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03

알라딘: 파라-독사의 사유 - 장자와 철학 이정우

알라딘: 파라-독사의 사유



파라-독사의 사유 - 장자와 철학
이정우 (지은이)그린비2021-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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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본
368쪽
책소개
모든 것이 상품으로 환원되는 시대에 『장자』를 읽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철학자 이정우의 첫 번째 동양고전 해설서 『파라-독사의 사유: 장자와 철학』은 천하통일을 위해 칼을 들고 싸웠던 전국 시대와 돈을 가지고 싸우는 후기 자본주의 시대가 다르지 않다고 진단하며, 다시 꿈을 꾸게 하는 고전으로서의 『장자』에 주목한다.

『장자』, 「내편」의 주요 대목을 저자가 직접 번역하고 해설한 이 책은 특정한 통념(doxa)에 고착된 사유들을 해체하고, ‘그 사유들의 갈라짐을 응시하고 보듬는’ 파라-독사(para-doxa)의 사유로써 변신을 꿈꾸자고 말한다.


목차


1부|대붕이 품은 무하유지향의 꿈 9
1장 큰 것과 작은 것 13
2장 ‘격’의 차이 35
3장 무용지용 52

2부|파라-독사의 사유, 존재론적 평등 61
1장 도와 만물 63
2장 삶의 힘겨움, 앎의 어려움 78
3장 파라-독사의 사유 100
4장 도의 존재론 114
5장 도의 에티카 140
6장 물화 156

3부|만물의 기와 통하다 163
1장 오로지 중(中)을 따름 167
2장 신기통과 양생의 길 171
3장 달관의 양생술 193

4부|도를 품고 세상을 살다 201
1장 모름지기 인간세를 살아가려면 205
2장 ‘용’의 세계로서의 인간세 231

5부|통념을 넘어, 인정의 바깥으로 243
1장 타자의 철학 245
2장 불행을 넘어 260
3장 인정의 바깥으로 266

6부|대종사-되기, 죽음의 달관 277
1장 대종사-되기 279
2장 죽음에의 달관 311

7부|‘허’를 품고 다스리는 이 341
1장 명왕의 정치 343
2장 사이비 도사를 물리치다 352
3장 허와 혼돈 357

감사의 말 361
참고문헌 362
인명 색인 364
개념 색인 366
접기


책속에서



P. 161~162현실성으로서의 독사는 강고한 동일성을 띠고 있다. 그것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 바위와도 같다. 그래서 장자가 말하는 파라-독사의 경지는 꿈과도 같다. 그것은 꿈처럼 환상적이다. 그러나 꿈조차 없는 인간보다 더 비참한 존재가 어디에 있으랴. 파라-독사의 세계는 꿈이기에 아름다운 것이고, 우리는 꿈꿀 수 있는 존재이기에 사유할 수 있고 실천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실천이 아무리 미약한 것일지라도 그것은 꿈 없이는 애초에 불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파라-독사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힘을 합할 때 그 힘은 결코 미약하지 않은 것일 수 있다. 장자의 사유는 꿈이고, 우리는 그와 더불어 꿈꿀 수 있다. 접기
P. 249올자는 현실적으로 제도권 바깥으로 내쳐진 사람인데, 바로 그렇기 때문에 장자에게서는 도에 가까이 다가가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반대로 말하면, 도의 세계에 든 사람이기 때문에 거꾸로 안의 세계에 들어오면 올자가 되는 것이다. 현실세계는 도의 세계의 왜상(歪像)일 뿐이다. 그래서 도에 든 사람은 현실세계에서는 왜상처럼 보인다. 올자는 타자이고 현대 철학에서 말하는 타자와 통하지만, 장자 고유의 형이상학적 함의를 띤다고 하겠다. 접기
P. 351도가 철학이 생각하는 왕은 ‘무’로서의 왕이었다. 왕은 만인과 만물의 중심에 있는 존재이다. 그런데 그 중심은 ‘텅 빈 중심’이어야 한다. “서른 개의 바퀴살이 하나의 바퀴통에 모이되, 그 한가운데가 비어 있어야 수레가 제구실을 한다”고 했던 것을 상기하자. 왕이 유, 그것도 가장 거대한 유일 경우 만인과 만물이 그 그림자 안에 들어가 제약을 받게 된다. 텅 빈 중심이 만인과 만물의 가능성을 보듬어 주는 중심이 될 때에, 그 왕은 명왕이 될 수 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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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이정우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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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 충청북도 영동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에서 공학, 미학, 철학을 공부했으며, 아리스토텔레스 연구로 석사학위를, 미셸 푸코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5~98년 서강대학교 철학과 교수, 2000~7년 철학아카데미 원장, 2009~11년 어시스트윤리경영연구소 소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소운서원 원장(2008~),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2012~)로 활동하고 있다.
소운의 사유는 ‘전통, 근대, 탈근대’를 화두로 한 보편적인 세계철학사의 서술, ‘시간, 생명, 사건’ 등의 개념을 중심으로 한 생성존재론의 구축, 그리고 ‘타자-되기의 윤리학’과 그 정치철학적 구체화의 세 갈래로 전개되어왔다. 철학사적 저술로는 『신족과 거인족의 투쟁』(한길사, 2008), 『세계철학사1: 지중해세계의 철학』(도서출판 길, 2011), 『소은 박홍규와 서구 존재론사』(도서출판 길, 2016) 등이 있고, 존재론적 저술로는 『사건의 철학』(그린비, 2011), 『접힘과 펼쳐짐』(그린비, 2011) 등이 있으며, 실천철학적 저술로는 『천하나의 고원: 소수자 윤리학을 위하여』(돌베개, 2008), 『전통, 근대, 탈근대』(그린비, 2011), 『진보의 새로운 조건들』(인간사랑, 2012) 등이 있다. 현재는 『세계철학사 3: 근현대세계의 철학』, 『다양체론: 기하학에서 건축까지』를 집필하고 있다. 접기


최근작 : <세계철학사 3>,<파라-독사의 사유>,<시간의 지도리에 서서> … 총 83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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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스피노자 윤리학 수업 (초판한정 오디오북usb 특별판)>,<문학 천재 진단하기>,<기술철학 개요>등 총 609종
대표분야 : 철학 일반 2위 (브랜드 지수 149,441점), 여성학/젠더 10위 (브랜드 지수 26,888점), 고전 22위 (브랜드 지수 144,078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극단주의자들에게 장자가 말한다,
당신은 도를 보지 못한다고
― 소운 이정우의 가장 진일보한 사유를 담은 『장자』 해설서

모든 것이 상품으로 환원되는 시대에 『장자』를 읽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철학자 이정우의 첫 번째 동양고전 해설서 『파라-독사의 사유: 장자와 철학』은 천하통일을 위해 칼을 들고 싸웠던 전국 시대와 돈을 가지고 싸우는 후기 자본주의 시대가 다르지 않다고 진단하며, 다시 꿈을 꾸게 하는 고전으로서의 『장자』에 주목한다. 『장자』, 「내편」의 주요 대목을 저자가 직접 번역하고 해설한 이 책은 특정한 독사(doxa)에 고착된 사유들을 해체하고, ‘그 사유들의 갈라짐을 응시하고 보듬는’ 파라-독사(para-doxa)의 사유로써 변신을 꿈꾸자고 말한다.

장자가 살던 전국 시대에는 천하가 통일되어야 한다는 강박이 세상을 짓눌렀다. 천하가 다원적이어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용인될 수 없는 시대였다. 장자는 이런 흐름의 한가운데에서 삶을 영위해야 했던 인물이다. 한 가지 믿음과 통념, 즉 독사를 강요하는 분위기에서 장자는 과감하게도 파라-독사의 사유를 전개한다. 장자의 파라-독사는 우리가 흔히 아는 것처럼 이율배반이 아닌 다양한 해답이 모여 있는 세계 전체, 혹은 질문 자체를 가리킨다. 우리가 사는 이 세계를 어떤 문제의 답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주어진 문제의 답/독사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이 독사 내에서는 문제인 전체, 즉 파라-독사를 볼 수가 없다. 이 세계가 도의 얼굴들 중 하나라면, 우리는 도 자체를 볼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답으로부터 문제로 거슬러 올라가 도를 사유해 볼 수 있고, 도에 더 가까이 가려고 노력할 수 있다. 장자의 사유는 바로 이런 파라-독사의 사유이다.

장자에 관한 존재론적 분석
“인간들이 스스로 멸망하지 않으려면?”

책의 전반에 걸쳐 저자는 ‘존재론적 달걀’을 이야기한다. 본래의 자연은 달걀의 큰 구이다. 그러나 그 구에는 인간이 비어져 나올 가능성도 들어 있었다. 작은 구로서의 인간은 스스로를 주체로 만들어 큰 구를 위협했지만, 그 결과는 스스로의 멸망일 것이다. 큰 구와 작은 구 전체, 즉 도에 입각해 사유하고 살 때에만 존재론적 달걀은 온전할 것이다.

저자는 대개 짧게 끊어 읽는 『장자』를 길게 끊어 읽어, 논의의 전체 흐름이 잘 보이도록 분절하였다. 그리고 가독성을 중시해 최대한 유려한 우리말로 번역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아울러 문헌학적 해석보다는 논리적이고 존재론적인 분석에 중점을 두어, 장자 사유의 근본적 테제들이 잘 부각되도록 해명한다. 특히 파라-독사의 사유와 존재론적 달걀이라는 저자의 철학적 개념들에 입각해 장자 사유를 하나의 철학체계로서 일관되게 해명한다.

파라-독사의 사유와 존재론적 달걀, 이 개념들은 모두 도를 알 수 없는 세계에서 도를 추구하기 위한 도구이다. 우리는 세계를 초월해 도를 내려다볼 수 없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은 어떤 특정한 제약이기에, 우리는 결국 이곳에서 출발해 사유할 수밖에 없다. 이런 제약과 더불어 도의 사유를 추구해 나가는 것, 이것이 어느 주관성이나 상대성에 머물지 않고, 그 주관성과 상대성 자체를 깨닫는 일일 것이다.

◆◆이 책의 구성◆◆

이 책은 『장자』의 해설서인 동시에 철학자 이정우의 가장 진일보한 사유를 담은 책이기도 하다. 『사건의 철학』에서 제시했던 파라-독사와 농-상스(non-sens)의 사유, 『세계철학사 2: 아시아세계의 철학』에서 등장했던 노자와 장자에 대한 새로운 해석은 『파라-독사의 사유』에서 본격적으로 전개되며 장자의 철학을 근대적 사유를 극복할 철학으로 재해석한다.

1부 「대붕이 품은 무하유지향의 꿈」은 「소요유」를 화이위조(化而爲鳥)와 무용지용(無用之用)에 초점을 맞추어 논하고 있으며, 특히 장자 사상에 대해 모순이 존재한다는 생각에 비판적으로 답한다. 화이위조에 대해서는 ‘~되기’의 관점에서, 그리고 무용지용에 대해서는 후기 자본주의 사회를 살면서 가져야 할 가치로서 논하고 있다. 화이위조와 인순(因循) 사이에 모순이 존재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곽상의 해석을 비판하면서 장자 사유에 모순이 없음을 논증하고 있다.

2부 「파라-독사의 사유, 존재론적 평등」은 장자 사유의 중핵을 담고 있는 「제물론」을 다룬다. 첫 번째 장 ‘도와 만물’에서는 사람퉁소, 땅퉁소, 하늘퉁소를 도와 만물의 관계를 표현하는 비유로 이해하고 이를 존재론적으로 해명한다. 두 번째 장 ‘삶의 힘겨움, 앎의 어려움’에서는 장자 사유의 기본 정향을 논하면서, 특히 성심(成心) 개념이 이중의 의미를 띠고 있음을 지적한다. 아울러 제논과 칸트의 이율배반, 플라톤과 헤겔의 변증법, 그리고 노자와 장자의 파라-독사를 비교한다. 세 번째 장 ‘파라-독사의 사유’에서는 본격적으로 파라-독사 개념을 논하면서, 이 개념에 입각해 도추(道樞) 개념과 양행(兩行) 개념을 해명한다. 네 번째 장 ‘도의 존재론’에서는 『장자』 가운데에서도 특히 난해한 이 대목의 텍스트를 논리적으로 풀어 해명한다. 다섯 번째 장 ‘도의 에티카’에서는 장자가 지향하는 근본적인 에티카가 무엇인지를 해명한다. 마지막 장인 ‘물화’에서는 호접몽(胡蝶夢)의 존재론적 의미를 해명한다.

3부 「만물의 기와 통하다」에서는 「양생주」를 읽으면서 장자의 기철학과 인식론을 해명하며, 특히 혜강 최한기의 통(通) 개념과 연계하여 논한다. 유명한 포정해우(庖丁解牛)가 집중적인 논의의 대상이 되며, 장자 고유의 인식론을 플라톤 이래의 여러 인식론들, 특히 앙리 베르그송의 직관 개념과 비교하고 있다. 저자는 오늘날의 사회는 미셸 푸코가 분석한 생명정치(biopolitique)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사회이며, 이런 삶의 양식을 ‘양생술’로 전환해야 함을 역설한다.

4부 「도를 품고 세상을 살다」는 「인간세」를 분석한다. 순자는 장자가 “자연만 알고 인간을 모른다”고 했으나, 「인간세」에서는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장자의 고민이 펼쳐진다. 장자는 모든 것이 용(用)에 의해 평가되는 이 세상, 위험하고 잔인한 이 세상을 마음속에 도를 품고서 살아갈 것을 설파한다.

5부 「통념을 넘어, 인정의 바깥으로」는 「덕충부」를 분석한다. 저자는 이 대목을 ‘타자의 철학’으로서 풀어 간다. 발을 잘리는 월형(刖刑)을 당해 세상 바깥으로 내쳐진 올자(兀者)가 오히려 도를 깨달은 인물로 나온다. 도가 없음이 정상적으로 보이는 이 세상에서 도를 깨달은 사람은 온몸이 뒤틀린 기형, 괴물로서 등장한다. 그러나 이 세상이야말로 사실은 도의 차원의 왜상(歪像)인 것이며, 장자는 덕으로 충만한 기형, 괴물의 인물들을 통해 이 점을 설파한다.

6부 「대종사-되기, 죽음의 달관」에서는 「대종사」가 논의된다. 저자는 『장자』의 여러 편들이 전반부와 후반부가 대조를 이루도록 구성되어 있다고 본다. 이 점은 「대종사」에서 두드러지며, 이 편의 전반부가 대종사의 높은 경지를 그리고 있다면 후반부에서는 죽음에 처한 비참한 상황들이 그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대조는 사실 동전의 양면이다. 누군가가 대종사에 오른 가장 분명한 징표는 바로 죽음에 처했을 때이기 때문이다. 장자는 죽음의 달관을 설파한다.

7부 「‘허’를 품고 다스리는 이」는 「응제왕」을 독해하면서 장자의 정치철학을 논한다. 특히 장자 정치철학의 근간을 허(虛)와 혼돈(混沌)으로 보고서 그 도가철학적인 의미를 해명한다. 저자는 허와 혼돈을 「제물론」에 나오는 하늘퉁소로 해석한다. 하늘퉁소에서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 그것에 인간의 기준을 적용해 구멍을 뚫는다면 허와 혼돈은 사라져 버릴 것이다. 오히려 허와 혼돈에 기반해 정치를 해야 하는 것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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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이정우 선생의 장자라니!! 기다렸습니다^^
klimt0405 2021-12-28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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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원하며 현실적인 장자 사상




장자의 소요유(逍遙遊)가 말해진 시대는 국가들 사이의 전쟁이 삶의 기본 틀이었던 전국(戰國)시대였다. 법가적 세계가 점차 일반화되고 있는 세계였다. 춘추시대의 그 많던 나라들이 하나둘 사라져 일곱 나라만이 남은 전국시대는 학파들의 시대였고 다양한 학파들은 자신들의 정체성 구축에 있어 특히 글쓰기의 문제를 예민하게 생각했다.



소요유는 낭만적인 느낌보다 처절한 느낌 또는 저항적인 분위기로 다가온다. 장자의 사유는 삶의 의미에 대한 근원적 성찰을 추구하는 형이상학적 고투를 담고 있는 철학이다. 저자에 의하면 플라톤이 einai(~이다)와 dokei(~처럼 보인다)를 명확히 구분했거니와 철학의 역사는 einai를 찾아 헤맨 역사다. 장자의 사유는 화(化)의 사유로서 왜소화된 삶에서 탈주해 대붕이 되는 철학인 동시에 왜곡된 작위(作爲)에서 탈주해 자연(自然)으로 회귀하는 철학이다.



장자의 상대로 혜시(惠施) 또는 혜자(惠子)가 있다. 명가철학자이다. 언어에 대한 관심을 철학적으로 가장 멀리 밀고 나간 학파가 명가(名家)다. 명가철학자들은 처음으로 눈뜬 이 언어라는 것의 매력에 깊이 침잠해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때로 궤변이라 불리기까지 할 정도의 언어철학적 사변을 펼쳤다. 아쉬운 것은 이들이 언어에 대한 흥미로운 사변으로 나아가기만 했을뿐 현실로 다시 돌아와 뚜렷한 실천철학적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철학은 아나바시스(상승)와 카타바시스(하강)의 오르내림을 통해 완성되거니와 이들에게는 이렇다 할 카타바시스가 없었다. 저자는 지상의 고향을 찾는 사람들은 기차를 타고 꿈속의 고향을 찾는 사람들은 시를 쓰고 궁극의 고향을 찾는 사람들은 형이상학을 한다며 우리에게 고향이 세 곳이나 있으니(갈 곳이 많아) 좋지 않은가, 말한다.



장자의 사유는 주체가 세계를 구성해내는 주체중심적인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진리를 깨닫기 위해 주체가 자신을 잃어버리는/ 놓아버리는 사유다. 장자가 추구하는 것은 앎이 아니라 깨달음이다. 깨달음은 앎으로써가 아니라 오히려 앎의 한계가 드러나고 그것이 비워질 때 돌연 나타난다.



장자가 추구하는 앎은 사물들의 세세한 이치를 알려고 하는 째째한 앎이 아니라 삶과 죽음의 의미 전체를 통관(通觀)하려는 너그러운/ 넉넉한 앎이다. 그리고 그의 언어는 세세한 이치들을 늘어놓는 수다스러운 언어가 아니라 깨달음 전체를 전하는 담박한 언어다. 장자의 파라 독사의 사유는 이율배반이 아니라 역설에 더 가깝다. 장자의 도추(道樞) 개념을 보자. 도추는 도가 이지러져 존재론적 분절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에 존재한다.



지도리는 문의 여닫음을 가능하게 한다. 문의 이쪽과 저쪽에 상반된 것들이 존재한다. 지도리에 서는 것은 문 이쪽과 저쪽을 동시에 보는 것이다. 도추는 유(有)와 유(有)의 가운데에 있는 무(無)이다. 이 무는 없음이기보다 아무것도 아님이다. 이 지도리에 섰을 때 무엇임들의 상대성이 보이고 그것들을 평등하게 대할 수 있다. 어떤 능선도 아닌 산의 정상(문제)에 섰을 때 비로소 우리는 그 산의 여러 능선들(’해; 解‘들)을 함께 볼 수 있다.



’장자‘ 제물론에 나오는 도추(道樞)란 사물의 상대적인 참과 거짓, 옳고 그름의 대립을 넘어선 절대적인 도(道)의 경지를 말한다. 도추는 양행(兩行)과 통한다. 성인은 시비의 다툼을 가라앉히고 하늘의 가지런함에서 편히 쉬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장자가 말하는 도(道)란 드러나는 것도 숨는 것도 아닌 은은한 빛남 즉 골의지요(滑疑之燿)이고, 도를 집요하게 사유할 때 우리가 만나는 것은 도의 오묘함이다.



도는 지식으로써 끝내 소진할 수 없는 하늘곳간(천부; 天府)이고 보광(?光; 가려진 빛)이다. 장자는 단순히 현실을 부정하면서 도/ 자연으로 나아가려는 환원론적 자연주의자가 아니다. 도를 품고 있는 사람은 빛을 함부로 직접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진정으로 뛰어난 사람은 오히려 그 빛을 감춘다. 좌기예 해기분 화기광 동기진(挫其銳 解其紛 和其光 同其塵)을 보라.



도의 경지에 설 때 어느 주관성이나 상대성에 머물지 않고 그 주관성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모두 나이기 때문에 지도리에 서지 못하고 이미 나에게로 기울어진 입장을 갖는다. 도의 세계는 이 차이가 무화되는 세계이기 때문에 우리가 그리로 향하려면 결국 나와 타인 사이의 도추에 서서 해들이 아니라 문제를 보아야 한다. 장자의 사유는 파라 독사의 사유다.



그것은 특정한 독사에 고착된 사유들을 해체하고자 하며 그러면서도 상대성에 만족하기보다 그것들을 보듬는 파라 독사의 차원을 응시한다. 때문에 그의 사유는 독사들이 갈라지는 지도리 나아가 현실성과 가능성이 갈라지는 지도리에 서서 사유하는 도추, 양행의 사유다. 장자는 안 될 것을 알았기 때문에 하지 않았고 공자는 안 될 것을 알면서도 끝내 하려고 했다.



장자가 볼 때 공자는 안타깝고도 존경스러운 사람이다. 유가 철학이 중시하는 것이 인정(人情)이고 도가 철학이 극복하려는 것이 인정이다. 유교는 위타(爲他)의 철학, 장자의 사유는 위기(爲己)의 철학이다. 배움을 폄하해서도 안 되고 깨달음을 신비화해서도 안 된다. 자연에 따라 사는 것이 장자의 원래 생각이지만 그런 자연이 이미 왜곡되어 왜소화된 세상이기 때문에 세상에서 날아오르라고 하는 것이다. 도는 초월자, 절대자가 아니다. 삶속에 퍼져 있다.
- 접기
벤투의스케치북 2022-01-05 공감(1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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