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21

알라딘: 식민지 조선인을 논하다 (반양장)

알라딘: 식민지 조선인을 논하다 (반양장)
식민지 조선인을 논하다 (반양장) l 동국대학교 문화학술총서
다카하시 도루 (지은이) | 구인모 (옮긴이) | 동국대학교출판부 | 2010-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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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1년에 조선총독부가 간행한 <조선인>을 번역하고 해제를 붙인 책. <조선인>이라는 책은 총독부 관리들이 일종의 대외비 식민통치지침서로서 숙독한 자료다. 이 책은 일본이 식민지 조선에 대해 구축한 앎의 실상을 어떻게 체계화하였고, 그 체계를 바탕으로 통치대상인 조선인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 드러낸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식민지 시대를 겪으면서 우리의 내면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어떤 고정관념과 의식을 불편하게 건드리는 부분이 있다. 조선인의 정체성을 본격적으로 논하고 있는 책으로 그 내용은 불편하고 불온하다. 그러나 우리의 내면화된 의식 속에서 아직 청산되지 못한 식민지 잔재를 씻어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제1부 조선인

제1장 _ 총론
1. 지리적 고찰
2. 지질적 고찰
3. 인종적 고찰
4. 언어적 고찰
5. 사회적 고찰
6. 역사적 고찰
7. 정치적 고찰
8. 문학·예술의 고찰
9. 철학적 고찰
10. 종교적 고찰
11. 풍속·습속의 고찰

제2장 _ 각론各論
1. 사상의 고착固着
2. 사상의 종속
3. 형식주의
4. 당파심黨派心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중앙일보
 - 중앙일보(조인스닷컴) 2010년 8월 28일자
동아일보
 - 동아일보 2010년 8월 26일자
한겨레 신문
 - 한겨레 신문 2010년 8월 28일 지성.출판 새책

저자 : 다카하시 도루 (高橋亨)

 최근작 :
<조선의 모노가타리>,<완역 조선이야기집과 속담>,<조선이야기집과 속담> … 총 9종 (모두보기)
 소개 :
도쿄東京제국대학 졸업. 조선총독부 학무국 촉탁으로서 구관제도조사사업舊慣制度調査事業에 참여하여 조선의 구술문화유산 수집, 고도서의 정리·해제를 담당했다. 경성京城제국대학 창립위원회 간사를 거쳐 법문학부 조선어조선문학전공 교수, 동국대학교의 전신 혜화惠化전문학교 교장을 역임했다. 이후 경성경학원經學院제학提學겸 명륜연성소明倫鍊成所소장과 조선유도儒道연합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1945년 패전 이후에는 일본에 귀국하여 텐리(天理) 대학 교수로 부임, 조선문학·조선사상사 등을 강의했고, 같은 학교에서 조선학회朝鮮學會를 창립했다. 주된 저서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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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구인모
 최근작 :
<언어의 현장성과 복합지식>,<내러티브 연구의 현황과 전망>,<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 … 총 9종 (모두보기)
 소개 :
2013년 현재 연세대학교 언어정보연구원 인문한국(HK) 교수이다. 동국대학교 학부 및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와 일본 도쿄(東京)대학 대학원 종합문화연구과에서 수학했다. 주로 한국 근대시의 형성 과정을 한일비교문학·비교문화론의 관점으로 조망해왔으며, 최근에는 유성기 음반을 매개로 근대기 한국의 문학사와 문화사를 잇는 시도를 하고 있다. 저서로서는 <한국근대 시의 이상과 허상>(2008)이 있고, 번역서로서는 <식민지 조선인을 논하다>(2010)가 있다. 그 외 몇 권의 공저와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광수의 ‘민족개조론’과 이어령의 ‘한국인론’을 돌아본다

이광수는 『민족개조론』(1922)에서 조선인이 조선시대 형성한 허위, 나태, 이기심 등의 부정적인 민족성을 버리고, 고대로부터 유구한 관대함, 금욕, 예의와 같은 민족성을 지니도록 민족성을 개조하자고 했다.

이어령은 『흙 속에 저 바람 속에』(1972)에서 한국인의 상징인 흰옷을 통해 색채감의 결여를 지적하거나, 말과 글의 주어로 ‘나’와 ‘우리’를 혼동하는 현상을 통해 자아관념의 부재를, 한복의 평면성과 비기능성을 통해 허례허식을, 또 윷놀이를 통해 조선시대 당쟁을 읽어내고 비판했다.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가 발간한 『조선인』이라는 책에는 식민지 시기 ‘조선인’의 정체성에 대한 인식, 역사와 문화를 둘러싼 담론이 다음과 같이 집약되어 있다.

“조선인의 대표적인 심성인 ‘사상의 고착성’과 ‘사상의 종속성’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조선인의 형식주의, 심미관념의 결핍, 문약함, 당파심 그리고 공사를 구분하지 못함과 같은 심성과 태도는, 앞으로 조선인이 근대적인 학문을 배우고 또 일본인의 통치를 통해서 개조해 갈 수 있다.”

이것은 민족(국민)성 담론을 고안해 낸 서구 제국의 눈이고, 또 한 세기 남짓한 예전에 일본인이 조선을 바라보던 눈이기도 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광수를 비롯한 1920년대 ‘조선’의 지식인들과 해방 후 이어령을 비롯한 한국 지식인들도 이러한 눈으로 민족개조론을 주장했고 한국인의 정체성을 논했다.


경술국치 100주년에 읽는 내면화된 식민지 잔재의식의 원형?

식민지와 분단을 겪으면서 형성된 한민족 또는 한국인의 정체성을 성찰해볼 수 있는 책, 『식민지 조선인을 논하다』(동국대학교출판부)가 출간됐다.

『식민지 조선인을 논하다』는 1921년에 조선총독부가 간행한 『조선인』을 번역하고 해제를 붙인 책이다. 『조선인』은 총독부 관리들이 일종의 대외비 식민통치지침서로서 숙독한 자료다.

『조선인』의 집필자인 다카하시 도루(高橋亨)는 경성제대 창립위원회 간사, 경성제대 법문학부 교수, 혜화전문학교 교장을 역임하였고, 해방 후 일본에서 조선학회를 창립한 자로서 우리 어문학, 역사학, 철학, 종교학에 끼친 영향이 지대한 일본학자이다. 국내학계에서 그는 대표적인 ‘일제 어용학자의 표본’으로 평가된다.

이 책은 일본이 식민지 조선에 대해 구축한 앎의 실상을 어떻게 체계화하였고, 그 체계를 바탕으로 통치대상인 조선인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 드러낸다. 가히 일본이 조선인의 정형(stereotype)을 형성하고 확립한 논리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식민지를 겪으면서 우리의 내면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어떤 고정관념과 의식을 불편하게 건드린다.

경술국치 100년, 나는 누구이며, 우리는 무엇인가? 이러한 물음에 대한 답변이 민족성론이며 문화론이라고 한다. 이 책은 조선인의 정체성을 본격적으로 논하고 있다. 그 내용은 불편하고 불온하다. 그러나 우리의 내면화된 의식 속에서 아직 청산되지 못한 식민지 잔재를 씻어낼 수세미를 챙겨들게 하는 책이다.


*다카하시 도루의 <조선인> 원본(도쿄대 도서관 소장본)영인 수록

*학술적인 주석, 해제 논문 수록



총 :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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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도 제국주의 시대의 불쌍한 희생자일 뿐이다. 새창으로 보기
북다이제스터  ㅣ 2015-11-17 ㅣ 공감(2) ㅣ 댓글 (2)

올해 읽은 책 중 가장 재미있었다. 장르는 코미디였다. 그것도 블랙 코미디였다. 저자가 학자로서 매우 불쌍하단 생각도 들었다. 저자는 진정 진심으로 제국주의 사상을 도덕적으로 열렬히 믿으며, 이 책 쓴 것 같다. “조선에 거주하는 일본인은 조선인을 선정(善政)과 우수한 일본 민족의 감화로 씻어내어 일본인에게 동화시키는 동시에, 조선 민족을 향상할 의무를 자각해야 한다. 만약 일본인이 이러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일본인은 식민지를 경영할 능력이 없다고 할 수밖에 없다.” 저자의 비장한 소명의식조차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조선총독부가 활용한 조선인 사상개조 ‘가이드 북’이라는 것을 난 이미 알고 읽기 시작하여, 조선인 관련 상당한 왜곡과 날조가 난무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저자의 무지과 잘못된 관점, 침소봉대로 이 책을 썼을 뿐이다. 저자도 제국주의 시대의 불쌍한 사상 희생자 중 한 명이었다.

1921년 발간된 이 책을 저자는 약 4년간 집필했다. 그러다 보니 책 앞과 뒷부분이 모순된 점이 많다. 책 앞부분에는 조선인의 열 가지 특징을 열거하며, 그중 순종(順從)의 특성을 언급한다. “(조선인의 순종은) 유교 교의로부터 비롯한, 사회 질서를 중시하는 사상이 사회 계급 상하 전반에 강하고 깊게 침윤한 데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조선 시대 5백 년 동안 평민이 정부 압박에 대해 감히 반항의 기치를 들었던 사례는, 갑오년 동학 봉기 이외 찾아볼 수 없다. 이것도 단순한 평민의 발분 봉기는 아니고, 종교 박해에 대한 격렬한 순교 정신도 포함된 사건이었다.”

하지만 1919년 독립운동 이후 쓴 책 뒷부분 내용은 바뀌었다. “어떤 이들은 독립운동 발발로 인해 조선인의 특성 가운데 ‘순종’ 항목은 사정이 달라졌다고 비난하기도 한다.” “어쨌든 독립운동은 특별히 조선인의 특성 가운데 순종성을 제외하기에 충분한 실증적인 사례로 간주해도 무방하다.” (아니, 생각해 보니 사례가 더 있는 거 같다.) “1907년 한일신협약에 분개하여 일어난 의병의 소요이다. 당시는 오늘날과 달리 세계 이목이 일본에 집중되지 못하였으므로 일본인들이 생명과 재산의 불안을 느꼈던 일이 잘 알려지지 못했다.”

오히려, 조선에 15년간 거주한 저자가 조선인에 감화된 것처럼 보인다. “조선인의 용모와 태도 가운데 일본인과 비교해서 관용과 위엄이 있는 것은 분명히 칭찬할 만한 특성이라 하겠다.” “그들은 기질적으로 일본인보다 두려워하고 다급하거나 신경질적인 태도와 용모를 드러내는 일은 매우 드물다. 도리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선인의 낙천성도 부러워한다. “근심 걱정을 모르는 사람은 행복하다는 말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조선인은 분명히 행복한 사람들이다.” “조선인은 극빈한 처지로 끼니를 잇지 못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면서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습관이 있다. 이것은 일본인에게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심리상태다. 일본인은 가난을 감추고자 고심하므로 가난을 더욱 심각하게 느낀다고 하겠다.” “노엽더라도 노하지 않은 듯, 슬프더라도 슬프지 않은 듯 행동하는 것은 느긋한 사람의 특징이다. 자살하고 할복하는 것은 일본인의 특징이지, 조선인은 무슨 이유로 그렇게 해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저자는 조선 사회도 몹시 부러워한다. 가난은 했지만, 우리가 꿈꾸는 공동체 사회가 있었다. “상민은 굳이 돈을 남겨 부를 쌓고자 하지 않았는데, 그렇다고 제 배를 채우는 데에 방해될 것은 없었다. 향촌에는 향약이 있고, 친족끼리 서로 구제하는 법이 있어서 주변으로부터 개인의 생활을 부양하니 여유 있게 살 수 있었다.” “조선 향촌에는 돈이 없더라도 인정 넘치게 베풀기를 아까워하지 않는 풍속이 있다. 실제로 한 향촌에서 나고 자라서 상당한 나이에 이르면 향촌 사람들의 도움에 기대어 한 집안을 이룰 수도 있었다.”

하지만 식민시대 사상개조 잔재가 현재까지 많이 남아있어, 저자 모든 설명을 단지 코미디로 가볍게 치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조선인이 사상적으로 완전히 황민화 되지 않은 것은 일본의 식민지 정책 실패가 아니라, 식민지배 기간이 단 한 세대였기 때문이다. 그 기간이 더 길었다면 우리는 정말 어찌 되었을지 알 수 없다.
하여튼, 중요한 것은 민족 혹은 국민 특성을 몇 개의 개념으로 정의할 수 있다고 믿는 파시즘이나 전체주의가 문제다. 이것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우리는 이를 획책하는 사람들에게 계속 놀아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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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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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제국대학과 식민지 헤게모니 새창으로 보기
로쟈 ㅣ 2016-04-17 ㅣ 공감(34) ㅣ 댓글 (0)
한양대학교 비교역사문화연구소에서 기획한 '트랜스내셔널인문학총서' 가운데 <식민주의 역사학과 제국>(책과함께, 2016)을 훑어보다가 정준영 교수의 '경성제국대학 의학부, 식민지 의학 교육과 헤게모니 경쟁'이란 논문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관심을 상기하게 되었다. 경성제국대학에 대한 관심이다. 1926년에 설립된, 식민지 조선의 이 대표적 고등교육 기관이 어떤 의미를 지녔고,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지 관심을 갖는다는 게 이상할 건 없다. 식민지 조선시대애 관심을 갖는다면 말이다.

게다가, 아직 구하진 못했지만 기본 자료 구실을 해줄 만한 책으로 <식민권력과 근대지식: 경성제국대학 연구>(서울대출판문화원, 2011)가 나와 있다. 내가 몇년 전에 우연히 백화점 중고매장에서 <다시 보는 경성제국대학>(푸른사상, 2013)을 구한 것도 <식민권력과 근대지식>에 촉발된 관심 때문이었다. 알고 보니 공저자로 참여한 정준영 교수의 박사학위논문이 <경성제국대학과 식민지 헤게모니>(서울대, 2009)다. 단행본으로 나오면 좋겠다 싶다.

경성제국대학 관련서는 많지 않다. 정선이의 <경성제국대학 연구>(문음사, 2002)는 학위논문에 바탕한 걸로 보이는데, 일종의 개관이고, 경성제국대학 위생조사부에서 펴낸 <토막민의 생활과 위생>(민속원, 2010)이나 법문학부의 조선어조선문학전공 교수였던 다카하시 도루의 <식민지 조선인을 논하다>(동국대출판부, 2010) 등이 자료적 의미를 갖는 책들이다.

경성제국대학이란 무엇이었던가. 정준영 교수는 이렇게 정리한다. "근대적 지식 체계의 생산(연구)과 배분(교육)에서 독보적인 권위를 학보하고 이를 통해 식민지인들 사이에 식민 지배의 정당성을 납득시키고자 했다는 점을 주목한다면, 경성제대를 식민 당국의 헤게모니 프로젝트의 일종으로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식민주의 역사학과 제국>, 296쪽)

물론 '있지 않을까?' 정도로는 부족하고, 좀더 구체적으로 그 의미와 역할이 규명되어야 한다. 아직은 초입 단계로 보이지만 경성제국대학과 식민지 지식장에 대한 연구가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지면 좋겠다. 언제든 읽을 준비가 돼 있다...

16. 0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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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기분 나쁜 책에 대하여 새창으로 보기
chika ㅣ 2015-08-07 ㅣ 공감(12) ㅣ 댓글 (0)

『식민지 조선인을 논하다』는 1921년에 조선총독부가 간행한 『조선인』을 번역하고 해제를 붙인 책이다. 『조선인』은 총독부 관리들이 일종의 대외비 식민통치지침서로서 숙독한 자료다.
한참을 졸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옆에 놓여있던 시사인을 펼쳤다. 그리고 눈에 띄는 '아주 기분 나쁜 책에 대하여' 기자가 추천하는 책인 '식민지 조선인을 논하다'라는 책의 소개글이 잠을 깨운다.
"조선인은 대략 700년간 주자학의 이기이원론의 학설에만 만족하고 맹종하여 다른 합리적 철학은 없다고 믿었다. 조선의 철학은 진보도 없고 발전도 없이 처음부터 화석화되었다."
"과거제도는 이점과 폐해 모두 있지만 학문을 타락하게 하여 다만 명리를 위한 과업에 그치고 말아서 자유로운 연구를 일으키지 못하게 하고, 산업의 지위를 떨어뜨려, 부의 발달을 가로막는 것이 되고 말았다"
"조선인은 사무와 관직은 전혀 별개의 것으로 본다. 관리들은 관청의 사무를 아전이나 서리에게 떠맡기고 돌아보지도 않는다. 그 대신 밤낮으로 고심하는 일이란 정쟁에 쓸데없는 말이나 늘어 놓아 윗사람을 움직여 더 높은 품계로 승진하는 일뿐이다"

시사인 고재열 기자가 꼽아본 몇 문장을 읽고 있으면 기분이 나쁘지만 한번쯤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는 말에 동감하지 않을수가 없다.
엊그제 우연히 은행에 들렸다가 미친박씨에 대한 뉴스를 봤다. 천황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노망이 나지 않은 이상 천황폐하 운운하면서 왜 자꾸 과거사를 들먹이냐는 말은 어디서 나오는건지. 도무지 인간의 두뇌라고는 생각할수가 없다. 게다가 비유할 것이 없어서 소신발언, 잔다르크에 비유하다니. 정말 그런 표현 하기 싫지만 쌍으로 미쳤구나, 라는 생각이.

비무장 지대의 자연환경과 생물, 각각의 장소에 얽힌 역사적 에피소드와 군생활의 애환등을 다루었다, 라고 하는데 역시 비무장 지대의 가장 핵심은 생태계의 보고. 고라니, 재두루미, 호사비오리 등의 철새와 멸종위기 동식물의 보금자리.
남북통일이 되면 비무장지대는 어떻게 될까?

세상을 향한 눈,의 만평중에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독일의 흡수통합에 대한 만평을 보고 있으려니 그래도 한때나마 흡수통일에 대한 논의라도 했던 것이 나았으려나... 싶어진다. 요즘 아이들의 노래에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것도 사라지고 없다는데.

뭐, 어쩌다보니 결론이 책값이 무지막지하게 비싼 책,이 기분 나쁜 책으로 분류되는건가 싶어지는 이야기로 끝이 나버릴지도 모르겠지만.
다른 상품들에 비하면 그리 비싼 건 아니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내 수준에 책값이 갈수록 비싸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가만생각해보니 야채를 살때마다 나는 그냥 그 정도의 가격, 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머니는 항상 그 돈 주고 어떻게 사먹냐,라고 하시는 걸 보면. 예전에는 천원짜리 몇 장이면 풍족하게 야채를 사서 먹을 수 있고 그랬는데 이제는 그러지 못하다는 걸 생각하게 된다.

중세, 보다는 오히려 [세계 야채 여행기]가 더 재미있고 실감나게 다가올지도 모르지.

세계를 뒤흔든 야채의 역사. 어찌하여 야채가 세계에 보급됐고, 보급된 이후 어떻게 현지화됐는지, 또 어떤 요리로 완성됐는지 여러 가지 의문을 해소하면서 저자는 종횡무진 속도감 있는 문장으로 지식을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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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의 유교적 변환과 조선유학사 새창으로 보기
로쟈 ㅣ 2013-01-13 ㅣ 공감(19) ㅣ 댓글 (0)
오랜만에 '사라진 책들' 카테고리의 페이퍼를 적는다. 조선 유학사 관련서를 검색하다가 다시 생각이 나서인데, 마르티나 도이힐러의 <한국사회의 유교적 변환>(아카넷, 2003)이 문제의 '사라진 책'이다. 작년에 원서까지 구해놓았지만 정작 번역본을 구할 수 없다.

품절인지 절판인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책은 시중에서 구할 수 없고 어지간한 도서관에도 구비가 돼 있지 않다. 대출해서 읽을 수는 있지만 나는 소장용 도서로 분류해놓고 있어서 가급적 재출간되기를 바라는 입장이다. 도이힐러 교수가 편저한 책으론 <후기 조선의 문화와 국가>(2002)란 책도 있다.

 조선 유학 얘기가 나온 김에 말하자면 재일 학자 강재언의 <선비의 나라 한국유학의 2천년>(한길사, 2003)도 품절이 아쉬운 책이다. 일본에서도 평판이 좋은 책으로 아는데, 정작 우리는 읽을 수 없다. 아니 시중에서 구할 수 없다. 책의 수명이 10년도 안 돼서야 문화국가라고 말하기 멋쩍은 것 아닌가.

거기에 덧붙이자면 일본 학자 다카하시 도루의 <조선유학사>(예문서원, 2001)도 읽어보고픈 책이다. <조선의 유학>(소나무, 1999)은 아직 절판되지 않았기에 대신 읽어볼 수 있긴 하지만(두 책이 대동소이해 보이는데,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다카하시는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 조선어학과에서 문학 제1강좌를 담당했던 교수로 주로 문학사와 사상사를 강의했다. 소개에 따르면 "다카하시는 노골적으로 조선과 조선인을 멸시하는 등, 악질적인 식민지 관료이자 교수였다. 그럼에도 그는 근대적인 의미에서 조선의 유학을 연구한 최초의 학자라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이다. 특히 조선 유학의 학파와 지역별 분류를 넘어서 '주리.주기론'의 개념적 분류를 시도하여 조선유학을 근대적으로 재구성하려한 것은 크게 인정받고 있다." 조선 유학 연구의 기본틀을 만든 것이라고 할 텐데, 개인적으로는 그의 연구를 우리가 얼마나 넘어서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런 맥락에서 궁금한 책은 현상윤의 <조선유학사>(심산, 2010)다. 소개에 따르면 "1953년 3월 25일 고려대학교 대구 임시교정 졸업식에서 '朝鮮儒學史'로 대학원 제1호 박사학위를 수여했다. 이것은 동시에 한국 최초의 박사학위 논문이다." 더 자세한 소개는 이렇다.
조선 유학사상의 큰 맥을 체계적으로 처음 정리한 책이 바로 고려대학교 초대 총장을 지낸 현상윤 선생의 <조선유학사>이다. 1949년에 첫 출간된 이래 한국유학을 연구하는 국내외 학자들에게는 반드시 열람(閱覽)해야 하는 필독서로서 자리매김하였다. 선생이 6.25전쟁 당시 납북된 후로도 여러 해를 거듭하는 가운데 몇 차례 중간되어 오던 것을, 교주자가 원저서에 인용된 한문 원전을 모두 한글로 풀어 옮기고 인용문과 설명문에 대하여 많은 교정과 상세한 주석을 가하여 교주본을 출간하고 이를 다시 수정 보완하여 <현상윤의 조선유학사>로 새롭게 태어났다.
다카하시 도루나 현상윤 선생의 책은 말하자면 기본서에 해당한다. 조선 유학에 교양 수준 이상의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전체적인 그림은 그려보고 싶다.

조선 유학과 관련하여 구비해놓고 있는 책은 한형조 교수의 <왜 조선유학인가>(문학동네, 2008)와 <조선유학의 거장들>(문학동네, 2008), 그리고 이승환 교수의 <횡설과 수설>(휴머니스트, 2012) 등이다. 거기까지가 내가 생각하는 교양이다...

13. 01. 13.

P.S. 도이힐러의 <한국사회의 유교적 전환>이 <한국의 유교화 과정>(너머북스, 2013)으로 제목을 바꿔 다시 출간됐다. 역자는 같다. 아쉬움을 표한 지 1년이 안 돼 책이 다시 나와서 퍽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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