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22

알라딘: 일심의 철학 한자경 2002

알라딘: 일심의 철학

일심의 철학 
한자경 (지은이)서광사2002-06-20
 
목차
제1부 일심의 발견
제1장 나는 누구인가? ...17
제2장 일심이란 어떤 마음인가? ...39
제3장 무아와 일심 ...60
제4장 인간 본성의 이해: 공과 불성 ...69
제5장 공성에 입각한 인간 이해: 여성과 남성 ...89

제2부 일심으로 본 철학: 동서 사유의 비교
제6장 철학이란 무엇인가: 절대의 사유 ...113
제7장 한국철학을 생각하며 ...131
제8장 동서철학의 융합 ...155
제9장 언어와 마음 ...181
제10장 물리주의 비판1: 무엇이 존재하는가? ...211
제11장 물리주의 비판2: 감각질을 떠난 세계 인식이 가능한가? ...230

제3부 일심으로 본 세계: 유식철학의 이해
제12장 유식무경 ...257
제13장 유식무경의 철학적 의미 ...266
제14장 자아, 세계 그리고 마음 ...293
제15장 무분별지와 진여 ...321
제16장 유식의 실천수행론 ...349

제4부 일심으로 본 삶: 사랑과 학문
제17장 사랑의 양면성 ...377
제18장 인문학이 가야할 길 ...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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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한자경 (지은이)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와 동 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교에서 서양철학(칸트)을 공부하고, 동국대학교 불교학과에서 불교철학(유식)을 공부했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칸트와 초월철학: 인간이란 무엇인가』(서우철학상 수상), 『불교의 무아론』(청송학술상 수상), 『실체의 연구: 서양 형이상학의 역사』, 『한국철학의 맥』, 『명상의 철학적 기초』, 『자아의 연구』, 『자아의 탐색』, 『유식무경: 유식 불교에서의 인식과 존재』, 『동서양의 인간 이해』, 『일심의 철학』, 『불교 철학의 ... 더보기
최근작 : <불교의 무아론>,<의지, 자유로운가 속박되어 있는가>,<매거진 G 3호 우리는 왜 여행하는가?> … 총 48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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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리 붕새가 된다는 것이.. 새창으로 보기
한 마리 붕새가 된다는 것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그저 이 땅에서 수많은 풀벌레로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서 형이상학적 본질을 찾기는 어렵죠. 그리고 지금까지 철학이 사실 사회과학이나 기술 과학의 분야와 그렇게 뚜렷이 구분 되지 않았다는 교수님의 말씀에도 동의를 합니다. 한 가지 우문을 드리면..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 인간 모두가 붕새가 되면 그때는 그 붕새라는 것이 그리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그 다음은 또 다른 무엇이 되어야 하나요? 가령 풀벌레인 우리 인간 모두가 붕새가 되어 버리면 그때는 그 붕새의 의미가 지금의 풀벌레의 의미와 다를 바가 없지 않나요? 그렇다면 그때 그 붕새는 또 다른 무엇인가가 되어야 하나요? 아니면 그 때 세상은 개벽하나요?

책을 읽으면서 조그마한 막대기만 있다면 그리고 움직이지 않는 받침점만 있다면 지구를 들어 올릴 수 있다는 아르키메데스의 점이 연상이 됩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붕새가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드네요. 그러기에 그 영역은 이미 붕새가 된 신의 영역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고요. 책을 세상에 내어 놓으셨기에 아직 붕새가 되지 못한 변방의 한 마리 풀벌레의 질문이 있어야 교수님의 고민이 더 가치가 있을 것 같아서 질문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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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2-12-27 공감(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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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을 넘나드는 자아와 세계 탐색 새창으로 보기
 
  독일에서 칸트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다시 동국대에서 유식불교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색적인 경력을 가진 철학교수의 책이다. 이러한 경력의 뒷받침으로 불교에 관한 책이면서도 서양철학을 전공한 사람들도 읽고 이해할만하게 쓴 책이다. 그만큼 불교철학은 아직도 난해하고 소통 안 되는 전문용어에 갇혀있는 게 현실이다.

  유식불교를 기반으로 해서 일심을 설명한 것인데, 책 전편에 서양철학자들, 동양의 다른 철학들이 자유자재로 등장한다. 겹쳐지는 내용들도 있고, 주관적인 느낌이 나는 내용들도 있지만 철학책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진솔한 글들이다. 이 책에서는 단지 철학이 전문기술이라거나 현란한 말장난처럼 다루어지지는 않는 것이다. 삶과 인간이 참으로 궁금해서 여전히 못 견디겠는, 그래서 서양철학으로, 동양철학으로 답이 있을만한 곳은 어디든 달려가는 저자의 진솔한 마음이 담겨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서 우리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결코 놓쳐서는 안 된다는, 그것이야말로 인문학이 계속해서 던져야 할 질문임을 역설하는 것으로 끝나고 있다.

  인식 내용 없는 마음 자체가 파악될 수 있을까? 수행에 의해 마음 자체가 직관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유식불교의 입장이다. 이 과정은 무한히 계속될 것 같은 인식 내용을 죽어라고 뒤쫓아가며 지워내는 과정이다. 이러한 부단한 과정에 의해 직관되는 마음 자체가 바로 일심(一心)이다.  더 이상 ‘생각된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것’, 마음 자체를 잡는 순간은 텅 빈 듯 하면서도 충만한 순간이며, 이 때 잡히는 마음 자체는 초월적 자아이다. 그러나 이 초월적 자아는 단지 개인의 자기동일성을 입증하는 주체로서의 개체적 자아는 아니다. 개체적 자아는 허구이다(無我). 초월적 자아는 오히려 세계와 자아, 나와 남의 경계를 뛰어넘는 것으로서 무한과 절대의 마음인 일심과 일치하며 ‘붕새’에 비유된다.  인간 본성에는 이처럼 유한한 존재이면서도 무한을 인식할 수 있는 초월성과 자유가 있다. 그리고 무명이란 바로 이 일심을 자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자각하지 못함으로 인해서 일심이 스스로 경계지어놓았을 뿐인 자아와 세계를 고착된 것으로서 파악하고 거기에 집착한다. 이것이 我執과 法執이다. 그러나 무명에 의해 자신이 그려놓은 세계와 자기 자신의 허상에 스스로 빠져서 허우적대던 인간이 무명을 무명으로써 볼 때, 눈을 돌려 돌연 무명 자체를 바라볼 때 깨달음이 일어난다. 그리고 바로 이 점, 세계를 인식하던 눈이, 자기 자신을 바라본다는 것에 인간이 고통으로부터의 해방, 자유로운 해탈로 나아갈 수 있는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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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 2007-11-20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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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심의 철학에 대한 서평 | 불교사상
각원사불교대학 2012. 8. 28. 17:27
http://blog.daum.net/dlpul1010/181
한자경의 {일심의 철학}에 대한 서평

동국대 경주캠퍼스 불교학과 교수 김성철

흔히 서양철학의 역사는 반동의 역사인 반면 동양철학의 역사는 훈고의 역사라고 평한다. 서양의 철학자들은 과거의 철학을 비판하며 자신의 조망을 자유롭게 토로한다. 칸트는 데카르트를, 헤겔은 칸트를, 마르크스는 헤겔을 밟는다. 그러나 동양에서 철학자의 역할은 과거에 이미 완성되었던 성현들의 가르침을 충실히 이해하는 것이었다. 사서삼경이나 대장경은 우리가 받들어 간직하고, 독송하며, 술이부작(述而不作)의 정신으로 주석해야 할 성스러운 경전들이다.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에 대한 이러한 상반된 연구태도는 현대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현대의 서양철학 연구자들은, 과거 자신들의 선배들이 그러했듯이, 인간과 세계에 대한 조망을 자유롭게 토로하며 새로운 철학을 구성해 낸다. 그러나 동양철학 연구자들에게 있어서 이는 금기시되어 왔다. 철학자 한자경은 이런 금기를 깨뜨린다. 독송과 주석의 대상이었던 불교의 가르침을 과감하게 풀어낸 후, 마치 서양철학자들이 그랬듯이 자신의 철학을 개진한다.

마치 선승의 화두와 같이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을 던지며 자아에 대한 탐구를 시작하는 저자는 치밀한 논리적 분석의 끝에서 원효의 일심과 만난다. 일심은 공(空)과 자유를 자각한 마음이며, 무한의 마음이고, 절대의 마음으로 우리의 일상적 마음의 근저에서 작용하는 본래적 마음이다. 저자는 데카르트의 코기토(cogito), 칸트의 초월적 자아, 유가의 태극을 불교의 일심과 동치시킨다. 독일의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칸트를, 다시 동국대학에서 불교 유식학(唯識學)을 전공한 저자의 능숙한 솜씨로 지어진 비교철학적 논증들은 하나하나 강한 설득력을 갖는다. 그리고 이렇게 동서양 형이상학의 공통분모로 추출된 초월적 자아의 철학, 일심의 철학은 물리주의적, 사회과학적 인간관의 전횡(專橫)으로 인해 피폐해진 현대인의 존엄성 회복을 위한 지침으로 제시된다.
많은 사람들이 인문학의 위기, 철학의 위기를 말한다. 이런 위기는, 인간의 사유와 행동은 모두 자연법칙과 사회법칙으로 설명 가능하다고 주장하면서 형이상학적 자아를 부정해 온 현대 철학자들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고 저자는 비판한다. 자연과학이나 사회과학적 탐구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초월적 주체에 대한 탐구를 시작할 때 비로소 인문학은 자연과학이나 사회과학과 차별되는 독립된 학문으로 존립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초월적 주체가 바로 일심인 것이다. 저자는 동서양 철학을 아우르며 창출해 낸 일심의 철학을 위기에 처한 오늘의 인문학을 소생시키기 위한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한다.

이러한 일심의 철학에 토대를 두고 저자는 물리주의적 인간관을 비판하고, 동서양 철학의 융합을 모색하고, 언어의 정체를 탐구하며, 남녀간 사랑의 의미를 재해석하고, 한국철학이 가야할 길을 제시한다. 아울러, 저자는 일심의 형이상학을 가르치는 불교 유식학의 교리와 수행체계를 서양철학적 언어를 곁들이며 세밀하게 풀어낸다.

{일심의 철학}을 읽으면서 우리는 도처에서 수많은 물음표와 만나게 된다. 이 책이 난해한 형이상학적 주제를 다루면서도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전편을 일관하는 저자의 진지한 문제의식 때문일 것이다. 저자가 제공하는 치밀한 논리적 분석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일상적 자아, 세속적 자아로부터 어느새 멀리 벗어나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