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 넘어 - 고통의 인문학
유기쁨,이상철,정경일,최순양 (지은이)인터하우스2019-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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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쪽
책소개
'고통의 바다'는 더이상 종교적 은유가 아니다. 인문학이 사태와 사건의 근원을 명료하게 분석하고 설명할 수 있다는 믿음은 깨어졌다. 가공할 고통 앞에서 인문학이 낼 수 있는 유일하게 인간적인 언어는 고통의 자리에서 공감과 공명의 '메아리'가 되는 것 뿐이다.
'세월호 이후' 인문학의 메아리는 아직 서사도 분석도 아닌, 말 이전의 소리다. 왜냐면 메아리를 있게 하는 고통의 원음이 말이 아닌 신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통의 인문학'은 '인문학의 고통'이기도 하다. 도로테 죌레가 상처입은 "동물의 외침"에 더 가깝다고 했던 희생자의 신음소리가 탄식과 항의와 연대의 말로 바뀔 때까지 고통의 메아리로 계속 공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목차
서문
말할 수 없는 이들에게로: ‘서발턴(subaltern)’의 재해석_최순양
고통에 대한 꼴라주, 혹은 고통의 인문학_이상철
우리의 연결을 상상하라: 다른 생명의 고통_유기쁨
안개넘어 햇빛 있는 데로: 고통과 선(善)의 신비_정경일
책속에서
첫문장
사자성어 중에 '인지상정(人之常情)'이라는 말이 있다.
저자 및 역자소개
유기쁨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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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현대 한국종교의 생태운동을 연구하여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수년 전에 가족과 함께 시골 마을로 이주해서 작은 집에서 큰 개 네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얼마 전부터는 밭 귀퉁이에 벌통을 두고 벌들과 공생하고 있다. 이주 초기부터 마당과 밭에 각종 나무를 심었는데, 그때 심은 나무들이 햇빛과 비와 바람과 벌들과 낙엽과 개들의 배설물과 땅속 미생물의 복잡한 상호작용 덕분에 별다른 인위적인 거름이나 비료 없이도 온갖 열매를 내어 주고 있다. 매일의 생활 속에서 생태계의 순환과 생명의 힘을 경험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애니미즘과 현대 세계: 다시 상상하는 세계의 생명성』(2023), 『생태학적 시선으로 만나는 종교』(2013), 『아픔 넘어: 고통의 인문학』(2019, 공저), 『바이러스에 걸린 교회』(2021, 공저) 등이 있고, 『대지에 입맞춤을』, 『산호섬의 경작지와 주술』, 『원시문화』, 『문화로 본 종교학』 등을 번역했다. 현재 서울대학교에서 생태철학과 생태인문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서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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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애니미즘과 현대 세계>,<바이러스에 걸린 교회>,<아픔 넘어> … 총 18종 (모두보기)
이상철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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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대에서 신학수업을 받았다. 그 후 미국 멕코믹 신학대학원 석사를 거쳐 시카고 신학대학원에서 ‘레비나스의 타자의 윤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크리스챤아카데미 원장, 한백교회(기장) 담임목사, 한신대 신학과 겸임교수로 활동하는 N잡러 인문/신학자이다. 대중문화와 사회현상에 드러난 당대의 문화적, 윤리적 이슈를 해명하는 작업에 관심이 크고, 시시각각 새로운 형태로 변모하는 자본의 패권적 질서에 맞서 신학적으로, 윤리적으로 제동을 거는 것이 신학함의 중요한 이유라 생각한다. 앞으로 어떻게 변모할지는 모르겠으나 지금까지는 주로 레비나스의 타자론, 데리다의 해체론, 지젝의 실재론에 기대어 글을 써왔다. 근래에는 ‘포스트휴먼시대, 이타성에 바탕한 신학적 인간학, 혹은 윤리학’이라는 주제에 꼿혀 있다. 신학적으로 영향을 준 인물을 꼽으라면 강원용과 안병무, 본회퍼와 테드 제닝스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제11차 WCC 칼스루에 총회(2022) 한국준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였고, ‘교회 고백 문서: 한국교회 코로나 문서’(NCCK, 2022), ‘한국기독교장로회 제7문서’(2023) 집필위원으로 참여했다. 단행본으로 『죽은 신의 인문학』과 『탈경계의 신학』이 있고, 『전쟁 넘어 평화: 탈냉전의 신학적 인문학』, 『바이러스, 팬데믹, 그리고 교회』, 『인간 너머의 인간』, 『아픔 넘어: 고통의 인문학』, 『코로나19와 한국교회의 사회인식』, 『한국 기독교의 보수화, 어느 지점에 있나』, 『민중신학, 고통의 시대를 읽다』, 『십계에 대한 인문학적 고찰』등 10여 권의 공저와 다수의 논문이 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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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코로나19 이후 사회변동에 따른 종교 공간의 재구성>,<전쟁 넘어 평화>,<인간 너머의 인간> … 총 12종 (모두보기)
정경일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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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 신학연구원 연구교수. 평화와 신학, 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세상을 바라는 그리스도인 네트워크, 한국민중신학회, 심도학사. 마인드랩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공저로 『사회적 영성』, 『고통의 시대, 자비를 생각한다』, 『민중신학, 고통의 시대를 읽다』, 『아픔 넘어: 고통의 인문학』 등이 있고, 역서로는 『붓다 없이 나는 그리스도인일 수 없었다』(공역) 등이 있다.
최근작 : <동학과 서학>,<지금 우리에게 예수는 누구인가?>,<전쟁 넘어 평화> … 총 15종 (모두보기)
최순양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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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류(Drew) 대학교에서 “알 수 없는 하나님을 닮은 알 수 없는 인간(The Non-Knowing Self and ‘The Impossible’ Other)”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박사학위 논문에서 시작하여 부정신학적 신론과 인간론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현재 이화여대와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조직신학개론’ ‘포스트모더니즘과 여성신학’ 등을 가르치고 있고 이화여대 대학교회에서 청년부 담당 목사로 일하고 있다. 포스트페미니스트라고 불리는 가야트리 스피박, 쥬디스 버틀러의 사상을 신학적 사고에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는가가 관심사다. 여성학적 시각이 녹아나 있는 신학적 인간론을 구상해보는 것에 흥미를 가지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스피박의 서발턴의 관점에서 바라본 아시아 여성신학과 민중신학적 담론에 대한 문제제기」와 「한국 개신교의 ‘가족 강화’ 신앙 교육과 여성」이 있고, 공저 『한국신학 의 선구자들』에 윤성범에 대한 글을 썼고, 여성신학회 논집 『21세기
세계 여성신학의 동향』에 지도교수 캐서린 켈러를 소개하는 글을 썼다. 그밖에 『남겨진 자들의 신학』, 『위험사회와 여성신학』, 『한국적 생명신학을 논하다』, 『민중신학의 여정』 등의 공저자로 참여하였다. 현재 소장 인문/신학자들의 모임인 〈인문학밴드: 대구와 카레〉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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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소비 문명에서 생태 문명으로>,<아픔 넘어>,<민중신학, 고통의 시대를 읽다> … 총 5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인문학의 유일한 언어는 공감과 공명의 메아리
2014년 4월 16일 이후 '고통의 바다(苦海)'는 더이상 종교적 은유가 아닙니다. 인문학의 언어는 차가운 머리에서 '화인' 찍힌 가슴으로 떨어지면서 산산이 부서져버렸습니다. 시인의 탄식을 빌리면, "이제 인문학의 언어는 지난날의 언어가 아닙니다." 인문학이 사태와 사건의 근원을 명료하게 분석하고 설명할 수 있다는 믿음은 깨어졌습니다. 가공할 고통 앞에서 인문학이 낼 수 있는 유일하게 인간적인 언어는 고통의 자리에서 공감과 공명의 '메아리'가 되는 것 뿐입니다.
'세월호 이후' 인문학의 메아리는 아직 서사도 분석도 아닌, 말 이전의 소리입니다. 왜냐면 메아리를 있게 하는 고통의 원음이 말이 아닌 신음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통의 인문학'은 '인문학의 고통'이기도 합니다. 도로테 죌레가 상처입은 "동물의 외침"에 더 가깝다고 했던 희생자의 신음소리가 탄식과 항의와 연대의 말로 바뀔 때까지 고통의 메아리로 계속 공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죌레는 “언어가 없는 죽음의 바다에서 육지를 찾아내는 것”이 신학이라고 했는데, 인문학의 임무도 신음이 말이 될 때까지, 그래서 아픔을 넘어갈 수 있게 하는 언어를 찾을 때까지, 고통 받는 이들의 곁에서 경청하며 동행하는 것입니다.
고통 앞에서 인문학적 언어를 찾는 것은 곧 인간적 언어는 찾는 것
종교학자 유기쁨, 윤리학자 이상철, 여성학자 최순양, 신학자 정경일은 고통 앞에서 인문학적 언어를 찾는 것은 인간적 언어를 찾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사회적 이슈나 현상에 재빠르게 '리액션'(반응)하는 게 인문학의 덕목처럼 되어버린 오늘의 세태에서, 필자들은 자신들의 글 곁에서 오래도록 서성였습니다. 그리고 "고통에 공감하고 공명하며 머뭇머뭇 조심스레 고른" 필자들의 언어는 고통에 대한 속시원한 해답도 고통을 잊게 하는 위안도 아닙니다. 그보다는 고통을 고통스럽게 들여다보는 시선입니다.
‘보편성’을 절대시하는 사고방식의 위험성
최순양은 '보편성'을 무기로 하는 우리의 사고방식이 때로는 위험할 수도 있음에 주목합니다. 특히 고통받는 이들을 '이해'한다는 것의 폭력을 자크 데리다의 '타자'와 가야트리 스피박의 '서발턴' 개념을 사용해 드러냅니다. 그럼, 고통 앞에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우선 데리다의 타자 개념을 통해 필자가 강조하는 것은 '겸허함'입니다. 그것은 "나의 이해와 판단 속에 존재하는 선입견과 고정관념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일, 그리고 그것을 깨부수기 위해 노력하는 일"입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필자는 서발턴을 재현하려는 지식인의 의도와 목적은 불가능한 것이라는 스피박의 통찰로부터 '깨어있음'과 '겸허함'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자기비판적 숙고를 통해 필자는 "나의 경험과 지식 너머에 있는 이들의 고통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공감적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이 나의 깨달음이며 해방이라는 것, 그것이 신에 대한 신비로 다가가는 만큼이나 중요한 영적 과제"임을 고백합니다.
고통받는 이들 그리고 이들과 연대하는 인간이 주체
이상철은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사회의 고통의 서사들이 마치 콜라주처럼 얽혀 있음을 보면서, 고통에 대한 판단중지와 함께 한국사회에 겹쳐진 고통의 단자(monad)들을 하나씩 분해하여 들여다봅니다. 이를 위해 우선 고통에 대한 현실의 묘사 없이 고통을 이상화하고 성스러운 사건으로 비약시키는 그리스도교의 신정론을 비롯해 고통과 악, 죽음의 해석사를 비판적으로 살펴봅니다. 그리고 고통에 대한 현대철학의 관점 중에서 에마뉘엘 레비나스와 슬라보예 지젝의 사유를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레비나스에게서는 '타자의 얼굴'과 대면하는 것에서 발생하는 '윤리'를, 지젝에게서는 '대타자'인 국가의 붕괴와 그 붕괴로 인한 틈과 균열을 책임지고 메우는 윤리적 주체의 등장에 대한 통찰을 강조합니다. 이를 통해 필자는 고통 속에서 신도 국가도 아닌 고통받는 이들이, 그들과 함께 아파하며 연대하는 인간이 주체임을 이야기합니다.
"대안적/대항적 생태공공성(公共性)"을 제시
유기쁨은 '생태적 위기'와 '심리적 마비'의 시대에 "미지의 다른 존재들의 고통이 우리의, 나의 고통과도 연결된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줍니다. 심층생태학, 심리학, 종교학, 철학, 인류학, 사회학의 성찰을 엮어내며 필자는 도덕적 고려의 범위를 동물과 식물로까지 확대하면서 인간 이외의 다른 생명의 살아있음과 고통에 좀 더 섬세한 감수성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필자는 다른 존재에게 고통을 주는 인간의 힘(폭력)을 직시하게 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적/대항적 생태공공성(公共性)"을 제시합니다. 생태환경 자체가 모두와 관련되는 ‘공(公)적’ 성격을 지니므로, 생태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개인과 사회가 함께 논의하고 소통에 참여하며 공개적으로 결정하는 ‘공(共)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필자는 이렇게 살아있는 존재들의 고통에 충분히 귀 기울이고, 함께 모여서 배제된 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고통의 시스템을 넘어서는 첫걸음이 된다고 말합니다.
1980년의 '오월 엄마들'과 2014년의 '사월 엄마'들
정경일은 기형도의 시 「안개」를 지도(地圖) 삼아 신자유주의가 강요한 불안의 지형을 들여다보고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나침반 삼아 신자유주의의 영토로부터 벗어나는 길을 찾아봅니다. 1985년에 발표된 「안개」에는 신자유주의의 그늘을 예언하는 듯한 시어들로 가득합니다. 예를 들면, 시인은 얼어 죽은 취객을 “쓰레기 더미”로 알았다는 삼륜차 운전사의 말을 뉴스 리포트처럼 전하며 시대의 잔인성을 더 적나라하게 폭로했는데, 그로부터 이십여 년이 지나 ‘대처주의(Thatcherism)’ 의 상흔이 깊게 남아 있는 영국에서 사회학자 바우만은 마치 기형도의 시에 “도덕적·정치적 사유”를 입혀 응답하듯이 『쓰레기가 되는 삶들』(2004)을 썼습니다. 필자는 생존을 위한 개인주의와 경쟁주의가 초래한 불안의 안개를 응시하다 안개 넘어 "햇빛 있는 데로" 이끄는 이들을 만납니다. 그들은 "얼결에" 서로 돌보고 사랑하다 목숨까지 내어준 1980년 오월 광주의 사람들입니다. 살아남아 삶이 "장례식"이 되어버린 사람들입니다. 시간의 강을 건너 가슴으로 연대한 1980년의 '오월 엄마들'과 2014년의 '사월 엄마'들입니다. 필자는 이들에게서 고통 받는 자가 자신의 고통을 초월하여 타인의 고통에 참여하고 치유하는 "선의 신비"를 발견합니다.
책 표지 글씨 "아픔 넘어"를 써 준 고 이창현 군의 어머니 최순화 님은 이미 아픔을 넘은 이가 아니라 아직 아픔 속에 있는 이입니다. 그는 자식을 잃고 신과 인간의 위로를 받기조차 거절하며 울었던 라헬처럼 모든 위로를 거부한 채 진실을 향해 아픔의 땅을 맨발로 걸어가고 있습니다. 필자들이 '아픔 넘어'라는 제목을 통해 말하려는 것은 아픔 '너머' 내일을 기대하자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죽어간 이들을 기억하고 살아있는 이들과 연대하며 함께 아픔을 '넘어'가자는 것입니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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