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25

알라딘: 의료천국, 쿠바를 가다 - 세계적 의료모범국 쿠바 현지 리포트



알라딘: 의료천국, 쿠바를 가다 - 세계적 의료모범국 쿠바 현지 리포트

의료천국, 쿠바를 가다 - 세계적 의료모범국 쿠바 현지 리포트

요시다 타로 (지은이), 위정훈 (옮긴이) | 파피에(딱정벌레) | 2011-05-27











반양장본 | 295쪽 | 152*223mm (A5신) | 413g | ISBN : 978898590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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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치료에서 심장이식까지, 의료비 전부 무료!" 의료천국, 그 나라의 이름은 쿠바다. 우리에게는 '독재자' 카스트로와 부에나비스타의 선율, 찬란한 카리브 해의 태양과 살사댄스 정도의 이미지밖에 떠오르지 않는 카리브 해의 먼 나라, 쿠바. 하지만 우리가 모르고 있었을 뿐, 쿠바는 세계가 인정하고 주목하고 있는 의료대국이자 교육강국, 유기농업 강국이기도 하다.

1959년 쿠바혁명 직후 국내에 있던 의사들의 3분의 2가 해외로 빠져나가 쩔쩔 매던 쿠바가 오늘날 이런 의료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지은이는 의료 관계자가 아니지만, 그런 만큼 오히려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너무 전문적으로 파고들지 않고, 객관적인 자료와 취재에 의거해 세계적으로 인증된 자료들을 제시하며 쿠바의료의 현주소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준다.





들어가며 - 쿠바에의 유혹
붕괴하는 일본의 복지의료·지속가능한 복지의료는 가능한가·미국보다도 유아사망률이 낮은 쿠바·의료붕괴한 영국이 모델로서 배우는 나라·세계보건기구 사무국장이 보증한 의료대국·쿠바에서 온 젊은 여의사

I. 단연 돋보이는 쿠바의 지역예방의료
마을에서 환자와 함께 사는 패밀리 닥터·지역의료로 경제위기의 시련을 견디다·혁명 이전부터 뛰어났던 쿠바의학·농촌의료에서 출발한 쿠바의 일차진료·보건의료 활동의 주역이 된 시군 종합진료소의 창설·예방의료의 모델이 된 코뮤니티 진료소·일차진료 의료의 기둥, 패밀리 닥터·사람 건강의 90%는 환경이 결정한다

II. 외화획득 수단 - 전문의료와 의약품
1. 쿠바의 하이테크 의료
지역자원을 활용한 독특한 의약품 개발·유일무이한 오리지널 백신·마라도나도 찾아왔던 헬스 케어·12명의 미친 젊은이
2. 뎅기열과 쿠바의 생명공학 전략
미국의 바이오 테러로 34만 명이 병에?·인터페론 생산으로 세계를 리드·중앙계획경제 밑에서 시작한 생명공학 개발·생명공학 입국을 목표로 한 고투 - 카스트로의 도박·돈벌이와는 거리가 먼 생명공학 개발
3. 전 세계 사람들을 위한 백신
세계 최초의 인공합성 항원 백신·캐나다와 협동개발된 신기술·제3세계 아이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싸움
4. 연애대국 쿠바의 대(對) 에이즈 전략
수입혈액제제를 모두 폐기·환자 전원을 사나토리움에 강제수용·자력으로 에이즈 치료약을 개발·관광외화라는 마약과 주민총참가에 의한 예방전략

III. 대체의료와 전자정보 네트워크
1. 침뜸, 허브, 자연식, 기공, 요가
경제붕괴 속에서 태어난 대체의학·근대의료와 대체의학의 통합·대체요법 박람회·자연식에 주목하다·대체의료의 철학
2. 쿠바의 의료정보혁명
종이 없는 사회가 낳은 컴퓨터 네트워크·전자 네트워크로 넓어진 에비던스에 기초한 의료·의료전자 도서관과 사이버 대학·전세계에 무료로 발신되는 의료정보

IV. 국경 없는 의사단
1. 재난 피해국에서 활약하는 쿠바 의사들
극한의 히말라야 산중에서의 구조활동·중부 자바 - 피해지역에 머문 구원대·21세기의 선더버드, ‘헨리 리브’ 국제구조대
칼럼1 - 체르노빌의 아이들

2. 라틴 아메리카 의과대학
독특한 실전 의과대학·미국 학생도 배우는 의과대학·커플이 서로 끌어안은 명랑한 캠퍼스
칼럼2 - 뉴욕 할렘에서의 카스트로의 연설

3. 쿠바의 의료외교
50만 명에 다시 빛을 - 기적의 안과수술 프로젝트·혁명 직후부터 세계를 향해 전개된 의료원조·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에의 의료원조·의사수출로 석유를 획득한 경제성장

V. 지속가능한 의료와 복지사회 구조 만들기
1. 피크 오일과 에너지 절감 선언
피크 오일 시대의 모델로서 세계가 주목한 나라 쿠바·나라를 들썩이게 한 ‘아깝다 운동’의 전개·할리우드 영화는 인간을 바보 취급한다?

2. 120살까지 사는 섬
세계최장수 기록 보유자는 쿠바인?·노인들에게 친절한 사회, 독특한 노인 동아리·쿠바 스타일의 문화센터
칼럼3 - 쿠바 헌법 제9조

3. 격차사회 해소에의 도전
군사비를 삭감해서 의료, 복지예산을 증액·사회적 자본에 크게 좌우되는 사람들의 건강·의사와 택시 운전수가 40배의 월급차·15명 학급의 현실과 유치원부터의 컴퓨터 교육·예술학교의 창설과 전 국민 평생학습·사회 풍기문란과 노인을 지키는 젊은 사회 복지사들·실업중인 젊은이들의 재도전 프로그램·목표는 예술과 문화, 과학이 진전한 지식사회·하류지향 젊은이는 사회가 만든다

4. 지금도 살아 있는 체 게바라
현장의 진료소에서 실천하는 의학교육개혁·지금도 살아 있는 게바라의 말






P.22-23
2005년 1월 12일 「뉴욕 타임스」에 ‘헬스 케어? 쿠바에게 물어라’라는 특이한 기사가 실렸다. 내용을 간추려서 소개해보자.

“슬픈 사실을 전하자. 만약 미국의 유아사망률이 쿠바와 같았다면 우리는 1년에 2,212명의 아이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쿠바와 같다면 말이다. 국민들은 미국의 의료제도가 세계 최고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 전 보건복지부 장관)
: 쿠바의 의료를 비롯하여 교육, 사회적인 현황을 리포트 형식으로 전하고 있는 이 책을 읽어내려가다 보면 사실이 때로는 벅찬 감동을 주기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쿠바가 지난 50년 동안 지속된 미국의 가혹한 경제제재 속에서 살아남았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기적일 것이다. 그런 혹독한 상황에서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무상교육과 무상의료의 실천, 대대적인 의료인 육성정책, 의학과 과학기술에 대한 아낌 없는 투자, 심지어 지진 등 재난 피해국가에 대한 인도적 의료원조 활동까지, 쿠바가 일구어낸 의료 성과는 참으로 눈부시다. 최악의 원전 사고가 있었던 체르노빌의 피해자들을 가장 많이, 심지어 모두 무료로 치료해준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가 쿠바라는 대목은 놀라움을 넘어 참된 국제적 연대란 무엇인가에 대한 감동적인 해답이기까지 하다.





지은이 : 요시다 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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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교육천국, 쿠바를 가다>,<몰락선진국, 쿠바가 옳았다>,<농업이 문명을 움직인다> … 총 20종 (모두보기)
소개 :
1961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쓰쿠바대학 자연학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지구과학연구과를 중퇴했다. 도쿄 산업노동국 농림수산부를 거쳐 지금은 나가노 현 농업대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생태·쿠바 전문 저술가로도 명성을 날리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2004년 출간된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으로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지은 책으로 《200만 도시가 유기채소로 자급 가능한 이유―도시농업 대국 쿠바 리포트》 《1,000만 명이 반(反)글로벌리즘으로 자급·자립이 가능한 이유―슬로라이프 대국 쿠바 리포트》 《의료천국, 쿠바를 가...





옮긴이 : 위정훈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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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 총 46종 (모두보기)
소개 : 고려대학교 서어서문학과를 졸업하고 영화주간지 <씨네 21>에서 기자로 일했다. 도쿄대학교 대학원 총합문화연구과 객원연구원으로 유학했다. 인문, 정치사회,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출판기획과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퍼즐 더 비기닝》《물리가 쉬워지는 미적분》《통계가 빨라지는 수학력》《빅데이터를 지배하는 통계의 힘-데이터 활용 편》 등이 있다.





“암치료에서 심장이식까지, 의료비 전부 무료!”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교육비 전부 무료!”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의료대국 쿠바 현지 리포트!

“단 한 명의 인간의 생명은 지구상에서 가장 부자인 사람의 전 재산보다도 100만 배나 더 가치가 있다. 이웃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자부심은 높은 소득을 얻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축재할 수 있는 모든 황금보다도 훨씬 결정적으로 영원히 계속되는 것은, 인민들의 감사의 마음이다.”- 체 게바라

의료천국, 그 나라의 이름은 쿠바
의사 대 환자 비율은 165명당 1명으로 세계 최고!
1인당 연간 총의료비는 251달러로 영국의 10분의 1 이하!
암치료부터 심장이식까지, 모든 의료비 공짜!

지구상에 이런 의료천국이 있다니, 말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럼 그 나라는 어디일까? 완벽에 가까운 복지정책으로 유명한 스웨덴이나 노르웨이 등의 북유럽 어느 나라? 아니면 캐나다나 뉴질랜드? 아니다. 그 나라는 바로 쿠바다. 우리에게는 ‘독재자’ 카스트로와 부에나비스타의 선율, 찬란한 카리브 해의 태양과 살사댄스 정도의 이미지밖에 떠오르지 않는 카리브 해의 먼 나라, 쿠바. 하지만 우리가 모르고 있었을 뿐, 쿠바는 세계가 인정하고 주목하고 있는 의료대국이자 교육강국, 유기농업 강국이기도 하다.

의료민영화하면 맹장수술 비용이 3,200만원?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의료민영화 이야기가 들썩거린다. 2008년에 화제에 올랐다가 전 국민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잠시 수그러들었던 ‘의료민영화’ 의 유령은 언제 다시 스멀스멀 돌아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 한편으로 공보험 상황은 어떤가? 한국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2007년 64.6%에서 2008년 62.2%로 오히려 떨어졌다. 의료비 개인 부담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는 말이다. 건강보험이 의료비 부담을 해결해주지 못하자 민간의료보험 시장이 해마다 평균 15%씩 급성장하는 등 공보험을 흔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신자유주의라는 미명 아래 저질러진 의료민영화가 세계 각국에서 처참한 결과를 낳는 것을 우리는 보았다. 대표적인 예가 영국과 뉴질랜드이다. 1970년대에 영국은 세계가 모델로 삼는 복지국가였다. 하지만 1980년대에 마거릿 대처 정권이 의료비를 너무 삭감한 결과 1990년대 중반부터 의료제도가 황폐화되기 시작했다. 1990년대 후반에는 입원 대기 환자가 130만 명에 이르고 암환자가 수술이 너무 늦어 사망하는 비극까지 일어났다. 뉴질랜드 역시 공적의료비 예산의 억제와 삭감, 공립병원의 독립채산제가 요구된 결과 복지의료 제도가 무너져내렸다. 공립병원의 의료 서비스는 악화되고 이익이 나지 않는 지방 공립병원은 거의 폐쇄되어 공립병원은 대도시밖에 남지 않았다. 그 대신에 등장한 것이 민간 주식회사 병원이었다.
의료 민영화의 암울한 미래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한 가지 예가 있다. 맹장수술 비용이다. 현재 일본, 미국, 한국의 맹장수술 비용을 비교해보자.

일본 : 6만 엔(약 80만원)
미국 : 244만 엔(약 3,200만원)
한국 : 평균 72~216만원(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08년 진료비 심사자료에 의함)

전 국민 의료보험을 실시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에 비해 민영의료 서비스가 발달한 미국의 맹장수술 비용은 하늘과 땅 차이다. 그래서 재미교포들이 치료나 수술을 위해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들어온다는 것은 요즘은 더 이상 뉴스거리도 아니다.

암치료에서 심장이식까지 의료비가 전부 무료!
그렇다면 우리가 지향해야 할 의료복지의 모범은 어디일까? 『의료천국, 쿠바를 가다』는 그것에 대한 한 가지 힌트를 제시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소득과 수명은 ‘대체로’ 비례한다. 그런데 딱 한 나라, 예외가 있다. 바로 쿠바다. 쿠바는 소득은 미국의 13분의 1에 불과한 가난한 나라지만 의료수준은 선진국에 버금가는 것으로 유명하다. 바로 그런 이유로 세계도 쿠바를 주목한다. ‘쿠바 국민은 가난하게 살고 부자로 죽는다’라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쿠바의 2대 사인이 암과 심장병으로, 선진국과 같기 때문이다. 쿠바는 암치료에서 심장이식까지 의료비가 전부 무료고, 심지어 유치원에서 대학까지 교육비도 모두 무료다.
하지만 45년 이상에 걸친 미국의 가혹한 경제봉쇄, 소련붕괴로 인한 최악의 경제위기 속에서 어떻게 쿠바는 이런 놀라운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구축하고 유지해왔을까? 가장 큰 이유로는 패밀리 닥터로 대표되는, 코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일차진료 조직의 확립을 들 수 있다. 98% 이상의 국민을 커버하는 전국적인 일차진료 조직이 국민의 건강 파수꾼 노릇을 함과 동시에 치료보다 예방을 중시하는 선진적인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는 것이다. 과학과 의료기술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현재보다 미래를 내다보는 발상이다.
그런 한편으로 국제적으로도 쿠바의 인도적 의료원조 활동은 눈부시다. 2005년 파키스탄 지진, 2006년 인도네시아 자바 섬 지진 때 쿠바는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많은 의료 전문가들을 파견하여 피해 지역의 주민들을 도왔다. 또한,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등 중남미 여러 국가에 직간접적으로 의료원조를 하고 있으며, 심지어 돈이 없어 의대에 가지 못하는 제3세계 학생들을 위해 아예 ‘라틴 아메리카 의과대학’이라는 의대를 만들어서 무료로 그들을 교육하고 있기도 하다.
1959년 쿠바혁명 직후 국내에 있던 의사들의 3분의 2가 해외로 빠져나가 쩔쩔 매던 쿠바가 오늘날 이런 의료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 저력의 근원을 파헤치고 21세기 쿠바의 의료서비스 현장을 생생하게 취재해온 보고서가 바로 『의료천국, 쿠바를 가다』이다. 지은이는 의료 관계자가 아니지만, 그런 만큼 오히려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너무 전문적으로 파고들지 않고, 객관적인 자료와 취재에 의거해 세계적으로 ‘인증된’ 자료들을 제시하며 쿠바의료의 현주소에 대한 큰 그림을 주려준다.

“아름다운 의료란 무엇인가?”에 대한 다섯 가지 답
『의료천국, 쿠바를 가다』는 크게 다섯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의료를 주축으로 하고 있지만, 그밖에 과학, 교육, 사회 등 쿠바 사회의 다양한 면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
1부 <단연 돋보이는 쿠바의 지역예방의료>에서는 패밀리 닥터로 대표되는 쿠바의 지역예방의료 체계를 살핀다. 의사를 코뮤니티에 녹아들게 만들어서 주민 개개인과 밀착하여 그들을 지속적으로 진료하고, 치료보다 예방을 중시한다는 선진적인 발상이 돋보인다. 혁명 후에 가장 열악한 의료 환경에 처해 있던 농촌부터 의료제도를 정비해갔다는 발상도 감탄스럽다.
2부 <외화획득 수단 - 전문의료와 의약품>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의 전문적인 고난이도 의료 수준과 쿠바가 만들어낸 의약품에 대한 정보를 알려준다. 쿠바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항 콜레스테롤제나 B형 간염 백신, 수막염 백신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또한, 전세계에서 치료를 받으러 사람들이 쿠바로 몰려든다. 축구 스타 마라도나 역시 쿠바에서 치료와 재활을 받아 건강을 되찾았을 정도다.
3부 <대체의료와 전자정보 네트워크>에서는 소련붕괴 후 힘든 경제봉쇄 속에서 오히려 대체의료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적극 육성한 이야기와, 종이 수급이 불가능해지자 ‘새옹지마’ 격으로 컴퓨터를 이용한 전자정보 네트워크를 전국적으로 구축해버린 쿠바의 놀라운 발상의 전환을 보여준다.
4부 <국경 없는 의사단>은 참으로 감동적인 부분이다. 전 세계의 재해 지역으로 달려가서 원조 활동을 벌이는 쿠바의 의사들, 아예 그런 활동을 전문적으로 하기 위해 꾸려진 ‘헨리 리브 국제구조대’, 그리고 어떤 나라도 감히 하지 않았던 체르노빌 원폭 피해자들에 대한 인도적 원조 등은 가슴이 뭉클해질 정도로 아름다운 연대를 이야기한다.
5부 <지속가능한 의료와 복지사회 만들기>에서는 고령화 사회와 젊은이의 실업, 뉴리치 계층의 출현 등 21세기에 쿠바가 당면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실업을 해결하기 위해 교육이라는 무기를 선택한 대범한 발상이 놀라울 뿐이다. 그리고 국방비를 줄여서라도 복지를 유지한다는 발상 역시 감탄스럽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의사를 꿈꾸며
2010년 3월에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한 의료보험 개혁안이 의회를 통과했다. 그러자 카스트로는 오바마의 의료보험 개혁법이 의회를 통과한 것을 “큰 성공이자 승리”라고 추켜세우면서도 “쿠바가 반세기 전에 해낸 전 국민 의료보험을 미국이 실시하는 데 1776년 필라델피아 독립 선언을 한 이후 234년이나 걸렸다는 게 참으로 놀랍다.”라고 일침을 가하는 논평을 했다.
쿠바는 경제적으로는 분명히 가난한 나라이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많은 자유가 제한되어 있는 나라인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의료천국, 쿠바를 가다』를 읽어보면 ‘교육과 의료’에 관해서만은 쿠바가 너무나 넉넉하고 커다란 마음을 가진 나라임을 깨닫게 된다. 체 게바라의 말처럼, 사람의 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는 생각. 의사는 비즈니스가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직업이라는 생각. 나보다 우리, 더 나아가 지구와 인류 전체의 미래를 위해 소중한 에너지를 절약하며 검소하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 첨단 의료기구나 으리으리한 의료시설보다는 진찰실에서 의사 선생님이 건네는 따뜻한 한 마디, 인간적인 대화, 친절하게 내 말에 귀기울여주고 손 한 번 잡아주는 의사 선생님을 바라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것이 바로 쿠바를 세계 최고의 의료 선진국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다. 쿠바에는 생물학 적이고 기계적인 의사가 아니라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 의사가 있기 때문이다. 『의료천국, 쿠바를 가다』는 그런 의료 서비스를 꿈꾸고 일구어가려 애쓰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필독서이자 한국의 의료개혁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훌륭한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우리 모두의 치료받을 권리를 위하여...
바람소리 2012-10-18




쿠바는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 체게바라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을 때 그랬고, 한국인 할아버지가 택시 기사를 하며 행복하게 늙어가고 있는 글을 봤을 때, 얼마 전 쿠바 여행기를 읽었을 때 그 생각은 더더욱 굳어졌다. 그러나 내 마음속의 이상적인 사회는 이미 존재하지 않았고, 쿠바는 우리 사회와 정반대의 갈등을 겪으며 조금씩 힘들어지고 있었다. 노인들은 혁명을 그리워하고, 젊은이들은 자본주의를 갈망하는 나라.

쿠바라는 나라가 어디를 향해 갈 지 그건 아무도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그래도 쉽게 무너질 나라는 아니구나'라는 것. 이 나라의 저력은 '연대'의 원칙에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어느 사회든 갈등이 존재하지 않을 수 없고, 획일된 사고방식으로 사회를 통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절대 다수가 동의하는 어떤 원칙이 있고, 그 원칙이 합리적인 진보를 가능하게만 한다면 속도는 어떠하더라도 결국 앞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그리고 결국엔 그런 꾸준한 진보가 승리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 물론, 그건 꼭 가보고 싶은 나라에 대한 나의 편애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 나라의 위태로운 건강보험제도를 두고 세계 최고 레벨이니 뭐니 떠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쿠바에 비하면 그다지 대단할 것도 없으니까. 너무나 파격적이고, 너무나 급진적이기 때문에 당장 이렇게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의료에 대한 철학,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사명감, 의학에 대한 투자, 국경과 이데올로기를 넘나드는 인류에와 연대 정신은 어떻게든 배워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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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아닌, 생명 중심의 의료체계
이명재 2014-08-02




삼복더위에 의미 있는 피서를 했다. 마른장마 속 폭서(暴暑)에 쿠바 여행을 했다.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 했던가. 아열대에 위치해 있는 쿠바, 그 나라를 나에게 소개해 준 사람은 알레이다 게바라 마치(Aleida Guevarb March) 박사였다. 그녀는 쿠바 혁명의 영웅 체 게바라(Che Guevara)의 딸이기도 하다.





?지난 7월 15일이었다. 서울대 의대 행정관 3층 대강당에서 강연 하나가 열렸다.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에서 주최한 강연이었는데, 강사는 위에서 밝힌 알레이다 게바라였고 주제는 '쿠바의 1차 의료'였다. 의료는 생명과 관련된 것으로 국민 모두가 알고 싶어 하는 분야이다. 지금 우리는 의료 민영화로 심한 갈등을 겪고 있지 않는가.

?쿠바는 사회주의 국가 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지구상의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이다. 국가 GDP로 따진다면 개발 도상 국가의 범주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나라의 의료와 교육은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 뒤지지 않아 여러 나라의 연구 주제가 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우리나라 보건 의료 관계자들과 정치하는 사람들이 먼저 읽어 보면 좋겠다.

?알레이다 게바라는 쿠바의 의료체계에 대해 2시간 강의를 하고 30분 정도 청중의 질문을 받고 답했다. 스페인어 강의에 영어 통역이어서 전체 내용를 온전히 수용할 수는 없었지만 쿠바의 1차 의료에 대해 적지 않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국가의 의료 보험 체계와 나 개인의 건강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돌아오는 길에 책 한 권을 구입했다. 여름 피서를 이 책 읽기로 대신할 생각이었다. 쿠바의 1차 의료에 대한 강의 내용을 보완하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았다. 의료 민영화 문제가 국민 각자에게 끼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알고 싶은 욕심도 작동했다. 그 책 제목이 <의료천국, 쿠바를 가다>이다. 사회주의의 길을 걷고 있는 가난한 나라 쿠바에 '천국'이란 수식어를 붙일 정도의 의료체계라니!



이 책을 사서 읽을 수 있도록 동기 부여를 한 사람이 알레이다 게바라이니 그녀가 쿠바 여행을 소개한 사람이 되는 셈이고, 책 제목에서 암시하듯이 의료천국 쿠바를 재미있게 읽었으니 내겐 쿠바 여행을 다녀 온 것과 같은 의미가 있다.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책을 읽음으로써 독서삼매(讀書三昧)에 빠지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좋은 피서가 되겠다.



이 지구에는 크고 작은 다양한 국가들이 존재한다. 국가의 존재 이유는 국민을 건강하게 지켜 주어 행복한 삶을 누리게 하는 데 있다. 소수 특권층을 위한 국가가 아니라 국민 다수를 위한 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당위도 여기에서 출발한다. 이런 점에서 쿠바의 의료 정책에 세계가 주목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철저하게 국민 다수를 위해 확립 운영되고 있는 의료 정책, 그들에겐 '돈'이 아니라 '생명'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시스템으로 증명해 보이고 있다.



이 책을 쓴 사람은 일본인 관리이다. 요시다 타로는 유기농에 관심이 많은 관계로 쿠바를 방문했고, 유기농 관련 문제뿐 아니라 의료와 교육까지 관심 영역을 확대해서 관찰 탐구한 것을 리포트 형식의 책으로 출판했다. 그는 이미 쿠바를 여행하고 의미 있는 여러 권의 책을 공간한 바 있다. <200만 도시가 유기채소로 자급 가능한 이유>, <세계가 쿠바의 고학력에 주목하는 이유>, <몰락 선진국, 쿠바가 옳았다> 등 주로 리포트성 글들이다.



<의료천국, 쿠바를 가다>(도서출판 파피에, 2011년)는 '들어가며','마치며'를 포함해서 총 5부의 본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은 이 땅의 사람이 아니지만 내가 좋아했던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인간적 의료가 아름답다'는 제목의 추천서도 따사로왔다.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직접 읽어 볼 것을 권하지만, 우선 각 부의 제목에서 책에 담길 내용을 가늠할 수 있도록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부 '단연 돋보이는 쿠바의 지역예방의료' 2부 '외화획득의 수단-전문의료와 의약품' 3부 '대체연료와 전자정보 네트워크' 4부 '국경 없는 의사단' 5부 '지속 가능한 의료와 복지사회 구조 만들기'로 되어 있다.





쿠바의 의료체계는 국가의료시스템이다. 국가에서 모든 의료 행위를 책임지는 체계이다. 암 수술에서부터 심장 이식까지 모든 의료비는 무료이다. 물론 사회주의 국가이니까 가능한 일이라고 하겠지만 자본주의의 맹점을 보완하기 위해 살펴볼 가치가 있는 의료 시스템이 아닌가 한다. 쿠바는 1차, 2차, 3차로 의료 체계가 나뉘어 있다. 이런 의료 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 가정의(家庭醫, family doctor)이다. 쿠바 전체 의사 6만7천 명의 47%를 차지하는 가정의는 1차 의료 조직을 책임지고 있으며 환자의 98%를 커버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쿠바 예방중심 의료체계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 등이 쿠바 혁명(1959년)을 성공하기 전의 의료체계는 순전히 미국식이었다. 철저히 가진 자를 위한 것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스트로는 병원 갈 돈이 없어 죽어가는 농촌의 현실을 보고 소외 받아온 농촌 지역에서부터 의료체계를 정비했다.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농촌 지역에 의료 시설과 서비스를 집중 지원하고, 이런 곳에 양질의 의사를 우선적으로 파견했다.



쿠바는 사회주의 국가이다. 따라서 과거 소련과 긴밀한 관계에 놓여 있었다. 1989년 소련과 동구 사회주위 국가들이 무너지면서 쿠바는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미국이 '쿠바 민주화법', '헬름스버튼 통상금지법' 등을 통해 대 쿠바 봉쇄정책을 강화함에 따라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었다. 쿠바 정부는 이 기간을 '특별시기(special period)'로 명명하고 전체 국민이 연대하여 어려움을 공동 대처했다.



미국과 일촉즉발(一觸卽發)의 위기 상황 아래 놓여 있었지만 국방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교육과 의료 등 복지 예산은 늘렸다. 여기에 더해 의학 과학 기술에 대해 투자를 확대했으며 지진과 해일 등 재난 발생 국가에 대해 의료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쿠바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가난한 나라를 돕는 데 솔선수범했다. 모두 꺼리는 체르노빌 원폭 피해자들을 적극 도왔고, 2005년 파키스탄에 지진이 났을 때, 그 이듬해 인도네시아 자바 섬 지진에 맨 먼저 달려가서 가장 나중에 의료진을 철수한 것도 쿠바였다.



그것뿐만 아니다. 헨리 리브 국제구조대를 조직해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등 이웃 나라에 직간접적으로 의료 지원을 아까지 않았고, 학생 규모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의과대학인 라틴아메리카 의과대학(ELAM)을 세워서 라틴아메리카, 카리브 해,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에서 온 1만~1만2천 명의 학생들을 무료로 교육시키고 있다. 의학 공부를 하고 싶지만 형편이 닿지 않는 우리나라 학생들도 ELAM에 입학할 수 있는 길을 알아보면 어떨까.



미국의 경제 봉쇄는 쿠바를 자급자족 경제로 진입하게 했다.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고나 할까. 의료 산업도 외국 의존에서 탈피해 대체 의료를 모색하게 만들었다. 아이들에게 접종되는 13종의 예방 백신 가운데 12종을 국산으로 대체했고, 항 콜레스테롤제, 수막염 백신, B염 간염백신도 세계로부터 인정받은 쿠바의 바이오테크인데, 이런 자체 백신들을 개발도상국에 무상으로 지원까지 해 주고 있다.



쿠바는 풍부한 지하자원을 갖고 있지도 못하고 국민 소득도 높지 않은 가난한 나라지만 의료에 관해서만은 부자인 나라이다. 아프면 누구나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치료 전에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을 의료를 실시하고 있다. 따라서 유아 사망률(1천명당 5.2명)이 세계에서 가장 낮으며 평균 수명도 78세로 선진국 수준이다.





?지금 우리는 의료 민영화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의료 민영화는 미국식 의료 시스템을 따라가는 것이다. 흔히들, 미국식 의료체계는 죽을 사람도 살려내는 첨단 의술을 가능하게 하지만, 살릴 수 있는 가난한 사람은 죽이는 의료 체계라고들 말한다. 돈이 생명을 좌우한다는 얘기이다.



미국식 의료 민영화가 되면 돈이 없어 병원에 갈 수 없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맹장 수술을 할 때, 국민 의료보험을 실시하고 있는 일본은 6만 엔(약 80만 원), 우리나라는 평균 72~216만 원인데 비해 민영 의료 서비스가 발달한 미국은 244만 엔(약 3천2백만 원)의 병원비가 있어야 한다.



영국과 뉴질랜드의 복지 의료 제도가 무너져 내렸다. 공립병원 의료 서비스가 약화되고 이익이 나지 않는 지방 공립병원은 거의 폐쇄되고 그나마 남아 있는 것은 대도시 몇 개뿐이다. 그 대신 등장한 것이 민간 주식회사 병원이다. 이들 민간병원은 이익 창출을 제일의 목표로 한다. 과잉 진료와 과다한 의료비 청구는 불은 보듯 뻔하다. 의사의 능력도 수익을 얼마나 올리느냐에 따라 판가름 난다.



쿠바의 의료 제도는 돈이 아닌 사람 중심이다. 신자유주의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조류(潮流) 속에서 쿠바가 이런 생명 중심의 의료 시스템을 정착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 특유의 '호혜와 평등, 참여와 연대'라는 사회 가치에 기인한다. 의사도 생물학적이고 기계적이 아니라 주민 생활에 밀착되어 있기 때문에 연대의 중요한 고리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쿠바의 의사는 지역 공동체에서 신뢰받는 사람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 지점에서 쿠바의 국가의료시스템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쿠바의 의료 시스템은 3가지 주요 원칙을 가지고 있다. 첫째, 사람의 생명은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할 수 없고 둘째, 모든 국민은 경제적 여건에 관계없이 무상 치료를 받을 권리를 가지며 셋째, 의료 지원은 지역에 상관없이 어디에 살든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철저하게 국민 개개인의 입장에서 출발하고 있는 의료체계이다.



카스트로와 함께 쿠바 혁명을 이끈 체 게바라는 의사 혁명가였다. 혁명 성공 후 쿠바의 의료 체계를 확립하는 데 그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다. 체 게바라는 이런 유명한 말을 남겼다.



"단 한 사람의 생명은 지구상에서 가장 부자인 사람의 전 재산보다도 100만 배나 더 가치가 있다. 이웃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자부심은 높은 소득을 얻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축재할 수 있는 모든 황금보다도 훨씬 결정적으로 영원히 계속되는 것은 민중이 갖는 감사의 마음이다"?



우리와 비록 다른 환경과 조건이지만 그들 삶의 질 제고를 위해 노력하는 것에서 많은 교훈을 얻게 된다. 사회주의 국가 쿠바의 의료정책은 자본주의의 길을 걷고 있는 우리와는 다르다. 돈이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천박한 자본주의 논리에 그것 외에도 사람을 위하는 체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이 책은 증명해 주고 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사람은 왜 가난한 나라 쿠바를 의료 천국이라고 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게 된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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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뒤집는 의사들
로쟈 2013-08-16


이번 달 책&(421호)에서 '로쟈의 주제별 도서소개'를 옮겨놓는다. 이달의 주제는 '의사들'로 골랐다. 조슈아 퍼퍼와 스티븐 시나의 <닥터 프랑켄슈타인>(텍스트, 2013)이 출간된 게 계기였는데, 관련서를 찾다가 아툴 가완디의 책들을 발견한 게 수확이라면 수확이다.







책&(13년 8월호) 세상을 뒤집는 의사들



한때 잘못 이해된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라는 히포크라테스의 잠언에서, 실은 ‘예술’이 ‘의술’을 뜻한다는 건 이제 상식이 됐다. 더 정확하게는 이렇게 말했다. “인생은 짧고, 의술의 경지에 도달하려면 까마득하구나.” 곧 ‘의술의 길은 멀다’라는 게 히포크라테스의 진의에 가깝다. 사정은 오늘날에도 마찬가지다. 히포크라테스의 후예인 의사들은 “이제 의업에 종사할 허락을 받으매 나의 생애를 인류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하노라”라는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낭독하며 의사의 길로 접어든다. 그러나 현대과학의 비약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아직 의학은 완벽하지 않으며 의술의 길은 여전히 멀다. 그런 조건에서 의사의 역할은 무엇이고 어떤 길을 걷고 있는가. 이달에는 의사들의 세계를 다룬 책을 몇 권 들여다보기로 하자.

조금 파격적인 서두는 어떨까. 미국의 법의학자 조슈아 퍼퍼와 스티븐 시나가 쓴 <닥터 프랑켄슈타인>(텍스트, 2013)은 의사들의 어두운 행각을 다룬 ‘의료 잔혹사’라고 할 만한 책이다. 원제 자체가 ‘의사는 언제 죽이는가(When doctors kill)’이다. 특별한 상상력이 필요한 건 아니다. 알다시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과 군국주의 일본의 의사들은 집단학살과 생체 실험에서 무수한 잔학 행위를 저질렀다. 그보다는 덜 알려졌지만 미국의 의사들도 사회적 약자들을 대상으로 한 비윤리적 실험으로 많은 이들을 다치게 하거나 죽음에 이르게 했다.






가령 1943년 미국 신시내티 대학병원의 연구원들은 ‘차가운 온도가 정신이상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서 정신장애 환자 16명을 120시간 동안 영하 1도의 냉장실에 가두었다. 뉴욕대학의 솔 크루그먼은 1956년부터 1972년까지 한 공립학교에 다니는 정신이상 아동을 대상으로 간염 감염 연구를 진행했다. 아이들에게 감염된 혈청을 주사하거나 간염 환자의 배설물을 먹여 의도적인 감염실험을 하면서도 부모에게는 간염 백신을 주사한다고 속여서 동의서를 받아냈다. 그럼에도 크루그먼은 1972년에 미국 소아과학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한다. 그나마 이런 정도는 책에서 언급된 온갖 ‘범죄’에 비하면 약소한 사례에 속한다. 그렇다고 고발이나 폭로가 저자들의 의도는 아니다. “그저 의사가 언제, 어떻게 왜 사람의 목숨을 빼앗아 가는지 그 정황을 정확히 전달하고자 할 뿐”이라고 그들은 말한다.


‘닥터 프랑켄슈타인’만이 의료살인을 저지르는 건 아니다. 좋은 의사들도 과실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때론 나쁜 의사가 될 수 있다. 아툴 가완디의 <나는 고백한다, 현대의학을>(소소, 2003) 부제대로 ‘볼완전한 과학에 대한 한 외과의사의 노트’이다. 외과 레지던트로서의 경험을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는 저자는 현대의학이 아직 “불완전한 과학이며, 부단히 변화하는 지식, 불확실한 정보, 오류에 빠지기 쉬운 인간의 모험이며, 목숨을 건 줄타기”라고 담담히 인정한다. 그런 상황에서는 의사도 초인이 아닌 이상 실수를 저지를 수 있고, 태만에 빠질 수도 있다.



저자가 드는 사례 중 하나는 정형외과 의사 행크 굿맨이다. 솜씨가 뛰어난 최고의 정형외과의였고 의대생들이 주는 교수상까지 받았지만 과중한 스케줄에 노출되면서 그는 차츰 의료에 무감각해졌다. 가장 바쁜 의사로서 주당 100시간까지 일을 했던 굿맨은 점차 사소한 일정 변동에도 참지 못하게 됐고 환자들에게 어이없는 결정을 내리면서 의료소송에 연이어 휘말리는 ‘평범한 나쁜 의사’가 됐다.






그렇다고 나쁜 소식만 있는 건 아니다. 그러한 의료 현실은 더 나아져야 하고 실제로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 아툴 가완디는 <닥터, 좋은 의사를 말하다>(동녘사이언스, 2008)에서 의료현장이 어떻게 개선될 수 있으며 좋은 의사는 어떻게 탄생하게 되는지 살핀다. 그는 의료계가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세 가지 핵심요소로 성실함과 도덕적 투명성, 그리고 새로운 사고를 든다. 외과의 수련과정을 마치고 인도에 교환의사로 간 저자가 하루는 중증 뇌수종(뇌척수액이 정상적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두개골을 팽창시키고 뇌를 압박하는 질환)에 걸린 한 살배기 아이를 보게 된다. 긴급한 수술이 필요했지만 신경외과 전문의도 없고 수술 장비와 무균튜브도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외과의들은 열악한 도구를 이용해 두개골에 구멍을 뚫는 수술을 시작했고 동네시장에서 모사품 튜브를 소독하여 무균튜브를 대신했다. 그렇게 과감한 결단과 사고의 전환으로 한 아이의 생명을 구해낼 수 있었다. ‘좋은 의사’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좋은 의사’라고 하면 199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한 ‘국경없는의사회’도 빼놓을 수 없다. 2년간 직접 국경없는의사회에서 활동하며 겪은 일들을 기록한 신창범의 <국경 없는 괴짜들>(한겨레출판, 2013)은 전 세계 분쟁지역과 자연재해 지역에서 아무런 차별 없이 질병으로 고통 받는 이들의 구호 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의 활동상을 생생하게 전한다. 더불어 베네수엘라의 공공 의료혁명을 다룬 스티브 브루워의 <세상을 뒤집는 의사들>(검둥소, 2013)은 ‘좋은 의사’를 넘어서 ‘좋은 의료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사회에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요시타 타로의 르포르타주 <의료천국, 쿠바를 가다>(파피에, 2011)와 함께 읽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