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22

Kang-nam Oh - 기독교의 개벽 사상, 예수님의 개벽 정신

(5) Kang-nam Oh - 기독교의 개벽 사상 2월15일 창비 창설자 백낙청 교수와 한국 자생 종교 동학과 원불교에서... | Facebook

Kang-nam 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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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의 개벽 사상

2월15일 창비 창설자 백낙청 교수와 한국 자생 종교 동학과 원불교에서 강조하는 ‘개벽’ 사상을 놓고 세 시간 TV 대담을 했습니다. 이 대담 전에 백낙청 교수가 김용옥, 박맹수, 김용휘, 정지창, 방길튼, 허석, 이은선, 이정배 교수들과 동학/천도교, 원불교, 기독교에서의 ‘개벽’ 사상을 중심으로 대담하고 그것을 <개벽사상과 종교공부>(창비, 2024)라는 제목으로 책을 내었는데, 저보고 이분들의 대담을 중심으로 총평 겸 저의 생각을 이야기해 보라고 하여 마련된 자리였습니다.   
이분들의 대담을 읽고 몇 가지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첫째, ‘개벽(開闢) 사상이 “동학·천도교, 증산교, 원불교의 핵심 가르침 중 하나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종교들이 외세에 시달리고 고생하는 사회를 바꾸기 위해 ‘다시 개벽’ ‘후천 개벽’을 강조했는데, 특히 원불교의 개교 포어가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였습니다.
둘째, ‘개벽’이라는 것이 천지개벽 같이 하늘이 말리고 땅이 꺼지는 등 이 세상이 끝나고 새 세상이 열린다는 종말론적 사건이 아니라, 불합리한 현 세대를 끝내고 새로운 질서가 지배하는 새로운 세상을 연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개인 구원만이 아니라 사회 구원, 세계 구원을 포함하는 변화라는 것입니다. 
셋째, 제 개인의 생각입니다만, 이런 것이 개벽이라면 ‘개벽’이 동학과 원불교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종교의 밑바닥에서도 발견되는 사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의 모든 종교는 불완전한 현실 세계에서 새로운 세상으로의 변혁을 꿈꾸는 일종의 ‘개벽’ 사상을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유교도 <대학>에 나오는 것처럼 격물치지(格物致知) 성의정심(誠意正心)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 하여 정신수양을 하고 결국은 ‘치국’과 ‘평천하’하는 것, 질서있는 사회, 평화로운 세계를 이룩하는 것을 최종의 목표로 여기고 있는데 이것도 일종의 개벽을 의미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심지어 노자(老子)의 <도덕경>도 정치 지도자들을 위한 지침서로 그 최종적 목적은 그 당시 사회를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넷째, 무엇보다 중요한 발견은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도 개벽을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은 “회개하라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웠다”고 외치다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 당시 십자가는 정치범에게만 주어지는 형벌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로마의 학정에 시달리는 유대인들에게 사랑과 정의의 원리가 지배하는 하느님 나라의 도래를 선포하다가 정치범으로 체포되어 처형된 것이라 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종래까지 일반적으로 기독교의 핵심 가르침은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흘린 보혈의 공로를 믿고 죄 사함을 얻어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하는 것인데, 이제 개인의 죄 사함이 핵심이 아니라, '정신을 차리고(메타노이아를 체험하고), 하느님의 사랑과 정의의 원칙이 지배하는 새 세상이 이루어지도록 애쓰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라 개벽이 기독교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개인 구원만이 아니라 세상의 변혁(transformation)이 기독교 중심 가르침이 되어야 마땅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입니다.
끝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학 창시자 수운이나 원불교의 창시자 소태산의 개벽 기별은 우리와 밀접하게 관계된 구체적인 근대사의 맥락에서 강조되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유교나 불교나 기독교 등 종래까지의 종교들 속에도 개벽 사상이 있었겠지만 수운 선생이나 소태산 선생에 의하면 이들 종교는 그 ‘기운’을 다했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유효기간이 지났거나 약효가 떨어져 세상을 구할 수 있는 도가 못 되기 때문에 선천 문화를 개벽할 수 있는 새로운 도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동학이나 원불교 개벽 사상이 우리에게 더욱 가깝고 귀하게 여겨지고, 나아가 한국 기독교도 이런 종교들과 발맞추어 예수님의 개벽 사상을 새롭게 강조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호생
제 생각에도 모든 종교의 창시자는 새로운 세상을 여는 사상을 다 가지고 오셨다고 봅니다
그러한 사상이 기존의 세상을 발전시키는 정신적인 자양분이 되었다고 보고요
그런데 그런 사상은 오로지 사람의 문제만을 다루었습니다
2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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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생
하지만 증산께서 말씀하시는 개벽은 사람만의 문제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을 둘러싼 환경이 먼저 문제가 생겼다고 진단하시고 그 환경부터 뜯어고치는 공사를 보십니다
그것이 천지공사이고 그 결과로 이루어지는 것이 후천개벽입니다
즉 그것은 사상적인 부분만이 아니고 실지적인 물질세상과 그 이면의 신명계까지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2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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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g-nam Oh
호생 증산도에서의 개벽은 우주적 개벽인 것이 분명합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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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생
Kang-nam Oh 님 감사합니다~^^
저는 대순진리회 수도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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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Park
미국 기독교도들은 그 '개벽'을 '휴거'와 같이 해석해서 요한계시록'revelation'을 강조하고, 기후변화, 생태계 파괴에 대해 걱정하는 것을 미친 짓으로 규정합니다. 새 세상이 열릴 텐데, 신의 뜻을 기다리는 것이 더 급하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기독교는 카나다, 오스트렐리아, 뉴질랜드 등 영연방 기독교와 천지차이로 다릅니다. 진보성이 전혀 없읍니다. (박사님을 곤혹케 하는 한국기독교의 무지한 단면이 미국 기독교라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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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g-nam Oh
John Park 휴거나 종말을 말하는 미국 기독교의 주류는 기본적인 패러다임 천이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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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Park
Kang-nam Oh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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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옥수
개벽사상의 의미 참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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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Sangil
책에 이어 페북을 통한 교수님의 가르침에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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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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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n Park
이 개벽은 소위 우리가 말하는 '개혁reform'이나 '급진성radicality'와 같이 풀어 비교해 보는 것도 의미 있겠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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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연
우리나라의 아름답고 참된 가르침이 참 많은데 왜 신천지가 득세 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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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영식
좋은 조언이십니다. 불국토, 지상천국, 천지공사, 개벽론은 상통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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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영
깊이 공감하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제 다시 개벽의 시대가 열려야 한다는 생각들이 무르익어 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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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Bokseop
기독교인으로서 저항과 개혁이 기본인데 오늘의 교회는 저항도 개혁도 없어서 슬프네요. 개혁교회가 개혁을 상실했으니 소금이 맛을 잃은것과 같고 길에 버려져 밟힐까 안타깝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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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g Kyung Koh
머리가 씨끄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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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g-nam Oh
Sang Kyung Koh 죄송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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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g Kyung Koh
Kang-nam 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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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l Dong Lee
오강남 교수님의 개벽 사상에 대한 견해에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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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l Dong Lee
개벽은 먼저 나를 개벽시켜서, 작게는 가정과 이웃을 변화 시키고, 크게는 사회와 국가 그리고 온 인류를 변화 시키는 에너지를 만들어 가는것이 진정한 개벽이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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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은산
자기 종교에만 함몰되지 않는데서부터 개벽은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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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eSook Kim
잘 읽었습니다. 덕분에 한 생각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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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 Park
기독교 종말론이라 하지 말고 개벽 사상이라고 해야 하겠습니다! 하나님 나라 사상도 신정론이 아니라 탈신정론적으로 해석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느 종교나 샘은 같고, 바라보는 지평은 온전한 해방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귀한 말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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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g-nam Oh
박충구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그런데 탈신정론적 해석이 무엇인지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박 교수님을 비롯, 기독교도 새로운 기독교(A New Christianity)가 되어야 한다는 신학자들이 많은 것 고무적이라 여겨집니다. 언제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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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 Park
Kang-nam Oh Enttheokratisierung, 에른스트 블로흐가 Atheismus im Christentum에서 제안한 용어 인데요, 권력종교의 근원 신의 정치 개념을 버려야 참된 자유의 길이 열리고 모든 억압적 관계가 해소될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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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g-nam Oh
박충구 재미있는 생각이네요. 캐나다에 무신론 목회자가 나오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네요. 종래까지의 신관은 설자리가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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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 Park
Kang-nam Oh 군주적 하나님 이념은 기독교 제국주의의 숙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도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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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춘
박충구 글쎄요. 성경을 부인한다면 모를까 어찌 군주적이지 않은 하나님이 가능할까요? 이미 단어 자체가 Lord인데요. 그리스도도 King이고요. 이성신론이라면 가능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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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춘
박충구 신정도, 섭리도, 군주도 다 없애면(탈) 어떤 하나님일까요? 탈탈탈 털고나면 존재바탕이 드러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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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oungsun Yoo
고맙습니다~^^ 귀한 글 업고가서 공유합니다! (넙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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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Myoung Kim
개벽사상은 새로운 도덕 질서를 만들자는 것인데, 최시형의 삼경사상에서는 경천, 경인, 경물이라고 해서 사람도 사물도 하느님과 같이 공경하라는 것입니다. 개벽 사상에서의 새로운 도덕질서는 인륜도덕 질서를 넘어서는, 요즘 말로는, 지구학적 도덕 질서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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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g-nam Oh
김원명 훌륭한 말씀 감사합니다. 한국 종교의 개벽 사상이 전 지구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 대담에 참여하신 분들의 공통된 생각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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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Myoung Kim
Kang-nam Oh 지구인문학은 지구 전체를 유기체적으로 생각하는 인문학입니다. 예를 들어, 기후 문제도 함께 생각하는 인문학입니다.
우리 역사에서 가장 암울한 1860년에서 1948년까지 동학, 천도교, 원불교 등이 창시되며 개벽사상의 전성기를 이루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개벽사상은 우주를 하나의 생동하는 기로 보는데서 현재 지구 전체를 걱정하는 지구인문학에 영감을 주는 사상이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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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g-nam Oh
김원명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그런데 개벽이나 천지공사를 외쳤는데 현재 세상이 왜 아직 이모양인가 이해하기 곤란한 면도 있는 것 같네요. 깊은 통찰 다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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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Myoung Kim
Kang-nam Oh 저도 천지공사 등등 이야기는 잘 납득되지 않습니다.
춘추전국시대에 제자백가들의 온갖 지헤가 나왔듯이, 조선이 망해가는 가장 어려울 때 깊은 사유들이 신종교로 분출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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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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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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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효
개벽사상 깔끔하게 정리해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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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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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현
개인구원을 넘어 사회구원까지 넓게 지평을 여는 개벽사상에 전적으로 함께하며, 모든 종교의 개벽사상을 새롭게,또 조화롭게 이루어지기를 바래봅니다. 늘 함찬 박수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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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화
개벽사상을 단박에 이해하게 해 주시네요 좋은 가르침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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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재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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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회
단군의 홍익인간도 원래 뜻은 사람사는 세상을 이롭게 하자는 말이니 개벽사상이랄 수 있지요. "인간"의 원 뜻이 사람사는 세상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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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i Won Kim
원불교의 개벽은
수직적 차별관계였던
천(하늘)과 지. 부와 모,
사와 농공상, 입법자와 치법, 도덕과 과학의 관계를
평등관계로 , 인본을 넘어 금수초목까지
하나로 보고 불공하는 대변화의 개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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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g-nam Oh
김제원 상세히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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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춘
(후천)개벽이 도래했다고 해봤자 좋은 세상에서 함께 좋게 살다가 결국 생로병사를 겪고 죽고 마는 그 허무함은 어떻게 극복하시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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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g Kyung Koh
다들. 창시할때와 인간이 운영하면서. 망가져 가는것이 문제죠
21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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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일
우주의 진강급
인지의 진급기
선후천교역기
후천개벽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
새로운 문명세상
진리적 종교
사실적 도덕의 훈련
진리는 하나
세계도 하나
인류는 한가족
개척하자 하나의 세계
종교협력(연합)
14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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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g-nam 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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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개벽 정신

며칠 전 “기독교의 개벽 사상”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예수님도 로마의 식민지 지배를 종식시키고 하느님의 통치 원리가 지배하는 새로운 세상을 꿈꾼 개벽 사상가였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는데, 많은 분들이 호응하시고 좋은 댓글도 다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그와 관계되어 한 말씀 더 드리고 싶습니다. 예수님 당시 무력으로 로마의 식민지 지배를 종식시키려는 운동이 있었는데, 이들을 ‘열성당’(Zealots)이라 합니다. 예수님의 제자 중에도 열심당이 있었을 것이라 보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 자신을 열성당으로 묘사한 책이 있습니다.
레자 아슬란 지음, 민경식 옮김, (와이즈베리, 2014) <젤롯 - “예수는 정치적 혁명가였다” 20년간의 연구로 복원한 인간 예수를 만나다>를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이 책은 2013년 출판되자 미국에서 베스트 셀러가 되었습니다. aladin.co.kr 인터넷 서점 책 소개에 있는 글을 옮깁니다.
“기독교의 나라 미국을 논쟁에 빠뜨린 화제작. 변방의 구멍이라고 불린 1세기 팔레스타인에서 예수는 그중에서도 단연 카리스마 넘치고 혁명적인 리더였다. 로마는 그를 십자가 처형했으나 그의 메시지는 종교가 되어 로마를 삼켰다. 절대 굴복을 모르는 의지, 하느님의 나라가 기어코 오리라는 열정적인 신념, 이것이 젤롯(zealot)이다.”
제가 한마디 덧붙이면 예수님은 로마의 식민지 통치를 뒤집어 엎으려 시도했다고 볼는 수 있지만 일반 열성당처럼 무력을 사용하려 하지 않고 그대신 “의식 개변(메타노이아)”라는 정신 개벽을 통해 그 일을 완수하려 하지 않았을까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