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02

이천사천(以天食天) :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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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운과 칸트의 발견


이천사천(以天食天)

담마 주우

2018. 7. 2.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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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월은 ‘하늘이 하늘 전체를 키우기 위하여 
동질(同質)이 된 것은 상호부조(相互扶助)로써 서로 기화(氣化)를 이루게 하고, 
이질(異質)이 된 것은 이천사천(以天食天)으로써 서로 기화를 통하게 하는 것이다’
고 말씀합니다.

여기서 ‘相互扶助’ ‘以天食天’의 근본 취지는 ‘하늘이 하늘 전체를 키우기 위하여’인데, 이것은 소위 ‘하늘이 하늘을 먹는다’는 이천식천(以天食天)의 의미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이를테면 ‘밥이 사람을 키운다’는 밥이 주체가 되어 사람을 먹여 기른다는 것인데, 반면에 ‘사람이 밥을 먹는다’는 사람이 주체가 되어 [대상으로서] 밥을 먹는다는 것입니다.

전자는 ‘부모가 나에게 젖을 먹인다’이고 후자는 ‘내가 부모의 젖을 먹는다’인 것입니다. 전자는 ‘부모가 [하늘인] 젖으로써 [하늘인] 나를 먹여준다’이지만, 후자는 ‘[하늘인] 내가 [하늘인] 젖을 먹는다’는 것입니다.

전자는 ‘천지부모가 [젖인] 하늘로써 [나인] 하늘을 먹여 기른다’는 양육이지만, 후자는 ‘[내가] 하늘의 자격으로써 [젖인] 하늘을 먹겠다’는 권리입니다. 전자는 ‘하늘로써 하늘을 먹여 기른다’는 이천사천(以天食天)이고, 후자는 ‘하늘로써 하늘을 먹는다’는 이천식천(以天食天)입니다.


‘食’에는 두 가지의 뜻이 있는데, ‘밥’ ‘음식’ ‘먹다’는 ‘식’ 그리고 ‘먹이다’ ‘양육하다’는 ‘사’가 있습니다. 이천사천(以天食天)의 ‘食’은 먹이고 양육(養育)할 ‘사’이고, 이천식천(以天食天)의 ‘食’은 먹을 ‘식’입니다.

대상을 하늘처럼 그리고 하늘로서 대우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만, 내가 하늘이니 대상인 하늘을 먹겠다는 것은 생명을 존중하는 태도가 아닙니다. 이는 만물의 영장으로서 고등(高等)한 인간이 자신의 도구로서 하등(下等)한 밥을 먹겠다며 당연시하는 우월적 태도와 다르지 않습니다.

기록에 따르면 해월도 ‘하늘이 하늘을 키운다’고 했지 ‘하늘이 하늘을 먹는다’고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하늘을 기른다’는 양천(養天)을 중심사상으로 주창하기도 했습니다. 이 양천(養天)이 바로 사천(食天)입니다.



이런 이천사천(以天食天)에 관련한 오해가 이천식천(以天食天) 이천화천(以天化天)으로 이어지고 이신환성(以身換性) 인내천(人乃天)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비록 ‘食’과 ‘養’(羊+食)이 같은 뜻일지라도 만일 이천양천(以天養天)이라고 한결같이 했으면 이천식천(以天食天)이라는 오해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면 앞의 외유기화(外有氣化)와 이천사천(以天食天)을 연결해보겠습니다. 외부에 펼쳐진 기(氣)의 화신(化身)인 타자는, 주인공 자신의 내면 모습을 있는 그대로 거울로 비춰주는 하늘을 대행함으로써 하늘인 주인공으로 하여금 성장하고 성숙하도록 양육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므로 우주는 타자라는 하늘을 도구로써 주인공이라는 하늘을 길러줍니다. 타자라는 하늘이 주인공이라는 하늘을 키운다는 것이고, 결국 ‘타자가 주인공을 먹는다’가 아니라 ‘타자가 주인공을 키운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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