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간 대화] 어제는 나도 참석해온 <종교간 대화>라는 줌모임에서 <류영모의 주역이해>라는 발표가 있어서,
- 아는 것은 없지만 무슨 이야기를 하는가 호기심에 참석했다. <한국의 현대 철학이라고 하면 류영모>라는 높은 평가를 듣고 그걸 이해하려고, 책을 여러권 사고, 두권 정도 읽었으나, 아직 유영모 공부를 했다고도 말하지 못할 수준이다.
- 주역에 대해서도 충분히 높은 평가를 읽고 책도 샀는데, 아직 책 한권도 읽어보지 않은 상태이다.
- 어제 발표와 문답을 듣고 얻은 것은 그 내용을 이해한다는 것 보다, 이런 수준의 이런 종류의 이야기를 하는구나, 정도이다. 그러면 앞으로 내가 더 공부를 해서 그런 수준까지 가고 싶은가 하면, 아무리 공부를 좋아하는 나에게서도 쉽게 <예스>라는 반응이 나오지 않는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는데, 그건 칸트 철학 같은 것을 더 공부하기를 주저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 아닐까 하고, 우선 생각한다. 객관적인 가치보다, 얼마 남지 않은 나의 인생에 뭐가 나에게 더 중요한가를 생각하는 것이다.
- 한시간 정도의 발표가 끝나고 한시간 정도 문답이 있은 후에 호주에 사는 나도 한마디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는데, 정말로 도움되는 말이 생각이 나지 않아 다른 사람이 이야기할 때 나와버렸다. 오늘 아침에 라이프 스토리 말기환자 만나는 계획이 있어서 그걸 머리속으로 준비해야 하기도 했다.
- 그런데 많은 사람이 이해하는 <종교간의 대화>라는 개념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나는 생각해왔는데, 그건 다른 기회에.
May be an image of 1 person and text that says "종교간 대화를 위한 다석 류영모의 주역이해 태극도와 팔패에 대하여 (다석강의 10-12강) 2023.11.13. 1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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崔明淑, Philo Kalia and 15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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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hilo Kalia
    정해진 시간에 뭐가 나에게 더 중요한가?
    전적으로 공감되는 자문입니다.
  • Taechang Kim
    종교간대화라는 이름붙인 강연과 거기에 따른 문답으로 진행되는 지극히 비대화적인 모임이지만 그래도 한국에서는 보기드문 모임이라 생각되는데요. 뭐가 나에게 중요한가보다는 나의 생각이 착각의 고착화되는 것을 풀기 위해 남들의
    생각에도 귀기우려보는 것아닌가요. 그 과정을 통해서 나에게는 역시 중요한 게 이거구나라는 자각재조정이 생기는 거아닌가요? 저 자신이 자꾸 참가의욕이 감퇴함을 느끼는 점은 누군가(가령 다석)의 언설속에 모든 문제의 정답이 있어서 제대로만 읽고 이해하면 만사오케이라는 식으로 이의와
    반론의 여지를 닫으려고하는 분위가 느껴져서 입니다. 다석의 생각도 하나의 생각에 불과하지 만고불변의 절대지로 승앙하는 건 다석신봉자들에게는 바람직할지 모르지만 저에게는 수많은 한국인 사상가중의 한사람인데 만약 새삼 배울점이 있다면 무엇이고 그가 미처 제대로 생각하지 못했던, 그래서 우리들이 새롭게 심사숙고해볼 문제는 무엇인가를 함께 헤아려보는 것이 대화하는
    보람이 아닐까요? 모르겠습니다. 지금 일본서 계속하고 있는 대화는 강연이라는 일방적 계몽적 자세를 철저히 없애고 모두가 자유로운 의견개진을 하며 각자가 자기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바를 정리할 수 있는 시공이기를 지향하고 있습니다.