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독 - 유목적 사유의 탄생
이정우 (지은이)아고라2006-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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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0원
390쪽
책소개
<사건의 철학>, <개념―뿌리들> 등의 저서로 알려진 철학자 이정우의 독서 에세이. 사춘기에 읽은 소설과 시, 대학 시절 읽은 자연과학/사회과학 서적들, 본격적으로 학문의 길에 들어서면서 읽은 이론서와 사상서 등 저자의 성장 과정에 따른 독서 여정을 담았다. 저자의 인생에 영향을 끼친 책들을 본인 스스로 1년여간 다시 읽고 이를 바탕으로 쓴 책이다.
읽은 책 하나하나마다 평을 다는 대신, 문학(1부)/과학(2부)/철학(3부)의 세 학문별로 저자가 읽은 책들을 글의 주제에 맞게 모아 소개한다. 1부에서는 동서양의 문학작품들을 통해 저자가 인간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는 과정을, 2부에서는 그 관심을 과학적으로 해명하는 방법론을 터득하는 과정을, 3부는 이리하여 얻은 다양한 지식들을 창조적으로 사유하는 철학의 세계로 들어가는 저자의 모습을 그려낸다.
한 소년이 철학자로 자라나는 과정을 통해 각 학문의 핵심적인 지식과 저자의 주요 철학 사상을 접할 수 있다. 또한 각 학문의 영역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글을 통해 과학과 인문학의 상보적 중요성과 종합적인 사고 속에서만 얻을 수 있는 교양을 보여준다.
목차
프롤로그|책과의 만남
문학과 더불어
생의 애환
역사 속의 군상들
동경
인간의 심연
과학의 세계
공간의 진화
물질의 심층
우주론적 고뇌
끝없는 회로들의 주름
계급투쟁의 역사와 정치경제학
철학 마을 가로지르기
최초의 텍스트들
사유를 시작하다-소은과의 만남
전통, 근대, 탈근대
존재론의 구상
에필로그|끝없이 이어지는 길
후기
접기
책속에서
<삼국지> <수호지> <임꺽정>을 다시 읽으면서 나름대로 옛 기억과 새로운 감흥이 어우러지는 경험을 했다. 그러나 <전쟁과 평화>의 경우는 좀 달랐다. 그토록 웅장하고 낭만적이고, 찬란할 정도로 정신적인 소설로 기억되었던 작품이 이번 독서에서는 왜 그렇게 범상해 보이고 지루하고 거부감이 들었을까. 기본적으로는 작품 전체에 넘흐르는 기독교 신학적 분위기 때문일 것이고, 또 한편으로는 서구 근대를 바라보는 내 시선이 그만큼 변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이 소설이 뛰어난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웅장한 스케일과 젊은 날의 꿈을 상기시키는 낭만적 필치, 그리고 역사에 대한 집요하고 일관성 있는 관찰이 돋보이는 대하소설임이 틀림없다. 귀족 사회의 위선과 모순을 날카롭게 풍자해 들어가는 대목은 특히 인상적이며, 고통스러운 체험을 통해서 생에 대한 깨달음을 얻어가는 삐에르의 모습은 언제 읽어도 감동적이다. - 본문 109쪽에서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이정우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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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 충청북도 영동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에서 공학, 미학, 철학을 공부했으며, 아리스토텔레스 연구로 석사학위를, 미셸 푸코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5~98년 서강대학교 철학과 교수, 2000~7년 철학아카데미 원장, 2009~11년 어시스트윤리경영연구소 소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소운서원 원장(2008~),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2012~)로 활동하고 있다.
소운의 사유는 ‘전통, 근대, 탈근대’를 화두로 한 보편적인 세계철학사의 서술, ‘시간, 생명, 사건’ 등의 개념을 중심으로 한 생성존재론의 구축, 그리고 ‘타자-되기의 윤리학’과 그 정치철학적 구체화의 세 갈래로 전개되어왔다. 철학사적 저술로는 『신족과 거인족의 투쟁』(한길사, 2008), 『세계철학사1: 지중해세계의 철학』(도서출판 길, 2011), 『소은 박홍규와 서구 존재론사』(도서출판 길, 2016) 등이 있고, 존재론적 저술로는 『사건의 철학』(그린비, 2011), 『접힘과 펼쳐짐』(그린비, 2011) 등이 있으며, 실천철학적 저술로는 『천하나의 고원: 소수자 윤리학을 위하여』(돌베개, 2008), 『전통, 근대, 탈근대』(그린비, 2011), 『진보의 새로운 조건들』(인간사랑, 2012) 등이 있다. 현재는 『세계철학사 3: 근현대세계의 철학』, 『다양체론: 기하학에서 건축까지』를 집필하고 있다. 접기
최근작 : <세계철학사 3>,<파라-독사의 사유>,<시간의 지도리에 서서> … 총 83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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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분포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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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자 (1)
[이정우] 하면 나는 그의 `가로지르기`가 생각난다. 그의 분신과도 같은 이러한 가로지르기가 여기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이정우에 대한 보다 내밀한 생생함을 맛보고자 한다면 이 책은 크게 만족스러울 것이다. 구매
september 2011-12-16 공감 (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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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재미를 주는 책입니다.
파워클래식 2011-10-28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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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讀書餘墨 새창으로 보기
선택하지 말고 창조하라. 오직 어려운 텍스트를 붙들고 읽고 또 읽고 거듭 읽으면서 사유를 단련시킬 때만 그 내용은 자기 것이 된다. 그렇다. 이러한 주장은 '독서여묵'의 처지에 있는 나에게도 해당 사항이다. 이 책을 지은 저자는 어떻게 가능했는가? 저자의 육성을 들어보자. " 사회가 결정해 놓은 테두리 안에서 인정받으려 하기 보다는 독자적이고, 창조적인 길을 가는 것, 사회가 만들어 놓은 가치의 위계를 비웃으면서 순수하고 자유로운 길을 가는 것, 상투적이고 결정되어 있는 삶과는 다르게 사는 것...그것이 바로 유목적... + 더보기
雨裝愚齋 2006-02-28 공감(4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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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다는 것 새창으로 보기 구매
이때까지 그저 문자만 읽었던 같다. 어떻한 텍스트를 읽을때 읽으면서 생각하고 뜻을 헤아리지 못했다. 그러한 점을 깨우쳐 준 고마운 책이다/
김황제 2006-03-10 공감(1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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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적 사유''로서 책읽기 새창으로 보기
독서에 관한 수많은 책들은 특별한 장르로 분류하거나 묶어낼 수가 없다. 개성에 따라,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과 사유의 방식 그리고 그 결과물들을 쏟아내기 때문이다. 책에 관한 책만큼 다양하고 많은 책들이 책을 읽은 후의 책들이다. 학자들의 경우 연구 저작물의 형태나 해설서, 주석서 혹은 평저 등 다양한 방법으로 결과물을 정리한다. 인류가 남긴 지적 재산이라고 불릴만한 책들에 대한 이야기는 넘쳐난다. 단 한권의 책에 수많은 연구 논문과 다양한 해석이 따라 붙기도 하고 논쟁이 벌어지다가 전혀 다른 형태의 이론가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그렇게 인류의 지성사는 발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선 시대에 대한 부정과 반발 한 분야의 대가에 대한 도전들은 반드시 필요하며 정의와 진리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는 전제하에 그 모든 행위들은 발전과 다양성이라는 이름으로 용인된다.
읽은 책의 종류와 내용들, 그리고 책을 읽는 목적과 방법들은 책을 읽는 사람 수만큼 다양할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인 철학자 이정우의 책읽기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 <탐독耽讀>이다. 대안 철학학교인 ‘철학 아카데미’를 이끌고 있는 이정우의 서재와 책읽기에 대한 호기심은 당연한 일이다. 학부에서 공학과 미학을 공부한 후 대학원에서 아리스토텔레스 연구로 석사학위를, 푸코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 이정우는 서강대 철학과 교수를 4년만에 사임했다. 그의 책읽기는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유목적 사유’라 이름 붙일 수 있다.
자연과학, 사회과학, 역사, 문학의 여정을 거쳐 ‘철학’이라는 종착역에 다다른 저자의 ‘사유의 방식과 흐름’을 따라가 보는 일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부러움과 시기심, 극단적인 질투를 만들어낸다. 이정우의 유목적 사유는 크게 두 개의 축으로 전개된다. 소은 박홍규 선생의 영향으로 촉발된 ‘존재론’이라는 축과 푸코에 빚지고 있는 윤리적 ․ 정치적 문제에 대한 사유가 그것이다. 사회문화적 관심은 철학자에게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현대사회에서 철학을 ‘한다’는 의미를 제대로 짚어보고 철학자의 역할과 의미를 고민해본다면 앞으로 전개될 저자의 저작들이 기대된다. 단순히 인류의 지성사에 대한 깊은 연구와 개인적인 사유의 내밀한 성과들이 학문적 성과만으로 끝난다면 이정우는 훌륭한 학자나 연구자로서 허명을 남길지도 모를 일이다. 너무 섣부른 판단과 기대가 될 지 모르겠으나 그가 말한 ‘유목적 사유’의 끝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그 여정을 지켜볼 용의는 있다.
저자의 인생과 더불어 중학교 이후 대학 입학시절까지 이어진 문학 서적들에 대한 유목, 학부시절의 과학에 대한 유목, 대학원 시절 이후 철학에 대한 유목이 연대기처럼 펼쳐진다. 물론 살아온 과정과 시기에 특히 주목하고 관심을 가진 분야의 책을 집중적으로 읽어나간 시기들이 있겠지만 저자의 경우는 그 이력과 독서의 과정이 재미있다. 단순히 다독가이거나 높은 학문적 성취를 이룬 사람의 이야기로 읽어서는 안된다. 사회적으로 이름을 날린 명망가의 서재를 들여다 보는 호기심도 제외된다. ‘인간’을 주제로 철학을 ‘하는’ 한 인간의 방랑과 유목에 대한 고백을 진지하게 들어 볼 만하다.
국어 교사인 아버지 덕에 문학과 동양 고전에 파묻혀 지낼 수 있었던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 출발하는 이정우의 책읽기는 책을 통해 하나의 인격체로서 사유하는 인간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바라보는 즐거움을 얻는다. 책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책읽기를 소개하는 저자의 속마음을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탐독>을 읽어나가면서 저자 이정우와 나누는 대화의 시간들, 내가 읽은 책들에 대한 저자의 감상과 견해들, 잊고 있던 책들을 기억 속에서 꺼내보는 즐거움, 읽지 않은 고전들을 이제라도 시작해야겠다는 마음까지 덤으로 얻는다.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책을 읽을 수는 없지만 나름의 방법과 틀을 갖추어 나가는 사람들의 방식을 넘겨다보는 일은 나를 돌아보게 하는 좋은 방법이다.
나의 책읽기와 사유의 방식은 무엇을 따라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지, 그 지향점은 꼭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했으나 저자의 말에 공감할 뿐이다. 독서를 통해 그저 나를 풀어놓고 자유롭게 유목하는 즐거움을 가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지적 희열과 사유의 즐거움을 책이 아닌 어느 곳에서도 나는 아직 찾지 못했다. 그것을 찾는 순간, 러셀의 반어적 표현을 실행에 옮길 것이다. 더 이상 책을 읽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내가 철학자라고도 또 다른 무엇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사유하는 사람, 저작 활동과 교육 활동을 하는 사람 정도라고 생각할 뿐이다. 오랜 시간 옛?유목을 해왔기 때문에 이제 와서는 유목이 특별히 유목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내 사유가 흘러가는 대로 사유하고 글을 쓸 뿐이며, 그런 가로지르기의 사유, 유목의 사유가 내게는 오히려 더 편안하고 친숙한 것이 되어버렸다. 사람들이 갈라놓은 범주들은 내게는 의미가 없다. 오직 내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문제, 다루고 있는 주제에 따라 관련되는 연구와 사유를 할 뿐이다. 내 학문은 다음 한마디로 압축할 수 있다. ‘선택하지 말고 창조하라.’ - P. 285
060423-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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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gnizer 2006-10-29 공감(6) 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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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 유목적 사유에 이르기까지 탐독의 여정... 새창으로 보기
새 책을 구입했을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나는 책장을 넘기고 새로운 세계로 들어간다. 거기에서 내 영혼과 사유에 영향을 끼칠 글들을 발견한다. 책을 통해서 내영혼은 다른 영혼들을 만난다. 그들과 대화한다. 내가 쓰는 글들에도 어느새 그런 글들의 흔적이 묻어나온다.
문학책들을 읽으면서 인간과 인생을 깊숙이 반추할 수 있었다. 그후 과학책들을 읽으면서 물질, 생명, 문화를 합리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을 배웠다. 그리고 더 나아가 철학책들을 읽으면서 다양한 지식들을 창조적으로 종합하는 사유 능력을 얻었다. 그 많은 책들이 내 마음에 심어준 여러 생각들, 지식들이 없었다면 삶이란 얼마나 공허한 것이었을까.
때로 내게 언어는 '갈등'으로 다가오지만, 가다가 아니 가는 것은 시작하지 않음만도 못하다. 나는 언어의 세계에 들어왔고 거기에서 행복을 찾아왔다. 그러니 그 세계의 끝까지 가봐야겠다. 책들과 더불어 사유했던 시간들, 다양한 진리·진실들과 대면했던 순간들, 그 사유의 순간들이 한 올 한 올 되살아난다. 책갈피 속에 묻었던 그 소중한 시간들이.(에필로그)
나의 후각에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책은,
수학의 정석이다.
책을 넘길 때마다 맡아지던 알싸한 계피향 비슷한 냄새는 아직도 뇌의 한 부분에 갈무리되어 있어,
그 냄새를 맡으면 바로 정석에 대한 추억이 떠오를 것 같다.
이정우의 독서 편력을 자연스럽게 쓰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도서들은 뒷표지의 책날개 안쪽에 적혀 있다.
문학과 과학과 철학을 두루 가로지르는 그의 독서 행위는 그를 철학적 사유에 익숙하게 만들었나보다.
그렇지만, 그의 과학 이야기는 일반인이 읽기엔 지나치게 복잡하다. ^^
문학을 통하여 그의 편력을 읽는 일은 재미있었으나,
과학과 철학의 파트로 넘어가면서는 지나치게 자신의 탐독 성향을 드러낸 것 같아서
이정우가 쓴 다른 책을 찾다가,
<고전의 향연>이란 책을 만났다.
한겨레 지면에 소개되었던 고전의 백과사전식 서술인 모양인데,
필자들이 탁월하다.
결국 살 수밖에 없었다.
그의 과학 이야기 중,
과학의 중심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옮겨가면서 분위기가 중후함과 깊이가 없어지고 천박함과 오만방자함으로 바뀌고 과학자들의 상이 현저하게 변했다...(221)는 이야기는 놀랍다.
리처드 파인만을 비롯해 미국 과학자들이 쓴 저서들을 읽으면서 유럽적 교양과는 너무나도 판이한 세계를 만나고서 실망했던 기억... 더구나 책 중간중간 철학에 대한 이해하기 힘든 구절들, 무지와 악감정으로 갇그찬 구절들을 보면서 어이가 없다는 느낌을 받곤 했다.
그의 독서 지평의 밑바탕이 된
인문학(사건들, 인물들, 텍스트들, 작품들...)
인간과학(언어, 사회, 의식/무의식, 정치, 경제...)
생명과학(신체, 환경, 면역, 기억...)
그리고 이들을 포괄한 철학(비판적, 종합적 사유)에 대한 표를 그릴 정도로 그의 탐독은 다양한 분야를 가로지른 것이다.
부럽기도 하고, 그런 수준의 외국어 공부를 하기까지의 노력도 본받을 만 하다.
그의 스승 소은 박홍규 선생의 글을 많이 인용하고 있는데,
다름과 모순에 대한 이야기는 인상적이다.
다름이라는 것은 모순과 다릅니다.
다름의 정도를 점점 극대화시키면 반대, 모순으로 갑니다.
그러나 다름의 이면에는 어딘가 또 닿는 데가 있어요.
그러니 다름의 성격 자체가 공존과 비공존의 양면을 지니고 있죠.
그래서 비공존에서 나타날 때는 시간이라고 하고,
공존에서 나타날 때에는 공간이라고 합니다.
다름을 통해 나올 때는 항상 시간과 공간이 동시에 나온다...(309)
천민 자본주의가 삶의 기본 양식이 되어버린 한국,
이 한국에서 살아가는 지식인으로서 탈근대사유를 한다는 것은 결국 <탈주와 회귀> 사이에서 사유하는 것.
맹목적 탈주도 시대착오적인 회귀도 아닌 탈주와 회귀 사이에서 근대성을 재고하는 것.
전통-근대-탈근대가 모두 균형있게 성찰되는 사유를 시도하는 것.
이것을 이야기하면서 다산 정약용에 이른다.
다산이 시대에 맞서려 공부한 성리학...
결국 천민자본주의와 맞서려면 경제학과 철학을 공부해야 하는 것인 모양이다.
그의 공부 궤적이 탈주하는 곳을 따라가노라면 끝간 데가 없어보이지만,
또 그를 따라가는 재미도 만날 수 있다.
마침 도서관에서 '다산의 재발견'을 빌려다 둔 참이다. 든든하다.
----------- 틀린 글자 하나...
192. 윤형자...는 운형자가 맞다. 구름 모양으로 생긴 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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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11-10-25 공감(4)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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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바보의 바보같은 이야기 새창으로 보기 구매
새 책을 구입했을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정말 공감이 가는 말이다. 알라딘에서 최소한 1년 이상 서재질을 하는 사람치고 이 말에 공감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있는가? 나도 처음에 알라딘에서 책을 구입해서 읽기 시작한 이래로 4년이 되었는데 그동안 산 책들의 가격이 만만치 않다. 처음에는 눈치를 주던 아내였지만 내가 어디가서 술을 먹고 들어오는 사람이 아닌지라 다른 사람들 술 먹을 때 책을 산다고 눈을 감아 준다. 매일 알라딘에 들어가 새로운 책이 나왔는지 살펴보고 몇번의 망설임 끝에 책을 보관함에 담는다. 그렇게 담겨진 책들을 따져보기를 몇번하고 난 다음에 어렵사리 구입한 책이 배송되었을 때의 그 기쁨은 해본 사람만이 안다. 알라딘을 통하여 안면을 트게 된 택배 아저씨, 그리고 낯익은 박스를 뜯을 때의 설렘임이란...마치 소풍을 앞두고 잠을 이루지 못하는 어린 시절의 두근거림같다. 이 두근거림이 시간이 갈수록 점점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매번 똑같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책을 구입하는 것이다. 그렇게 책을 구입하고 닥치는대로 읽기를 시작했다. 새 책을 읽고, 그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의 감동, 그리고 그 책에 대한 짧은 감상을 적을 때의 감동은 다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 그런 대에 노란색 표지에 "탐독"이라고 적힌 제목은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인 유혹으로 다가온다.
아고라 서재를 통하여 알게 된 책을 한 장씩 넘겨가면서 다른 알라디너들이 했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하게 된다. 문학을 다루고 있는 1부는 거의 접해본 책들인지라 술술 넘어간다. 문학을 가지고 이렇게도 해석할 수 있구나, 철학자들이 왜 문학에 그렇게 공을 들이고 관심을 갖는지 알 수 있다. 그렇게 이정우라는 사람의 문학에 대한 이해에 때론 고개를 끄덕이면서, 혹은 갸웃거리면서 정신없이 책장을 넘기다보니 어느새 2부에 도착했다. 초반에는 그런대로 읽을만 하지만 점점 후반으로 갈수록 이해하기가 어려워진다. 공학도라면 모르겠지만 수학과는 담을 쌓고 살아온 나에게 과학을 철학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무척이나 난해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게 3부로 넘어가면서 더 난이도가 높아진다. 3부는 철학자들의 존재론에 대해서, 동양 고전에 대해서 철학 강의가 시작되면서부터는 유체이탈 현상 비슷한 것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한자 한자 이해하는 것이, 한장 한장 넘기는 것이 결고 만만치 않은 일이다. 내 이해력과 책장과의 투쟁이라고나 해야할까? 참 대단한 양반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마지막장까지 다 읽고 난 후에 드는 생각은 정말로 책바보가 이런 사람이구나 대단하다 뿐이다. 간서치는 아마도 이런 사람을 가리키는 말일 것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서재에서 놀면서 닥치는대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는 그의 말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닥치는대로" 읽었기 때문에, 그리고 공학도에서 철학도로 전공을 바꾼 그의 이력 때문에 그의 책 읽기는 폭이 상당히 넓다. 게다가 한번도 자신을 철학자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며 그저 사유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규정하는 그의 태도 때문일까? 그의 책 읽기는 문학, 과학, 고전을 넘나든다. 나처럼 인문학 책만을 편식해 온 사람이라면 단단히 마음을 먹고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가 다른 이들에게 읽기 쉬운 교양서를 쓰기 위하여 이 책을 기록했다는 그의 말이 왜 그렇게 바보같다는 생각이 드는지? 왠만한 내공으로는 그의 책을 이해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데 읽기 쉬운 교양 서적이라니...
이 책을 덮으면서 그의 책 읽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흔히 독서는 자기가 자신이 있는 분야, 혹은 전공 분야에 몰입하기 쉬운데, 그 몰입이 매몰로 이어지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독서의 폭을 넓힌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독서가 자기의 생각을 넒히기 위해서라면 더욱 그러하다. "유목적 사유의 탄생"이라는 말 속에서 결코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이곳 저곳을 두리번 거리면서 폭 넓게 책을 탐독하는 그의 독서가 그대로 담겨 있다. 언젠가 이 정도는 아니지만 지금보다는 레벨업이 되었을 때 다시 한번 이 책에 도전해 보고 싶다. 그 때에는 분명 보다 더 많은 것을 얻을 것이고, 지금과는 또 다른 것들을 보게 되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를 해 본다.
ps.별이 2개인 이유를 순전히 책이 너무 어려워서 후반부에는 대부분을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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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1-11-01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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