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3. 04. 25
기후 위기 시대, 생명 신학의 역할은?
한국조직신학회, 제18회 전국대회 ‘생명과 신학’ 주제로 개최
기독일보 장지동 기자(zidgilove@cdaily.co.kr)
한국조직신학회 제18회 전국대회 참석자 단체사진. ©한국조직신학회
한국조직신학회(회장 정미현 교수)가 최근 서울 서대문구 소재 연세대학교 루스채플에서 ‘생명과 신학’이라는 주제로 제18회 한국조직신학회 전국대회를 개최했다.
김영선 교수(협성대 명예교수, 예명대학원대학교 초빙석좌교수)가
‘기후 재앙과 생명 신학: 기후 위기 시대의 생명 신학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김 교수는 “오늘날 세계는 기후변화로 재앙을 겪고 있다. 지구촌에서 경험하고 있는 기후변화는 자연 재난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예상하지 못한 각가지 사회적 불안, 경제적 손실, 정치 지형의 변화 등과 연결되어 인간의 생명과 삶을 위협하고 있다”며 “기후변화의 일차적 결과는 폭염, 폭우, 한파, 폭설, 가뭄, 강한 태풍, 해수면 상승, 식수 부족과 식량 문제 그리고 온갖 전염병과 질병의 확산 등”이라고 했다.
이어 “일부 지역에서는 슈퍼 바이러스가 출현하여 코로나처럼 전 세계에 동시다발적으로 바이러스가 창궐하기도 했다”며 “기후변화는 범지구적이고 동시다발적이며 그 영향은 연쇄적으로 발생한다”고 했다.
또 “2020년 한반도는 54일간 지속되는 역대 최장기 장마와 연이은 태풍으로 전국에서 1,500여 건의 산사태가 발생했고, 지반 붕괴는 물론 교량과 도로 등이 침수되었다”며 “최근 발생하는 극단적 이상 기후 현상은 사회 취약 계층의 노인, 장애인, 열악한 노동 환경에 내몰린 사람들의 삶과 생명을 피폐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늘날 기후 위기는 인간의 탐욕으로 인해서 나타나게 되었다. 인간의 탐욕은 지난 200여 년간 계속되어온 산업화로 인해 고착화되었다”며 “오늘날의 사회 구조는 인간중심주의의 모습을 띠면서 인간이 아닌 다른 모든 존재들을 인간의 필요를 위해 마구 사용해도 좋은 존재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이어 “과도한 개발과 경제적 성장만 추구하여 이익을 남기려는 인간의 탐욕이 수많은 생물의 생명을 위협하고 지구 생명의 다양성을 훼손하고 있다”며 “이 탐욕은 부메랑이 되어 이제 인간의 생명마저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 지금과 같은 탐욕적인 인간중심주의 경제 방식과 생활 방식이 지속되는 한, 지구촌의 모든 생명의 멸종은 물론 인간 생명도 파멸에 이를지도 모른다”고 했다.
김 교수는 “기후 위기 시대에 생명 신학의 역할은 생태적 회심과 생태적 삶의 전환을 촉구하고 이를 이행하는 것”이라며
“인간은 지구 생태계에 죄를 지었음을 회개하는 생태적 회심과
생태적 삶의 전환 즉, 풍요롭고 편리한 삶에서 단순하고 검소한 삶으로의 전환,
인간중심에서 생명 중심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지구를 구하기 위한 그리스도인의 생태적 삶의 전환은
- 일상의 작은 것으로부터 시작될 수 있다”며 “쓰레기 분리수거를 모범적으로 철저히 행하고 이의 의의를 널리 알리고,
- 강과 바다 그리고 삼림 훼손 방지에도 협력하며,
- ‘기후테크’에 후원하고 지원하고 헌금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생태적 삶으로의 전환은 인류 생존을 위한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 물론 생태적 삶으로의 전환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라며 “그것은 개인 일상은 물론 산업구조, 국가 정책 방향 등 사회 전반의 변화를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이런 작업은 강제 혹은 압력이 아니라 조화롭고 정의로운 전환이 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생명 신학은
지구의 지배와 착취를 멈추고, 지구의 관리와 경영이 인간의 의무임을 말하고,
지구 위기와 재앙이 인간의 탐욕에 있음을 회개하고,
지구의 보호와 지속을 위한 생태학적 삶의 이행을 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생명의 원형은 관계성 속에 있는 것이다. 관계성의 핵심에는 긍휼이 존재한다. 진정한 관계는 긍휼을 지향하고 긍휼의 삶을 드러낸다”며 “긍휼은 이타주의가 아니라, 자기 사랑과 대상 사랑이 하나가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긍휼은 모든 피조물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에서 태어난 열정적인 생활방식”이라고 했다.
아울러 “하나님은 왜 우리를 그의 백성으로 부르셨을까? 그것은 삼위일체 하나님이 그러하듯이, 우리가 관계 공동체의 삶, 생태학적 삶을 살게 하는 데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후 분과별 발표에서는
△강응섭 교수(예명대)가 ‘몸의 이중성’
△황돈형 교수(서울중앙신학교)가 ‘안티고네의 죽음과 그리스도의 죽음: 욕망의 해체와 죽음의 해체, 그리고 죽음의 극복’
△ 전경보 목사(문화교회)가 ‘과학 시대의 자유의지에 관한 신학적 이해’
△ 윤지훈 박사(Johannes Gutenberg-Universität Mainz)가 ‘다윈주의와 무신론: 진화론에서 무신론으로의 변천사에 대한 고찰’
△김바로본 교수(목원대)가 ‘우울증과 믿음: 웨슬리 신학으로 고찰하기’
△최성렬 박사(호주 Alphacrucis College)가 ‘존 칼빈의 성육신론과 그리스도의 삼중직론을 중심으로 본 이민신학의 그 중심 속에 있는 기독론’
△이충만 교수(고려신학대학원)가 ‘인간 생명의 신학적 의미’
△ 신용식 박사(부산장신대학교)가 ‘폴 틸리히의 문화신학에 대한 상호문화적 비판: 베른하르트 발덴휄스의 타자 현상학을 중심으로’
△심광섭 박사(예술목회연구원, 감신대 은퇴교수)가 ‘기독교 생명미학의 연구’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출처] 기독일보 https://www.christiandaily.co.kr/news/124559#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