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30

알라딘: 삶의 보람에 대하여 가미야 미에코 生きがいについて

알라딘: 삶의 보람에 대하여


삶의 보람에 대하여  | Meaning of Life 시리즈 3
가미야 미에코 (지은이)
,홍성민 (옮긴이)필로소픽2011-10-10
원제 : 生きがいについ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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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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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나와 세계 그리고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Meaning of Life 시리즈' 제3권. 유산 후 우울증에 빠진 미치코 왕비의 상담의로 유명했던 일본 최고의 정신분석가 가미야 미에코의 인문학적 치유 에세이. 삶의 보람을 상실한 인간이 어떻게 슬픔과 절망에서 몸을 일으켜 다시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지를 깊이 있는 성찰과 풍부한 사례, 빼어난 문체로 그려낸 현대의 고전. 일본 최고의 명저로 근 50년간 스테디셀러로 사랑받아온 <삶의 보람에 대하여>의 최초 번역본.

고전문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20여 년간 만났던 한센병 환자, 암환자, 원폭증 환자 및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 꿈을 잃은 사람, 정신지체아를 딸로 둔 어머니, 죽음을 앞둔 사형수, 전쟁터에서 전사한 학생 등 극한 상황 속에서 사는 보람을 상실한 이들의 마음 세계를 깊은 사색과 애틋한 시선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렇게 슬프고도 고통에 찬 인생에도 어떻게 삶의 빛이 들어오는지, 어떠한 경로를 통해 마음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새로운 의미를 찾아 더 큰 존재로 재탄생하는지의 과정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부록으로 수록된 7년간의 집필일기는 저자 스스로 삶의 보람에 대해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문학, 철학, 심리학 등 고전에 대한 탁월한 이해와 깊은 사유를 바탕으로 ‘삶의 보람’이라는 주제를 격조 높게 조망한 이 책은 1966년 초판이 발행된 이래 많은 사람에게 위로가 된 영원한 명저로 기존의 자기계발형 심리치유서를 뛰어넘어 존재의 심연으로부터의 치유됨을 느낄 수 있다. 자신의 존재 이유에 대해 의문을 품은 사람, 존재의 밑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고 느끼는 사람, 자신의 존재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구원의 손길이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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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
1 사는 보람이라는 말

2 사는 보람을 느끼는 마음
감정으로서의 사는 보람감 / 인식으로서의 사는 보람감 / 사명감

3 사는 보람을 추구하는 마음
생존 충실감에 대한 욕구 / 변화에 대한 욕구 / 장래성에 대한 욕구 / 반향에 대한 욕구 / 자유에 대한 욕구 / 자기현실에 대한 욕구 / 의미와 가치에 대한 욕구

4 사는 보람의 대상
사는 보람의 특징 / 사는 보람을 만드는 마음의 세계 / 사는 보람과 열정 / 사는 보람의 다양성

5 사는 보람을 빼앗는 것들
생존의 근저에 있는 것 / 운명이란 것 / 난치병에 걸린다는 것 / 인생에 대한 꿈이 무너진다는 것 / 죄를 짓는다는 것 / 죽음과 직면하는 것

6 사는 보람을 상실한 사람의 마음 세계
파국이라는 느낌과 터전의 상실 / 가치체계의 붕괴 / 소외와 고독 / 무의미하다는 느낌과 절망 / 부정 의식 / 자기와의 관계 / 불안 / 고통 / 슬픔 / 고뇌의 의미

7 새로운 삶의 보람을 찾아서
자살을 단념하게 하는 것 / 운명에 대한 반항에서 수용으로 / 슬픔과의 융화 / 육체와의 융화 / 과거와의 대결 / 죽음과의 융화 / 가치체계의 변혁 / 배척된 사람의 행방

8 새로운 삶의 보람의 발견
삶의 목표의 변화 양식 / 마음의 구조 변화 / 마음의 깊이 변화

9 정신적인 삶의 보람
인식과 사색의 기쁨 / 심미와 창조의 기쁨 / 사랑의 기쁨 / 종교적 기쁨 / 보상으로서의 종교 / 적극적인 사는 보람으로서의 종교

10 마음 세계의 변혁
변혁 체험에 대하여 / 자연과의 융합 체험 / 종교적 변혁 체험 / 변혁 체험의 특징 / 변혁 체험의 의미

11 현실세계로 돌아가는 방식
다양한 귀로 방식 / 남겨진 문제

에필로그
덧붙이는 글
《삶의 보람에 대하여》 집필 일기
인용문헌
접기


책속에서


P. 15인간에게서 사는 보람을 빼앗는 것보다 잔혹한 일은 없고, 또 인간에게 사는 보람을 주는 것만큼 큰 사랑은 없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의 세계는 저마다 다 달라서 누구 한 사람에게라도 사는 보람을 주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무엇이 사는 보람이 되는가’ 하는 물음에 기성복처럼 만들어진 대답은 없다. 나 역시 이 책에서 어떤 답을 강요할 의도는 전혀 없다. 단지 사는 보람이라는 이 막연한 의문을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며 그 진상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다가가고 싶을 뿐이다. 접기
P. 137이 심각한 자기혐오의 늪에서 사람은 어떻게 헤어나올 수 있을까? 자기에 대한 증오가 심한 나머지 자살하려는 사람도 있고, 술과 마약과 향락에 빠지는 사람도 있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어쩌겠느냐며 타협하고는 다시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반면에 자기자신을 엄격히 마주보고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변명 없이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기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이후의 삶에 큰 차이가 생길 것이다. 접기
P. 141정신적인 고뇌는 타인에게 말함으로써 가벼워진다. 왜일까? 이야기를 들어주는 상대의 이해와 애정에서 위로받고 격려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고뇌를 개념화해 말로 표현하는 것이 고뇌와 자기와의 사이에 거리를 만들어주기 때문이 아닐까? ‘남에게 차마 말하지 못할’ 고뇌를 말로 표현하려고 할 때 사람은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자신으로부터 고뇌를 끌어내 그것을 하나의 대상으로 보려 한다. 이때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 다른 사람이 같이 봐주면 그만큼 고뇌를 객관화할 수 있다. 고통은 그 실체가 확실해질수록 고통에 압도되는 정도가 줄어든다. 그래서 동정의 말보다는 가만히 고민을 들어주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접기
P. 238사람을 진정으로 지탱해주는 사랑은 베르그송이 말하는 ‘열린 영혼’의 사랑이다. 이것은 정신화와 사회화의 가장 미묘한 조합일 것이다. 동시에 개인을 가장 소중히 하는 사랑이다. 서로에게 둘도 없는 존재로 상대를 사랑하는 마음, 상대의 생명이 가장 본래적인 사명을 향해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마음, 그로 인해 자기 삶이 의미를 갖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기쁨, 이것은 같은 줄기에서 뻗어나온 가지가 함께 성장해 맑고 깨끗한 대기 속에서 기쁜 듯이 서로 흔들리는 모습과 흡사하다.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가미야 미에코 (神谷美惠子)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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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정신과 의사이자 교수, 시인, 작가, 번역가.
일본 최고의 정신분석가로서 평생 한센병 환자에 관심을 기울였으며, 유산 후 우울증에 빠진 미치코 왕비의 상담을 맡은 것으로 유명하다. 《내 인생은 지금 몇 시에 서 있는가》는 미치코 왕비와 기코 왕자비의 애독서로도 알려져 있다.
내무성 관료였던 아버지를 따라 스위스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풍족하고 별다른 걱정 없이 지내던 가미야 미에코는 스물한 살에 결핵에 걸린다. 당시는 결핵에 걸리면 모두 죽는다고 생각하던 때였으므로 그녀는 죽기 전에 인류가 남긴 위대한 책들을 모두 읽자고 결심한다. 독일어, 이탈리아어, 희랍어 등 원어로 고전을 읽으면서 그녀의 언어적 재능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2년 동안 요양한 뒤에 결핵에서 회복되지만, 이때의 경험은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아버지의 뜻에 따라 고전문학을 전공하던 그녀는 1940년 컬럼비아 대학교에 입학해서 자신의 꿈인 의사의 길을 걸었다. 귀국 후 동경여자의학전문학교를 졸업, 염원하던 의사가 된다. 졸업 전 나가시마 애생원에서의 실습 경험으로 평생을 한센병 환자 치료를 위해 살아가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나, 이 결심에 ‘불순한 허영심’이 깔려 있다는 반성을 하고 정신과로 진로를 바꾸었다. 종전 후 아버지가 문부성 장관이 되면서 장관비서 업무를 맡기도 했다.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단아한 문체로 여러 분야에 걸쳐 집필 활동을 하였고, 타인을 위해 삶을 바친 이들을 다룬 책 《10인의 성자》에도 소개될 만큼 일본에서 인격자로 존경받고 있다.
버지니아 울프 연구와 미셀 푸코 등 철학서의 번역으로도 저명하며, 저서로는 《삶의 보람에 대하여》, 《내 인생은 지금 몇 시에 서 있는가》, 《인간을 바라보며》, 《극한의사람》, 《정신의학과 인간》 등 20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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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내 인생은 지금 몇 시에 서 있는가>,<삶의 보람에 대하여> … 총 2종 (모두보기)

홍성민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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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교토 국제외국어센터에서 일본어를 수료했다. 현재 일본어 전문 도서 기획자와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최고의 휴식』 『나는 101세, 현역 의사입니다』 『잠자기 전 30분』 『삶은 언제나 답을 찾는다』 등이 있다.

최근작 : <타로 이야기> … 총 310종 (모두보기)
가미야 미에코(지은이)의 말
“인간에게 삶의 보람을 빼앗는 것보다 잔혹한 일은 없고, 사는 보람을 주는 것만큼 큰 사랑은 없다.”




출판사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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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것, 할 수 없는 것>,<심리철학>,<프로이트와 슈퍼히어로>등 총 131종
대표분야 : 철학 일반 12위 (브랜드 지수 56,434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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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렇게 슬프고 고통에 찬 인생도 살 만한 가치가 있을까?

별일 없이 평온한 일상을 보내는 사람은 상상조차 어려운 일일지 모르지만, 세상에는 매일 아침 눈을 떴을 때 잠에서 깼다는 사실 자체가 견딜 수 없이 두려운 사람들이 있다. ‘아, 오늘도 하루를 살아내야 하나’ 하는 생각에 몸을 일으킬 힘도 나지 않는 사람들. 참을 수 없는 고통과 슬픔, 몸이 잘려나가는 듯한 고독과 외로움, 끝없는 허무와 권태를 느끼면서 자신에게 ‘왜 살아야 하나, 무엇 때문에……’라고 묻지 않을 수 없는 사람들. 가령 완치가 어려운 병에 걸린 사람, 소중한 사람을 잃은 사람, 모든 것을 걸고 노력했던 일에서 좌절을 맛본 사람, 자신이 저지른 죄로 고통받는 사람, 홀로 인생의 뒷골목을 걷는 사람들.

스스로를 세상에 존재할 가치가 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산송장이라는 기분으로 사는 사람들, 늘 죽기를 바라며 몸뚱이만 겨우 숨 쉬는 사람들, 육체적인 열등감에 빠진 불구자들, 이렇게 고통에 찬 삶에도 사는 보람이 있을까?
외교관의 딸로 유복하게 생활하며 고전문학을 전공하던 저자는 스물한 살에 그 당시 난치병으로 알려진 폐결핵에 걸려 죽음을 머리맡에 느끼며 삶과 죽음, 고통과 슬픔을 평생의 화두로 삼게 된다. 폐병으로 죽기 전에 인류의 고전을 다 읽고 죽겠다고 결심한 저자는 함께 요양하던 지인들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는 것을 지켜보며 “왜 내가 아니라 당신이?”라는 생각을 품게 된다. 이것이 마음의 빚이 되어 병에서 회복된 후 정신과 의사로 진로를 바꾼다. 힘들게 정신과 의사가 된 후에도, 중병을 앓으며 아픈 아이를 양육하고, 일과 가정을 병행하는 가운데 필생의 역작 《삶의 보람에 대하여》를 쓰게 된다.

삶의 보람을 잃었다가 새로 찾기까지... 고통을 피하지 말고 철저히 괴로워하라
삶의 보람은 무너지거나 빼앗기기 쉽다. 인간 존재 근저 자체에 삶의 보람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늘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삶의 보람을 빼앗기게 되는 수많은 사건, 사람, 사연 들이 망라된다. 운명의 힘에 의해, 난치병에 걸려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서, 인생의 꿈이 무너져서, 커다란 죄를 지어서, 죽음에 직면하여 삶의 보람을 빼앗긴 이들의 황량한 마음의 풍경들이 세밀화처럼 묘사된다. 파국이라는 느낌, 가치체계의 붕괴, 소외와 고독, 무의미하다는 절망감, 부정, 불안, 고통, 슬픔, 고뇌 등 일상인에서 유명인까지, 임상 사례에서 동서고금의 고전 속 이야기까지 마치 문학작품을 읽는 듯 생생하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절절히 그려지고 있다.
행복한 가정을 꿈꾸었지만 정신지체아 딸을 낳게 된 여성작가 펄 벅은 “세상 어떤 것에서도 기쁨을 느낄 수 없었다. 모든 인간관계가 무의미하고 모든 것이 무의미했다. 경치, 꽃, 음악도 공허했다. 나는 일에 몰두했다. 사회에서의 책무를 다했다. 그러나 이런 일 모두 아무 의미가 없었다. 단지 손이 기계적으로 움직여 일할 뿐이었다”라고 고백한다. 나병환자 요양소의 환자들은 ‘멍하니 시간을 때운다’, ‘무의미하게 보낸다’, ‘먹고 잠만 잔다’라고 설문에 답했다.
이처럼 사는 보람을 잃고 절망과 허무의 어두운 계곡으로 떨어진 사람 가운데 절반 이상은 자살을 생각한다. 이때 정신 내부의 압력을 낮추지 못하면 고뇌는 더욱 안쪽으로 향하게 되어 미치거나 자살하는 정신적 파국을 맞게 된다. 물론 술, 마약, 도박 또는 일에 몰두하는 등 고뇌를 얼버무리거나 고뇌로부터 도망치는 방법은 많다. 그러나 고뇌와 정면으로 대결하지 않고 도망치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새로운 출발점을 찾으려면 고통을 피하지 말고 철저히 괴로워하는 수밖에 없다.
펄 벅은 고통과의 융화라는 힘든 여정을 이렇게 보고한다. “첫 번째 단계는 있는 그대로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 이것은 바꿀 수 없는 사실이고, 언제나 내 곁에 있을 현실이고, 아무도 나를 도와줄 수 없는 이상 받아들여야 한다고 깨달은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 단계를 몇 번이나 다시 밟아야 했다. 나는 또 무너지고 수렁에 빠졌다. 이웃집의 정상적인 아이들이 말을 하고 내 딸은 절대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것만 보아도 내 마음은 무너져버렸다. 그러나 나는 주저앉아 있지 않는 법을 배웠다. …… 이것이 내 삶이니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고 결심했다.”

고통의 의미를 성찰하기, 새로운 삶의 보람을 찾아서
살아갈 의미를 잃은 사람은 더 이상 이 세상을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이다. 그래도 살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육체가 정신의 상태와는 무관하게 살아가려 하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은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을 만큼 깊은 슬픔의 수렁에 빠져 있는데도 육체가 먹을 걸 원하는 것을 슬퍼한다. 그러나 아무리 정신이 육체를 원망해도 사는 보람을 상실한 위기를 극복하게 해주는 것은 역시 육체의 생명력이다.
자포자기해서 자살, 범죄, 방탕, 향락에 빠지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시간에 대한 불신감과 인내심의 결여다. 어차피 끝이라며 모든 것을 단념하고 상황이 좋아질 리 없다며 시간의 가능성을 부정한다. 하지만 견디기 힘든 고통, 슬픔, 질병, 죽음을 극복하게 해주는 것은 바로 시간의 힘이다. 펄 벅은 말한다. “나는 해가 뜨고 지는 것을 보았고, 계절이 지나고 정원에 꽃이 피고, 길 위에 사람들이 지나가고 웃음을 터뜨리는 것을 보았다. 슬픔과의 융화의 과정이 시작된 것이다.”
이처럼 슬픔이 앙금처럼 가라앉고, 운명과 화해하고, 죽음과 융화하고, 고뇌와 반성을 거치는 동안 가치체계에 변화가 일어나면서 다시 삶의 보람을 찾아가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고뇌를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거나 글로 쓰는 것도 안전밸브 역할을 한다. 그렇게 탄생한 문학작품도 적지 않다. 키르케고르의 《이것이냐 저것이냐》는 레기네 올젠과의 파혼에 따른 고뇌의 산물이고, 뮈세의 아름다운 시들은 조르주 상드와 헤어진 실연의 아픈 경험이 낳은 걸작이다.
고통에 대한 성찰은 자신의 고통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깨달음으로 이어진다. 혼자 괴로워하는 사람에게 이것은 커다란 발견이다. 고통 속에서 사람들과 같이 있다는 자각은 머지않아 고통 속에서 사람들과 손을 잡으려는 적극적인 자세로 바뀔 수 있다. 펄 벅도 내 아이를 절대 헛되이 살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 아이의 삶을 ‘인류에게 뭔가 도움이 되는 인생’으로 만들겠다고 결심한다. 이처럼 고통에 대한 성찰을 통해 자아의 확대가 이루어지면서 열린 영혼으로 성장하게 되는 사례는 무수히 많다. 정신병원에서 고뇌의 세월을 보낸 적이 있는 클리퍼드 비어스는 정신위생 운동에 인생을 바쳤다.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아버지가 아들 또래의 불우한 청년들을 위해 육영사업을 시작한 경우도 있다. 결핵과 암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이런 병들을 연구하고 치료하는 의학의 길로 들어서는 경우도 있다. 원폭의 비극을 가까이서 체험한 사람이 평화운동에 정진하기도 한다.

왜 삶의 보람을 잃었다 되찾은 사람이 더 깊고 진정한 인간이 되는가?
좋은 환경 속에 있는 사람은 정신의 고마움을 모르기 때문에 그 힘에 의지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병상에 누워 있는 사람, 사지를 잃은 사람, 시력까지 상실한 사람에게는 정신이 큰 역할을 한다. 이들에게는 문예나 종교 등 정신세계에 사는 것 외에는 인간다운 삶의 길이 거의 닫혀 있기 때문이다. 헬렌 켈러가 오감을 갖춘 사람이었다면 그녀의 정신세계는 그 정도의 넓이와 깊이를 갖지 못했을 것이다.
삶의 보람을 잃었다가 다시 찾은 사람은 이러한 정신화(spiritualization)를 통해 마음이 넓어지고 관대해진다. 상처를 통해 깊이 패인 마음은 정신적 깊이도 더욱 깊게 만든다. 사는 보람의 상실을 경험한 사람은 현실세계로부터 배척되어, 허무와 죽음의 세계에서 자신을 바라본 적이 있는 사람이다. 그것만으로도 인생의 깊이가 이전보다 깊게 보인다. 이제 그는 사물의 표면만을 보지 않는다. 미소 뒤에 숨어있는 고뇌의 눈물을 느끼는 눈, 번지르르한 말 이면의 아부와 허영심을 보는 눈, 허세를 부리려는 자신을 한심하게 보는 눈을 가지게 된다.
삶의 보람을 되찾은 이들은 인식과 사색, 심미와 창조, 사랑과 종교를 통해 커다란 변혁체험을 겪고 대오각성한 인간으로 재탄생한다. 그들은 모두 보람을 상실했던 어둠으로부터 건설적인 자세를 갖고 현세로 돌아와 힘차게 살고 있다. 열등감과 죄책감 때문에 자기혐오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던 사람이 더 큰 존재, 위대한 타자로부터 살아갈 자격을 부여받았음을 느끼게 된다. 매슬로가 말하는 진정한 인간(authentic person)은 이런 사람들 중에서 발견될 가능성이 크다. 진정한 인간은 자기가 속한 문화를 초월한 사람으로 특정한 집단의 일원이라는 인식보다는 인류의 일원이라는 측면이 커져서, 남의 기쁨을 내 기쁨처럼, 남의 슬픔을 내 슬픔처럼 느끼게 된다.
사는 보람을 상실했던 사람은 가치의 기준이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위세가 당당할 때는 주위에 모여들던 사람들도, 내리막길을 걷게 되자 가치 없는 존재라 판단하고 비난하면서 거리를 둔다. 이런 일을 겪은 사람은 더 이상 타인의 평가나 자신의 소유물에 무게를 두지 않는다. 또 아무리 지식과 덕이 있는 것처럼 보여도 쉽게 무너진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더 이상 그런 것에 기대지도 않는다.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이 다시 발견할 수 있는 내면적인 기쁨을 추구하게 된다.
사형을 며칠 앞두고 감옥에서 우연히 얻은 《철학총론》을 읽으며 배움의 즐거움으로 마음의 평화를 얻은 경성대 출신의 전범의 사례. 눈도 보이지 않고 손가락도 마비된 나병환자들이 입술과 혀를 의지해 읽는 점자 악보 공부에서 시작해 ‘입술이 마비되고 혀끝에서 피가 배어나오는’ 노력과 시간을 거쳐 마침내 함께 음악을 연주할 수 있게 되었을 때의 환희! 필사적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지휘자의 정열적이고 엄격한 지휘 아래 전원이 힘을 짜내 만들어내는 하모니.
이처럼 세상으로부터 소외된 사람에게도 평등하게 열려 있는 기쁨이 있다. 그것은 인간의 생명 그 자체, 인격 그 자체로부터 솟아나는 것이다. 한 인간으로서 살아있는 모든 생명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기쁨, 사물의 본질을 깨닫고 생각하고 배우고 이해하는 기쁨, 자연계의 무한하고 풍요로운 모양과 색깔과 소리를 세심하게 음미하는 기쁨, 자신의 생명을 쏟아 새로운 모양과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기쁨들이야말로 모든 이에게 열려 있는 순수한 기쁨이다. 이런 깨달음을 가르쳐주는 것은 바로 고통과 슬픔이다. 이런 생각을 이해해주는 사람 역시 깊은 고뇌를 적어도 한 번은 경험한 사람이다. 결국 진정한 행복을 아는 사람은 세상에 위세를 떨치는 사람이나 흔히 말하는 행복한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진정한 인간은 적어도 한 번은 불행과 절망과 고통과 가난 속에서 삶의 보람을 잃었다가 되찾은 적이 있는 사람 가운데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

|이 책에 쏟아진 찬사|
<자애로운 비와 같은 책> 사토 리쓰코(佐藤律子)
《삶의 보람에 대하여》를 처음 읽었을 때 꽤 놀랐다. 책에 쓰여 있는 말 하나하나는 한센병 환자에 대한, 혹은 사는 보람에 대한 일반론이 아니었다. 그보다 더욱 절실한, 열여섯 살 때 소아암으로 죽은 나의 작은 아들에 대한 이야기였고, 그 아들을 잃고 지금까지 살아온 나의 7년간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내 아들 다쿠야(拓也)는 사춘기가 한창인 나이에 소아암에 걸렸고 고통스러워하면서 집착하던 것들을 하나하나 손에서 놓아버렸다. 다쿠야에게 나는 무기력한 엄마였지만 나에게 다쿠야는 인간의 생과 사를 직접 보여준 선배였다.
“아빠 엄마 모두 내 병간호로 지쳤지? 이제 그만 편하게 해줄게. 편하게 쉬어요. 나도 지쳤어.”
죽기 전날, 위로하면서 그렇게 말하는 아들에게 나는 할 말이 없었다. 내 앞에 누워 있는 것은 아침마다 엄마를 노려보며 등교했던 사춘기 소년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의 티끌을 털어내고 오랜 이별을 고하는 여행자였다. 다음 날, 꼭 나을 거라고 위로하는 나를 향해 “알았어요. 내 목숨을 다시 한 번 여신의 저울에 올려볼게. 하지만 어느 쪽이든 오늘내일이 고비일 거야”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세상을 떠났다.
1년 2개월의 투병기간 동안, 사는 것에 절망한 다쿠야를 다시 일으켜 세워 마지막까지 아이를 지탱했던 것은 ‘꼭 건강해져서 난치병 아이들의 희망이 될 거다’ 하는 소년다운 사는 보람의 발견이었다.
그리고 당시에는 미처 몰랐는데, 부모로서 우리 아이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고통을 안고 하루하루를 살게 되었을 때 나 역시 그 고통과 마주할 수 있는 새로운 식량(사는 보람)이 필요했다. 그것이 체험담집 《씨 뿌리는 아이들: 소아암을 체험한 7명의 이야기》의 출판이었고, 인터넷을 이용한 ‘생명을 이야기하는 사람 등록 뱅크’의 작은 시도였다.
학교와 의료 현장에서 필요하다면 직접 가서 내 곁을 떠난 우리 아이의 이야기를 해주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등록해두는 ‘생명을 이야기하는 사람 등록 뱅크’는 올해로 4년째가 되었다. 당초에는 소아암으로 자녀를 잃은 부모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작년 말부터는 라이증후군, 심부전, 에드워드 증후군, 지진으로 인한 피해 등 다양한 형태로 자녀를 잃은 부모들도 참가하고 있다.
내 자식의 짧은 삶을 사람들 앞에서 말하기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지만 《삶의 보람에 대하여》에서 말을 빌리자면 ‘내 아이의 죽음을 무의미하게 끝낼 수 없다, 딸의 불행을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로 만들자는 의욕’과 ‘사람들과 같이 고통스러워하고, 사람들과 같이 정신적인 치유를 받고 싶은 마음(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이 이야기하는 사람으로 등록한 분들의 등을 조심스럽게 밀어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학생들의 반응은 다양한데, 나의 경우 ‘진지하게 살지 않으면, 살고 싶어도 살 수 없었던 아이들에게 실례라는 생각이 들었다’, ‘늘 죽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생각은 그만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하는 감상을 한 번이라도 대하게 되면 ‘그래, 잘했다. 조금은 계속할 수 있겠어’ 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강요하는 말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학생들의 마음에 들 만한 말이나 책을 소개하는 경우도 있다. 자애로운 비와 같은 책 《삶의 보람에 대하여》에 대해서도 그런 식으로 소개할 수 있으면 큰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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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시선으로 '삶의 보람'을 말한다, [삶의 보람에 대하여]


누구나 한 번쯤은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고 왜, 무엇을 위해서 살아가야하는지 깊은 어둠의 나락에 빠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 삶의 보람이란 무엇일까'하고 생각하는 것은 질풍노도시기의 청소년 뿐만 아니라, 청년기, 중장년기,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에 걸쳐 사람들을 괴롭히는 하나의 질문이기도 한다.

성장시기를 훌쩍넘어 더이상 고민하지 말아야할 이 '삶'에 대해서 생각하던 와중에 한 책을 만나게 되었다. 물론 삶의 보람은 '직업'이나 '봉사'에서의 사명감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이 책에서는 직업뿐 아니라 취미, 육아, 종교등 사는 보람을 추구하는 마음이 다양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상당히 오래전에 출간되었던 책(1966년)임에도 불구하고 시대를 초월하고 마음에 남기는 메세지가 있다. [삶의 보람에 대하여]라는 왠지 모를 종교적이 냄새를 풍기는 이 책을 들었을 때까지는 또 얼마나 교훈적인 내용으로 독자를 가르치려고할까 하는 거부감도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묘하게 품어왔던 ‘거부반응’은 사라지고 따뜻하고 담담한 문체에 푹 빠져들어가기 시작했다.

저자가 ‘삶의 보람’을 테마로 무수히 많은 철학자, 사상가, 문학가등의 책들을 얼마나 읽어왔고 그 노력들이 표면에 크게 드러나지 않은 채, 좀 다른 관점에서 인생의 의미를 직관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이 사는보람(生きがい)을 우리나라말로 ‘삶의 보람’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늬앙스가 조금 다르다는는 것을 일본어를 배운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굳이 표현하자면 ‘살 만하다’, ‘삶을 살아가는 가치나 의미가 있다’, ‘보람이 생긴다’라고 할 수 있다.

삶을 보람있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또 어떤 이유로든 살아가는 보람을 잃은 사람은 어떻게 해서 다시 살아가는 보람을 찾아낼 것인지..

허무와 권태를 느끼는 사람들,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이 고통스럽고 참을 수 없는 사람들, 살아가야하는 이유자체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은 고독과 외로움에 자신을 던져놓고 생을 살아가야하는 이유조차도 알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아마도 이 책을 읽으면 ‘삶의 보람에 대한’ 모든 가능성과 상실한 이유와 다시 살아가는 원동력을 찾을 수 있는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 런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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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보토라 2011-11-09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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