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17

알라딘: [전자책] 러시아 혁명사 강의



알라딘: [전자책] 러시아 혁명사 강의




러시아 혁명사 강의 - 다른 미래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박노자 (지은이)나무연필2017-11-30






























전자책 미리 읽기 종이책으로 미리보기


종이책
16,000원 14,400원 (800원)
전자책정가
11,000원
판매가

7.4100자평(8)리뷰(3)

기본정보

제공 파일 : ePub(54.7 MB)
TTS 여부 : 지원

종이책 페이지수 284쪽


주간 편집 회의
"1917년 러시아 혁명, 2017년 한국은?"
2017년, 러시아 혁명은 100년을 맞았다. 물론 오늘날 러시아는 당시의 혁명과 직접 이어진 사회가 아니고, 러시아 혁명은 실패로 일단락되었다는 평가가 다수지만, 그럼에도 오늘 러시아 혁명을 다시 들춰보는 사연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등록금을 버느라, 생활비를 버느라, 그래도 졸업장을 얻어 취직해보겠다는 일념으로 공부를 하느라 숨 쉴 틈 없이 일해야 하는 수많은 한국 대학생들의 삶은, 어쩌면 1917년 이전 제정 러시아의 고숙련 노동자들보다 더 힘들지도 모르겠”고, 그때 그러했듯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면, 가장 선명한 변화였던 러시아 혁명의 양면을 들여다보는 게 현명한 방법일 테니 말이다.

100년을 돌아보며 오늘을 살피는 이번 강의의 안내자는 박노자 교수다. 그는 소련의 ‘레닌’그라드에서 태어나 자랐고, 그의 러시아 이름 ‘블라디미르’는 열성적인 공산주의자였던 부모가 레닌에서 따와 지었으니, 혁명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삶이었을 테고, 한국과 동아시아의 역사를 연구했으니 오늘 한국사회를 혁명에 어떻게 비추어 볼지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위치라 하겠다. 그는 레닌, 트로츠키, 스탈린 세 인물을 바탕으로 러시아 혁명의 이론과 현실이 어떻게 갈등했는지 정리하고, 이후 혁명의 여파가 유럽과 아시아에서 어떻게 이어졌는지 설명하고, 마지막으로 남한의 경제개발과 혁명을 비교하며 다른 미래를 꿈꿔야 할 이유와 방법을 두루 살핀다. 100년 후에도 누군가 이런 시도를 한다면, 그 대상이 200년 전 러시아 혁명이 아니라 100년 전 한국일 수 있을까. 오늘도 혁명을, 다른 세상을, 다른 미래를 꿈꾸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 역사 MD 박태근 (2017.10.10)

책소개
소련의 레닌그라드(지금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나 자랐고 페레스트로이카를 거쳐 러시아연방에서 살다가 한국으로 귀화한 역사학자 박노자, 그는 과연 러시아 혁명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이론가로서의 시각에 경험적 관찰까지 더해진 독특한 러시아 혁명사를 2017년 러시아 혁명 100주년에 맞춰 펴낸다.

이 책은 러시아 혁명의 한가운데 있었으며 혁명 이후 소비에트를 이끌었던 레닌, 트로츠키, 스탈린을 중심으로 혁명의 전후 맥락을 복원해낸다. 인물을 중심으로 엮어냈기에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혁명의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다.

또 하나 다른 러시아 혁명사 책들에 비해 이 책이 주목하는 것은 이 혁명의 여파와 영향이다. 사회주의 실험의 중심에 있던 러시아는 유라시아를 비롯해 전 세계에 혁명의 기운을 전파시켰다. 대한제국을 거쳐 일제강점기를 경유한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사학자 박노자는 우리에게 머나먼 타국에서 벌어진 과거의 사건으로 여겨지는 러시아 혁명이 실제로 우리와 어떻게 결부되어 있는지를 다양한 사례들로 보여준다.

물론 100년 전과 비교해본다면, 세상은 변했다. 혁명을 상상하는 틀 또한 바뀌었다. 그러하기에 이 책은 오래된 과거 가운데서 현재까지 빛을 발하는 것들에 눈길을 돌린다. 혁명의 긍정성과 문제성을 동시에 조망하면서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제시하는 희망의 씨앗이다.


목차


머리말 _러시아 혁명, 미완의 해방 프로젝트
1강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 이상적 사회주의 혁명을 꿈꾸다
2강 레온 트로츠키, 영구적인 세계 혁명을 위하여
3강 폭력적인 고속 성장의 꿈을 좆은 스탈린 체제
4강 급진과 온건의 갈림길에 선 유럽의 좌파 정당들
5강 아시아에 밀어닥친 러시아 혁명의 물결
6강 사회주의 혁명을 뒤따라온 적색 개발주의
찾아보기


책속에서


첫문장
개인사를 돌이켜보면 저는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Vladimir Ilich Lenin(1870`1924)과 연관지어 회고할 부분이 꽤 있습니다.




P. 7 러시아에서 노동자들은 잔업을 포함해 하루 10~11시간의 고강도 노동에 시달렸고, 비좁은 셋집에서 살았으며, 권위주의적인 공장 당국의 ‘갑질’에 끊임없이 시달렸고, 불경기라도 닥쳐오면 정리해고를 당하는 게 수순이었습니다. 그들에게 러시아의 준주변부적 자본주의는 그야말로 지옥이었어요. 한번 노동자가 된 이상 그들에게는 신분 상승의 ... 더보기
P. 70~71 레닌은 근대 자본주의의 모순에 대해 탁월한 분석을 한 급진적 혁명가이자 사상가입니다. 자본가와 전쟁의 관계, 평화운동의 모순, 전쟁과 식민지 문제에 있어서 온건 사민주의자의 위선 등에 대한 그의 분석은 지금도 참조할 만하지요. 하지만 자본주의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그가 선택한 ‘프롤레타리아 독재국가 건설’ 논리에 대해서... 더보기
P. 106 우리는 트로츠키를 역사적 패배자로 봐야 할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소련이 몰락한 뒤, 한국에서는 소련의 사회주의를 따르겠다는 명분이 사라지면서 그 틈새를 주사파가 파고듭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스탈린의 폭정이 널리 알려지면서 그렇잖아도 관료화되었던 공산당들의 활동이 위축되지요. 하지만 서유럽을 중심으로 민족과 국민이라는 ... 더보기
P. 152 소련은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었습니다. 사회주의는 정치 영역의 존재를 기본 전제로 삼습니다. 국민 모두가 정치의 주체가 되어 자유롭게 활동을 펼치며 민주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하지요. 물론 이는 선진화된 부르주아 사회에서도 어려운 일이지만요. 1927년까지의 소련에는 그나마 제한적인 정치 영역이 남아 있었지만, 이후로는 모두 사라... 더보기
P. 161 스탈린 체제는 분명 억압적이었지만, 제정러시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대민 포섭 능력도 갖추고 있었습니다. 체제에 포섭된 대중들은 억압을 느꼈지만, 그에 대한 불만을 정치적으로 표출할 수 없었어요. 결국 스탈린 치하의 소련 체제는 사회주의라기보다는 대민 포섭 능력이 뛰어나면서 고속 압축적 성장을 지향하는 국가 단위의 비(非... 더보기
더보기




저자 및 역자소개
박노자 (지은이)
저자파일
최고의 작품 투표
신간알림 신청


노르웨이 오슬로 국립대학교 한국학과 교수.
한국 고대사와 불교사 등을 연구했고 지금은 근대사, 특히 공산주의 운동사에 몰입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당신들의 대한민국』(1·2) 『우승열패의 신화』 『주식회사 대한민국』 등이 있다.


최근작 : <전환의 시대>,<한국지성과의 통일대담>,<러시아 혁명사 강의 (리커버 에디션)> … 총 87종 (모두보기)
인터뷰 : 이중의 타자, 박노자 교수와의 e-만남 - 2002.07.31


출판사 제공 책소개
2017년 러시아 혁명 100주년
소련에서 태어나 페레스트로이카를 살아낸 한국사학자가 읽어낸
러시아 혁명의 실제와 현재적 의미!

러시아 출신의 한국사학자 박노자가 들려주는
혁명의 뜨거운 열기와 쇠퇴 그리고 이후의 이야기

소련의 레닌그라드(지금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나 자랐고 페레스트로이카를 거쳐 러시아연방에서 살다가 한국으로 귀화한 역사학자 박노자, 그는 과연 러시아 혁명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이론가로서의 시각에 경험적 관찰까지 더해진 독특한 러시아 혁명사를 2017년 러시아 혁명 100주년에 맞춰 펴낸다.
이 책은 러시아 혁명의 한가운데 있었으며 혁명 이후 소비에트를 이끌었던 레닌, 트로츠키, 스탈린을 중심으로 혁명의 전후 맥락을 복원해낸다. 인물을 중심으로 엮어냈기에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혁명의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다. 또 하나 다른 러시아 혁명사 책들에 비해 이 책이 주목하는 것은 이 혁명의 여파와 영향이다. 사회주의 실험의 중심에 있던 러시아는 유라시아를 비롯해 전 세계에 혁명의 기운을 전파시켰다. 대한제국을 거쳐 일제강점기를 경유한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사학자 박노자는 우리에게 머나먼 타국에서 벌어진 과거의 사건으로 여겨지는 러시아 혁명이 실제로 우리와 어떻게 결부되어 있는지를 다양한 사례들로 보여준다.
물론 100년 전과 비교해본다면, 세상은 변했다. 혁명을 상상하는 틀 또한 바뀌었다. 그러하기에 이 책은 오래된 과거 가운데서 현재까지 빛을 발하는 것들에 눈길을 돌린다. 혁명의 긍정성과 문제성을 동시에 조망하면서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제시하는 희망의 씨앗이다.

100년 전 러시아에서 벌어진 뜨거운 혁명의 순간,
그 찰나들은 어떤 고뇌와 희망을 담고 있었나
‘러시아 혁명’이라고 하면 21세기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와는 동떨어진 역사적 사건으로만 기억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박노자는 우선 그 오래전 혁명의 태동과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레닌과 트로츠키, 그리고 스탈린이라는 인물을 내세운다. 이들의 역동적인 삶을 통해 혁명의 전후 맥락이 묘사되고 있는지라 사건과 사상이 결부되면서 러시아 혁명은 입체적으로 그려진다.

물론 이러한 혁명가들 외에 이름 붙여지지 않은 혁명 주역들에 대한 묘사 역시 이어진다. 혁명에 가담한 이들 대다수는 귀족과 부호 등이 소유한 농장을 몰수해 이를 농민 공동체 구성원들과 평등하게 분배하려 했던 농민들이었다. 또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 어떤 희망도 보지 못했던 러시아 도심의 대기업 숙련공들이었다. 가혹한 노동에 혹사당하고, 귀족이나 공장 당국의 ‘갑질’에 시달리던 이들.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내더라도 가난과 중노동을 자식에게 대물림해야 했던 이들. 이들이 처해 있는 상황은, 어찌 보면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열악한 처지에 있는 이들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종족적 소수자들 역시 이 혁명에 가담한다. 민족적 억압과 경제적 초과 착취의 중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소수자들에게 혁명이란 자신의 해방을 꿈꿀 가능성을 담고 있는 희망이었다. 트로츠키가 유대인 출신이고 스탈린이 가난한 그루지아 출신이었던 것, 그리고 연해주 지역 고려 사람들이 볼셰비키 혁명에 열광했던 것은 이런 맥락에서 염두에 둘 사실이다.
사회 비판적 지식인들은 엄혹한 현실에 개입해 들어가며 혁명의 불꽃을 피워낸다. 러시아 혁명의 한가운데 있던 레닌은 이들에게 더 이상 지옥 같은 조건에서 노동을 팔지 않아도 되는 새로운 사회, 즉 사회주의의 비전을 제시했다. 트로츠키는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상실돼가는 민주성에 대한 자각을 일깨우려 했다. 스탈린은 국가 주도 개발의 붐 속에서 새로운 신분 상승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즉, 이 일련의 과정은 가혹한 현실의 사슬을 끊고자 하는 하나의 대응으로서 진행되었다.

그런데 우리는 러시아 혁명이 이러한 긍정적 교훈만을 남기지 않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혁명은 1920년을 전후해 사실상 퇴보의 길을 걸어간다. 혁명 지도자에서 국가 지도자로 변모한 이들은 일사분란하고 위계질서적인 ‘통제’를 내세웠고, 국가기관에 대한 아래로부터의 감시는 잘 이뤄지지 않았다. 그리하여 스탈린 시대에 이르면 혁명이 내걸었던 애초의 약속에 비해 훨씬 보수적인 사회가 되었으며. 민주성보다는 개발주의적 담론이 주류를 차지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을 통해 지금 우리가 들여다봐야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러시아 혁명은 좌초되었으며 소비에트의 시도는 실패했기에 패배의 과거로만 바라보아야 할까. 박노자가 혁명사를 들여다보면서 내려는 길은, 혁명의 빛만을 숭배하는 것도 혁명의 그림자만을 낙인찍는 것도 아니다. 혁명이 일어나게 된 가혹한 현실을 타파하면서 동시에 과거의 혁명이 저질렀던 오류를 어떻게 하면 넘어설 수 있을까. 박노자의 초점을 바로 거기에 맞춰 있다.

유럽과 아시아 등 전 세계로 이어진 혁명의 여파,
우리에게 러시아 혁명은 어떻게 파고들었을까
그렇다면 이 혁명의 여파는 어떻게 전파되었을까. 박노자는 우선 러시아와 가장 영향을 많이 주고받았던 유럽, 특히 영국과 프랑스의 상황을 진단한다. 이는 곧 유럽 진보 정당의 간략한 역사를 살펴보는 작업이기도 하다. 세계대전이라는 큰 전쟁을 겪긴 하지만 비교적 경제적·사회적으로 안정된 체제가 유지되었던 유럽의 좌파 정당들이 급진과 온건 사이에서 망설이며 갈등하는 과정이 묘사된다.
러시아 혁명의 주역들은 유럽을 망명지로 자주 드나들었고 정당 차원에서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지만, 혁명의 여파는 유럽에만 머물지 않았다. 열강에 속했지만 서구에 비해 사회 모순이 컸고 외국에 대한 의존도가 컸던 러시아의 상황은 아시아와 꽤 유사했다. 그러했기에 아시아의 혁명적 지식인들은 서구 열강보다 러시아를 좀더 가까운 존재로 여기면서 이 혁명에 주목했다. 이외에 러시아가 이란, 중국, 조선 등과 국경을 접하고 있었던 점도 혁명이 전파되는 데 중요한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박노자는 그간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던 아시아의 혁명들에 대해서도 러시아 혁명과의 관계 속에서 하나의 줄기를 엮어낸다.
우리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일제강점기만 보더라도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1925년부터 모스크바에 특파원을 파견할 정도로 조선은 사회적으로 러시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다. 특파원들이 공산주의자는 아니었지만 사회주의에 관심이 많았고, 소련의 산업화에 대해서는 조선의 부르주아 미디어들 역시 호의적이었다. 이런 지면에서는 소련의 민중 교육 상황이나 소수민족 우대 정책, 성평등 정책, 그리고 근대적인 산업화에 대한 동경을 여실히 드러냈다. 물론 식민지 지식인들의 혁명에 대한 관심 또한 상당했다. 이는 직접적으로 분단으로 연결돼 남북한의 체제 경쟁으로까지 이어지는 맥락 속에서 파악해야 할 것이다.
이때 박노자가 주목하는 것은 스탈린 시대의 ‘적색 개발주의’다. 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박정희가 주도한 ‘백색 개발주의’와 견주며 비교된다. 편견을 걷어내고 본다면, 소비에트는 유럽을 비롯한 열강과 비교하더라도 훨씬 빠른 시기에 기초적인 복지 제도를 완비하고 무상의료와 무상교육을 실시하면서 노동자와 농민의 신분 상승을 어느 정도 보장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는 박정희의 백색 개발주의가 엄청난 경제성장을 가져왔음에도 불구하고 만들어내지 못한, 어쩌면 지금까지도 우리 사회가 이뤄내지 못한 성과다. 물론 적색 개발주의는 서서히 저물어갔고, 그 개발을 주도했던 소련 관료들은 자본주의로의 체제 전환을 이뤄냈지만 말이다. 러시아 혁명 당시 안고 있던 문제를 지금의 우리가 여전히 안고 있는 것이라면, 어떻게 혁명이 범한 우를 넘어서면서 지금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데 이러한 비교는 상당히 유용하지 않을까.

러시아에서의 경험에 한국사 연구자로서의 실증을 더한
지금 우리가 참조해야 할 바로 그 혁명사
한편 한국사 연구자로서 박노자의 면모는 러시아 혁명을 다룬 이 책에서도 빛을 발한다. 예를 들면, 그는 혁명 전 제정러시아의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윤치호의 기록을 끄집어낸다. 윤치호가 조선사절단으로 재정러시아의 황제를 만나러 가서 섬세하고 예리하게 당시 러시아의 상황을 관찰하고 기록해둔 자료들은, 박노자라는 한국사학자를 만나면서 제정러시아의 입체적인 상황을 조망하는 데 이용되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여운형이 쓴 「모스크바의 인상」이란 여행기에 나오는, 트로츠키의 열변에 대한 목격담도 상당히 흥미롭다. 혁명기란 열변가의 시대이며, 트로츠키는 당대의 대표적인 열변가였다. 1922년 초반에 열린 극동노력자대회에 초청받은 여운형은 그 전해에 유라시아 대륙 횡단열차를 타고 모스크바에 가서 바로 이 트로츠키의 연설을 듣고서 생생하게 기록을 남겨두었다. 이처럼 러시아와 결부된 한국사의 다양한 사료들은 러시아 혁명사와 결부되어 소중한 꽃을 피워낸다.

물론 레닌 이름을 딴 레닌그라드에서 태어나 혁명의 이후를 살아냈던 박노자의 생생한 목격담과 경험담 역시 이 독특한 혁명사에 흥미를 더해준다. 우크라이나의 극심한 아사 사태를 전해주는 조부모의 이야기를 비롯해 어린 시절 학교에서 배웠던 레닌에 대한 이야기까지, 실제로 그 현장을 살아냈던 이만이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가 더해져 살아 숨 쉬는 사건으로서 혁명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접기


올해의 책
2017 올해의 책 : 이 책을 선택한 이유


너무도 소중한 한 양심적인 지성인의 책이라서. - transient-guest
박노자 특유의 관점과 러시아 혁명 100주년 기념 도서로 손색이 없을 만큼 당대의 이야기를 레닌, 트로츠키, 스탈린 등 인물 중심으로 혁명의 역사를 알기 쉽게 익힐 수 있어 추천할 만하다. - 인식의힘
박노자의 신선한 생각 - 키노
러시아 혁명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수 있다. - 거북이
러시아 혁명 100주년을 맞이하여 러시아 혁명에 대한 공과를 살펴불 수 있도록 해줌 - 머큐리


구매자 (3)
전체 (8)

공감순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간판으로 ‘진정한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를 파괴한 여러 정치세력들을 까발림.소련 등은 사회주의도 국가자본주의도 아닌 적색개발주의라고 함.근데,사회주의나 자본주의는 ‘관계적‘으로 사회 규정한 것.잘나가다가, 적색개발주의 주장에서 ‘삼천포로 빠짐‘.171~170쪽 중복.
laboreran 2017-10-01 공감 (5) 댓글 (0)
Thanks to
공감





러시아 혁명을 인물별 행적과 그에 대한 저자의 평가로 살펴본 책이다. 러시아혁명에 대한 기초 지식이 없어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으나, 러시아혁명의 배경과 과정의 전체적 모습을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다솔 2017-11-06 공감 (1) 댓글 (0)
Thanks to
공감





글의 전개나 책의 구조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더 나은 세상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가능성을 생각해보게끔 하는 책
Astell 2018-08-11 공감 (0) 댓글 (0)
Thanks to
공감





마이리뷰

구매자 (2)
전체 (3)

리뷰쓰기

공감순





혁명은 계속되어야 한다




이제 며칠뒤면 2018년을 맞이하게 되는 연말이지만 올해는 역사적인 사건들을 기념할 일이 많은 해였다. 교황의 면죄부 판매에 대해 루터가 95개조 반박문을 발표하면서 촉발된 종교개혁 500주년과 20세기를 풍미했던 러시아 혁명 100주년이 대표적이다. 어느 사건에 현재적 의의를 둘 지는 사람에 따라서 차이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 혁명과 사회주의가 한일병탄으로 국권을 잃었던 1920~30년대 독립운동과 80년대 독재정권에 항거했던 학생운동에 끼친 영향이 적지 않은 점을 고려해보면 우리 역사 속에 아로새겨진 흔적은 러시아 혁명이 더 선명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 사실을 증명하듯 올해 국내에선 러시아 혁명 관련 서적들이 속속 출간되었다.「다시 돌아보는 러시아 혁명 100년」,「혁명의 러시아 1891~1991」,「E. H. 카 러시아 혁명」,「예술이 꿈꾼 러시아혁명」, 트로츠키의「러시아 혁명사」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한국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날카로운 외부인의 시각으로 조명하면서 우리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안겨주고 있는 박노자 오슬로 대학교수도「러시아혁명사 강의」라는 이름의 책 한 권을 보탰다.



책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2007~2016년 대학에서 강의했던 러시아혁명사 강의록을 토대로 하고 있으며 자신의 경험을 녹여 러시아 혁명의 전후 맥락을 레닌, 트로츠키, 스탈린 세 중심 인물을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다. 아울러 러시아 이외 지역 즉 유럽의 좌파정당과 중국‧북베트남‧인도 등의 독립운동에 러시아 혁명이 미친 영향과 사회주의 혁명 이후에 뒤따라온 공산당 독재하 국가 주도의 계획경제를 의미하는 적색개발주의의 기원과 실제, 가치와 한계 등을 분석했다.



전반부에서는 근대 자본주의 모순을 탁월하게 분석한 급진적 혁명가이자 사상가였지만 혁명과 집권과정에서 보여준 내부 비판자 탄압 등의 비민주성으로 독재의 길로 가는 교두보를 마련한 레닌, 세계혁명론을 내세운 이상주의 혁명가로서 레닌과 함께 러시아 혁명을 이끈 지도자이지만 국가만능주의에 빠졌던 트로츠키, 국가주도의 경제성장을 내세워 이민족과 내부 비판자를 무자비하게 탄압한 국가폭력 체제를 구축한 스탈린에 대해 객관적이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보여준다.



이어 의회정치를 통해 기성질서체제 유지에 기여하는 모순적인 입장의 유럽 좌파정당이 러시아 혁명중 겪은 부침을 이야기하며 프랑스와 영국의 사례를 들고 있다. 1936년 총파업으로 사회당과 연립내각을 구성할 수 있게 되는 등 혁명의 분위기가 무르익었음에도 현실에 안주하고 알제리 독립전쟁과 68혁명 상황에서 안이한 대응으로 현재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프랑스 좌파, 노동당과의 차별화에 실패하고 소련에 대한 추종‧맹종‧묵종으로 진보세력의 명분을 스스로 무너뜨린 영국의 좌파의 역사를 돌이켜보며 한국 진보정당이 그러한 오류를 답습하지 않기를 당부한다.



저자는 극단적인 사회모순 해결, 빈곤타파 및 자주적 근대화의 모색 등이 필요했던 제정 러시아에서 일어난 혁명을 목도하면서 유사한 사회적 상황과 지리적 접근성으로 인해 그 영향력 하에 있었던 아시아 여러나라의 사례도 살폈다. 특히 1919년이후 유럽의 핵심부 국가들에서 혁명이 일어나기 힘들다는 현실인식 속에서 아시아의 식민지 체제 전복으로 세계 혁명을 촉진시켜야 한다는 전략하에 이루어진 민족주의 세력과의 합작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이후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은 공산주의 확산의 결정적인 계기가 되지만 아시아 공산주의자들은 계급해방이라는 본연의 목표보다는 민족국가 단위의 발전에 치중한 점을 지적한다. 끝으로 이런 적색개발주의의 역사적 경험과 문제점 등을 검토하면서 과거의 소련이나 중국, 북한과는 다른 사적자본이 아닌 국가가 주체가 되는 비시장적 산업사회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 피력으로 책을 마무리한다.



박노자 교수는 러시아 혁명을 다룬 다른 책「다시 돌아보는 러시아혁명 100년」의 총론에서 우리는 지금도 10월 혁명의 연장선상에 살고 있다고 말하면서 10월 혁명 이후 소련이 성취한 여러 무상복지 덕분에 체제경쟁을 하던 서구도 복지개혁을 할 수 있었다는 견해를 밝힌다. 우리의 역사에서도 그런 예를 찾아볼 수 있다. 일제에서 해방된 뒤 이승만 정권에서 실시한 토지개혁이 대표적이다. 북한에서 급진적인 무상몰수‧분배 방식의 토지개혁이 이루어진 덕분에 체제의 붕괴를 염려했던 남한이 제한적인 방식이라도 채택하여 토지개혁을 실시했기 때문이다. 소련의 붕괴 이후 1992년 발간된「역사의 종말」에서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20세기 이데올로기 대결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자본주의의 승리로 귀결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21세기 초반 10년간 민주주의의 썰물현상과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보면 성급하고 선동적인 선언에 불과한 것이었고 미‧중‧러 등 열강의 각축, 신자유주의 팽배로 인한 대중일반의 경제적 고통, 세계적 장기 침체 등에서 볼 수 있듯 현 체제의 한계는 명확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과는 다른 미래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참고할 수 있는 역사적 사건이 무엇이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으로 러시아 혁명을 꼽으며 출간된「러시아 혁명사 강의」는 혁명 주역 레닌의 이름을 딴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나 현지 상황을 생생히 목격하고 한국적 상황에도 익숙한 박노자 교수의 생각이 잘 요약된 친절한 안내서의 역할을 충실히 다하고 있다.
- 접기
dorinia 2018-01-14 공감(2) 댓글(0)
Thanks to
공감




시작과 함께 변질된 혁명, 이상적 사회주의 혁명은 가능할까?


로자처럼 서평쓰기 강의들으면서 쓴 글..

--------------------------------

시작과 함께 변질된 혁명, 이상적 사회주의 혁명은 가능할까?

1917년 러시아 혁명은 20세기 세계사의 시작이라 해도 무리가 없다. 러시아혁명 100주년을 맞은 2017년, 한국인에게 맞춤형으로 러시아혁명사를 소개해 줄만한 이를 찾는다면 단연 박노자가 떠오른다.

이 책은 러시아 혁명에 설계도를 제시하고 혁명을 건설했던 레닌, 트로츠키, 스탈린을 중심으로 혁명사상의 공과 과, 혁명의 명과 암을 들려주고 있다. 러시아 혁명이 유럽과 아시아에 미친 영향과 사회주의를 꿈꾸었던 러시아 혁명이 왜 '적색 개발주의'로 귀결될 수밖에 없었는지 설명하고 있다.

제국주의의 틀을 넘어선 이상적 사회주의 혁명을 꿈꾸었던 레닌의 사상은 '무장 혁명 후 프롤레타리아 독재국가 건설'로 집약할 수 있다. 레닌은 자본이 국가권력을 도구삼아 이윤극대화를 위해 전쟁을 일으키고 노동자를 착취한다고 보았다. 자연스레 레닌의 대안은 노동자들이 무장혁명을 일으켜 자본가들로부터 국가권력을 획득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하지만 저자는 국가의 폭력적 속성을 간파하지 못한 것을 레닌의 한계로 지목한다. 일국사회주의를 넘어 중진국에서 시작된 혁명이 전 세계에 사회주의를 이루는 영구적인 세계혁명을 꿈꾸었던 트로츠키 역시 제도화된 폭력인 국가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했다.

혁명 사상가였던 레닌과 트로츠키와 달리 혁명국가를 시공했던 스탈린은 국가의 폭력성을 적극 활용하여 일인독재 체제를 완성한다. 스탈린이 만든 국가는 사회주의의 이름을 걸쳤을 뿐 시장이 아닌 국가가 주도하는 고속성장 모델인 국가자본주의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적색 개발주의'라고 이름을 붙인다. 성장과 폭력을 자양분 삼아 체제를 유지한 스탈린 모델은 한국에서 익히 보았던 박정희 식 국가개발주의 양상과 그리 다르지 않다. 소련이 사회주의 체제가 아니었음은 고속성장이 지체되며 소련이 몰락하는 과정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자본의 이윤율하락이라는 자본주의 근본모순을 안고 있는 체제 전환은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음을 역설적으로 소련이 보여주었다.

러시아 혁명이 유럽의 좌파 운동에 미친 영향과 아시아에 미친 영향도 함께 들려주고 있다. 자본주의 체제가 안정된 유럽에서의 좌파 운동은 급진·온건을 떠나 의회 내 정당으로 귀결되었으며 체제 내 기득권 유지 수준으로 전락하였다고 평가한다. 알제리 독립 전쟁, 6·8혁명에서 보여주었던 좌파 정당의 모습은 국가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혁명의 기운을 꺾는데 앞장섰다고 저자는 비판하고 있다.

반면 아시아에서 소련은 제국주의 식민지 국가였던 중국, 인도, 한국 등에서 민족주의 진영과 연대하여 반제국주의 식민지 해방 전쟁의 지원과 기폭제 역할을 하였다. 또한 스탈린의 고속성장모델은 남한, 북한, 중국, 동남아시아 전역에 국가 주도형 개발주의 모델의 본보기가 되었다.

러시아 혁명과 좌파 운동사를 일별하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회주의 혁명이 필요하다고 보는 저자가 제시하는 몇 가지 통찰이 있다. 첫째, ‘자본주의 내에서 부르주아 민주주의를 극복하려는 정당을 합법적으로 운영하다는 것은 자기모순적’이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상에서 지속적으로 자본주의에 대한 대안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한다. ‘당원들간의 위계질서를 없앤다거나, 생태친화적 생활양식을 실천하는 것 등 일상적이고 문화적이며 대안 생활양식적인 실천‘을 해야 한다. 즉, 자본주의 극복을 위해 정치권력 획득에만 사활을 걸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억압과 착취에 기초한 자본주의 생활양식이 아닌 대안적 일상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권한다. 둘째, 사회주의 혁명의 이상을 최대강령으로 가지되 시민들이 피부로 체감할 만한 주제들을 최소강령으로 삼아 지지를 얻을 것을 제안한다. 셋째, 국가나 민족 단위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사해동포주의적 가치관으로 국가간 영토 분쟁이나 전쟁에 대해 공동의 목소리를 내기를 제안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적색 개발주의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시장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경제발전이 가능함을 보여준 것은 적색 개발주의가 보여준 가능성으로 인정한다. 시장이 주도하지 않는 성장방식으로 자본의 억압과 착취를 극복하고, 중앙집중적 국가권력이 주도하지 않는 민주적인 방식으로의 성장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면 러시아 혁명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낙관적인 기대를 저자는 내비친다. 하지만 블록체인, P2P 등 시장과 중앙집중적 권력의 매개가 필요 없는 경제시스템이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여전히 민중이 중심이 된 비시장적 사회의 전망은 아직까지 가시거리에 보이지 않는다. 무엇이 더 필요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