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다시 묻다: 한국적 정신과 문화의 심층
- 한국적 정신과 문화의 심층
이찬수,최준식,신현승,황종원 (지은이)
모시는사람들2017-03-30
책소개
'단일민족'이라는 울타리가 해체되는 한편으로 '한류'가 전 세계적으로 풍미하는 시대상황 속에서 '한국정신' 혹은 '겨레얼'의 실상을 인문학적으로 탐구하고 조명한 결과물이다.
- '한국정신'을 고정불변의 것으로 보아, 고수하고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 세계화 시대에 '더불어 삶'을 가능케 하는 근본 토대로서의 한국인의 정신, 민족, 문화, 얼 등을 스스로 이해하고,
-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세계에 설명할 수 있는 기본 교재라 할 수 있다.
목차
01 한국의 정신, 겨레얼은 무엇인가?
한국적 정신
겨레얼과 민족성
풍류, 신명, 정한
민족의식과 선비정신
민족종교에서 붉은 악마까지
02 겨레와 민족이라는 최신 언어
주체와 능력
불변의 본질을 넘어
겨레와 민족
민족과 민족의식
민족의식의 한국적 전개
국가의 부재와 민족의식의 강화
조선혼과 조선학
03 겨레, 문화, 신화
우리말이 주는 착각
수용과 변화의 능력
겨레얼과 문화의 구조
겨레얼의 표현 방식, 신화
신화의 메시지, 홍익인간
신화의 종교화
04 풍류도, 신명, 정한
다양성의 근원
홍익인간의 빈틈
포함삼교와 접화군생
불교의 수용과 전개
불교와 풍류의 관계
풍류도와 화랑도
신명과 신기 무교와 정한(情恨)
정한의 사회화
05 조선의 문화와 겨레얼
겨레얼과 언어 문화
국어와 한국적 정신
한글 창제와 훈민정음
선비와 선비정신
선비의 의리 정신
선비적 윤리, 청백리
06 근대 한국의 유교 정신
위정척사파의 선비정신
상소운동의 재해석
유교적 계몽운동가 박은식
저항으로서의 전통 연구
정인보의 양명학과 조선학
조선학 운동과 겨레얼
07 신명의 근대적 개화
조선의 신명과 풍류
신명의 유교화
서학과의 갈등과 수용
개신교의 한국적 전개
08 자생 종교와 풍류도의 다변화
상층과 기층의 만남
풍류 정신의 재현, 최제우
겨레얼의 양극화
자생 종교의 풍류성
기독교의 한국적 특징
대중문화의 풍류성
신명의 쏠림 현상
09 오늘 한국을 말한다는 것
겨레얼의 토발화(土發化)
한국적 정신은 계속될 수 있을까?
위정척사파의 선비정신
상소운동의 재해석
유교적 계몽운동가 박은식
저항으로서의 전통 연구
정인보의 양명학과 조선학
조선학 운동과 겨레얼
책속에서
P. 71
겨레얼의 기본 능력은 ‘수용’에 있다. 다양성을 수용하여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는 능력은 한국적 정신의 근간이다. 문화를 단순한 명사로 취급하지 않고 언제나 변화하고 생성하면서 형성되어 가는 동사로 파악한다면, 그 변화와 형성의 주체가 바로 겨레얼이라고 할 수 있다. 겨레얼은 다양성을 수용하고 겨레에 어울리게 변화시키는 주체이다. 그런 점에서 ‘ 얼’은 일종의 ‘힘’이다. 다양성을 수용하고 변화시키는 원천이자, 그 변화에 보이지 않는 질서를 부여하는 통일적 힘이다.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다양한 사람들이 여러 차원에서 그 근원적이고 통일적인 힘을 설명해 왔다. 접기
P. 176
신명의 쏠림은 그 자체로는 좋거나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절대적 신념 혹은 종교적 신앙과 결합되면 그 쏠림은 자신만이 절대적으로 옳고 타자는 모두 그르다는 독단에 빠지기 쉬우며 감정적 대립과 충돌을 낳고 심하면 유혈 투쟁까지 불사한다. 한민족은 언제부터인가 그런 신명의 과도한 쏠림 현상을 경험하기 시작했으며 그 경험은 오늘날까지도 변형된 다양한 형태로 반복되고 있다. 접기
P. 203
풍류도는 신라 시대의 정신에 머무는 것도 아니고, 조선 후기에 생겨난 한국의 자생 종교들에서 발현되고 멈춘 것도 아니다. 한민족의 무의식에 깊이 뿌리 박혀 있는 풍류 정신이 현대에 들어 서양 문명에 영향을 받으며 산다고 해서 사라질 리는 없겠기 때문이다. 학문과 생활 방식의 상당 부분이 서양식으로 바뀌기는 했지만, 잘 보면 겉모습이 다르게 나타날 뿐, 풍류 정신 혹은 겨레얼은 지속되고 있다. 그 사례들을 현대 기독교와 대중문화 안에서 볼 수 있다. 접기
P. 212
한국인들이 이렇게 노는 모습은 예전부터 지녀 왔던 풍류 정신이 발휘된 것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전 세계에 이렇게 노는 민족은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한국인들이 매일 이렇게 망아경적으로 온 힘을 다해 놀았더니 드디어 희대의 놀이꾼이 나왔다. 국제 가수 싸이가 그 주인공으로 그는 아마도 단군 이래에 한국인으로서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인물일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인 가운데 싸이처럼 전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많이 알린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싸이가 아무 배경도 없는 데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싸이 역시 신기가 강한 사람들인 한민족 안에서 영향을 받으며 살아온 사람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싸이 현상에서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싸이가 가무에 능한 사람이라는 점이다. 그는 신명 많은 한국인 가운데에서도 가장 신명이 많은 사람 중에 하나일 것이다. 가무는 말할 것도 없이 풍류 정신의 한 형태이다. 풍류 정신이 실생활에서 나타날 때에 종종 노래와 춤으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풍류 정신은 노래 및 춤과 떨어질 수 없는 사이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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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이찬수 (지은이)
서강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종교학과에서 니시타니 케이지(西谷啓治)의 불교철학과 칼 라너(Karl Rahner)의 철학적 신학을 비교하며 박사학위를 받았다. 강남대학교 교수, (일본)WCRP평화연구소 객원연구원, 코세이가쿠린 객원교수, 난잔대학 객원연구원, 성공회대학교 대우교수,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HK연구교수를 지냈고, 한국문화신학회 회장으로 일했으며, 한국평화종교학회 부회장, 인권연대 운영위원 등으로 봉사하고 있다.
그동안 종교학, 죽음학, 평화학 등과 관련해 77권의 단행본(공저/역서 포함)과 88편의 논... 더보기
최근작 : <통일로 가는 보훈>,<보훈의 여러 가지 얼굴>,<사회는 왜 아픈가> … 총 54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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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식 (지은이)
죽음을 통해 삶을 통찰해 온 한국학자이자 종교학자, 죽음학 권위자. 40년 넘게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천착했고, 한국의 고유 종교를 탐구해 종교학의 저변을 넓혔다. 한국죽음학회를 창설해 국내 죽음학 연구를 선도했다.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 한국학과 명예교수이며, 한국문화중심 이사장, 한국죽음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강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템플대학교에서 종교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찍이 1990년대 중반 국제한국학회를 만들어 동학들과 한국 문화를 다각도로 공부했으며, 2000년대에 사단법인 한국문화표현단을 설립해... 더보기
최근작 : <너무 늦기 전에 들어야 할 카르마 강의>,<세계를 흥 넘치게 하라>,<[큰글자책] 너무 늦기 전에 들어야 할 임종학 강의 > … 총 123종 (모두보기)
신현승 (지은이)
2021년 현재 중국 정강산대학井岡山大學 외국어학원 일본어과 교수. 일본 동경대학 동아시아사상문화 전공 석사 및 박사, 중국 천진사범대학 정치사상 전공 석사, 강원대 철학과 학사. 10년 간의 중국, 일본 유학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뒤 고려대 HK연구교수, 상지대 조교수 및 여러 대학 등에서 강의와 연구 활동에 매진하였다. 그러던 와중에 운명의 힘에 이끌려 중국으로 다시 건너가 지금은 동아시아 유교사상사 가운데, 강서 유학과 여릉문화(강서성 길안시)에 흥미를 갖고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명대 말기 유종주와 지식인 네트워... 더보기
최근작 : <즙산학과 송명유학>,<명대 말기 유종주와 지식인 네트워크>,<한국을 다시 묻다> … 총 15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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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원 (지은이)
성균관대 유학과를 졸업하고 베이징대학에서 철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베이징대학 한국어문화학과에서 부교수를 지냈으며, 현재는 단국대학교 철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중국 유가철학, 한중 근현대 철학을 주로 연구하고 있는데, 주요 논저로는 『장재철학』(2010),『한국에 영향을 미친 중국 근대 지식과 사상』(2019), 『한국을 다시 묻다: 한국적 정신과 문화의 심층』(2016),「이택후 서체중용론의 정치사상적 함의와 기술철학적 토대」(2019),「최시형의 생태학적 사유와 평화」(2018),「하린의 지행합일신론 연구」(2017)... 더보기
최근작 : <시대 속의 맹자, 주제 속의 맹자>,<동아시아 전통 지식 이론의 발전과 그 근대적 굴절>,<지식의 확산과 공유> … 총 29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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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한국의 정신, 겨레얼은 무엇인가?
한국적 정신은 계속될 수 있을까?
■ 이 책은
‘단일민족’이라는 울타리가 해체되는 한편으로 ‘한류’가 전 세계적으로 풍미하는 시대상황 속에서 ‘한국정신’ 혹은 ‘겨레얼’의 실상을 인문학적으로 탐구하고 조명한 결과물이다. ‘한국정신’을 고정불변의 것으로 보아, 고수하고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화 시대에 ‘더불어 삶’을 가능케 하는 근본 토대로서의 한국인의 정신, 민족, 문화, 얼 등을 스스로 이해하고,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세계에 설명할 수 있는 기본 교재라 할 수 있다.
■ 출판사 서평
한국 정신을 묻다
‘겨레’나 ‘민족’이라는 말은, 얼마나 ‘고리타분한’ 언어가 되었는가. 불과 한 세대 전만 하더라도 교육 현장이나 한국문화의 최전선에 전가의 보도처럼 자랑삼아 내세우던 ‘단일민족’이라는 말은 폐기되어야 한다는 데는 많은 사람들은 싫든 좋든 동의하게 된 것도 이미 오래전 일이다. 그러나 이른바 ‘미국정신’이라는 것이 ‘단일민족’을 토대로 하여 형성된 것이 아니듯이, ‘한국정신’ 또는 ‘겨레얼’은 ‘민족’ 개념의 변화와 상관없이, 그리고 세계화라는 시대 조류와 관계없이 여전히 유효하다. 본질적인 문제는 ‘한국정신’이나 ‘겨레얼’이 희박해지거나 무의미해지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희박해지거나 무의미해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것은 면면히 흐르고, 언제나 역동적으로 활동하는 중이다), ‘한국사람’들이 ‘한국정신’을 온전히 설명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그리고 그것은 최근에서야 그리된 일이 아니라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되어 온 현상이다. 그래서 이 책은 묻는다; “한국의 정신, 겨레얼은 무엇인가?”
변하는 그 속에서 변하지 않는 것
우리를 곤란하게 하는 것은 ‘한국정신’이나 ‘겨레얼’은 사실, 명쾌하게 정의되거나 고정화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그것은 공간 차원에서도 변화하고(한국인 개개인이 가진 각자의 정신의 고유성으로서의 다양성) 시간 차원에서도(시대 환경에 따라 변화하는 다양성) 변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한국정신’이나 ‘겨레얼’의 본질적 ‘특장’이기도 하다.
‘정신’이란 설명되는 데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서 살아가는 것 자체이며 그런 점에서 살아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책에서 ‘한국정신’을 다시 묻는 것은,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좀더 잘 알고, 그 속에 있는 역동성을 부각함으로써 스스로 즐겁고 행복하며, 세상에도 유익하고 유능한 민족/나라/사회/시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얼 혹은 신명
한국 정신의 원형으로서 가장 만이 거론되는 것이 풍류 정신이다. 풍류 정신은 한국인의 일상에서 많이 드러난다. 예로부터 집단적인 노래와 춤을 즐기며 무아지경에 빠져야 잘 놀았다고 의식했던 한민족은 2002년에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전 세계에 신명나는 축제란 어떤 것인지 제대로 알려 주었고, 그 확 달아오르는 기질로 한국 축구는 세계 4강에 오르는 기적을 이루기도 했다. 이와 동전의 앞뒷면을 이루는 것이 ‘신명(神明)’이다. 이러한 신명이 현대에 발현되는 현상도 여러 각도에서 설명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세계를 놀라게 한 (가수) 싸이 현상 같은 것이 우리가 전혀 예기치 않은 가운데 터졌듯이, 이러한 신명 현상 혹은 풍류 정신이 새롭게 다시 터져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신명의 기운이 정제된 문(文)의 문화와 만나 융합될 수 있다면 한국은 전 세계가 놀라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싸이 현상은 풍류 정신이 세계로 뻗어 나아가는 시작을 알린 것에 불과할지 모른다.
한국정신을 다시 묻다
그럼에도 한국정신을 ‘다시’ 묻는 것은 한국정신 혹은 겨레얼에 모종의 위기가 닥치고 있다는 선험적인 예감 때문이기도 하다. 그것은 이미 앞에서 얘기한 바와 같이 ‘한국정신’의 원형이 훼손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이것은 잘못된 접근/인식이다), 한국정신의 생존과 발전을 가능케 했던 창조적 역동성이 희박해지는 것은 아닌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우리 ‘민족사회’ 구성원의 많은 부분이 ‘초근목피’로 연명하던 가난한 ‘시대’에도 우리는 배우고 때로 익혀서 우리 민족성을 끊임없이 살아 숨 쉬게 하는 데 익숙한 민족이었다. 그러나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의 길에 들어서면서 오히려, 우리는 우리 민족(다민족으로서의)의 창조적 역동성을 잃어가고 있지 않은가 되살펴보아야 한다. 그래서 다시 한국을 묻는 것이다; “한국정신은 계속될 수 있을까?” 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