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노인성’ 깜깜한 밤하늘, 밝게 빛나는 서귀포의 별
기자명 설윤숙
입력 2017.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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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는 서귀포에서만 볼 수 있는 무병장수의 별 ‘노인성’. 서양에서는 카노푸스(Canopus), 동양에서는 노인성이라 부르는 별은 우리나라에서는 관측하기가 쉽지 않은 별이다.
노인성이 뜨는 고도가 낮아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남부 지역에서 이 별을 보았을 경우 나라에 그 사실을 고하도록 했으며, 왕은 장수를 상징하는 노인성에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이 별을 보게 되면 무병장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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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작은 불빛 하나 없는 오롯한 자연 속에서 깜깜한 밤하늘의 별들을 관측할 수 있는 서귀포천문과학문화관에서는 2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서귀포의 노인성을 볼 수 있는 최적기이다. 노인성은 추분부터 이듬해 춘분까지 서귀포시 정남쪽 수평선 4˚ 높이에서 관측할 수 있는 별로서, 서귀포천문과학문화관에서는 지금 이 시기, 육안으로도 노인성을 볼 수 있고, 천체망원경을 통해 그 별빛의 밝음을 더욱 선명히 관측할 수 있다.
지난 2월 24일, 밤하늘에 구름이 가리워지지 않아 별 관측이 더없이 좋은 날 서귀포천문과학문화관을 방문했다. 저녁 7시부터 매 정시 상영하는 별자리 영상을 통해 겨울철 별자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실외에서 해설사의 설명을 통해 영상에서 봤던 별자리들을 육안으로 짚어보고 천체망원경으로 그 별들을 선명하게 관측했다.
산속의 겨울밤, 아직은 추위가 많이 느껴지는 실외였지만, 30분의 별관측 시간은 신비함과 새로움, 별에 대한 동경 그리고 밤하늘의 수많은 별들로부터 선물을 받아가는 듯한 행복한 시간을 선사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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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밤하늘의 별을 보기 위해 연인, 가족 단위로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았다. 북두칠성, 시리우스, 노인성, 오리온, 성문 등 육안과 망원경을 통해 보는 이 별들은 마치 내가 작은행성에서 온 어린왕자가 된 듯 신비함을 전해주었고, 관측하는 이들에게서는 행복한 미소가 보였다.
짧은 시기에 ‘노인성’을 볼 수 있다는 것. 서귀포에서 누릴 수 있는 작은 선물이지 않을까? 3월 중순까지가 최적기라고 하니, 별이 주는 신비한 선물을 받아가길 바란다.
한편, 사)한국예총 서귀포지회(회장 윤봉택)는 생생문화재사업 일환으로 추진해온 ‘탐라에서 서귀포(노인성)를 보다’사업이 지난해 우수사업으로 선정됐다. 서귀포의 별 ‘남극노인성’을 테마로 한 다양한 활동을 선보이니 ‘노인성’ 이야기를 함께 즐기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