, 참으로 안사리의 「친밀한 대화」(Munājāt)
를 생각나게 하는 감동적인 호소로 끝난다.
오 하나님, 당신의 자비하심으로 저를 찾으시어 당신께 이르게 하시며, 당신의 은혜로 저를 이끄시어 제가 당신께 돌아서게
하소서.
6/11/23, 11:00 PM 달빛정화 :: 수피즘 : 이슬람 신비주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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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하나님, 제가 당신께 불순종할지라도 당신께 대한 모든 소망을 결코 버러지 않겠으며, 제가 당신께 순종했을지라도 당신을
경외함을 멈추지 않으리이다.
오 하나님, 바로 이 세상이 저를 당신께로 몰고 왔으며, 당신의 풍요하심에 대한 지식이 저를 당신 앞에 서게 했나이다.
오 하나님, 당신이 저희 희망이심을 아오니 어찌 실망하리이까? 당신이 저의 신뢰이심을 아오니 어찌 무시당하리이까?
오 하나님, 당신께서는 영광에 가리워 계셔서 아무도 당신을 아지 못하나이다! 오 하나님, 당신은 완전한 광휘 속에서 빛나셔
서 (신비가들의) 마음이 당신의 위엄을 깨달았나이다! 당신께서는 언제나 나타나 계시니, 어찌 가리워 계시리이까? 당신께서
는 언제나 여기 계시어 우리를 지켜 보시니, 어찌 아니 계시다 하리이까?
이 시기에 시작된 대교단 중 네 번째 것은 터어키에서 발생했는데, 마울라나(Maulānnā)라 부르는 페르시아 최고의 신비주의
시인 잘랄 앗 딘 루미(Jalāl al-Dīn Rūmī; 672/1723 년 사망)를 찾아 그를 시조(始祖)로 삼았다. 루미에 대해서는 후술할 것이
다. 이 교단은 루미의 이름을 따라 마울라위야(Maulawīya)라고 했는데, 터어키식 표현인 메블레비야(Mevleviya)가 좀 더 익
숙할 것이다. 이 교단은 오토만제국 시대에 터어키에서 최고의 영향력을 발휘했으며, 막강한 정치권력을 행사했다. 그 수도원
들은 오토만 제국의 영토 어디에나 산재해 있었다. 메블레비 의식(儀式)중 가장 독특한 것은 저 유명한 회전무(Whirling
Dance)인데, 이를 목격한 수많은 여행자들이 기록을 남겼다.
독창적 교단이든 그 분파적인 지류이든 간에, 수많은 교단들이 세대를 이어가면서 이슬람 세계 도처에서 발생했다. 이제 그것
은 수백개에 이르며, 추종자들의 수는 수백만이 된다. 그들 모두는 넓은 의미에서 비슷한 유형을 따랐다. 각 교단은 각 시대마
다 시조의 “후계자”(khalīfa)가 통솔했으며, 그의 권한은 다른 지역의 지부장들에 의해 인정되었다. 비교적 소수의 직업적 수
피들이 가르침과 예배를 위해 설립된 집회소에 머문다. 교단에 속한 추종자의 압도적인 다수는 평신도 형제들인데, 그들은 완
전히 세속적인 직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필요한 때에 의식에 참가함으로써 교단을 지지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각 교단은 교리의 차이보다도 훨씬 더 특별한 의식의 차이에 의해 규별된다. E. W. 레인(Lane)은 지난 세기 초에 이집트에 머
물렸는데, 당시는 각 교단들의 영향력이 최고조에 달해 있었고, 그들의 삶도 일반적으로 현대사상이나 서구의 영향을 거의 받
지 않았던 때였다. 그는「근대 이집트인들의 풍습과 관습」(Manners and Customs of the Modern Egyptians)에서 자신이
관찰한 수피들의 의식을 자세하고 흥미있게 전하고 있다. 디크르(dhikr: 레인의 철자로는 zikr인데, 이는 이집트 방언의 발음
이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원래는 하나님에 대한 “기억”을 뜻하는 말이다-라 부르는 이 의식은 그 신앙적인 측면은 별도로 하
고라도, 무아경의 체험을 얻기 위한 목적에서 행하는 것이다. 덧붙이자면, 이 의식은 아주 즐거운 사회적 사건으로, 거기에 참
여하는 이질적인 요소들을 함께 결합하게 해 준다. 나 자신도 의식에 참여한 일이 있는데, 군인, 경찰, 전차기사 등이 정복을
입은 채로 노동자, 짐꾼, 상점주인, 점원 등 대도시의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 함께 참여하고 있었다. 다음은 메블레비 의식에
대한 레인의 모사이다.3)
대부분의 두르위시들(durweeshes)4)은 이집트인들이었다. 그러나 그들 중에는 터어키인과 페르시아인도 많았다. 몇 분 기
다리지 않아 그들은 의식을 시작했다. 그들 중 몇몇이서 먼저 주위의 군중을 나무막대기로 밀어냈다. 그러나 그들이 내게는
막대기를 들이대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가능한 물러서지 않았다. 그 두르위시들이 무얼 하려고 하는지 내가 알아 차리기도
전에, 그들은 팔을 뻗어 서로 손을 잡고 커다란 원을 그렀고, 나는 그 속에 갇히고 말았다. 나는 잠시 거기 남아 있고 싶은 생
각이 들어 지크르(zikr)에 참여했다. 절을 하고 하나님의 이름을 계속 부르곤 하다가, 다음 순간 의식에 참여하는 것이 어색하
다는 느낌이 들고, 내가 두르위시가 아니라는 것이 발각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결심을 바꾸었다. 그래서 두 명의 두르위
시의 손을 놓고 그 원 밖으로 빠져나왔다. 커다란 원(그것은 회랑의 대리석 기둥 4개를 둘러 싸고 있었다)을 그린 두르위시들
은 이제 본격적으로 지크르를 시작했다. 수 없이 “알라!”를 외쳐대며, 그때마다 머리와 몸을 숙여 절을 하고 오른쪽으로 한 걸
음씩 옮겼으므로 원 전체가 빠르게 돌아갔다. 그들이 이 동작을 시작 하자 마자 모울라위 교단(Mowlawees)5)의 한 터어키
인이 원의 한 가운데에서 회전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동작을 원활히 하기 위해 두 발을 사용했으며 팔을 쭉 뻗고 있었다. 그
동작은 점점 속도가 빨라져 그의 옷이 우산처럼 펼쳐졌다. 그는 그렇게 돌기를 약 10분간 계속하더니, 그 큰 원안에 서 있던
손윗 사람에게 절을 하고는 전혀 피곤하거나 어지러운 기색없이, 큰 원을 그리고 있는 두르위시들과 합세했다. 그들은 이제
더욱 격렬하게 하나님의 이름을 불러대고 오른쪽으로 발자국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뛰어 오르기 시작했다. 회전무 다음에는
큰 원 안에서 다른 6명의 두르위시들이 매우 작은 다른 원을 만들고, 자기 팔을 옆사람 어깨에 얹었다. 이렇게 하고서 그들은
큰 원이 회전하듯이 그러나 훨씬 더빠르게 회전을 하면서, “알라!”를 외쳐댔는데, 이 외침도 훨씬 더 빨랐다. 이 동작도 앞서
한 명의 두르위시가 했던 것과 같은 시간 정도로 계속되었으며, 그 후 전체가 앉아서 휴식을 했다. 15분 정도 지나자 그들은
다시 일어나 같은 동작을 두 번째 반복했다.
다른 곳에서 레인은 “사아디예” (Saadeeyeh)수피들이 행하는 이른 바 도세(Doseh) 의식을 묘사하고 있는데, 그 의식에서는
교단의 우두머리가 엎드린 신도들이 위로(over ; 밟은 것이 아님 - 역주) 말을 타고 지나갔다.6) 그것은 이렇게 진행되었다.
그는 말은 타고 소수의 두르위시들만을 데리고 정원으로 들어가 셰이크 엘 베크리(Sheykh El-Bekree;이집트 수피들의 “우두
머리”, 샤이크. 전통적인 호칭-아베리의 주) 의 집으로 들어갔다. 내가 문에 이르자 하인이 나를 맞았다. 나는 그 실내 모임에
참가했다. 그 셰이크는 말을 내려 섹가데(seggadeh : 기도용 카펫)에 않았다. 그 섹가데는 그 집 마당의 뒷뜰(tukhtabosh)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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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으로 통하는 돌로 된 길에 펼쳐져 있었다. 그는 등을 구부리고 얼굴을 숙인 채 눈에는 눈물을 흘리며 앉아 있었다. 그는 거
의 쉬지 않고 뭐라고 중얼거렸다. 나는 그에게 가까이 서 있었다. 여덟 명의 다른 사람들이 그와 함께 앉아 있었다. 그와 함께
들어간 20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자리를 깔아 놓은 곳에서 그의 앞에 반원형으로 서 있었다. 그리고 그들 주위에는 50-60명의
다른 사람들이 있었다. 여섯 명의 두르위시들이 반원에서 그에게로 약 2야드 쯤 나아가 지크르를 시작했다. 그들은 모두 동시
에 ’알라후 하이!‘ (Allahoo hhai!: '하나님은 살아 계시도다!’)를 외치며, 한 번 외칠 때마다 그가 왼손으로 잡고 있는 바닥의
돌출부 곁의 바즈(baz)7)를 작고 짧은 일종의 가죽끈으로 쳤다. 그들은 겨우 2-3분 정도 이렇게 했다. 그 때 한 흑인 노예가
멜부우스(melboos: 광란 상태)가 되어 두르위시들 가운데로 뛰어 들었다. 그는 팔을 내저으며 소리쳤다. ‘알라 라라라라라!’
한 사람이 그를 붙잡자, 그는 곧 정신이 돌아오는 것 같았다. 두르위시들은 모두 처음에 묘사한 것처럼 반원형으로 서서 두 번
째 지크르를 행했다. 직케르(xikkeer)8)가 하나씩 교대로 ‘알라후 하이!’ 하고 외치면 다른 이들이 ‘야 하이!’(Ya hhai!: '오 당신
은 살아 계시나이다!‘) 하고 외치는데, 모두들 소리를 지를 때마다 왼쪽 오른쪽으로 번갈아가며 절을 했다. 이렇게 약 10분간
을 했다. 그 다음 같은 시간 동안 같은 방식으로 동작을 하면서, 그들은 ’다임(Daim: '영원 하시도다!‘) 와 ’야 다임!‘ (Ya Daim:
'오 영원하시도다!’)을 외쳤다. 나는 끼어드는 것을 알아채지 못하게 하고 참가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는 억제할 수 없
는 충동을 느꼈다. 그래서 그 반원에 끼어들어 의식에 참가했는데, 주의를 끌지 않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나는 아주 불편하기
짝이 없는 열광에 끼어든 것이었다. 즉 방금 묘사한 지크르가 끝난 후에, 한 사람이 코란의 한 부분을 노래로 읊기 시작했지
만, 지크르가 곧 다시 시작되어 약 15분 정도 더 계속되었던 것이다. 거기 참가한 대부분의 두르위시들은 그때 세이크의 손에
입을 맞추었으며, 그러고 나서 그는 높이 있는 방으로 들어 갔다.
이것이 수피들이 의식(意識)의 고양상태에 이르기 위해 행하는 의식인데, 그들은 여기서 그들이 하나님 앞에 있음을 느꼈다.
물론 상당수의 사람들은 이런 의식이 동물적 자기장(磁氣場)의 발현이나 그들이 경험한 감정의 고양상태에 지나지 않는다고
느낄 것이다. 또 때로는 여러 종류의 약이나 흥분제의 도움을 받았다고도 생각하며9), 흔히 최면술을 하는 집단인 것처럼 설
명을 하곤 했다. 그러나 그들 교단의 비교(秘敎)에 정통한 소수의 사람들은 그 의식이 의미 깊은 신비로 가득차 있음을 발견
했으며, 그들의 분위기와 느낌을 신학자들의 논리적인 사색과 관련시켜 설명했다. 다음 장에서 우리는 이러한, 또 이와 유사
한 현상의 배후에 있는 심오한 개념들을 몇 가지 간단하게 설명할 것이다.
제9장 이슬람 신비주의 신학
알 할라즈가 조심성 없이 열정을 표현한 대가로 목숨을 잃은 이래, 신학은 이슬람에서 위험한 게임인 듯 했다. 하나님과 하나
임을 설교한다고 하는 것은 자칫 오해를 받기 십상이고, 금지된 화육설(化肉說: incarnationism, hulūl)로 비난받을 염려가 있
기 때문에, 똑같은 항구에 도달하면서도 정통이라는 바람에 더 가까이 항해해 갈 수 있는 대체 교리를 찾아낼 필요가 있었다.
우리는 알 할라즈가 놀랍게도 예수를 하나님이 그 안에 화육하신 거룩한 인간의 모범으로 보았음을 알았다. 수피들은 이 예수
를 무함마드로 대체하여 조심성 없는 알 할라즈의 언어를 완화하고, 사변적인 신학체계를 만들어 내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면
이 체계는 극단적인 호전적 비평가들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을 속일 수 있을 것이었다. 이 작업은 하나님의 사자(Messenger)
를 찬양하고 있는 오래되고 존귀한 전통이 있어서 훨씬 쉽게 이루어졌다. 이 전통에서는 무함마드에 대해 숭배라기보다 존경
의 태도로 이야기하고 있다
이슬람에 누가 로고스(Logos)설을 도입했는지는 불확실하지만, 이는 물질세계를 다스리는 하나님의 대리자가 “무함마드의
이데아”(al-haqīqat al-Muhammadīya)라는 이론을 말하는 것이었다. 이 교리가 알 가잘리의 비교(秘敎: esoteric teaching)
의 일부가 되었으며, 그것이 그의 마지막 저서인 「빛의 벽감(壁龕)」(Mishkāt al-anwār)에 암시되어 있다는 추측이 계속 있
었다.1) 후기 수피즘의 다른 많은 개념들처럼, 이 개념도 3/9 세기 수피 스승들이 입으로 전한 비밀한 전통 속에 뿌리를 두고
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하여튼 이 개념은 초월적인 하나님과 유신론적인 세계를 모순 없이 조화시키는 문제를 성공적으
로 해결했다. 만일 누군가 하나님을 알고 싶다면, 그는 “무함마드의 이데아”와 합일함으로써 이 목적을 올바르게 추구할 수
있는데, 이 “무함마드의 이데아”는 영원 전에 하나님이 당신의 닮은꼴(His likeness)- 하나님의 닮은꼴이라 불리울 수 있는
무엇이 있다면 - 이 되어 인류를 당신께 인도하시려고 투사(投射)하신 것이다.
우리는 이 개념이 아랍문학 최대의 신비시인인, 카이로의 이븐 알 파리드(Ibn al-Fārid of Cairo; 586-632/1181-1235)의 저술
에서 완전히 발전되어 있음을 보게 된다. 서구에서 공인된 정본(正本)으로 판단하건대, 그의 시는 극도로 난해하고 애매하며,
더욱이 기교적인 말로 가득차 있어서 아랍인과는 아주 다른 우리 서구인의 성향에는 어긋난다. 그의 시에 대해 평가하는 것이
더욱 더 위험한 것은, 그가 고대 아라비아의 고전적 시가(詩歌)의 관례를 충실히 따르고 있고, 애정관계의 이미지를 은유적으
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시가 환상적인 발상으로 가득차 있고, 그 중 상당 부분이 극도로 수수께끼같을지라
도, 그 발상과 수수께끼가 대개는 수사학적 꾸밈이나 머리로 만들어 낸 술수가 아니라, 숨겨진 뿌리에서 솟아나는 덩굴손처
럼, 묘사하고 있는 정서적 분위기와 생생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는 깊은 망아상태에서 깨어나자마자 받아쓰게 했으며, 망아상
태에 있는 동안에는 ‘서기도 하고, 앉기도 하고, 기대 쉬기도 하고, 눕기도 했으며, 죽은 사람처럼 담요에 싸여 있었다. 그는
이렇게 계속 10일 정도나 그 이상도 지냈으며 먹지도 마시지도 말하지도 움직이지도 않았다’고 하는 것은 아무리 가장 가까운
친구들의 증언에 따른 것이라 해도 믿기 어려울지 모른다. 그의 문체와 말투는 신의 영감으로 나온 햇과일이라기보다는 까다
로운 예술가가 극히 엄선하고 정교하게 가꾼 보석 세공품과 닮았다. 그러나 나는 그의 시가 일반적이지 않은 상태에서 쓰어졌
다는 말을 별로 의심하지 않는다.”2) 우리 시대의 어느 누구보다 이븐 알 파리드의 작품이 난해함을 밝혔고, 그의 작품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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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적 평가를 진척시킨 학자가 이렇게 말하고 있다. R. A. 니콜슨이 번역한 아래의 시는, 시인이 깊은 신비 체험을 묘사하기
위해 흔히 쓰는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음을 잘 보여 준다.3)
로테나무 골짜기 위로 그림자 드리운 곳
열병 걸린 애인은 방황하였네
사랑이 머리 속에 넣어 준
혼란 스런 생각으로
그는 길 잃고, 잃었다간
그 길 다시 찾았네.
아아, 저 골짝 남쪽 비탈에
그토록 오래 그리던 모습,
보리란 희망조차 없는 듯 했건만,
아, 저 이는 내 친구 아끽(Aqiq)!
잠깐! 여기서 그냥 지나치면 안되지
그대 진정한 환희 맛보지 못했다면 그 환희 상상해 보라
그대의 시야 탁 트이리니
내 눈은 눈물이 흘러 보이지 않도다
골짜기에 웅크리고 있는 양에게 물어보라
내 마음의 열정과 고뇌를 아느냐고
그 놈 제 아름다움 뽐내느라
내 사랑과 수고엔 관심도 없네
내 죽은 자아는 주님 날 구하려 주시는 속전(贖錢)이로다!
내게 주신 것 아니네
사나 죽으나 내 모든 것 주님 것이로다!
주님 아실까, 내게 오실 때 기뻐하듯이
주님 가셔도 내 기뻐함을?
밤마다 뜬 눈으로 그 분 모습 그림을?
- 환상 속의 환상이라.
말로 떠벌이는 자들에게서
내 결코 기쁨 느끼지 못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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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저들 논의에 귀 기울이지 않았나이다!
주님 사랑의 은혜로 내 맹세하노니
주께서 피곤케 하셔도
내 맘 사랑 갈망하기에 피곤치 않도다
우다입(ʻUdhayb)의 좋은 물 얻어
그 시원함으로 내면의 불길 끈다면
내게 저주 있으리!
내 갈망 감히 그 귀한 시냇물
더럽히지 않으리니
아! 그 빛나는 신기루
내 얼마나 갈망하는가!
어떤 구절에서는, 이븐 알 파리드는 단지 무함마드의 영과 합일하는 것을 주장하는 듯 하고, 다른 데서 보면, 그는 하나님과
합일하는 체 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운데, 그는 범신론이라는 비판을 받고도 남을 만큼 극단적인 표현을 쓰고 있다.
그의 글 한 구절에서 이를 볼 수 있다.4)
내 경지 너무도 높아 아직 거기 이르러 보지 못한 사람은 자신이 오히려 행복하다고 여겨야 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행복하다
고 보는 상태는 그대의 경지를 넘어선다.
모든 사람은 아담의 자손이요 (나 또한 그들과 같으나), 나는 내 형제들 중 홀로 만유와 하나됨을 깨달았다.
내가 듣는 소리는 칼림(kalīm: 모세)이 듣는 것과 같고 내 마음은 가장 뛰어나신 이(Ahmad=무함마드)의 경우와 같다.
또 내 영혼은 모든 (피조물의) 영들에게 성령이 되나니, 그대가 우주에서 어떤 아름다운 것을 보든지, 그것은 다 내 본성의 풍
부함에서 흘러나온 것이다.
그러니 내가 (이 현상계에) 나타나기 전에 나에게만 주어진 이 지식(앎)을 내게 두어 두라(남에게서 그 근원을 찾지 말라). 내
가 나타난 후에는, 내 친구들은 피조물 가운데서 (나의 참 모습대로) 나를 알지 못할 것이니.
아랍 주석가들은 이 구절에 대해, 이븐 알 파리드가 자신을 꾸틉(Qutb: “버팀목” 혹은 로고스)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라 해석한
다. 그러나 여기서든 다른 데서든, 사실 그는 무함마드의 이데아와 하나되는 것, 그 이데아를 진정한 꾸틉이라고 말하는 것일
지도 모른다. 알 파리드의 대표작은 그의 위대한 타이야(Tā'īya: 7 글자로 운율을 맞춘 노래)인데, 이는 760개의 대구(對句)로
된 시이다. 시인의 기교만을 들어 판단해도, 이 시는 놀랍기 짝이 없는 소득인데, 수사적 아름다움이라는 놀라운 시적 기교와
함께 아랍 문학에서 필적할 만한 것을 찾기 어려운, 사상의 심오함과 표현의 아름다움까지 고려하면, 수피들이 이 시에 마술
적 힘이 있다고 여기는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이 위대한 시인에 대한 간단한 묘사를 끝맺기 위해, 원문의 운율을 흉내
내 보려고 애쓰면서, 아래에 타이야의 서두를 번역해 본다. 그러나 그 운율과 언어적 기교는 영어로는 흉내낼 수 없는 것이다.
내 눈의 손이 내게
불타는 사랑의 술을 들게 했다네
그래, 잔은 사랑스러움 비길데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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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얼굴이지
허나 난
내 친구들이 그 술을
자기네 것이라 생각케 두었다네
영혼 깊이 기쁨에 젖어
내가 던진 눈길 그토록 매혹적이었지
(진실로 난 술맛을 보기 위해 잔이 필요 없다네
그녀의 놀라운 속마음
볼 수 있는 내면의 눈이 있으니까)
그래 내 사랑스런 술친구들에게
선술집에서 감사했다네
명성에 대한 내 열정을
숨기게 해 줬으니까
그리곤 재빨리 난 그녀를 찾았다네
- 내가 술취하지 않은 날들이 지났으니까 -
더 이상 두려움 없이
자제도 하지 않고 대담하게
질투하는 눈 속일 자존심도 없이
그리곤 은밀한 신부의 방에 들어가
그녀와 얘길 나눴다네
내가 사라지는 기쁨과
되살아나는 비탄 사이에서
토막토막 끊어지는 듯한
가엾은 혼란상태가
내 속에 있는
사랑의 정열 말해 주었네
만약 이븐 알 파리드가 정통주의 비판가들에게서 알 할라즈를 교수대로 보냈던 것과 같은 정죄를 받았다면, 그런 정죄는 그와
동 시대인인 명사(名士)요, 아랍세계의 가장 위대한 신비적 천재인 무히이 앗 딘 이븐 아라비(Muhyī al-Dīn Ibn ʻArabī)에게서
찾기가 더 쉬웠을 것이 분명하다. 이븐 아라비의 계보는 유명한 아랍 부족인 타이족(Tai)인데, 그는 560/1165년 무르시아
(Murcia)5)에서 태어났다. 세비야와 세우따에서 전통과 법률을 공부하고 나서, 그는 590/1194년에 투니스(Tunis)로 옮겨, 거
기서 수피즘에 입문했다. 8 년 후, 그는 동쪽으로 여행하여, 이라크, 소아시아, 시리아를 두루 여행하고, 638/1240년에 다마스
커스에서 죽였다. 몇 가지 면에서 스웨덴 보르그(Swedenborg)와 닮은 그는 스웨덴보르그처럼 아주 많은 책을 썼다. 페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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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의 시인 자미(Jāmī: 898/1494년 사망)는 그가 500권 이상의 책을 썼다고 말한다.6) 이집트의 수피인 앗 샤라니(al-Shaʻrānī:
973/1565년 사망)는 좀 더 조심스럽게, 대략 400권이라고 추산한다.7) 현존 하는 책들을 최근에 계수한 바로는 200권이 훨씬
넘는다.8) 이 책 목록에는 10여 쪽이 못 되는 소 책자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지만, 거기에는 또한 방대한 저서도 많이 들어 있
다. 그 중에는 큰 종이에 4권 인쇄된 책이며, 진정한 수피백과사전이라 할 수 있는 방대한 저서 「메카의 계시」(al-Futu̅ha̅t
a-Makkīya)도 있다. 이븐 아라비의 명성은 주로 이 책과 좀 더 작은 자매편 「지혜의 사면(斜面)」(Fusu̅s al-hikam)에 의한
것이다. 그러나 그는 또한 시인이기도 해서, 이븐 알 파리드와 똑같은 형식을 따라 시를 썼다. 그는 섬세함이나 애매함에서 이
븐 알 파리드와 맞먹는다. 이븐 아라비 자신의 주석과 함께 「갈망하는 해석자」(Tarjuma̅n al-ashwa̅q)에서 인용한 다음의
짧은 인용문은, 시인으로서 그의 문체와 사상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예이다.9)
길을 떠나는 날, 그들은 다 자란 불그레하고 흰 낙타들의 등에 공작들을 올려 놓고서야 안장을 얹었다. 공작들은 무시무시한
눈빛을 하고 지배권을 가지고 있었다. 그대는 공작들 하나하나가 낙타의 진주 왕좌 위에 있는 하나의 빌끼스(Bilqis)라고 생각
할 것이다.
낙타가 유리로 포장된 길을 걸을 때, 그대는 이드리스(Idris)의 품에 있는 천상의 구체인 태양을 본다.
낙타가 그 눈빛으로 살상를 할 때, 낙타는 생명을 부여하여 자신이 예수이기라도 하듯이 그 목소리는 생명을 다시 얻는다. (주
석) ‘다 자란 낙타들’은 내면과 외면의 행위이다. 그것들이 하늘에서 왕좌에 앉아 계신 하나님께 선한 말을 올려 보내기 때문
이다. 그 분께서 ‘선한 행동이 그것을 올려 보낸다.’(코란 35:11)고 하신 바와 같다. 낙타 등에 올려 놓은 ‘공작들’은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자들이다. 그 분은 그들을 공작들에 비유하신다. 그들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공작들은 행위의 영혼들이다. 행위는
행위자의 의도나 바램 속에 있는 영혼이 없다면 선하지도 훌륭하지도 기껍지도 않기 때문이다.
‘무시무시한 눈빛과 지배권을 가지고’: 이는 고독한 때에 인간에게 나투시는 하나님의 지혜를 말한다. 그 지혜는 인간에게 강
력하게 엄습하여 그는 자신의 인격을 볼 수 없다.
‘낙타의 진주왕좌 위에 있는 하나의 빌끼스: 이는 예언자가 천상에서 진주와 히야신드석(石)의 침대를 타고 밤의 여행을 하는
동안 가브리엘과 예언자에게 현시되었던 것을 말한다. 필자는 하나님의 지혜를 ’빌끼스‘라 부른다. 그것이 정교한 이론과 험
한 실천의 자녀이기 때문이다. 빌끼스는 또한 영혼이자 여인인데, 그 아버지는 진(Jinn)이고 어머니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이드리스를 말한 것은 낙타의 높은 직위를 암시한 것이다. ‘이드리스의 품에 있는’, 즉 이드리스의 다스림 아래 있다는 것은,
그가 어디 있든지 낙타에게로 향하신다는 의미이다. 예언자께서 “너희가 지혜에게 잘못을 하지 않으려면, 받을 가치가 없는
자들에게 그 지혜를 전하지 말라”고 하신 것과 같다. 반대의 경우는 자기 감정상태(ha̅l)에 지배되어 어떤 영향(wa̅rid)의 지배
하에 있는 상태에서 말하는 자의 경우이다. 이 구절에서 필자는 필자의 능력이 예언자의 유산의 덕택으로 얻은 것임에 주의를
환기시킨다. 예언자들은 자신의 영적 감정(ahwal)을 지배하는 자들이지만, 대부분의 성자들은 그 감정에 지배당하기 때문이
다.
‘낙타가 그 눈빛으로 살상한다’: 이는 관상(觀想) 속에서 자아가 소멸되는 상태(al-fanā fi'l-mushāhada)를 말한다.
‘낙타의 말은 생명을 회복한다’: 이는 영혼이 인간에게 불어 넣어졌을 때, 인간창조가 완성되었음을 말한다.
위의 인용문은 이븐 아라비의 극도로 복잡한 - 혼란한 것이라 말하지 말라 - 정신세계를 아주 전형적으로 보여준다. 이러므로
그의 정신세계는 연구자를 심히 당혹케 하고, 번역자에게는 까다롭기 짝이 없는 것이다. 그는 이슬람의 가르침 전체를 자신의
명상이라는 포괄적인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그는 정통 순니신학자들, 법률가들, 철학자들의 저서와 가르침, 그리고 초기부터
당대까지의 수피들의 저서와 가르침뿐 아니라 무타질라파(Mutazilites), 카르마트라(Carmathians), 이스마일파(Isma'ilis) 등
의 종파운동과 이단운동에까지 완벽하게 정통해 있었다. 참으로 방대하고 광범한 그의 체계는 그의 폭넓고 다양한 모든 자료
가 지닌 사변과 용어를 다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 말이 지닌 난해성은 일관성 없는 전문용어라는 끊임없이 부닥치는 어
려움으로 인해 더욱 복잡해진다. 그의 다양한 가르침의 편린이라도 내보이기는 전혀 불가능하다. 그러나 아래의 요점을 보면,
그가 어떻게 선배들 중 몇몇의 가르침을 융합했고 후진들에게 영향을 주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10)
(1) 하나님은 절대적 존재(Being)이며, 모든 현상적 존재(existence)의 유일한 근원이다. 그 분 안에서는 본질적 존재(Being)
와 현상적 존재(Existence)가 하나이며 분리할 수 없다.
(2) 우주는 현실적이거나 아니면 잠재적인, 상대적 존재를 소유하고 있다. 그것은 영원한 존재(eternal existent)이기도 하고
일시적 비존재(temporal non-existent)이기도 하다. 즉 하나님의 지식 안에 있는 존재로서는 영원한 존재요, 하나님 밖에 있
는 존재로서는 일시적 비존재이다.
(3) 하나님은 초월적이시며 또한 내재적이시다. 초월성과 내재성은 인간이 그것을 아는 한 실상(實相: Reality)의 근본적인 두
측면이다. “(논리적으로는) 창조주와 피조물이 구별되지만, 초월적이라고 하는 실상(Haqq)은 내재적이라고 하는 피조세계
(khalq)와 동일한 것이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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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신과 구별되는 별도의 존재란 신의 의지에 의해 존재한다. 신의 의지는 현존하는 만물에 적합한 법칙들을 따라 작용한다.
신의 대리자들은 그의 이름들이거나 우주적 개념들이다.
(5) 존재하기 이전에, 현상계의 만물은 신의 마음 속에 일정한 원형들(aʻyān thābita)로서 잠재하고 있었으며, 그렇게 신의 본
질 및 의식과 하나였다. 이 원형들이 절대적 실상인 한 분과 현상세계의 매개자이다.
(6) 하나님과 하나가 된다는 의미에서 신과 합일 같은 것은 없으며, 신비가가 하나님과 하나“이다”라는 기존의 사실에 대한
깨달음이 있는 것이다.
(7) 창조적이며 생명을 불어 넣으며 논리적인 우주의 원리, 또는 최초의 지성이란 무함마드의 실상(이데아)이며, 이는 또한
실상 중의 실상(Haqīqat al-haqa̅ʼiq)이라고도 한다. 이 원리는 완전한 인간(al-Insān al-kāmil)에게서 완전하게 나타난다.
(8) 모든 예언자는 각자가 하나님의 로고스이다. 그러나 로고스 자체(the Logos)는 무함마드이며, 그는 예언자들의 “우두머
리”이다. 이 모든 개별적 로고스들은 무함마드의 실상 속에서 결합되어 있다.
(9) 완전한 인간은 실상(Reality)의 축소판이다. 그는 소우주이며, 그 안에 대우주의 완벽한 특성이 모두 반영되어 있다. 무함
마드의 실상이 우주의 ‘창조 원리’인 것과 똑같이, 완전한 인간은 알려지려는 신의 욕망의 현현인 우주의 ‘원인’이었다. 완전한
인간만이 하나님을 알고 사랑하며 하나님께 사랑받기 때문이다. 세계는 인간만을 위해 창조되었다.
이븐 아라비는 성인의 자격(wila̅ya)이라는 특별한 교리를 갖고 있었다. 그는 모든 예언자들은 성인이기도 하지만, 각 예언자
들은 예언자적인 면보다 성인인 면이 더 많다고 본다. 모든 예언자와 성인들은 무함마드의 영 혹은 실상이 나타난 것이다. 역
사적 인물인 무함마드는 예언자들의 인장(Seal of the Prophets: Khātin al-auliyā')이라는 직무 때문에 다른 예언자들보다 우
월하다. 그러나 그는 무함마드의 영의 ‘완전한’ 나타남인 성자들의 인장이신 분도 존재한다고 암시한다. 아니 사실은 분명히
선언한다. 그는 말하기를 이 인장이신 분이 “우리 시대에 태어났으며, 나는 그를 만났고, 그분에게 있는 인장의 표시를 보았
다”고 한다.12) 나아가 그는 선언한다. “내가 분명히 성인 자격의 인장(the Seal of the saintship)이며, 하쉬미테(Hashimite;
무함마드)와 메시아의 유산(의 인장)이다. ”13) 그의 저서에 있는 이 구절과 또 다른 구절들로 볼 때, 그가 실제로 자신을 성자
들의 인장이라고 여겼다고 추론해 봄직하다.
이븐 아라비는 사변적 수피즘의 역사에서 전환점이 되었다. 비록 그가 범신론적 가르침(그러나 그의 체계는 범신론적이라기
보다 일신론적이라고 볼 수 있다)과 극단적인 주장 때문에 격렬한 비난을 받았지만, 그 후의 신비가들은 아무도 그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후대의 모든 신비문학에 족적을 남긴 것이다. 지금은 중세 기독교 신비주의에 그가 끼친 영향을 논할
자리는 아니다. 다만 그 문제는 이제 통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지적하는 것으로 족하다. 후대 이슬람 문학에 그의 사상이
얼마나 지속되고 있는지를 간단히 지적하려면, 다음의 사실을 기억하게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즉, 페르시아 시인 이라키
('Iraqi; 688/1289년 사망)는 이븐 아라비의 「지혜의 사면(斜面)」에 대한 사드르 앗 딘 꼬나위(Sadr al-Din Qonawi;
672/1273년 사망)의 강의를 듣고 「섬광」(Lamaʻāt)을 썼으며, 자미(Jāmī)는 「섬광」에 대한 주석을 편집했을 뿐 아니라, 그
작품에 대한 경쟁심에서 「초고」(Lawā'ih)를 썼다는 것이다. 예술적인 이 두 권의 소책자는 알 가잘리의 형제인 아흐마드
(Ahmad; 517/1123년 사망)가 쓴 페르시아어 책 「상서로운 표적」(Sawānih)의 계보에 속하는데, 사랑과 사랑하는 자와 사
랑 받는 자라는 신비적 삼위일체의 교리를 특별한 주제로 삼고 있으며, 이를 전적으로 이븐 아라비의 신학을 따라 해석하고
있다. 다음은 「섬광」의 서론 부분의 번역이다.
하나님을 찬양하라. 주님은 아름다움(Beauty)의 계시로 사랑하시는 자의 얼굴을 비추사, 그가 빛으로 빛나 거기서 완전함
(Perfection)의 현현을 보고, 자신 안에서 참 기쁨을 누리게 하셨도다.
주님께서 그를 당신 앞에 이끌어 올리시니, 이는 아담이 아직 전혀 기억될만한 존재가 아니었을 때, 십게명도 쓰여지지 않고,
붓이 아무 것도 쓰지 않았을 때, 주께서 그를 선택하셨음이라. 그는 존재하는 모든 것의 창고요, 풍성한 보고(寶庫)의 열쇠이
며, 모든 사람이 마음으로 갈망하는 시온이요, 찬양의 깃발의 주님이시며, 모든 영혼이 동경하는 자리에 계신 주님이시라. 사
람들 목청 높여 말하니, “나는 겉으로 아담의 자손으로 보이지만, 내면의 빛으로 아버지됨이 입증되었도다.”
그는 이렇게 말하도다.
겉모양은 나를 아담이라 하지만
내 참 경지는 더 높은 자리 얻었다네.
아름다움의 거울 속에서 나는 보았네
6/11/23, 11:00 PM 달빛정화 :: 수피즘 : 이슬람 신비주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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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내 마음(image)을 펼친 것이요
하늘의 태양은 내가 나툰 것이니
미소한 분자 하나도 나를 증거하도다.
내 모습 속에 모든 인간의 모습 있네.
대양은 나의 편만한 바다에서 떨어진 물 한 방울
빛은 나의 광대한 광휘에서 나온 한 줄기 번쩍임
왕좌에서 돗자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존재는
햇빛 속에 날리는 티끌 하나일 뿐일세
무한존재(Being)가 개별성의 베일을 벗을 때
나의 장엄함이 욕망의 세계 위로 펼쳐지리라.
보라! 키즈르(khizr)에 끝없는 생명을 주는 물은
카우사르(kausar)의 천상의 샘에서 내려오도다
그리스도의 숨결이 죽음에서 생명을 되살리나니
그 숨결 내 영혼 기르시는 숨결이로다
결국 나는 만유 속에 나투어 있나니
그렇다, 하나님의 지고하신 이름은 나의 이름이로다!
하나님 이여, 그를 축복하시고 넘치는 평화 허락하소서!
나아가, 순간에 속한 말로 설(說)한 「상서로운 표적」(Sawa̅nih)의 양식을 따라 사랑의 높음을 몇 마디 말로 표현한다면, 모
든 사랑하는 이는 사랑받는 이를 비추는 거울을 지녔다 하리니, 진실로 사랑은 너무 높지만, 이해력과 표현의 덕으로만 누구
나 그 장엄함의 커튼에 가까이 가서, 계시의 눈과 하나님이 주시는 비젼으로 그 실재의 아름다움을 엿보는 것이다.
사랑은 무한한 동참과 재합일로만 알 수 있어
인간의 마음 미치지 못하는 높은 곳에 있나니,
티끌이라도 환상을 벗어나지 못하면
그 생각은 헛되고 이해력은 눈먼 것이다.
그것은 영광이라는 베일에 가려 있으며, 완전함이라는 자족함 속에만 머문다. 그 본질을 가리우는 것은 그 특성들인데,14) 그
특성들은 본질에 포함된다. 그 장엄함은 그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자요, 그 아름다움은 그 장엄함에 포함된다. 사랑은 영원히
자신에 대한 사랑을 만들어 내며 다른 것에 관심이 없다. 사랑은 매순간 사랑받음의 얼굴에서 베일을 걷어 올리고, 또 매순간
사랑하는 자 됨을 새로운 노래로 노래한다.
사랑은 저 베일 안에서 노래하느니
자, 사랑이여!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렴
그는 매순간 새로운 곡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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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순간 새로운 찬양 올리도다
온 세상이 그의 노래에 화답하니
그토록 감미롭고 강렬한 노랫소리
들어 본 일 있는가?
우주가 그의 비밀을 알고 있으니
메아리가 그 비밀을 묻어 둘 수 있을까?
원소 하나하나가 이 신비 말해 주니
내 구태여 말로 할 필요 없다네.
매순간, 사랑은 자신의 온갖 혀로 자신의 귀에 자신의 비밀을 속삭이고 있다. 매순간, 사랑은 자신의 입으로 한 말을 자신의
온갖 귀로 듣고 있다. 매순간, 사랑은 자신의 온갖 눈으로 자신의 아름다움을 자신의 시야에 드러내고 있다. 매순간, 온갖 측
면에서, 사랑은 증인으로서 자신의 존재를 자신에게 나타낸다.
침묵 속에서, 또한 말씀 속에서
그 분은 나와 이야기하시니
불타는 눈길로, 또 수줍게 눈 내리깔고
사랑이 내 귀에 무슨 말을 속삭이는지 아는가?
‘나는 사랑이다. 이 세상 어디에도 내 집은 없다.
나는 서쪽의 안까(Anqa)이니 보이잖고 돌아다닌다.
나는 내 눈과 눈썹으로 천지를 잡았도다
내겐 활도 화살도 없는데, 어찌 그런지 묻지 말라.
나는 원소 하나하나에 태양처럼 나투었으나
아무도 모르게 초월의 빛 속에 거하도다.
모든 혀가 내 말을 하고, 나는 모든 귀로 들으나
나는 혀도 귀도 없으니 이 얼마나 이상한 신비인가!
나는 홀로 모든 유정 만물(有情萬物)이니
천지에 나와 같은 자 없도다‘
수피즘의 후기 형이상학의 개관을 마무리 하기 위해, 아브드 알 카림 알 질리('Abd al-Karīm al-Jīlī; 832/1428년 사망)가 그의
유명한 책 「완전한 인간」에서 전개한 완전한 인간이란 교리를 잠깐 살펴보자. 이븐 아라비의 본질의 단일성(the Unity of
being; wahdat al-wujūd)이라는 개념을 받아들여, 그는 본래 이름도 특성도 없는 순수한 본질(Pure Being)이 그의 용어로
하나임(Oneness: ahadīya), 그임(He-ness: huwīya), 나임(I-ness: anīya)이라는 연속적인 3단계를 거쳐 전락하게 되는 과
정을 추적했다. “인간은 자신의 본질(essene) 때문에, 육체를 입고 절대존재와 자연세계를 연결하고 있는 우주적 사상(the
6/11/23, 11:00 PM 달빛정화 :: 수피즘 : 이슬람 신비주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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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mic Thought)이다.”15) 신비가는 이에 상응하는 3단계의 신비적 깨달음(tajalli)을 통해 자신의 전락(轉落)의 과정을 재추
적하여 완전한 인간이 됨으로써, 모든 특성을 벗어 버리고 다시 절대자로서 절대적 존재에게로 돌아가기를 갈망한다. 우주적
영혼이 물질로 전락했다는 설과, 인간이 물질에서 정화되어 상승한다는 개념은 물론 알 질리 시대 훨씬 이전부터 수피들에게
친숙한 것이었으나, 그의 특별한 공헌은 이븐 아라비의 일반체계의 영향을 받아 그 개념을 명료하고 일관성 있는 형이상학으
로 체계화했다는 점이다. 이 위대한 중세 이슬람 신비주의자들의 영향이 얼마나 오래 갔는지를 보려면, 수피사상을 상세히 연
구했던 고(故) 무함마드 이끄발 경(卿) (Sir Muhammad Iqbal; 1938년 사망)도 고차적 자아(Higher Selfhood)라는 자신의 독
특한 이론을, 부분적으로는 완전한 인간이라는 수피교리에서, 부분적으로는 니이체에서 절정에 이른 독일철학의 초인개념에
서 취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주목할 수 있다.
제10장 페르시아 시인들
앞서 아랍 문학에 나타난 수피즘을 개괄하면서, 아랍인들이나 아랍어로 글을 쓴 비아랍인들이 이슬람 신비주의의 철학적 측
면을 특히 강조했으며, 확고한 신학적 체계를 세우는 데 특별한 관심을 기울였음을 보았다. 만일 수피즘이 고상한 윤리와 정
교한 형이상학만을 낳았다면, 수피운동이 인간의 사상과 경험에 실질적인 공헌을 했다는 것이 받아 들여졌을지도 모른다. 그
러나 수피즘이 이란지역 사람들의 마음과 영혼을 사로잡아, 페르시아인들의 풍부한 시적 상상력이 그 기량을 발휘할 새로운
무대을 만났을 때, 이슬람 신비주의는 순수한 사변의 영역을 넘어 훨씬 높이 날아 오름으로써 미학적으로 발전했다. 고전적인
페르시아 시는 그 내용과 영감에서 현저하게 수피적이다.
페르시아의 수피시는 (여기서 페르시아 시에 대해 말하는 것은 터어키시와 우르두(Urdu)시에도 해당된다) 3개의 주요 범주로
나뉘는데, 우리는 이에 따라 교훈시, 낭만시, 서정시라는 항복으로 나누어 개괄할 것이다. 수피의 가르침을 정성 들여 다듬은
해박한 시를 쓴 최초의 페르시아 작가는 사나이(Sanā'i)로, 그의 문필활동은 6/12세기 전반에 걸쳐 이루어졌다. 그는 다작을
하는 시인이었으며, 루바이야트(Rubāʻīyāt: 4행시)와 마Em나위(Mathnawī; 운율을 맞춘 2행시) 뿐 아니라, 두 가지 고전적인
형식인 까시다(Qasīda; 頌, 賦)와 까잘(Ghazal: 서정시)로 아주 자유롭게 시를 썼다. 그가 서사시 「진리의 정원」(Hadīqat
al-haqīqa)를 쓴 것은 마Em나위 형식이었는데, 이 시는 후대 작가들의 모범이 되었다. 이 시는 앗 사라즈, 알 꾸샤이리, 알 안
사리 같은 아랍작가들이 산문으로 표현한 것을 시로 표현하려는 시도로서, 가장 인정 받을 만한 것이다. 이는 금욕적, 윤리적,
신비적 사상의 일반적 묘사인데, 성자들과 신비자들의 일화를 예로 들고 생동감을 불어 넣었다. 그보다 훨씬 더 위대한 사상
가요 시인이었던 루미(Rūmī)는 자신의 작품 「마뜨나위」(Mathnawi)에서 「진리의 정원」을 인용했을 뿐 아니라, 다음과
같이 직접 고백하기까지 함으로써 사나이에게 혜택을 입었음을 거리낌없이 인정했다.
앗타르(Attar)는 영혼이요
사나이는 양 눈이라
그 후 때가 되어
우리도 그들 대열에 끼었네.
사나이보다 약 60년 후에 전성기를 누린 파리드 앗 딘 앗타르(Farīd al-Dīn ʻAtta̅r)는 훨씬 더 많은 작품을 쓴 사람이었다. 그는
온갖 범주의 시를 쉽게 썼을 뿐 아니라, 이슬람 성자들과 신비가들의 전기에 대한 귀중하고도 높은 평가를 받은 책 「성자들
의 전기」(Tadhkirat al-auliya̅')도 썼다. 그의 수많은 마뜨나위체(體)의 시들 중에는 가장 중요한 세 권의 시집이 있는데, 수
피의 일반원리에 대한 시인 「비밀의 서」(Asrār-nāma)와, 신비적 사랑에 대한 시인 「신성한 책」(Ilāhī-nāma)과, 신비가가
하나님과 합일하는 데로 나아가는 과정을 탁월한 비유로 묘사한 「새들의 연설」(Mantiq al-tair)이 그것이다. 이 중 앞의 두
권은 번역되지 않았으나, 세 번째 책은 에드워드 피츠제럴드(Edqard Fitz Gerald)의 축약판으로 영어권 독자들이 구입할 수
있다.
어느날, 굳건한 대지와 휘도는 하늘 사이의
7계(七界)로 부터,
온갖 울음소리와 온갖 깃털을 한 온갖 지위의 새들이,
공중을 날거나 나무 위에 둥지 트는 모든 새들이 모였도다.
더러는 물에서 고기를 낚아채고
더러는 긴 발로 사막을 휘젓고 나는 자들
6/11/23, 11:00 PM 달빛정화 :: 수피즘 : 이슬람 신비주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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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알려졌거나 알려지지 않았거나
온갖 종류의 새들이 사방에서 모여 회의실 가득 채우고
술탄 칼리프 될 자를 찾거나
빈 술탄 자리 이을 자를 선출함 못지 않게
자못 엄숙한 일 하려 하도다.
피츠 제럴드의 축약판은 이렇게 시작된다. 이야기의 결론에서는 새들이 목적지에 도달하여 하나님과 합일 속에 자기가 소멸
된다는 수피신비의 진리를 깨닫는다.
대표자인 새가 말했다.
‘자, 이제 우리가 흘러나온 근원의 샘만을 보자.
그리고 보는 가운데, 그 안에서 우리 자신을 잃어 버리자!
그런데 보라! 그 말이 입 밖에 나가기도 전에,
불의 혀가 대답하기도 전에, 정문이 활짝 열리기도 전에,
그들은 이미 내부에 들어가 있었다-보좌 앞에,
그 위에 앉아 계신 주님 앞에
감당할 수 없는 영광의 빛에 싸여 계신 분 앞에,
그 광채에 그들의 눈은 어찌할 바 몰라
눈길 땅에 떨어뜨리니
거기 두루마리 하나 있어 번개처럼 빛나며
각 영혼의 반쯤 잊혀진 과거사를 각자에게 되비쳐 주었다.
마치 영광에 싸인 요셉(Yusuf)이
자기 형제들에게 어떤 문서를 주고
해석해 주었듯이.
오, 보라
팔아 버린 형제를 위한 자신들의 노동계약서를!
이 불쌍한 30마리의 새도 그러했으니
기억 속에서 발가벗겨져 부끄럽고
양심은 채찍질 당하고
완전한 고백과 자기 혐오로
자신을 두르고 있는 육체적 자아라는 누더기
6/11/23, 11:00 PM 달빛정화 :: 수피즘 : 이슬람 신비주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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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어 던지니,
옛 자아는 자신을 알고 혐오하여
영혼의 온전함으로 다시 옷 입었다.
그들이 감히 다시금 먼지에서 눈을 들어
보좌를 향하여 그 광채를 바라보니
그 영광의 한 가운데엔
아, 자신들의 모습이 - 완전히 변모한 채로 -
자신들을, 기적이 일어난
보좌에 앉아 있는 자신들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그들의 두 눈과 그 사이에 있는 ‘무엇인가’(That)는
어떤 것이 ‘보는 자’(Seer)이고
어떤 것이 ‘보이는 자’(Seen)인지
어리둥절했다.
그들이 그것이었고, 그것이 그들이었으며
또 다른 것도 같은 것이었다.
둘이면서 하나이신 분에게서
외경의 목소리로 대답이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누구에게서’ 와서
‘누구에 대한’ 갈망으로 향한 것인지
좀체로 알 수 없었다.
마치 어떤 사람이
제 가슴 속에 있는 질문에
큰 소리로 대답하는 것과 같았다.
나의 완전함이라는 태양은 거울이니
그 속에선 ‘보는 것’(Seeing)이 ‘존재’(Being)가 되어,
모든 이들 비춰지면서 또한 비추나니
내 속에서 자신들 보고, 자신들 속에서 나를 본다네.
아니, 내가 아니라 전체인 나(all of Me)이니
6/11/23, 11:00 PM 달빛정화 :: 수피즘 : 이슬람 신비주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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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눈 하나가 무한을 포함한다네.
아니, 자신들도 아니니, 자아란 것 없고
무한(the All)의 조각일 뿐이네.
그들도 거기서 쪼개져 나와
다시 거기로 돌아가는 것.
물이 심연에서 올라 왔다가
하나하나의 물방울로 다시 떨어져
우주의 큰 마다 속으로 사라짐과 같다네.
그대가 보고, 행하고, 생각한 모든 것
그대 자신이었으니,
아니 ‘그대’가 아니라 ‘내’가 보고 행하고
언제나 나 자신이었으니
나는 ‘나 자신’을 등진 ‘죄’였고
나는 ‘나 자신’을 향한 ‘회개’였고
나는 자신의 행로를 인도한 타지다르(Tajidar)였고
나는 그대를 되돌아가게 한 작은 찔레나무였으니
죄와 통회 -받을 천벌과 취소된 천벌순례자, 순례, 순례길
이 모두는 단지 나 자신을 향해 가는
나 자신일 뿐
그대는 단지 내 문 앞에 있는
나 자신에게 도달하는 것
나 자신의 조각인 그대는
나 자신이란 거울 속의 나 자산을 보는 자니
그대 안의 나 자신을 보는 것이라
나의 각 조각들은 비록 제 안에 빠져
자기 자신을 보고 있으나 언젠가 나를 보리라
그대 길 잃은 원소들이여
그대 중심으로 돌아가
6/11/23, 11:00 PM 달빛정화 :: 수피즘 : 이슬람 신비주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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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보았던 영원한 거울이 되라
어둠 속으로 들어가 헤매던 빛의 줄기들이여
돌아와, 그대 자신의 태양 속으로
깊이 들어가라
니자미(Niza̅mi)는 페르시아 시사(詩史)에서 빛나는 이 시기의 인물로, 낭만적 전원시의 탁월한 대표자가 되었을 시인이지만,
사나이의 하디까(Hadiqa) 양식을 얼마간 따라서 그의 다섯 편의 이야기체의 시중 첫번째인 「비밀의 보고(寶庫)」(Makhzan
al-asrār)라는 시를 썼다. 그러나 그는 사나이나 앗타르 정도의 진정한 신비가는 아니었고, 단지 경건함과 청빈을 찬양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자신의 이러한 시작(詩作)이 실제적인 보답을 받지 못함을 알자, 좀 더 세속적인 주제에 손을 대어 성공했
다. 그는 박학하고 명민하게 글을 썼는데, 하나님에 대한 그의 찬양시는 그 중에서도 훌륭하다.
‘다정하시고 자애로우신 알라의 이름으로’
이 말은 왕의 보고(寶庫)를 여는 열쇠이니
모든 생각은 하나님으로 더불어 일어나고
하나님으로 더불어 사그러 드나니
그대의 성구 암송이 그의 이름으로 끝나게 하라
덧없는 만물이 태어나기 전에,
영원무궁한 본질이 있기 전에,
이 무시간(無時間)의 세계는 그 분의 통치 받아들였으니
그 분의 손가락이 영원한 붓을 영화롭게 하도다.
그 분의 손은 하늘의 신비 벗기지만
참 지혜의 비밀은 덮어 두시도다.
모든 아름다운 본질의 유일한 근원이시요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유일한 근원이신
그 분은 태양을 빛나는 보석으로 꾸미시고
대지를 백초(百草)로 옷 입히시고
바다를 진귀한 것으로 장식하시도다
모든 신앙 지도자들 그 분의 인도 받고
빵을 먹고 사는 모든 이들에게
그 분은 빵을 주시도다
그 분은 외줄 뿐인 마음을 진주로 꿰어 주시고
맹목이었을 지성을 밝혀 주시며
경건히 사는 자의 이마에 표시해 주시고
6/11/23, 11:00 PM 달빛정화 :: 수피즘 : 이슬람 신비주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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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笏)을 가진 왕에겐 왕권을 주시도다
그 분은 조심성 없는 인간의 계획을 헛되게 하시며
당신께 불평하는 자의 죄를 용서하시도다
그 분은 두려워 동요하는 자의 마음을 잔잔케 하시고
아는 자에게 지혜를 주시도다
주님은 처음이요 마지막이시며
만유와 뭇 생명 가운데 계시며
있는 것을 없게 하시고 없는 것을 있게 하시나니
우리의 일생은 주님의 한 호흡이라
니자미는 티끌이니 그 분의 발에 밟히며,
밭이랑이니, 거기
하나님의 씨앗이 자라고 있도다.
이러한 시작 형태의 드높은 정상에 도달한 사람은 저 유명한 잘랄 앗딘 루미(Jalāl al-Dīn Rūmī: 672/1273년 사망)였다. 그는
발크(Balkh)지방의 토착민이었으나, 부친과 함께 소아시아의 코니아(Konia)지방으로 이주하여, 우리가 이미 보았듯이, 그의
이름을 딴 이슬람 수행자들의 단체인 메블레비 교단의 시조가 되었다. 이븐 아라비가 자신 이전에 신비주의에 대해 아랍어로
말해진 모든 것을 총괄하여 하나의 체계를 만들었듯이, 루미도 자신의 불멸의 저작 「마뜨나위」(Mathnaw)에서 페르시아어
로 비슷한 일을 했다. 이 방대한 시는 영어로 완역되고 주석되어 있는데, 수피사상의 전 영역을 포괄하고 있다. 이야기 군데군
데에 들어있는 일화들은 놀라운 문장력으로 기록되어 있고, 지혜와 유머가 풍부하다.1) 이 시리즈의 바로 앞책2)은 고(故) 니
콜슨(R. A. Nicholson) 교수의 저작인 바, 루미의 생애와 사상과 문체를 아주 잘 기술하고 있으므로 여기서 더 자세히 들어갈
필요는 없고, 단지 「마뜨나위」의 서두를 니콜슨 교수의 번역으로 읽어 보는 데 만족할 것이다. 여기서 루미는 종종 그러듯
이 하나님에 대한 신비가의 간절한 절규를 묘사하기 위해 갈대피리라는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다.
이 외로운 갈대 노래 들어 보오
바닥에서 뜯기운 이래
사랑의 열정과 고통
쉬임없이 노래하고 있다오
내 노래의 비밀 가까이 있지만
아무도 볼 수 없고 들을 수 없다오
오, 친구 하나 있어 그 의미 알아
그 영혼 내 영혼과 하나될 수 있다면!
나를 불타게 하는 건 사랑의 정열
나에게 생기를 주는 건 사랑의 술
6/11/23, 11:00 PM 달빛정화 :: 수피즘 : 이슬람 신비주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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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들이 얼마나 애절한지 알려면
그대여, 갈대의 노래 들어 보오!
로맨스와 신비주의의 결혼은 수피운동사에서는 초기에 일어난 일이었다. 우리가 이미 본 바와 같이, 인간적인 사랑의 언어는
신비가와 그의 연인인 하나님 사이의 관계를 묘사하는데 자유롭게 쓰여졌다. 우리가 이미 수흐라와르디 막툴(Suhrawardī
Maqtūl)의 산문에서 보았듯이, 이러한 관례는 페르시아인들의 비유에 대한 애정 때문에 더욱 더 널리 퍼지고 흥미 진진해졌
다. 즐겨 사용하는 주제 중 하나는 코란에 기록되어 있는 요셉과 보디발의 아내 이야기였다. 이 주제에 대한 수많은 시 중 가
장 잘 알려진 것은 자미(Ja̅mī; 898/1492년 사망)의 「유수프 줄라이카」(Yūsuf Zulaikhā)3)이다.4) 우리가 앞에서 이미 몇번
이나 그 이름을 들었던 이 다산(多産)의 작가(作家)는 우리에게 익숙한 다른 사랑의 이야기들을 낳도록 영감을 준 이이다. 예
컨대 라일라(Lailā)와 그녀의 미친 연인인 시인의 처참한 비극(Majnūn Lailā)5)과 살라만(Salāmān)과 압살(Absāl)의 이야기
가 있는데, 후자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번역한 후사인 이븐 이샤크(Husain b. Ishāq)가 처음으로 아랍어로 소개했으
며 피츠제럴드가 영어로 요약했다. 우리는 신비적 로맨스의 예로 시나이의 탁월한 작품인 「순례자의 여행」(Sair al-ʻibād)
을 볼 것인데, 이는 비록 분량은 작지만 단테의 「신곡」(新曲)에 비교되어 왔다.6) 악을 인격화시켜에 묘사한 내용은 대단히
강렬한 느낌을 준다.
이 악인의 무리를 떠나 길을 갔을 때
우리는 또 다른 황량한 거주지에 이르렀다.
내 눈에는 악마의 천국이 들어 왔는데
사람들은 지옥의 연기로 괴로와하고 있었다.
그들은 벌거벗었는데, 산꼭대기를 감싼 먹구름처럼 검었고
그 냉혹한 무리는 아무 말없이
서로 모르는 자들처럼 당황하여 바라보았다.
그들은 목이 두 개에 구멍이 세 개인 풍적(風笛)처럼
바람과 공기로 가득 찬 듯 했다.
그들은 원숭이 떼 처럼 모두 경계로 달려가
사냥개가 여우를 좇듯이 머리가 꼬리를 좇고
기타나 갈대피리마냥 구부정하니 바람이 가득하고
몸은 플라타너스처럼 위로 손을 뻗었는데
한 손은 위로 한 손은 아래로 하여
짐승의 발 같은 그 손으로 사람들을 저주하려 내밀었다.
기질은 무감각하고 눈길은 퀭하고
얼굴은 희뿌연하고 눈은 밤같이 시커멓고
그 눈들은 멍청함이 가득했고
얼굴은 게걸스럽게 음식을 찾고 있었다.
페르시아 신비주의가 가장 잘 표현되어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서정시였다. 이 문학 형식에 무언가 기여를 하지 않은 시인은
거의 없다. 까잘(Ghazal)이란 원래 짧은 사랑의 시인데 -아랍어로 “청년과 처녀의 이야기”를 뜻함- 페르시아인들이 같은 목
적으로 그 양식을 전수받기 이전에, 아랍문학에서 독특한 역사를 지니고 있었다. 종교적인 의도를 가지고 이 양식으로 풍부한
시작(詩作)을 한 최초의 인물은 사나이(Sanā'ī)인데, 사실 그는 신비적인 비유의 서정시를 창작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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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양식의 진보에 분명 크게 기여했을 것이다. 그러나 페르시아 까잘의 발전에 대해 더 다루기 전에, 이런 양식의 시작(詩作)
을 하는 신비적 시인들의 비유적 표현에 대해 약간 설명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오직 종교적인 의미만 있는 이
런 비유들이 번역서에 의존해야 하는 독자들에게는 완전히 쓸모 없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다음에 나오는 설명은 11/17세기
의 페르시아 수피작가 무흐신 파이드 카샤니(Muhsin Faid Kāshānī)의 흥미있는 소책자 「리샬라이 미쉬와끄」(Risāla-yi
Mishwāq)에 근거한 것이다. 그는 정통주의 비판자들에게서 신비적 시인들을 변호하고, 그들의 전문용어를 너무 문자적으로
해석하는 데서 기인한 비난을 제거하려고 했다.
얼굴, 볼(Rukh): 은총이라는 특성 속에 나타나는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나타냄. 즉, 자비하신 분, 온화하신 분, 생명을 주시는
분, 안내자, 풍요하신 분, 빛, 하나님의 실존 등을 나타냄.
치렁치렁한 머리(Zulf): 전능하심의 특성 속에 나타나는 하나님의 위엄을 뜻함. 즉, 보존자, 붙들어 주시는 이, 전능자, 죽음을
주시는 이, 속이는 자, 어둠, 신의 실존을 가리우는 베일인 일체의 현상세계.
점(点, Khāl): 실상의 합일인 점. 가리워져 있어서 검은 색으로 표현된다.
아랫볼(Khatt): 실상이 영적 형태로 나타난 것.
눈(Chashm): 하나님께서 종들과 그들의 합당함 여부를 보심을 뜻함.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으시고 그들에게
관심이 없으시다는 것을 표현할 때, “눈”이 취했다(mast)거나 초췌해졌다(bīmār)고 말한다. “눈”의 일별(一瞥: ghamza)은 하
나님께서 고뇌 후의 영적 안식이나 안식 후의 고뇌를 주심을 말한다.
눈썹(Abrū): 하나님의 본질을 가리는 하나님의 특성
입술(Lab): 생명을 주시고 사람이 존재하도록 지켜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 인간 존재의 근원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할 때 입(dahān)이 좁다(tang)고 말한다.
술(酒, Sharāb): 참된 연인(the True Beloved)이 이성(理性)의 기초를 부수고 나타남으로 해서 일어나는 황홀경의 체험을 가
리킴.
술 나르는 사람(Sāqī): 표현할 수 있는 모든 형태로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하는 실상(Reality).
잔(Jām): (하나님의) 행위가 나투심.
주전자(Sabū), 항아리(Khum): (하나님의) 이름들과 특성들이 나투심.
바다(Bahr), 대양(Qulzum): (하나님의) 본질의 나투심. 보이거나 보이지 않거나 간에 모든 세계는 존재(Being)와 하나님의
천부적 사랑의 술을 담고 있는 저장실(Khumkhāna)과 같다. 세계의 모든 원소 하나하나는 하나님의 사랑의 술을 담는 술잔
(paimāna)이며, 그 잔은 이 술로 가득차 있다.
선술집(Kharābāt): 아무런 성질도 없고 구별도 없는 순수한 단일성(wahdat).
선술집 단골손님(Kharābātī): 모든 행위와, 만물의 모든 특성이 하나님의 행위와 특성 속에서 사라짐을 알아, 분별의 사슬에
서 벗어난 진정한 연인
우상(But): 하나님 이외의 모든 숭배대상, 때때로는 하나님의 아름다우심이 나타남을 가리키는데 사용되기도 하는데, 이를 예
배함은 창조주 자신을 예배하는 것과 같다. 그것은 완전한 인간(kāmil)이거나 자기 시대의 지주(支柱: qutb)인 스승(안내자,
murshid)을 뜻한다. 허리띠(Zunnār)는 복종과 예배의 계약을 맺음을 상징한다.
진정한 불신(不信)(Kufr-i haqīqī): 하나님의 본질(the Being of God) 안에서 여럿임(muliplicity)과 나누임(differentiation)이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 이 “영지주의자들의 불신”은 진정한 이슬람 신앙과 같은 것이다.7)
하나님의 두려워함, 기독성(Tarsā'ī): (위선적인) 전통적 신앙(taqlīd)의 굴레에서 벗어남. 관습과 습관의 얽매임을 떠남. 그리
스도인의 자녀(Tarsābachcha)란 완전한 인도를 뜻한다.8)
이러한 사랑과 예배, 불신앙과 부끄러움이라는 비유를 배경으로 해서라야만, 사나이, 앗타르, 루미, 마그리비(Maghribī), 아
미르 쿠스라우(Amīr Khusrau), 사디(Saʽdī), 하피즈(Hāfiz), 자미(Jāmī), 기타 다른 사람들의 서정시를 읽을 수 있다. 나는 나
의 저서 「불멸의 장미」(Immortal Rose)에서 이러한 유파의 시들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설명하려고 했는데, 그러한 시
에 관심 있는 독자들을 위해 약간의 시를 뽑아 보려고 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상당히 어렵고 복잡하다. 왜냐하면 수피시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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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몇몇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왕들이나 왕자들의 환심을 사고자 했으므로, 그들의 서정시들 중 다수는 이중의 비유를 담고
있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즉 그들의 시어(詩語)는 하나님이라는 연인과, 그 호의를 얻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은 아주 세
속적인 후견인에게 동시에 해당되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하피즈를 다룰 경우 특히 주의해야 하지만, 사나이와 사디의 경우도
조심해서 다루어야 한다. 루미까지 포함해서 모든 시인들의 시에는 인간적인 애정의 요소가 들어 있다. 그래서 시인의 말은
하나님에게 뿐 아니라 미모의 젊은 수피나 존경받는 지도자에게도 해당된다.
술의 비유는 그 자체로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 심홍색 술잔에 대한 말이 언제나 영적인 도취상태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하
는 사람들이 있다. 우마르 카이얌(‘Umar Khaiyām - 우리나라에는 오마르 카이얌이라고 소개되어 있으며, 피츠제럴드의 유명
한 번역 「루바이야트」가 우리말로 번역되어 있다. 민음사 - 역주) 조차도 때로는 이런 식으로 해석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은 언제나 옳다고 보기 어럽다. 앗타르나 루미, 자미 같은 참된 신비가들은 이 위험한 비유를 완전히 순수한 신비적 의미
로 사용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선술집이란 말을 쓸 때 은유적인 술취함 뿐 아니라 글자 그대로의 의
미로 그 말을 쓰지 않았다고 생각해서는 결코 안된다. 또 세 번째 종류의 취함(intoxication)도 있는데, 이는 지성의 취함(마
비)으로 내가 어디선가 비이성(非理性)의 철학이라고 말했던 것이다.9) 나는 이것이 하피즈의 술에 대한 용어가 의미하는 바
라고 믿고 있고, 우마르 카이얌의 용어도 그럴 가능성이 매우 많다고 본다.
사랑과 술이라는 용어가 페르시아 신비시인들에게 공통적이기는 하지만, 루미는 이런 관습와 방법 면에서도 탁월하다. 그러
나 문체의 완성이라는 점에서 탁월한 것이 아니고 -이 점에서는 사디와 하피즈가 그보다 뛰어나다- 비유의 독창성과 빈도수
에서 그렇다. 그는 수피들의 비유를 쓴다는 일반적인 사실 외에 몇가지 새로운 비유의 영역을 더한다. 그것은 그가 고유한 춤
과 음악을 지닌 자기 교단의 의식에서 이끌어 낸 것으로, 춤, 갈대 피리, 수행자들의 회전무(回轉舞), 모두가 특별한 신비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루미는 특히 회전이라는 개념에 매료되어서 메블레비 교단의 춤에서 얻은 영감으로, 회전하는 천체와 혹
성, 물레방아와 연자맷돌이라는 훌륭한 상징을 창조해 낸다.
너의 태양이라는 산을
나는 물레방아로 만들리라
나의 물이 그 위에 흐르면
나는 너를 내 뜻대로 돌리리라.
모든 자연현상이 그의 비유의 범위에 들어간다. 때로 그는 자신의 신비적 느낌을 자기 주위에 있는 자연의 변화하는 얼굴과
일치시키고 있는 듯 하다.
이 비유가 오래가지 못한다고
사람들은 주장했다(그러나 거짓말이었다)
어떤 이는 우리가 나무라고 하고
어떤 이는 우리가 풀이라 한다
그러나 이 나뭇가지가 후두둑거림은
지금 산들바람이 불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잠잠하라, 오 잠잠하라
그럼 우리는 저것이고, 또 이것이리니
서정시에서 뿐 아니라 4행시에서도, 어쩌면 4행시에서 더욱 더, 루미는 자신의 영적 인식으로부터 놀랍도록 아름다운 비유를
끌어냈으므로, 그는 이슬람이, 아니 어쩌면 이 세상이 낳은 신비시인 중 최고의 신비시인이라는 불멸의 명성을 얻었다.
바다 속에서 영혼을 찿았더니
거기서 산호초를 찾아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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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 비친 물거품 아래엔
한 점 티끌 없는 바다가 있었네
좁은 길 따라
난 내 가슴의 밤(夜) 속으로
더듬거리며 들어갔더니, 아! 빛이여
한낮의 무한한 대지가 거기 있었네
어떤 시인이 이토록 압축된 언어로, 이토록 섬세한 비유를 써서 영혼이 하나님을 탐색한 모든 이야기를 했던가? 또 다른 4행
시 한 편은 이렇다.
진주의 가슴에 누워
나는 행복하였네
인생이란 허리케인에 채찍질 당해
솟아오른 파도처럼 달려갈 때까지는
바다의 비밀을
난 천둥치듯 말해 버렸네
해안 위의 지쳐 버린 구름처럼
난 잠들어 더 이상 꿈쩍도 안했네.
여기 신비가의 눈에 비친 현상계의 전 역사가 요약되어 있다. 인간이 하나님께로부터 우주 속으로 태어났다가 다시 하나님께
로 돌아가는 과정이 요약되어 있는 것이다. 이슬람 신비주의의 가장 예술적인 표현인 페르시아의 신비시에 대한 너무 간단하
고 너무 부적합한 이 고찰을 끝내면서, 우리는 좀 더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여러 영국인들이 이루어 낸, 괜찮은 번역서를 권하
고 싶다.10)
제11장 수피즘의 쇠퇴
이븐 알 팔리드, 이븐 아라비 및 루미의 시대는 이론적으로나 예술적으로나 수피들의 업적이 절정에 달해 있었다. 그 후 계속
증가하는 수많은 수피교단들을 통해 수피의 사상과 수행이 꾸준히 파급되고, 수피운동의 후견인이 되거나 개인적인 애착을
갖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치 않게 되었지만 -그 놀라운 예는 무굴황제 샤 자한(Shāh Jahān)의 아들인 다라 쉬코흐(Dārā
Shikoh)라는 고상하고 열정적인 인물인데, 그는 수피즘에 관한 수많은 책을 썼으며, 그 중 하나인 「바레인 학파」(Majmaʻ
al-bahrain)1)에서는 수피이론과 베단타철학을 조화시키려고 노력했다- 몰락의 징조는 점점 더 뚜렸해졌으며, 말폐와 추문이
한 때의 훌륭한 명성을 파괴할 만큼 위협적으로 되었다.
기적의 전설이 위대한 신비가의 이름과 연결되자마자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일은, 속기 쉬운 대중들이 진실한 신앙보다 속임
수에 갈채를 보낸다는 것이다. 정통이슬람은 성자숭배를 막으려고 애썼지만 허사였고, 그것은 무지와 미신을 더 깊게 했으며,
속임수와 높은 사유를 혼동하게 만들었다. 생활에 대한 평판이 나쁘고, 행동이 뻔뻔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하는 것 -이
것이 명성과 부와 권력으로 가는 지름길이었다.
쇠퇴의 역사는 나라마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세부적인 차이는 있다 하더라도, 일반적인 양상은 완전히 처음부터 끝까지 일
관성이 있었다. 이 간략한 글에서는 이집트에서 전개된 것과 같이 전형적인 예를 다룰 것이다. 동시에 이 쇠퇴기에 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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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아직 초보적인 단계에 있음을 지적해 둬야 한다.
현대의 한 이집트인 연구가는 자기 나라에서 진정한 수피즘의 쇠퇴를 9/15세기 후반과 10/16세기 초기의 정치, 사회적 혼란
기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았다.2) 이것은 너무 포괄적인 일반화이지만 -왜냐하면 쇠퇴가 훨씬 일찍 시작되었다는 점은 의
심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수피즘이 오토만의 정복 이전에 일어난 전반적 학문의 붕괴에 한 몫을 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
이다. 당시의 수피를 그린 그림을 보면 위대한 신비가들의 깨어있는 명상과 확고한 경건성에 비해 비이성적인 언행이 얼마나
난무하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다. 대중의 “성자들”은 이슬람의 종교적 의무를 극도로 경멸하여 기도를 하지 않는 것을 자랑으
로 여겼을 뿐만 아니라 -그 한 예로, 바라카트 알 카이야트(Barakāt al-Khaiyāt ; 923 / 1517년 사망)는 무푸티파(the Mufti)와
아자르파(the Azhar)의 울레마(Ulema)에게서 자기들과 함께 기도하러 가자고 요구 받았을 때, 그들 앞에서 더러운 물로 종교
적 정결례인 목욕을 해 보였다. 그러나 그들은 세속적인 국가의 지배자들에게도 터무니 없이 무례한 행동을 했다. 그들이 대
중 앞에서 한 행동의 예를 들면, 알리 와히쉬(‘Alī Wahīshi 917 / 1511년 사망)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공대로에서 반드시 수
간(獸姦)을 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3)
종교적 규례와 도덕질서에 대한 무시는 참으로 심각했다. 그러나 더욱 파국적인 것은 모든 학문에 대한 경멸이었는데, 이를
경건이라는 케케묵은 옷으로 가리우고 있었다. 옛 수피들이 어떠했든 간에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정통주의에 적대적이었
고, 모든 종류의 권위에 대담하게 도전했지만, 그래도 그들은 대체로 학문에 대해 상당한 존경심을 견지하고 있었고, “학문을
추구하라. 그것이 중국에서 온 것이라 하더라도”라는 예언자의 훈계를 늘 입에 올렸다. 그러나 새로운 수피들은 무지를 뽐내
고 다녔다. 실제로 그들은 대중 앞에서 무지를 찬양하는 데 열심이었다. 그래야 자신들이 이성적인 공격으로부터 안전해지고,
기적의 능력에 대한 주장을 믿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에 그들의 가르침에서 마법이 점점 중요해졌다. 초기 수피
즘은 참신하게도 이러한 가장 해로운 신비화와 반계몽주의적인 모습이 전혀 없었다. 비슷한 시기에 언제나 그랬듯이, 이 쇠퇴
기에는 운명이 바뀔 수 있다고 더 이상 믿지 않는 사람들 눈에 부적과 주문이 특히 중요해져 갔다. 카발라사상(Kabbalism)4)
과 마법이 쇠퇴한 이성 대신에 매력적인 것이 되었다.
종교 교단들은 전국에 걸쳐 영향력과 조직을 확대하여 치밀하게 고안한 위계질서를 통해 대중을 지배했다. 위계질서는 철저
한 지역자치가 허용되었다. 마을마다, 또는 일단의 마을들마다 지역의 성자들이 있어 평생토록 지지와 존경을 받았고, 사후에
도 예배와 추앙의 대상이 되었다. 이 파멸적인 상황전개에 대해 감히 저항하는 사람은 없었다. 정치가들이나 신학자들이나 모
두 저 진정한 스승들(비꼬는 표현임 - 역주)에 반대하기를 두려워했으며, 그 사기행각에 동조하는 것이 자기들에게 더욱 손쉽
고 훨씬 이익이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18세기의 한 용감한 영혼인 알 바드르 알 히자지(al-Badr al-Hijazi)가 만연한
악폐를 고발한 싯귀가 있는데, 그것은 문법의 틀을 깨뜨릴 만큼 단호한 것이었다.5)
우리 살면서 저 미친 발작하는 자들이 모두 추종자들에게 ‘우리의 기둥’이라 추앙받는 꼴을 보지 않았으면 좋겠소!
그들의 울레마는 저 미친 자들 속에서 피난처를 얻었다네. 정말 저들은 보좌의 주님 대신 미친 자들을 주님으로까지 여긴다
오.
저들은 하나님을 이미 잊었으니, ‘이러 이러한 이가 모든 인간을 고통에서 구해 주신다’고 한다오.
미친 자가 죽으면, 그들은 그를 순례의 대상으로 삼아 서둘러 그의 사당으로 달려가니, 아랍인이나 외국인이나 모두 그런다
오.
어떤 자들 그의 무덤에 입맞추고, 어떤 자들 그 문지방에 입맞추고, 어떤 자들 그 먼지에 입맞추니불신자들은 이렇듯 우상을 숭배해 그 호의를 얻으려 한다오.
이는 밝은 눈이 멀었기 때문이니, 하나님이 그 마음의 눈을 멀게 하신 자에게 화 있을진저!
이 마지막 시기에 수피즘의 어두운 면은 이러했다. 그것은 18세기와 19세기에 이슬람 세계를 여행한 사람들의 말과 글을 통해
잘 알려진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현대 이슬람 사상가들이 수피즘에 대해 글을 쓸 때, 그들 눈에 너무 분명하게 드러나는
모습이었다. 이슬람에서 학문이 부흥될 때, 이러한 악폐와 미신에 대한 격렬한 반발이 동시에 일어났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
는 일이다. 이 악폐와 미신이 이슬람세계 사람들을 퇴보시킨 중요한 원인이었다고 보는 것은 올바른 일이다. 수피즘은 이제
점점 분개한 지식인들의 1차적인 공격대상이 되어 갔다. 그들은 자기 나라의 독립을 보고 싶어 했고, 자기 나라 사람들이 정
신적 노예상태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것을 보고자 했던 사람들이었다. 수피교단들이 계속 무지한 대중들의 관심과 충성심을
얻고 있었지만 -여러 나라에서 아직도 그렇다- 교양있는 사람들은 아무도 그들을 좋게 이야기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신비화와 관련된 미신이 통탄할만한 영향을 주었다고 하더라도, 그 쇠퇴의 마지막 단계에서라도 수피즘에 약간의 고
상한 점이나 고상하게 하는 요소조차 없었다거나, 가장 쇠퇴한 시기에는 전적으로 나쁜 영향만 끼쳤다고 본다면 이는 분명 정
당한 일이 아닐 것이다. 물론 이들 직업적 신비가들의 다수는 위선자들 아니면 자기기만적인 인사들이었으며, 신도들의 신뢰
에 기대어 호화로운 생활을 했지만, 수피운동에는 언제라도 높은 원칙과 참된 신앙을 견지한 소수의 진실한 인물이 없었던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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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없었다. 이들의 모범이 무지와 비참이라는 주변의 어둠에 용감하게 빛을 비춰 주었다. 파국으로 치닫는 사악한 상황에서
현대의 선동가들처럼 거리낌없이 불만을 토로하는게 좋은지, 아니면 수피들이 했듯이 칩거를 옹호하는게 더 나은지 하는 것
은 언제나 논쟁거리거리이다. 정치적인 음모가들은 살인적인 반란을 통해 지상낙원이라는 덧없는 보상을 약속하지만, 살인과
반란을 일삼는 자들이 약속의 땅에 조금이라도 접근한 것 같지는 않다. 신비가는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임으로써 현재의 평온
과 미래의 지복(至福)에 대한 전망을 견지한다. 그들 계획의 첫번째 부분은 분명히 성취되기 때문에, 용기와 기지가 없는 사
람들은 신앙과 인간적 존엄성을 잃지 않고서도 가장 충격적인 운명의 타격을 견뎌낼 수 있다. 잘 믿는 것을 어리석다고 비웃
기는 쉽다. 그러나 잘 믿는 것이야말로 신앙과 가장 깊은 관계가 있지 않은가? 믿음이 없다면, 소망도 시들고 사랑도 죽으며,
인생에서 모든 빛이 사라지는 것이다.
그 죽음의 고통 속에서도, 수피즘은 위대한 천재를 탄생시켰다. 그의 생애와 저작은 이 마지막 시기의 가장 훌륭한 것 뿐 아니
라 가장 나쁜 것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아브드 알 와합 앗 샤라니(ʻAbd al-Wahhāb al-Shaʻrānī; 898-973/1493-1565)는 맘
룩(Mamluk)의통치기와 이집트가 터어키에 정복되었던 시기에 살았으나, 그는 이슬람의 모든 학문에 박식했으며, 스스로 60
여 권의 책을 썼는데, 대부분이 수피의 영향을 받은 글들이었다. 서구의 한 비평가는 그를 이렇게 칭송했다. “그는 광범한 교
육을 받은 박학하고 진실한 학자였으나, 비판성이 결여되어 있고 매우 미신적이다. 자신의 가치에 대한 과대평가는 그의 달갑
지 않은 모습인데, 그는 자기 저작이 서구적인 것이며, 어떤 주제에 관해 쓴 책들은 필적할 만한 것이 없다고 자부하고 있었
다. 그러나 그의 인격의 정직함과 의로움과 열정, 그리고 정의와 휴매니티와 관용에 대한 옹호, 그가 진실하고 솔직하게 기독
교인들과 유태인들의 겸손함을 울라마(Ulama)의 전형으로 추켜 세운 것, 끝으로 여성의 존엄함에 대한 존경 등은 모두 극히
호감을 살만한 것이다."6)
사실 앗 샤라니의 가르침에서 그리 독창적인 것은 없다. 그는 쇠퇴기의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거장들의 저술을 요약하고
주석하는 데 만족했으며, 그들이 오래 전에 만들었던 모델에 따라 자신의 삶과 사상을 비슷한 유형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그
의 저작 중 가장 흥미있고 방대한 저술 중 하나는 일종의 자사전인 「라타이프 알 미난」(Lata'if al-minan)인데, 거기서 그는
경건과 믿음으로 살아 온 긴 인생에서 받은 여러 축복에 대해 세세하게 하나님께 감사하고 있다. 그는 다른 저술에서도 그렇
듯이 여기서도 자신의 업적에 대해 전혀 겸손하지는 않다. 그러나 그는 천진난만한 단순함으로 글을 쓰고 있어서, 비록 그의
덕목 중에 겸손이 눈에 띄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그가 모든 덕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은 아니다. 그가 전능하신 하나님께 감
사를 드린 수백 가지 항목 중에서 무작위로 몇 가지를 뽑아 보면 아래와 같다.
1. 80세에 코란을 다 외우게 되었다는 것.
2. 소년시절 나일강에서 빠져 죽을 뻔 했을 때, 바위인 줄 알고 악어를 잘못 붙 잡아 기적적으로 살아난 일.
3. 어떤 신앙에 대해서도 무지하고 편협하게 집착하지 않았다는 것.
4. 샤이크 알 이슬람 자카리야(Shaik al-Islām Zakarīyāʼ; 안샤리, 916/1511년 또 는 926/1521년 사망)가 그에게 피끄(fiqh: 종
교법)를 가르치도록 허락해 준 일.
5. 정경(正經)의 율법에 대해 많은 책을 썼으며, 대부분 공전(空前)의 독창적인책들인 점.
6. 그에게 율법과 수피즘을 가르친 모든 사람들이 그에게 만족하고 죽은 일.
7. 어린시절부터 연금술에 전혀 관심을 갖지 않은 일.
8. 자신이 수피이거나 의로운 사람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이 준 어떤 음식도 받아 먹지 않은 일
9. 자신이 모든 이슬람교도를 대함에, 심지어 아주 나쁜 적일지라도 애정을 갖고 대한 일.
10. 자신이 태어난 때를 알고 있었으며 과거에나 미래에 태어나려 하지 않은 일.
11. 언제나 어려울 때마다 하나님께 피하고 사람에게 피하지 않았다는 것.
12. 온 생애를 가난과 자기 부정으로 살았다는 것.
13. 미래 예지의 능력을 공식적으로 사용한 일이 없다는 것.
14. 하나님이 보호하사 모든 부당한 행위를 하지 않은 일.
15. 40세부터 죄에 대한 어떤 유혹에도 시달리지 않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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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시련으로 인해 때때로 입과 콧구멍에서 연기가 나왔는데도 자신이 겪은 내적 시련에 대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일.
17. 어린시절부터 학식 있는 사람들과 교제해 온 일.
18. 평생 구걸하지 않고 살도록 보호받은 일.
19. 한 번도 세속적 지위나 신분상승을 추구하지 않은 일.
20. 기적적인 투시능력을 지닌 일. 그는 이에 대한 예를 들고 있다.
21. 다른 이유에서가 아니라, 오직 스승에 대한 존경 때문에 스승의 딸과 결혼하 지 않은 일.
22. 손님접대를 할 때, 자신이 준비한 음식이 종종 기적적으로 불어난 일.
23. 자신이 수피로서 살기 시작한 초기부터 신령들이 자신에게 복종한 일.
24. 자신의 신비적 능력이 진전되는 동안, 언제나 악마를 극히 경계해 왔던 점.
25. 율법적인 필요성 때문이 아니면, 지배자들의 집에 출입하지 않은 일.
26. 산문으로든 시로든 공공의 장소에서 찬양하는 것을 언제나 반대해 온 점.
27. 자신이 항상 신령들과 유대교인들과 기독교인들에게 신뢰를 받아 온 점.
28. 기적적인 능력으로 짐승들과 무생물들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을 계속 들은 일.
29. 자신이 개와 고양이에게 항시 친절하게 대해 그들이 배고파하면 종종 통닭을 준 일.
30. 정해진 시간에 기도하기를 결코 잊지 않은 일.
31. 자신에 대해서나 남에 대해서나 모스크(회교사원-역주)에서 방귀뀌는 데 반대 해 온 일.
32. 자신이 항상 하나님과 함께 했다는 점. 기도할 때와 꼭같이 부인과 잠자리를 할 때도 그러했다는 것.
33. “요즈음에는 드문 덕성”으로, 친구를 방문할 때 공연히 오래 있지 않았던 일.
34. 제자가 자신의 경쟁자인 스승을 찾아가도, 그 제자에 대한 애정이 결코 변치 않았던 일.
35. 자신의 손에 사람들이 입 맞출 때 항상 혐오감을 느낀 일.
36. 유용하고 올바른 장사를 열심히 하는 이들을 모두 존경한 일.
37. 자신의 병(病)이 오래 간 일이 없는 것.
38. 잠자는 동안 죽은 자들과 자주 교제하여, 저승에서 그들의 상황이 어떤지 물 어 본 일.
39. 죽은 성자들을 만나 그들에게 정중하게 영접받은 일.
40. 많은 지배자들과 여타의 사람들이 자신(샤라니)에 대한 믿음이 증대하기를 꿈 꾸어 온 일.
다음은 앗 샤라니가 꾼 놀라운 꿈들 중 몇 가지 예이다.
우리 이웃에 자기 동료를 경멸하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하나님께서 천식과 중풍으로 그를 괴롭게 하셨다. 그는 약 10년 간 그
렇게 되어 바닥에 옆으로 눕지도 못했다. 그는 턱을 무릎에 괴어야 했고, 근육은 기력이 없어졌다. 그는 그렇게 죽어 장사 지
내졌다. 그가 죽은 뒤 나는 그를 만나 물었다. ‘아직도 중풍을 앓으시오?’ 그가 대답했다. ‘예, 그런데 내가 이렇게 비틀려진 것
은 주로 당신과 전도자 샤이크 슈아입(Shaikh Shu'aib)때문입니다.’ 내가 샤이크 슈아입에게 이 이야기를 했을 때, 그는 말했
다. ‘맞습니다, 사실입니다. 내가 그 사람 곁을 지날 때마다, 그는 나를 경멸하는 표시로 코를 풀어 내 얼굴에 던지곤 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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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나에 대해서 말하자면, 그는 내가 지나갈 때마다 목자에게 합당치 않은 말로 내게 말을 하곤 했다. 하나님께서 그를 용서
하시고 자비를 베푸시기를!
나는 금식이 끝난 후에는 자선을 하지 않았다. 축제날 밤과 그 다음날은 세속적인 소유물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내게
주신 모든 것은 나와 함께 거하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희사했다. 955/1548년에 나는 사막에서 수많은 신자들과 함께 있는 나
자신에 대한 환상을 보았다. 나는 수박크기의 받침 같은 것이 서로 기대 있는 것을 보았다. 나는 그 사람들 중 하나가 자기 것
을 하늘로 던지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땅에 떨어졌다. 나도 내 것을 던졌는데, 그것도 다시 떨어졌다. 나는 거기서 만난 천사
에게 물었다. ‘하늘로 던져지는 이것은 무엇입니까?’ 그가 대답했다. ‘라마단(Ramadan: 이슬람교의 금식일-역주)의 금식이
다. 이 모든 이들은 금식을 중지하는 데 대해 자선을 행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의 금식이 하늘에 상납되지 못하는 것이다.
금식하는 자가 금식을 중지하는 데 대한 자선을 해야만 상납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나는 천사에게 말했다. ‘저는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습니다.’ 천사가 대답했다. ‘너는 가진 것이 있다. 상자 속에 나막신이 있고 네가 입고 있는 것 말고 또 하나의 속
옷이 있다. 그것들 중 하나를 팔아 자선할 것을 사거라.’ 나는 자식들에게 나막신에 대해 물어 보았다. 그들이 말했다. ‘상자에
나막신이 있어요. 아브드 알 라아만이 자랄 때 신던 거예요.‘ 나는 그것을 내 친구 하나에게 팔아 그 돈으로 옥수수를 좀 사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내가 시디 우마르 이븐 알 파리드를 만난 일 중에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어느 날 낮잠시간에 내가 그의 사당을 방문하여
시종을 불렀으나 대답이 없었고 문은 잠겨 있었다. 그래서 나는 대문 밖에서 파티타(Fātitha: 코란 1장)를 외우고 집으로 돌아
왔다. 그날 밤 그가 큰 터번을 두르고 녹색 양모가사를 입고 나를 찾아왔다. 그는 움콴드의 마드라사에서 나와 함께 두 번 무
릎 꿇어 기도를 했다. 그리고 나서 그가 말했다. ‘형제여 내가 집에 없었음을 용서하게. 그러나 하나하나의 일에는 충분한 보
상이 있다네.’
나는 이 후반부의 말을 전에 들어 본 일이 없었다. 그때 나는 그가 참으로 지극히 경건하고 고상한 분이며, 위대한 성자 중의
한 분임을 알았다. 그 분은 자기 무덤에 제약 받지 않고 밖으로 나다니실 만큼 자유로우신 분이었기 때문이다.
한 번은 내가 이브라힘 앗 다수끼를 만났는데, 그는 내게 다가와 이렇게 말했다. ‘제발 나를 찾아오게.’ 그래서 나는 그를 방문
했다. 그러자 그는 무덤에서 나와 내게로 오더니 자기 터번을 벗어 내게 씌우고, 내 터번을 자기 무릎에 둔 채 한 시간 동안 있
었다. 그런 후 그가 나에게 말했다. ‘나는 예언자의 방에서 전승을 암송하고 신학을 강의하다가 네게로 내려왔다.’ 이 말을 듣
고 나는 매우 우쭐해 졌다.
나는 강령회(降靈會)에서 시디 알리 알 카우와스에게 하나님의 자비가 임하시기를 자주 기도했다. 그날 밤 나는 그를 보았다.
내가 열심히 제지하려고 했지만, 그는 내 발에 열렬히 입맞추었다. 그 다음엔 내가 방심한 틈을 타서 내게 달려들어 발바닥에
입을 맞추었다. 나는 발바닥에 아직도 그의 입술의 부드러움이 남아 있는 것을 느끼며 잠에서 깨었다.
이슬람의 암흑시대가 끝난다는 것이 결코 수피의 독창성이 끝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새로운 교단들이 현대에까지 계
속 나타나고 있고, 그 중 몇몇은 국제정치에 중요한 영향을 주었다. 우리는 여기서 가장 유명한 두 개의 교단만을 언급하는 것
으로 만족할 것이다. 티자니야 교단(The Tijānīya)과 사누시야교단(The Sanūsīya)이 그들이다. 이 중 전자는 아흐마드 앗 티
자니(Ahmad al-Tijānī: 1150-1230/1737-1815)가 세웠는데, 그는 타흐무트(Tahmut) 근처 아인 마디의 토착민이었다. 이 교단
의 주된 가르침이 기존정권에 대한 순종이었으므로, 티자이야 교단은 프랑스가 알제리를 정복한 이래, 프랑스 당국과 대체로
아주 좋은 관계를 누렸다. 그들은 전반적으로 외국의 정복자들을 축출하려는 사람들의 부추김과 위협에 반대했다.7) 사누시
야교단은 훨씬 더 과격한 역사를 지녔는데, 시디 무함마드 앗 사누시(Sīdī Muhammad al-Sanūsī: 1206-76/1791-1859)와 군
사적 동맹 관계를 맺은 것이 이 교단의 기원이 되었다. 두 번의 세계 대전에서 그들이 행한 역할을 보면, 일시적인 권력을 행
사하려는 야심을 지닌 종교지도자의 손에 얼마나 막강한 권력이 집중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이 교단의 현재의 지도자는
키레나이카(Cyrenaica: 북아프리카의 지명-역주)의 지배권을 주장하고 있으며, 그는 리비아 전역에 대해서까지 자기 이름을
내세워 지배권을 주장하고 있다.8)
고전적 전통의 마지막 수피 중 한 사람인 샤이크 무함마드 아민 알 쿠르디 아샤피 안나끄샤반디(Shaikh Muhammad Amīn
al-Kurdi al-Shāfiʻī al-Naqshabandī)9)는 이라크의 아르빌(Irbil) 태생으로 최근인 1332/1914년에 사망했다.10) 그의 저서
「마음의 깨달음」(Tanwīr al-qulūb)은 그의 “후계자”(Khalīfa)인 아자르교단(the Azhar)의 샤이크 살라마 알 아자미(Shaikh
Salāma al-ʻAzzāmī)에 의해 전기적(傳記的) 주(註)와 함께 출판되었다.11) 이 전기작가는 자기 스승에 관한 놀라운 기적목록
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그의 생애의 중요한 시기에, 그가 제자들과 식사할 때마다, 그의 앞에 아주 적은 양의 빵 밖에 없었
는데도, 그것이 수많은 사람들이 먹을 만큼 기적적으로 불어나고, 더욱이 남기 까지 했다는 얘기를 듣는다. 그와 경쟁에서 이
겨 어떤 모스크의 이맘(Imam)으로 임명된 그의 경쟁자는 임명받던 날 밤 중풍으로 쓰러져 다시는 회복하지 못했다. 그는 또
의사들이 포기한 많은 사람들을 치료했다. 그는 육신이 다른 곳에 있을 때도 영적인 상태로 제자들에게 보였다. 한 번은 이 샤
이크가 줄곧 카이로에 있었는데도 멀리 메카에서까지 보인 일도 있다. 그는 미래의 일을 정확하게 예언한 일이 여러 번 있다.
예컨대 그는 일이 일어나기 수년 전에, 이슬람에 적대적인 한 작은 도시국가가 파멸적인 불행을 겪을 것이라고 예언했으며,
아자르교단의 어떤 제자들이 시험에 실패하거나 합격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는 말년에는 언제나 눈부신 빛에 선명하게 둘
러싸여 나타나, 보는 이들이 모두 현기증을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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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깨달음」의 대부분은 이슬람 신학과 법학의 원리에 대한 설명으로 채워져 있으며, 오직 제3부(404-565쪽)만 신비주
의를 다루고 있는데, 다소 기초적이며 그리 독창적인 수준이 아니다. 무함마드 아민은 나끄샤반디로서 자신의 실실라(Silsila:
아랍어로 “계보”라는 뜻-역주)를 교단명의 시조가 되는 샤아 나끄샤반드 바하 앗딘 무함마드 이븐 무함마드 알 우와이시 알
부카리(Shāh Naqshaband Bahā' al-Dīn Muhammad al-Uwaisī al-Bukhārī, 791/1389년 사망)에게로 거슬러 올라가고, 자신
의 영적 조상들이라고 거명하는 사람들 중에는 무잣딧 알랄프 앗 타니(Mujaddid al-Alf al-Thānī)라고 하는 유명한 인도학자
아흐마드 알 파루 앗 시르힌디(ahnad al-Fāisī al-Sirhindī) (수피서간집의 저자. 1034/1624년 사망)와 그의 아들 무함마드 마
숨(Muhammad Maʻsūm)(역시 수피서간집의 저자)이 있다. 이 계보는 샤아 나끄샤반드에서 다시 하나씩 거슬러 올라가 예언
자의 유명한 동료 살만 알 파리시(Salmān al-Fārisī)와 최초의 칼리프인 아부 바크르 앗 싯디끄(Abu Bakr al-Siddiq)를 거쳐
예언자 무함마드와 가브리엘 그리고 하나님에게까지 이른다. 이 책의 가장 흥미있는 부분 중 하나는 저자가 디크르 깔비
(dhikr qalbī : commemoratio cordis: '마음의 기억’의 뜻-역주)를 행하는 법에 대해 지침을 밝힌 부분이다. 이 디크르(‘기억’)
는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첫째 부분은 본질(Allāh)의 이름으로 되어 있고, 둘째 부분은 부정(否定, lā ilāha)과 서원
(誓願, illa 'llāh)의 방법으로 되어 있어, 전체의 형식이 이슬람 신앙고백에 대한 최초의 논문을 이루고 있다. 이는 11개의 준
비행위(adab)를 포함하고 있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1. 정화의식(儀式)을 실행한다.
2. 두 번의 라카(rak'a: 무릎꿇고 하는 기도-역주)를 하며 기도한다.
3. 사람이 없는 곳에서 끼블라(qibla : 메카)로 얼굴을 향한다.
4. 기도할 때처럼 다리를 포개고 앉는다.
5. 하나님 앞에서 당신의 모든 잘못이 당신 앞에 모여 있다고 상상하며, 모든 죄 의 용서를 구한다.
6. 파티하(Fātiha: 코란 제1장)를 한 번, 이클라스(Ikhlās: 코란 제112장)를 세 번 외워, 그것을 무함마드의 영과 모든 나끄샤반
디 샤이크들의 영들에게 봉헌한 다.
7. 눈을 감고, 입술을 굳게 다물고, 혀로 입천장을 누르라. 이는 당신의 겸손을완전하게 하고 눈에 보이는 모든 방해를 배제하
기 위해서이다.
8. ‘무덤 수련’(grave exsercise)을 행하라. 즉 당신이 죽어, 몸을 깨끗이 씻기우고, 수의에 싸여 당신 무덤에 누워 있으며, 애
도하는 이들이 모두 떠나고 당신 혼자만 하나님의 심판에 직면해 있다고 상상하라.
9. “안내자 수련”(guide exercise)을 하라. 신입자의 마음이 자신의 샤이크의 마 음과 만났을 때와 같이, 그가 그 자리에 없더
라도 그의 모습을 마음에 그리고, 그의 축복을 구하여 그 샤이크 안으로 자신의 소멸되는(fanā')것과 같이 하라.
10. 당신 몸의 모든 감각을 집중시켜 모든 선입견과 마음의 변덕스런 충동을 몰 아내라. 그리고 모든 지각 능력을 하나님께로
향하라. 그리고 이렇게 말하라. “오, 하나님, 당신은 제가 탐구하는 분이시며, 저는 당신의 기쁨을 갈구하나이 다.” 그런 후 마
음 속으로 본질(하나님-역주)의 이름을 찬양하고, 하나님이 현 존하시며 그대를 살피시며 감싸고 계심을 기억하라.
11. 끝나고 눈을 뜨기 전에 잠시 동안 디크르의 “방문”(訪問, wārid, 즉 영적 부 수현상)을 기다려라.
또 이 책의 저자는 심령기관에 대한 간단한 묘사를 하고 있다.
마음(qalb: 아랍어로 심장, 마음 골수, 본질 등의 뜻-역주)은 왼쪽 젖꼭지에서 손가락 두 개 넓이만큼 아래에 옆구리를 향해
있는데, 솔방울 같이 생겼다. 그것은 아담의 발 아래(종교적 통제를 의미함)에 있으며, 그 빛은 노랑색이다.
영혼(rūh: 아랍어로 생명의 호흡, 영, 본질 등의 뜻-역주)은 오른쪽 젖꼭지에서 손가락 두 개 넓이만큼 아래에 가슴쪽으로 향
해 있다. 그것은 노아와 아브라함의 발 아래 있으며, 그 빛은 붉은 색이다.
내면의 양심(sirr: 아랍어로 비밀, 신비 등의 뜻-역주)은 왼쪽 젖꼭지에서 손가락 두 개 넓이만큼 위에 가슴쪽을 향해 있다. 그
것은 모세의 발 아래 있으며, 그 빛은 흰색이다.
숨겨진 신비(khafī: 아랍어로 ‘숨겨진 것’, ‘비밀한 것’, ‘신비스러운 것’의 뜻-역주)는 오른쪽 젖꼭지에서 가슴쪽으로 두 손가랄
넓이만큼 위에 있다. 그것은 예수의 발 아래 있으며, 그 빛은 검은색이다.
가장 숨겨진 신비(akhfā: khafi의 최상급-역주)는 가슴 한 가운데 있다. 그것은 무함마드의 발 아래 있으며, 그 빛은 녹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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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들을 모두 설명하고 나서, 무함마드 아민은 나아가 디크르의 방법인 lā ilāha illā 'llah("알라 외에 다른 신은 없다”-역주)
를 어떻게 명상할 것인지를 가르친다.
혀를 입천장에 꼭 붙이라. 숨을 깊이 들이 쉰 후, 그 상태를 계속 유지하다가 라(lā)라는 말로 시작하라. 배꼽 아래에서 그 소
리를 끌어올린다고 상상하라. 그것을 위에 열거한 기관들을 따라 확대해 나가라. 마지막으로 그것을 “이성적 영혼”(al-nafs
al-nātiqa)으로 끌어올려라. 그것은 제1뇌엽(腦葉)에 있다. 이것을 따라가 -상상속에서 뇌로부터 일라하(ilāha)의 함자
(hamza)12)를 취한 다음, 그것을 내려보내 오른쪽 견갑골에 이르게 한 후 멈추라. 그 다음 그것을 영혼(rūh)까지 끌어내리라.
이제 당신이 견갑골에서 일랄라(illa'llah)의 함자(hamza)를 때어 낸다고 상상하라. 그리고 그것을 가슴 한 복판의 가장자리로
끌어내려 심장(qalb)에서 멈추라. 이곳에서 이 심장이 주님의 말씀에 따라 뛰며, 막힌 호흡의 모든 힘으로 심장 한 복판을 눌
러, 그 효과와 열이 온 몸에 느껴진다고 상상하라. 그 열이 몸 속의 모든 상한 미립자들을 불태워 버리고, 건강한 미립자들은
주님의 빛에 의해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이 과정을 21회 반복하되 자동적으로가 아니라, 깊이 생각하면서, 그 방법의 의미를
명상하며, 합당하게 사유하면서 행해야 한다. 이 수련의 마지막에, 디끄르를 하는 사람은 자신의 디크르 깔비(dhikir qalbī)의
결과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즉 그는 인간이며 피조세계의 한 부분이라는 모든 의식을 상실하고 거룩한 본질(하나님-역주)에
끌어당겨져 완전히 파괴될 것이다.
수피즘은 파생된 형태로든 원래의 형태로든 지식인과 진실한 사람들의 마음과 가슴을 지배하는 하나의 운동으로서는 이제 끝
이 났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족적은 이슬람 문학의 페이지 속에 뿌리를 깊이 내린 채 남아 있을 것이다. 수피용어들의
심리학적 섬세함과 함께 수피 전문용어들은 현대 철학용어와 과학용어에서 제거할 수 없을 것이다. 고(故) 무함마드 이끄발
경(Sir Muhammad Iqbal)과 같이 독창적이고 혁명적인 사상가가 인간과 초인에 대한 자신의 개념을 대중화 하기를 바랬을
때, 그는 루미와 중세 신비주의자들에게로 돌아가 자신이 받어들이고 싶어 했던 사상이 이슬람 사상가들에게 있음을 발견했
을 뿐 아니라, 수세기 동안 페르시아 시인들이 성스럽게 여겼던 수피 비유 속에서 자기 사상의 틀을 만들었다.
보게나, 내 마음의 제국 속에서
그가 얼마나 악의에 차 말을 달리는지
그가 얼마나 오만한 의지로
휩쓸어 죽이려 말을 달리고 있는지
거기엔 사람의 마음 따윈 아예 없고
단지 달빛 속에 광채만 희미하게 빛나노니
보게나, 천개의 거울이
그의 요염함을 비추고 있다.
두 손엔 각각
솔로몬의 열 개의 왕국을 쥐고
그 모든 걸 가지고 노름하나니
비천하고 빈약한 노예 하나 얻고자 함이라
아는 자의 가슴을 그는 재빨리 습격하나, 보라!
지혜도 재주도 없는 자들 앞에서
그는 방패를 내던지도다.13)
6/11/23, 11:00 PM 달빛정화 :: 수피즘 : 이슬람 신비주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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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장 맺음말
이제 수레바퀴가 완전히 한바퀴 돈 것 같다. 수피즘은 제 코스를 다 달렸다. 인간의 사고과정에서 출발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
고 생각하는 것은 환상이다. 인간이 가야할 새로운 여정이 앞에 높여 있다. 어찌됐든 하나님과 함께 길을 가려고 추구하는 사
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슬람교도들 중에도 옛 수피들이 체험한 망아상태의 기쁨을 자기 마음 속에 다시 체험하여 위로와 확증
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한 시대가 가기 전에, 사람들은 극히 이상해지고
잔인하고 끔찍해진다. 그때 우리는
우리 신앙에 대한 올바른 표현과
그에 대한 지성적 논의가 절실히 필요해진다.
“지성적 논의”라는 것이 알 주나이드나 알 가잘리나 이븐 아라비, 잘랄 앗딘 루미를 만족케 했던 것과 전혀 다른 것이라 하더
라도, 그것이 수피 스승들이 창조해 낸 육체와 영혼의 수행이 현대와 미래 인간의 요구에 적합하지 못한 것임을 입증하는 것
은 결코 아닐 것이다.
먼 과거의 시대를 되돌아 보는 것은 결코 무용한 일이 아니다. 우리가 이슬람교도든 아니든, 우리는 모두 한 분이신 아버지의
자녀임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수피운동이 영원히 그토록 강력한 영향을 갖도록 한 핵심적인 진리를 재발견하려고 노력하는
일은 기독교 신학자들에게 그리 주제 넘거나 부적절한 일이 아닐 것이다. 만일 그들이 이슬람학자들과 협력하여 이러한 연구
를 한다면 -그러한 조짐이 없지는 않다- 그들 모두가 참으로 놀랍고도 영감 넘치는, 고귀한 인간적 노력의 역사를 이루어 내
리라고 기대할 수도 있다.즉 그들은 모두 이 암울하고 두려운 시대에 도덕적 영적 가치를 다시 확립하고자 애쓰는 많은 사람
들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사상과 행위의 유형을 근원적으로 추적하는 데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