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와 채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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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제자들에게 채식을 하라고 말씀하신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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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윤리의 기본은 남에게 '잘 해 주는' 게 아니라 남에게 '피해를 안 주는' 것이며, 또 비구는 절대 돈을 받으면 안 되고 옷이건 생필품이건 음식이건 물건으로 직접 보시를 받아야 한다고 부처님은 가르치셨다. 하루 딱 한 번 발우 (나무로 만든 대접 모양의 그릇)를 들고 마을에 가서 몇 집으로부터 밥 한 숟가락씩 발우에 받아 와서 먹는 것. 이 집 저 집에서 주는 대로 음식을 조금씩 받다 보면 그야말로 개밥처럼 온통 뒤섞여 맛이 이상해지지만, 맛을 즐기기 위해 먹는 게 아니라 수행을 할 수 있도록 목숨만 부지하기 위해 먹는다는 목적이기 때문에 맛은 물론이거니와 '메뉴'도 따지면 안 된다. (내가 채식주의자인데 어느 집에 초대를 받아 갔더니 그 집 주인이 정성껏 준비해서 내온다는 음식이 고기뿐이더라, 그러면 그냥 고기를 조금만 먹는 것이 예의라고 한다. 고기 먹는 타인이 채식주의자인 나를 위해 별도의 노력을 기울여 채식요리를 준비한다면 그 자체가 바로 내가 그 사람에게 '민폐'를 끼치는 일이기 때문.) 그래서 부처님 당시의 불교 수행자들은, 종류 무관 한 집에서 한 숟갈씩 주는 대로 받아 그냥 먹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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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먹기 위해 동물을 죽이는 것은 금지하지만 이렇듯 탁발시 받는 고기를 먹는 것은 허락하는 이유는, 모든 인간이 우유도 안 먹는 vegan으로 산다 해도 인간의 거주지 확보와 농산물 경작 및 문명이라는 것 자체가 모두 직간접적으로 동식물을 희생시키기 때문. 그렇기에 육식만 안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모든 종류의 소비를 최소로 줄여야 한다는 것이 불교의 관점이다. 특히 SN 12:63에서 부처님은, 세 식구가 사막을 건너는 과정에서 모두 굶어 죽을 것 같아 부부가 자기 아이를 죽여 식량으로 취하면서 사막을 건너는 상황이라면 (그렇게 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만약 그런 경우가 있다면), 그 부부는 그야말로 생명유지에만 필요한 최소로 섭취하면서 그러면서도 '식사' 때마다 죄책감과 슬픔에 압도되지 않겠냐고 하셨다. 누군가의 즐거움/편리는 다른 누군가의 희생/고통에 기반하고 이렇듯 서로가 서로를 feed off하는 것이 윤회계의 불행한 조건이니, 이 현실을 직시하고서 feeding이 필요 없는 상태가 되는 해탈에 전력할 것이며, 해탈하기까지의 수행 과정에서는 육식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소비를 최소화하라는 메세지인 것이다. (그러고 보면, 한 번 재배하면 땅 힘이 소진되어 땅을 10년이나 쉬게 해야 한다는 인삼까지 매일 먹어 가면서 평범한 사람들보다도 훨씬 더! 젊음/건강에 집착하는 어떤 전통의 사람들이 입만 열면 오히려 대자연, 道, 無心 운운하는 것은 이만저만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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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불교에서 채식을 하게 된 것은, 토착화 과정에서 도교와 융화할 수밖에 없었던 정치적 문화적 배경 때문이다. (불교 교리를 아예 도교와 유교의 프레임을 갖고서 그 안에 끼워맞춰 가면서 해석했음.) 그런데 탁발을 하면 '메뉴'를 고를 수가 없기 때문에, 그래서 음식 대신 돈을 받아 스님들이 절에서 밥을 짓게 된 것이며, 하루 한 번만 먹어야 한다는 규율도 사라졌다. 오히려 한국 절에선 신도들로부터 받은 돈으로 밥을 해서 신도들에게 대접하는 관습이 생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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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시대의 민속신앙과 불교의 혼합현상이 현대사회에 미친 영향(上)'
http://www.dailywrn.com/sub_read.html?uid=16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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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축산업’을 고민하는 농부 트리는 “우리 모두가 고기를 적게 먹어야 한다는 점, 탄소집약적, 비윤리적, 곡물 사료 중심의 축산업을 끝내야 한다는 점은 자명합니다. 하지만 환경, 동물복지, 자신의 건강에 대한 비건인들의 염려가 고기와 유제품을 포기한다고 해서 전부 해소되는 것은 아닙니다. 직관에 어긋나는 것 같아도, 때때로 유기농 스테이크를 먹는 게 친환경 선순환에 옳은 방법일 수도 있어요.”라고 말합니다. 납득이 좀 되시나요?"
'채식은 기후위기의 대안일까?'
https://ildaro.com/9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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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WRN.COM
[매일종교신문] 삼국시대의 민속신앙과 불교의 혼합현상이 현대사회에 미친 영향(上)
제5회 삼성현학술대회가 23일 오후 1시부터 삼성현문화박물관(관장 양훈근, 경상북도 경산시 소재)에서 “삼국유사와 고대의 예술-설화와 현장”이라는 주제로 개최되었다. 삼성현 역사공원은 이 지역 출신으로 원효
이은솔
아는 분이 드물어요. (선후 관계를 그리 중하다 생각지 않은 것도 아닌듯 싶은데 말이죠)
Kraus Kraus
저 어렸을 때만해도, 탁발하는 스님들을 종종 보고는 했는데, 탁발을 빙자해서 가짜 승려들이 문제를 일으켜서 대형 종단 차원에서 탁발을 없앴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적게 먹는 것에 대해서는 도가 또는 선가쪽에서는 '벽곡'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이걸 실제로 하는 분을 만나뵌 적이 있는데, 같이 식사까지 했던 분의 말씀에 따르면 자연식+채식만 하셔서 만나면 죽 말고는 같이 드실 수 있는게 없었다고 했죠. 그마저도 아주 조금밖에 안드셨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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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태 박사의 한국종교학
삼국시대의 민속신앙과 불교의 혼합현상이 현대사회에 미친 영향(上)
불교 전래와 민간신앙, 그리고 삼국시대 종교 혼합현상
기사입력: 2020/10/28 매일종교신문
제5회 삼성현학술대회가 23일 오후 1시부터 삼성현문화박물관(관장 양훈근, 경상북도 경산시 소재)에서 “삼국유사와 고대의 예술-설화와 현장”이라는 주제로 개최되었다. 삼성현 역사공원은 이 지역 출신으로 원효, 설총, 일연을 기리기 위해 조성한 문화공원이다.
▲신종원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의 “삼국유사를 읽고 이해하는 방법”이란 주제로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한정호 교수(동국대 고고미술사학과) “삼국유사와 황룡사의 불교 미술” ▲제2주제 최성은(덕성여대 미술사학과)교수 “삼국유사 의해편 보양이목 조와 운문사의 석조미술”이란 주제로 발표 ▲제3주제 이용현(국립 경주박물관) 학예사의 “삼국유사가 기록한 왕경사찰의 경관”이란 주제 발표 ▲제4주제 장정태 원장(삼국유사연구원)“삼국유사의 민속신앙과 불교의 혼합현상이 현대사회에 미친 영향”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이중 장정태 원장의 “삼국유사의 민속신앙과 불교의 혼합현상이 현대사회에 미친 영향”을 2회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 주>
불교 전래와 민간신앙, 그리고 삼국시대 종교 혼합현상
잡다한 신앙이나 종교를 붓다에게 귀의시키는 종교성향
우리 사회는 불교 전래 이후 단일한 종교사회를 경험해 보지 못했다. 다양한 형태의 종교가 공존하는 다종교 사회였다. 그러면서 잡다한 신앙이나 종교를 붓다에게 귀의시키는 종교성향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화엄의 一卽多 多卽一 (하나가 곧 전체이고 전체가 곧 하나), 하나 속에 전체가 있고, 여럿, 속에 하나가 있어 하나가 곧 일체요, 여럿이 곧 하나라는 말이다.
▲ 한국 불교에는 우리의 민속신앙이 많이 혼합 되어있다. 잡다한 신앙이나 종교를 붓다에게 귀의시키는 종교성향을 가지고 있다. 화엄의 ‘一卽多 多卽一’과도 맥이 통한다. 사진은 화엄사상 의상대사가 세운 화엄종 본찰 부석사.
현대 한국 불교만 살펴보면 한국 불교는 불교라고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것은 불교 내 우리의 민속신앙이 많이 혼합 되어있기 때문이다. 혼합은 보편적 종교와 기층신앙과 결합의 한 형태이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외래의 불교 행사와 불교 용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실은 그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우리 민족의 고유신앙이다. 한반도에 전래된 불교는 민속신앙과 혼합되면서 많은 변화를 주었다. 우리의 일상생활을 둘러보아도 불교적인 요소가 짙은 것을 누구나 알게된다. 이와같은 현상속에서 불교와 민속신앙은 서민불교라는 새로운 형태의 불교로 발전되면서 민속신앙의 혼합현상이 뚜렷해 졌다.
이들 한국화된 불교는 불교 토착화의 한 모습으로 해석하며 토착화에 성공한 사례로 설명하기도 한다. 그러나 외형적 모습뿐 아니라 교리해석 내면에서도 상당 부분 붓다의 가르침과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서민들이 바라보는 불교는 자신의 눈으로 본 불교를 통해 불교를 이해한다. 외래의 불교가 한국 사회에 전래하면서 고유신앙과 접촉하여 문화적, 변용이 일어났다. 이와 같은 현상은 불교뿐 아니라 한국 사회에 전래한 대부분 종교가 가지고 있는 모습이다.
지금까지 불교의 연구는 교단 내 유력인사, 승려 특히 비구 중심의 연구사였다. 본 연구는 한국 불교가 가지고 있는 고질적 병폐인 개인 우상화, 신이한 설화, 전설 중심의 연구사에서 현장에서 불교를 받아들이는 신앙인(신도)의 관점에서 연구사다.
불교와 민속신앙간 습합현상은 불교가 한반도에 전개될 때부터 시작
인도로부터 중국을 거쳐 전래된 불교는 이 땅의 고유신앙과 갈등하고 혼합하면서 토착화하고 대중화 하여왔다. 한국에 불교가 처음 들어온 것은 삼국시대로 그중에도 중국과 가장 가까운 고구려가 처음 불교를 도입하였다. 삼국이 다 같이 국가불교로 수용되고, 그것이 민간에도 자리 잡았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그런 주장으로 한국 불교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불교는 민간을 기반으로 일찍부터 수용되고 이후 불교가 결국 국가권력으로로 부터 공인된 것이다. 민간 수행자 사이에 행해진 잠재적 서민불교가 결국 표면화되고 국가적 불교가 되었다.
고구려와 백제의 불교 공인과정이 순조로웠던 데 비해 신라는 귀족층이 강력하게 반발하여 불교를 받아들이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고구려나 백제는 이미 중국문화에 대해 익숙하였기 때문에 중국을 통해 들어온 불교에 대해 거부감이 적었다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신라는 중국 등 외래문화에 대한 경험이 적어 불교를 수용하는 데 많은 사상적 갈등을 겪게 된 것이다. 결국, 이차돈의 순교라는 극단적 방법을 통해 어렵게 공인될 수 있었다. 이후 불교가 한국 사회에 정착이 가능했던 것은 불교의 일반적 특징인 자신들이 포교하고자 하는 지역에 있는 기존의 모든 종교, 사상을 배척하지 않고 포용하는 습합적 성향을 보이는 것이다. 아울러 자신들의 공간에서 민속종교인들의 신앙 행위를 인정하고 있다. 불교와 민속신앙간 습합현상은 불교가 한반도에 전개될 때부터 시작된 일이다.
우리 사회에서 「민속」 이 처음 등장한 것은 고려 시대 김부식의 『삼국사기』,「유리이사금」조다 늙은 홀아비, 홀어미, 고아, 늙어서 아들이 없는 이, 늙고 병들어 스스로 생활할 수 없는 이를 위문하고, 그들에게 식량을 주어 부양하게 하니, 이에 이웃 나라 백성들이 듣고서 찾아오는 이가 많았다. 이해에 <민속>이 즐겁고 편안하여 이것이 가악의 시작이다.
민속신앙은 사원·교회 등과 같은 종교조직이 직접 관장하지 않으며, 또한 승려·신부·목사 등과 같이 직업적인 종교가에게 상시로 지도받지 않는, 그저 민중들 사이에 퍼져있는 신앙형태를 총칭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일정한 사회를 조직하고 있는 사람들의 사고방식, 행동방식이 가장 넓은 의미의 민속이지만, 좀 더 좁은 의미 또는 좀 더 적절한 의미의 민속이란 왕이나 귀족들의 사고방식, 행동방식이 아니라 우리 주변 가까이 즉 민간에 퍼져있는 사고방식, 행동방식이며, 그다지 학문적이지 않은 서민들의 사고방식이나 행동방식이라 할 수 있다.
‘특정한 교조·교리체계·교단조직을 가지지 않고 일반 민중의 생활 속에 전승되고 있는 전 종교적 또는 주술적 신앙형태’ 또는 ‘민족의 종교 체험사 중에서, 특히 전 종교적, 미분화된 분야로서 혼융·복합적인 주술종교영역(Magic-Religions)에 드는 것’으로 정의되고 있다.
민속신앙은 민속종교와 동의어로 성립종교와 대칭되는 용어로 사용되어왔다. 민속신앙은 민간층에 전승되는 자연적 신앙인데, 조직되지 않은 채 사람들 사이에 전승되고 있는 사회적 종교 현상을 말하며 고대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민간계층의 살아있는 ‘현재의 종교’로서 정신적 지반이 되어 왔다. ‘현재의 종교’라는 말은 민속신앙이 과거에 한때 성행했던 과거의 종교나 먼 이상이나 미래를 전망하는 관념적인 미래 지향의 종교가 아니고, 민간계층의 생활 현장에서 현재 생동하는 그 현장성을 의미한다.
민속신앙이라는 말은 종교학이 성립하기 전에는 미신이라는 말로 주로 쓰였다. 그러나 미신이란 말에는 자신이 믿는 종교신앙 외 다른 종교신앙을 멸시하거나 그것은 종교신앙이 아니라는 독단에서 오는 오해에 불과하다. 이런 이유에서 미신이란 말 대신에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본능적인 신앙 현상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기에 민간신앙은 종교가 일반적으로 추구하는 먼 이상이나 미래보다도 현실 쪽에 서서 민간계층의 생활 현장에 뿌리를 내린 현재 살아있는 종교 현상이다.
민속신앙 범위에는 가신신앙이 포함되어 있다. 가신신앙은 가내 평안을 비는 신앙으로 그 주제자는 각 가정의 여성 가운데 최연장자가 담당한다. 결국 가신신앙까지 포함한 민속신앙을 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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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은 기후위기의 대안일까?
[베를린에서 온 기후편지] 채소와 과일의 생애주기를 살펴보자
손어진, 하리타 | 기사입력 2021/05/24 [12:15]
오늘날 환경 관련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 중 하나가 비건(vegan, 육류와 닭알, 유제품, 생선 등을 먹지 않으며 동물을 희생시켜 얻은 의류나 동물실험을 거친 제품도 사용하지 않음) 인구가 늘고 있다는 점 입니다. 식생활의 경우, 우리나라처럼 식문화가 발달하고 그만큼 고기 요리가 다채로운 곳에서조차 50만 명이 비건식을 하고 있다는 추정치가 있죠.(한국채식연합 2020)
▲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도 약 50만 명이 비건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2020) 이미지:pixabay
독일에서는 약 113만~260만 명(전체 인구는 8천3백만)이 비건 채식을 하고 있어요. 2008년에 비건식을 하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8만명 미만이었는데, 10여 년 만에 이렇게나 늘어난 것이지요.(Veganz Ernährungsstudie, 2020) 인구가 6천6백만명인 영국에서도 최근 10년 사이 3배 이상 늘어나, 현재 50만 명 이상이 비건 식단으로 생활합니다.(BBC good food)
동물권과 생명윤리, 건강 및 영양학, 그리고 친환경성에 있어 비거니즘을 둘러싼 많은 논의가 있지만, 이번 편지에서는 ‘친환경성’에 초점을 맞춰봅니다. 고기를 안 먹거나 덜 먹는 개인적 실천과, 사회적 차원에서 고기 생산을 줄이는 것이 기후위기에 대응책인 것은 분명합니다. 육류, 생선, 유제품까지 먹는 잡식에 비해 비건식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이 적다는 것은 수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졌어요.
인류사회의 온실가스 배출 1/4 이상이 육류 소비에서 나오는데, 축산업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14.5%를 차지합니다. 단일 배출원으로서 상당한 양이죠. 비행기, 기차, 선박 등 모든 교통수단에 의한 배출량을 합친 양과 유사하다는 것을 봐도 큰 수치입니다.(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FAO, 2020) 하루 2천 칼로리의 고육류 식단이 같은 양의 비건식보다 2.5배나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IPCC Climate Change and Land Report, 2014)
전세계 모든 인구가 비건식을 하는 것만으로도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금의 70%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보고도 있죠.(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PNAS, 2016)
탄소발자국이 큰 채소 먹거리가 쏟아지는 마켓
하지만 이런 자료들이 곧 모든 비건 식단이 친환경적이라거나, 모든 육류 소비가 반환경적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접하는 연구 결과는 평균적인 경향을 드러내주지만 거기서 벗어나는 먹거리들도 있어요. 이러한 부분까지 주의를 기울여 섬세하게 공부하고 대화할 때 지속가능한 먹거리로의 ‘문명 대전환’을 더 잘 이뤄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채소 소비의 환경적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도표에 나온 것처럼 수많은 관계 요인을 따져봐야 한다.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 내에서 상품으로 유통되는 채소 한다발은 생산-보관-처리-유통-소비의 사이클을 거치며, 특히 소비자에게 잘 보이지 않는 처리 과정으로 포장, 냉장, 세척 등이 있다. 이 과정을 거쳐 채소는 통조림, 피클, 냉동제품, 건조제품 등이 되기도 한다. (출처: 연구 논문 ‘Environmental impacts of vegetables consumption in the UK’ © Angelina Frankowska Harish, Kumar Jeswani, Adisa Azapagic
채소지만 식탁에 오르기까지 탄소 발자국이 큰 것들, 고기지만 기후에 아주 큰 위협이 되지는 않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그 구별을 잘 하려면, 오늘날 인류의 식생활이 생태계 균형을 깨고 환경에 해를 끼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인류가 늘상 해오던 잡식 그 자체가 아니라 집약적, 이윤추구형 대량 생산 시스템에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여기 갓 만든 시원한 스무디 한 잔이 있습니다. 한 인기 유튜버의 레시피를 보고 만들었죠. 두유 200밀리리터에 잘 익은 아보카도와 망고를 한 개씩 잘라 넣고 블루베리 한 줌, 아몬드 오일과 코코아 파우더도 한 스푼씩 넣었습니다. 고소하고 새콤달콤한 맛의 이 스무디는 잡식인, 채식인, 비건인 모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건강한 음료예요.
그런데, 친환경성을 따진다면 감점 요소가 많습니다. 아보카도는 멕시코, 망고는 페루에서 비행기를 타고 왔어요. 블루베리는 우리나라에서도 재배하는 열매지만 추운 계절엔 수입해 들어옵니다. 두유에 들어간 대두와 아몬드 오일, 코코아 파우더도 마찬가지로 원재료는 멀리 아메리카 대륙에서 수확한 것들이고요. 항공기로 조달되어 슈퍼마켓 진열대에서 우리를 만나는 이런 과일들은 킬로그램 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같은 지역에서 나온 가금류 고기보다 많을 수도 있습니다.
환경을 생각해서 앞으로 망고나 아보카도를 아예 먹지 말자는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수요와 공급점만 맞아 떨어지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거래가 일어나는 자본주의 경제로 인해, 농업 시스템과 식생활의 변화를 가져왔다는 점과, 맛있는 것에 혹한 소비자들은 자기도 모른 채 이런 시스템에 공모해 탄소발자국을 쾅쾅 찍게 된다는 점을 이야기하는 거지요.
소비자 눈에 안 보이는 ‘재배 과정’의 반환경 요소들
운반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만 문제가 아닙니다. 과일이나 채소를 어떻게 재배하느냐도 중요합니다. 이왕 아보카도가 등장했으니 더 깊이 살펴볼까요. 아보카도 나무는 열매를 맺기까지 물을 많이 먹는 작물입니다. 미시간대학교 지속가능한 시스템 센터의 보고서(Center for Systems Integration and Sustainability, 2017)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농장의 아보카도 나무 한 그루를 키우는데 여름 날엔 매일 물 209리터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물 부족을 겪는 지역으로써 아보카도 농사가 지역 경제에도, 생태계에도 사실상 부담이 되는 겁니다.
다른 상업적 아보카도 생산지인 칠레와 멕시코, 스페인 남부에서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페루에서는 강물을 불법으로 끌어다 쓰는 농가들도 있어서 물 부족과 관련한 지역 갈등도 깊어졌다고 합니다.
▲ 호주 전역에 30여개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는 Costa 사의 버섯재배실 모습. 연중무휴의 자동화된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는 직원 1,200명 규모의 이 기업은 지속가능한 경영을 표방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costgroup.com.au)
영양가 높고 종류가 많으며,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는 버섯은 어떨까요? 스티로폼 트레이와 비닐에 싸여 대형마트에서 진열대에 놓여있는 상대적으로 흔하고 값싼 버섯들은 대부분 공장에서 대량 재배된 것들입니다. 앞서 소개한 미시간대 연구센터에 의하면, 버섯 공장의 재배실은 통상 어두컴컴하고 덥고 습합니다. 발효 중인 유기물 퇴비(compost)나 특수 배양된 흙 더미에 있는 버섯이 빨리 잘 자라게 하기 위해 재배실 온도는 62도에 달하기도 하며,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에 따라 크기와 모양이 달라지므로 집약 이산화탄소 농도가 일반 대기 중보다 48배 이상 높은 곳도 있다고 합니다.
‘프리미엄 버섯'은 야생에서 퍼온 흙에서 자라는데, 한꺼번에 흙을 많이 퍼가면 민감한 숲 생태계가 망가지기도 합니다. 공장 재배 버섯은 1kg 당 탄소배출량이 3kg 가량 되는데, 친환경 농가에서 생산한 닭고기가 4.1kg, 바다에서 잡은 참치가 2.2kg 인 것과 비교하면 많은 양입니다.(BBC Future, Richard Gray, 2020)
지속가능하지 않은 채소나 과일의 대량생산 시스템이 환경에 미치는 파괴력은 또 있어요. 2015년 발표된 UN 식량농업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대규모 경작과 인공 비료 및 제초제 사용 때문에 2.5~4천억 톤에 달하는 토양이 매년 부식되고 있다고 합니다. 기계식 경운 과정에서 흙 속에 있던 탄소가 많게는 70%까지 공기 중으로 방출되고요.(The Science Journal Nature, 2017) 이런 문제들이 개선되지 않은 채 비건 인구가 계속 늘어난다면, 먹을 채소와 과일이 넘쳐날 뿐 기후위기를 늦추지 못할 수도 있죠.
채소의 ‘생애주기’에 따른 환경 영향…대안은 로컬 푸드!
좀 더 엄밀한 자료를 접하고 싶으신 분들께는 2019년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저널 682호에 실린 연구논문 ‘영국에서 채소 소비의 환경적 영향’(Environmental impacts of vegetables consumption in the UK)을 보길 권합니다. *논문 링크: https://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048969719319758#!
▲ 연구논문 ‘영국에서 채소 소비의 환경적 영향’ 중, 각 채소의 생애주기(재배-수확-처리-보관-판매-소비)에 따른 환경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요약한 표. (출처: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682호, 2019)
논문 저자들은 영국에서 주로 소비되는 56개 채소 제품 (생 야채 및 가공품 포함)의 생애주기영향(life cycle impact)을 19개 카테고리(물 소비, 지구온난화, 화석연료 고갈, 금속 고갈 등)에서 비교 분석했는데요. 아스파라거스가 가장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고 배추와 샐러리, 방울양배추가 가장 지속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또한 항공기로 수입한 작물이 자국에서 나온 것에 비해 5배 환경영향도가 높다고 합니다.
채소 제품 생애주기의 맨 마지막 단계인 ‘소비’ 부문을 살펴봅시다. 편의성을 중시하고 주로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는 바쁜 도시인들이 주의해야 될 점도 있습니다. 비건 인구의 빠른 성장세에 힘입어 다양한 간편식 두부나 반조리형 대체육 제품이 많이 출시되고 있는데요, 대개 플라스틱과 종이 겹겹의 포장재 속에 들어있고 안에 든 첨가물도 많더라고요.
대형마트 신선 코너에서 생고기를 사거나 생치즈를 살 때에 비해 포장재 쓰레기가 더 많이 나옵니다. 재료의 원산지도 제각각이네요. 친환경 목적으로 비건식을 하는 소비자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요소들이죠. 비건 제품을 만드는 회사들이 하루빨리 소비자의 이런 마음을 파악하고 진짜 ‘그린 비즈니스’를 하길 바랍니다.
이 모든 이야기들이 시사하는 바는 사실 간단명료합니다. 농산물을 직접 길러 먹거나, 제철에 나는 ‘로컬푸드’를 사 먹으라는 것. 물론 먹을 만큼만 사서 남기지 말고요. 허나 이 간단한 일을 해내기 위해 온갖 광고와 마케팅 속에서 분별력을 유지하고, 시간을 내어 직접 요리에 나서는 것, 이국적인 식재료를 많이 알아버린 입맛을 달래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 지역에서 난 제철 유기농 먹거리를 일회용 포장재 없이 배달해주는 한 ‘채소상자’(Gemüse Kiste) 업체의 인터넷 사이트. 독일에 사는 녹색당원이며, 탄소발자국을 최소화하는 생활을 지향하는 필자들은 이제껏 잡식, 채식, 비건식을 오가며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프라이부르크에 사는 필자는 채소상자에서 주로 식재료를 얻고, 주 3-4끼 고기나 생선을 먹는다. 베를린에 있는 다른 필자는 오랜 채식 생활 이후 작년 9월부터 비건식을 이어가고 있다. (출처: brokkolise.de)
생태계를 해치지 않는 축산업 가능할까?
채소과 과일 생산의 지속가능성을 재고하는 한편, 축산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개선하려는 노력 역시 중요하다는 점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유기농 저밀도 방목형 농장과 같은 축산업 방식은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토양 생태계를 복원하고, 생물 다양성을 유지시켜주며, 수질오염 및 홍수를 완화하기도 합니다. 지속가능한 축산 농장은 미생물부터 야생 포유류까지 생태계 내 다양한 동물들에게 집이 되는 한편, 인간의 육류 공급처가 되기도 한다는 겁니다. 국내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점점 확산되고 있는 동물복지 농장 인증제도 등을 통해, 많은 축산 농가 및 육류 가공 시설들이 앞으로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영국 서섹스에서 자연 방목형 유기농 축산 농가를 운영하는 이사벨라 트리(Isabella Tree)는 “세상을 구하고 싶다면 비거니즘이 답은 아니다”(If you want to save the world, veganism isn’t the answer)라는 가디언 기고 글(2018년 8월 25일자)에서 이런 얘기를 합니다.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고민하는 농부 트리는 “우리 모두가 고기를 적게 먹어야 한다는 점, 탄소집약적, 비윤리적, 곡물 사료 중심의 축산업을 끝내야 한다는 점은 자명합니다. 하지만 환경, 동물복지, 자신의 건강에 대한 비건인들의 염려가 고기와 유제품을 포기한다고 해서 전부 해소되는 것은 아닙니다. 직관에 어긋나는 것 같아도, 때때로 유기농 스테이크를 먹는 게 친환경 선순환에 옳은 방법일 수도 있어요.”라고 말합니다. 납득이 좀 되시나요?
쏟아지는 정보량에 지친 독자 분들의 한숨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네요. 고기와 생선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많은 노력이 드는데, 채소나 과일을 구해 먹는 것에도 이처럼 많은 고민과 판단이 필요하다는 게 골치 아픈 일이긴 합니다. 하지만 ‘나’의 식탁에 오르는 채소 한 다발, 간식으로 베어먹는 과일 한 알이 나에게 오기까지의 뒷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이고 무엇이 더 건강하고 현명한 식생활인지 궁리하면서 얻는 배움과 즐거움, 자부심도 꽤 큽니다.
사실 먹거리 문제는 산업구조, 일자리, 종교적, 문화적 정체성 등 수많은 삶의 요소가 모두 관련되어 있어서 빠른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도 포기하지 말고 계속해 보자고 독려하고 싶습니다. 건강한 맛을 누리는 지구인으로 사는 긴 여정을요!
(다음 편지에서는 2022년까지 핵발전소를 모두 폐쇄하기로 결정한 독일의 탈핵 정책, 그 중에서도 핵발전소 오염수, 폐기물 처리 등에 관해 살펴보겠습니다.)
[필자 소개] 손어진: 정치학을 전공했고, 베를린에서 독일/유럽연합의 R&D 정책 분석 일을 하고 있다. 움벨트(Umwelt) 모임 소속으로 독일 녹색당 싱크탱크인 하인리히 뵐 재단 자료도 번역한다. 독일 녹색당의 정치적 역동을 경험하고 싶어 독일에 왔으며, 베를린의 녹색정치, 환경, 여성, 이민자 영역에서 다양한 만남을 통해 존재의 확장을 경험 중이다.
하리타: ‘에코워리어’들이 많이 사는 환경 도시 프라이부르크에서 환경 거버넌스학 석사과정을 밟았다. 탈서울 녹색전환을 위해 독일에 왔다. 다양한 종(種)과 성(性)이 공존하는 대안 공동체, 자연과 더불어 소박하고 소신 있게 사는 것이 일관된 관심사. 관련 저서 <뜨거운 지구 열차를 멈추기 위해 - 모두를 위한 세계환경교육 현장을 가다>(공저, 2020)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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