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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성장을 상상하라
생태적지혜연구소협동조합 기획 | 320쪽
2023년 6월 5일 발행
탈성장을 상상하라
성장 신화의 종말과 이후 시대
■ 이 책은…
탈성장에 대하여 강렬하고 참신하게 구상하고 사고실험한 이야기 모음이다. 탈성장의 주체, 실현 경로를 성급하게 말하기보다 지금-여기에서 모두가 바라는 탈성장의 미래세계를 위한 꿈의 지도를 그려내는 일에 우선 집중한다. 특히 성장을 신화화하고 개발독재와 고속성장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예외적이고, 도전적이며, 이단적인 화두인 탈성장을 자꾸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탈성장 전환사회로의 이행의 중요한 과정이라고 본다. 경제적인 척도를 성역화하는 관념으로부터 비롯되는 체제의 타파를 모색하고, 탈성장 미래에 대한 사회적 상상력을 시나리오화하여 제시하며, 탈성장 전환 이후의 시대상을 그려내어 ‘미래로 돌아가기’를 시도한다. ‘나로부터의 탈성장’ 혹은 ‘탈성장 사회의 나’에 관한 이야기로써, 이 모든 시도가 인간으로부터 시작되고 인간으로 귀결되는 이야기들임을 보여 준다. 저자들은 생태적지혜연구소협동조합을 플랫폼 삼아서 서로의 생각을 갈고 다듬어 가는 과정을 최대한 날것으로 보여줌으로써, 지구별의 아픔과 슬픔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어깨를 기대며 협동하고 나아가는 그 길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합류하고, 그 길이 넓어지기를 도모한다.
탈성장을 상상하라
성장 신화의 종말과 이후 시대
■ 이 책은…
탈성장에 대하여 강렬하고 참신하게 구상하고 사고실험한 이야기 모음이다. 탈성장의 주체, 실현 경로를 성급하게 말하기보다 지금-여기에서 모두가 바라는 탈성장의 미래세계를 위한 꿈의 지도를 그려내는 일에 우선 집중한다. 특히 성장을 신화화하고 개발독재와 고속성장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예외적이고, 도전적이며, 이단적인 화두인 탈성장을 자꾸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탈성장 전환사회로의 이행의 중요한 과정이라고 본다. 경제적인 척도를 성역화하는 관념으로부터 비롯되는 체제의 타파를 모색하고, 탈성장 미래에 대한 사회적 상상력을 시나리오화하여 제시하며, 탈성장 전환 이후의 시대상을 그려내어 ‘미래로 돌아가기’를 시도한다. ‘나로부터의 탈성장’ 혹은 ‘탈성장 사회의 나’에 관한 이야기로써, 이 모든 시도가 인간으로부터 시작되고 인간으로 귀결되는 이야기들임을 보여 준다. 저자들은 생태적지혜연구소협동조합을 플랫폼 삼아서 서로의 생각을 갈고 다듬어 가는 과정을 최대한 날것으로 보여줌으로써, 지구별의 아픔과 슬픔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어깨를 기대며 협동하고 나아가는 그 길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합류하고, 그 길이 넓어지기를 도모한다.
분야 : 인문/사회과학/경제
기획 : 생태적지혜연구소협동조합
지음 : 공규동, 김영준, 김현우, 김혜경, 김희룡, 남미자,신승철, 오민우, 이나경, 전병옥, 조상우, 홍덕화
발행일 : 2023년 6월 5일
가격 : 17,000원
페이지 : 320쪽 (두께 16mm)
제책 : 무선
판형 : 140×210mm
ISBN : 979-11-6629-166-1 (03300)
■ 출판사 서평
“지속가능한 성장”과 “행복가능한 탈성장” 사이-너머 길을 찾아서
다른 지구, 다른 세계, 다른 나라, 다른 인간을 꿈꾸기 시작하였다
탈성장이 우리 사회에서 전면적인 화두가 된 지 10년쯤 되어 간다. 이제 탈성장은 거역할 수 없는 시대의 화두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아직 ‘화두’가 되었을 뿐, 우리 사회가 그 방향으로 길잡아 든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2019년 150개국 이상의 1만1천 명이 넘는 과학자들이 “GDP 성장과 부의 추구에서 생태계 유지와 행복의 향상으로 시프트할 것”을 각국 정부에 요구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것만으로도 대단한 진전이라 생각할 수도 있고, 이렇게까지 해야 할 만큼 성장주의의 후폭풍이 드세다는 사실의 반증이기도 하다. 이 논문은 다음 두 가지 사실을 주목하게 한다. 첫째는 우리(인류와 지구)가 ‘탈성장을 통해 생태계 유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경우에는 파국이 도래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둘째는, 탈성장을 하더라도 우리가 ‘행복의 향상으로 시프트’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성장주의 일변도의 근대사회가 오늘날 전 지구적 기후위기나 여섯 번째 생물대멸종, 빈익빈부익부의 심화에 따른 사회적 붕괴의 위기를 야기하고 조장하였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의가 별로 없다. 문제는 ‘성장’의 대안이 있느냐 하는 점이다. 크게 보아 ‘성장만이 인류가 추구할 수 있는 유일한 경로이며 성장과 생태적 지속가능성은 양립 가능하다’는 주장과 ‘탈성장이 아니고서는 인류사회의 지속가능성은 보장받을 수 없으며, 탈성장과 인간사회, 인간행복은 지속/양립 가능하다’는 주장이 대치하고 있다. 전자는 ‘과학기술의 전능성에 대한 신화’에 의존하고 있고, 후자는 ‘인간 의식과 욕망의 근본적인 전환’이라는 도덕주의/영성주의에 의존하고 있다. 둘 다 한계와 모순이 내재한다. 두 갈래의 생각과 행동이 동의하는 것은 우리(인류와 지구)가 생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지속가능성이 위협받는 국면에 놓여 있다는 사실이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말하는 자들에 대한 온갖 비판과 비난, 조롱과 혐오도 충분히 많고, ‘행복가능한 탈성장’을 말하는 이들에 대한 조롱과 혐오도 차고 넘친다. 그럴 일은 아니다. 성장을 추구하면서 시스템적으로나 기술-보완적으로 탈탄소의 방향을 실현하는 것도 ‘어느 정도’는 가능할 것이고, 탈성장으로의 전환과 이행을 실현한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도달할 수 있는 탈탄소화의 성취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둘 다가 서로를 인정하고 서로에게서 배움으로써만이 당면한 문제 해결의 길을 열 수 있다.
탈성장은 한 개인이나 한 나라가, 한두 가지 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본질적으로는 인류의 현재 문명 전체의 구조와 개념을, 그리고 무엇보다 인간의 태도와 의식을 바꾸어야 하는 전면적이고 인위적인 노력의 대상이다. 이와 관련되는 인간 삶의 모든 영역을 하나하나 탈성장 체제로 고쳐 나감으로써 전체에 도달하는 방법도 있겠고, 국가헌법이나 국제적 헌장 수준의 대-규제(cf. 에코파시즘)로부터 연역하여 법과 제도와 경제사회활동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방법도 있겠다. 실제로는 이 역시 양자의 조화와 균형을 통해 추구될 문제일 것이다. 그리고 그 둘 사이 혹은 밖에서 이들을 지지하고 지원하는 철학과 사상, 정서적 호소와 같은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탈성장을 상상하라: 성장 신화의 종말과 이후 시대』는 이러한 이유로 당장, ‘누가 탈성장을 주도하고 책임질 것인가?’나 ‘탈성장을 어떻게 할 것인가?’와 같은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문제에 다가서기보다는 바람직한 미래상, 혹은 실현 가능한 미래상으로부터 현실로 소급하는 백캐스팅(backcasting)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여기서 실현 가능한 미래상은 역설적으로 이상적인 미래상이기도 하다. 또 이상적이란 ‘최선’만이 아니라 ‘차선’까지를 포함한다. ‘이상’을 ‘실현 가능한 미래상’으로 보는 까닭은 그 ‘이상’이 ‘실현’되지 않는 미래란, 우리에게 미래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제1부는 ‘탈성장, 경제와는 비대칭적인 외부’라는 말로 현대까지의 인류가 ‘식민지’로서 ‘외부’를 전제로 하여 성장을 구가해 온 반면, 탈성장은 ‘경제 외적 척도’나 ‘경제와 비대칭적인 관계’를 부각함으로써 인류사의 지속가능성을 구축하는 전략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제2부는 ‘탈성장의 상상력, 사회구성적 실천의 출발점’이라는 관점으로 사회적 차원에서의 탈성장의 상상력을 시나리오화하여 제시한다. 역사적인 접근, 리추얼(의례)의 복원, 구체적인 비전과 전략, 새로운 사회에 대한 전망 등을 통하여 탈성장의 사회상을 상상한다.
제3부는 ‘탈성장, 미래로 돌아가다’라는 역설적이며 직관적인 언어로서 주로 미래세대를 기준점으로 삼아서 그들의 관점에서 탈성장 체제로의 전환과 그 이후에 대한 상상력을 발휘한다. 기술주의를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탈기술의 전략-계획경제 모델, 협동조합운동과 같은 오래된 전략들을 소환하여 미래로 가는 길을 개척해 본다.
제4부는 ‘탈성장 전환에 최적화된 인간형 되기’로서, 구약과 신약을 경계 지었던 예수가 그랬던 것처럼 성장과 탈성장을 경계 짓기 위해서 필요한 생태적 영성을 장착한 새로운 인간, 탈성장에 최적화된 인간, 일상 속에서 탈성장의 삶을 살아내는 ‘탈성장 인간’을 제시한다.
탈성장이라는 화두는 경제적, 정치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미적이며 정서적이고 지적이며 사랑적인 인간관계의 문제이며, ‘나(인간)는 누구인가’라는 지속불가피한 질문의 답을 신선하게 찾아내는 노력이기도 하다. ‘상상’이라는 ‘신화의 세계’를 동원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접근이 된 이 세계가, 위기인 것만은 분명하다.
■ 차례프롤로그
1부 탈성장과 경제
Ⅰ. 탈성장은 수출주의 너머에 있다 •홍덕화
Ⅱ. 탈성장 전환에서의 토지개혁과 토지공유제 •신승철
Ⅲ. 의도적 진부화와 의도적 게토화 •김현우
Ⅳ. 인플레이션과 탈성장 •신승철
Ⅴ. 좌담: 탈성장에서의 사회적 금융의 역할
2부 탈성장과 사회
Ⅰ. 탈성장의 사회상에 대한 역사적 시나리오 접근 •김현우
Ⅱ. 탈성장, 데팡스와 리추얼의 복원 이야기 •공규동
Ⅲ. 탈성장 사회 비전과 전략 •신승철
Ⅳ. 탈성장 전환시대의 자급자족 사회 전망 •조상우
Ⅴ. “다시 땅으로” •공규동
3부 탈성장과 미래세대
Ⅰ. 기술의 가속화와 탈성장 해법 •전병옥
Ⅱ. 기후위기 대응과 탈성장 모듈 접근 •김현우
Ⅲ. 탈성장을 위해 협동조합은 무엇을 할까? •김혜경
Ⅳ. 학교에서 탈성장을 가르칠 수 있을까? •남미자
Ⅴ. 10대의 탈성장 외침, 우리는 안녕하고 싶어요 •남미자
Ⅵ. 탈성장, 현실 대안의 그물망 •김현우
4부 탈성장과 영성
Ⅰ. 탈성장의 예수 •김희룡
Ⅱ. 탈성장에 최적화된 인간 되어 보기 •이나경
Ⅲ. 사랑과 평화의 데팡스 •오민우
Ⅳ. 대담: 한밭레츠, 탈성장 시대의 순환공동체 •신승철
Ⅴ. 우리 주변에 있는 탈성장 •김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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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속으로
● 탈성장 전환사회로의 이행은 농업 중심 사회로의 재편을 의미한다. 이때 커먼즈로서의 농지는 그 핵심 기반이 될 수 있다. 농민이 갖고 있는 토지에 대한 애정과 정동(affect), 돌봄, 살림의 발현이 토지를 소유했기 때문에 생긴다는 것은 근대적인 문제설정에 매몰된 인식의 결과일 뿐이다. 소작농과 같이 땅을 빌려서 농사짓는 사람들도 대부분 대지에 대한 돌봄과 살림, 정성의 손길을 여전히 베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진정한 경자유전은 땅을 일구고 돌보는 사람의 권리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커먼즈 기반의 대지에 대한 권리는 개발주의자들이 무력화하고 있는 경자유전의 원칙을 넘어서 실질적인 농업 종사자들의 토지에 대한 권리를 실효성 있게 보장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 본문 26쪽
● 탈성장이 미래라고 말하기는 쉽지만 그 미래를 어떻게 만들지를 말하지 않으면 루저나 별난 취향의 게토에 머물고 말 수도 있다. 탈성장은 도덕률이 아니며 경제 이론인 것만도 아니다. 탈성장은 규범이기도 하고 방법이기도 하고 느낌이기도 할 것이다. 미래를 그리는 시나리오에는 이런 요소가 다 있어야 한다. 아무리 거칠고 소박한 시나리오라고 하더라도 자신이 그려보고 맡을 배역을 생각해볼 수 있다면 우리는 더욱 잘 행동할 수 있을 것이다. 유일하게 올바른 시나리오가 아니라 다양하고 논쟁적인 크고 작은 탈성장 시나리오를 각자 그리고 집단적으로 쓰기 시작해야 한다. - 본문 110쪽
● 기후위기 시대에 사회의 물질적인 빈곤은 확실해 보인다. 어떻게 탈성장을 실현할 것인지 논의를 해야 한다. 가속주의를 통해 신속한 전환을 설계하는 가운데, 공동체 회복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공동체 없이는 탈성장을 견딜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바타이유와 한병철은 생태주의를 문제의식의 중심에 놓았던 사상가들이 아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현대사회의 병리적 문제를 성찰하는 가운데 소비사회가 문제의 한가운데 있음을 말하며 그 해법으로는 공동체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구체적인 논의는 쉽지 않을 것이다. - 본문 122쪽
● 탈성장 전환사회는 자본주의의 한계테제, 즉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자본과 권력이 작동하여 자유, 평등, 박애와 같은 공동선을 실현하기 어렵다는 지점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문제제기 해야 한다. 이를 통해서 생태민주주의를 가속화함으로써 자본주의 문명의 한계 지점을 돌파해야 한다. 그것은 또 다른 국가주의적인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서 현재의 지점을 파괴하고 해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인류 문명의 재건과 구성의 입장에 서기 위한 기후시민의회의 설립으로 나타날 것이다. 현재 자본주의 문명은 생명과 자연, 인류문명, 사회 전반을 파괴할 만한 가공할 위력으로 자본의 증식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 본문 148쪽
● 탈성장의 행동주의 노선 중에서 ‘다시 땅으로’ 운동이 탈성장 행동의 핵심이다. 자급자족하는 삶, 임금으로부터 자유로운 삶, 생태적 삶, 지속가능한 삶…. 탈성장의 이념에 철저하게 부합하는 삶의 모습이란 ‘소농의 삶’으로 검증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원, 농지를 가꾸는 개인의 주체야말로 성과 주체를 극복하고 타자와 시간을 매순간 느끼는 경험을 누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68혁명기 히피들의 탈주선으로 선택되기도 했던 ‘다시 땅으로’ 운동은 반소비주의, 반화폐주의, 공동체 건설 등 실천 가능한 모습으로 탈성장 사회의 조각을 지금-여기에 실현할 수 있듯,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이 텃밭을 일구길 바란다. 텃밭에서 땀을 흘리며 피로한 주체를 단련하고 자연이 주는 성과의 기쁨을 누리시길 바란다. - 본문 171쪽
● 그렇다면 탈성장이 ‘맞다 / 그르다’ 또는 ‘현실적이다 / 아니다’라고 단편적으로 규정할 게 아니라, 예컨대 30년 뒤 우리의 삶과 정치사회를 그려 보이고 그것으로 나아갈 구체적인 제안들로 논점을 바꾸는 게 훨씬 좋은 방법일 것이다. 탈성장의 모듈이 적절치 않거나 불충분하다면 다른 모듈의 조합 또는 프로젝트를 말하면 되고, 제안들의 차이가 크지 않다면 통합이나 조정을 논의하면 된다. ‘자본주의가 문제다’라는 주장 역시, 그렇다면 자본주의를 극복하고 대체할 모듈과 방법에 대한 이야기로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점에서 나는 탈성장과 계획경제를 결합하는 모델에 대해 더 깊은 논의가 전개되기를 바란다. - 본문 201쪽
●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그리고 성장을 위한 성장을 넘어서는 체제와 사회는 먼 미래의(노동계급의 권력 장악 또는 국유화 이후의) 과제가 아니라 당장 여러 규모와 방식으로 현실화하는 운동이어야 한다. 또한 우리는 One(some) of 운동들, One(some) of 주체들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완전히 새로운 운동이 아니라 기존의 운동들(생협부터 노동자 대안 생산까지 이르는)을 접속하고 의미 부여하고 재구성하는 깃발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탈성장론과 운동에도 과제가 많다. 사회적 평등을 전략에 내재화하고 실천으로 풍부히 만들어야 하고, 국가-시민사회 관계의 재고를 현실 제안으로 구체화하고, 핵심 실천(변혁) 영역 사례를 통해 설득력을 높이고 운동들을 연결시켜야 할 것이다. - 본문 246쪽
● 경제성장과 기후위기가 양립할 수 없다는 현실을 우리는 분명히 알고 있다. 기후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탈성장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모두에게 좋은 삶이란 무엇인지? 누구든지 원하는 삶과 세상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열린 장(場)을 만들어 가야 한다. 또한 새로운 사회로의 창조적인 상상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성장과 발전에 대한 허상을 부수고, 그것이 가능하겠냐는 냉소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 서로를 지지하며 함께 꿈을 실행해 나가야 한다. 우리에겐 행동의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 - 본문 278쪽
■ 저자공규동 _ 귀농과 재생에너지에 관심이 많은 초등학교 교사
김영준 _ 법학, 생태학, 철학을 바탕으로 사회를 엮는 작업을 하는 변호사
김현우 _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 탈성장과 대안 연구소 소장
김혜경 _ 한살림서서울생협 조직활동가
김희룡 _ 민중교회, 녹색교회 전통을 이어가는 성문밖교회 목사
남미자 _ 경기도교육연구원 연구위원, 고려대학교 겸임교수
신승철 _ 생태적지혜연구소 소장, 철학공방 별난 공동대표
오민우 _ 비건, 지역품앗이 한밭레츠 대표
이나경 _ 성가소비녀회 인천관구 소속의 수녀
전병옥 _ 고려사이버대 융합정보대학원 객원교수, 과학기술 작가
조상우 _ 실천과 공존을 통해 초록 세상을 지향하는 시민활동가
홍덕화 _ 충북대 사회학과 부교수,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운영위원
■ 기획
생태적지혜연구소협동조합 _ 2019년 여름 <철학공방 별난>을 기반으로 한 세미나 구성원들이 기후위기의 대응양식인 생태적지혜 미디어를 만들 수 있는 결사체를 형성했다. 이후 실수와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일관되게 기후행동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마음을 나누며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양식으로 생태적지혜 미디어 매체를 기획하고 실험했다. 더불어 씨앗조직의 확산에 따라 결사체의 꼴을 갖추어 나갔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현재 연구소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탈성장의 아젠다에 대한 전반적인 구성원들의 결의를 만들어냈다. 연구소는 수입과 지출의 회계에 있어서 군더더기나 잉여를 남기지 않는 순환회계를 작동시키는 방향으로 향하고 있으며, 끊임없는 세대교체와 미션과 돌봄으로 연구소 자체에 혁신적이고 선도적인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보려고 한다. 아주 어려운 상황이 오더라도 연구소는 낙관과 우애에 기반하여 협동의 경제, 살림의 경제, 연대의 경제를 실현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탈성장 전환운동을 해나갈 것이다.
기획 : 생태적지혜연구소협동조합
지음 : 공규동, 김영준, 김현우, 김혜경, 김희룡, 남미자,신승철, 오민우, 이나경, 전병옥, 조상우, 홍덕화
발행일 : 2023년 6월 5일
가격 : 17,000원
페이지 : 320쪽 (두께 16mm)
제책 : 무선
판형 : 140×210mm
ISBN : 979-11-6629-166-1 (03300)
■ 출판사 서평
“지속가능한 성장”과 “행복가능한 탈성장” 사이-너머 길을 찾아서
다른 지구, 다른 세계, 다른 나라, 다른 인간을 꿈꾸기 시작하였다
탈성장이 우리 사회에서 전면적인 화두가 된 지 10년쯤 되어 간다. 이제 탈성장은 거역할 수 없는 시대의 화두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아직 ‘화두’가 되었을 뿐, 우리 사회가 그 방향으로 길잡아 든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2019년 150개국 이상의 1만1천 명이 넘는 과학자들이 “GDP 성장과 부의 추구에서 생태계 유지와 행복의 향상으로 시프트할 것”을 각국 정부에 요구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것만으로도 대단한 진전이라 생각할 수도 있고, 이렇게까지 해야 할 만큼 성장주의의 후폭풍이 드세다는 사실의 반증이기도 하다. 이 논문은 다음 두 가지 사실을 주목하게 한다. 첫째는 우리(인류와 지구)가 ‘탈성장을 통해 생태계 유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경우에는 파국이 도래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둘째는, 탈성장을 하더라도 우리가 ‘행복의 향상으로 시프트’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성장주의 일변도의 근대사회가 오늘날 전 지구적 기후위기나 여섯 번째 생물대멸종, 빈익빈부익부의 심화에 따른 사회적 붕괴의 위기를 야기하고 조장하였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의가 별로 없다. 문제는 ‘성장’의 대안이 있느냐 하는 점이다. 크게 보아 ‘성장만이 인류가 추구할 수 있는 유일한 경로이며 성장과 생태적 지속가능성은 양립 가능하다’는 주장과 ‘탈성장이 아니고서는 인류사회의 지속가능성은 보장받을 수 없으며, 탈성장과 인간사회, 인간행복은 지속/양립 가능하다’는 주장이 대치하고 있다. 전자는 ‘과학기술의 전능성에 대한 신화’에 의존하고 있고, 후자는 ‘인간 의식과 욕망의 근본적인 전환’이라는 도덕주의/영성주의에 의존하고 있다. 둘 다 한계와 모순이 내재한다. 두 갈래의 생각과 행동이 동의하는 것은 우리(인류와 지구)가 생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지속가능성이 위협받는 국면에 놓여 있다는 사실이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말하는 자들에 대한 온갖 비판과 비난, 조롱과 혐오도 충분히 많고, ‘행복가능한 탈성장’을 말하는 이들에 대한 조롱과 혐오도 차고 넘친다. 그럴 일은 아니다. 성장을 추구하면서 시스템적으로나 기술-보완적으로 탈탄소의 방향을 실현하는 것도 ‘어느 정도’는 가능할 것이고, 탈성장으로의 전환과 이행을 실현한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도달할 수 있는 탈탄소화의 성취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둘 다가 서로를 인정하고 서로에게서 배움으로써만이 당면한 문제 해결의 길을 열 수 있다.
탈성장은 한 개인이나 한 나라가, 한두 가지 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본질적으로는 인류의 현재 문명 전체의 구조와 개념을, 그리고 무엇보다 인간의 태도와 의식을 바꾸어야 하는 전면적이고 인위적인 노력의 대상이다. 이와 관련되는 인간 삶의 모든 영역을 하나하나 탈성장 체제로 고쳐 나감으로써 전체에 도달하는 방법도 있겠고, 국가헌법이나 국제적 헌장 수준의 대-규제(cf. 에코파시즘)로부터 연역하여 법과 제도와 경제사회활동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방법도 있겠다. 실제로는 이 역시 양자의 조화와 균형을 통해 추구될 문제일 것이다. 그리고 그 둘 사이 혹은 밖에서 이들을 지지하고 지원하는 철학과 사상, 정서적 호소와 같은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탈성장을 상상하라: 성장 신화의 종말과 이후 시대』는 이러한 이유로 당장, ‘누가 탈성장을 주도하고 책임질 것인가?’나 ‘탈성장을 어떻게 할 것인가?’와 같은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문제에 다가서기보다는 바람직한 미래상, 혹은 실현 가능한 미래상으로부터 현실로 소급하는 백캐스팅(backcasting)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여기서 실현 가능한 미래상은 역설적으로 이상적인 미래상이기도 하다. 또 이상적이란 ‘최선’만이 아니라 ‘차선’까지를 포함한다. ‘이상’을 ‘실현 가능한 미래상’으로 보는 까닭은 그 ‘이상’이 ‘실현’되지 않는 미래란, 우리에게 미래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제1부는 ‘탈성장, 경제와는 비대칭적인 외부’라는 말로 현대까지의 인류가 ‘식민지’로서 ‘외부’를 전제로 하여 성장을 구가해 온 반면, 탈성장은 ‘경제 외적 척도’나 ‘경제와 비대칭적인 관계’를 부각함으로써 인류사의 지속가능성을 구축하는 전략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제2부는 ‘탈성장의 상상력, 사회구성적 실천의 출발점’이라는 관점으로 사회적 차원에서의 탈성장의 상상력을 시나리오화하여 제시한다. 역사적인 접근, 리추얼(의례)의 복원, 구체적인 비전과 전략, 새로운 사회에 대한 전망 등을 통하여 탈성장의 사회상을 상상한다.
제3부는 ‘탈성장, 미래로 돌아가다’라는 역설적이며 직관적인 언어로서 주로 미래세대를 기준점으로 삼아서 그들의 관점에서 탈성장 체제로의 전환과 그 이후에 대한 상상력을 발휘한다. 기술주의를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탈기술의 전략-계획경제 모델, 협동조합운동과 같은 오래된 전략들을 소환하여 미래로 가는 길을 개척해 본다.
제4부는 ‘탈성장 전환에 최적화된 인간형 되기’로서, 구약과 신약을 경계 지었던 예수가 그랬던 것처럼 성장과 탈성장을 경계 짓기 위해서 필요한 생태적 영성을 장착한 새로운 인간, 탈성장에 최적화된 인간, 일상 속에서 탈성장의 삶을 살아내는 ‘탈성장 인간’을 제시한다.
탈성장이라는 화두는 경제적, 정치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미적이며 정서적이고 지적이며 사랑적인 인간관계의 문제이며, ‘나(인간)는 누구인가’라는 지속불가피한 질문의 답을 신선하게 찾아내는 노력이기도 하다. ‘상상’이라는 ‘신화의 세계’를 동원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접근이 된 이 세계가, 위기인 것만은 분명하다.
■ 차례프롤로그
1부 탈성장과 경제
Ⅰ. 탈성장은 수출주의 너머에 있다 •홍덕화
Ⅱ. 탈성장 전환에서의 토지개혁과 토지공유제 •신승철
Ⅲ. 의도적 진부화와 의도적 게토화 •김현우
Ⅳ. 인플레이션과 탈성장 •신승철
Ⅴ. 좌담: 탈성장에서의 사회적 금융의 역할
2부 탈성장과 사회
Ⅰ. 탈성장의 사회상에 대한 역사적 시나리오 접근 •김현우
Ⅱ. 탈성장, 데팡스와 리추얼의 복원 이야기 •공규동
Ⅲ. 탈성장 사회 비전과 전략 •신승철
Ⅳ. 탈성장 전환시대의 자급자족 사회 전망 •조상우
Ⅴ. “다시 땅으로” •공규동
3부 탈성장과 미래세대
Ⅰ. 기술의 가속화와 탈성장 해법 •전병옥
Ⅱ. 기후위기 대응과 탈성장 모듈 접근 •김현우
Ⅲ. 탈성장을 위해 협동조합은 무엇을 할까? •김혜경
Ⅳ. 학교에서 탈성장을 가르칠 수 있을까? •남미자
Ⅴ. 10대의 탈성장 외침, 우리는 안녕하고 싶어요 •남미자
Ⅵ. 탈성장, 현실 대안의 그물망 •김현우
4부 탈성장과 영성
Ⅰ. 탈성장의 예수 •김희룡
Ⅱ. 탈성장에 최적화된 인간 되어 보기 •이나경
Ⅲ. 사랑과 평화의 데팡스 •오민우
Ⅳ. 대담: 한밭레츠, 탈성장 시대의 순환공동체 •신승철
Ⅴ. 우리 주변에 있는 탈성장 •김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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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속으로
● 탈성장 전환사회로의 이행은 농업 중심 사회로의 재편을 의미한다. 이때 커먼즈로서의 농지는 그 핵심 기반이 될 수 있다. 농민이 갖고 있는 토지에 대한 애정과 정동(affect), 돌봄, 살림의 발현이 토지를 소유했기 때문에 생긴다는 것은 근대적인 문제설정에 매몰된 인식의 결과일 뿐이다. 소작농과 같이 땅을 빌려서 농사짓는 사람들도 대부분 대지에 대한 돌봄과 살림, 정성의 손길을 여전히 베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진정한 경자유전은 땅을 일구고 돌보는 사람의 권리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커먼즈 기반의 대지에 대한 권리는 개발주의자들이 무력화하고 있는 경자유전의 원칙을 넘어서 실질적인 농업 종사자들의 토지에 대한 권리를 실효성 있게 보장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 본문 26쪽
● 탈성장이 미래라고 말하기는 쉽지만 그 미래를 어떻게 만들지를 말하지 않으면 루저나 별난 취향의 게토에 머물고 말 수도 있다. 탈성장은 도덕률이 아니며 경제 이론인 것만도 아니다. 탈성장은 규범이기도 하고 방법이기도 하고 느낌이기도 할 것이다. 미래를 그리는 시나리오에는 이런 요소가 다 있어야 한다. 아무리 거칠고 소박한 시나리오라고 하더라도 자신이 그려보고 맡을 배역을 생각해볼 수 있다면 우리는 더욱 잘 행동할 수 있을 것이다. 유일하게 올바른 시나리오가 아니라 다양하고 논쟁적인 크고 작은 탈성장 시나리오를 각자 그리고 집단적으로 쓰기 시작해야 한다. - 본문 110쪽
● 기후위기 시대에 사회의 물질적인 빈곤은 확실해 보인다. 어떻게 탈성장을 실현할 것인지 논의를 해야 한다. 가속주의를 통해 신속한 전환을 설계하는 가운데, 공동체 회복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공동체 없이는 탈성장을 견딜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바타이유와 한병철은 생태주의를 문제의식의 중심에 놓았던 사상가들이 아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현대사회의 병리적 문제를 성찰하는 가운데 소비사회가 문제의 한가운데 있음을 말하며 그 해법으로는 공동체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구체적인 논의는 쉽지 않을 것이다. - 본문 122쪽
● 탈성장 전환사회는 자본주의의 한계테제, 즉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자본과 권력이 작동하여 자유, 평등, 박애와 같은 공동선을 실현하기 어렵다는 지점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문제제기 해야 한다. 이를 통해서 생태민주주의를 가속화함으로써 자본주의 문명의 한계 지점을 돌파해야 한다. 그것은 또 다른 국가주의적인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서 현재의 지점을 파괴하고 해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인류 문명의 재건과 구성의 입장에 서기 위한 기후시민의회의 설립으로 나타날 것이다. 현재 자본주의 문명은 생명과 자연, 인류문명, 사회 전반을 파괴할 만한 가공할 위력으로 자본의 증식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 본문 148쪽
● 탈성장의 행동주의 노선 중에서 ‘다시 땅으로’ 운동이 탈성장 행동의 핵심이다. 자급자족하는 삶, 임금으로부터 자유로운 삶, 생태적 삶, 지속가능한 삶…. 탈성장의 이념에 철저하게 부합하는 삶의 모습이란 ‘소농의 삶’으로 검증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원, 농지를 가꾸는 개인의 주체야말로 성과 주체를 극복하고 타자와 시간을 매순간 느끼는 경험을 누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68혁명기 히피들의 탈주선으로 선택되기도 했던 ‘다시 땅으로’ 운동은 반소비주의, 반화폐주의, 공동체 건설 등 실천 가능한 모습으로 탈성장 사회의 조각을 지금-여기에 실현할 수 있듯,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이 텃밭을 일구길 바란다. 텃밭에서 땀을 흘리며 피로한 주체를 단련하고 자연이 주는 성과의 기쁨을 누리시길 바란다. - 본문 171쪽
● 그렇다면 탈성장이 ‘맞다 / 그르다’ 또는 ‘현실적이다 / 아니다’라고 단편적으로 규정할 게 아니라, 예컨대 30년 뒤 우리의 삶과 정치사회를 그려 보이고 그것으로 나아갈 구체적인 제안들로 논점을 바꾸는 게 훨씬 좋은 방법일 것이다. 탈성장의 모듈이 적절치 않거나 불충분하다면 다른 모듈의 조합 또는 프로젝트를 말하면 되고, 제안들의 차이가 크지 않다면 통합이나 조정을 논의하면 된다. ‘자본주의가 문제다’라는 주장 역시, 그렇다면 자본주의를 극복하고 대체할 모듈과 방법에 대한 이야기로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점에서 나는 탈성장과 계획경제를 결합하는 모델에 대해 더 깊은 논의가 전개되기를 바란다. - 본문 201쪽
●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그리고 성장을 위한 성장을 넘어서는 체제와 사회는 먼 미래의(노동계급의 권력 장악 또는 국유화 이후의) 과제가 아니라 당장 여러 규모와 방식으로 현실화하는 운동이어야 한다. 또한 우리는 One(some) of 운동들, One(some) of 주체들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완전히 새로운 운동이 아니라 기존의 운동들(생협부터 노동자 대안 생산까지 이르는)을 접속하고 의미 부여하고 재구성하는 깃발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탈성장론과 운동에도 과제가 많다. 사회적 평등을 전략에 내재화하고 실천으로 풍부히 만들어야 하고, 국가-시민사회 관계의 재고를 현실 제안으로 구체화하고, 핵심 실천(변혁) 영역 사례를 통해 설득력을 높이고 운동들을 연결시켜야 할 것이다. - 본문 246쪽
● 경제성장과 기후위기가 양립할 수 없다는 현실을 우리는 분명히 알고 있다. 기후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탈성장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모두에게 좋은 삶이란 무엇인지? 누구든지 원하는 삶과 세상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열린 장(場)을 만들어 가야 한다. 또한 새로운 사회로의 창조적인 상상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성장과 발전에 대한 허상을 부수고, 그것이 가능하겠냐는 냉소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 서로를 지지하며 함께 꿈을 실행해 나가야 한다. 우리에겐 행동의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 - 본문 278쪽
■ 저자공규동 _ 귀농과 재생에너지에 관심이 많은 초등학교 교사
김영준 _ 법학, 생태학, 철학을 바탕으로 사회를 엮는 작업을 하는 변호사
김현우 _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 탈성장과 대안 연구소 소장
김혜경 _ 한살림서서울생협 조직활동가
김희룡 _ 민중교회, 녹색교회 전통을 이어가는 성문밖교회 목사
남미자 _ 경기도교육연구원 연구위원, 고려대학교 겸임교수
신승철 _ 생태적지혜연구소 소장, 철학공방 별난 공동대표
오민우 _ 비건, 지역품앗이 한밭레츠 대표
이나경 _ 성가소비녀회 인천관구 소속의 수녀
전병옥 _ 고려사이버대 융합정보대학원 객원교수, 과학기술 작가
조상우 _ 실천과 공존을 통해 초록 세상을 지향하는 시민활동가
홍덕화 _ 충북대 사회학과 부교수,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운영위원
■ 기획
생태적지혜연구소협동조합 _ 2019년 여름 <철학공방 별난>을 기반으로 한 세미나 구성원들이 기후위기의 대응양식인 생태적지혜 미디어를 만들 수 있는 결사체를 형성했다. 이후 실수와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일관되게 기후행동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마음을 나누며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양식으로 생태적지혜 미디어 매체를 기획하고 실험했다. 더불어 씨앗조직의 확산에 따라 결사체의 꼴을 갖추어 나갔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현재 연구소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탈성장의 아젠다에 대한 전반적인 구성원들의 결의를 만들어냈다. 연구소는 수입과 지출의 회계에 있어서 군더더기나 잉여를 남기지 않는 순환회계를 작동시키는 방향으로 향하고 있으며, 끊임없는 세대교체와 미션과 돌봄으로 연구소 자체에 혁신적이고 선도적인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보려고 한다. 아주 어려운 상황이 오더라도 연구소는 낙관과 우애에 기반하여 협동의 경제, 살림의 경제, 연대의 경제를 실현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탈성장 전환운동을 해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