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25

‘힌두교의 인간론 內 힌두철학 삼키아학파의 인간론’:CRS NEWS

‘힌두교의 인간론 內 힌두철학 삼키아학파의 인간론’:CRS NEWS
정영부의 ‘영혼학개론, 그 표준이론’
‘힌두교의 인간론 內 힌두철학 삼키아학파의 인간론’
정영부  | 기사입력 2023/04/07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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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는 『영혼학 그 표준이론』의 제8장 ‘주요 인간론(人間論)’ 중 ‘힌두교의 인간론 內 힌두철학 삼키아학파의 인간론’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힌두철학 삼키아학파의 인간론

 

인도철학에서 이야기되는 우주론은 다양하다. 힌두교의 성전인 리그베다에서는 일신교적 또는 범신론적인 여러 창조론을 찾아볼 수 있는데, 그 초기에는 타드 에캄(Tad Ekam)이라는 일자(一者, That Oneness)에 의해 우주가 창조되었다는 신화가 보이고 이후 원형인간인 푸루샤의 각 부분에서 만물이 출생했다는 거인해체(巨人解體)창조신화(註1)가 나타나며 이어서 도(道, Rta)나 시간(時間, Kala), 사트(Sat)신으로부터 우주가 창조되었다는 신화 등이 등장한다.

 

힌두 육파철학이 하나로서 가장 오래된 학파인 삼키아학파(註2)는 리그베다의 거인해체신화를 정신적 원리인 신아(神我) 또는 순수정신으로 풀이되는 ‘푸루샤(Purusha)(註3)’와 물질적 원리로서 표준이론의 氣로 이해되는 ‘프라크리티(Prakriti)’간의 상호작용으로 변형하여 우주의 생성원리를 설명한다.(註4)

아트만(atman)은 힌두 전통에서 윤회의 주체를 구성하는 핵심적인 요소로 간주되는데, 삼키아(Sāṃkhya)학파에서는 아트만을 대체하는 용어로 푸루샤를 사용한 것이다.(註5) 따라서 푸루샤는 아트만과 마찬가지로 그 실체는 영(靈)이고 프라크리티는 표준이론의 기(氣)라고 볼 수 있다. 삼키아학파의 창조론을 보면 다음과 같다.

 

순수정신 푸루샤와 물질의 근본원질 프라크리티(prakrti)가 우주창조의 두 근본 요소다. 삼키아학파에 따르면, 푸루샤는 원래 아무런 작용도 하지 않고 프라크리티를 관조(觀照)할 뿐인 순수한 의식(個我)이었지만 프라크리티와 결합하면서(註6) 물질원리가 전개되어 아함카라(Ahamkara, 자의식)가 생기고, 더 나아가 윤회(輪廻)의 고통스러운 세계가 출현하게 된다.

 

물질원리가 전개되는 과정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프라크리티는 변화의 속성을 가진 3 구나(Gunas) 즉, 순질(淳質, 善性)의 사트바(Sattva), 동질(動質, 動性)의 라자스(Rajas), 암질(暗質, 暗性)의 타마스(Tamas)가 프라크리티 내에서 정지된 균형을 유지하다가 푸루샤의 자극으로 서로 간의 균형이 깨지면서부터 물질적 변화를 시작한다.(註7) 우선 근원적 사유기능인 마하트(Mahat), 또는 우주적 지성인 붓디(Buddhi)가 출현하여, ‘나’라는 자의식, 즉 아함카라(Ahamkara)가 생기고 이후 안(眼), 이(耳), 비(鼻), 설(舌), 신(身) 다섯 감각기관이 발생하며, 또 손, 발, 발성, 배설, 생식의 5가지 기관과 마음(manas)의 기능이 생겨난다. 그리고 이어서 색(色), 성(聲), 향(香), 미(味), 촉(觸)의 5가지 대상영역의 미세한 요소(Tanma-tra)가 나타나 도합 25요소로 우주가 완성된다.

 

위의 설명을 순서대로 보면 다음과 같다.(註8)

 

1) 아트만이 프라크리티(自性, 氣, prakriti)에 작용하여 근원적 사유기능인 붓디(覺, buddhi) 또는 마하트(mahat(註9))가 등장.

2) 자의식인 아함카라(註10) 발달.

3) 사트바(Sattva)의 속성이 우위인 아함카라에서 사고기관인 의(manas, 意)와 意의 5가지의 감각기관인 눈, 귀, 코, 혀, 몸(jnanendriyas, 오근)에 그리고 5가지 행동기관(karmendriyas)인 손, 발, 발성기관, 배설기관, 생식기관이 성립.

4) 타마스(Tamas)의 속성이 우위인 아함카라에서 5가지 미묘한 원소인 五境(panca-tan-matra)이 생성.

5) 붓디와 아함카라 그리고 오경(五境)에 의하여 링가 샤리라(細身)가 형성되어 윤회의 주체로서 영생하는 정신적 원리인 푸루샤와 함께 전생(轉生).

 

오늘날 인도 라자요가의 요기인 사라스와티(Swami Yogeshwaranand Saraswati)는 위 삼키와 학파와는 순서를 약간 달리하는 주장을 펼친다. 그러나 그도 결국 주장하는 바가 브라만(아트만)이 물질인 기에 작용하여 물질세계와 인간을 창조한다는 것이니 중요한 차이가 아니다.(註11)


이처럼 이 삼키아철학은 기(氣)인 프라크리티(prakrti)에서 자의식이 발생하는 과정과 만물의 질료인(質料因)으로서 물질로 전개되는 과정을 영과 기의 상호 교합관계로 해석함으로써 표준이론과 유사한 기발생론적 인간창조과정을 진술하고 있다. 그러나 신으로부터 온 영(푸루샤)이 기에 작용하여 인간의 혼(아함카라)과 물질계가 창조되었다는 역진화적인 이원론을 주장함으로써 표준이론과 다른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은 오늘날 신지학과 뉴에이지의 인간관 형성에 모태가 되었다. 기의 에너지가 빅뱅하여 물질이 되고 다시 그 생명력이 물질에 작용하여 생명이 탄생하였다는 표준이론의 일원론적 생각과 차이가 발생하는 지점이다.

 

한편 푸루샤가 이와 같은 프라크리티와 자신을 동일시하지 않고 완전히 무관심할 때, 이러한 상태를 해탈(解脫)이라고 한다. 삼키아학파와 요가학파(註12)의 철학에 따르면, 마음의 작용(心作用)이란 마음(혼)이 성하여 자아가 자신의 본질이 푸루샤(Cosmic Spirit)임을 잊고 프라크리티(Cosmic Substance)를 자기 자신으로 보는 것을 의미한다.(註13) 프라크리티에 푸루샤가 작용하여 생성된 만물은 사실 허상이다. 따라서 이를 실상으로 인식하는 마음의 작용을 극복(무명 탈출)하고 실체를 여여히 보는 것(열반)을 추구하여야 한다. 마음 또한 허상이니 궁극적으로는 이마저 버리고 실재인 아트만에 복귀하라는 삼키아의 교설은 ‘마음인 혼을 극복하고 자아를 영으로 채우라’ 또는 ‘영(아트만)과 혼(프라크리티)을 구별하여(脫無明) 혼을 극복하라’라는 표준 모델의 주장과 일치한다. 이는 ‘혼이 영을 제치고 자아의 방을 차지하고 있는 현상황’의 극복을 추구하는 표준이론의 구도론을 다른 방식으로 묘사한 것이다.

 

오늘날 대다수의 힌두교 종파에서는 삼키아학파의 복잡한 창조론 대신 태초에는 트리무르티(Trimūrti) 삼신(三神)(註14)만이 존재했으며, 이 중 창조의 신인 브라흐마에 의해 세상이 창조되었다고 믿는다.(註15) 오히려 삼키아학파의 인간론은 오늘날에 신지학을 선봉으로 뉴에이지에서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변형되어 그들 교리의 형성에 사용되고 있다.(註16)

 

차크라

 

차크라(chakra)는 고대 인도철학에서 유래되어 힌두교와 탄트라 불교의 일부 종파에서 정신과 신체수련에서 사용하는 이론으로, 이들은 인간의 신체에는 정신적인 힘과 육체적인 기능이 합쳐져 상호작용을 하는 약 8만 8천 개의 차크라가 있다고 한다. 그중 꼬리뼈에서부터 정수리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척추를 따라 존재하는 7개의 ‘주요 차크라’가 있다. 차크라라고 하면 보통 이 7개의 차크라(註17)를 말한다. 차크라는 선도(仙道)나 중국의학의 경혈(經穴)과 거의 유사하며 ‘주요 차크라’는 단전(丹田)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경혈이나 단전과는 달리 인도의 차크라는 베다의 다신체론과 연결되어 미묘체(subtle body, sukshma sharira)(註18)로 통하는 곳, 의식(意識)이 머무는 곳, 나아가 의식수준을 결정하는 곳(註19)으로 소개되며 건강뿐 아니라 명상과 정신수양 차원의 개념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이처럼 신비(神祕)로 포장되어 서구에 많이 보급된 차크라는 최근 우리나라에도 수입되어 선도의 단전과 비등할 만큼 널리 알려져 있다.

 


  

<註釋>

註1) 거인 푸루샤의 신화는 아직도 자이나교에 살아있다. 거인 푸루샤의 머리와 가슴은 천계이며 몸통은 인간계, 다리는 지옥이다. 인간은 푸류샤의 몸 안에서 윤회를 반복한다(미주 35 ‘원형인간론’ 참조).

 

註2) 삼키아학파(Sāṃkhya 學派), 샹캬학파 또는 상키아(Sankhya)학파는 힌두교의 정통 육파철학 중의 하나로, 불교 경전 및 논서에서는 수론파(數論派)로 불리고 있다. 시조는 카필라(Kapila BC 4~3세기)이다.

 

註3) 원래 푸루샤는 우주적 원형 인간이었다. 푸루샤의 각 부분에서 만물이 출생했다는 ‘거인해체(巨人解體)’ 창조신화의 거인이다. 이후 삼키아학파의 이원론(二元論)에 이르러서는 프라크리티(Prakriti), 즉 물질원리(物質原理)와는 별개의 존재인 정신원리(精神原理, 神我)로 인식되었는데 삼키아학파에 따르면, 푸루샤는 원래 아무런 작용도 하지 않는 순수한 의식이었지만 진화과정 속에서 프라크리티(prakrti)와 결합하면서 물질원리가 전개되어 아함카라(Ahamkara, 자의식)가 생기고, 더 나아가 윤회(輪廻)의 고통스러운 세계가 출현하게 된다. 이처럼 인도철학 용어는 그 뜻을 종잡기 어려워 그때그때 새겨들어야 한다. 인도철학은 원래부터 베다철학의 6파와 불교 그리고 자이나교 등 육사외도(六師外道)로 복잡하였는데 후대에 내려오면서 파가 갈리고 설이 난무하여 자기들도 그 내용과 차이를 파악하기 어려울 지경이 되었다.

 

註4)

1. 베다의 찬송가인 ‘푸루샤 숙타(원시 찬가)’에서 원시의 인간 ‘푸루샤(Purusha)’는 천 개의 머리, 천 개의 눈, 천 개의 발을 가졌는데 거기에서 말, 소, 산양, 양 등이 태어났고, 푸루샤의 마음에서는 달이, 눈에서는 태양이, 입에서 인드라와 아그니가, 숨결에서 바람이, 배꼽에서 공계(空界), 머리에서 천계(天界), 양발에서 대지, 귀에서 방위(方位)가 생겼다고 한다. 이러한 찬가는 거인 해체 신화의 한 예이다(나무위키, 창조론 참조).

2. 원시인간인 푸루샤가 정신원리(精神原理, 神我)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우파니샤드 문헌을 거쳐 삼키아학파에 이르러서 물질원리(物質原理)인 프라크리티(Prakriti)를 만나 이원론(二元論)을 형성하면서부터이다.

 

註5) 아트만과 푸루샤는 삼키아학파 내외에서 동일한 개념으로 통용되었다(강형철, 「아트만과 푸루샤 개념의 교차점」).

 

註6) 이를 푸루샤와 프라크리티 간의 발란스가 깨진다고 설명한다.

 

註7) 반대로 프라크리티의 이 세 가지 속성을 요가의 마지막 두 단계인 명상과 삼매로 안정시키면 욕심을 떠날 수 있게 되며(혼을 자아의 방에서 내보낼 수 있으며) 이로써 합일의 경지가 가능하다고 한다(사라스와티, 「혼의 과학」, 40쪽).

 

註8) blog.naver.com/thedaywemet/221478747321 그림 참조

 

註9) 마하트(mahat)는 인도 정통철학 삼키아학파에서 말하는 세계가 창조되는 25가지 원리 중 두 번째 원리로서 산스크리트어로 ‘대(大)’, ‘커다란 것’을 뜻한다. ‘우주적 지성’, ‘정신적 깨달음’을 의미하는 붓디(覺, buddhi)의 이칭이다. 근본원질인 프라크리티(prakṛiti)의 내적 평행상태가 깨지고 전변(轉變)하면서 가장 먼저 출현하는 산물이다. 근원적 사유기능과 확인의 작용을 본질로 한다. 아함카라(Ahamkara, 자의식), 마나스(manas, 마음)와 함께 인간의 주요 인식기관을 구성하며, 그중에서도 가장 고차원적 정신작용으로 간주된다(두산백과, 마하트).

 

註10) 아함카라(ahamkāra)는 인도철학의 용어로 ‘자의식’이다. 아함은 1인칭 대명사 ‘나’, 카라는 ‘행위’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이기심, 아집을 의미하는 말인데, 삼키아 학파의 철학체계에 수용되어서 현상계를 성립시키는 원리의 하나로 되었다. 그에 의하면 아함카라는 ‘내가 행위한다. 이것은 나의 것이다. 이것이 나이다’라고 하여서, 본래의 자아가 아닌 것을 자아로 오인하는 기능을 가지며, 이 오인을 계기로 윤회가 생겨서 현상계가 성립했다(종교학대사전, 아함카라).

 

註11) 사라스와티의 창조론

 

1. 오늘날 인도 요가학파 라자요가의 유명한 요기인 사라스와티(Swami Yogeshwaranand Saraswati 1887~1985)는 “brahman과 프라크리티가 만나 프라크리티의 세 가지 성질인 구나의 균형이 깨지면서 공간과 시간과 방향이 창조되고 실제원리에서 大善性, 大動性, 大暗性이 만들어지며 이를 質料因으로 하여 대선성에서는 우주마음(마나스), 대동성에서는 우주지성(붓디), 대암성에서는 우주자아(아함카라)가 나온다. 다시 우주마음에서는 선성의 미세감각기관, 동성의 미세운동기관(목소리, 손, 발, 생식기, 배설기관), 암성의 미세요소(색성향미촉)이 발생한다(사라스와티, 「혼의 과학」, 191~193쪽 참조).”라는 창조론을 주장한다. 삼키아학파와 대동소이하다.

 

2. 그 다음에는 5가지 원소(조잡원소)가 각각에 속하는 원자들을 사용하여 육체를 구성한다. 땅에 속하는 원자는 뼈를 만들고 물에 속하는 원자는 혈액을, 불은 소화기관, 바람은 호흡기관과 생기(生氣), 공기는 공간을 만든다(전게서, 114쪽).

 

3. 요가와 아쉬람 운영에 진력하였던 그는 신지학의 영향을 받지 않은 주장을 펼쳐 인도철학의 원래 모습을 보이는데 인간의 구성요소에 대한 그의 이론의 대강을 보면 “브라만 또는 아트만인 푸루샤가 氣인 프라크리티에 작용하여 粗雜體인 육체와 生氣體 그리고 意思와 지성의 기능을 가진 微細體, 그리고 자아와 마음 그리고 아트만이 있는 歡喜體를 만든다. 이때 환희체 바깥은 brahman이 감싼다. 사라스와티의 환희체는 靈으로 보이는데 마음과 에고(자아)까지 가지는 점이 특이하다. (신지학의 영인 인간모나드의 구성이 ‘마나스와 붓디 그리고 아트마’임은 이러한 생각에서 기원한 것이 분명하다.) 마음은 행(行)을 축적하여 이를 아트만에게 전달하는 기능을 하고(불교의 제8식 아뢰야식과 유사하다) 환희체는 미세체를 통하여 몸을 지배한다. 생기체는 육체와 같은 형태로 몸을 감싸지만 의사와 지성의 미세체는 머리의 백회(브라흐마란드라)부분에 자리 잡고 심장에는 자아와 마음(아함카라, 에고)의 원인체가 자리 잡는다. 또한 명종 후 환희체는 하나가 되어 윤회한다. 아트만이 마음과 에고까지 가지고 윤회하는 것이다.” 라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미세체(신지학의 아스트랄체로 보임)와 환희체(신지학의 멘탈체와 코잘체로 보임)는 몸을 감싸는 신지학 다신체론의 바디(body)가 아니라 그냥 사람의 구성요소(elements)일 뿐이다. 삼키아와 요가학파에서는 육체와 생기체 외에 더이상의 바디(body)는 없다. 그런데 사람이 명종하면 몸과 생기체는 소멸하고 환희체는 윤회함이 당연하지만 의사와 지성의 미세체는 어찌 되는가? 신지학은 이를 이드혼(하위정신체) 정도로 파악하고 아스트랄계에서 영과 헤어졌다가 영이 환생할 때 다시 만난다고 하는데 사라스와티도 그러한가?

 

4. 한편 사라스와티는 우주주기론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주장을 한다. “대괴멸의 때가 되면 마음은 질량인(質量因)인 프라크리티 안으로 괴멸해 들어가 무가 된다. 그러나 기억은 진아 뒤에 눌어붙어 있다가 생겁(生怯)이 되어 진아가 프라크리티에 작용할 때 다시 나온다.”(사라스와티, 「혼의 과학」, 271~273쪽 참조)고 한다. 이때 마음이란 미세체로 읽힌다. 평소 환희체에 행(行)을 전달하여 온 미세체는 혼이 분명하며 그 역할은 신지학의 이드를 넘어서 의사와 지성이 기능을 가졌다. 괴겁이 되면 혼의 분신이 행(업, 기억)으로 진아에 붙는다. 이 혼의 분신은 성겁이 되어 진아(영, 환희체, 아트만, 푸루샤)가 다시 프라크리티에 작용할 때 프라크리티로 체를 만들어 입고 부활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영은 공겁 동안 창조주와 합일하여 있다가 성겁이 되면 다시 개체성을 회복하여 혼과 더불어 진화를 계속하리라.

 

5. ‘브라만(brahman, 원인체)과 아트만은 심장에 있다’라는 뜻을 전하는 우파니샤드의 문구는 많다(사라스와티, 「혼의 과학」 참조).

1) 쉽게 들여다볼 수 없는 심장에 머무는 眞我(아트만)는 영원 무구하다(가타 우파니샤드 1-2-12).

2) 절대자 브라만은 인간의 내부에 있는 공간이고 그 공간은 심장에 있다. 이것이야말로 충실한 것, 불변의 것이다(찬도가 우파니샤드 3-12-9).

3) 저 황금의 집 속에 브라만이 빛나고 있다. 그는 순수 자체이며 빛의 원천이며 진아를 깨달을 때만이 그를 알 수 있다(문다카 우파니샤드 2-2-9).

4) 심장이야말로 확실히 절대자 브라만이 있다(브리하드 아라냐카 우파니샤드 4-1-7).

 

6. 신지학은 인도철학의 이러한 사상에 서구전통 祕傳인 헤르메스와 카발라의 생각을 섞고 한편으로는 다층적 저승론과 접합시키는 과정에서 미세체와 원인체를 별도의 바디로 격상시켜 생기체처럼 몸을 감싸고 있는 물질적 신체라는 敎義를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도철학의 윤회주체인 원인체의 구성이 자아와 마음과 아트만인 점을 감안하여 신지학의 윤회주체인 아트마-붓디-마나스의 인간모나드가 성립된 것이리라(미주 205 ‘신지학의 영혼론’ 참조).

 

註12) 요가학파는 파탄잘리(Patañjali 기원전 150년경)에 의하여 창시되었다. 그는 4대요가 중 하나인 라자요가 해설서로 유명한 「요가 수트라(요가經, Yoga Sutras)」를 썼다.

 

註13) 위키백과, ‘요가’ 참조

 

註14) 창조의 신 브라흐마(Brahmā)와 유지의 신 비슈누(viṣṇ) 그리고 파괴의 신 시바(śiva)

 

註15) 우주원리로서의 브라만(brahman)이 인격화된 신이 브라흐마(梵天, Brahma)이다.

 

註16) 원설(原說)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동양적 신비함을 갖추기 위하여 용어만 가져다 쓴 감이 적지 않다.

 

註17)① 회음부에 있는 물라다라(mūlādhāra) ② 성기에 있는 스바디스타나(svādhişţhāna) ③ 배꼽 근처에 있는 마니푸라(maņipūra) ④ 가슴에 있는 아나하타(anāhata) ⑤ 목에 있는 비슈다(viśhuddha) ⑥ 미간에 있는 아주나(ājñā) ⑦ 정수리에 있는 사하스라라(sahasrāra)

 

註18) 베다에서는 미묘체를 슉슈마 사리라(sukshma sharira)라고 부르며 미묘체가 차크라를 통해 몸을 다스린다고 한다(8.6.1. ‘다신체론의 기원으로서 힌두교’ 참조). 미묘체는 표준이론의 생기체와 정신체 정도에 해당한다.

 

註19) 위스콘신 의과대학 상담심리학자인 ‘아자야’는 융의 원형(archetype) 개념을 차크라와 결합시켜 한 인간이 어떤 차크라에 머물러 있느냐에 따라 그의 의식 수준이 결정된다고 주장하였다. 하위 차크라의 의식은 적대적이고 극단적이며, 상위 차크라로 올라갈수록 통합된다. 물라다라와 같은 하위 차크라 의식은 생존을 위한 투쟁같이 적대적이고 극단적이며, 최상의 사하스라라에 이르면 나와 타인의 구별이 없어지는 의식 성장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정영부의 ‘영혼학개론, 그 표준이론- ‘힌두교의 인간론 內 힌두철학 삼키아학파의 인간론’

 

이번 회는 『영혼학 그 표준이론』의 제8장 ‘주요 인간론(人間論)’ 중 ‘힌두교의 인간론 內 힌두철학 삼키아학파의 인간론’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8. 주요 인간론(人間論)

8.1. 그리스 철학과 「영언여작」의 삼혼설

8.2. 기독교의 인간론

8.3. 불교의 인간론

8.4. 원불교의 영기질 인간론

8.5. 자이나교의 혼육이원의 인간론

8.6. 힌두교의 인간론

8.6.1. 다신체론의 기원으로서 힌두교

8.6.2. 바가바드 기타와 표준이론

8.6.3. 힌두철학 삼키아학파의 인간론

8.6.4. 차크라

8.6.5. 파라마한사 요가난다의 인간론

8.6.6. 힌두교와 불교의 무아(無我)

​8.7. 정기신(精氣神)의 인간론

8.8. 도교의 인간론

8.9. 도가의 인간론

8.10. 우리나라의 민속적 인간론

8.11. 영지주의의 인간론

8.12. 성리학의 이기론(理氣論)

8.13. 대종교의 인간론

8.14. 정신분석학의 인간론

8.15. 동의보감의 인간론

8.16. 카발라의 인간론

8.17. 헤르메스주의의 인간론

8.18. 신지학적 인간론

8.19. 뉴에이지의 인간론

8.20. 통합적 인간론

8.21. 기타 여러 가지 인간론

 

힌두철학 삼키아학파의 인간론

 

인도철학에서 이야기되는 우주론은 다양하다. 힌두교의 성전인 리그베다에서는 일신교적 또는 범신론적인 여러 창조론을 찾아볼 수 있는데, 그 초기에는 타드 에캄(Tad Ekam)이라는 일자(一者, That Oneness)에 의해 우주가 창조되었다는 신화가 보이고 이후 원형인간인 푸루샤의 각 부분에서 만물이 출생했다는 거인해체(巨人解體)창조신화(註1)가 나타나며 이어서 도(道, Rta)나 시간(時間, Kala), 사트(Sat)신으로부터 우주가 창조되었다는 신화 등이 등장한다.

 

힌두 육파철학이 하나로서 가장 오래된 학파인 삼키아학파(註2)는 리그베다의 거인해체신화를 정신적 원리인 신아(神我) 또는 순수정신으로 풀이되는 ‘푸루샤(Purusha)(註3)’와 물질적 원리로서 표준이론의 氣로 이해되는 ‘프라크리티(Prakriti)’간의 상호작용으로 변형하여 우주의 생성원리를 설명한다.(註4)

아트만(atman)은 힌두 전통에서 윤회의 주체를 구성하는 핵심적인 요소로 간주되는데, 삼키아(Sāṃkhya)학파에서는 아트만을 대체하는 용어로 푸루샤를 사용한 것이다.(註5) 따라서 푸루샤는 아트만과 마찬가지로 그 실체는 영(靈)이고 프라크리티는 표준이론의 기(氣)라고 볼 수 있다. 삼키아학파의 창조론을 보면 다음과 같다.

 

순수정신 푸루샤와 물질의 근본원질 프라크리티(prakrti)가 우주창조의 두 근본 요소다. 삼키아학파에 따르면, 푸루샤는 원래 아무런 작용도 하지 않고 프라크리티를 관조(觀照)할 뿐인 순수한 의식(個我)이었지만 프라크리티와 결합하면서(註6) 물질원리가 전개되어 아함카라(Ahamkara, 자의식)가 생기고, 더 나아가 윤회(輪廻)의 고통스러운 세계가 출현하게 된다.

 

물질원리가 전개되는 과정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프라크리티는 변화의 속성을 가진 3 구나(Gunas) 즉, 순질(淳質, 善性)의 사트바(Sattva), 동질(動質, 動性)의 라자스(Rajas), 암질(暗質, 暗性)의 타마스(Tamas)가 프라크리티 내에서 정지된 균형을 유지하다가 푸루샤의 자극으로 서로 간의 균형이 깨지면서부터 물질적 변화를 시작한다.(註7) 우선 근원적 사유기능인 마하트(Mahat), 또는 우주적 지성인 붓디(Buddhi)가 출현하여, ‘나’라는 자의식, 즉 아함카라(Ahamkara)가 생기고 이후 안(眼), 이(耳), 비(鼻), 설(舌), 신(身) 다섯 감각기관이 발생하며, 또 손, 발, 발성, 배설, 생식의 5가지 기관과 마음(manas)의 기능이 생겨난다. 그리고 이어서 색(色), 성(聲), 향(香), 미(味), 촉(觸)의 5가지 대상영역의 미세한 요소(Tanma-tra)가 나타나 도합 25요소로 우주가 완성된다.

 

위의 설명을 순서대로 보면 다음과 같다.(註8)

 

1) 아트만이 프라크리티(自性, 氣, prakriti)에 작용하여 근원적 사유기능인 붓디(覺, buddhi) 또는 마하트(mahat(註9))가 등장.

2) 자의식인 아함카라(註10) 발달.

3) 사트바(Sattva)의 속성이 우위인 아함카라에서 사고기관인 의(manas, 意)와 意의 5가지의 감각기관인 눈, 귀, 코, 혀, 몸(jnanendriyas, 오근)에 그리고 5가지 행동기관(karmendriyas)인 손, 발, 발성기관, 배설기관, 생식기관이 성립.

4) 타마스(Tamas)의 속성이 우위인 아함카라에서 5가지 미묘한 원소인 五境(panca-tan-matra)이 생성.

5) 붓디와 아함카라 그리고 오경(五境)에 의하여 링가 샤리라(細身)가 형성되어 윤회의 주체로서 영생하는 정신적 원리인 푸루샤와 함께 전생(轉生).

 

오늘날 인도 라자요가의 요기인 사라스와티(Swami Yogeshwaranand Saraswati)는 위 삼키와 학파와는 순서를 약간 달리하는 주장을 펼친다. 그러나 그도 결국 주장하는 바가 브라만(아트만)이 물질인 기에 작용하여 물질세계와 인간을 창조한다는 것이니 중요한 차이가 아니다.(註11)


이처럼 이 삼키아철학은 기(氣)인 프라크리티(prakrti)에서 자의식이 발생하는 과정과 만물의 질료인(質料因)으로서 물질로 전개되는 과정을 영과 기의 상호 교합관계로 해석함으로써 표준이론과 유사한 기발생론적 인간창조과정을 진술하고 있다. 그러나 신으로부터 온 영(푸루샤)이 기에 작용하여 인간의 혼(아함카라)과 물질계가 창조되었다는 역진화적인 이원론을 주장함으로써 표준이론과 다른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은 오늘날 신지학과 뉴에이지의 인간관 형성에 모태가 되었다. 기의 에너지가 빅뱅하여 물질이 되고 다시 그 생명력이 물질에 작용하여 생명이 탄생하였다는 표준이론의 일원론적 생각과 차이가 발생하는 지점이다.

 

한편 푸루샤가 이와 같은 프라크리티와 자신을 동일시하지 않고 완전히 무관심할 때, 이러한 상태를 해탈(解脫)이라고 한다. 삼키아학파와 요가학파(註12)의 철학에 따르면, 마음의 작용(心作用)이란 마음(혼)이 성하여 자아가 자신의 본질이 푸루샤(Cosmic Spirit)임을 잊고 프라크리티(Cosmic Substance)를 자기 자신으로 보는 것을 의미한다.(註13) 프라크리티에 푸루샤가 작용하여 생성된 만물은 사실 허상이다. 따라서 이를 실상으로 인식하는 마음의 작용을 극복(무명 탈출)하고 실체를 여여히 보는 것(열반)을 추구하여야 한다. 마음 또한 허상이니 궁극적으로는 이마저 버리고 실재인 아트만에 복귀하라는 삼키아의 교설은 ‘마음인 혼을 극복하고 자아를 영으로 채우라’ 또는 ‘영(아트만)과 혼(프라크리티)을 구별하여(脫無明) 혼을 극복하라’라는 표준 모델의 주장과 일치한다. 이는 ‘혼이 영을 제치고 자아의 방을 차지하고 있는 현상황’의 극복을 추구하는 표준이론의 구도론을 다른 방식으로 묘사한 것이다.

 

오늘날 대다수의 힌두교 종파에서는 삼키아학파의 복잡한 창조론 대신 태초에는 트리무르티(Trimūrti) 삼신(三神)(註14)만이 존재했으며, 이 중 창조의 신인 브라흐마에 의해 세상이 창조되었다고 믿는다.(註15) 오히려 삼키아학파의 인간론은 오늘날에 신지학을 선봉으로 뉴에이지에서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변형되어 그들 교리의 형성에 사용되고 있다.(註16)

 

차크라

 

차크라(chakra)는 고대 인도철학에서 유래되어 힌두교와 탄트라 불교의 일부 종파에서 정신과 신체수련에서 사용하는 이론으로, 이들은 인간의 신체에는 정신적인 힘과 육체적인 기능이 합쳐져 상호작용을 하는 약 8만 8천 개의 차크라가 있다고 한다. 그중 꼬리뼈에서부터 정수리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척추를 따라 존재하는 7개의 ‘주요 차크라’가 있다. 차크라라고 하면 보통 이 7개의 차크라(註17)를 말한다. 차크라는 선도(仙道)나 중국의학의 경혈(經穴)과 거의 유사하며 ‘주요 차크라’는 단전(丹田)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경혈이나 단전과는 달리 인도의 차크라는 베다의 다신체론과 연결되어 미묘체(subtle body, sukshma sharira)(註18)로 통하는 곳, 의식(意識)이 머무는 곳, 나아가 의식수준을 결정하는 곳(註19)으로 소개되며 건강뿐 아니라 명상과 정신수양 차원의 개념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이처럼 신비(神祕)로 포장되어 서구에 많이 보급된 차크라는 최근 우리나라에도 수입되어 선도의 단전과 비등할 만큼 널리 알려져 있다.

 

<註釋>

註1) 거인 푸루샤의 신화는 아직도 자이나교에 살아있다. 거인 푸루샤의 머리와 가슴은 천계이며 몸통은 인간계, 다리는 지옥이다. 인간은 푸류샤의 몸 안에서 윤회를 반복한다(미주 35 ‘원형인간론’ 참조).

 

註2) 삼키아학파(Sāṃkhya 學派), 샹캬학파 또는 상키아(Sankhya)학파는 힌두교의 정통 육파철학 중의 하나로, 불교 경전 및 논서에서는 수론파(數論派)로 불리고 있다. 시조는 카필라(Kapila BC 4~3세기)이다.

 

註3) 원래 푸루샤는 우주적 원형 인간이었다. 푸루샤의 각 부분에서 만물이 출생했다는 ‘거인해체(巨人解體)’ 창조신화의 거인이다. 이후 삼키아학파의 이원론(二元論)에 이르러서는 프라크리티(Prakriti), 즉 물질원리(物質原理)와는 별개의 존재인 정신원리(精神原理, 神我)로 인식되었는데 삼키아학파에 따르면, 푸루샤는 원래 아무런 작용도 하지 않는 순수한 의식이었지만 진화과정 속에서 프라크리티(prakrti)와 결합하면서 물질원리가 전개되어 아함카라(Ahamkara, 자의식)가 생기고, 더 나아가 윤회(輪廻)의 고통스러운 세계가 출현하게 된다. 이처럼 인도철학 용어는 그 뜻을 종잡기 어려워 그때그때 새겨들어야 한다. 인도철학은 원래부터 베다철학의 6파와 불교 그리고 자이나교 등 육사외도(六師外道)로 복잡하였는데 후대에 내려오면서 파가 갈리고 설이 난무하여 자기들도 그 내용과 차이를 파악하기 어려울 지경이 되었다.

 

註4)

1. 베다의 찬송가인 ‘푸루샤 숙타(원시 찬가)’에서 원시의 인간 ‘푸루샤(Purusha)’는 천 개의 머리, 천 개의 눈, 천 개의 발을 가졌는데 거기에서 말, 소, 산양, 양 등이 태어났고, 푸루샤의 마음에서는 달이, 눈에서는 태양이, 입에서 인드라와 아그니가, 숨결에서 바람이, 배꼽에서 공계(空界), 머리에서 천계(天界), 양발에서 대지, 귀에서 방위(方位)가 생겼다고 한다. 이러한 찬가는 거인 해체 신화의 한 예이다(나무위키, 창조론 참조).

2. 원시인간인 푸루샤가 정신원리(精神原理, 神我)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우파니샤드 문헌을 거쳐 삼키아학파에 이르러서 물질원리(物質原理)인 프라크리티(Prakriti)를 만나 이원론(二元論)을 형성하면서부터이다.

 

註5) 아트만과 푸루샤는 삼키아학파 내외에서 동일한 개념으로 통용되었다(강형철, 「아트만과 푸루샤 개념의 교차점」).

 

註6) 이를 푸루샤와 프라크리티 간의 발란스가 깨진다고 설명한다.

 

註7) 반대로 프라크리티의 이 세 가지 속성을 요가의 마지막 두 단계인 명상과 삼매로 안정시키면 욕심을 떠날 수 있게 되며(혼을 자아의 방에서 내보낼 수 있으며) 이로써 합일의 경지가 가능하다고 한다(사라스와티, 「혼의 과학」, 40쪽).

 

註8) blog.naver.com/thedaywemet/221478747321 그림 참조

 

註9) 마하트(mahat)는 인도 정통철학 삼키아학파에서 말하는 세계가 창조되는 25가지 원리 중 두 번째 원리로서 산스크리트어로 ‘대(大)’, ‘커다란 것’을 뜻한다. ‘우주적 지성’, ‘정신적 깨달음’을 의미하는 붓디(覺, buddhi)의 이칭이다. 근본원질인 프라크리티(prakṛiti)의 내적 평행상태가 깨지고 전변(轉變)하면서 가장 먼저 출현하는 산물이다. 근원적 사유기능과 확인의 작용을 본질로 한다. 아함카라(Ahamkara, 자의식), 마나스(manas, 마음)와 함께 인간의 주요 인식기관을 구성하며, 그중에서도 가장 고차원적 정신작용으로 간주된다(두산백과, 마하트).

 

註10) 아함카라(ahamkāra)는 인도철학의 용어로 ‘자의식’이다. 아함은 1인칭 대명사 ‘나’, 카라는 ‘행위’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이기심, 아집을 의미하는 말인데, 삼키아 학파의 철학체계에 수용되어서 현상계를 성립시키는 원리의 하나로 되었다. 그에 의하면 아함카라는 ‘내가 행위한다. 이것은 나의 것이다. 이것이 나이다’라고 하여서, 본래의 자아가 아닌 것을 자아로 오인하는 기능을 가지며, 이 오인을 계기로 윤회가 생겨서 현상계가 성립했다(종교학대사전, 아함카라).

 

註11) 사라스와티의 창조론

 

1. 오늘날 인도 요가학파 라자요가의 유명한 요기인 사라스와티(Swami Yogeshwaranand Saraswati 1887~1985)는 “brahman과 프라크리티가 만나 프라크리티의 세 가지 성질인 구나의 균형이 깨지면서 공간과 시간과 방향이 창조되고 실제원리에서 大善性, 大動性, 大暗性이 만들어지며 이를 質料因으로 하여 대선성에서는 우주마음(마나스), 대동성에서는 우주지성(붓디), 대암성에서는 우주자아(아함카라)가 나온다. 다시 우주마음에서는 선성의 미세감각기관, 동성의 미세운동기관(목소리, 손, 발, 생식기, 배설기관), 암성의 미세요소(색성향미촉)이 발생한다(사라스와티, 「혼의 과학」, 191~193쪽 참조).”라는 창조론을 주장한다. 삼키아학파와 대동소이하다.

 

2. 그 다음에는 5가지 원소(조잡원소)가 각각에 속하는 원자들을 사용하여 육체를 구성한다. 땅에 속하는 원자는 뼈를 만들고 물에 속하는 원자는 혈액을, 불은 소화기관, 바람은 호흡기관과 생기(生氣), 공기는 공간을 만든다(전게서, 114쪽).

 

3. 요가와 아쉬람 운영에 진력하였던 그는 신지학의 영향을 받지 않은 주장을 펼쳐 인도철학의 원래 모습을 보이는데 인간의 구성요소에 대한 그의 이론의 대강을 보면 “브라만 또는 아트만인 푸루샤가 氣인 프라크리티에 작용하여 粗雜體인 육체와 生氣體 그리고 意思와 지성의 기능을 가진 微細體, 그리고 자아와 마음 그리고 아트만이 있는 歡喜體를 만든다. 이때 환희체 바깥은 brahman이 감싼다. 사라스와티의 환희체는 靈으로 보이는데 마음과 에고(자아)까지 가지는 점이 특이하다. (신지학의 영인 인간모나드의 구성이 ‘마나스와 붓디 그리고 아트마’임은 이러한 생각에서 기원한 것이 분명하다.) 마음은 행(行)을 축적하여 이를 아트만에게 전달하는 기능을 하고(불교의 제8식 아뢰야식과 유사하다) 환희체는 미세체를 통하여 몸을 지배한다. 생기체는 육체와 같은 형태로 몸을 감싸지만 의사와 지성의 미세체는 머리의 백회(브라흐마란드라)부분에 자리 잡고 심장에는 자아와 마음(아함카라, 에고)의 원인체가 자리 잡는다. 또한 명종 후 환희체는 하나가 되어 윤회한다. 아트만이 마음과 에고까지 가지고 윤회하는 것이다.” 라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미세체(신지학의 아스트랄체로 보임)와 환희체(신지학의 멘탈체와 코잘체로 보임)는 몸을 감싸는 신지학 다신체론의 바디(body)가 아니라 그냥 사람의 구성요소(elements)일 뿐이다. 삼키아와 요가학파에서는 육체와 생기체 외에 더이상의 바디(body)는 없다. 그런데 사람이 명종하면 몸과 생기체는 소멸하고 환희체는 윤회함이 당연하지만 의사와 지성의 미세체는 어찌 되는가? 신지학은 이를 이드혼(하위정신체) 정도로 파악하고 아스트랄계에서 영과 헤어졌다가 영이 환생할 때 다시 만난다고 하는데 사라스와티도 그러한가?

 

4. 한편 사라스와티는 우주주기론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주장을 한다. “대괴멸의 때가 되면 마음은 질량인(質量因)인 프라크리티 안으로 괴멸해 들어가 무가 된다. 그러나 기억은 진아 뒤에 눌어붙어 있다가 생겁(生怯)이 되어 진아가 프라크리티에 작용할 때 다시 나온다.”(사라스와티, 「혼의 과학」, 271~273쪽 참조)고 한다. 이때 마음이란 미세체로 읽힌다. 평소 환희체에 행(行)을 전달하여 온 미세체는 혼이 분명하며 그 역할은 신지학의 이드를 넘어서 의사와 지성이 기능을 가졌다. 괴겁이 되면 혼의 분신이 행(업, 기억)으로 진아에 붙는다. 이 혼의 분신은 성겁이 되어 진아(영, 환희체, 아트만, 푸루샤)가 다시 프라크리티에 작용할 때 프라크리티로 체를 만들어 입고 부활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영은 공겁 동안 창조주와 합일하여 있다가 성겁이 되면 다시 개체성을 회복하여 혼과 더불어 진화를 계속하리라.

 

5. ‘브라만(brahman, 원인체)과 아트만은 심장에 있다’라는 뜻을 전하는 우파니샤드의 문구는 많다(사라스와티, 「혼의 과학」 참조).

1) 쉽게 들여다볼 수 없는 심장에 머무는 眞我(아트만)는 영원 무구하다(가타 우파니샤드 1-2-12).

2) 절대자 브라만은 인간의 내부에 있는 공간이고 그 공간은 심장에 있다. 이것이야말로 충실한 것, 불변의 것이다(찬도가 우파니샤드 3-12-9).

3) 저 황금의 집 속에 브라만이 빛나고 있다. 그는 순수 자체이며 빛의 원천이며 진아를 깨달을 때만이 그를 알 수 있다(문다카 우파니샤드 2-2-9).

4) 심장이야말로 확실히 절대자 브라만이 있다(브리하드 아라냐카 우파니샤드 4-1-7).

 

6. 신지학은 인도철학의 이러한 사상에 서구전통 祕傳인 헤르메스와 카발라의 생각을 섞고 한편으로는 다층적 저승론과 접합시키는 과정에서 미세체와 원인체를 별도의 바디로 격상시켜 생기체처럼 몸을 감싸고 있는 물질적 신체라는 敎義를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도철학의 윤회주체인 원인체의 구성이 자아와 마음과 아트만인 점을 감안하여 신지학의 윤회주체인 아트마-붓디-마나스의 인간모나드가 성립된 것이리라(미주 205 ‘신지학의 영혼론’ 참조).

 

註12) 요가학파는 파탄잘리(Patañjali 기원전 150년경)에 의하여 창시되었다. 그는 4대요가 중 하나인 라자요가 해설서로 유명한 「요가 수트라(요가經, Yoga Sutras)」를 썼다.

 

註13) 위키백과, ‘요가’ 참조

 

註14) 창조의 신 브라흐마(Brahmā)와 유지의 신 비슈누(viṣṇ) 그리고 파괴의 신 시바(śiva)

 

註15) 우주원리로서의 브라만(brahman)이 인격화된 신이 브라흐마(梵天, Brahma)이다.

 

註16) 원설(原說)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동양적 신비함을 갖추기 위하여 용어만 가져다 쓴 감이 적지 않다.

 

註17)① 회음부에 있는 물라다라(mūlādhāra) ② 성기에 있는 스바디스타나(svādhişţhāna) ③ 배꼽 근처에 있는 마니푸라(maņipūra) ④ 가슴에 있는 아나하타(anāhata) ⑤ 목에 있는 비슈다(viśhuddha) ⑥ 미간에 있는 아주나(ājñā) ⑦ 정수리에 있는 사하스라라(sahasrāra)

 

註18) 베다에서는 미묘체를 슉슈마 사리라(sukshma sharira)라고 부르며 미묘체가 차크라를 통해 몸을 다스린다고 한다(8.6.1. ‘다신체론의 기원으로서 힌두교’ 참조). 미묘체는 표준이론의 생기체와 정신체 정도에 해당한다.

 

註19) 위스콘신 의과대학 상담심리학자인 ‘아자야’는 융의 원형(archetype) 개념을 차크라와 결합시켜 한 인간이 어떤 차크라에 머물러 있느냐에 따라 그의 의식 수준이 결정된다고 주장하였다. 하위 차크라의 의식은 적대적이고 극단적이며, 상위 차크라로 올라갈수록 통합된다. 물라다라와 같은 하위 차크라 의식은 생존을 위한 투쟁같이 적대적이고 극단적이며, 최상의 사하스라라에 이르면 나와 타인의 구별이 없어지는 의식 성장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