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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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의 <<도덕경>>
知人者智, 自知者明, 勝人者有力, 自勝者强
知足者富, 强行者有志, 不失其所者久, 死而不亡者壽
다른 사람을 아는 사람은 지혜롭고, 자신을 아는 자는 현명하다. 다른 사람을 이기는 자는 힘이 있고, 자신을 이기는 자는 그 뜻이 굳세다. 만족할 줄 아는 자는 부유하고, 힘써 행하는 자는 뜻이 있으며, 그 있을 근본의 자리를 잃지 않는 자는 오래 가고, 몸이 죽어도 잊히지 않는 자는 영원히 산다.
최근에 김영 교수님이 내신 책의 일절입니다. <<생태위기 시대에 노자 읽기>>(청아출판사, 2022)를 읽다 이 구절에서 제 마음이 멈추어 섰습니다. 표현은 간명해도 영원한 지혜가 깃든 말씀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저자는 이 대목을 다음과 같이 풀이합니다.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의 핵심을 잘 알아듣고 역사적 경험을 오늘에 되살릴 줄 아는 이는 지혜로운 사람이다. 자신의 처지를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정확히 아는 이는 현명한 사람이다. 남보다 뛰어난 사람은 평소에 실력을 쌓은 사람이며, 자신의 감정과 욕심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은 참으로 강한 사람이다. 만족할 줄 아는 사람보다 더 큰 부자는 없고, 흔들리지 않고 바르게 정진할 수 있는 것은 확고한 지향이 있기 때문이다. 항상 중심을 잃지 않고 근본 도리를 지키면 오래 유지될 수 있고, 죽어도 그 명성이 사람들에게 오래 기억되어 영원히 살 것이다.
그렇습니다. 여기에 다시 무슨 말을 또 덧붙일 수가 있겠어요. 이 책은 간명하여도 깊은 뜻을 행간에 간직한 보배입니다. 저자 김영 교수님은 글머리에서 책이 태어난 배경을 이렇게 고백하고 있지요.
한문학을 공부해 온 한 학인이(자락학인 김영 선생님이죠!) 노자를 좋아해서 노자 텍스트를 수백 번 읽다가 터득한 문리文理를 바탕으로 노자를 간명하게 풀이하여 시민들이 노자를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안내서를 낸 것으로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노자를 잘 아시는 분도, 노자를 알고 싶기는 하여도 미처 잘 모르시는 분도 <<생태위기 시대에 노자 읽기>>를 벗 삼아 곁에 두고 자주 꺼내 읽을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음용하는 술도 익어야 맛이 나는 법입니다. 하물며 고전을 다룬 책이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지요. 수백 번 읽다가 저자가 터득한 문리를 간명한 문체에 싣기란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요. 평생을 학인으로 자처하며 단순 소박하게 사시면서도 세상 불의를 만나면 호랑이처럼 포효하시는 김 선생님의 책이라서 더욱 아름답고 소중합니다.
317김홍성, 박길수 and 315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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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kyu Park
좋은 책을 꼭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소개해 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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