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22

130305 독서 모임 후기(차차) - Daum 카페

130305 독서 모임 후기(차차) - Daum 카페



3월 5일 독서 모임 후기(차차)|독서연찬

차차(임경환)|조회 64|추천 0|2013.03.06. 21:32http://cafe.daum.net/nshumanschool/W0Aq/14



매주 화요일 7시, 특별한 일이 없으면 남원 일대에서는 독서모임이 열린다.

[사람의 본성에 맞는 사회]라는 책을 읽는 모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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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일본에 있는 as one community에 대한 소개와 이 community의 기본 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사이엔즈라는 사고방식에 대한 얘기들이 적혀 있다.

이 책에 관심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와서 이야기를 나누면 되는 자리이다. 특별한 사람이 이 책에 대해서 설명하거나 이해시켜주는 자리가 아니라, 모여 있는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든 나누는 자리이다. 반드시 모여야 하는 자리도 아니고 자신이 오고 싶을 때, 상황이 될 때 모이는 자리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하다. 진지함과 유쾌함이 넘나드는 자리이다.

진행방식도 따로 없다. 그냥 책을 읽고 나가다가 할 이야기가 있으면 나누는 것이 방식이라면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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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3월 5일)는 11명이 모였다. 철도기사님, 초등학교 선생님, 보건소장님, 된장공장 사람들, 학교 행정실 선생님등등이 모였다. 이날은 이남곡 선생님은 몸이 안 좋으셔서 나오지 못했다.

이날 모인 사람들은 주로 우리는 왜 빨간 신호에 멈추는가에 대해서 얘기해 보았다. 누가 정답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이야기를 늘어 놓으면 된다.

우선 우리가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 읽었던 부분을 잠깐 인용해 보겠다.

'빨간 신호에 멈추는 것은 왜인가?'라고 물으면 그 이유를 답하겠지만, 일상적으로 빨간 신호를 보면 그 이유를 의식할 것도 없이 멈추려고 한다. '왜 멈추지?'라는 물음 등은 나오지 않는다. 빨간 신호에 멈추지 안는 사람을 보면 놀라거나 '왜 멈추지 않는가?'라고 의문스럽게 생각하거나 한다.

그러나 그 사람에게는 그 사람의 감각이 있어, 그 사람의 의사에 의해 멈추지 않았던 거라고 생각한다. 빨간 신호에 멈추려고 하는 자신은 왜 멈주려고 하는 것인가, 자신의 감각으로 파악해 자신의 의사로 멈추고 있다고 하는 자각이 있을까? 101쪽

나는 생각해 보았다. 나는 왜 빨간색 신호등을 보면 멈추지? 평소에는 그냥 무의식적으로 멈추는 것 같다. 어려서부터 빨간색 신호에는 멈추라고 배웠으니까. 사회화가 된 것이겠지? 아니면 내가 살고 싶어서 멈추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모든 경우에 멈추지는 않는다. 야밤에 차와 사람이 없는 거리에서 빨간색 신호등이 켜져 있을 때 나는 거의 대부분 그냥 지나간다. 그럴 때 여러 가지 마음이 든다. 난 규칙을 지키지 않은 나쁜 사람이야, 혹시 다른 차가 갑자기 나타나서 사고가 나지 않을까? 혹시 갑자기 사람이 나타나면 안 되는데 등 그때 그때마다 다른 생각들이 올라온다. 그리고 약간은 법을 어겨서인지, 아니면 불확실한 것에 도전해서인지 짜릿함도 있다.

이런 얘기들을 나누다가 규칙, 규범, 약속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왜 규칙이 생겨났을까, 우리는 규칙에 얼마나 자유로운가, 혹시 우리는 규칙에 매여있지 않은가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규칙은 안전을 위해서,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 나왔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에 대해서도 계속 검토를 해 보았다. 많은 경우에는 그것 때문에 규칙이 생긴 것 같았다.특히 빨간 신호등에서 멈춘다는 규칙은.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초등 학교 수업 시간은 40분 공부하고 10분 쉰다, 그리고 10분 뒤에는 다시 수업을 시작하기 위해서 모인다는 것도 일종의 규칙인데, 이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일까? 수업종이 울리고도 들어오지 않는 아이들이 있고, 그 아이들을 많은 아이들이 기다린다면 기다리는 아이들은 피해를 봤다고도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더 놀고 싶은 아이들은 더 놀고 나머지 아이들은 공부를 하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라는 얘기도 나왔다. 이 규칙은 원할하게 학교생활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조직이 굴러가야 하기 때문에 만들어졌을 수도 있겠다 하는 얘기도 오갔다.

나는 운전중에 안전밸트를 매야한다는 규칙은 왜 생겨났을까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이것은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 왜 이것을 지키지 않았다고 벌금을 내야하는 것일까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내 생각에 이 규칙은 꼭 필요하지 않은 것 같다. 이 규칙은 국가가 개인의 안전을 보호해 주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 같은데, 국가가 과도한 걱정을 해 주는 것 같기도 하다.라는 얘기를 했다.



그외에도 참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오갔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두 시간이 금방 지나가버렸다. 이번 모임은 남원아이쿱 카페에서 찻값만 내고 진행되었다. 그것도 정진숙 선생님이 계산하여서 돈 한 푼 안 들고도 이렇게 재미난 자리를 가질 수 있었다.

공간은 참 중요하다. 모두에게 열려 있는 공적인 공간이 소중하다는 것을 이번 자리에서도 다시 한번 느꼈다. 남원 아이쿱 관계자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마음을 가졌다. 다음 모임은 어디에서 모일지, 어떤 사람들이 또 올지 아무 것도 모른다. 그래도 재미있다.

모임을 마치고, 정진숙 선생님이 치킨을 세 마리나 쏘셔서 배터지게 먹었다. 정진숙 선생님 표현대로, "즐거운 출혈" 덕에 많은 중생들이 배고픔을 면하게 되었다. 그것도 참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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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이끼 13.03.27. 18:09

독서연찬에서 오랫만에 만난 배이장님의 새해소망, 집짓기..

배이장님 만나는 화요일마다 속으로 생각해요. 올해 소망하는 작은 집이 멋지게 지어지길~!!

임경환샘은, 4월 8일 떠나신다니, 아쉬운 한편 부럽기도 하구요.

지구가 둥글다니, 둥근가보다 하는데.. 유럽 다녀오신 다음, 둥근 지구에 대해 말씀하시면, 믿을께요.^^

넉달동안, 새로운 세상에서 다양한 경험하시고, 변함없이 따뜻한 사람으로 돌아오시길요~

그리고, 호영샘이랑, 호근샘.. 두 분 콤비 빈자리가 컸어요!

호근샘이 진주로 떠나신다는 소식에.. 우리 봄소풍도 갈건데.. 허전함이 쓰나미처럼 몰려왔네요.

진주가 아예 먼 곳이 아니니, 가끔 볼수 있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