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왕필주 - 전면 개정판
왕필 (지은이),
임채우 (옮긴이)길(도서출판)2006-04-30
원제 : 周易 王弼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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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양장본
680쪽
책소개
주역에 대한 주석본 중 으뜸으로 평가받는 중국 위나라의 왕필의 주석을 번역했다. 왕필 철학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옮긴이가 원서는 물론 영역본과 주역 관련서적들을 참조한 번역으로, 유가와 도가를 아우르며 이른바 '의리역학'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왕필의 철학이 잘 드러난다.
1998년 첫 출간 이후 2000년 개정판에 이어 새로이 전면 개정을 시도하여 내용의 충실함을 기했다. 본문 뒤에 해제와 함께 주역의 주석들을 읽을 때 알고 있어야 할 역학 이론들을 정리한 부록을 첨가하여 왕필을 비롯한 다른 주석들을 읽는데도 도움을 준다.
목차
전면 개정판을 내면서
개정판 서문
추천의 말
일러두기
주역 왕필주 상경
1. 건乾 / 2. 곤坤 / 3. 둔屯 / 4. 몽蒙 / 5. 수需 / 6. 송訟 / 7. 사師 / 8. 비比 / 9. 소축小畜 / 10. 이履 / 11. 태泰 / 12. 비否 / 13. 동인同人 / 14. 대유大有 / 15. 겸謙 / 16. 예豫 / 17. 수隨 / 18. 고蠱 / 19. 임臨 / 20. 관觀 / 21. 서합서합 / 22. 비賁 / 23. 박剝 / 24. 복復 / 25. 무망无妄 / 26. 대축大畜 / 27. 이이 / 28. 대과大過 / 29. 감坎 / 30. 이離
주역 왕필주 하경
31. 함咸 / 32. 항恒 / 33. 돈돈 / 34. 대장大壯 / 35. 진晋 / 36. 명이明夷 / 37. 가인家人 / 38. 규규 / 39. 건蹇 / 40. 해解 / 41. 손損 / 42. 익益 / 43. 쾌쾌 / 44. 구구 / 45. 취萃 / 46. 승升 / 47. 곤困 / 48. 정井 / 49. 혁革 / 50. 정鼎 / 51. 진震 / 52. 간艮 / 53. 점漸 / 54. 귀매歸妹 / 55. 풍豊 / 56. 여旅 / 57. 손巽 / 58. 태兌 / 59. 환煥 / 60. 절節 / 61. 중부中孚 / 62. 소과小過 / 63. 기제旣濟 / 64. 미제未濟
부록 1 계사·설괘·서쇄·잡괘전 한강백주韓康伯注
계사전 상 / 계사전 하 / 설괘전 / 서괘전 / 잡괘전
부록 2 주역약례
「단전彖傳」의 의의를 밝힘(明彖) / 효가 변화에 통함을 밝힘(明爻通變) / 괘가 변해서 효에 통함을 밝힘(明卦過變通爻) / 상을 밝힘(明象) / 자리를 변별함(辯位) / 약례略例 하下 / 괘략卦略
해제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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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무릇 모든 변화는 불화에서 생겨난다. 그러므로 화합하지 못하는 상(象)을 취하여 혁괘(革卦)를 삼았다. 불은 위로 오르려 하고 물은 아래로 내려가려 하니 물과 불이 서로 싸운 뒤에 변화가 생겨나는 것이다.
백성이란 평상시에는 함께 할 만 하지만, 변혁을 도모하기는 어렵다. 이루어놓은 것을 같이 즐길 수는 있으되, ... 더보기
많은 것은 많은 것을 다스릴 수는 없다. 많은 것을 다스리는 것은 아주 적은 것이다. 움직이는 것으로는 움직이는 것을 다스릴 수 없다. 온갖 움직이는 것들을 제어하는 것은 바로 '일자(一者)'이다. 만물들이 모두 존재할 수 없는 까닭은 주된 원리가 반드시 하나이기 때문이며, 움직이는 것들이 다 움죽일 수 있는 까닭은 근원이 반드시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 본문 '단사의 의의를 밝힘(明彖)' 중에서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왕필 (王弼) (지은이)
중국 삼국시기 위나라 사람이며, 산양 가오평에서 태어났다. 字는 보사이며 상서랑을 지냈다. 위진 현학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유가와 도가를 회통하는 현학적 시각으로 18세에 '노자주'를, 20대 초반에 '주역주'를 지어 이름을 떨치다 23세의 나이에 요절했다. 저서로는 <노자주>, <주역주>및 <논어석의>가 남아있다.
최근작 : <譯註 老子道德經注>,<주역 왕필주>,<왕필의 노자주> … 총 17종 (모두보기)
임채우 (옮긴이)
충남 부여 출생이다. 연세대학교에서 「장자의 수양론』으로 석사 학위를, 「왕필의 역철학 연구: 일(一)과 다(多)의 문제를 중심으로」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북경대학교 철학과와 중국사회과학원에서 연구했으며, 현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교수다.
주로 노장철학을 위시한 고대철학 원전 연구를 하며, 동양철학의 주요 경전을 번역하고 동아시아의 사상과 문화를 소개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왕필(王弼)의 노자주』 『권해(權瑎)의 장자』 『주역 왕필주』 『주역천진(周易闡眞): 도교의 주역 풀이』 『완역 정신철학통편』 『주역과 술수역학』 『언어의 금기로 읽는 중국문화』 등이 있다. 접기
최근작 : <단군학총서 세트 - 전4권>,<한국의 단군 자료>,<한국의 단군 영정> … 총 14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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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분포
9.5
주역을 공부하는 이들에게 왕필의 주는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길이다
목향 2019-06-03 공감 (0) 댓글 (0)
인생이 힘들고 지칠때 읽는 책
주역...흔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주역책을 말하면 점쟁이들이 읽는 책, 혹은 점술서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주역 이 책 자체로 모든 동양철학의 정수와 핵심이 이 한권에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그런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은 너무 어렵다. 책 한권에 모든 동양의 사상과 철학, 정신 그리고 신의 영역과, 하늘과 우주의 이치를 담으려다 보니 지극히 압축적이고 함축적인 때론 무슨말인지 썼는 사람도 모를 그런 이야기가 담겨있다.
주역은 내로라 하는 유학자면 필수 코스였고, 그 주석이나 해설을 시도한 사람이 많다. 왕필도 그 중 한명이지만 왕필의 주석은 간결하면서 그 주석자체로 한 줄기의 철학을 이룰 만큼 또 위진남북조시대에는 그의 이 주석이 교과서처럼 통용되었다고 한다.
요즘 삶이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또 힘들고 지칠 때가 많다. 그래서 그 안식처 혹은 미래에 대한 대비로 가장 동양적이고 고전적인 주역을 읽어보기로 했다. 하지만 솔직히 그냥 주역은 나같은 일반 범인은 도저히 읽을 수 없고, 이런 왕필의 주석에다 다시 임채우선생님같이 현대어로 옮긴 이 주역책을 읽기로 했다.
하지만 그래도 어려운 건 사실이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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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아저씨 2009-07-12 공감(1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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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경전, [주역]은 ‘변증법‘이자 ‘유물론‘이다
'변화'의 경전, [주역]은 '변증법'이자 '유물론'이다
- [운명 앞에서 주역을 읽다], 이상수, <웅진지식하우스>, 2014.
"... [주역]을 만든 사람들의 점에 대한 생각... 이들은 인간의 길흉을 결정하는 것은 점괘가 아니라 인간의 생각과 행동, '덕'과 '지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바른 덕을 지니고, 바른 실천을 하고, '변화'에 바르게 대응하는 경우, 점을 쳐볼 필요도 없이 길하고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왕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자기 '운명'에 관심을 가진다는 전제 아래 [주역]을 만들었다...
...
나도 [주역]을 만든 사람들과 똑같은 주장을 하고 싶다. 정말 점을 치고 싶다면 주역점을 쳐라. 그것도 누구에게 의뢰하지 말고 스스로 쳐라. [주역] 번역서만 한 권 있으면 해결된다. 그것이 왕처럼 점을 치는 유일한 방법이다."
- [운명 앞에서 주역을 읽다], '19~20장', 이상수, <웅진지식하우스>, 2014.
[주역(周易)]은 '점(占)'을 치는 책이 아니다. 유학의 '4서 5경' 중 하나인 [역경(易經)]이다. 흔히 '점'으로 길흉을 본다 하여 '음양오행설'이나 도교적 시각으로 볼 수도 있으나 [주역] 또는 [역경]은 엄연한 유학의 '철학' 경전이며 상고시대부터 세상의 이치를 밝히고 설명하기 위한 집단지성 '과학서'다. 학문 분야로서 '과학'이 없었던 그 시대는 '과학'이 '철학'이요, '철학'이 즉 '과학'이었다.
[주역]은 '인류 문화의 시조'라는 중국의 복희씨가 '8괘'로써 만물의 이치를 정리했고 이 '8괘'들을 겹쳐 '8X8=64괘'로 확장했으며, 주나라 문왕이 은나라 주왕에 의해 핍박받고 격리되었을 때 '괘사', 즉 각 괘에 관한 해설을 지었다고 한다. 주문왕의 아들이자 주무왕을 도운 주공 단이 각 괘를 이루는 '효사'를 지었다고 하여 이를 [역경]이라 이르고 이후 공자가 이에 대한 10개의 '역전(易傳)'이라는 '10익'을 써서 이 모두를 [주역]이라 부른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미래에 대한 길흉 예측의 '과학'이 그만큼 오래되었다는 의미일 터, 고대시대 국가의 앞날과 전쟁의 승패들을 점쳤던 기록들이 무수하게 축적된 데이터들이 발굴되면서 당시 수천년 '예측 과학'의 빅데이터 집적물 중 하나가 [주역]이었을 수도 있다고 한다. 거북이 등딱지를 태우는 '복점(卜占)'과 '시초(蓍草)'라는 풀의 줄기를 나누어 치는 '시초점' 두 가지 중 '복점'은 등딱지를 남겼고 '시초점'은 [주역]의 거대한 기록을 남겼다.
이후 3세기 중국의 위진남북조 시대 왕필(王弼)이 유가와 도가를 종합하고 지양하여 종합적 [주역주(註)]를 23세에 지었다 하는데 현재 널리 알려진 [주역]의 형태라고 한다.
"[주역]을 만든 사람들은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인간이 인생에서 만나는 모든 상황은 인간이 대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일과 닮았다고 보았다...
...
그래서 [주역]은 자연물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주역]에는 하늘, 땅, 우레, 바람, 물, 불, 산, 연못 등 여덟 가지 자연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왜 하필 여덟 가지만 나오는 것일까?
고대 인도의 브라만교나 불교에서는 우주 만물이 '지수화풍', 곧 땅, 물, 불, 바람 등의 '네 가지 큰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또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엠페도클레스는 만물이 물, 공기, 불, 흙의 '네 원소'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했다.
이것은 고대인들의 공통된 사고방식이다. [주역]을 만든 사람들도 공기(하늘), 흙(땅), 물, 불의 '네 가지'가 만물을 구성한다고 생각한 점에서 다르지 않다. [주역] 지은이들은 이 '네 가지 원소'에도 각각 그늘과 볕의 성질을 부여했다."
- 같은책, '3장', 이상수.
고대인들이 보기에 세계를 이루는 '4원소'는 '공기(하늘)', '흙(땅)', '물', '불'이었는데, 동양에서는 [주역]의 '4괘'인 '건(하늘)', '곤(땅)', '감(물)', '리(불)'가 그것이다. 이것이 '태(연못)', '진(우레)', '손(바람)', '간(산)' 등으로 분화된 것이 '8괘'다. '괘(卦)'는 '음양(陰陽)'을 나타내는 막대기인 '효(爻)가 3개 겹친 형태다. 가장 작은 단위인 '효'는 '볕(양)'은 홀수이며 '-'로, '그늘(음)'은 짝수이며 '--'로 표현한다. 이 '효'가 아래로부터 1,2,3효로 세 개 겹친 각 형태에 따라 '건(乾)-태(兌)-리(離)-진(震)-손(巽)-감(坎)-간(艮)-곤(坤)'의 '8괘'로 교차하고, 각 '괘'가 교차한 조합들이 '8X8=64괘'가 된다.
[주역]의 번역서들은 '양효'인 '-'가 여섯 개 겹친, 즉 '건괘' 두 개로 이루어진 '중천건괘'로부터 '음효'인 '--'가 여섯 개, 즉 '곤괘' 두 개로 구성된 '중지곤괘'로 이어지며 예순네 가지 변형를 거치는데, 생성하고 모이고, 변하다가 막히기도 하며, 나아가다 물러나는 각 '괘'들을 통해 세상사의 큰 궤적을 그리고 있다. 마치 헤겔의 '이성'이 '부정'의 과정을 거쳐 '절대이성'에 이르는 [정신현상학]의 '변증법'적 여정과 닮았으되 [주역]은 완성되지 않는다. 63괘인 '기제괘'는 '불(리)' 위에 '물(감)'이 있는 '수화기제'로 아래로 내려오는 물이 위로 올라가는 불을 끄는 완벽한 형태로 모든 일의 완성이다. 그러나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마지막 64괘는 '미제괘'다. '물(감)' 위에 '불(리)'을 얹은 '화수미제'는 마지막까지 왔으나 다 건너지 못한 상태로 불완전하게 마무리되고 있다.
동양적 사고방식으로 끝없는 순환을 암시한다.
'변화(變化)'의 경전, [주역]은 만물의 운동과 대립물의 투쟁, 상호침투와 양질전화 모두를 아우르며 세계를 묘사하고 해석하는 '변증법(辨證法)'의 경전이기도 하다.
'볕(양)'과 '그늘(음)'을 나타내는 '-'과 '--'도 그 자체 '불변효'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젊은 볕'은 숫자 '7'로 시간의 양이 쌓이면 숫자 '9'인 '늙은 볕'이 되고 또 시간의 양이 더 쌓이면 이 '양'은 '음'으로 전환된다. 짝수인 '8'로 나타나는 '젊은 그늘'로의 질적전환 후 또다시 '늙은 그늘'인 숫자 '6'이 된다. '볕(-)'이라고 다 같은 '불변효'가 아니라, '그늘(--)'로 양질전화하는 '변효'도 공존하며 그 역도 마찬가지다.
"[주역]은 '변화'의 경전이다. '변화'를 어떻게 예측할 것인가.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예측은 반드시 조짐을 실마리로 삼는다. 오늘날 현대 과학의 어떤 예측도 결국은 조짐의 분석을 통해 가능한 것이다. 일기예보나 지진예측도 대기의 흐름이나 특정 자연현상을 조짐으로 삼아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다... 조짐을 보는 눈은 혜안이다. 조짐을 보고 판단해낼 수 있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이다. 조짐을 보려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눈을 감고 캄캄한 미래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과 같다."
- 같은책, '15장', 이상수.
서자 홍길동은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아버지 홍판서로부터 감금된 후 흉계에 의해 자객이 찾아오는 위급한 때 책상을 물리고는 '주역점'을 친다. 물론 자객을 죽인 것은 그의 도술이었으되, 홍길동은 격리된 어려움 속에서 [주역]을 연구했고 그 점괘의 결과가 무엇이었는지는 모르나 '의적' 또는 '반란의 무리'의 우두머리로서 인생의 '질적전환'을 도모한다.
주 문왕(周 文王) 서백 창(西伯 昌)은 격리된 곤란함 속에서 '64괘'를 연구하여 '괘사'를 지었고, 다산 정약용도 긴 유배시절 독창적으로 [주역] 연구서를 썼다.
그러나 '도적질' 같은 소인배의 길을 [주역]을 통해 예측할 수는 없다. '주역점'은 반드시 '군자'의 '도'와 '인의'의 '덕'을 중심으로 쳐봐야 하며 남에게 의탁하지 않고 스스로, 주체적으로 '왕'처럼 쳐야 한다. 꼭 '왕'이 되라는 게 아니라 그만큼 '주체성'이 [주역]의 중심이라는 의미다.
'주역점'은 "떳떳함이 있는 크나큰 시초를 빌립니다(가이태서유상:假爾泰筮有常)"하고 두 번 외친 후 점칠 내용을 명확한 명제로 읊고는 '시초(筮:서)'라는 풀줄기로 친다고 하는데,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시초든 성냥개비든 이쑤시개든 신성한 가지 55개(1에서 10까지 더한 수) 준비한다.
2. 6개(음양 분화전 태초의 태극)를 빼고 49개를 두손에 임의로 나눠 쥔다.
3. 각 손에 든 갯수에서 '4'의 배수로 남기는데 예를 들어 한 손에 쥔 수가 22개면 2개를 덜고 20개를 남긴다.
4. 양 손의 수를 합친 후, 다시 이 방식을 총 세 번 반복한다.
5. 최종 남은 수를 '4'로 나눈다. 아마도 숫자 '4'는 '건곤감리'의 '4원소'일 것이다.
6. '6', '7', '8', '9' 중 한 숫자만큼 남는데, '7'은 '젊은 볕', '9'는 '늙은 볕', '8'은 '젊은 그늘', '6'은 '늙은 그늘'에 각각 해당된다.
7. 위와 같은 방식으로 하나의 '효'를 얻는데, '젊은 효'는 '불변효'로 변하지 않는 '효'이며 '늙은 효'는 '변효'로서 '양'에서 '음'으로, '음'에서 '양'으로 전환될 운명이다.
8. 위의 방식을 여섯 번 반복하면 64괘 중 하나의 괘가 나오는데 이를 [주역] 번역서에서 찾아보고 앞날을 예측한다.
9. '변효'로 인해 64괘 중 얻은 결과가 다른 괘로 전환되는 내용도 종합적으로 볼 수 있다.
[주역]은 '길흉'을 치는 점이 아니다.
긍정의 괘가 나오더라도 그 안에 배태된 부정의 기미를 예측해야 하며 부정의 영향은 최대한 제거하도록 주의해야 한다.
한없이 씩씩하고 당당한 '중천건괘'로 시작했지만 온갖 부침을 겪으며 결국 '화수미제'의 미완성으로 마무리되는 [주역]에는 완전한 '긍정'도 완전한 '부정'도 없다.
모든 만물은 운동하고 대립하며 서로 부정의 부정을 거듭하며 앞으로 나아가면서도 물러서기도 하는 '변증법' 자체다.
한편으로 '운명'은 스스로 개척할 수 있으되, 자연만물의 이치로서 '숙명'에는 순응할 줄 아는 '유물론'이기도 하다.
조선을 건국한 고려말 '혁명가' 정도전의 '급진적 성리학'에서 보이는 '유물론'의 단초가 바로 [주역]이었으며, 그의 '혁명동지' 권근 또한 조선 건국 후 [주역] 연구서를 집필했다.
[주역]은 당시 '혁명가'들의 '자연변증법'이었다.
"[주역]을 지은 이들은 인간의 길흉을 결정하는 것은 점괘가 아니라 인간의 생각과 행동, '덕'과 '지혜'라고 생각했다. 바른 덕을 지니고, 바른 실천을 하고, 변화에 바르게 대응하는 경우에는 점을 쳐볼 필요도 없이 길하고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왕과 같은 수준의 '책임의식'과 '주체성'을 가지고 점을 쳐야 한다고 했다. 주역점만이 아니다. 운명을 대하는 태도가 왕과 같지 않다면 우리가 어떻게 운명을 이겨낼 수가 있겠는가."
- 같은책, '20장', 이상수.
[주역]은 '변화'의 경전이며, '유물론'에 기초한 '변증법'의 경전이다.
우리가 '덕(德)'과 '지혜(智慧)', '책임의식(責任意識)'과 '주체성(主體性)'을 가지고 [주역]을 읽는다면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해갈 수 있다.
[주역]을 읽는 우리 모두가 '왕'이고 '홍길동'이다.
***
1. [운명 앞에서 주역을 읽다], 이상수, <웅진지식하우스>, 2014.
: 21세기초 [오랑캐로 사는 즐거움]을 쓴 전 한겨레신문 기자 이상수는 뛰어난 [주역] 전공자다.
2. [주역 - 왕필 주](3세기), 왕필, 임채우 옮김, <길>, 1998~2013.
: 64괘에 관한 왕필의 주석
3. [주역 - 64괘 384효의 본질], 신창호, <역사인>, 2019.
: 명나라 학자 호광의 [주역전의대전]이 저본
4. [인생의 공식 64], 장경, <청림출판>, 2019.
: 전공자는 아니지만 작가의 [주역] 해설 내공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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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trice1007 2020-09-30 공감(1) 댓글(0)
북타래: «주역» 관련 책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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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랑취두부 2013-03-05
주역 왕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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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phMe.com 2012-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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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 이런 책을 읽어라
주역이라는 서물이 워낙 동양 지혜의 정수 쯤으로 자리매김하다 보니,
고래로 유가, 도가, 심지어 불가에서까지 한다 하는 천재들은 한 번쯤 건드려 봤던 것이 주역의 해석사가 되겠다.
이런 전통은 요즘에도 이어져서 소위 재야의 동양학자, 점술가 등등까지 달라붙어서, 이름이 조금 알려졌다 싶으면 관련서를 한 권씩 내다 보니
가짓수는 번잡하게 많되 정작 독자들이 읽을만한,
꼭 읽어야 할 서적들이 파묻히는 경향이 있다.
그야말로 나쁜 책이 좋은 책을 쫓아내는 격.
여기 알라딘에도 보니 추천서랍시고 제일 위에 올려놓은 책들 꼬락서니가 ...
자, 이번에는 주역 필독서 한 번 챙겨보자.
먼저 ... 개론서라고나 할까? 두어 권 훑어주는 것도 좋겠다.
주역에 나오는 익숙치 않은 개념들을 잡는데 약간의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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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학원리강화]는 1950년대에 나왔으니, 거의 '고전'의 반열에 드는 책으로, 주역의 기초, 하도낙서의 원리 등에 대해 문답식으로 재미있게 풀이하였다.
[우주변화의 원리]를 위한 서론 격이라고 할까 ...
이에 비해 [역의 원리]는 요즘 시각으로 잘 풀이한 개론서.
이런 개론서 류에서 잘못 빠지면 하도 낙서, 선천 후천, 음양오행, 사주명리, 정역 등등으로 나가게 되니 ... 주의(?)를 요망한다. ^^
주백곤이나 남회근 선생의 저작들 같은 좀더 학술적인 주역 사상 입문서로 중심을 잡아주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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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론서를 맛보았으면, 본격적인 탐구로 들어가자.
주역에 있어서, 교과서와도 같은 책이 두 권 있다. 표준이지.
먼저, [주역왕한주(周易王韓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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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나라 때의 요절한 천재소년 왕필(王弼)의 작품이다.
천재다운 시건방짐으로 ... 주역의 역경 부분에 대한 해설이라 볼 수 있는 역전에는 따로 주석을 달지 않으셨다. 역전 지은 놈들이랑은 같은 급이라, 이거지.
해서, 역전 부분에는 한강백(韓康伯)이라는 분께서 주석을 달아서,
합하여 이름하니 [주역왕한주].
이 판본은 당나라 때 [십삼경주소(十三經注疏)]라는 유교경전 정리작업에
공영달 아저씨의 주소가 덧붙여져서 [주역정의(周易正義)]라는 이름으로 들어가서
탄탄대로를 걷게 된다.
요즘은 다행히도 전문 연구가에 의한 번역본이 있다.
1998년도에 처음 나왔는데, 두 번인가의 개정을 거쳤다.
번역본은 보지 않아서 번역에 대한 왈가왈부는 생략.
천 년 가까이 표준적인 판본으로 자리매김한 [주역왕한주]의 아성에 도전한 책이
바로 주자의 [주역본의]. 번역자는 [주자어류] 등에 나온 관련 내용까지 꼼꼼히 훑어서 실어주었다. 참고로, 주자의 주역 입문서인 [역학계몽]도 두 종이 번역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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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역시, 정이천의 [역전], 흔히 [이천역전(伊川易傳)]과 함께 편집되어 [주역전의대전(周易傳義大全)]이라는 이름으로 역시나 조선시대에 들어와 권위 있는 교과서 역할을 도맡은 [사서오경대전(四書五經大全)]에 포함되었던 판본. 따라서 조선시대의 선비들이 가장 많이 본 판본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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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추억의 퍼런 표지로 나왔던 현토완역 주역전의는 좀더 산뜻하고 진중한 옷을 입고 나왔고, 가장 최근에 나온 경학연구원판까지 해서 삼파전이 형성되고 있다.
조선 경학사의 최고봉, 다산 선생의 [주역사전]도 번역되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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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의 갑골문, 20세기의 마왕퇴한묘백서, 곽점초간 등의 고고학적 성과로, 경학에 있어서도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이런 최근의 연구성과들은 기존 통행본들의 애매모호한 부분들을 전혀 다른 새로운 시각에서 밝혀주고 있다. 오해에 오해를 거듭하며 구구절절, 중언부언했던 것이 역학사의 한 단면일진데, 잡설을 쏙 빼고 담백하게 읽어보자. [고형의 주역] 및 그 한국어판 번역자인 김상섭 선생의 저서들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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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개성적인 시각으로 주역을 풀이한 책들.
독특한 시각을 보여주는 책 한 권.
참고로, [최고의 고전 번역] 주역 부분 비평자 곽신환 교수의 코멘트 :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주역 번역서는 적지 않다. 1990년대 이후 출간된 것만 대충 추려봐도 서정기 역, 김석진 역, 박병대 역, 김상섭 역, 양학형 역, 김인환 역, 임채우 역, 이기동 역, 백은기 역, 서대원 역, 성백효 역, 김흥호 역 등이 있다. 이들은 주역을 번역했지만 제목이 반드시 ‘주역’이라 돼있진 않다. 관심을 끌려고 부제가 주제를 덮어버린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들 번역서 중엔 번역서라 보기 어려운 것들도 있다. 주역이라는 경전이 갖는 특징때문이다. 우선 판본의 문제가 있고, 해석의 갈래 문제가 있다. 현재 통용되는 주역은 經 부분과 이른바 10翼이라 불리는 傳 부분이 붙어있다. 경 부분은 64개의 괘와 이 괘에 붙어있는 판단의 말로 구성돼있다. 10익은 그동안 공자의 저작, 또는 적어도 공자 문하생들이 스승의 철학을 바탕으로 저작한 것을 통설로 여긴다. 翼, 곧 날개라는 이름이 상징하듯 주역은 이 열개의 날개를 얻음으로 인해 그 공간적 확대와 시간의 시련을 견디어내는 보편성과 탄력성을 획득한 것도 사실이다. 한대 이래로 10익으로 經을 해석하는 것과 10익을 나눠 해당 경문아래 붙여둬 이 부분에 대한 해석의 표준으로 삼아온 전통이 있다. 그러나 이런 흐름에 대한 반발도 결코 약하지 않다. 우선 ‘周易本義’라는 저술을 통해 기존의 주역 이해에 강력하게 도전한 주희도 경과 전을 분리해 주역 해석에 傳에 의한 선입견을 배제하려했다. 조선조 유학자들의 주역 이해에는 주희의 관점이 상당히 반영돼있다.
위의 번역들은 경만을 번역한 것, 경과 전 모두 번역한 것, 그리고 특정인의 주석을 번역한 것으로 나눌 수 있다. 또 ‘주역전의대전’처럼 주석을 합쳐 놓은 것에 대한 번역도 있다. 그런데 경 또는 경과 전을 함께 번역한 경우엔 대부분 역자의 해석이 장황하게 붙어있다. 특정 역학자의 주석을 곁들여 번역한 경우는 번역 자체에만 충실하려 했다.
또 번역자들과 관련된 문제가 있다. 주역 번역은 대학전공자보다는 江湖에 숨은 고수가 이름을 드러낸 경우가 많다. 長短이 있을 수 있지만, 분명한 건 강호의 제현들에게서 발견되는 문제는 공자가 말한 ‘생각하되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思而不學則殆)’는 폐단, 즉 주관적 사유와 개인적 체험에 지나치게 의존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객관성의 결여나 비뚤어진 통찰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주역번역엔 여러 고전연구가들과 한학자들도 상당수 합류하고 있다. 여기에다 역술가들까지 합치면 어지러울 정도다. 이율곡은 “무릇 역은 만사의 근본으로 善惡과 邪正이 모두 여기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역을 배우다가 잘못돼 그 큰 뜻을 잃고 사특한 이론에로 들어간 경우도 있다”라고 해 주역 공부의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따라서 주역번역에 있어서 얼마나 원전에 충실하며 쉽게 읽히느냐의 문제만을 다루긴 어렵다. 전혀 방향이 다른 주해서가 많다는 것과 해석의 갈래가 심하다는 것, 여전히 의미가 모호한 글자와 구절들이 많다는 것 등이 그 이유다. 예컨대 건괘의 괘사이며 주역에서 처음으로 등장하는 구절인 元·亨·利·貞을 원, 형, 이, 정으로 할 것이냐 아니면 원형, 이정으로 할 것이냐에 대해서도 권위적인 학자들이 여전히 대립하고 있는데 어느 하나만 고집하긴 어려운 현실이다. 왜냐하면 양갈래 길이 너무나 길고 찬란하게 전개되고 있기에 한쪽만 취하고 나머지를 버리는 것이 모험에 가까우며, 또 이후 이뤄진 길이 아깝기 때문이다. 역자들 대부분이 여기서 애매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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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자나 2012-09-14 공감 (82)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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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과대학 중점 토론 도서 99 (시안)
0. 총론 : 공부, 지성, 교양
1. 글읽기와 삶읽기, 조한혜정, 또하나의문화, 1995
2. 우리 학문의 길, 조동일, 지식산업사, 1994
3. 뇌를 단련하다, 立花隆, 청어람미디어, 2004
4.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정민, 김영사, 2006
5.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고미숙, 그린비, 2007
사랑과 연애의 달인, 호모 에로스, 고미숙, 그린비, 2008
1. 학문, 과학, 의학 - 과학철학, 의사학, 예방의학
6. 객관성의 칼날, 찰스 길리스피, 새물결, 2005 (절판)
7. 과학이란 무엇인가, 앨런 차머스, 서광사, 2003
8. 과학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장대익, 김영사, 2008
* 과학혁명의 구조, 토마스 쿤 - 기존 번역서 2종 모두 문제가 많음.
* 자연과학철학, 칼 구스타프 헴펠, 박영사, 1987 - 품절
9. 추측과 논박, 칼 포퍼, 민음사, 2001
10. 방법에의 도전, 폴 파이어아벤트, 한겨레, 1991 (절판)
11. 현대과학의 풍경, 이완 모러스, 궁리, 2008
12. 부분과 전체,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지식산업사, 2005
13. 생명이란 무엇인가, 에르빈 슈뢰딩거 궁리, 2007
14. 중국의 과학과 문명-사상적 배경, 조셉 니덤, 까치, 1998 (품절)
15. 중국 전통문화와 과학, 김영식 편역, 창작과비평사, 1986 (품절)
16. 음양오행설의 연구, 김홍경 편역, 신지서원, 1993 (절판)
17. 중국의 우주론과 청대의 과학혁명, 존 헨더슨, 소명출판, 2004
18. 몸으로 본 중국사상, 加納喜光, 소나무, 1999
19. 氣 흐르는 신체, 이시다 히데미, 열린책들, 1998 (품절)
20. 몸, 국가, 우주, 하나를 꿈꾸다, 김희정, 궁리, 2008
2. 동아시아 문화 - 교양한자, 동양철학, 맹자강독
21. 설문해자주 부수자 역해, 염정삼 옮김, 서울대학교출판부, 2007
22. 천자문 : 욕망하는 천자문, 김근, 삼인, 2003
세상을 삼킨 천자문, 신정근 옮김, 2009
23. 문자강화, 白川靜, 바다출판사, 2008
한자의 세계, 白川靜, 솔, 2008
한자 백 가지 이야기, 白川靜, 황소자리, 2005
24. 중국고대사회, 허진웅, 동문선, 1991 / 지식산업사, 1993
25. 중국철학사, 풍우란, 까치, 1999
* 동양철학의 유혹, 신정근, 이학사, 2002 - 좀더 쉬운 입문서
26. 도의 논쟁자들, 앤거스 그레이엄, 새물결, 2003
* 중국고대사상의 세계, 벤자민 슈월츠, 살림, 2004 - 난형난제 !
27. 주역 : 주역왕필주, 임채우 옮김, 길, 2006
고형의 주역, 김상섭 옮김, 예문서원, 1995 (절판)
* 내 눈으로 읽은 주역, 김상섭, 지호, 2006 - 위 도서에 대한 대체.
실증주역, 황태연, 청계, 2008
28. 논어 : 朱註今釋 논어, 김도련 옮김, 현음사, 1997
논어, 宮崎市定, 이산, 2001
논어금독, 이택후, 북로드, 2006
논어한글역주, 김용옥 옮김, 통나무, 2009
공자씨의 유쾌한 논어, 신정근 옮김, 사계절, 2009
29. 맹자 : 맹자역주, 양백준, 중문출판사, 2005
맹자강설, 이기동, 성균관대학교출판부, 2005
30. 대학, 박완식 옮김, 여강출판사, 2005
31. 중용, 박완식 옮김, 여강출판사, 2005
도올선생중용강의, 김용옥, 통나무, 1995
32. 노자 : 도덕경, 오강남 옮김, 현암사, 1995
노자도덕경하상공장구, 이석명 옮김, 소명출판, 2005
왕필의 노자주, 임채우 옮김, 한길사, 2005
33. 장자 : 안동림 옮김, 현암사, 1998
오강남 옮김, 현암사, 1999
34. 문자, 이석명 옮김, 홍익출판사, 2005
35. 관자, 관중, 소나무, 2006
36. 여씨춘추, 김근 옮김, 민음사, 1993~1995 (품절)
37. 한비자, 현암사, 2003 / 한길사, 2002
38. 회남자, 유안, 명문당, 2001
* 춘추번로 : 춘추-역사해석학, 동중서, 태학사, 2006
39. 사기, 사마천, 민음사, 2007
사마천 사기, 중국 고대사회의 형성, 이성규 옮김, 서울대학교출판부, 2007
40. 동주 열국지, 김구용, 솔, 2001
41. 루쉰 소설 전집, 노신, 을유문화사, 2008
42. 삼국유사, 일연, 까치, 1999 / 솔, 2002 / 을유문화사, 2002
43. 성학집요, 이이, 청어람미디어, 2007
44. 열하일기, 박지원, 돌베개, 2009 / 보리, 2004
45. 일본정치사상사연구, 丸山眞男, 통나무, 1998
46. 국화와 칼, 루스 베네딕트, 문예출판사, 2008
* 축소지향의 일본인, 이어령, 문학사상사, 2008
* 겐지 이야기, 무라사키 시키부, 한길사, 2007
47. 금강경역해, 각묵, 불광출판사, 2001
48. 불교철학의 역사, 칼루파하나, 운주사, 2008
49. 바가바드 기타, 함석헌 옮김, 한길사, 2003
50. 우파니샤드, 이재숙 옮김, 한길사, 1996
3. 유럽 문화
51. 변신이야기, 오비디우스, 숲, 2005
52. 일리아스, 호메로스, 숲, 2007
53. 오뒷세이아, 호메로스, 숲, 2006
54. 소포클레스 비극 전집, 소포클레스, 숲, 2008
55. 개념-뿌리들, 이정우, 산해, 2008
56. 국가, 플라톤, 서광사, 2005
57. 티마이오스, 플라톤, 서광사, 2000
*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의 단편 선집, 아카넷, 2005
58. 방법서설, 르네 데카르트, 문예출판사, 1997 / 훈복문화사, 2005
59. 순수이성비판, 임마누엘 칸트, 아카넷, 2006
60. 정신현상학, G. W. 헤겔, 한길사, 2005
61. 비극의 탄생, 프리드리히 니체, 아카넷, 2007
62. 도덕의 계보, 프리드리히 니체, 책세상, 2002
*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문예출판사, 2001 / 책세상, 2000
63. 꿈의 해석, 지크문트 프로이트, 열린책들, 2004
64. 심리학과 종교, 칼 구스타프 융, 창, 2001
65. 존재와 시간, 마르틴 하이데거, 까치, 1998 / 강의, 소광희, 문예출판사, 2003
66. 과학과 근대세계, A. N. 화이트헤드, 서광사, 2008
* 이성의 기능, A. N. 화이트헤드, 통나무, 1998
* 과정과 실재, A. N. 화이트헤드, 민음사, 2003 - 난해.
67. 철학적 탐구,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 책세상, 2006
68. 노마디즘, 이진경, 휴머니스트, 2002
69. 비극, 윌리엄 셰익스피어
* 데카메론, 조반니 보카치오, 범우사, 2000
70. 파우스트, J. W. v. 괴테, 범우사, 1999 / 민음사, 1999
71. 마의 산, 토마스 만, 을유문화사, 2008
72.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열린책들, 2007 / 민음사, 2007
73. 암병동,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홍신문화사, 1993
74. 페스트, 알베르 카뮈, 책세상, 1998
75. 암흑의 핵심, 조셉 콘라드, 민음사, 1998 / 어둠의 심연, 을유문화사, 2008
4. 사회, 문명, 공동체 - 예방의학
76. 자유론, 존 스튜어트 밀, 문예출판사, 2009 / 서광사, 2008 / 책세상, 2005
77. 공산당 선언, 마르크스 엥겔스, 박종철출판사, 1998 / 책세상, 2002
* 자본, 칼 마르크스, 길, 2008 / 비봉출판사, 2005 - 난해.
78. 거대한 전환, 칼 폴라니, 길, 2009
79. 정의론, 존 롤스, 이학사, 2005
80. 성과 속, 미르치아 엘리아데, 한길사, 1998
81. 슬픈 열대,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한길사, 1998
82. 카이에 소바주 시리즈, 中澤新一, 동아시아, 2003~2005
83.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문화, 야콥 부르크하르트, 한길사, 2003
84. 오리엔탈리즘, 에드워드 사이드, 교보문고, 2000
85. 오래된 미래,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중앙북스, 2007
86. 실천론 모순론, 모택동, 프레시안북, 2009
* 혁명의 시대 외, 에릭 홉스봄, 한길사, 1998
* 중국의 붉은 별, 에드가 스노우, 두레, 1995
* 아리랑, 님 웨일즈, 동녘, 2005
87. 20세기 우리 역사, 강만길, 창작과비평사, 1999
88. 대한민국사, 한홍구, 한겨레출판, 2003
89. 고통과 기억의 연대는 가능한가, 서경식, 철수와영희, 2009
90. 서준식 옥중서한, 서준식, 노사과연, 2008
91. 한의학, 식민지를 앓다, 연세대 의학사연구소, 아카넷, 2008
92. 한의학의 비판과 해설, 조헌영, 소나무, 1997 (품절)
93. 임상의학의 탄생, 미셸 푸코, 이매진, 2006
* 감시와 처벌, 미셸 푸코, 나남출판, 2003
* 정상적인 것과 병리적인 것, 조르쥬 깡길렘, 인간사랑, 1996 / 한길사, 1996 (품절)
94. 의철학의 개념과 이해, 헨릭 월프 외, 아르케, 2007
95. 의사들의 생각 그 역사적 흐름, 레스터 킹, 고려의학, 1994
96. 치유의 예술을 찾아서, 버나드 라운, 몸과마음, 2003
97. 닥터 노먼 베쑨, 테드 알란, 실천문학사, 2001
98. 춤추는 죽음, 진중권, 세종서적, 2005
99.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청아출판사, 2005
5. 그리고...
100. 마지막 백 권, 당신이 채워줄 그 책을 기다립니다.
함께 나열된 책들은 동일 저작의 다른 번역본이거나 동급 수준의 저작.
* 표시가 된 책들은 최종 선정에서 빠진 심화 독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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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자나 2009-09-26 공감 (64)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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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오디세이] 주역의 맛 2
꽤 오래전인데, C. G. 융과 친분이 있기도 한 리하르트 빌헬름의 <주역강의>(소나무)라는 책을 보고 놀란 적이 있었다. 책 내용이 좋다, 아니다를 떠나서, 그런 서양의 유명한 학자들의 주역에 대한 관심이 내 막연한 생각보단 더 깊을 수 있을 거 같은 예감을 받았기 때문이다. 단순한 호기심 정도론 하나의 책으로 엮어서 낼 순 없었을 것이다(주역에 조예가 깊은 서양인으로 구소련 슈츠스키도 있다. <주역연구>란 책이 예전에 국내에 나왔지만, 지금은 구하기 어렵다>.
그러나 서양에서 주역의 영향력은 여전히 일부 학자들의 테두리를 벗어나진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서양과 동양의 사고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전체적인 역전의 기운이 뻗치지 않는 한, 그 판을 바꾸긴 힘들 것이다.
서양으로 갈 것도 없이, 동양에서도 주역을 우선 "점 보는 것"이라는 등식으로 받아들이는 단순하고 관습화된 생각도 큰 문제다. 즉, '주역은 미신이라는 (그) 미신'을 벗기는 일이 중요하다. 그래서 그런가? 역에 대한 현대적인 해석과 접근들이 간혹 눈에 띈다.
언제부터인가, 나도 점점 주역의 힘을 과소평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나 역시도 어려서부터 동양학과 거리를 두려는 현대교육의 영향권에서 자랐기에, 이런 미신취급을 다시 학문적인 눈으로 진지하게 보는 태도를 갖기가 쉽진 않았다. 그리고 나서 가끔 주역 책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지만, 아직 '이것이로군!' 정도의 맛은 보지 못했다. 그러니 주역의 맛을 보기 위해 여러 책을 뒤적이는 여행은 계속 될 것 같다.
우선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역학의 감을 잡기에 좋은 책으로 두 권을 골라본다. 이 두 책은 역(학)을 공부하는 많은 사람들이 꼽기도 하거니와, 내가 본 바로도 큰 문제는 없을 듯 싶다. 먼저, 백운 한규성의 <역학원리강화>다. 이 책은 아주 오래 전 책인데(1957년), 구어체, 즉 서로 주고 받는 문답식으로 이루어져 딱딱한 감이 덜하며, 역의 핵을 중심에서 통과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책을 바탕으로 좀 더 간결하고 쉽게(한자를 되도록 자제하고 한글식으로) 자제분이 새롭게 다듬어 낸 책도 있다. <주역에 대한 46가지 질문과 대답>(동녘)인데, 초보자라면 먼저 이 책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한동석의 <우주 변화의 원리>는 워낙 유명한 책이라 여기서 더 보탤 말은 없다.
최근에 나온 책인데, 아직 보진 못했다. 하지만 차례나 구성을 보니까,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미있게 볼 수 있게 꾸며졌다. 기회가 된다면 구해서 보고 싶은 책이다.
그 외 전에 쓴 [주역의 맛]에 넣지 못한 책들을 위주로 적어본다.
여기서 소개할 몇 권의 주역 책은 쉽지 않지만 깊이가 있는 책으로 알려져 있다. 품절이라 구하기 어려운 책도 있을 것이다.
<- <주역선해>는 좀 독특한 책이다. 명나라 고승에 의해 유교의 대표적인 경전 주역이 불교적 관점에서 해석된 책이기 때문이다.
여기 이 책들은 어느 정도 기본을 익힌 다음에 접할 단계의 책들이라 여기면 될 것 같다.
<왕부지의 주역철학>
- 이 책의 부제를 보자, '역리와 내단학에 의한 서명응의 참동계 주해' 주역, 정화히 말하면 역리, 역학(주역은 엄밀히 말하면 주나라에 재정비된 역학 중 하나이므로..)과 단학의 만남이라는 이 기획은 동아시아에서만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이런 놀라운 책이 이렇게 아무 손길도 닿지 않는 곳에 얌전히 있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나 역시 지금에서야 발견한 책이긴 하지만.. 어서 구해서 전부는 아니더라도 군데군데 조금씩이라도 맛을 볼 생각이다.
방금 위에서 소개한 책들 외에도 다양한 역학 책들이 보인다.
주역이 점과 무관하지 않지만, 후기로 갈수록 그러한 원시적인 상황을 벗어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하지만 점(치기)에 대해서 저급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태도도 뭔가 심상치 않다. 동양학에 결부된 (되도록) 망아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천지와의 소통이라는 행동은, 굳이 융의 동시성을 끌어오지 않더라도 손쉽게 물리치기 어려운 중핵을 이룬다. 다만 속된 점과 미신과 구별이 중요해진다.
점과 직간접으로 연관된 책을 보자면, 소강절이나 우리가 익히 아는 시인 소동파의 이름도 만나게 된다. 주역 공부는 갈수록 태산이고, 취미 차원에서 접근해서는 뭔가 얻기가 힘들 것 같다.
끝으로 주역을 실증적이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접근한 책, 건강, 한의학은 물론 첨단과학, DNA와 함께 엮은 책들도 보인다.
<역으로 본 현대과학>은 역을 현대과학에 맞추어 접근한 책인데, 전문적인 내용은 아니라서 가볍게 읽을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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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an 2010-09-06 공감 (55)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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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의 '강의'-지혜로운 고.전.독.법.을 소개하다
오래 전 언젠가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 친구는 서구의 사고가 동양을 지배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했다. 어디 동양 뿐 이던가. 전 세계를 지배했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그의 요지는 서구 사상의 강력한 위대성을 말하려는 것이었다. 그는 한창 서구의 철학에 깊이 침잠해 있었고, 한마디로 노닐고 있는 중이었다. 물론 그 친구의 말에는 일리가 있다. 타자를 지배할 수 있는 철학적 사고와 그 논리, 한마디로 서구의 ‘이성’이야 말로 얼마나 위대한 것이던가. 과학을 일으키고 각종 분야의 학문을 일으켜 전 세계의 사고와 관념을, 즉 우리의 세상을 완전히 딴 세상으로 바꾸어 놓은 사상이 아니던가.
하여 나는 과거 칭기즈칸과 그의 후예들이 80여 개국을 점령했고, 해가 지지 않던 나라였던 영국이 과거 지배한 땅의 2배, 그토록 위대하다는 알렉산더가 지배했던 땅의 7배가 넘는 땅을 강점하면서 무자비하게 휩쓸어버렸던 그 위대함을 말해 준 적이 있다.
때마침 몽골의 칸이 죽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면 현재의 프랑스, 독일 등도 北方之强(북방지강)의 그 강력하고도 거친 위대함 앞에 결코 무사치 못했을 것이며 현재의 유럽은 존재치 않았을 것이다. 유럽을 한창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었던 몽골군은 차기 칸을 선출하는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철군했던 것이다.
알고보면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를 발견하게 된 직접적인 동기는 인도를 통해 몽골로 가고자 함이었다. 콜럼버스가 인도를 찾아 나선 것이지만 최종 목표는 몽골과의 무역 이권이었던 것이다. 몽골의 위대함을 실감할만한 대목이다.
목차를 비롯, 책을 펼쳐 읽기 시작하자 기대감으로 가슴을 부풀게 하는 책을 만나곤 하는데 신영복의 『강의』가 그 중 하나이다. 구입해놓은 지는 시간이 꽤 흘렀지만 그저 머리를 식히는 용도로 간간히 읽어볼 요량으로 미루고 미루던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크게 마음에 두지 않았다고나 할까. 그러나 나의 편견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깨지고 말았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저자의 글 전개방식이 눈에 띈다. 강의라는 제목이 말해주는가. 글은 논리정연하고 질서가 있다. 진도를 나가며 새롭게 되짚어 올라갈 필요가 없다. 명료하다. 교과서를 연상시키는 내용의 전개가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이 책의 장점이다.
한마디로 글의 전개 방식이 명료하고 글은 유려하며 질서 정연한 문체가 돋보이는 책이다. 더구나 내재하고 있는 온고지신의 창의적 사고는 나의 편견이 그 얼마나 심각한 것인가를 자각하게 한다.
고전 관련하여 출판되는 많은 도서들은 강의라는 형식을 빌어 짜깁기의 냄새를 지독하게 풍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목차만으로도 이를 짐작할 수 있는 책들이 많은 것도 현실이다. 밀도 있고 심원한 그 무엇인가를 결여하고 있을 것이라는 의구심 말이다. 알고 보면 나의 편견은 이유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편견을 보기 좋게 깨트려주는 책을 만난 것이다.
이 책의 의도를 한마디로 약한다면 ‘동양 고전 독법’이다. 시대를 거슬러도 한참 거슬러 올라가는 동양 고전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즉, 어떻게 읽을 것인가 이다. 고전이라는 매우 친숙한 이름들이 등장하는 것는 당연하다. 역(易)을 비롯 유․도․묵․법가와 그들의 생각을 텍스트를 통해 조명하며 큰 줄기를 소개하고 있다. 이 경우라면 일반적인 것 이겠지만 이 책의 특징은 한 발 더 나아가는데 있다. 독자로 하여금 사유하도록 유도하는데 있다.
누군가로 하여금 사유토록 하기위해서는 단순한 지식의 전달을 뛰어 넘는 그 무엇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글쓴이의 창의적인 생각과 그 생각이 주는 여백, 그것이다. 나머지 여백은 독자 스스로 채워가야 한다. 물론 사유를 통해서다.
또 다른 장점은 서구의 역사를 지배해온 '생각'을 함께 사유토록 하는 점으로 그 의미가 크다. 저자가 대표적으로 던져주는 테제는 서구의 존재론, 동양의 관계론이다. 서구의 진리가 형이상학적 차원의 신학적 문제라면, 동양의 ‘道’는 ‘길’이다. 서구의 '도'는 사유 속에 있고, 동양의 '도'는 삶 속에 있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동서양 철학의 테제가 마무리되면 동양 고전의 주인공들을 목차에 따라 등장시킨다. 동양의 사유가 매우 다양하다는 점은 차치하고라도 그들이 가지는 사상의 특성을 명료하게 전달하고 있다. 그동안 미처 바라보지 못했던 사유를 유도하면서 말이다. 역(易)도 하나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易을 이해한다는 것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易에 대한 독자와의 간극을 상당히 좁혀주는 역할은 한다. 역을 상대적으로 친근하게 해준다. 더불어 남송대의 유자들이 유학을 연구 발전시킨 동기와 결과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뒤이어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말할 것도 없이, 공맹순노장, 그리고 묵․법가이다. 이들의 철학이 서로 다른 것이라고는 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相(상)이다. 반면 서양의 그 것은 絶(절)이다. 부연하자면 동양의 相對(상대)와 서양의 絶對(절대)인 것이다. 하여 동양의 고전은 관계론으로 바라볼 수 있는 반면, 서구의 그것은 존재론으로 환원한다.
우리의 국민 정서는 종교의 다양성을 실질적으로 인정하는 반면, 서구의 명문법은 그 다양성을 인정을 하되 실질적으로는 이단을 용서치 않는 정서를 가지는 것은 이러한 사유의 차이다. 이러한 사유는 독선이 될 수가 있다. 존재론은 그래서 무서운 것이다. 절대자가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 되버린다. 철학이 정치의 시녀, 혹은 부속품이 되기도 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물론 동양의 그것이 정치적으로 이용당한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조선은 좋은 예이니 말이다.
하여 동양의 관계론은 실천이 뒤따른다. 반면 서구의 그것은 사유 속에서 맴돈다. 사유의 틀을 벗어날 수가 없다. 틀을 깨는 순간 모든 것은 죄다 흩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서양은 그것을 한 곳으로 모아서 가두어두려 한다. 서구의 과학이 ‘중력자’를 그토록 애타게 찾는 이유도 그것이다.
독선이 불러오는 비극
동양이라고 해서 사유의 독선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유학을 국시로 삼았던 조선이 그러했다. 주희의 그것과 한 글자라도 다른 사유는 사문난적이며 처단의 대상이 되었다. 당시 서인들은 주희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독선에 빠져 전체주의에 물들어 있었다. 당시 대 학자이자 실천을 중시했던 윤휴는 주자의 중용장구 주석을 다르게 고쳐 읽었다. 숙종실록은 다음과 같은 기록을 남겼다.
‘자사의 뜻을 주자 혼자만 알고 어찌 나는 모른단 말인가’라고 했으니 이는 진실로 사문(斯文)의 반적(叛賊)이다. 「숙종실록」 3년 10월 17일
결과는 뻔했다. 윤휴는 전체주의 집단의 집요한 모략과 음모를 견디지 못하고 난적도 아닌 반적으로 몰려 결국 사사되었다. 같은 유학자끼리도 이러한 독선을 적용시킨 것이 조선이었으니 사상이 다를 경우에는 어떠했겠는가. 조선 후기에 유일하게 노자주(老子註)를 집필한 사람이 하나 있었으니 박세당이 바로 그 냥반이다. 유자(儒者)로서 박세당은 도가(道家)인 노자주를 집필한 그 죄가 크다하여 또한 사사되는 비운을 겪어야 했다. 박세당은 유자였지만 주희를 중심으로 교조화된 유학의 획일화를 염려했다. 실천, 즉 후대들이 실학이라고 칭하는 백성을 위한 실사구시를 외치던 윤휴와 박세당은 그렇게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목숨을 강제당할 수 밖에 없었다.
중국의 왕필은 새파란 20대에 노자주를 완성했고 현재 그의 역작은 명저라 불리고 있지 않던가. 조선이 동양 사상에 물들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그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전체주의적 독선에 빠지면서 사유의 다양성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우리가 도․묵․병가에 실로 어두울 뿐만 아니라 사유를 강제당함으로서 폭 넓고 자유로운 사고를 발전시키지 못했던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유가에 목을 매던 조선은 결국 제 자신을 스스로 지켜내지 못하는 종말을 맞이하고 말았다. 타자의 생각을 수용하지 못하는 존재의 종말은 대개 이러하다.
서구 역시 다르지 않았다. 언뜻 사유의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서양인 듯 보이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제 아무리 다양하다 한들 그 방향성에 문제가 있었다. 서구 사상의 특징은 지고한 사유의 최고점을 한 곳으로 집중시키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과학에서도 명징하게 드러난다. 아인시타인을 비롯 서구의 과학자들은 『궁극의 이론』을 찾아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세상에 존재하는 그 모든 것을 죄다 포함하여 설명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이론, 그것이 바로 궁극의 이론인 것이다.
애초에는 불변이라고 믿었던 아인시타인이 특수상대론과 하이젠베르그의 불확정성의 원리는 시간이 흐르면서 의심을 받았고 새로운 이론을 필요로 한다. 이론들은 깨어지기를 반복하면서 한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것이 발전인지는 판단할 수 없으나 한 방향으로 꾸준히 나아가는 것만은 분명하다. 결국 서구의 과학은 『초끈 이론』에 다다른다.
만약 이 궁극의 이론을 입증했다고 치자, 그 이론이 모든 이론의 종말이라는 것, 즉 진정한 궁극의 이론이라고 과연 누가 절대 확신 할 수 있단 말인가.
더욱이 그들의 사상은 어떻게 정치에 영향을 끼쳐왔던가. 물리적인 강제력으로 상대를 제압하고 자신들이 필요한 것들을 빼앗아 왔다. 선의의 경쟁이란 그들만의 것이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났으며, 조물주는 몇 개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여했고, 그 권리 중에는 생명과 자유와 행복의 추구가 있다.’(미국 독립선언문) 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는 자신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고 타자들은 완벽하게 제외된 평등과 권리이며 자유와 행복의 추구였던 것이다.
이정도면 애교에 가깝다. 전 세계를 혼란에 빠트리면서 타자를 학살했던 독일을 보면 더더욱 절감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의 핵심이 고전 독.법.인 이유
제 아무리 양서를 많이 읽고 사유한다 한들, 그 방향성이 바르지 않다면 오히려 독선이 되고 비극을 불러올 수 있음은 분명하다. 저자가 이 책을 易(역)의 이해로 시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동양 사상의 출발점인 易은 애초부터 변화로 시작하여 변화로 끝을 맺는다. 세상은 무한한 변화의 연속이고 상호 관계한다. 절대(絶對)란 존재하지 않는다. 태초에 절대자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태초부터 스스로 변화를 해왔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것이 동양의 생각이다. 변화는 바로 창조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존재가 우주를 가득 채울 만큼 확장한다하더라도 그 존재는 의미를 찾을 길이 없다. 다른 그 어떤 존재가 있어주어야만 자신의 존재가 '존재'하는 것이 바로 동양의 생각인 것이다. 상대가 없는 ‘나’는 의미가 없다. 혼자서 하는 운동이 재미가 없는 것처럼 말이다. 지속하기가 힘들다. 몇 일 혼자 하다가도 영 흥이 나지 않는다. 혼자서 할 수 밖에 없는 수영도 그 어느 상대와 어울릴 때 만이 흥미를 더하는 것이 아니던가. 여럿이 하는 축구도 마찬가지다. 한 팀만 있어가지고는 흥이 나지 않는다. 여러 팀이 우승을 놓고 대(對)를 할 때만이 신이 나는 것이다.
여기서 對(대)라는 말은 敵(적)이라기보다는 짝(對)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옳다. 우리는 그렇게 누군가가 우리의 짝이 되어줄 필요가 있다. ‘그대’가 있음으로 ‘나’가 비로소 의미가 있는 것은 이런 이유이다. 세상의 모든 생물은 그리하여 짝짖기를 한다. 짝짖기는 어찌보면 창조의 본능이다. 짝을 이루지 못하면 창조를 이루어 낼수가 없다. 상호 짝을 이룰 때 만이 창조는 가능한 것이다.
하여 相交(상교)라는 것은 동양 사상의 기본 개념이 되고 바탕이 된다. 함께 어울려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것이다. 오죽하면 서로 비긴 바둑을 화국(和局)이라고 할까. 서로는 同(동)이 될 수는 없을지라도 화(和)는 이루어 낼 수가 있는 것이다. 이 책이 독법인 이유이다.
하여 『강의』는 우리에게 고전을 관계라는 소통을 염두에 두고 읽도록 권유하고 있다.
문제는 이 책을 읽고 난 다음이다. 저자가 주인공들을 너무나도 매력적으로(?) 소개하다보니 읽고 싶어지는 책이 한둘이 아이다. 흔히 말하는 四書는 물론이요 도가, 묵가, 법가등이 그러하다. 책에서 책으로의 전이를 불러일으키는 책이 바로 『강의』인 것이다. 책이란 자고로 이래야 하는 법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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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랑 2014-07-18 공감 (1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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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손맛]2007년 9월-10월
요새 어디에 정신이 팔렸는지, 페이퍼 쓰기가 꽤 뜸했다. 매달 구한 책들을 좀 추스려서 올리는 것조차도 이번엔 밀려서 두 달치를 한 번에 올린다.
부두교 하니까 갑자기 '오후의 올가미'로 유명한 영화감독 마야 데렌이 생간난다. 어쨌든 신화와 종교, 그리고 세계의 고대문명에 대한 책들도 관심이 가는 분야다. 나카자와 신이치의 <사랑과 경제의 로고스>는 인문학적으로 신화를 다루는 책인데, 괜찮은 글솜씨와 더불어 지식을 폭넓게 다루는 능력을 보여준다. 라캉이론을 다루는 부분에서의 작은 오류가 좀 아쉽다.
<길가메쉬 서사시>는 충실하게 길가메쉬의 흔적을 우리말로 어느정도 담아낸 거 같다. 본문에 관련 사진이 풍부한거야 좋은 일이지만, 꼭 필요해 보이지 않는 사진은 자제하는 것이 오히려 책의 품격을 높일 것이다. 그리고 책값이 비싼데, 양장본이 아닌 보급판으로 충분히 저렴하게 할 여지가 보인다. 부여기마족이 우리나라 경상도를 거쳐 일본으로 갔다는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가 있다. 그와 더불어 백제와 일본과의 보일락 말락하는, 역사의 주변 언저리를 떠도는 비밀스런 이야기들도 들리곤 한다. 그에 대한 답답증을 해소하고자 고른 책이 <부여기마족과 왜>인데, 여러 짧은 글들을 모아 놓은 것이라서, 무겁게 후비는 해소감을 찾기는 약간 어렵다. 하지만 외국학자의 우리나라 고대사에 대한 애정과 새로운 정보들을 얻을 수 있는 의미가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최인호의 역사소설 <제4의 제국>도 기마민족의 이동, 그리고 백제와 일본과의 관계에 대한 미스터리를 주제로 삼은 소설이다. 1편만 봤는데도 앞으로의 줄거리가 기대될 정도로 재미가 있다. 곧 나머지도 구해서 볼 참이다.
<불교철학입문>은 불교개론서들이 많지만, 뭔가 잡히는 맛을 가진 좋은 입문서로 보인다. 불교책을 읽다보면, 수많은 보살들이 나와서 헷갈린다. <부처님과 보살>은 읽기 쉽게 여러 보살들을 정리해 놓았는데, 유용함을 갖춘 책이다.
<신라 원효의 금강삼매경론 연구>는 꽤 두꺼운 책이다. 원효에 대한 관심이 있는지라, 조금씩 원효 관련 책들을 모으는 와중에 구한 책이다. 언뜻 박사학위논문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중국의 영향 이전에 신라에 자생적으로 존재했던 선(禪)에 대한 문제도 중요하게 다룬다.
<역사소품>
장모르와 존 버거의 <말하기의 다른 방법>은 마치 물보다 고기가 많은..., 무슨 말이냐 하면, 글보다 사진이 많은 책이다. 이 책에 실린 흑백사진들처럼 가슴 밑으로 침전되는 들뜨지 않은 눈을 잠시 갖게 해주는 것 같다. <평론가 매혈기>는 서평도 쓴 책인데, 가뿐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곽말약의 책 <역사소품>은 범우사에서 나온 문고판인데, 아담한 크기라서 출퇴근 시간을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 이 사람의 책은 예전에 미리 사둔 것이 많은데, <이백과 두보>나 <중국고대철학사> 등이다. 요샌 이런 책들을 구하기 힘든데, 미리 구해서 다행이다.
<허시명의 주당천리>는 우리나라 전통주의 맛을 담은 책이다. 저자의 술에 대한 애정도 느낄 수 있는데, 술도 알고 먹으면 그 맛이 또 다르지 않을까?
먼저, 앨빈 골드먼의 <철학과 인지과학>은 헌책방에서 어렵게 구했다. 두껍지도 않으면서 꽤 알찬 내용들을 담고 있다. 현재 새책으로 구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E=mc2>은 평이 좋길래, 구한 책이다. 마침 `최근에 개정판이 나와서 시기를 잘 고른 것 같다. <자연의 패턴>은 겉표지 가운데 소라 부분이 구멍이 나있다. 제목이 주는 인상과는 달리, 책에 자연의 패턴에 관한 눈요기 할 만한 그림들이 없어서 좀 심심하다.
왕필은 도올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인물이다. 전에 <왕필의 철학> 이후에 다시 찾은 그와 관련된 책이다. 책값도 적당해서 부담없이 골랐다. 당장 읽을 여력은 없고, 어수선한 사유들이 좀 정리가 되면 진중하니 읽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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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과 관련된 책들
*나카자와 신이치의 책들
<카이에 소바주>시리즈는 지적 호기심과 자극을 주기에 충분한 책으로 보인다.
*고대 일본과의 관련 역사서와 최인호의 <제4의 제국>
*왕필에 관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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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an 2007-11-30 공감 (1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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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서는 <주역 왕필주>의 개정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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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양장본
680쪽
책소개
주역에 대한 주석본 중 으뜸으로 평가받는 중국 위나라의 왕필의 주석을 번역했다. 왕필 철학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옮긴이가 원서는 물론 영역본과 주역 관련서적들을 참조한 번역으로, 유가와 도가를 아우르며 이른바 '의리역학'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왕필의 철학이 잘 드러난다.
1998년 첫 출간 이후 2000년 개정판에 이어 새로이 전면 개정을 시도하여 내용의 충실함을 기했다. 본문 뒤에 해제와 함께 주역의 주석들을 읽을 때 알고 있어야 할 역학 이론들을 정리한 부록을 첨가하여 왕필을 비롯한 다른 주석들을 읽는데도 도움을 준다.
목차
전면 개정판을 내면서
개정판 서문
추천의 말
일러두기
주역 왕필주 상경
1. 건乾 / 2. 곤坤 / 3. 둔屯 / 4. 몽蒙 / 5. 수需 / 6. 송訟 / 7. 사師 / 8. 비比 / 9. 소축小畜 / 10. 이履 / 11. 태泰 / 12. 비否 / 13. 동인同人 / 14. 대유大有 / 15. 겸謙 / 16. 예豫 / 17. 수隨 / 18. 고蠱 / 19. 임臨 / 20. 관觀 / 21. 서합서합 / 22. 비賁 / 23. 박剝 / 24. 복復 / 25. 무망无妄 / 26. 대축大畜 / 27. 이이 / 28. 대과大過 / 29. 감坎 / 30. 이離
주역 왕필주 하경
31. 함咸 / 32. 항恒 / 33. 돈돈 / 34. 대장大壯 / 35. 진晋 / 36. 명이明夷 / 37. 가인家人 / 38. 규규 / 39. 건蹇 / 40. 해解 / 41. 손損 / 42. 익益 / 43. 쾌쾌 / 44. 구구 / 45. 취萃 / 46. 승升 / 47. 곤困 / 48. 정井 / 49. 혁革 / 50. 정鼎 / 51. 진震 / 52. 간艮 / 53. 점漸 / 54. 귀매歸妹 / 55. 풍豊 / 56. 여旅 / 57. 손巽 / 58. 태兌 / 59. 환煥 / 60. 절節 / 61. 중부中孚 / 62. 소과小過 / 63. 기제旣濟 / 64. 미제未濟
부록 1 계사·설괘·서쇄·잡괘전 한강백주韓康伯注
계사전 상 / 계사전 하 / 설괘전 / 서괘전 / 잡괘전
부록 2 주역약례
「단전彖傳」의 의의를 밝힘(明彖) / 효가 변화에 통함을 밝힘(明爻通變) / 괘가 변해서 효에 통함을 밝힘(明卦過變通爻) / 상을 밝힘(明象) / 자리를 변별함(辯位) / 약례略例 하下 / 괘략卦略
해제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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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무릇 모든 변화는 불화에서 생겨난다. 그러므로 화합하지 못하는 상(象)을 취하여 혁괘(革卦)를 삼았다. 불은 위로 오르려 하고 물은 아래로 내려가려 하니 물과 불이 서로 싸운 뒤에 변화가 생겨나는 것이다.
백성이란 평상시에는 함께 할 만 하지만, 변혁을 도모하기는 어렵다. 이루어놓은 것을 같이 즐길 수는 있으되, ... 더보기
많은 것은 많은 것을 다스릴 수는 없다. 많은 것을 다스리는 것은 아주 적은 것이다. 움직이는 것으로는 움직이는 것을 다스릴 수 없다. 온갖 움직이는 것들을 제어하는 것은 바로 '일자(一者)'이다. 만물들이 모두 존재할 수 없는 까닭은 주된 원리가 반드시 하나이기 때문이며, 움직이는 것들이 다 움죽일 수 있는 까닭은 근원이 반드시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 본문 '단사의 의의를 밝힘(明彖)' 중에서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왕필 (王弼) (지은이)
중국 삼국시기 위나라 사람이며, 산양 가오평에서 태어났다. 字는 보사이며 상서랑을 지냈다. 위진 현학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유가와 도가를 회통하는 현학적 시각으로 18세에 '노자주'를, 20대 초반에 '주역주'를 지어 이름을 떨치다 23세의 나이에 요절했다. 저서로는 <노자주>, <주역주>및 <논어석의>가 남아있다.
최근작 : <譯註 老子道德經注>,<주역 왕필주>,<왕필의 노자주> … 총 17종 (모두보기)
임채우 (옮긴이)
충남 부여 출생이다. 연세대학교에서 「장자의 수양론』으로 석사 학위를, 「왕필의 역철학 연구: 일(一)과 다(多)의 문제를 중심으로」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북경대학교 철학과와 중국사회과학원에서 연구했으며, 현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교수다.
주로 노장철학을 위시한 고대철학 원전 연구를 하며, 동양철학의 주요 경전을 번역하고 동아시아의 사상과 문화를 소개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왕필(王弼)의 노자주』 『권해(權瑎)의 장자』 『주역 왕필주』 『주역천진(周易闡眞): 도교의 주역 풀이』 『완역 정신철학통편』 『주역과 술수역학』 『언어의 금기로 읽는 중국문화』 등이 있다. 접기
최근작 : <단군학총서 세트 - 전4권>,<한국의 단군 자료>,<한국의 단군 영정> … 총 14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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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분포
9.5
주역을 공부하는 이들에게 왕필의 주는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길이다
목향 2019-06-03 공감 (0) 댓글 (0)
인생이 힘들고 지칠때 읽는 책
주역...흔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주역책을 말하면 점쟁이들이 읽는 책, 혹은 점술서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주역 이 책 자체로 모든 동양철학의 정수와 핵심이 이 한권에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그런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은 너무 어렵다. 책 한권에 모든 동양의 사상과 철학, 정신 그리고 신의 영역과, 하늘과 우주의 이치를 담으려다 보니 지극히 압축적이고 함축적인 때론 무슨말인지 썼는 사람도 모를 그런 이야기가 담겨있다.
주역은 내로라 하는 유학자면 필수 코스였고, 그 주석이나 해설을 시도한 사람이 많다. 왕필도 그 중 한명이지만 왕필의 주석은 간결하면서 그 주석자체로 한 줄기의 철학을 이룰 만큼 또 위진남북조시대에는 그의 이 주석이 교과서처럼 통용되었다고 한다.
요즘 삶이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또 힘들고 지칠 때가 많다. 그래서 그 안식처 혹은 미래에 대한 대비로 가장 동양적이고 고전적인 주역을 읽어보기로 했다. 하지만 솔직히 그냥 주역은 나같은 일반 범인은 도저히 읽을 수 없고, 이런 왕필의 주석에다 다시 임채우선생님같이 현대어로 옮긴 이 주역책을 읽기로 했다.
하지만 그래도 어려운 건 사실이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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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아저씨 2009-07-12 공감(1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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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경전, [주역]은 ‘변증법‘이자 ‘유물론‘이다
'변화'의 경전, [주역]은 '변증법'이자 '유물론'이다
- [운명 앞에서 주역을 읽다], 이상수, <웅진지식하우스>, 2014.
"... [주역]을 만든 사람들의 점에 대한 생각... 이들은 인간의 길흉을 결정하는 것은 점괘가 아니라 인간의 생각과 행동, '덕'과 '지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바른 덕을 지니고, 바른 실천을 하고, '변화'에 바르게 대응하는 경우, 점을 쳐볼 필요도 없이 길하고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왕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자기 '운명'에 관심을 가진다는 전제 아래 [주역]을 만들었다...
...
나도 [주역]을 만든 사람들과 똑같은 주장을 하고 싶다. 정말 점을 치고 싶다면 주역점을 쳐라. 그것도 누구에게 의뢰하지 말고 스스로 쳐라. [주역] 번역서만 한 권 있으면 해결된다. 그것이 왕처럼 점을 치는 유일한 방법이다."
- [운명 앞에서 주역을 읽다], '19~20장', 이상수, <웅진지식하우스>, 2014.
[주역(周易)]은 '점(占)'을 치는 책이 아니다. 유학의 '4서 5경' 중 하나인 [역경(易經)]이다. 흔히 '점'으로 길흉을 본다 하여 '음양오행설'이나 도교적 시각으로 볼 수도 있으나 [주역] 또는 [역경]은 엄연한 유학의 '철학' 경전이며 상고시대부터 세상의 이치를 밝히고 설명하기 위한 집단지성 '과학서'다. 학문 분야로서 '과학'이 없었던 그 시대는 '과학'이 '철학'이요, '철학'이 즉 '과학'이었다.
[주역]은 '인류 문화의 시조'라는 중국의 복희씨가 '8괘'로써 만물의 이치를 정리했고 이 '8괘'들을 겹쳐 '8X8=64괘'로 확장했으며, 주나라 문왕이 은나라 주왕에 의해 핍박받고 격리되었을 때 '괘사', 즉 각 괘에 관한 해설을 지었다고 한다. 주문왕의 아들이자 주무왕을 도운 주공 단이 각 괘를 이루는 '효사'를 지었다고 하여 이를 [역경]이라 이르고 이후 공자가 이에 대한 10개의 '역전(易傳)'이라는 '10익'을 써서 이 모두를 [주역]이라 부른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미래에 대한 길흉 예측의 '과학'이 그만큼 오래되었다는 의미일 터, 고대시대 국가의 앞날과 전쟁의 승패들을 점쳤던 기록들이 무수하게 축적된 데이터들이 발굴되면서 당시 수천년 '예측 과학'의 빅데이터 집적물 중 하나가 [주역]이었을 수도 있다고 한다. 거북이 등딱지를 태우는 '복점(卜占)'과 '시초(蓍草)'라는 풀의 줄기를 나누어 치는 '시초점' 두 가지 중 '복점'은 등딱지를 남겼고 '시초점'은 [주역]의 거대한 기록을 남겼다.
이후 3세기 중국의 위진남북조 시대 왕필(王弼)이 유가와 도가를 종합하고 지양하여 종합적 [주역주(註)]를 23세에 지었다 하는데 현재 널리 알려진 [주역]의 형태라고 한다.
"[주역]을 만든 사람들은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인간이 인생에서 만나는 모든 상황은 인간이 대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일과 닮았다고 보았다...
...
그래서 [주역]은 자연물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주역]에는 하늘, 땅, 우레, 바람, 물, 불, 산, 연못 등 여덟 가지 자연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왜 하필 여덟 가지만 나오는 것일까?
고대 인도의 브라만교나 불교에서는 우주 만물이 '지수화풍', 곧 땅, 물, 불, 바람 등의 '네 가지 큰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또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엠페도클레스는 만물이 물, 공기, 불, 흙의 '네 원소'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했다.
이것은 고대인들의 공통된 사고방식이다. [주역]을 만든 사람들도 공기(하늘), 흙(땅), 물, 불의 '네 가지'가 만물을 구성한다고 생각한 점에서 다르지 않다. [주역] 지은이들은 이 '네 가지 원소'에도 각각 그늘과 볕의 성질을 부여했다."
- 같은책, '3장', 이상수.
고대인들이 보기에 세계를 이루는 '4원소'는 '공기(하늘)', '흙(땅)', '물', '불'이었는데, 동양에서는 [주역]의 '4괘'인 '건(하늘)', '곤(땅)', '감(물)', '리(불)'가 그것이다. 이것이 '태(연못)', '진(우레)', '손(바람)', '간(산)' 등으로 분화된 것이 '8괘'다. '괘(卦)'는 '음양(陰陽)'을 나타내는 막대기인 '효(爻)가 3개 겹친 형태다. 가장 작은 단위인 '효'는 '볕(양)'은 홀수이며 '-'로, '그늘(음)'은 짝수이며 '--'로 표현한다. 이 '효'가 아래로부터 1,2,3효로 세 개 겹친 각 형태에 따라 '건(乾)-태(兌)-리(離)-진(震)-손(巽)-감(坎)-간(艮)-곤(坤)'의 '8괘'로 교차하고, 각 '괘'가 교차한 조합들이 '8X8=64괘'가 된다.
[주역]의 번역서들은 '양효'인 '-'가 여섯 개 겹친, 즉 '건괘' 두 개로 이루어진 '중천건괘'로부터 '음효'인 '--'가 여섯 개, 즉 '곤괘' 두 개로 구성된 '중지곤괘'로 이어지며 예순네 가지 변형를 거치는데, 생성하고 모이고, 변하다가 막히기도 하며, 나아가다 물러나는 각 '괘'들을 통해 세상사의 큰 궤적을 그리고 있다. 마치 헤겔의 '이성'이 '부정'의 과정을 거쳐 '절대이성'에 이르는 [정신현상학]의 '변증법'적 여정과 닮았으되 [주역]은 완성되지 않는다. 63괘인 '기제괘'는 '불(리)' 위에 '물(감)'이 있는 '수화기제'로 아래로 내려오는 물이 위로 올라가는 불을 끄는 완벽한 형태로 모든 일의 완성이다. 그러나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마지막 64괘는 '미제괘'다. '물(감)' 위에 '불(리)'을 얹은 '화수미제'는 마지막까지 왔으나 다 건너지 못한 상태로 불완전하게 마무리되고 있다.
동양적 사고방식으로 끝없는 순환을 암시한다.
'변화(變化)'의 경전, [주역]은 만물의 운동과 대립물의 투쟁, 상호침투와 양질전화 모두를 아우르며 세계를 묘사하고 해석하는 '변증법(辨證法)'의 경전이기도 하다.
'볕(양)'과 '그늘(음)'을 나타내는 '-'과 '--'도 그 자체 '불변효'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젊은 볕'은 숫자 '7'로 시간의 양이 쌓이면 숫자 '9'인 '늙은 볕'이 되고 또 시간의 양이 더 쌓이면 이 '양'은 '음'으로 전환된다. 짝수인 '8'로 나타나는 '젊은 그늘'로의 질적전환 후 또다시 '늙은 그늘'인 숫자 '6'이 된다. '볕(-)'이라고 다 같은 '불변효'가 아니라, '그늘(--)'로 양질전화하는 '변효'도 공존하며 그 역도 마찬가지다.
"[주역]은 '변화'의 경전이다. '변화'를 어떻게 예측할 것인가.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예측은 반드시 조짐을 실마리로 삼는다. 오늘날 현대 과학의 어떤 예측도 결국은 조짐의 분석을 통해 가능한 것이다. 일기예보나 지진예측도 대기의 흐름이나 특정 자연현상을 조짐으로 삼아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다... 조짐을 보는 눈은 혜안이다. 조짐을 보고 판단해낼 수 있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이다. 조짐을 보려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눈을 감고 캄캄한 미래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과 같다."
- 같은책, '15장', 이상수.
서자 홍길동은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아버지 홍판서로부터 감금된 후 흉계에 의해 자객이 찾아오는 위급한 때 책상을 물리고는 '주역점'을 친다. 물론 자객을 죽인 것은 그의 도술이었으되, 홍길동은 격리된 어려움 속에서 [주역]을 연구했고 그 점괘의 결과가 무엇이었는지는 모르나 '의적' 또는 '반란의 무리'의 우두머리로서 인생의 '질적전환'을 도모한다.
주 문왕(周 文王) 서백 창(西伯 昌)은 격리된 곤란함 속에서 '64괘'를 연구하여 '괘사'를 지었고, 다산 정약용도 긴 유배시절 독창적으로 [주역] 연구서를 썼다.
그러나 '도적질' 같은 소인배의 길을 [주역]을 통해 예측할 수는 없다. '주역점'은 반드시 '군자'의 '도'와 '인의'의 '덕'을 중심으로 쳐봐야 하며 남에게 의탁하지 않고 스스로, 주체적으로 '왕'처럼 쳐야 한다. 꼭 '왕'이 되라는 게 아니라 그만큼 '주체성'이 [주역]의 중심이라는 의미다.
'주역점'은 "떳떳함이 있는 크나큰 시초를 빌립니다(가이태서유상:假爾泰筮有常)"하고 두 번 외친 후 점칠 내용을 명확한 명제로 읊고는 '시초(筮:서)'라는 풀줄기로 친다고 하는데,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시초든 성냥개비든 이쑤시개든 신성한 가지 55개(1에서 10까지 더한 수) 준비한다.
2. 6개(음양 분화전 태초의 태극)를 빼고 49개를 두손에 임의로 나눠 쥔다.
3. 각 손에 든 갯수에서 '4'의 배수로 남기는데 예를 들어 한 손에 쥔 수가 22개면 2개를 덜고 20개를 남긴다.
4. 양 손의 수를 합친 후, 다시 이 방식을 총 세 번 반복한다.
5. 최종 남은 수를 '4'로 나눈다. 아마도 숫자 '4'는 '건곤감리'의 '4원소'일 것이다.
6. '6', '7', '8', '9' 중 한 숫자만큼 남는데, '7'은 '젊은 볕', '9'는 '늙은 볕', '8'은 '젊은 그늘', '6'은 '늙은 그늘'에 각각 해당된다.
7. 위와 같은 방식으로 하나의 '효'를 얻는데, '젊은 효'는 '불변효'로 변하지 않는 '효'이며 '늙은 효'는 '변효'로서 '양'에서 '음'으로, '음'에서 '양'으로 전환될 운명이다.
8. 위의 방식을 여섯 번 반복하면 64괘 중 하나의 괘가 나오는데 이를 [주역] 번역서에서 찾아보고 앞날을 예측한다.
9. '변효'로 인해 64괘 중 얻은 결과가 다른 괘로 전환되는 내용도 종합적으로 볼 수 있다.
[주역]은 '길흉'을 치는 점이 아니다.
긍정의 괘가 나오더라도 그 안에 배태된 부정의 기미를 예측해야 하며 부정의 영향은 최대한 제거하도록 주의해야 한다.
한없이 씩씩하고 당당한 '중천건괘'로 시작했지만 온갖 부침을 겪으며 결국 '화수미제'의 미완성으로 마무리되는 [주역]에는 완전한 '긍정'도 완전한 '부정'도 없다.
모든 만물은 운동하고 대립하며 서로 부정의 부정을 거듭하며 앞으로 나아가면서도 물러서기도 하는 '변증법' 자체다.
한편으로 '운명'은 스스로 개척할 수 있으되, 자연만물의 이치로서 '숙명'에는 순응할 줄 아는 '유물론'이기도 하다.
조선을 건국한 고려말 '혁명가' 정도전의 '급진적 성리학'에서 보이는 '유물론'의 단초가 바로 [주역]이었으며, 그의 '혁명동지' 권근 또한 조선 건국 후 [주역] 연구서를 집필했다.
[주역]은 당시 '혁명가'들의 '자연변증법'이었다.
"[주역]을 지은 이들은 인간의 길흉을 결정하는 것은 점괘가 아니라 인간의 생각과 행동, '덕'과 '지혜'라고 생각했다. 바른 덕을 지니고, 바른 실천을 하고, 변화에 바르게 대응하는 경우에는 점을 쳐볼 필요도 없이 길하고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왕과 같은 수준의 '책임의식'과 '주체성'을 가지고 점을 쳐야 한다고 했다. 주역점만이 아니다. 운명을 대하는 태도가 왕과 같지 않다면 우리가 어떻게 운명을 이겨낼 수가 있겠는가."
- 같은책, '20장', 이상수.
[주역]은 '변화'의 경전이며, '유물론'에 기초한 '변증법'의 경전이다.
우리가 '덕(德)'과 '지혜(智慧)', '책임의식(責任意識)'과 '주체성(主體性)'을 가지고 [주역]을 읽는다면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해갈 수 있다.
[주역]을 읽는 우리 모두가 '왕'이고 '홍길동'이다.
***
1. [운명 앞에서 주역을 읽다], 이상수, <웅진지식하우스>, 2014.
: 21세기초 [오랑캐로 사는 즐거움]을 쓴 전 한겨레신문 기자 이상수는 뛰어난 [주역] 전공자다.
2. [주역 - 왕필 주](3세기), 왕필, 임채우 옮김, <길>, 1998~2013.
: 64괘에 관한 왕필의 주석
3. [주역 - 64괘 384효의 본질], 신창호, <역사인>, 2019.
: 명나라 학자 호광의 [주역전의대전]이 저본
4. [인생의 공식 64], 장경, <청림출판>, 2019.
: 전공자는 아니지만 작가의 [주역] 해설 내공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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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trice1007 2020-09-30 공감(1) 댓글(0)
북타래: «주역» 관련 책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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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랑취두부 2013-03-05
주역 왕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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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phMe.com 2012-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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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 이런 책을 읽어라
주역이라는 서물이 워낙 동양 지혜의 정수 쯤으로 자리매김하다 보니,
고래로 유가, 도가, 심지어 불가에서까지 한다 하는 천재들은 한 번쯤 건드려 봤던 것이 주역의 해석사가 되겠다.
이런 전통은 요즘에도 이어져서 소위 재야의 동양학자, 점술가 등등까지 달라붙어서, 이름이 조금 알려졌다 싶으면 관련서를 한 권씩 내다 보니
가짓수는 번잡하게 많되 정작 독자들이 읽을만한,
꼭 읽어야 할 서적들이 파묻히는 경향이 있다.
그야말로 나쁜 책이 좋은 책을 쫓아내는 격.
여기 알라딘에도 보니 추천서랍시고 제일 위에 올려놓은 책들 꼬락서니가 ...
자, 이번에는 주역 필독서 한 번 챙겨보자.
먼저 ... 개론서라고나 할까? 두어 권 훑어주는 것도 좋겠다.
주역에 나오는 익숙치 않은 개념들을 잡는데 약간의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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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학원리강화]는 1950년대에 나왔으니, 거의 '고전'의 반열에 드는 책으로, 주역의 기초, 하도낙서의 원리 등에 대해 문답식으로 재미있게 풀이하였다.
[우주변화의 원리]를 위한 서론 격이라고 할까 ...
이에 비해 [역의 원리]는 요즘 시각으로 잘 풀이한 개론서.
이런 개론서 류에서 잘못 빠지면 하도 낙서, 선천 후천, 음양오행, 사주명리, 정역 등등으로 나가게 되니 ... 주의(?)를 요망한다. ^^
주백곤이나 남회근 선생의 저작들 같은 좀더 학술적인 주역 사상 입문서로 중심을 잡아주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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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론서를 맛보았으면, 본격적인 탐구로 들어가자.
주역에 있어서, 교과서와도 같은 책이 두 권 있다. 표준이지.
먼저, [주역왕한주(周易王韓注)].
---
위나라 때의 요절한 천재소년 왕필(王弼)의 작품이다.
천재다운 시건방짐으로 ... 주역의 역경 부분에 대한 해설이라 볼 수 있는 역전에는 따로 주석을 달지 않으셨다. 역전 지은 놈들이랑은 같은 급이라, 이거지.
해서, 역전 부분에는 한강백(韓康伯)이라는 분께서 주석을 달아서,
합하여 이름하니 [주역왕한주].
이 판본은 당나라 때 [십삼경주소(十三經注疏)]라는 유교경전 정리작업에
공영달 아저씨의 주소가 덧붙여져서 [주역정의(周易正義)]라는 이름으로 들어가서
탄탄대로를 걷게 된다.
요즘은 다행히도 전문 연구가에 의한 번역본이 있다.
1998년도에 처음 나왔는데, 두 번인가의 개정을 거쳤다.
번역본은 보지 않아서 번역에 대한 왈가왈부는 생략.
천 년 가까이 표준적인 판본으로 자리매김한 [주역왕한주]의 아성에 도전한 책이
바로 주자의 [주역본의]. 번역자는 [주자어류] 등에 나온 관련 내용까지 꼼꼼히 훑어서 실어주었다. 참고로, 주자의 주역 입문서인 [역학계몽]도 두 종이 번역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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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역시, 정이천의 [역전], 흔히 [이천역전(伊川易傳)]과 함께 편집되어 [주역전의대전(周易傳義大全)]이라는 이름으로 역시나 조선시대에 들어와 권위 있는 교과서 역할을 도맡은 [사서오경대전(四書五經大全)]에 포함되었던 판본. 따라서 조선시대의 선비들이 가장 많이 본 판본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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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추억의 퍼런 표지로 나왔던 현토완역 주역전의는 좀더 산뜻하고 진중한 옷을 입고 나왔고, 가장 최근에 나온 경학연구원판까지 해서 삼파전이 형성되고 있다.
조선 경학사의 최고봉, 다산 선생의 [주역사전]도 번역되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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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의 갑골문, 20세기의 마왕퇴한묘백서, 곽점초간 등의 고고학적 성과로, 경학에 있어서도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이런 최근의 연구성과들은 기존 통행본들의 애매모호한 부분들을 전혀 다른 새로운 시각에서 밝혀주고 있다. 오해에 오해를 거듭하며 구구절절, 중언부언했던 것이 역학사의 한 단면일진데, 잡설을 쏙 빼고 담백하게 읽어보자. [고형의 주역] 및 그 한국어판 번역자인 김상섭 선생의 저서들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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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개성적인 시각으로 주역을 풀이한 책들.
독특한 시각을 보여주는 책 한 권.
참고로, [최고의 고전 번역] 주역 부분 비평자 곽신환 교수의 코멘트 :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주역 번역서는 적지 않다. 1990년대 이후 출간된 것만 대충 추려봐도 서정기 역, 김석진 역, 박병대 역, 김상섭 역, 양학형 역, 김인환 역, 임채우 역, 이기동 역, 백은기 역, 서대원 역, 성백효 역, 김흥호 역 등이 있다. 이들은 주역을 번역했지만 제목이 반드시 ‘주역’이라 돼있진 않다. 관심을 끌려고 부제가 주제를 덮어버린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들 번역서 중엔 번역서라 보기 어려운 것들도 있다. 주역이라는 경전이 갖는 특징때문이다. 우선 판본의 문제가 있고, 해석의 갈래 문제가 있다. 현재 통용되는 주역은 經 부분과 이른바 10翼이라 불리는 傳 부분이 붙어있다. 경 부분은 64개의 괘와 이 괘에 붙어있는 판단의 말로 구성돼있다. 10익은 그동안 공자의 저작, 또는 적어도 공자 문하생들이 스승의 철학을 바탕으로 저작한 것을 통설로 여긴다. 翼, 곧 날개라는 이름이 상징하듯 주역은 이 열개의 날개를 얻음으로 인해 그 공간적 확대와 시간의 시련을 견디어내는 보편성과 탄력성을 획득한 것도 사실이다. 한대 이래로 10익으로 經을 해석하는 것과 10익을 나눠 해당 경문아래 붙여둬 이 부분에 대한 해석의 표준으로 삼아온 전통이 있다. 그러나 이런 흐름에 대한 반발도 결코 약하지 않다. 우선 ‘周易本義’라는 저술을 통해 기존의 주역 이해에 강력하게 도전한 주희도 경과 전을 분리해 주역 해석에 傳에 의한 선입견을 배제하려했다. 조선조 유학자들의 주역 이해에는 주희의 관점이 상당히 반영돼있다.
위의 번역들은 경만을 번역한 것, 경과 전 모두 번역한 것, 그리고 특정인의 주석을 번역한 것으로 나눌 수 있다. 또 ‘주역전의대전’처럼 주석을 합쳐 놓은 것에 대한 번역도 있다. 그런데 경 또는 경과 전을 함께 번역한 경우엔 대부분 역자의 해석이 장황하게 붙어있다. 특정 역학자의 주석을 곁들여 번역한 경우는 번역 자체에만 충실하려 했다.
또 번역자들과 관련된 문제가 있다. 주역 번역은 대학전공자보다는 江湖에 숨은 고수가 이름을 드러낸 경우가 많다. 長短이 있을 수 있지만, 분명한 건 강호의 제현들에게서 발견되는 문제는 공자가 말한 ‘생각하되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思而不學則殆)’는 폐단, 즉 주관적 사유와 개인적 체험에 지나치게 의존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객관성의 결여나 비뚤어진 통찰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주역번역엔 여러 고전연구가들과 한학자들도 상당수 합류하고 있다. 여기에다 역술가들까지 합치면 어지러울 정도다. 이율곡은 “무릇 역은 만사의 근본으로 善惡과 邪正이 모두 여기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역을 배우다가 잘못돼 그 큰 뜻을 잃고 사특한 이론에로 들어간 경우도 있다”라고 해 주역 공부의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따라서 주역번역에 있어서 얼마나 원전에 충실하며 쉽게 읽히느냐의 문제만을 다루긴 어렵다. 전혀 방향이 다른 주해서가 많다는 것과 해석의 갈래가 심하다는 것, 여전히 의미가 모호한 글자와 구절들이 많다는 것 등이 그 이유다. 예컨대 건괘의 괘사이며 주역에서 처음으로 등장하는 구절인 元·亨·利·貞을 원, 형, 이, 정으로 할 것이냐 아니면 원형, 이정으로 할 것이냐에 대해서도 권위적인 학자들이 여전히 대립하고 있는데 어느 하나만 고집하긴 어려운 현실이다. 왜냐하면 양갈래 길이 너무나 길고 찬란하게 전개되고 있기에 한쪽만 취하고 나머지를 버리는 것이 모험에 가까우며, 또 이후 이뤄진 길이 아깝기 때문이다. 역자들 대부분이 여기서 애매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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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자나 2012-09-14 공감 (82)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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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과대학 중점 토론 도서 99 (시안)
0. 총론 : 공부, 지성, 교양
1. 글읽기와 삶읽기, 조한혜정, 또하나의문화, 1995
2. 우리 학문의 길, 조동일, 지식산업사, 1994
3. 뇌를 단련하다, 立花隆, 청어람미디어, 2004
4.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정민, 김영사, 2006
5.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고미숙, 그린비, 2007
사랑과 연애의 달인, 호모 에로스, 고미숙, 그린비, 2008
1. 학문, 과학, 의학 - 과학철학, 의사학, 예방의학
6. 객관성의 칼날, 찰스 길리스피, 새물결, 2005 (절판)
7. 과학이란 무엇인가, 앨런 차머스, 서광사, 2003
8. 과학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장대익, 김영사, 2008
* 과학혁명의 구조, 토마스 쿤 - 기존 번역서 2종 모두 문제가 많음.
* 자연과학철학, 칼 구스타프 헴펠, 박영사, 1987 - 품절
9. 추측과 논박, 칼 포퍼, 민음사, 2001
10. 방법에의 도전, 폴 파이어아벤트, 한겨레, 1991 (절판)
11. 현대과학의 풍경, 이완 모러스, 궁리, 2008
12. 부분과 전체,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지식산업사, 2005
13. 생명이란 무엇인가, 에르빈 슈뢰딩거 궁리, 2007
14. 중국의 과학과 문명-사상적 배경, 조셉 니덤, 까치, 1998 (품절)
15. 중국 전통문화와 과학, 김영식 편역, 창작과비평사, 1986 (품절)
16. 음양오행설의 연구, 김홍경 편역, 신지서원, 1993 (절판)
17. 중국의 우주론과 청대의 과학혁명, 존 헨더슨, 소명출판, 2004
18. 몸으로 본 중국사상, 加納喜光, 소나무, 1999
19. 氣 흐르는 신체, 이시다 히데미, 열린책들, 1998 (품절)
20. 몸, 국가, 우주, 하나를 꿈꾸다, 김희정, 궁리, 2008
2. 동아시아 문화 - 교양한자, 동양철학, 맹자강독
21. 설문해자주 부수자 역해, 염정삼 옮김, 서울대학교출판부, 2007
22. 천자문 : 욕망하는 천자문, 김근, 삼인, 2003
세상을 삼킨 천자문, 신정근 옮김, 2009
23. 문자강화, 白川靜, 바다출판사, 2008
한자의 세계, 白川靜, 솔, 2008
한자 백 가지 이야기, 白川靜, 황소자리, 2005
24. 중국고대사회, 허진웅, 동문선, 1991 / 지식산업사, 1993
25. 중국철학사, 풍우란, 까치, 1999
* 동양철학의 유혹, 신정근, 이학사, 2002 - 좀더 쉬운 입문서
26. 도의 논쟁자들, 앤거스 그레이엄, 새물결, 2003
* 중국고대사상의 세계, 벤자민 슈월츠, 살림, 2004 - 난형난제 !
27. 주역 : 주역왕필주, 임채우 옮김, 길, 2006
고형의 주역, 김상섭 옮김, 예문서원, 1995 (절판)
* 내 눈으로 읽은 주역, 김상섭, 지호, 2006 - 위 도서에 대한 대체.
실증주역, 황태연, 청계, 2008
28. 논어 : 朱註今釋 논어, 김도련 옮김, 현음사, 1997
논어, 宮崎市定, 이산, 2001
논어금독, 이택후, 북로드, 2006
논어한글역주, 김용옥 옮김, 통나무, 2009
공자씨의 유쾌한 논어, 신정근 옮김, 사계절, 2009
29. 맹자 : 맹자역주, 양백준, 중문출판사, 2005
맹자강설, 이기동, 성균관대학교출판부, 2005
30. 대학, 박완식 옮김, 여강출판사, 2005
31. 중용, 박완식 옮김, 여강출판사, 2005
도올선생중용강의, 김용옥, 통나무, 1995
32. 노자 : 도덕경, 오강남 옮김, 현암사, 1995
노자도덕경하상공장구, 이석명 옮김, 소명출판, 2005
왕필의 노자주, 임채우 옮김, 한길사, 2005
33. 장자 : 안동림 옮김, 현암사, 1998
오강남 옮김, 현암사, 1999
34. 문자, 이석명 옮김, 홍익출판사, 2005
35. 관자, 관중, 소나무, 2006
36. 여씨춘추, 김근 옮김, 민음사, 1993~1995 (품절)
37. 한비자, 현암사, 2003 / 한길사, 2002
38. 회남자, 유안, 명문당, 2001
* 춘추번로 : 춘추-역사해석학, 동중서, 태학사, 2006
39. 사기, 사마천, 민음사, 2007
사마천 사기, 중국 고대사회의 형성, 이성규 옮김, 서울대학교출판부, 2007
40. 동주 열국지, 김구용, 솔, 2001
41. 루쉰 소설 전집, 노신, 을유문화사, 2008
42. 삼국유사, 일연, 까치, 1999 / 솔, 2002 / 을유문화사, 2002
43. 성학집요, 이이, 청어람미디어, 2007
44. 열하일기, 박지원, 돌베개, 2009 / 보리, 2004
45. 일본정치사상사연구, 丸山眞男, 통나무, 1998
46. 국화와 칼, 루스 베네딕트, 문예출판사, 2008
* 축소지향의 일본인, 이어령, 문학사상사, 2008
* 겐지 이야기, 무라사키 시키부, 한길사, 2007
47. 금강경역해, 각묵, 불광출판사, 2001
48. 불교철학의 역사, 칼루파하나, 운주사, 2008
49. 바가바드 기타, 함석헌 옮김, 한길사, 2003
50. 우파니샤드, 이재숙 옮김, 한길사, 1996
3. 유럽 문화
51. 변신이야기, 오비디우스, 숲, 2005
52. 일리아스, 호메로스, 숲, 2007
53. 오뒷세이아, 호메로스, 숲, 2006
54. 소포클레스 비극 전집, 소포클레스, 숲, 2008
55. 개념-뿌리들, 이정우, 산해, 2008
56. 국가, 플라톤, 서광사, 2005
57. 티마이오스, 플라톤, 서광사, 2000
*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의 단편 선집, 아카넷, 2005
58. 방법서설, 르네 데카르트, 문예출판사, 1997 / 훈복문화사, 2005
59. 순수이성비판, 임마누엘 칸트, 아카넷, 2006
60. 정신현상학, G. W. 헤겔, 한길사, 2005
61. 비극의 탄생, 프리드리히 니체, 아카넷, 2007
62. 도덕의 계보, 프리드리히 니체, 책세상, 2002
*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문예출판사, 2001 / 책세상, 2000
63. 꿈의 해석, 지크문트 프로이트, 열린책들, 2004
64. 심리학과 종교, 칼 구스타프 융, 창, 2001
65. 존재와 시간, 마르틴 하이데거, 까치, 1998 / 강의, 소광희, 문예출판사, 2003
66. 과학과 근대세계, A. N. 화이트헤드, 서광사, 2008
* 이성의 기능, A. N. 화이트헤드, 통나무, 1998
* 과정과 실재, A. N. 화이트헤드, 민음사, 2003 - 난해.
67. 철학적 탐구,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 책세상, 2006
68. 노마디즘, 이진경, 휴머니스트, 2002
69. 비극, 윌리엄 셰익스피어
* 데카메론, 조반니 보카치오, 범우사, 2000
70. 파우스트, J. W. v. 괴테, 범우사, 1999 / 민음사, 1999
71. 마의 산, 토마스 만, 을유문화사, 2008
72.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열린책들, 2007 / 민음사, 2007
73. 암병동,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홍신문화사, 1993
74. 페스트, 알베르 카뮈, 책세상, 1998
75. 암흑의 핵심, 조셉 콘라드, 민음사, 1998 / 어둠의 심연, 을유문화사, 2008
4. 사회, 문명, 공동체 - 예방의학
76. 자유론, 존 스튜어트 밀, 문예출판사, 2009 / 서광사, 2008 / 책세상, 2005
77. 공산당 선언, 마르크스 엥겔스, 박종철출판사, 1998 / 책세상, 2002
* 자본, 칼 마르크스, 길, 2008 / 비봉출판사, 2005 - 난해.
78. 거대한 전환, 칼 폴라니, 길, 2009
79. 정의론, 존 롤스, 이학사, 2005
80. 성과 속, 미르치아 엘리아데, 한길사, 1998
81. 슬픈 열대,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한길사, 1998
82. 카이에 소바주 시리즈, 中澤新一, 동아시아, 2003~2005
83.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문화, 야콥 부르크하르트, 한길사, 2003
84. 오리엔탈리즘, 에드워드 사이드, 교보문고, 2000
85. 오래된 미래,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중앙북스, 2007
86. 실천론 모순론, 모택동, 프레시안북, 2009
* 혁명의 시대 외, 에릭 홉스봄, 한길사, 1998
* 중국의 붉은 별, 에드가 스노우, 두레, 1995
* 아리랑, 님 웨일즈, 동녘, 2005
87. 20세기 우리 역사, 강만길, 창작과비평사, 1999
88. 대한민국사, 한홍구, 한겨레출판, 2003
89. 고통과 기억의 연대는 가능한가, 서경식, 철수와영희, 2009
90. 서준식 옥중서한, 서준식, 노사과연, 2008
91. 한의학, 식민지를 앓다, 연세대 의학사연구소, 아카넷, 2008
92. 한의학의 비판과 해설, 조헌영, 소나무, 1997 (품절)
93. 임상의학의 탄생, 미셸 푸코, 이매진, 2006
* 감시와 처벌, 미셸 푸코, 나남출판, 2003
* 정상적인 것과 병리적인 것, 조르쥬 깡길렘, 인간사랑, 1996 / 한길사, 1996 (품절)
94. 의철학의 개념과 이해, 헨릭 월프 외, 아르케, 2007
95. 의사들의 생각 그 역사적 흐름, 레스터 킹, 고려의학, 1994
96. 치유의 예술을 찾아서, 버나드 라운, 몸과마음, 2003
97. 닥터 노먼 베쑨, 테드 알란, 실천문학사, 2001
98. 춤추는 죽음, 진중권, 세종서적, 2005
99.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청아출판사, 2005
5. 그리고...
100. 마지막 백 권, 당신이 채워줄 그 책을 기다립니다.
함께 나열된 책들은 동일 저작의 다른 번역본이거나 동급 수준의 저작.
* 표시가 된 책들은 최종 선정에서 빠진 심화 독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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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자나 2009-09-26 공감 (64)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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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오디세이] 주역의 맛 2
꽤 오래전인데, C. G. 융과 친분이 있기도 한 리하르트 빌헬름의 <주역강의>(소나무)라는 책을 보고 놀란 적이 있었다. 책 내용이 좋다, 아니다를 떠나서, 그런 서양의 유명한 학자들의 주역에 대한 관심이 내 막연한 생각보단 더 깊을 수 있을 거 같은 예감을 받았기 때문이다. 단순한 호기심 정도론 하나의 책으로 엮어서 낼 순 없었을 것이다(주역에 조예가 깊은 서양인으로 구소련 슈츠스키도 있다. <주역연구>란 책이 예전에 국내에 나왔지만, 지금은 구하기 어렵다>.
그러나 서양에서 주역의 영향력은 여전히 일부 학자들의 테두리를 벗어나진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서양과 동양의 사고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전체적인 역전의 기운이 뻗치지 않는 한, 그 판을 바꾸긴 힘들 것이다.
서양으로 갈 것도 없이, 동양에서도 주역을 우선 "점 보는 것"이라는 등식으로 받아들이는 단순하고 관습화된 생각도 큰 문제다. 즉, '주역은 미신이라는 (그) 미신'을 벗기는 일이 중요하다. 그래서 그런가? 역에 대한 현대적인 해석과 접근들이 간혹 눈에 띈다.
언제부터인가, 나도 점점 주역의 힘을 과소평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나 역시도 어려서부터 동양학과 거리를 두려는 현대교육의 영향권에서 자랐기에, 이런 미신취급을 다시 학문적인 눈으로 진지하게 보는 태도를 갖기가 쉽진 않았다. 그리고 나서 가끔 주역 책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지만, 아직 '이것이로군!' 정도의 맛은 보지 못했다. 그러니 주역의 맛을 보기 위해 여러 책을 뒤적이는 여행은 계속 될 것 같다.
우선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역학의 감을 잡기에 좋은 책으로 두 권을 골라본다. 이 두 책은 역(학)을 공부하는 많은 사람들이 꼽기도 하거니와, 내가 본 바로도 큰 문제는 없을 듯 싶다. 먼저, 백운 한규성의 <역학원리강화>다. 이 책은 아주 오래 전 책인데(1957년), 구어체, 즉 서로 주고 받는 문답식으로 이루어져 딱딱한 감이 덜하며, 역의 핵을 중심에서 통과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책을 바탕으로 좀 더 간결하고 쉽게(한자를 되도록 자제하고 한글식으로) 자제분이 새롭게 다듬어 낸 책도 있다. <주역에 대한 46가지 질문과 대답>(동녘)인데, 초보자라면 먼저 이 책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한동석의 <우주 변화의 원리>는 워낙 유명한 책이라 여기서 더 보탤 말은 없다.
최근에 나온 책인데, 아직 보진 못했다. 하지만 차례나 구성을 보니까,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미있게 볼 수 있게 꾸며졌다. 기회가 된다면 구해서 보고 싶은 책이다.
그 외 전에 쓴 [주역의 맛]에 넣지 못한 책들을 위주로 적어본다.
여기서 소개할 몇 권의 주역 책은 쉽지 않지만 깊이가 있는 책으로 알려져 있다. 품절이라 구하기 어려운 책도 있을 것이다.
<- <주역선해>는 좀 독특한 책이다. 명나라 고승에 의해 유교의 대표적인 경전 주역이 불교적 관점에서 해석된 책이기 때문이다.
여기 이 책들은 어느 정도 기본을 익힌 다음에 접할 단계의 책들이라 여기면 될 것 같다.
<왕부지의 주역철학>
- 이 책의 부제를 보자, '역리와 내단학에 의한 서명응의 참동계 주해' 주역, 정화히 말하면 역리, 역학(주역은 엄밀히 말하면 주나라에 재정비된 역학 중 하나이므로..)과 단학의 만남이라는 이 기획은 동아시아에서만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이런 놀라운 책이 이렇게 아무 손길도 닿지 않는 곳에 얌전히 있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나 역시 지금에서야 발견한 책이긴 하지만.. 어서 구해서 전부는 아니더라도 군데군데 조금씩이라도 맛을 볼 생각이다.
방금 위에서 소개한 책들 외에도 다양한 역학 책들이 보인다.
주역이 점과 무관하지 않지만, 후기로 갈수록 그러한 원시적인 상황을 벗어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하지만 점(치기)에 대해서 저급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태도도 뭔가 심상치 않다. 동양학에 결부된 (되도록) 망아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천지와의 소통이라는 행동은, 굳이 융의 동시성을 끌어오지 않더라도 손쉽게 물리치기 어려운 중핵을 이룬다. 다만 속된 점과 미신과 구별이 중요해진다.
점과 직간접으로 연관된 책을 보자면, 소강절이나 우리가 익히 아는 시인 소동파의 이름도 만나게 된다. 주역 공부는 갈수록 태산이고, 취미 차원에서 접근해서는 뭔가 얻기가 힘들 것 같다.
끝으로 주역을 실증적이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접근한 책, 건강, 한의학은 물론 첨단과학, DNA와 함께 엮은 책들도 보인다.
<역으로 본 현대과학>은 역을 현대과학에 맞추어 접근한 책인데, 전문적인 내용은 아니라서 가볍게 읽을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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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an 2010-09-06 공감 (55)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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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의 '강의'-지혜로운 고.전.독.법.을 소개하다
오래 전 언젠가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 친구는 서구의 사고가 동양을 지배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했다. 어디 동양 뿐 이던가. 전 세계를 지배했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그의 요지는 서구 사상의 강력한 위대성을 말하려는 것이었다. 그는 한창 서구의 철학에 깊이 침잠해 있었고, 한마디로 노닐고 있는 중이었다. 물론 그 친구의 말에는 일리가 있다. 타자를 지배할 수 있는 철학적 사고와 그 논리, 한마디로 서구의 ‘이성’이야 말로 얼마나 위대한 것이던가. 과학을 일으키고 각종 분야의 학문을 일으켜 전 세계의 사고와 관념을, 즉 우리의 세상을 완전히 딴 세상으로 바꾸어 놓은 사상이 아니던가.
하여 나는 과거 칭기즈칸과 그의 후예들이 80여 개국을 점령했고, 해가 지지 않던 나라였던 영국이 과거 지배한 땅의 2배, 그토록 위대하다는 알렉산더가 지배했던 땅의 7배가 넘는 땅을 강점하면서 무자비하게 휩쓸어버렸던 그 위대함을 말해 준 적이 있다.
때마침 몽골의 칸이 죽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면 현재의 프랑스, 독일 등도 北方之强(북방지강)의 그 강력하고도 거친 위대함 앞에 결코 무사치 못했을 것이며 현재의 유럽은 존재치 않았을 것이다. 유럽을 한창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었던 몽골군은 차기 칸을 선출하는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철군했던 것이다.
알고보면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를 발견하게 된 직접적인 동기는 인도를 통해 몽골로 가고자 함이었다. 콜럼버스가 인도를 찾아 나선 것이지만 최종 목표는 몽골과의 무역 이권이었던 것이다. 몽골의 위대함을 실감할만한 대목이다.
목차를 비롯, 책을 펼쳐 읽기 시작하자 기대감으로 가슴을 부풀게 하는 책을 만나곤 하는데 신영복의 『강의』가 그 중 하나이다. 구입해놓은 지는 시간이 꽤 흘렀지만 그저 머리를 식히는 용도로 간간히 읽어볼 요량으로 미루고 미루던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크게 마음에 두지 않았다고나 할까. 그러나 나의 편견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깨지고 말았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저자의 글 전개방식이 눈에 띈다. 강의라는 제목이 말해주는가. 글은 논리정연하고 질서가 있다. 진도를 나가며 새롭게 되짚어 올라갈 필요가 없다. 명료하다. 교과서를 연상시키는 내용의 전개가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이 책의 장점이다.
한마디로 글의 전개 방식이 명료하고 글은 유려하며 질서 정연한 문체가 돋보이는 책이다. 더구나 내재하고 있는 온고지신의 창의적 사고는 나의 편견이 그 얼마나 심각한 것인가를 자각하게 한다.
고전 관련하여 출판되는 많은 도서들은 강의라는 형식을 빌어 짜깁기의 냄새를 지독하게 풍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목차만으로도 이를 짐작할 수 있는 책들이 많은 것도 현실이다. 밀도 있고 심원한 그 무엇인가를 결여하고 있을 것이라는 의구심 말이다. 알고 보면 나의 편견은 이유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편견을 보기 좋게 깨트려주는 책을 만난 것이다.
이 책의 의도를 한마디로 약한다면 ‘동양 고전 독법’이다. 시대를 거슬러도 한참 거슬러 올라가는 동양 고전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즉, 어떻게 읽을 것인가 이다. 고전이라는 매우 친숙한 이름들이 등장하는 것는 당연하다. 역(易)을 비롯 유․도․묵․법가와 그들의 생각을 텍스트를 통해 조명하며 큰 줄기를 소개하고 있다. 이 경우라면 일반적인 것 이겠지만 이 책의 특징은 한 발 더 나아가는데 있다. 독자로 하여금 사유하도록 유도하는데 있다.
누군가로 하여금 사유토록 하기위해서는 단순한 지식의 전달을 뛰어 넘는 그 무엇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글쓴이의 창의적인 생각과 그 생각이 주는 여백, 그것이다. 나머지 여백은 독자 스스로 채워가야 한다. 물론 사유를 통해서다.
또 다른 장점은 서구의 역사를 지배해온 '생각'을 함께 사유토록 하는 점으로 그 의미가 크다. 저자가 대표적으로 던져주는 테제는 서구의 존재론, 동양의 관계론이다. 서구의 진리가 형이상학적 차원의 신학적 문제라면, 동양의 ‘道’는 ‘길’이다. 서구의 '도'는 사유 속에 있고, 동양의 '도'는 삶 속에 있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동서양 철학의 테제가 마무리되면 동양 고전의 주인공들을 목차에 따라 등장시킨다. 동양의 사유가 매우 다양하다는 점은 차치하고라도 그들이 가지는 사상의 특성을 명료하게 전달하고 있다. 그동안 미처 바라보지 못했던 사유를 유도하면서 말이다. 역(易)도 하나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易을 이해한다는 것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易에 대한 독자와의 간극을 상당히 좁혀주는 역할은 한다. 역을 상대적으로 친근하게 해준다. 더불어 남송대의 유자들이 유학을 연구 발전시킨 동기와 결과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뒤이어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말할 것도 없이, 공맹순노장, 그리고 묵․법가이다. 이들의 철학이 서로 다른 것이라고는 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相(상)이다. 반면 서양의 그 것은 絶(절)이다. 부연하자면 동양의 相對(상대)와 서양의 絶對(절대)인 것이다. 하여 동양의 고전은 관계론으로 바라볼 수 있는 반면, 서구의 그것은 존재론으로 환원한다.
우리의 국민 정서는 종교의 다양성을 실질적으로 인정하는 반면, 서구의 명문법은 그 다양성을 인정을 하되 실질적으로는 이단을 용서치 않는 정서를 가지는 것은 이러한 사유의 차이다. 이러한 사유는 독선이 될 수가 있다. 존재론은 그래서 무서운 것이다. 절대자가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 되버린다. 철학이 정치의 시녀, 혹은 부속품이 되기도 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물론 동양의 그것이 정치적으로 이용당한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조선은 좋은 예이니 말이다.
하여 동양의 관계론은 실천이 뒤따른다. 반면 서구의 그것은 사유 속에서 맴돈다. 사유의 틀을 벗어날 수가 없다. 틀을 깨는 순간 모든 것은 죄다 흩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서양은 그것을 한 곳으로 모아서 가두어두려 한다. 서구의 과학이 ‘중력자’를 그토록 애타게 찾는 이유도 그것이다.
독선이 불러오는 비극
동양이라고 해서 사유의 독선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유학을 국시로 삼았던 조선이 그러했다. 주희의 그것과 한 글자라도 다른 사유는 사문난적이며 처단의 대상이 되었다. 당시 서인들은 주희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독선에 빠져 전체주의에 물들어 있었다. 당시 대 학자이자 실천을 중시했던 윤휴는 주자의 중용장구 주석을 다르게 고쳐 읽었다. 숙종실록은 다음과 같은 기록을 남겼다.
‘자사의 뜻을 주자 혼자만 알고 어찌 나는 모른단 말인가’라고 했으니 이는 진실로 사문(斯文)의 반적(叛賊)이다. 「숙종실록」 3년 10월 17일
결과는 뻔했다. 윤휴는 전체주의 집단의 집요한 모략과 음모를 견디지 못하고 난적도 아닌 반적으로 몰려 결국 사사되었다. 같은 유학자끼리도 이러한 독선을 적용시킨 것이 조선이었으니 사상이 다를 경우에는 어떠했겠는가. 조선 후기에 유일하게 노자주(老子註)를 집필한 사람이 하나 있었으니 박세당이 바로 그 냥반이다. 유자(儒者)로서 박세당은 도가(道家)인 노자주를 집필한 그 죄가 크다하여 또한 사사되는 비운을 겪어야 했다. 박세당은 유자였지만 주희를 중심으로 교조화된 유학의 획일화를 염려했다. 실천, 즉 후대들이 실학이라고 칭하는 백성을 위한 실사구시를 외치던 윤휴와 박세당은 그렇게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목숨을 강제당할 수 밖에 없었다.
중국의 왕필은 새파란 20대에 노자주를 완성했고 현재 그의 역작은 명저라 불리고 있지 않던가. 조선이 동양 사상에 물들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그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전체주의적 독선에 빠지면서 사유의 다양성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우리가 도․묵․병가에 실로 어두울 뿐만 아니라 사유를 강제당함으로서 폭 넓고 자유로운 사고를 발전시키지 못했던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유가에 목을 매던 조선은 결국 제 자신을 스스로 지켜내지 못하는 종말을 맞이하고 말았다. 타자의 생각을 수용하지 못하는 존재의 종말은 대개 이러하다.
서구 역시 다르지 않았다. 언뜻 사유의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서양인 듯 보이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제 아무리 다양하다 한들 그 방향성에 문제가 있었다. 서구 사상의 특징은 지고한 사유의 최고점을 한 곳으로 집중시키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과학에서도 명징하게 드러난다. 아인시타인을 비롯 서구의 과학자들은 『궁극의 이론』을 찾아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세상에 존재하는 그 모든 것을 죄다 포함하여 설명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이론, 그것이 바로 궁극의 이론인 것이다.
애초에는 불변이라고 믿었던 아인시타인이 특수상대론과 하이젠베르그의 불확정성의 원리는 시간이 흐르면서 의심을 받았고 새로운 이론을 필요로 한다. 이론들은 깨어지기를 반복하면서 한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것이 발전인지는 판단할 수 없으나 한 방향으로 꾸준히 나아가는 것만은 분명하다. 결국 서구의 과학은 『초끈 이론』에 다다른다.
만약 이 궁극의 이론을 입증했다고 치자, 그 이론이 모든 이론의 종말이라는 것, 즉 진정한 궁극의 이론이라고 과연 누가 절대 확신 할 수 있단 말인가.
더욱이 그들의 사상은 어떻게 정치에 영향을 끼쳐왔던가. 물리적인 강제력으로 상대를 제압하고 자신들이 필요한 것들을 빼앗아 왔다. 선의의 경쟁이란 그들만의 것이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났으며, 조물주는 몇 개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여했고, 그 권리 중에는 생명과 자유와 행복의 추구가 있다.’(미국 독립선언문) 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는 자신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고 타자들은 완벽하게 제외된 평등과 권리이며 자유와 행복의 추구였던 것이다.
이정도면 애교에 가깝다. 전 세계를 혼란에 빠트리면서 타자를 학살했던 독일을 보면 더더욱 절감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의 핵심이 고전 독.법.인 이유
제 아무리 양서를 많이 읽고 사유한다 한들, 그 방향성이 바르지 않다면 오히려 독선이 되고 비극을 불러올 수 있음은 분명하다. 저자가 이 책을 易(역)의 이해로 시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동양 사상의 출발점인 易은 애초부터 변화로 시작하여 변화로 끝을 맺는다. 세상은 무한한 변화의 연속이고 상호 관계한다. 절대(絶對)란 존재하지 않는다. 태초에 절대자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태초부터 스스로 변화를 해왔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것이 동양의 생각이다. 변화는 바로 창조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존재가 우주를 가득 채울 만큼 확장한다하더라도 그 존재는 의미를 찾을 길이 없다. 다른 그 어떤 존재가 있어주어야만 자신의 존재가 '존재'하는 것이 바로 동양의 생각인 것이다. 상대가 없는 ‘나’는 의미가 없다. 혼자서 하는 운동이 재미가 없는 것처럼 말이다. 지속하기가 힘들다. 몇 일 혼자 하다가도 영 흥이 나지 않는다. 혼자서 할 수 밖에 없는 수영도 그 어느 상대와 어울릴 때 만이 흥미를 더하는 것이 아니던가. 여럿이 하는 축구도 마찬가지다. 한 팀만 있어가지고는 흥이 나지 않는다. 여러 팀이 우승을 놓고 대(對)를 할 때만이 신이 나는 것이다.
여기서 對(대)라는 말은 敵(적)이라기보다는 짝(對)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옳다. 우리는 그렇게 누군가가 우리의 짝이 되어줄 필요가 있다. ‘그대’가 있음으로 ‘나’가 비로소 의미가 있는 것은 이런 이유이다. 세상의 모든 생물은 그리하여 짝짖기를 한다. 짝짖기는 어찌보면 창조의 본능이다. 짝을 이루지 못하면 창조를 이루어 낼수가 없다. 상호 짝을 이룰 때 만이 창조는 가능한 것이다.
하여 相交(상교)라는 것은 동양 사상의 기본 개념이 되고 바탕이 된다. 함께 어울려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것이다. 오죽하면 서로 비긴 바둑을 화국(和局)이라고 할까. 서로는 同(동)이 될 수는 없을지라도 화(和)는 이루어 낼 수가 있는 것이다. 이 책이 독법인 이유이다.
하여 『강의』는 우리에게 고전을 관계라는 소통을 염두에 두고 읽도록 권유하고 있다.
문제는 이 책을 읽고 난 다음이다. 저자가 주인공들을 너무나도 매력적으로(?) 소개하다보니 읽고 싶어지는 책이 한둘이 아이다. 흔히 말하는 四書는 물론이요 도가, 묵가, 법가등이 그러하다. 책에서 책으로의 전이를 불러일으키는 책이 바로 『강의』인 것이다. 책이란 자고로 이래야 하는 법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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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랑 2014-07-18 공감 (1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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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손맛]2007년 9월-10월
요새 어디에 정신이 팔렸는지, 페이퍼 쓰기가 꽤 뜸했다. 매달 구한 책들을 좀 추스려서 올리는 것조차도 이번엔 밀려서 두 달치를 한 번에 올린다.
부두교 하니까 갑자기 '오후의 올가미'로 유명한 영화감독 마야 데렌이 생간난다. 어쨌든 신화와 종교, 그리고 세계의 고대문명에 대한 책들도 관심이 가는 분야다. 나카자와 신이치의 <사랑과 경제의 로고스>는 인문학적으로 신화를 다루는 책인데, 괜찮은 글솜씨와 더불어 지식을 폭넓게 다루는 능력을 보여준다. 라캉이론을 다루는 부분에서의 작은 오류가 좀 아쉽다.
<길가메쉬 서사시>는 충실하게 길가메쉬의 흔적을 우리말로 어느정도 담아낸 거 같다. 본문에 관련 사진이 풍부한거야 좋은 일이지만, 꼭 필요해 보이지 않는 사진은 자제하는 것이 오히려 책의 품격을 높일 것이다. 그리고 책값이 비싼데, 양장본이 아닌 보급판으로 충분히 저렴하게 할 여지가 보인다. 부여기마족이 우리나라 경상도를 거쳐 일본으로 갔다는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가 있다. 그와 더불어 백제와 일본과의 보일락 말락하는, 역사의 주변 언저리를 떠도는 비밀스런 이야기들도 들리곤 한다. 그에 대한 답답증을 해소하고자 고른 책이 <부여기마족과 왜>인데, 여러 짧은 글들을 모아 놓은 것이라서, 무겁게 후비는 해소감을 찾기는 약간 어렵다. 하지만 외국학자의 우리나라 고대사에 대한 애정과 새로운 정보들을 얻을 수 있는 의미가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최인호의 역사소설 <제4의 제국>도 기마민족의 이동, 그리고 백제와 일본과의 관계에 대한 미스터리를 주제로 삼은 소설이다. 1편만 봤는데도 앞으로의 줄거리가 기대될 정도로 재미가 있다. 곧 나머지도 구해서 볼 참이다.
<불교철학입문>은 불교개론서들이 많지만, 뭔가 잡히는 맛을 가진 좋은 입문서로 보인다. 불교책을 읽다보면, 수많은 보살들이 나와서 헷갈린다. <부처님과 보살>은 읽기 쉽게 여러 보살들을 정리해 놓았는데, 유용함을 갖춘 책이다.
<신라 원효의 금강삼매경론 연구>는 꽤 두꺼운 책이다. 원효에 대한 관심이 있는지라, 조금씩 원효 관련 책들을 모으는 와중에 구한 책이다. 언뜻 박사학위논문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중국의 영향 이전에 신라에 자생적으로 존재했던 선(禪)에 대한 문제도 중요하게 다룬다.
<역사소품>
장모르와 존 버거의 <말하기의 다른 방법>은 마치 물보다 고기가 많은..., 무슨 말이냐 하면, 글보다 사진이 많은 책이다. 이 책에 실린 흑백사진들처럼 가슴 밑으로 침전되는 들뜨지 않은 눈을 잠시 갖게 해주는 것 같다. <평론가 매혈기>는 서평도 쓴 책인데, 가뿐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곽말약의 책 <역사소품>은 범우사에서 나온 문고판인데, 아담한 크기라서 출퇴근 시간을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 이 사람의 책은 예전에 미리 사둔 것이 많은데, <이백과 두보>나 <중국고대철학사> 등이다. 요샌 이런 책들을 구하기 힘든데, 미리 구해서 다행이다.
<허시명의 주당천리>는 우리나라 전통주의 맛을 담은 책이다. 저자의 술에 대한 애정도 느낄 수 있는데, 술도 알고 먹으면 그 맛이 또 다르지 않을까?
먼저, 앨빈 골드먼의 <철학과 인지과학>은 헌책방에서 어렵게 구했다. 두껍지도 않으면서 꽤 알찬 내용들을 담고 있다. 현재 새책으로 구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E=mc2>은 평이 좋길래, 구한 책이다. 마침 `최근에 개정판이 나와서 시기를 잘 고른 것 같다. <자연의 패턴>은 겉표지 가운데 소라 부분이 구멍이 나있다. 제목이 주는 인상과는 달리, 책에 자연의 패턴에 관한 눈요기 할 만한 그림들이 없어서 좀 심심하다.
왕필은 도올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인물이다. 전에 <왕필의 철학> 이후에 다시 찾은 그와 관련된 책이다. 책값도 적당해서 부담없이 골랐다. 당장 읽을 여력은 없고, 어수선한 사유들이 좀 정리가 되면 진중하니 읽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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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과 관련된 책들
*나카자와 신이치의 책들
<카이에 소바주>시리즈는 지적 호기심과 자극을 주기에 충분한 책으로 보인다.
*고대 일본과의 관련 역사서와 최인호의 <제4의 제국>
*왕필에 관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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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an 2007-11-30 공감 (1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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